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곤충의 화분매개나 종자 산포는 식물 개체군 또는 군집의 동태에 영향하며, 식물종간의 수분, 종자피식 및 종자분산 의 효율성 차이는 치묘발생과 생장에 영향하며, 특히 곤충 의 종자 산포는 식물이 새로운 서식처에 정착하거나, 종자 의 재배치를 통하여 종자와 치묘의 생존율을 높여 식물종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Schowalter, 2006). 다수의 식물은 개미를 유인하기 위하여 종피에 엘라이오솜(elaiosome 또는 지방체)이라 하는 육질의 구조를 부착하고 있다. 엘라 이오솜은 oil을 뜻하는 그리스어 'ělaion'과 body를 뜻하는 그리스어 'sǒma'의 합성어로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여러 가지 형태의 지방체를 말한다. 개미는 엘라이오솜이 붙어있 는 종자를 개미집으로 물어가 엘라이오솜은 떼어서 애벌레 의 먹이로 이용하고 남은 종자는 개미집 내부의 쓰레기장이 나 집 밖의 모래언덕 또는 개미군체의 영역 경계로 내다버 린다. 개미의 이런 행동이 1)씨앗의 피식(predation)을 피하 게 하고, 2) 씨앗이 흩어져 개체간 경쟁으로부터 벗어나고, 3)발아에 적합한 장소에 도달하고, 4)종자가 모체로부터 멀 어짐에 따라 종자의 사망률이 낮아지고, 5) 종자가 유기물 이 풍부하고 배수가 양호한 토양에서 발아할 수 있게 하고, 6)산불의 피해나 척박한 토양에서의 종자생존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여 생물종 간의 좋은 상리공생의 예이다(Beattie, 1985; Gorb and Gorb, 2003; Rico-Gray and Oliveira, 2007). 엘라이오솜에는 저분자의 아미노산과 단당류가 많으며, 지방산, 아미노산의 종류가 종자와는 현 저하게 다르며, 아미노산 함량은 엘라이오솜이 종자보다 7.5배나 높았음을 밝혔으며, 개미 애벌레에 대한 엘라이오 솜의 영양적 가치가 식물과 개미의 관계에서 중요한 요인이 라 주장하였다(Fischer et al., 2008). Moreau et al.(2006)은 개미의 다양성은 피자식물, 초식곤충과 같은 시기인 백악기 후반에서 에오세기 초반에 시작된 것이라 보고하여, 피자식 물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종 분화가 이루어진 것이라 보고하 였다. 개미에 의한 엘라이오솜 제거는 발아묘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종자의 피식을 줄이기도 하며, 엘라이오솜이 종자분산에 미치는 myrmecochorous system의 긍정적인 영향은 생태학적으로 진화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Garrido et al., 2009)하며, Edwards et al.(2006)은 Acacia 87종, 그 밖의 22종의 식물을 대상으로 엘라이오솜의 크기와 종자 크기간의 상관관계가 유의함을 밝혀, 개미의 선택행위가 종 자 형질에 영향하며 개미는 보다 많은 보상을 원하는 사실 을 밝혔다.
엘라이오솜을 생산하는 생리적 에너지소비에 비하여 지 속적인 편익(종자 이동, 산화, 종자포식자로부터의 보호와 양료가 풍부한 환경을 제공받는 등)을 얻기에 개미를 이용 하는 쌍자엽식물의 진화를 설명할 수 있으며, 엘라이오솜은 생물학에서 수렴진화(convergent evolution)의 적절한 예 (Lengyel et al., 2010)라고 판단된다. 개미가 씨앗을 퍼뜨리 는(myrmecochory) 식물종은 세계적으로 약 3,000종(Beattie, 1985)이 알려지고 있으며, 호주에 1,500 여 종(51.7%), 남 부 아프리카에 1,300 여 종(44.8%), 온대에 속하는 북미 동부, 일본 및 지중해지역에 1.7%, 신열대 지역에 0.2% 가 분포함이(Rico-Gray and Oliveira, 2007) 밝혀진 바 있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Kim(2011)의 24종의 식물종, Kim et al.(2011)의 금낭화, Lee(2012)의 12종에 대한 보고가 있 을 정도이다.
이에 이 연구는 우리나라에서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키는 자생 식물종과 그 종자의 특성을 밝히고자, 2012년 4월부 터 2013년 10월까지 열매 수집, 전파체 특성, 관련된 개미종 을 조사하였다.
연구방법
1대상 식물종과 화기구조 조사 및 채종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키는 식물로 밝혀진 분류군(Rico-Gray and Oliveira, 2007)에 속하는 자생식물들을 연구대상 식물 종으로 선택하였다. 조사대상지는 고성군, 양구군, 강릉시, 평창군 및 원주시를 중심으로 한 중부지방과 남부 백운산과 광양시에서 개화, 화기구조를 조사하고, 열매를 채취하여 채종하였으며, 전파체(종자+엘라이오솜) 형태 등은 10-80x 실체현미경(V8 Discovery, Zeiss, Germany) 하에서 관찰하 고 필요한 사진을 촬영하는 Kim(2011)의 방법에 따랐다.
2급여시험과 관련 개미 조사
다량의 전파체(종자+엘라이오솜)를 확보한 경우 목재로 제작한 접시(11x8x0.5㎝)에 5립씩 배열하여 개미집이 분포 하는 숲 가장자리와 공원지역에 배치하고 종자를 물어가는 개미를 Kim(2011)의 방법에 따라 관찰하였다. 현장에서 종 자를 물어가는 개미와 주변에서 관찰되는 개미를 종별로 3마리 이상씩 포획하여 실험실에서 종을 동정하고, 필요시 사진을 촬영하였다. 포획된 개미는 표본을 만들어 상지대 곤충표본실에 보관하였다.
결과 및 고찰
1개미가 종자를 퍼뜨리는 식물종
종자에 엘라이오솜이 뚜렷이 부착되어 있고 종자 급여시 험에서 개미가 이들 전파체를 물어가는 것이 확인된 식물종 의 목록은 Table 1에 전파체의 형태적 특성은 Figure 1에 각각 제시하였다. 제한된 조사원과 시간적 공간적 제약으로 충분한 조사가 어려웠으나,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개미가 종자를 퍼뜨리는(엘라이오솜을 종자에 부착한) 식물종 8종 을 확인하였다.
현삼과의 꽃며느리밥풀(Melampyrum roseum), 알며느 리밥풀(M. roseum var. ovalifolium), 마주송이풀(Pedicularis resupinata)등 3종, 백합과의 왕원추리(Hemerocallis fulva for. kwanso)와 뻐꾹나리(Tricyrtis macropoda) 등 2종, 제 비꽃과의 잔털제비꽃(Viola keiskei) 1종, 앵초과의 큰앵초 (Primula jesoana) 1종, 삼과의 환삼덩굴(Humulus japonicus) 1종 등 총 8종의 식물이 Kim(2011)이 보고한 24종 이외에 추가적으로 밝혀졌다. 이러한 결과는 Rico-Gray and Oliveira (2007)가 온대에 속하는 북미 동부, 일본 및 지중해지역에 1.7%의 식물이 포함된다는 보고와 북미의 며느리밥풀속의 Gibson(1993a, 1993b), 영국의 며느리밥풀속의 Melampyrum sylvaticum이 개미가 종자를 퍼뜨리는 식물로 보고한 Dalrymple(2007)의 결과에 부합하는 것이며, 큰앵초의 경 우 앵초(Primula vulgaris)에 대한 Valverde and Silvertown (1995)의 보고와 부합하며, 우리나라에서도 개미와 식물 간 의 오래된 상리공생이 추가로 확인되었음을 의미한다.
종자에 부착된 엘라이오솜의 형태는 종마다 형태나 크기 가 매우 다양하였다. 꽃며느리밥풀(Figure 1,A), 알며느리 밥풀(Figure 1,B) 및 잔털제비꽃(Figure 1,B)에서는 둥글거 나 타원형의 종자 한 쪽에 막대 또는 반타원형 모양이었고, 마주송이풀(Figure 1,1C), 왕원추리(Figure 1,E) 및 환삼덩굴 (Figure 1,H)는 종자 전체를 감싸고 일부 막대모양이었고, 뻐꾹나리(Figure 1,F)는 종자전체를 그물구조로 감싸고 있 는 모양이었다. 이 연구의 결과로 확인 식물종들은 잔털제 비꽃을 제외한 식물 7종은 Kim(2011)이 보고한 봄에 일찍 개화하는 식물(spring ephemeral)들인 제비꽃과, 꿀풀과, 양 귀비과, 현호색과, 백합과 및 괭이밥과의 식물들과 달리 여 름에 꽃을 피우는 현삼과, 백합과, 앵초과 및 삼과로 꽃을 피우는 계절과 무관하게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식물종들 이 있음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된다. 왕원추리와 뻐 꾹나리의 경우에는 Lee(2012)가 보고한 12종과 겹치는 식 물종이다. Jung(2001)이 점차 개체수가 줄어드는 뻐꾹나리 의 보전방안을 보고한 것과 반기생 1년초이며, 상대적으로 큰 종자를 생산는 K-전략을 가지는 며느리밥풀속의 식물종 은 환경적응에 실패하는 일이 많아 위기식물로 지정된 것이 라는 보고(Dalrymple, 2007; Crichton et. al., 2012)를 고려 하면, 우리나라에서도 개미들의 도움이 없는 경우 점차 개체 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된다. 왜현호색(Corydalis ambigua) 낙하종자의 46%는 개미 두 종(Myrmica kotokui 등)에 의해 개미집으로 이동되고, 이후에 보행성 딱정벌레 (Pterosticus spp.)의 종자포식이 있었음을 밝힌 Okawara et al.(1997)의 보고로 보아 개미에 의한 종자분산은 생존률 에 영향한다고 판단된다. 특히, 뻐꾹나리, 꽃며느리밥풀, 알 며느리밥풀등 며느리밥풀속 식물에 대한 서식환경, 개미와 의 공생관계 등에 대한 정밀조사가 이들 식물종의 보전에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
2급여시험과 관련 개미
목재로 제작한 접시에 전파체를 배열하여 물어가는 개미 를 관찰하면서 촬영한 사진과 채집된 개미표본 일부를 Figure 2에 보였다. 급여시험지에서 관찰된 개미는 곰개미, 고동털개미, 누운털개미, 일본왕개미, 사쿠라개미, 곰뿔개 미, 긴호리가슴개미, 주름개미 등 총 8종이었다. 전파체를 물어가는 개미종은 곰개미, 고동털개미, 누운털개미(Fig. 2,B), 곰뿔개미(Fig. 2,A), 긴호리가슴개미, 주름개미 등 6 종이었으며, 상대적으로 몸집이 큰 곰개미는 모든 종의 전 파체를 빈번하게, 몸집이 작은 편인 고동털개미와 누운털개 미도 비교적 많은 전파체를, 몸집이 아주 작은 긴호리가슴 개미와 주름개미는 상대적으로 전파체를 물어가는 빈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야외에서 함께 서식하는 몸 집이 큰 일본왕개미나 몸집이 작은 사쿠라개미 등은 전파체 를 물어가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Kim(2011), Kim et al.(2011)의 보고와 비슷한 경향이었다. 이러한 차이는 상대 적으로 지방체를 선호하는 것은 잡식성 개미(Servigne and Detrain, 2010)이며, 리놀린산 함량이 높은 엘라이오솜을 가진 연영초(Trillium erecum) 종자를 가장 먼저 물어가고 (Lanza et al., 1992), 지방체를 가진 종자를 분산시키는 속 도는 개미종 구성이 큰 영향을 미치며, Formica polyctena 가 가장 빨리 종자를 분산시킨다(Gorb and Gorb, 1999), 개미의 종자 선호도는 먹이전략에 의해 결정된다(Prters et al., 2003)는 등의 보고들로 보아 개미종에 따른 몸집의 크 기, 식이특성 때문이라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동북아시아에 속하는 우리나라에도 개미 와 엘라이오솜을 매개로 상리공생하는 여름에 개화하는 식 물종들이 분포함을 확인한 의미가 있다. 엘라이오솜이 종자 분산에 미치는 myrmecochorous system의 긍정적인 영향 은 생태학적으로 진화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함을 밝힌 Garrido et al.(2009)의 보고로 보아, 특히, 보호대상 초본식 물의 보존을 위해서는 식물종과 개미에 대한 조사와 급여시 험 등의 많은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