서 론
지구온난화는 온도상승에 따른 범지구적 기후변화이며 그 원인은 대기 중 CO2농도의 증가이다(Kobayashi, 2006). 산업화 초기의 대기 중 평균 CO2농도는 280ppm였으나 (Houghton, 2004) 화석연료 이용으로 인하여 2005년에는 379ppm으로 급격히 증가하였다(IPCC, 2007b). 한국의 평 균기온은 지난 100년간 1.8°C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같은 기간의 세계평균 기온상승(0.8°C)보다 높았다(Ministry of environment, 2013). 이렇게 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지구의 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1.5~2.5°C 이상 증가한다면 생물종의 20~30%가 멸종할 것이다(IPCC, 2007a).
지구온난화는 식물계절현상에도 영향을 준다(Sherry et al., 2007). 환경조건이 변화하면 식물계절적 단계의 시작과 지속기간, 종결도 달라지는데, 이것은 기후변화와 전 지구 적 기온상승 간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할 때 중요한 지표로 서 사용된다(Nordli et al., 2008).
또한, 대기 중 CO2농도의 증가는 목본부터 초본까지 모 든 식물의 생장에 영향을 준다(Kimball et al., 1993). 높은 CO2농도에서, 어린 흰가시나무(Quercus alba)의 엽면적이 넓어졌으며(Norby et al., 1999), 미국풍나무(Liquidambar styraciflua)의 잔뿌리는 2.2배 증가하였다(shortis et al., 2004). 그리고 미국자리공(Phytolacca americana)의 잎몸 길이와 잎 폭, 섬자리공(Phytolacca insularis)의 잎 폭도 증 가했다(Kim, 2010). 그러나 이와 대조적으로 단양쑥부쟁이 (Aster altaicus var. uchiyamae)의 지상부와 지하부 무게는 감소했다(Han et al., 2012).
이 뿐만 아니라 인간이 주로 재배하는 작물(벼, 밀, 옥수 수 등)들도 CO2농도상승의 영향을 받아서 꽃 수, 열매 수, 종자 수가 늘어났다는(Jablonski et al., 2002) 보고도 있다.
콩과 식물은 전세계적으로 630속 18,000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벼과 다음으로 경제적 가치가 있다. 몇몇 종들 은 토양 속에 깊히 뿌리를 내려 토양 내 질소함량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alter et al., 2005).
한국의 콩과 식물 중 백태와 서목태는 같은 G. max 종으 로서 열매 색이 하얀색인지 검은색인지로 구분하며, 시중에 서 흔히 종자를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콩과 식물의 생장 반응 을 연구하기에 편리한 장점이 있다. 특히 콩은 현재까지 콩 류 식품의 성분에 대한 연구(Choi et al., 2014; Ku et al., 2014; Lee et al., 2014)가 많이 이루어져 왔지만, 기후변화 에 따른 생태학적 반응에 관한 연구는 거의 없다. 따라서 본 실험에서는 한국에서 주로 식용으로 이용되는 작물이며 콩과 육상 식물인 백태와 서목태를 대상으로 최초개엽, 개 화, 열매 형성 및 성숙시기를 관찰하여 지구온난화로 인한 식물계절적인 변화를 관찰하고자 하였으며, 두 콩 종의 잎 과 가지 그리고 마디의 수를 측정하여 생육적인 반응을 알 아보고자 하였다. 또한 콩과 식물의 특징인 꼬투리의 수와 꼬투리 안에 들어 있는 종자의 수, 한 식물개체당 종자의 수와 무게 그리고 종자 하나의 무게를 파악하여 지구온난화 가 되었을 때 나타나는 두 콩의 번식생태적 반응을 연구하 였다.
연구방법
1.실험 재료 및 재배
실험에 사용된 식물은 백태(Baktae)와 서목태(Seomoktae) 이며, 시중에서 종자를 구입하여 2013년 3월에 공주대학교 온실에서 파종하였다. 발아한 유식물은 Cho et al.(2013)의 방법에 따라 3개의 화분에 화분당 3개체씩 이식하였다. 실 험에 사용한 화분은 하얀색 라운드형 화분(지름 22.5cm, 높 이 27cm)으로, 빛을 반사하여 토양의 온도가 너무 높아지지 않게 하고 3개체의 유식물을 화분의 각 모서리에 심음으로 써 개체간 경쟁을 최소화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대조구 (n=9)와 처리구(n=9)에 각 종당 세 화분씩 배치하여 4월부 터 8월까지 재배한 후 수확하였다.
광은 유리 온실에 입사되는 자연광을 사용하였다. 광도는 광합성 측정기(LCI Ultra compact Photosynthesis. ADC 2005)를 사용하여 7월에 측정되었으며, 대조구와 처리구 각 각 517.72±351.36umolm-2s-1,529.39±402.86umolm-2s-1이 였다. 토양은 모래와 상토(한아름 원예용 상토, 신성미네랄) 를 각각 1:1 비율로 섞어 사용하였다.
수분은 증발이 빠른 여름철에 1일 간격으로, 그 외 기간 에는 2일 간격으로 공급하였으며 토양이 채워진 화분에 물 을 주어 화분 아래로 물이 새어나가기 직전까지 주었다.
영양소는 수분 40~60%, 보수력 60~80%, 용적밀도 0.2~ 0.4Mg·m-3, pH 5.5~7.5, EC≤1.2dS·m-1, NH4-N≤600mg· L-1, NO3-N≤300mg·L-1, 유효인산≤500mg·L-1, CEC 10~ 30cmol·L-1이었다.
2.CO2농도와 온도 처리
CO2농도와 온도 상승에 따른 백태와 서목태의 생태적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온실을 두 구역으로 나누어 CO2농 도를 야외환경과 동일하게 처리한 구역을 대조구(control) 로, CO2농도와 온도를 상승시킨 구역을 처리구(treatment) 로 설정하였다.
CO2농도와 온도는 IPCC(2007a) 보고서의 B1 시나리오 에서 예측하는 2100년의 대기환경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각 각 540 ppm, 일반 대기보다 2.2°C상승시킨 조건으로 설계 하였다. CO2는 처리구 내에 설치된 2개의 CO2가스통에서 이와 연결된 지름 0.2 mm인 호스를 통하여 Gas regulator에 서 분사되었으며, 온도는 환풍기로 조절되었다(Shin et al., 2012). CO2농도와 온도는 데이터 로거(LCSEMS, Parus Co.)를 설치한 후 10분 간격으로 측정하여 그 데이터를 수 집하였다.
CO2농도는 종자를 파종한 3월부터 수확시기인 8월까지 의 데이터 중 광합성이 활발한 주간의 농도를 사용하여 재 배기간 동안 평균과 표준편차를 구하였고, 온도는 재배기간 동안의 평균 및 표준편차를 구해 그 변화를 측정하였으며, mean±SD로 표시하였다.
그 결과 실험기간인 2013년 3월부터 8월까지 측정된 CO2농도는 대조구에서 평균 410.26±36.87 ppm, 처리구는 대조구의 약 1.3배인 523.96±16.08 ppm으로, 이는 처음에 설계한 농도보다 약 16 ppm 낮았다. 온도는 대조구에서 평균 19.93±7.27°C, 처리구는 대조구보다 약 2°C 높은 22.19±6.44°C으로 처음 설정한 온도보다 약 0.2°C 낮았다.
3.식물계절적 반응
온도와 CO2농도가 상승된 환경에 대한 식물계절적 변화 를 파악하기 위해, 2013년 4월부터 8월까지 최초 개엽, 개 화, 열매발달 그리고 열매성숙시기를 관찰하여 기록하였다. 개엽은 잎이 보이는 때로, 개화는 수술이 보이는 시기로,열매발달은 초록색 꼬투리가 맺히는 시기로, 열매성숙은 꼬 투리가 갈색으로 완전히 변한 시기로 하였다(Min, 1994).
4.생육반응
환경처리에 따른 생육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백태와 서목 태의 잎, 가지 그리고 원줄기의 마디 수(ea)를 2013년 5월부 터 7월까지 4주 간격으로 기록하였다.
5.생식기관 반응
환경처리에 따른 생식기관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2013년 8월 중순에 두 종의 꼬투리를 개체별로 채집하여 음건한 후, 식물개체당 총 종자 수,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ea), 식물개체당 총 종자의 무게(g)를 측정하였으며, 이를 이용 하여 한 꼬투리당 종자의 수와 종자 하나의 무게를 계산하 였다. 한 꼬투리당 종자의 수는 각 식물개체당 총 종자 수를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로 나누어, 종자 하나의 무게는 각 식물개체당 총 종자 무게를 식물개체당 총 종자 수로 나누 어 계산하였다.Figure 1
6.통계분석
조사결과로 추출된 모든 측정 데이터는 mean±SD로 제 시하였다. 또, 각 집단간의 통계적인 유의성을 검정하기 위 해 대조구와 처리구 내의 CO2농도와 온도는 일원분산분석 (one-way ANOVA; analysis of variation)을 시행하여 피셔 의 최소유의차 검정을 통해 5% 유의수준에서, 백태와 서목 태의 생육반응과 생식기관 반응에 관한 데이터는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이용하여 5% 유의수준에서 분석하였 다(No and Jeong, 2002). 이러한 분석은 Statistica 통계패키 지(Statsoft Inc. 2006, Tulsa, USA)로 시행되었다.
결과 및 고찰
1.식물계절적 반응
백태의 개엽은 5월 6일에 대조구에서 먼저, 처리구는 대 조구보다 하루 늦은 5월 7일에 시작되었다. 개화와 열매 발달 및 성숙시기는 대조구와 처리구 모두 6월 16일, 6월 22일, 8월 16일 순으로 나타났다. 서목태의 개엽은 대조구 와 처리구 모두 5월 6일에 시작되었으며, 개화는 각각 6월 16일, 6월 17일에, 열매 발달은 모두 6월 22일에, 열매성숙 은 8월 13일, 8월 16일 순으로 형성되었다(Figure 2).
결과적으로 백태의 개엽시기, 서목태의 개화시기와 열매 성숙시기가 처리구에서 늦게 나타났다. 이와 유사하게, 단 양쑥부쟁이(A. altaicus var. uchiyamae)는 CO2농도와 온도 가 증가되었을 때 개화시기, 꽃의 지속시기, 종자 성숙시기 가 늦어진다(Han et al., 2012). 그러나 이와 반대로, 독미나 리(Cicuta virosa), 섬시호(Bupleurum laissimum), 섬자리 공(P. insularis) 그리고 미국자리공(P. americana)의 식물 계절은 CO2농도와 온도가 증가할수록 빨라지는 것으로 보 고되었다(Kim and You, 2010; Lee et al., 2013; Park et al., 2014). CO2농도와 온도가 동시에 상승한 환경에서 종 에 따라 식물계절현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식물계절에 대한 유전적 조절이 종마다 다르기 때문(El-Kassaby and Park, 1993)이라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그 외에 식물계절 적 반응은 생육기간 동안의 광 영향을 받기 때문에(Briggs and Olney, 2001), 본 실험에서 나타난 종 간 식물계절적 반응의 차이는 생육기간 동안 광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2생육 반응
온도와 CO2농도가 증가했을 때 백태와 서목태의 생육적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잎, 가지 그리고 원줄기의 마디 수를 2013년 5월부터 7월까지 4주 간격으로 측정하였다. 그 결과 백태의 잎 수, 가지 수 그리고 원줄기의 마디 수는 매월 대조구와 처리구 간 차이가 없었다. 서목태의 잎 수와 원줄 기의 마디 수도 매월 대조구와 처리구 간 차이가 없었지만 가지 수는 5월에는 차이가 없었으나 6월에 대조구보다 처리 구에서 감소하였고(p<0.05) 7월에 접어들어 다시 차이가 없 었다(Figure 3). 이렇게 온도와 CO2농도가 증가한 환경에서 6월에 서목태 원줄기의 각 마디에서 가지의 형성이 억제된 것은 가지 형성시기가 늦어진 결과로 보인다. 특히 6월은 꽃이 원줄기와 가지의 마디에서 형성되는 시기인데(Figure 2), 이 기간의 가지 미형성은 개화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판 단된다.
CO2의 농도가 증가하면 왕질경이(Plantago major)의 총 잎 수가 많아진다고 알려져 있다(Poorter et al., 1988). 그 이유는 일반적으로 CO2농도가 증가하면 잎을 구성하는 세 포 내의 CO2분압이 높아져 광합성률이 증가하고, 광합성의 최종 생산물도 많아지기 때문이다(Taiz and Zeiger, 2006). 왕질경이는 식물체의 에너지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렇 게 더 많이 생산된 물질을 지상부에 투자하므로 지상부 대 지하부 비도 증가한다(Poorter et al., 1988). 그러나 백태와 서목태의 잎 수는 CO2농도와 온도가 상승한 환경에서는 대조구와 차이가 없었다. 이는 아마도 CO2농도 상승 보다 는 온도증가 때문으로 판단된다. Taiz and Zeiger(2006)에 따르면, 고온환경에서 잎 세포 내 CO2농도는 O2농도보다 낮아지며, CO2를 고정시키는 효소인 Rubisco는 카복시화 보다 산소화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광합성이 제한된다. 이렇게 CO2농도와 온도 상승은 광합성에 대조적 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러한 조건에서 온도 상승에 대 한 광합성의 반응은 완화된다(Taiz and Zeiger, 2006). 그러 나 이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식물생리학적인 연구가 추가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이를 종합하면, 백태와 서목 태의 잎 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해석 된다.
3.생식기관 반응
백태의 종자 하나당 무게, 꼬투리당 종자의 수는 대조구 와 처리구 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는 대조구보다 처리구에서 더 적었다(p<0.05). 서목태는 종자 하나당 무게와 꼬투리당 종자 수가 대조구와 처리구 간에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가 대조구보다 처리구에서 더 적었다(p<0.05; Figure 4). 식물 개체당 총 종자 수는 대조구보다 처리구에서 더 적었지만 (p<0.05), 식물개체당 총 종자무게는 대조구와 처리구 간 차이는 없었다. 서목태의 식물개체당 총 종자 수는 백태와 달리 대조구와 처리구간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식물개체당 총 종자 무게는 대조구보다 처리구에서 가벼웠다(p<0.05; Figure 5).
따라서 백태는 지구온난화 조건에서 식물개체당 총 꼬투 리 수가 줄어들고, 식물개체당 총 종자 수도 적어지며, 서목 태는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가 적어지고 식물개체당 총 종자무게가 감소한다.
이와 유사하게, 백태와 서목태처럼 초본성 식물인 섬시호 (B. latissimum)는 CO2농도와 온도가 상승된 환경에서 종자 수는 차이가 없었으나 종자 무게가 감소하였으며(Lee et al., 2013), 단양쑥부쟁이(A. altaicus var. uchiyamae)도 꽃 대당 종자 개수가(Han et al., 2012), 섬자리공은 결실율, 줄기당 열매 수, 열매 무게, 종자 수, 종자 무게가 감소하였 다(Shin and You, 2012).
식물계절이 변화하면 식물의 생장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Nord and Lynch, 2009). 단양쑥부쟁이(A. altaicus var. uchiyamae)는 높은 CO2농도와 온도에서 개화시기가 늦어져 종자가 성숙하기 전에 서리를 맞아 피해를 받을 수 있다(Han et al., 2012). 본 연구에서는 CO2농도와 온도가 증가했을 때 서목태의 가지 형성시기와 열매의 성숙시기가 늦어져 식물개체당 총 꼬투리 수와 총 종자무게가 감소하였 다. 이에 반해, 백태의 총 종자 수의 감소는 식물계절 변화로 설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고온 환경으로 인한 대원콩 (Glycine max cv. daewonkong)의 총 꼬투리 수의 감소에 대한 연구가 보고된 바 있어(Jung et al., 2012), 백태도 CO2 농도보다 온도 상승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 나 본 연구에서는 CO2농도 증가와 온도 상승을 각각 처리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좀 더 세밀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두 환경 요소를 각각 처리하여 실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된다.
이러한 결과를 종합해 보면(Table 1), 지구온난화가 더 가속화되면 백태와 서목태의 꼬투리의 수가 감소하고, 백태 의 종자 수도 적어지며, 서목태는 종자 무게가 가벼워져 생 산량이 감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