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태백산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태백시, 봉화군, 횡성군, 영 월군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작약산 혹은 규수산이라고 하며, 태백산의 정상 봉우리인 장군봉(1,567m)을 포함하여 문수봉(1,517m), 부쇠봉(1,546m), 망경대(1,561m) 등의 높 은 봉우리들로 형성되어 있다(Kim, 1993). 태백산은 강원 도의 세 번째 도립공원으로 1989년 5월 13일 지정되었으며, 총 면적 17.44km2, 공원자연보존지구 6.5km2(37.3%), 공원자 연환경지구 10.38km2(59.5%), 공원마을지구 0.55km2(3.2%) 으로 공원자연환경지구의 면적이 가장 많다(Research institute for Gangwon, 2013). 또한 태백산은 천제단, 장군 단, 망경사 등 중요한 역사, 지리, 문화적 중요자원이 많이 있으며(Kim and Baek, 1998), 단군신화의 배경이 되는 민 족의 영산으로 불리며 태백산맥의 종주이기도 하다(Kim et al., 2002).
태백산은 아고산 산지가 발달하는 산지 중 가장 낮은 고 도에 위치하고 있으며(Kim, 2012), 우리나라 주목 군락 중 가장 대단위 군락지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Research institute for Gangwon, 2013). 태백산에 형성된 주목군락지 는 1982년에 천연보호림(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전체 면적은 약 246ha, 법적 관리 유형은 “원 시림”으로 구분되어 있다(Oh et al., 2008). 태백산은 우리 나라 고산희귀식물의 보고로 알려져 있으며, 식물종이 다양 하게 서식하지만 인위적 간섭에 의해 생태적 교란이 심한 곳이다(Kim et al., 2002).
태백산 일대에 대한 식생 연구는 Kim(1993)의 태백산 주목군락의 구조적 특성에 관한 연구, Kim and Baek(1998) 의 태백산 장군봉지역 주목림의 임분구조에 관한연구가 있 었고, Cho and Choi(2002)의 백두대간 태백산지역 백천계 곡의 식물군집구조, Cho et al.(2005)의 백두대간 태백산지 역 당골계곡의 산림군락구조에 관한 연구 등의 식생연구가 있었다. 식물상 연구는 Kim et al.(2002)의 백두대간 태백 산, 함백산, 금대봉 및 매봉산지역의 관속식물상, Oh et al.(2008)의 태백산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의 식물자원 현황 조사 등의 연구가 보고된 바 있다. Kim et al.(2002)은 태백 산 당골 지역부터 함백산, 금대봉, 매봉산 지역의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식물상을 조사한 결과 총 89과 302속 579종 102변종 13품종 694분류군을 보고하였고, Oh et al.(2008) 의 태백산 산림유전자원보호림을 대상으로 식물상을 조사 한 결과 총 57과 163속 205종 20변종 1품종 총 226분류군 을 보고하였다.
태백산 지역은 아고산 산지이며, 여러 중요한 산림자원 및 역사, 지리, 문화적 중요자원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생 및 식물상 관련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태백산 도립공원 지역의 주요 관속식물 분포를 파악 하여 향후 태백산 도립공원의 효율적인 관리 및 태백산 일 대의 식물자원의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수행하였다.
연구방법
1.조사대상지 개황
본 연구의 대상지는 북위 37° 05′ 47″ 동경 128° 54′ 59″ 강원도 태백시 혈동과 소도동에 위치하고 있다. 조사대상지 의 관속식물상을 파악하기 위해 2014년 4월부터 10월까지 9회에 걸쳐 계절별 조사를 실시하였다(Figure 1).
2.조사방법 및 분석
조사경로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계곡부, 능선부, 사면부 등을 위주로 다양하게 조사하였으며, 현지에서 종의 동정이 어려운 식물은 채집하여 동정을 실시하였다(Table 1). 조사 과정 중 식물표본을 채집하지 못한 종은 화상자료를 확보하 였고, 채집한 식물표본의 보관은 국립수목원의 분원인 DMZ자생식물원에 소장하였다.
채집된 식물의 동정은 Lee(2006)와 Lee(2003)의 식물도 감을 참고하였으며, 일부 양치류 식물은 Korean Fern Society(2005)의 한국양치식물도감을 참고하였다. 관속식 물 목록작성은 Engler의 분류 체계(Melchior, 1964)를 따랐 으며, 학명 및 국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http://www.nature.go.kr/kpni/; Korea National Arboretum, 2013)에 준하여 작 성하였다. 작성된 관속식물목록을 바탕으로 한국특산식물 (Oh et al., 2005), 희귀식물(Korea National Arboretum, 2009),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Kim, 2000)을 정리하였고, 귀화식물은 Yim and Jeon(1980)이 제시한 기준으로 도시 화지수 및 귀화율을 산출하였고, Lee et al. (2011)이 제시한 목록을 토대로 귀화도 등급을 분석하였다. 그리고 기문헌 (Kim et al., 2002)에 보고된 식물목록을 국가표준식물목록 (http://www.nature.go.kr/kpni/; Korea National Arboretum, 2013)을 참고하여 재정리한 뒤 비교작성 하였다.
결과 및 고찰
1.관속식물상
태백산 도립공원 지역에 생육하는 관속식물상은 총 79 과 238속 352종 4아종 43변종 7품종 406분류군으로 조사 되었다(Table 2). 이 중 양치식물 7과 16속 24종 24분류군 (5.9%), 나자식물 3과 5속 6종 6분류군(1.5%)으로 각각 확 인되었고,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 61과 175속 263종 4아종 37변종 5품종 309분류군(76.1%), 단자엽식물 8과 42속 59 종 6변종 2품종 67분류군(16.5%)이 각각 확인되었다. 과별 로는 국화과 43분류군, 장미과 31분류군, 백합과 27분류군, 벼과와 미나리아재비과 19분류군, 범의귀과 17분류군, 산 형과 15분류군, 사초과와 면마과가 각각 13분류군 순으로 조사되었다.
태백산을 대상으로 보고된 기문헌을 국가표준식물목록 (http://www.nature.go.kr/kpni/; Korea National Arboretum, 2013)을 토대로 하여 재정리한 결과, Kim et al.(2002)이 보고한 관속식물상은 총 86과 243속 415종 4아종 50변종 9품종 478분류군으로 조사되었다(Appendix 1). 분류군의 차이는 기존 연구는 확증표본 미확보에 의한 식물 종 동정 의 오차와 조사시기 및 구간의 차이로 인한 것으로 생각된 다. 또한 기존의 연구는 태백산과 주변 산지인 함대봉, 금대 봉을 포함하여 능선위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본 조사에서 는 태백산 지역을 중점적으로 조사하였으며, 계곡부, 능선 부, 사면부 등을 포함하여 다양하게 조사를 실시하였다.
2.특산식물
특산식물(endemic plants)은 어느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 육하고, 특산식물의 모든 종이 해당하지는 않으나 일부 종 은 미세한 환경요인의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우선 적으로 관리 및 보전되어야 하는 종을 말한다(Oh et al., 2005). 태백산 지역에 조사된 특산식물은 키버들(Salix koriyanagi Kimura), 할미밀망(Clematis trichotoma Nakai), 처녀치마(Heloniopsis koreana Fuse, N.S.Lee & M.N. Tamura) 등 총 6과 8속 6종 2변종 8분류군으로 한국특산식 물 328분류군(Oh et al., 2005)의 2.4%에 해당된다(Table 3). 본 연구에서 조사된 대부분의 특산식물은 등산로 주변 에 인접하여 분포하고 있어 등산객의 출입에 따른 인위적인 교란에 의한 훼손이 우려된다. 특히 처녀치마는 백단사 주 변 등산로에 인접하여 소수의 개체가 확인되었는데, 여름철 작업차의 통행에 의한 자생지 훼손과 남획 등의 인위적인 교란에 의해 개체군이 사라질 것이 우려된다. Kim et al.(2002)이 태백산을 대상으로 보고한 특산식물은 11과 15 속 13종 3변종 16분류군이다. 특산식물의 분류군은 다소 차이가 나지만 본 조사에서는 고려엉겅퀴, 할미밀망, 그늘 참나물, 홀아비바람꽃 4분류군을 추가로 확인하였다.
이처럼 태백산은 여러 특산식물이 분포하고 있으며, 인위 적인 교란으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종을 대상으로 현지 내・외 보전이 실시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태백산 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특산식물만의 조사를 수행하여 자생 지가 협소한 개체군은 자생지 확인 및 유전자원의 보전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3.희귀식물
희귀식물이란 일반적으로 보호되어야 하는 자생지의 식 물, 개체군의 보전이 필요한 식물을 말하며, Korea National Arboretum(2009)은 IUCN이 권고한 목록을 재평가하여 야 생멸종(Extinct in the Wild/EW),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CR), 위기종(Endangered Species/EN), 취약종 (Vulnerable/VU), 약관심종(Least Concerned/LC), 자료부 족종(Data Deficient/DD) 6개의 범주로 나누었다. 태백산 지역에서 출현한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Korea National Arboretum, 2009)은 총 11과 15속 16종 16분류군으로 조사되 었다. 이 중 취약종(VU) 두메개고사리(Asplenium spinulosum (Maxim.) Milde) 등 4분류군, 약관심종(LC) 홀아비바람꽃 (Anemone koraiensis Nakai) 등 12분류군이 각각 출현하였 다(Table 4).
희귀식물 VU등급에 속하는 노랑무늬붓꽃은 정상부 인 장군봉 주변으로 소규모가 자생하고 있었고, 눈측백 은 문수봉 주변으로 소규모 개체가 등산로에 인접하여 분포하고 있었다. 눈측백은 신갈나무군락 내 하층식생 에 생육하고 있으며, 개체군의 크기는 작지만 수관 울폐 도가 낮아 피압 등의 위협은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등산로에 인접하여 분포하고 있어 인위적인 교 란이 우려된다. 노랑무늬붓꽃은 정상부 등산로 주변에 매우 인접하여 생육하고 있어, 남획으로 인한 훼손이 우 려되어 보호 및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노랑무늬붓꽃은 소수의 개체가 확인되었는데 개체군 동 태 파악, 개화・결실 상태 모니터링 등의 연구를 수행하 여 자생지를 보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LC등급에 속하는 홀아비바람꽃, 너도바람꽃, 태백제 비꽃은 유일사매표소에서 유일사구간의 계곡부에 주로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비교적 등산로에서 멀 리 떨어져 있어 남획 등의 인위적인 교란은 받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Kim et al.(2002)에 의해 보고된 희귀식 물은 15과 19속 19종 1변종 20분류군 중 CR등급에 속하 는 백부자(Aconitum coreanum (H.Lev.) Rapaics)와 큰바 늘꽃(Epilobium hirsutum L.)은 본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 했으며, 이는 조사 시기 및 구간의 차이로 생각된다.
4.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보전가치에 따라 Kim(2000) 에 의해 Ⅰ등급부터 Ⅴ등급까지 평가되어 있으며, 본 조사 에서는 총 43과 79속 101종 1아종 5변종 107분류군이 조사 되었다(Table 5).
보전가치가 가장 높은 Ⅴ등급은 좀미역고사리(Polypodium virginianum L.), 눈측백(Thuja koraiensis Nakai), 승마 (Cimicifuga heracleifolia Kom.)로 3분류군이 출현하였 고, Ⅳ등급은 골개고사리(Asplenium otophorum (Miq.) Koidz.), 생열귀나무(Rosa davurica Pall.), 층실사초(Carex remotiuscula Wahlenb.) 등 14분류군이 출현하였다. Ⅲ등 급은 분비나무(Abies nephrolepis (Trautv.) Maxim.), 금강제 비꽃(Viola diamantiaca Nakai), 참삿갓사초(Carex jaluensis Kom.) 등 31분류군이 출현하였고, Ⅱ등급은 다람쥐꼬리 (Lycopodium chinense H.Christ), 황벽나무(Phellodendron amurense Rupr.),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등 32분류군이 출현하였다. Ⅰ등 급은 관중(Dryopteris crassirhizoma Nakai), 야광나무 (Malus baccata (L.) Borkh.), 껍질용수염(Diarrhena mandshurica Maxim.) 등 27분류군이 출현하였다. 보전가 치가 높은 Ⅴ등급 및 Ⅳ등급에 속하는 종들을 대상으로 추 가적인 자생지 분포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하고, 개체 군 동태 파악, 증식 연구를 통해 자생지 및 개체 보전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Kim et al.(2002)에 의해 보고된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은 총 41과 74속 95종 1아종 7변종 103분류군이며, Ⅴ등급 은 왕다람쥐꼬리, 눈측백, 백부자, 땃두릅나무이며, Ⅳ등급은 산꽃고사리삼, 개대황, 도깨비부채 등 11분류군으로 나타났다.
5.귀화식물
귀화식물은 해외의 자생지로부터 국내에 유입되어 우리 나라에서 분포하는 식물과 의도적인 수입재배종이 자연적 으로 확산된 식물을 총칭하는 것을 말한다(Park, 1995). 태 백산도립공원 지역에서 조사된 귀화식물(Lee et al., 2011) 은 닭의덩굴(Fallopia dumetorum (L.) Holub), 단풍잎돼지 풀(Ambrosia trifida L.), 큰조아재비(Phleum pratense L.) 등 7과 16속 16종 16분류군이 조사되었다(Table 6). 이는 태백산 인근지역 국립공원 및 주요산지와 비교한 결과, 소 백산 53분류군(Jang et al., 2011), 치악산 24분류군(Kim, 2010), 가리왕산 15분류군(Byun et al., 2013), 문수산 27분 류군(Kim and Yun, 2009)보다 비교적 종수가 적게 나타났 다. Kim et al.(2002)이 보고한 귀화식물은 8과 14속 15종 15분류군이며, 분류군의 수는 비슷하지만 본 조사에서는 유 럽점나도나물, 붉은토끼풀, 컴프리 등의 저지대에 분포하는 귀화식물을 확인하였다.
출현한 귀화식물 중 국화과가 7분류군으로 가장 많았고, 귀화도 등급(Lee et al., 2011)으로는 1등급은 조사되지 않 았고, 2등급 큰조아재비(Phleum pratense L.) 1분류군, 3등 급 구주개밀(Agropyron repens (L.) P.Beauv.) 등 6분류군, 4등급 단풍잎돼지풀(Ambrosia trifida L.) 1분류군, 5등급 개망초(Erigeron annuus (L.) Pers.) 등 8분류군이 각각 출 현하였다(Table 5). Yim and Jeon(1980)이 제시한 도시화 지수(UI : Urbanized Index) 및 귀화율(NI : Naturalized Index)을 산출한 결과 도시화지수는 5%로 나타났고, 귀화 율은 3.9%로 각각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 조사된 태백산도립공원 지역에 분포하는 대 부분의 희귀식물 및 특산식물은 등산로 주변에 인접하게 분포하고 있어 인위적 훼손이 우려되므로 보전대책이 이루 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단풍잎돼지풀, 개망초, 서양민들레 등의 대부분 귀화식물은 등산로 초입부에 서식 하고 있어 등산객들에 의한 확산이 우려되므로 개체군 제거 및 확산방지 등의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단풍잎돼지풀은 환경부 지정 생태계교란 식물로서 개 화시기에 급속하게 번식하므로 개화시기 전 집중적인 제거 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