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습지는 육상생태계와 수 생태계의 중간에 위치하는 전이 지대이며, 매우 중요한 서식처로서 인식되고 있다(Denny, 1994).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는 얕은 수심으로 인해 빛이 충분하게 유입될 뿐만 아니라 영양염류가 풍부하게 제공되 므로, 수생식물이 성장하기에 적당하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수생식물이 빈번하게 우점되며,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에 서의 습지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수생식물은 물 안에 서 서식처의 물리적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며 (Warfe and Barmuta, 2004; Thomaz et al., 2008), 다양한 동물들을 위한 서식처로서 활용된다(Wolcox and Meeker, 1992). 또한 수생식물은 포식자를 회피하기 위한 피난처로 서의 기능도 가지며, 이와 같은 효과는 주로 플랑크톤이나 치어 등의 작은 동물에서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Dionne and Folt, 1991; Lauridsen et al., 1998). 식생대의 구조는 식생대를 구성하는 수생식물 종의 구조나 형태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나며, 잎이나 줄기 등이 복잡한 구조를 가질수록 서식처로서 기능이 증가된다(Lillie and Budd, 1992; Choi et al., 2014a). 그래서 수생식물은 습지에 서식 하는 동물들의 종 다양성과 개체수 유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침수식물은 다른 수생식물(정수식물 및 부엽식 물)보다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Manatunge et al., 2000, Meerhoff et al., 2007),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침수식물의 현존은 다양한 동물들의 생존 및 개체군 성장을 도울 수 있다(Choi et al., 2014b).
수생식물을 서식처로서 활용하는 다양한 동물들 중에서, 어류는 식생대를 구성하는 수생식물의 구조와 형태에 크게 영향 받는 것으로 것으로 알려져 있다(Keast, 1984; Stansfield et al., 1997). 어류는 담수생태계 먹이망 내에서 다양한 동물 군집을 먹이원으로 활용하는 최종소비자로서 역할을 가지며(Moyle and Cech, 2000), 수체 내 생물다양 성을 결정짓기 때문에 이들의 분포에 대한 연구는 중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생식물은 어류의 포식활동을 제한하 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Diehl, 1988; Valley and Bremigan, 2002), 이와 같은 효과는 어류가 주로 섭식하는 동물플랑크 톤이나 무척추동물의 개체수와 종 다양성을 증가시키는 요 인으로 작용한다(Lauridsen et al., 1996; Thomaz et al., 2008). 특히, 동물플랑크톤 군집은 수생식물을 서식처로서 빈번하게 활용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Burks et al., 2002), 수생식물의 잎과 줄기 표면은 부착성 종을 위한 기질 로서 활용된다(Choi et al., 2014a). 그러나, 수생식물에 대 한 어류 포식의 영향은 종에 따라 매우 상이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블루길과 같은 검정우럭과 어류의 경우 식생대 내에서도 활발한 먹이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rowder and Cooper, 1982; Paukert and Willis, 2002). 그러나 식생대의 복잡한 구조 안에서는 블루길을 포 함한 어류의 포식 활동은 현저하게 감소하며, 어류의 과도 한 먹이 섭식을 제한하기 때문에 먹이원의 고갈을 방지하고 유지를 도울 수 있다(Dionne and Folt, 1991; Casatti et al., 2003). 먹이원의 고갈은 포식자들간 경쟁을 심화시키며, 특 정 포식자 종의 우점을 야기한다. 이러한 점에서 수생식물 은 포식자와 피식자간에 상호작용을 조절하며, 이들의 서식 처 내 공존에 크게 기여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 증가에 크 게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주로 여름에 강우량이 집중되기 때문에 물 부족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대부 분의 농경지 주변에는 소규모의 웅덩이(대부분 습지)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들 웅덩이들은 대부분 수심이 얕고 영양염류가 풍부하게 유입되기 때문에 수생식 물에 의해 빈번하게 우점되는 특징을 가진다. 그래서 이들 수체에서 어류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들의 분포나 상호작용 은 수생식물에 의해 강하게 영향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외 의 경우, 수생식물은 어류를 포함한 다양한 동물 군집간 상 호작용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태 계의 주요 기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연구되어 있다 (Burks et al., 2002; Warfe and Barmuta, 2004). 특히, 어류는 식생대를 구성하는 수생식물의 구조나 형태에 가장 크게 영향받으며, 이러한 효과는 생태계의 구조나 기능 변화를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중요성에서 불구하고, 국내의 경우 어류의 종조성이나 분포에 대한 이해에 수생식 물의 역할은 간과되어 왔다. 더욱이, 현재 국내 정수역에서 블루길과 베스와 같은 외래종의 우점 비율이 높아지는 시점 에서 이들의 분포에 대한 수생식물의 영향을 파악하는 것은 이들의 조절과 생태계의 기능 유지 측면에서 중요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수생식물이 우점하는 얕은 습지에 서 어류의 종 조성과 분포를 조사하고, 수생식물의 생물량 을 포함한 환경 요인이 어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였다. 도출된 결과를 바탕으로 수생식물의 생물량이 어류 군집에 분포와 종 조성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한다. 각 습지 마다 수생식물의 생물량 및 우점종이 다르며, 이와 같은 차 이는 어류 종조성이나 분포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 된다. 이러한 어류의 분포 특성을 해당 습지의 동물플랑크 톤 밀도와 비교하여 수생식물의 생체량이 어류의 먹이원 활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찰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조사 지점 현황
경상남도는 한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지역 은 대부분이 평야지대로서 범람이 빈번하고 배수가 좋지 않아 다른 지역보다 많은 호소, 저수지, 습지 등이 분포하고 있다. 대부분의 정수역은 강 및 하천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으며, 특히 낙동강과 남강 합류점에 집중되어 있다(Son and Jeon, 2003).
정수역 주변 토지는 대부분 농경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영양염류의 유입 등 인위적인 요인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은 수생식물이 성장하기 좋은 조 건을 제공하며, 그래서 대부분의 정수역에는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에 수생식물이 우점된다. 특히, 갈대(Phragmites australis), 털물참새피(Picris hieracioides), 생이가래(Salvinia natans), 마름(Trapa japonica), 붕어마름(Ceratophyllum demersum) 등과 같은 식물 종은 빈번하게 출현한다.
기존문헌을 통해 경상남도에는 164개의 정수역(습지, 저 수지, 연못 등)이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으나(Choi et al., 2014c), 본 연구의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수생식물에 의해 우점된 얕은 습지 24개소를 선정하였다(Figure 1과 Table 1). 앞에서 언급하였듯이, 우리나라는 몬순 기후의 영향으로 강우량이 여름에 집중되며, 이로 인해 급격한 수 위 상승과 유량 변화가 발생하게 된다(Jeong et al., 2007). 이러한 교란 효과는 여름 강우의 양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가을까지 영향받으며(Choi et al., 2011), 그래서 여름 과 가을에는 강우에 대한 영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강우량 을 제외한 다른 요인과 상호작용을 평가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본 연구의 주요 목적은 수생식물 등의 환경 요인에 대한 어류의 종 조성 및 분포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것이므로, 수환경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조성되는 봄 시기 (5~6월, 2012)에 각 습지에서 한번씩 조사를 수행하였다.
2.환경 요인 측정 및 어류 채집
경상남도에 위치한 24개의 저수지에서 이화학적 요인의 측정 및 어류와 수생식물의 채집을 수행하였다. 이화학적 요인의 측정 항목은 수온, 용존산소, 전기전도도, pH, 탁도 등 5개로, 현장에서 측정되었다. 수온과 용존산소는 DO 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YSI DO Meter; Model 58), pH와 전기전도도는 각각 pH 측정기 (Orion pH Meter; Model 58)와 전기전도도 측정기(Fisher Conductivity meter; Model 152)를 이용하여 측정되었다. 탁도는 각 습지에서 원수 100 ml를 채수한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탁도측정기 (Model 100B)를 이용하여 측정되었다. 각 습지의 면적은 토지피복도와 국토지리정보원에서 발행한 1:25000 수치지 도와 중첩하여 식생이 현저히 구분되는 구간까지 세부적인 경계를 설정하여 최종면적을 산출하였다.
어류의 채집은 투망(망목, 7㎜ × 7㎜), 족대(망목, 4㎜ × 4㎜)를 이용하여 약 200~300m의 거리에서 40분간 수행 하였다. 투망을 이용한 어류 채집은 약 20회 정도 수행되었 으며, 수생식물이 상대적으로 적은 습지에서 주로 이용되었 다. 수생식물의 생물량이 높을 경우, 투망 채집 시 수생식물 에 걸려 어류를 효율적으로 채집하기에 어려움을 가진다. 족대는 주로 수생식물의 생물량이 높은 습지에서 어류 채집 시 주로 활용되었으며, 약 20회 정도 수행되었다. 채집된 어류는 현장에서 즉시 종 수준으로 동정 후 방류하였다. 현 장에서 정확한 동정이 어렵거나, 크기가 작아 동정이 어려 운 경우에는 10% 포르말린 용액에 고정하여 실험실에서 자세하게 동정을 수행하였다. 채집된 어류는 Kim and Park (2002) 및 Nelson (1994)의 분류체계를 따라 종 수준으로 동정하였다. 각 습지에서 어류의 종 조성이나 분포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수생식물의 채집도 병행하였다. 수생식물의 채집을 위해 각 습지지의 수변부에서 1 × 1(m) 방형구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각 습지에서 방형구 조사는 무작위적 으로 3번 수행되었으며, 방형구 안에 있는 모든 수생식물을 채집하였다. 채집된 수생식물은 실험실로 운반하여 60℃에 서 48시간 건조시킨 후 건중량을 측정하였다. 각 습지에서 3번씩 측정된 수생식물의 건중량은 평균을 산출하여 각 습 지를 대표할 수 있는 수생식물의 생물량을 측정하였다.
추가적으로 각 습지에서 어류의 분포에 대한 먹이원의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어류의 먹이원으로 빈번하게 활용되 는(Perrow et al., 1999, Manatunge et al., 2000) 동물플랑 크톤 군집(윤충류, 지각류, 요각류)을 추가적으로 조사하였 다. 동물플랑크톤은 각 습지에서 원수 10 l를 채수한 후, 이를 68 ㎛망목의 네트에 여과시켜 70 ㎖로 농축한 후 포르 말린 5%로 고정하였다. 고정된 동물플랑크톤 시료는 실험 실에서 현미경(ZEISS, Model Axioskop 40)을 이용하여 리 터 (l)당 개체수로 환산하였다. 동물플랑크톤의 개체수 산출 은 Mizuno and Takahashi(1999)의 분류체계에 따랐다.
3.통계 분석
각 습지간에 어류 군집의 유사성을 분석하기 위해 유사도 분석(cluster analysis)을 수행하였다. 또한 수생식물과 이화 학적 요인에 대한 어류의 군집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단 계별 회귀분석(stepwise multiple regression analysis)를 이 용하였다. 이 분석들은 SPSS (ver. 14)를 이용하여 분석되 었다.
결과 및 고찰
1.이화학적 요인 및 수생식물 생물량
1)이화학적 요인
조사기간 동안, 각 습지에서 측정된 이화학적 요인의 값 은 상이하였다(Table 2). 수온은 19.5~27.9℃의 범위를 보 였으며, 점늪(19번), 매곡작은늪(6번), 정양지(20번) 등의 습지에서 가장 높은 수온 값이 관찰되었다. 전체적으로 수 온은 면적이 작은 습지일수록 높았으며, 이 것은 면적이 작 을수록 기온 증가에 상대적으로 쉽게 영향 받기 때문인 것 으로 사료된다.
면적이 큰 습지들의 경우 (대평늪(4번), 우포늪(13번), 화 포늪(24번) 등), 상대적으로 낮은 수온 값이 관찰되었다. 용 존산소는 21.6~128.7%의 범위로서 습지간에 편차가 비교 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용존산소는 매곡작은늪(6번), 번개 늪(8번), 옥열늪(12번), 황새몰늪(24번) 등의 습지에서 가장 높았는데, 이들 습지들에서는 공통적으로 수생식물의 생물 량이 낮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수표면에서 수생식물의 높은 밀도는 대기 중의 산소가 물 안으로 유입 되는 것을 차단하기 때문에, 물 안으로 유입되는 용존산소 의 농도를 감소시킬 수 있다. 더욱이 저층에서 발생하는 분 해 작용에 상당히 많은 양의 산소가 소모되는 것 또한 습지 에서의 낮은 산소 농도에 크게 기여한다(Brinson et al., 1981). 본 연구에서 수표면에 수생식물이 우점하는 습지들 은 대부분 낮은 용손산소 농도를 나타냈다(박실지(7번), 우 포늪(13번), 장척늪(18번), 팔락늪(22번) 등). 전기전도도는 169.8~423.5㎲/cm의 범위였으며, 이는 일반적으로 상류에 위치한 하천 구간에서 약 10~50㎲/cm이며, 도심에 위치한 하천 구간에서 1000㎲/cm 이상의 값을 보이는 점을 감안할 때 상대적으로 적은 범위의 값을 나타냈다. 이는 조사된 습 지들이 대부분 비슷한 토지 피복을 가지며(대부분 농경지), 이로 인해 유입되는 영양염류의 질과 양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습지의 전기전도도 값은 주변 토 지로부터 유입된 영양염류의 종류와 특성에 따라 달라지며, 주변 농경지에서 비료의 사용 등은 전기전도도 값은 증가시 킬 수 있는 주요한 요인이다(Niehoff et al., 2002). pH는 7.1~8.4의 범위로서 대체적으로 중성의 값을 가지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pH는 일반적으로 탄소값과 밀접하게 연관되지 만, 조사된 습지의 경우 탄소 값의 변동은 비교적 낮은 것으 로 사료되었다(Wetzel and Likens, 2000). 탁도는 6.7~32.4 NTU의 범위를 나타냈으며, 대부분의 습지들에서의 탁도 값 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탁도는 강우량 등의 물리적인 요인과 높은 상관성을 가지며,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강우량이 집 중된 여름철에 높은 탁도 값을 빈번하게 관찰할 수 있다 (Jeong et al., 2001). 또한 탁도는 식물플랑크톤 등과 같은 작은 입자의 증가에 따라 높아질 수 있으며, 겨울철이나 여름 철에 Stephanodiscus hantzschii나 Microsystis aeruginosa가 우점 시에 높은 값이 관찰된다(Jeong et al., 2007). 그러나, 봄철에는 강우량 등의 물리적인 요인이 거의 발생되지 않으 며, 식물플랑크톤 또한 상대적으로 안정된 환경을 가질 수 있다. 탁도의 경우, 부유물질뿐만 아니라 식물플랑크톤의 양 등에 의해서 영향 받을 수 있지만, 수생식물이 우점된 습지의 경우 수생식물과 타감작용 등의 상호작용을 통해 식물플랑크톤이 감소할 수도 있다(van Donk and van de Bund, 2002). 각 습지의 면적은 3,889~2,695,060m2로 매우 다양하였으며, 우포늪(13번), 화포늪(23번) 등의 습지가 가 장 큰 면적을 보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습지는 작은 면적이 었으며, 수생식물의 높은 풍부도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 다.
2)수생식물 생물량
수생식물의 건중량 또한 습지에 따라서 상이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습지에서 측정된 수생식물의 건중량은 13.5~92.4g으로 편차가 상당하였으며, 이와 같은 수생식물의 건중량 차이는 각 습지에서 우점하는 수생식물 의 종에 의해 영향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생식물의 건중 량이 높은 습지에서는 공통적으로 붕어마름이나 생이가래 등의 수생식물이 우점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갈대, 털물 참새피, 생이가래 등의 식물 종이 우점하는 습지에서는 상 대적으로 적은 건중량이 관찰되었다. 특히 박실지(7번), 연 당지(11번), 우포늪(13번) 등의 습지는 80g 이상의 수생식 물 건중량이 측정되어 상대적으로 높은 생물량의 수생식물 에 의해 우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생식물의 형태나 구 조적인 특징은 수생식물의 생물량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으로 작용하며, 수생식물을 활용하는 다양한 동물들의 분포 나 개체 유지에 강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할 수 있다(Wolcox and Meeker, 1992).
2.어류상 분포
조사 기간 동안, 어류는 총 8과 20종이 동정되었으며, 총 789 개체가 채집되었다(Table 3). 과별 출현 개체수 비율은 잉어과(Cypinidae)에 속하는 어류가 우세하게 분포하는 것 을 확인할 수 있는데(약 52.3%), 이는 국내에 서식이 확인된 담수 어류 중 잉어과의 어류가 다른 분류군에 비해 더욱 다양하게 분포하는 특성과도 일치한다(Kim and Park, 2002). 그 밖에 검정우럭과(Centrarchidae)가 41.8%, 미꾸 리과(Cobitidae)가 3.4%, 동자개과(Bagridae)가 1.3%, 가물 치과(Channidae)가 0.6%, 동사리과(Odontobutidae) 0.4%, 드렁허리과(Synbranchidae)가 0.3%, 메기과(Siluridae)가 0.1%로 나타났다. 조사된 전체 습지 내에서 우점종은 블루 길(Lepomis macrochirus)이며 조사 기간 동안 총 240 개체 가 채집되었고, 붕어(Carassius auratus) 또한 총 194 개체 로 블루길 다음으로 높은 개체수를 보였다. 그 밖에 참붕어 (Pseudorasbora parva)와 베스(Micropterus salmoides) 또 한 각각 79와 88 개체로 조사된 습지에서 빈번하게 출현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어류 개체수가 채집된 습지 는 번개늪(8번)으로 총 88 개체가 출현하였으나, 대부분 블 루길이었으며 다른 어류 종은 거의 채집되지 않았다. 우포 늪(13번) 또한 86 개체로 많은 수의 어류가 채집되었으며, 번개늪과 마찬가지로 블루길이 우점하기는 하였지만 상대 적으로 다양한 종이 출현하였다(총 10종).
각 습지에서 조사된 어류의 분포에 대한 이화학적 요인 및 수생식물의 생물량과 단계별 회귀분석을 통해 상관성을 평가한 결과, 어류 개체수는 수생식물의 건중량과 밀접하게 연관되었다(df=1, F=32.00, P=0.001; Table 4). 그러나 수 온, 용존산소, 전기전도도, pH, 탁도 등의 이화학적 요인은 어류 분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식생대는 다양한 동물들을 위한 서식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포식자를 피하기 위한 피난처로서의 역할을 겸한다(Stansfield et al., 1997; Warfe and Barmuta, 2004). 수생식물의 이러한 기능 으로 인해 식생대는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기에 적당하며, 늪은 생물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요인이다(Geurts et al., 2008). 특히, 어류는 식생대에서 서식하면서, 조류 (bird)나 육식성어류 등의 포식으로부터 회피할 수 있으며 (Okun and Mehner, 2005), 동물플랑크톤 등의 먹이원이 풍 부하게 제공되기 때문에 성장과 발달에 용이하다(Robertson and Lenanton, 1984). 수생식물과 어류간에 영향에 대해서 연구한 일부의 기존 연구에서는 수생식물이 어류의 포식활 동을 저해할 수 있다고 제안하였지만(Diehl, 1988; Warfe and Barmuta, 2004), 잉어과 어류의 경우 식생대 내에서도 활발한 포식활동을 가질 수 있다. 본 연구에서도 또한 잉어 과 어류는 조사된 습지에서 가장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 며, 조사된 습지 대부분이 수생식물이 우점한 습지인 것을 감안하면 이와 같은 현상은 기존 연구와 비슷한 것으로 사 료되었다.
검정우럭과 어류 또한 잉어과 어류 다음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개체수를 보였다. 검정우력과 어류를 구성하는 대부분 의 어류 종은 블루길 및 베스와 같은 외래종으로, 대부분의 습지에서 빈번하게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루길과 베 스 또한 잉어과 어류와 비슷하게 식생대 내에서 발달된 포 식활동을 보이는 것으로 연구되어 있으며(Crowder and Cooper, 1982; Paukert and Willis, 2002), 특히 블루길은 식생대의 복잡한 구조 안에서도 매우 활발한 먹이 활동을 가질 수 있다(Werner and Hall, 1977, Mittelbach, 1981). 또한 다른 어류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빠른 개체군 성장 을 가지기 때문에 경쟁에서 우위를 가질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성으로 인해 블루길과 베스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빈번하 게 출현하고 있으며(Lee et al., 2008), 토착어종의 감소를 야기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Terachima, 1980). 비록 블루길과 베스는 습지 및 하천의 생물자원 증가를 위해 외국으로부터 유입되어 우리나라 수역에 방류되었으 나, 생태계 교란 등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 이다.
각 습지에서 조사된 어류 종에 대해 유사도 분석을 수행 한 결과, 크게 3 집단으로 구분되었다 (Figure 2). 3개로 구분된 집단에 속한 각 습지들은 유사도가 40%이상으로 높은 유사성을 보였다. 각 집단별 특성을 살펴보면, 집단 1은 번개늪(8번)만이 속해 있었으며, 주로 검정우럭과 어류 만이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나, 다른 습지와 뚜렷하게 구분 되었다. 특히 블루길은 번개늪에서 출현하는 전체 어류 중 에서 약 9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매우 높은 우점률 을 보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집단 2는 연당지(11번), 월포 늪(16번), 팔락늪(22번) 등의 습지가 속하며, 주로 잉어과 어류인 붕어에 의해 우점되어 집단 1과 차이를 보였다. 또한 집단 2에 속한 습지들은 상대적으로 많은 어류 개체수를 보였으며, 이는 수생식물의 높은 생물량과 관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생식물의 높은 생물량은 포식자와 피식자간에 상호작용을 조절하며(Jeppesen et al., 1998, Pelicice and Agostinho, 2006), 특정 어류 종의 과도한 우점을 방지하기 때문에 종 다양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집단 3에 속한 습지 에서는 대부분 블루길이 가장 높은 개체수를 보였으나, 전 체적으로 다양한 어류 종이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어류 먹이원 활용 가능성 평가
각 습지에서 어류 먹이원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해 어류의 대표적인 먹이원인 동물플랑크톤을 평가하였다 (Figure 3). 동물플랑크톤 밀도는 습지에 따라 상이하였으 며, 298~3,546 ind. L-1의 범위를 보였다. 동물플랑크톤 밀 도는 주로 수생식물의 생물량이 높은 습지에서 큰 밀도는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우포늪(13번)은 가장 높은 수생식물 생물량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되었으며, 동물플랑 크톤 밀도 또한 조사된 습지 중에서 가장 높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기존 논문의 결과에서도 유사하게 보고되었다(Choi et al., 2012; Choi et al., 2013). 일반적으로 수생식물은 포식자의 과도한 포식활동을 제한하여 피식자의 밀도 유지 및 증가에 크게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arfe and Barmuta, 2004). 피식자의 밀도 유지 및 증가는 어류가 활 용할 수 있는 먹이 자원을 지속적으로 유지시키며 어류의 개체군 성장을 돕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수생식물이 우점된 환경에서는 포식자와 피식자가 적절하게 공존하는 양상을 보이며, 어느 한 종이 과도하게 우점하거나 절멸되 는 경우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습지의 생산성 및 높은 생물다양성은 수생식물의 생물량과 강하게 관련된다고 할 수 있다. 높은 영양염류와 먹이자원의 다양성은 소비자의 개체군 유지 및 성장에 크게 기여하며, 먹이망 내의 다양한 구성원들의 유 지와 상호작용은 먹이망의 건강성 및 기능 증대를 돕는다. 그래서 수생식물은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증가를 위한 핵심 적인 요인(keystone species)으로서 평가될 수 있다. 향후, 본 연구의 결과들은 습를 복원하거나 새로 만들 때, 생물다 양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자료로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복잡한 형태나 구조를 가지는 수생식물의 식 재는 생물다양성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Choi et al., 2014c), 식재하고자 하는 수생식물 종은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