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산불은 산림생태계에 중요한 교란(disturbance) 중 하나 로 서식지 구조와 자원의 가용성을 변화시켜 동·식물의 생 존과 서식지 이용을 결정짓는 중요한 과정이다(Gramstrom, 2001; Smucker et al., 2005). 산불의 발생은 일반적으로 미피해지역, 고사목, 도목 등이 섞여 분포하는 모자이크 패 턴을 남기며(Turner et al., 2003), 교란을 받은 지역은 기존 과 다른 방향으로의 천이과정을 겪게 된다. 산불 후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경관 수준에서의 이질성과 다양성에 영향을 주어 그 지역 동·식물 종 구성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Smucker et al., 2005; Choi et al., 2007).
산불 피해지는 경제적인 손실의 회복과 표면적인 생태복 원을 위해 잔존목과 고사목을 제거하는 산림시업을 일반적 으로 실시하게 된다(Sessions et al., 2004). 이러한 산불 복 원 방법은 많은 육상 생태계의 종과 개체군, 군집에 부정적 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생태계의 상위 포식자인 조류는 식생과 먹이 자원인 곤충 등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므로 산불 후 복원 방법과 관련된 조류의 군집 및 종다양성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수행되었다(Hutto and Gallo, 2006; Saab et al., 2007). 따라서 국내에서도 산불 후 일반적으로 시행되는 시업과 자연복원 방법이 산불 후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여, 2000년 강원도 대형 산불 이후 국내의 단기적인 산불 연구의 한계성을 극 복하고자 산불 피해지인 삼척 일대에 장기생태 연구 지구를 설정하였다(Choung et al., 2004). 이후 관련 연구들을 통해 피해목의 제거 및 식재가 실시되는 일반적인 산불 후 처리 과정은 먹이와 둥지자원의 감소, 서식환경의 다양성 손실 등으로 인해 조류 개체군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며, 조류 군집의 효율적인 복원 및 다양성 증진을 위해서는 피 해목의 존치가 필수적이라 제시되었다(Choi et al., 2007; Lee et al., 2009; Lee et al., 2011; Choi et al., 2014).
Choi et al. (2007)은 동일 지역에서 수행된 연구를 통해, 피해목을 방치한 지역의 경우 산불 후 5~6년 지난 초기 천 이단계의 조류 군집 밀도는 미피해지역에 비해 낮지만 종다 양성의 경우 오히려 미피해지역에 비해 높다고 하였다. 그 후 Lee et al. (2011)은 산불 발생 7~8년 후 동일한 지역에서 연구를 수행하여 피해목 방치 지역의 종다양성이 미피해지 역에 비해 낮은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 하였다. 또한, Choi et al. (2014)은 시간에 따른 종구성의 변동을 파악하여 피해 목 방치 지역의 경우 미피해지역과 종구성이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며, 피해목을 벌채 지역은 개방지(open habitat) 를 선호하는 종으로 방향성을 보인다하여 산불 후 관리방법 에 따른 천이과정에 의해 조류 종 구성 변동 과정을 보여주 었다. 이러한 연구들로 인해 산불피해지의 복원과정은 번식 기 조류군집의 종 구성에 많은 변동을 동반하며(Raphael et al., 1987), 산불로 인한 천이과정은 아직 진행 중에 있다 는 것이 확인 되었다.
따라서 산불피해지의 복원방법에 의한 영향은 보다 장기 적이고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종 구성의 변동을 파악할 필 요성이 있으므로, 본 연구는 강원도 삼척의 산불 발생 후 13년이 경과한 지역에서 복원방법의 차이가 번식기 조류 개체군과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실시되었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2000년 4월, 9일간 발생한 대형 산불로 23,794 ha의 산림피해를 입은 강원도 삼척시 원덕읍 검봉산 지역 (129° 1֯6ˈ E, 37° 1֯3ˈ N)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Figure 1). 연구 대상지는 태백산맥이 가로지는 지리적인 여건으로 강 하고 건조한 바람을 동반하였고 산불 당시 불규칙한 난기류 와 상승기류의 형성으로 인해 불씨가 공중으로 퍼지는 비산 화의 영향으로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가 발생하여 국내에서 발생한 최대의 산불로 기록되었다(Choung et al., 2004). 또한 수관화를 시작으로 지표화로 번지는 전소의 과정을 거쳐 심각한 피해를 입은 지역에 해당한다(Choi et al., 2014). 산불 전 70%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와 혼효림 28%, 활엽수림 3%로 구성되어 있었고 임분의 식생구조와 지형적인 경사 도의 차이 등으로 인해 산불 발생 후 미피해지역과 피해지 가 존재하는 모자이크 형태를 띠게 되었다(Choung et al., 2004). 산불 피해지는 대부분 잔존목 제거 후 식재를 하는 일반적인 산림시업이 실시되었고, 그 중 일부 지역은 자연 적인 복원을 유도하기 위해 피해목과 도목을 방치하였다. 산불 후 자연복원지는 초기에 참나무류 맹아로 인해 급속한 성장을 보인 후 2003년 이후 둔화 되었으며, 2006년에는 피해목이 쓰러짐으로 인해 맹아수가 감소하였지만, 비교적 지속적이고 빠른 성장을 보여 2013년에는 상·하층 모두 참 나무류가 우점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다. 반면 산불 후 산림 시업복원지는 고사목과 잔존목을 제거한 후 소나무의 조림 을 2005년까지 실시하여 하층을 중심으로 소나무가 우점하 고 있지만, 일부지역은 참나무류(Quercus spp.)에 의해 피 압되어 혼재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또한 풀베기 및 가지치 기 작업, 간벌(thinning)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어 인위 적인 2차 간섭이 발생하고 있다.
산불 후 복원방법에 의한 서식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 해 자연적인 복원 방법을 유도한 자연복원지(nonintervention stand: NI)와 산림시업복원지(intervention stand: IT)를 대 상으로 교목층(tree layer, 수고 8m이상)과 아교목층(subtree layer, 수고 2~8m), 관목층(shrub layer, 수고 1~2m), 고사 목(snag), 잔존목(coarse woody debris: CWD)의 목본수를 각각 파악하여 산불피해를 입지 않은 미피해지역(control stand: CO)과 비교하였다. 각 지역의 식생 조사지점은 최소 30m 이상의 간격으로 임의 선택하여 반경 2.5m 원 안에서 이루어졌으며, 각 지역 당 48개 지점에서 조사를 실시하였다.
2연구 방법
산불 후 복원방법에 따른 번식기 조류 개체군과 군집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자연복원지 와 산림시업복원지, 대조구로서 산불 미피해지역에서 조사 를 실시하였다. 서식지 별로 6개의 각 정점(0.8ha)을 임의로 선정하여 6회 반복하여 총 108개 지점에서 정점조사(point survey)를 실시하였다. 조사는 조류 활동이 가장 활발한 맑 은 날을 대상으로 일출 30분 전에 시작하여 오전에 종료하 였고, 각 정점에서 가상원을 설정하여 15분간 반경 50m이 내에 종들을 육안, 쌍안경, 울음소리를 통해 출현하는 종과 개체수를 기록하였으며(Reynolds et al., 1980), 종 분류 및 목록정리는 Lee et al. (2000)을 참고하였다.
관찰된 종 및 개체수는 Shannon-Weaver 지수(Hˈ)를 이 용한 종 다양성(species diversity) 분석을 통해 각 서식지별 로 비교하였고, 종 별 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각 종별 지역 간 출현 밀도를 비교하였다. 또한, 길드 분석을 통해 복원방 법에 의한 둥지 자원과 먹이 자원의 차이가 조류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였다. 번식을 위한 둥지 자원 이용과 관련된 영소 길드(nesting guild)는 수관(C: canopy), 지상 및 하층식생(GS: ground-shrub), 일차 수동(P: primary cavity), 이차 수동(S: secondary cavity), 기타 구멍(H: other hole), 암벽(CL: cliff) 그리고 탁란(BP: brood parasite) 등으로 구 분하였으며, 먹이자원 이용과 관련된 채이 길드(foraging guild)는 엽층 탐색(FS: foliage searcher), 지상 및 하층식생 섭식(GF: ground-shrub forager), 공중 곤충 추적(AI: aerial insect pursuer), 수간 및 나무줄기 천공(TD: timber drillers), 외부 수피 탐색(BG: bark gleaners) 등 산림성 조류의 주요 섭식 위치에 따라 구분 하였고, 그 외 사냥 포식(HP: hunting predators), 다이빙(DI: divers) 무리 등 행동에 의한 채이 길드도 구분하였다(Choi et al., 2007; Lee et al., 2009).
번식기 중 연구 대상 지역 내부에서 확인된 낮은 조류 밀도에 대한 통계 분석을 위해 각 지역별로 함께 조사된 6개 정점의 결과를 통합하였으며, 따라서 3개 지역별로 총 6회 조사의 결과를 SPSS 18.0을 이용하여 일원 분산분석 (simple one-way ANOVA)으로 분석하였다. 각 변수가 P<0.05 수준에서 서식지 간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에 는 Bonferroni multiple-comparison test를 이용하여 사후 분석하였다(Lee et al., 2011). 수치는 평균±표준오차(Mean±SE) 의 형태로 제시하였다.
결 과
1서식지 산림환경 차이
각 서식지의 산림환경은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Table 1). 산불의 발생으로 인해 교목층의 목본수는 거의 소실되어 낮은 값을 나타냈다. 산불 후 자연 복원 방법으로 13년 동안 방치된 지역은 참나무 잔존목의 맹아로 인해 빠 른 성장을 보여 산림시업을 실시한 지역에 비해 높은 아교 목 목본수를 보였으며, 많은 고사목 및 수목 잔존물이 존재 하고 있다. 피해목 제거와 식재 등 산림시업을 실시한 산림 시업복원지는 비교적 낮은 교목, 아교목본수를 보인 반면, 높은 관목수를 보였으며, 고사목과 수목 잔존물의 경우 자 연복원지에 비해 낮은 값을 나타냈다. 또한 대부분 소나무 의 식재가 이루어졌지만 일부 지역은 참나무에 의해 피압되 어 소나무와 참나무가 하층에 혼재하는 형태로 존재하고 있었다.
2조류 군집 차이
산불 후 자연복원지, 산림시업복원지, 산불 미피해지 등 3지역에서 총 31종 436개체의 조류가 관찰되었다. 지역별 로는 자연복원지에 24종 172개체, 산림시업복원지에 14종 81개체 그리고 미피해지역 25종 183개체가 관찰되었다. 평 균 종수(no. of species), 개체수(no. of individuals), 종다양 도(species diversity index)는 모두 자연복원지가 산림시업 복원지에 비해 높게 나타났으며, 미피해지와 자연복원지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Table 2).
3종별 차이
전체 지역에서 관찰된 총 31종에 대한 각 종의 서식 밀도를 비교한 결과, 8종이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Table 3). 그 중 벙어리 뻐꾸기(Cuculus saturatus), 오색딱다구리(Dendrocopos major), 쇠유리새(Luscinia cyane) 등 3종은 지역별로 차이를 보여, 자연복원지의 서식 밀도는 미피해지와 유사하였으나 산불 후 산림 시업을 실시한 경우에는 모두 감소하는 것으로 나 타났다(C. saturatus: P=0.004; D. major: P=0.006). 반면 멧새(Embriza cioides)는 다른 두 지역에 비해 산림시업복원 지에서 높은 밀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P=0.022).
곤줄박이(Parus varius, P<0.001)와 쇠박새(Parus palustris, P=0.001)는 복원 방법에 상관없이 미피해지역에서 높은 밀도 를 보였다. 호반새(Halcyon coromanda), 오목눈이(Aegithalos caudatus), 박새(Parus major)는 산불 후 자연복원지에서 산림시업복원지와 미피해지역에 비해 높은 밀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H. coromanda: P<0.022; A. caudatus: P<0.001; P. major: P<0.001).
4길드에 따른 조류 군집 차이
산불 후 복원방법의 차이로 인한 섭식 환경의 변화가 조류 군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한 결과, 수관 탐색 조류(foliage searcher)와 수간 및 나무줄기 천공 조류(timber driller)는 산불 후 산림시업복원지역이 자연복원지역과 미피해지역 에 비해 낮은 서식 밀도를 보였다(Table 4; foliage searcher: P<0.001; timber driller: P=0.006). 일차 수동성 조류(primary cavity nester) 및 이차 수동성 영소 조류(secondary cavity nester)의 서식 밀도는 자연복원지역과 미피해지역 사이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산림시업복원지역에서는 서식 밀 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P<0.001).
고 찰
1조류 군집의 차이
산불 후 산림시업복원지는 자연복원지와 미피해지에 비 해 낮은 평균 종수와 개체수, 종 다양도를 보였다. 반면, 자연복원지는 미피해지역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종 풍 부도의 경우 오히려 높은 경향을 보였다. 산불 후 피해목과 잔존목은 조류의 먹이와 둥지 자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Hutto and Gallo, 2006) 인위적인 복원 방법에 해당 하는 피해목과 잔존목의 제거는 조류의 종수와 개체수, 종 다양도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연복원지 역의 경우 피해목으로 부터 발생한 참나무 맹아를 중심으로 아교목층의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반면, 개벌(clear cut) 후 소나무 식재 및 간벌, 풀베기 작업은 산림 층위의 일률적 인 단순화의 원인이 되어 조류의 서식지 이용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산불 피해지역의 종수와 개 체수, 종다양도는 피해목의 제거 및 식재를 한 지역이 다른 두 지역에 비해 낮은 값을 나타낸 기존의 연구와 동일한 결과이다(Choi et al., 2007; Lee et al., 2011; Choi et al., 2014). 기존 2005~2006년의 연구에서 자연복원지역의 종 다양도의 경우, 미피해지역에 비해 높은 경향을 보이다가 (Choi et al., 2007) 2007~2008년은 미피해지역에 비해 낮 은 경향을 보인 후(Lee et al., 2011), 2013년의 경우 미피해 지역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산불 후 피해지는 시간이 경 과하면서 층위의 변화, 고사목의 감소 등으로 환경의 변화 를 거치게 되는데(Raphael et al., 1987), 본 연구지에서 산 불 후 천이 초기 단계에 해당하는 2005-2006년 기간 중 확 인된 자연복원지역의 높은 종 다양도는 산불로 인한 서식환 경의 다양성 증가와 새로운 종의 유입으로 인한 결과이며 (Choi et al., 2007), 이후 도목의 쓰러짐과 맹아의 감소, 천이의 진행에 따라 산림이 회복되고 개방지를 선호하는 유입 조류의 감소로 인해 2007~2008년의 종 다양성의 감소 로 이어진 후, 산불 후 13년이 지난 후인 본 연구에서 자연 복원지역은 천이에 따른 환경 및 조류의 서식 현황 등이 미피해지역에 근접하여 비교적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 로 해석된다.
2종별 차이
산불 후 산림 시업에 의해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된 벙어 리뻐꾸기와 오색딱다구리, 쇠유리새는 각각 수관층 채이 길 드(foliage searcher)와 탁란(brood parasite), 수간 및 나무 줄기 천공(timber driller) 및 일차수동성(primary cavity) 길 드, 그리고 지상 및 하층식생에 의존하는 영소 및 채이 길드에 속한다. 오색딱다구리는 산불 후 고사목과 잔존목에 의해 먹 이 및 둥지 자원 이용에 많은 이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산불 후 잔존목과 고사목을 제거하는 시업은 오색딱다구리의 먹이 와 둥지자원의 감소로 이어져 오색딱다구리의 밀도 감소에 큰 영향을 준 것이라 생각된다(Murphy and Lehnhausen, 1998; Choi et al., 2007; Nappi et al., 2010). 벙어리뻐꾸기 의 경우 수관층 채이 길드로서 먹이 섭식을 위해서 아교목 층과 교목층의 층위 발달이 필수적인데 개벌 후 식재와 정 기적인 간벌 및 풀베기, 가지치기 시업은 결국 산림 층위의 단편화로 이어져 벙어리뻐꾸기의 서식에 적합하지 않은 환 경을 조성하여 밀도에 차이를 보인 것이라 생각된다. 또한 산림 시업으로 인한 환경 변화가 벙어리뻐꾸기의 주요 탁란 종인 솔새류(Tojo et al., 2002) 등 산림 내부에 번식하는 숙주 조류의 감소로 이어진 것도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 된다. 반면 유사한 탁란 습성을 보이는 검은등뻐꾸기(C. micropterus)와 뻐꾸기(C. canorus), 매사촌(Hierococcyx hyperythrus)에서의 서식 밀도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 은 무엇보다 국내의 뻐꾸기류가 탁란종으로 선호하는 숙주 종 및 번식 환경이 서로 다르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검은등 뻐꾸기와 매사촌 등은 출현 빈도가 낮아 통계적인 유의성 을 충족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탁란 조류의 서식지 선호도와 숙주 선택 등 산불 후 복원방법과 연관된 생태적 차이를 규명하기 위해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 로 생각된다. 쇠유리새는 지상 및 하층식생에서 먹이를 구 하고 둥지를 트는 종으로 비교적 어두운 숲속의 땅위를 선 호한다(Lee et al., 2000). 정기적인 풀베기와 간벌 및 가지 치기는 쇠유리새의 서식 및 먹이활동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 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되며, 본 식생 조사에서 확인된 바와 같이 인위적인 복원 작업으로 인한 낮은 식생의 성장과 밀 도는 쇠유리새의 서식에 불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과는 달리 산불 후 산림시업복원지에서 높은 밀도를 보인 멧새는 지상 및 하층에서 먹이를 탐색하고 둥지자원을 이용하는 종으로 보다 개방된 환경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므로 높은 밀도를 보인 것이라 생각된다(Raphael et al., 1987; Choi et al., 2014).
박새류는 수관층 채이 길드이며 이차 영소 길드에 속하는 종으로 모두 산불과 고사목 벌채에 큰 영향을 받는 종에 해당한다(Hutto and Gallo, 2006; Bellia et al., 2011). 기존 의 연구에서 박새류는 미피해지역에서 높은 밀도를 보였으 나(Choi et al., 2007; Lee et al., 2011), 본 연구에서는 박새 의 경우 자연복원지에서 높은 밀도를 보였고, 곤줄박이와 쇠박새는 미피해지역에서 가장 높은 밀도를 보였다. Lee and Kim (1996)은 번식기 동안 곤줄박이는 주로 울창한 산림의 자연생태계를 이용하고 박새는 도심에 위치한 훼손 된 생태계를 주로 이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으며, 이는 몸집의 크기에 따른 사회적 우점도(social dominance) 의 영향이라 제안하였다. 또한 박새와 곤줄박이는 동일한 먹이자원을 공유하므로(Lee and Kim. 1996) 이러한 사회 적 우점도에 의해 수직·수평적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의 이동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자연복원지역 과 미피해지역에서 차이를 보인 것이라 생각된다(Alatalo and Moreno, 1987; Jablonski and Lee, 1999). 쇠박새의 경우 박새와 곤줄박이에 비해 몸 크기가 작은 편이며 주로 하층에서 먹이를 구하는 시간이 많은 종으로 산림 층위가 고르게 발달한 미피해지역이 비교적 먹이를 구하기에 용이 할 수 있으므로 미피해지역에서 높은 밀도를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Kang and Cho, 2006; Hinsley et al., 2007).
호반새와 오목눈이는 자연복원지역에서 높게 나타났으 나, 그 차이가 미비하며 주로 발견된 지역이 자연복원지와 미피해지가 만나는 숲 가장자리(forest edge)였다. 숲 가장 자리는 일반적으로 종 다양성에 이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그 공간적인 범위를 정하기 쉽지 않고 둥지 의 포식압이 높은 등 많은 불리한 점도 작용한다(Yahner, 1988; Batary and Baldi, 2004). 두 종이 자연복원지에서 발견된 것은 숲 가장자리 효과라 단정 지을 수는 없으며, 미피해지역에 서식하는 종이 두 지역이 만나는 숲 가장자리 에서 발견 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차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이라 판단된다.
3길드에 따른 조류 군집 차이
본 연구에서 수관층 채이 길드는 산불 피해 후 복원방법 에 따른 차이를 보였으며, 미피해지역과 자연복원지에서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수관층 채이 길드는 수관 및 나무 줄기에서 먹이를 구하는 무리로 피해목의 벌채와 식재 및 가지치기로 인한 층위 단편화는 이들 무리에 먹이자원 감소 와 서식 및 번식 공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어 이러한 인위 적인 간섭을 받은 지역에서 낮은 밀도를 보인 것으로 판단 된다(Greenberg et al., 1995; Choi et al., 2007; Lee et al., 2011).
산불 후 발생하는 피해목과 고사목은 딱다구리류와 같은 일차 수동성이자 수간 및 나무줄기 천공 길드에게 번식처와 먹이 자원의 제공 등 많은 이로운 측면들이 부각되어 왔다 (Lehmkuhl et al., 2003; Saab et al., 2007; Lee et al., 2009). 본 연구에서도 수간 및 나무줄기 천공 길드와 일·이 차 수동성 길드는 피해목과 고사목의 벌채지에서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 피해목 벌채와 같은 산림 시업은 이들 길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차 수동성 길드 의 경우 직접 수동을 만들지 못하여 일차 수동성 조류가 사용한 둥지를 다시 사용해야 하므로 일차 수동성 조류의 서식 유무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되어 밀도가 감소하게 된다 (Hutto and Gallo, 2006; Choi et al., 2007). 이들 무리의 서식을 위해서는 산불 후 피해목과 고사목의 방치가 필수적 이라 판단되며, 인공둥지의 같은 둥지 자원 제공은 서식밀 도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Twedt and Henne-Kerr. 2001).
동일 지역에서 수행된 2008년까지의 연구에서는 모든 길 드의 조류가 미피해지역에 비해 자연복원지역에서 낮은 밀 도를 보였다(Choi et al., 2007; Lee et al., 2011).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수관층 채이 길드와 일·이차 영소 길드, 수간 및 나무줄기 천공 길드 모두 미피해지역과 자연복원지역 간에 밀도의 차이를 보이지 않아, 산불 후 자연복원 방법을 유도한 지역은 13년의 시간이 경과 후 미피해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회복되었음을 의미한다. 또한 산불 후 산림시업복 원지와 자연복원 지역은 여전히 큰 차이를 보여, 산불 후 자연적인 복원 방법은 벌채와 식재 및 가지치기, 풀베기와 같은 인위적인 간섭 방법에 비해 조류의 서식 및 복원의 측면에서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생각된다.
본 연구 및 기존의 연구를 종합할 때, 산불 후 초기 조류 군집의 빠른 복원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벌채와 식재 및 가 지치기, 풀베기, 간벌과 같은 인위적인 산림시업을 지양하고 자연복원을 유도하는 것이 조류의 밀도와 종 다양성 회복을 위해 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