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이차림은 홍수, 토양유실, 벌채, 산불 등 여러 원인으로 훼손된 후에 이차천이(secondary succession)의 진행에 의 하여 회복하는 숲이므로 땅속 토양에 남아있던 식물의 종 자, 뿌리, 포자 등은 천이과정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특히 식물체에서 산포된 종자가 토양의 표토층 등에 묻혀 휴면 중인 매토종자는 과거와 현재 식생의 파악과 함께 잠재자연 식생(potential natural vegetation) 추론의 자료로 유용 (Milberg, 1993;Brock and Rogers, 1998;Augusto et al., 2001)할 뿐만 아니라 산림의 교란 후 갱신과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Nakagoshi, 1985;Pickett and Mcdonnel, 1989). McGraw(1987)는 토심에 따른 매토종자의 분포가 식생사를 반영한다고 하였다.
또한 매토종자는 천연갱신의 중요한 요소로서 식생을 결 정하거나 임상 변화 등에 관여하여 식생의 종구성과 종다양 성에 직접적인 영향 (Roberts, 1981)을 미치므로 매토종자 를 이용한 생태천이, 종자발아 특성 등의 연구가 많이 이루 어지고 있다 (Van der Valk and Davis, 1979;Hagg, 198 1;Galatowitsh and Van der Valk, 1996;Harwell and Havens, 2003).
최근에는 매토종자의 발아연구가 다방면으로 수행 (Park, 1970;Putz and Appanah, 1987;Jalili et al., 2003; Wassie and Teketay, 2006;Joe and Kim, 2008)되었고, Shin and Yi (2011)가 현존식생 초본층과 매토종자의 관계, Kim (2007)이 일본잎갈나무 및 잣나무 조림지의 향후 천연 갱신을 알아보기 위하여 매토종자를 조사한 바 있으나 저지 대 인가주변 이차림의 매토종자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이차림은 초기에 군락의 계층구조가 안정되어 있지 않다가 점차 안정되어 가고, 종조성의 대부분이 해당 지역의 잠재자연식생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가 점차 반영하 는 방향으로 나아가므로 이차림의 매토종자 연구는 천이과 정의 시간적 변화를 예측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 특히 인가 주변 저지대의 임상별 산림은 가지치기, 수종갱신 등의 식 재림 관리로 인하여 온도, 습도, 공기흐름 등의 변화가 예상 되는데, 이는 매토종자의 발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이의 종조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예산군 저지대 이차림의 잠재적 식생변 화, 천연 갱신 및 복원의 기초자료로 제공하기 위하여 침엽 수림과 활엽수림 매토종자의 종구성과 토심별 분포를 파악 하고 지상부 현존식물과의 관계를 비교하였다.
연구방법
1.표토채취 및 조사
예산군 저지대의 지하부 매토종자 발아실험을 위한 조사 구는 이차림의 침엽수림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혼합)과 활 엽수림 (낙엽성 참나무 혼합) 지역을 각각 10개소씩 선정하 였으며 (Table 1), 동일한 임령과 이차림을 기준하기 위하여 침엽수림은 1970년대 초에 식재한 리기다소나무 혼생지역 을 선택하였고, 활엽수림은 흉고직경 20cm의 참나무 (주로 신갈나무) 혼생지역을 선택하였다. 표토채취를 위한 조사구 크기는 한 조사구역당 40×40cm의 0.16m2 면적이었다. 조사 구의 표토채취는 당년의 지상부 식물이 모두 출아한 후 종 자 성숙 이전의 2013년 6월초부터 7월초까지 이루어졌으 며, 토심별 (깊이 0~2cm, 2~5cm, 5~10cm, 10~15cm)로 20×20cm의 2곳을 채취하여 합한 후 체로 이물질을 제거하 였다. 채취한 정량은 토심별 1,000mℓ이었으며, 채취 즉시 다른 협잡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비닐봉지에 밀봉하여 운반 하였다. 전체 표토채취 개수는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조사구 각각 10개소에서 조사구당 4개의 토심이므로 40×2 (침엽수 림과 활엽수림)의 80개이었다. 지상부 현존식물의 조사는 표토채취 지역 중심의 4m2 면적에서 실시하였다.
2.매토종자 발아 실험
발아실험은 2013년 6월초부터 10월초까지 공주대학교 온실에서 표토 채취 순서로 실시하였다. 플라스틱 모종상자 (60×38×20cm)에 부직포를 간 다음에 배수층 조성을 위하 여 펄라이트를 5cm 두께로 채우고 그 위에 채취한 표토를 3cm 두께로 포설하였다. 포설한 모종상자는 외부종자 침입 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묘기까지 비닐로 덮었고, 2일에 1회 의 빈도로 관수한 후 비닐을 열었다가 다시 덮어주었다. 매 토종자에서 발아한 개체는 10일 간격으로 동정하고 개체수 를 파악하였고, 여러 식물의 생육에 따른 경쟁 저해를 최소 화하기 위하여 동정이 가능할 때까지 키우는 동안 일찍 발 아하여 식피율이 높은 식물을 순차적으로 제거하거나 지상 부를 잘라주었다.
결과 및 고찰
1.매토종자 발아의 종조성
예산군 저지대 이차림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매토종자 발아의 관속식물은 26과 42속에 딸린 48종 2변종 등 총 50분류군 (종류)이었으며, 그 중 침엽수림은 20과 27속에 딸린 28종 1변종 등 총 29분류군이었고, 활엽수림은 18과 32속에 딸린 34종 2변종 등 총 36분류군이었다 (Table 2, Appendix).
이를 분류체계에 따라 구분하면 침엽수림은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이 17과 21속에 딸린 22종 1변종 등 총 23분류 군 (79.3%)이었고, 단자엽식물이 3과 6속에 딸린 6종 등 총 6분류군 (20.7%)이었다. 활엽수림은 쌍자엽식물이 15과 23속에 딸린 25종 2변종 등 총 27분류군 (75.0%)이었고, 단자엽식물이 3과 9속에 딸린 9종 등 총 9분류군 (25.0%)이 었다.
양치식물과 나자식물은 이차림의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모두에서 매토종자가 발아하지 않았는데, 이는 양치식물의 경우 종자번식이 아니라 포자번식이므로 실험구의 매토종 자 발아조건과 맞지 않았기 때문으로 여겨졌고, 나자식물은 수림내 잔유물의 영향 (Al-Naib and Rice, 1971;Lee, 1983)으로 분해가 어려운 낙엽층이 쌓이면서 종자가 토양 에 묻히지 못하였거나 타감물질 (Jobiden and Thibauit, 1981) 또는 낙엽 분해 때의 유기산 등이 특정식물의 종자 발아를 저해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매토종자 발아의 과별 식물은 침엽수림의 경우 가장 많은 식물이 발아한 과는 국화과 (4분류군, 13.8%)이었으며, 다 음으로 벼과 (3분류군, 10.3%), 뽕나무과, 사초과, 십자화 과, 장미과 (각각 2분류군, 6.9%), 콩과 (1분류군, 3.4%) 순 이었고, 활엽수림의 경우 가장 많은 식물이 발아한 과는 국 화과 (6분류군, 16.7%)이었으며, 다음으로 벼과 (5분류군, 13.9%), 사초과, 마디풀과, 콩과(각각 3분류군, 8.3%), 장미 과, 꿀풀과 (각각 2분류군, 5.6%), 십자화과 (1분류군, 2.8%) 순이었다 (Table 3). 국화과 식물이 가장 많이 발아한 이유는 한반도 관속식물 중 분류군이 많은 큰 과의 하나이 며, 종자 산포능력이 뛰어나고 교란지에 쉽게 정착하는 식물 이 많은 집단이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Judd et al., 1999).
매토종자 발아의 조사구 출현빈도는 Table 4와 같다. 침 엽수림의 경우 가장 많은 조사구에서 발아한 식물은 방동사 니 (8조사구, 80.0%)이었으며, 다음으로 고들빼기 (7조사 구, 70.0%), 미국자리공, 황새냉이 (각각 6조사구, 60%), 개망초, 붉은서나물 (각각 5조사구, 50%) 순이었고, 활엽수 림은 고들빼기 (9조사구, 90%)의 출현빈도가 가장 높았으 며, 다음으로 미국자리공 (8조사구, 80.0%), 주름조개풀 (7 조사구, 70.0%), 붉은서나물, 바랭이, 까마중 (6조사구, 60.0%), 방동사니, 산딸기 (각각 5조사구, 50.0%) 순이었다. 조사구 출현빈도가 높은 발아식물은 미국자리공, 개망초, 붉은서나물 등 교란지에 쉽게 침입하는 외래귀화식물이 나 타난 점과 습윤지의 양지성 잡초인 방동사니의 출현빈도가 높은 것이 특이하였는데, 이는 본 조사구가 침입식물의 정 착이 쉬운 인가주변의 교란지역 이차림이기 때문으로 여겨 졌다.
매토종자 발아의 생활형별 식물은 침엽수림의 경우 초본 이 21분류군 72.4%로서 목본 8분류군 27.6%보다 2배 이상 이었다. 그 중 초본은 지표식물이 1분류군 3.4%, 반지중식 물 13분류군 44,8%, 일년생식물 7분류군 24.1%이었고, 목 본은 대형지상식물 5분류군 17.2%, 소형지상식물 2분류군 6.9%, 착생식물 1분류군 3.4%이었다. 또한 활엽수림은 초 본이 30분류군 83.3%로서 목본 6분류군 16.6%보다 5배 정도이었다 (Table 5). 그 중 초본은 지표식물이 1분류군 2.8%, 반지중식물 15분류군 41.7%, 일년생식물 14분류군 38.9%이었고, 목본은 대형지상식물 2분류군 5.5%, 소형지 상식물 3분류군 8.3%, 착생식물 1분류군 2.8%이었다.
이처럼 예산군 저지대 이차림지역 매토종자 발아의 생활 형별 식물은 초본이 72.4% (침엽수림), 83.3% (활엽수림) 로서 대부분을 차지하였는데, Kim (2007)은 침엽수 조림지 와 활엽수림 매토종자 대부분이 초본식물이었다고 하였으 며, Thompson and Grime (1979)은 매토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초본 위주로 활력기간을 구분하였다.
2.매토종자의 토심별 발아특성
예산군 매토종자 발아의 토심별 식물 분류군 (종류)은 Table 6과 같이 침엽수림의 경우 토심 0~2cm와 2~5cm에서 각각 17분류군, 토심 5~10cm에서 18분류군, 토심 10~15cm 에서 8분류군이었으며, 활엽수림의 경우 토심 0~2cm와 2~5 cm에서 각각 25분류군, 토심 5~10cm에서 21분류군, 토심 10~15cm에서 11분류군이었다.
매토종자 발아의 토심별 식물 개체수는 침엽수림의 경우 토심 0~2cm에서 123개체, 토심 2~5cm에서 92개체, 토심 5~10cm에서 75개체, 토심 10~15cm에서 25개체이었으며, 활엽수림의 경우 토심 0~2cm에서 496개체, 토심 2~5cm에 서 490개체, 토심 5~10cm에서 329개체, 토심 10~15cm에서 72개체이었다.
따라서 토심별 분류군은 침엽수림이 토심 0~10cm, 활엽 수림이 토심 0~5cm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였고, 토심별 개체 수는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모두 토심 0~2cm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이는 매토종자의 75% 이상이 토양의 표토층이나 토심 2~5cm 이내에 집중적으로 존재한다 (Roberts, 1981; Young, 1985;Granstrom, 1988)는 연구와 비슷하였다.
그리고 본 연구에서 매토종자 발아의 토심별 분류군과 개체수는 토심이 깊을수록 감소하였는데, 특히 토심 10cm 이상의 깊이에서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이는 Park (1970)의 초지대 매토종자 조사결과와 비슷하였는데, 매토종자는 토 양의 층위에 따라 다르며 출현종과 출현율이 토심 0~6cm에 서 77.7~95.0%를 나타내어 점유한계가 추정되었고 토심 20cm 이상의 깊이에서는 매토종자를 찾아내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매토종자의 수와 밀도는 토양이 깊을수록 감소 (Bossuyt et al., 2002;Godefroid et al., 2006)하는데, 그 이유는 장명종자라도 깊게 묻혀 있으면 오래되어 수명이 끝났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Thompson et al., 1997).
또한 매토종자 발아의 전체 토심에서 개체수가 많은 주요 식물은 침엽수림의 경우 고들빼기가 95개체로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 황새냉이 (55개체), 개망초 (35개체), 방동사니 (20개체), 괭이밥 (19개체), 미국자리공 (17개체), 오동나무, 주름조개풀 (각각 15개체) 순이었으며, 활엽수림의 경우 고 들빼기가 822개체로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주름조개풀 (90 개체), 방동사니 (61개체), 콩제비꽃 (59개체), 끈끈이여뀌 (56개체), 개여뀌 (52개체), 미국자리공 (48개체), 닭의장풀 (30개체),1) Rate as a percentage of the total 29 (coniferous forest) and 36 (broadleaved forest) taxa 바랭이 (27개체) 순이었다 (Table 7).
3.지상부 식물과 지하부 매토종자 식물의 관계
침엽수림과 활엽수림을 각각 구분하여 비교하면, 침엽수 림의 지상부 (현존식물)와 지하부 (매토종자 발아식물)는 닭의장풀, 댕댕이덩굴, 미국자리공, 산딸기, 주름조개풀, 큰 기름새의 6분류군이 공통적이었으며 유사도지수 0.24를 나 타내었고, 활엽수림의 지상부와 지하부는 남산제비꽃, 닭의 장풀, 쇠별꽃, 양지꽃, 이고들빼기, 주름조개풀, 큰까치수염 의 7분류군이 공통적이었으며 유사도지수 0.19를 나타내었 다 (Table 8).
따라서 지상부와 지하부 간의 유사도지수는 평균 0.22로 서 매우 낮아서 Kim (2007)의 결과와 비슷하였으나 Shin and Yi (2011)의 소나무군집에서 초본층 군락분류와 매토 종자의 군락분류가 동일하였다는 연구결과와 차이를 보였 는데, 이는 인위적 간섭이 많은 저지대 이차림의 천이초기 에 나타날 수 있는 과정이거나 타감물질(allelochemical), 발아조건 불량 등에 따른 목본종자의 발아가 억제되어 매토 종자가 대부분 초본이 발아하였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지 상부 현존식물과 지하부 매토종자 식물은 유사성이 높기도 하지만 (Zhan et al., 2007) 현존식생의 초본이 부분적으로 매토종자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유사성이 낮을 때가 있다 (Jalili et al., 2003;Wassie and Teketay, 2006;Ruth et al., 2008)고 하였다. 또한 지상부 현존식물이 지하부 매토 종자로서 활력을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하였거나 (Frank and Safford, 1970), 동물에 의한 종자손실 (Martell, 1979) 등으로 인하여 지상부와 지하부의 종 구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지상부와 지하부를 각각 구분하여 비교하면, 지상 부의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출현식물은 가는잎그늘사초, 개 고사리, 닭의장풀, 담쟁이덩굴, 댕댕이덩굴, 맑은대쑥, 뽀리 뱅이, 주름조개풀, 청가시덩굴, 큰기름새의 10분류군이 공 통적이었으며 유사도지수 0.34를 나타내었고, 지하부의 침 엽수림과 활엽수림 발아식물은 개망초, 고들빼기, 괭이밥, 괭이사초, 닭의장풀, 미국자리공, 바랭이, 방동사니, 붉은서 나물, 산딸기, 산초나무, 양지꽃, 이고들빼기, 주름조개풀, 황새냉이의 15분류군이 공통적이었으며 유사도지수 0.46 을 나타내었다.
이렇듯 침엽수림과 활엽수림 간의 유사도 지수는 평균 0.40으로서 지상부와 지하부 간의 평균 유사도 지수 0.22보 다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저지대 이차림의 인위적 간섭에 따른 초본종자의 비산 때문으로 생각되었다. 그리고 지상부 현존식물에서 우점종이고 출현빈도가 높은 식물이 매토종 자에 나타나지 않았으며, 지하부의 매토종자에서 출현빈도 가 높은 식물이 지상부 현존식물에 나타나지 않아 지상부와 지하부의 종 구성의 상관성이 밀접하지 않았다. 특히 지하 부 매토종자 발아식물은 목본이 매우 적게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지상부의 목본과 다른 종류가 많아 천이과정의 변화 가 있거나 기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