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다양성은 작게는 한 지역에 살고 있는 생물종이 얼마 나 다양한가를 의미하며, 크게는 종의 다양성뿐만 아니라 각 종이 가지고 있는 유전적 다양성과 생물이 살아가는 생 태계의 다양성을 모두 포함한다(Lee et al., 2010). 생물다양 성의 유지는 종과 자연군집은 물론 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하며(Wilson, 1992), 도시계획 시에도 생물다양성의 유 지를 위한 대안들이 포함되어야 한다(White, 1994). 생물다 양성의 감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개체군 차원 의 보호가 아니라 서식지관리 차원의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 하며(Park et al., 2009), 서식지의 보호 및 관리를 위해서는 서식종과 서식지와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Hur et al., 2003; Park et al., 2009).
생물의 분포와 빈도는 서식지의 질과 양, 경쟁자, 포식자 및 기생자의 존재와 같은 선택압(selective pressures)에 의 해 조절될 수 있다(Furness and Monaghan, 1987; Kang, 2012). 이 중 조류는 그 서식지를 인간의 생활권과 공유하는 경우가 많고 환경변화에 비교적 민감하게 반응한다. 또한, 생태계 구성원으로서 먹이사슬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 을 하고 있으며 환경변화 파악 인자로서 좋은 지표로 활용 되고 있다(Krebs, 1994; Devictor et al., 2007; Lin et al., 2008, Kang, 2012). 국내에서 야생조류와 서식지와 관계에 관한 연구는 다양하게 진행된 바 있다(Lim et al., 2007; Kang et al., 2008b; Kim et al., 2008; Kang et al., 2009c; Kim et al., 2010a; Kang, 2012). 시화호 지역의 조류 관련 연구는 몇몇 연구가 진행되었다(Yoon, 2004; Hur et al., 2005; Yoo et al., 2009; Yoo et al., 2010). 하지만 일부지역 에 대한 서식 영향과 변화상을 연구하였거나 특정 대상종에 한하여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Kang, 2012) 시화호 일 대 지역에 대한 서식지와 조류의 관계에 관한 연구는 계속 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 연구는 경기도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에 걸쳐있는 시화 호 남측 초지지역을 대상으로 대표적인 식생과 수공간의 유 무에 따른 조류군집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으며 향후, 생물 다양성 유지 및 증진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조사지역 및 범위
조사지역은 한국의 경기지역에 위치한 시화호(N: 37° 1 6′ 29.10″ ~ 37° 17′ 30.50″, E: 126° 34′ 38.35″ ~ 126° 50′ 15.49″)이며 행정구역 상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에 속 해 있다. 1987년 착공한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 방아머리를 잇는 주방조제가 1994년에 완공되면서 조성된 인공호수이다. 방조제의 총 길이는 12.7km, 호수 면적은 56.5㎢, 유역 면적 476.5㎢이다. 방조제 건설로 시화호 남측 에 형성된 간석지 면적은 97.09㎢에 이른다. 담수호를 목적 으로 조성한 시화호는 수질 오염을 해결하고자 1997년 해 수 갑문을 개방하였으며, 2000년도에 담수화를 포기하고 해수호 전환을 확정하였다. 현재 시화호는 관리를 위한 인 위적인 수위조절로 인해 남측지역은 호수 주변의 드러난 갯벌에 식물 천이가 이루어져 초지 환경이 존재하고 있다.
본 연구의 조사범위는 시화호를 중심으로 남측 초지 일대 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조사지역의 구분은 시화호 상류, 공 룡알화석지, 남측간척지의 3개 지역으로 구분하였으며 (Figure 1), 시화호상류는 대부분 산조풀 군락으로 이루어 져 있으며, 수공간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공룡알화석지는 산조풀과 띠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시화호와 연결되어 있는 수로를 포함하고 있다. 남측간척지는 산조풀과 띠 염 생식물 군락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저수지를 포함하고 있다 (Table 1).
2조사 방법 및 분석
조사는 2009년 1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매월 1회씩 총 24회 실시하였다. 조류는 관찰되는 주로 초지환경에 의존하 여 서식하는 참새목 조류를 대상으로 하였으며, 세력권이 넓고 이동성이 강하며, 초지의 설치류 및 소형조류를 먹이로 하는 매목 또한, 서식조류에 포함하였다. 쌍안경(Olympus 8×)과 망원경(Field scope, Nikon 20~60×)를 이용하여 선 조사와 정점조사를 병행하였으며, 조사구간 내에서 관찰되 는 조류의 종과 개체수를 기록하였다. 울음소리에 의한 확 증된 개체도 포함하였다. 조류의 분류 및 종명(영명, 학명) 은 The Ornithological Society of Korea(2009)의 체계를 따랐으며, Lee et al.(2014)을 참고하였다.
조사결과의 정리는 지역별 관찰된 종수는 24회 관찰된 전체 조류 종수로 하였고, 개체수는 매회 관찰된 조류의 최 대개체수를 합한 최대합계수로 하였다. 분석에 이용된 공식 은 다음과 같다.
○ 종다양도(Species diversity : H')
H' = -Σ(ni/N) × ln(ni/N)
(N: 총 개체수 ni : 제 i번째 종의 개체수)
○ 풍부도(Richness : Da)
R' = (S-1)/ln(N)
S : 전체 종수, N : 총 개체수
통계분석은 SPSS(version. 18.0)을 활용하여 지역별, 연도 별, 월별 분석된 각 지수의 분산분석은 Analysis of Variance Test(ANOVA test)를 통해 유의성 검정을 하였으며, 지역 간 차이는 다중비교분석(Multiple comparison analysis)을 실시하여 사후검증을 하였다.
결 과
1전체 조류군집 양상
본 조사지역에서 참새목과 매목 조류는 전체 총 49종 2,258개체(최대개체수합계)이었으며,. 종다양도는 2.21, 종 풍부도는 6.22 이었다(Table 2). 우점종은 제비 Hirundo rustica(39.3%), 붉은머리오목눈이 Paradoxornis webbianus (16.4%), 참새 Passer montanus(9.2%), 개개비 Acrocephalus orientalis(6.9%), 종다리 Alauda arvensis(6.5%) 순으로 대 부분 초지지역을 선호하며, 무리를 이루어 생활하는 조류가 대부분 우점을 차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Appendix 1). 지역별로 종수는 남측간척지에서 38종으로 가장 많았으며, 개체수는 공룡알화석지에서 1,083개체로 가장 많았다. 관 찰된 법적보호종으로는 대부분 맹금류가 확인되었다. 총 10 종으로 많은 종수가 확인되었으며, 시화호상류 3종, 공룡알 화석지 9종, 남측간척지 7종 이었다.
2종다양도 및 종풍부도 분석
구분된 3개의 지역에 대해 2년간 계절에 따른 지역별 평 균 종다양도 및 종풍부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종다양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모두 공룡알화석지가 가장 높게 나타났 다(봄: 1.36(±0.43), 여름: 1.14(±0.43), 가을: 1.10(±0.54), 겨 울: 1.59(±0.16)). 그 다음으로 남측간척지(봄: 0.97(±0.58), 여름: 1.04(±0.33), 가을: 1.02(±0.41), 겨울: 1.43(±0.40)), 시화호상류(봄: 0.76(±0.60), 여름: 0.84(±0.64), 가을: 0.69 (±0.56), 겨울: 0.90(±0.52)) 순이었다(Table 3, Figure 2). 종풍 부도는 여름을 제외한 봄, 여름, 가을 모두 공룡알화석지에 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봄: 1.41(±0.60), 여름: 1.22 (±0.38), 가을: 1.34(±0.52), 겨울: 2.12(±0.32)). 그 다음으로 남측간척 지(봄: 1.08(±0.73), 여름: 1.29(±0.31), 가을: 0.93(±0.52), 겨울: 1.91(±0.68)), 시화호상류(봄: 0.69(±0.49), 여름: 0.82(±0.68), 가을: 0.84(±0.70), 겨울: 1.12(±0.69)) 순으로 나타났다(Table 3, Figure 3). 종다양도 및 종풍부도 모두 전반적으로 겨울철 에 높았으며, 가을철에 낮은 경향을 보였다.
3지역, 계절, 연도별 유사성 분석
24회 분석된 종수, 개체수, 종다양도지수, 종풍부도지수 의 값에 대하여 분산분석을 실시하여 차이를 살펴보았다 (Table 4). 유의수준 0.05에서 지역별로 종수, 개체수, 종다 양도, 종풍부도는 모두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종수: F=13.279, df=2, p<0.001, 개체수: F=9.710, df=2, p<0.001, 종다양도: F=6.662, df=2, p=0.002, 종풍부도: F=7.006, df=2, p=0.002). 또한, 각 지역 간 비교에서는 시화호 상류 와 공룡알화석지, 시화호 상류와 남측간척지는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집단이며, 공룡알화석지와 남측간척지는 유사 한 특성을 가진 집단으로 분류되었다(Tukey’s HSD test, P<0.05). 계절별로는 종수와 종풍부도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 냈으며(종수: F=2.908, df=3, p=0.041, 종풍부도: F=7.543, df=3, p=0.004) 개체수와 종다양도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 지 않았다(개체수: F=1.407, df=3, p=0.248, 종다양도: F=1.822, df=3, p=0.151). 연도별로는 종수와 개체수는 유 의한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며(종수: F=2.702, df=1, p=0.105, 개체수: F=0.027, df=1, p=0.869, 종다양도와 종 풍부도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종다양도: F=11.844, df=1, p=0.001, 종풍부도: F=7.543, df=1, p=0.008).
고 찰
본 연구에서 구분된 3개 지역에서 종수는 남측간척지에 서 가장 많았으며, 개체수는 공룡알화석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 전체 종다양도는 시화호상류에서 가장 높게 나타 났는데 이는 우점종인 제비, 붉은머리오목눈이, 참새 3종의 서식 개체수 비율이 다른 두 개 지역에 비해 균일했던 이유 인 것으로 판단되나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종풍부도는 있는 남측간척지와 공룡알화석지에서 높게 나타났다.
계절에 따른 평균 종다양도 및 종풍부도를 분석한 결과 4계절 모두 공룡알화석지와 남측간척지가 높게 나타났으 며, 시화호상류는 전반적으로 낮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는 서식지 내 수공간의 존재 유무가 참새목과 매목 조류의 군 집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Yoo et al., 2012). 지역 별로 종 구성을 보면 시화호상류에 서식하지만 공룡알화석 지에 서식하지 않는 종은 1종, 반면 시화호상류에 서식하지 않지만 공룡알화석지에 서식하는 종은 18종 이었다. 마찬가 지로 시화호상류에 서식하지만 남측간척지에 서식하지 않 는 종은 2종, 시화호상류에 서식하지 않지만 남측간척지에 서식하는 종은 20종 이었다. 공룡알화석지와 남측간척지는 1종만이 차이가 있었다. 관찰된 법적보호종으로는 대부분 맹금류가 확인되었다. 먹이사슬 최상위 단계에 위치한 맹금 류는 환경변화에 민감하며, 이동성이 강하고 행동권이 넓다 (Cho, 2015). 본 조사지역에서는 연중 고르게 맹금류가 관 찰되어 이는 곧 생태적으로 건강성을 대변할 수 있는 것으 로 해석된다.
전체 지역별, 계절별 연도별 조류 군집특성에 대한 분석 결 과 지역별로는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지역별 인접한 환경특성에 따라 조류 군집특성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Lee, 2000; Kim, 2008; Kang, 2012). 지역 간 비교에서는 시화호 상류지역만 집단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시화호 상류지역 은 대부분 산조풀, 띠 군락이 대부분 우점하고 있는 수공간 이 없는 환경적 특성으로 인해 보다 다양한 환경과 수공간 이 존재하는 공룡알화석지 및 남측간척지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계절별로는 종수, 종풍부도는 유의한 차 이가 있었으며, 개체수와 종다양도는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텃새 21종(42.9%), 철새 28종 (57.1%)의 비율이 큰 차이가 없엇던 이유로 종수와 종풍부 도는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며, 또한 텃새는 개방성이 큰 본 조사지역을 연중 고르게 이용하고, 계절에 따라서는 철새가 도래하여 서식한 이유로 일정한 군집 양상을 나타낸 것으로 판단되나 군집을 이루어 도래하는 종들의 특성과 환경요인에 따라 개체수 및 종다양도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연도별로는 종수, 개체수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 으며, 종다양도, 종풍부도는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는 관찰되는 종이 매년 유사한 패턴으로 군집을 이루고 있으나 지역에 따라 군집 양상에 차이가 있 는 것으로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수공간을 포함하고 있는 공룡알화석지와 남측간척지는 비교적 조류다양성이 높게 나타난 반면, 수공간을 포함하지 않은 시화호상류는 상대적 으로 빈약한 조류다양성이 나타났다. 조류는 일반적으로 서 식지의 특성에 따라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인지할 수 있으며(Hildén, 1965), 조류가 의존하는 식생, 먹이, 둥지 장소 등과 같은 자원들은 도시 발전 및 개발에 의해 변화될 수 있다(Mills et al., 1989). 오늘날 서식지 교란, 단편화, 쇠퇴와 같은 인간에 의한 서식지 상실은 생물다양성을 감소 시키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의 보전 및 증가를 이루기 위해서 는 중요 서식지를 선택하고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Primack, 1993; Miller, 1994; Noss and Cooperrider, 1994; Dolman, 2000; Primack, 2006; Kang 2012). 또한, 하나 또는 소수의 서식지 환경으로 구성된 지역보다는 다양 한 환경으로 구성될 수 있도록 해야 생물다양성이 높게 유 지될 수 있을 것이다(Park et al., 2009).
우리나라에서는 평지의 초지가 대부분 개간되었기 때문 에 시화호 초지지역은 국내에서 유일한 초지생태계라 할 수 있으며, 국내에서 하나뿐인 초지생태계의 모형으로서 보 전가치가 있다(KWRC, 2005). 또한, 공룡알화석지 지역은 천연기념물 지역으로서 일부지역이 보호되고 있다(CHA, 2003; Yoo et al., 2009). 현재 시화호 남측지역은 간척 초기 칠면초, 퉁퉁마디, 해홍나물 등의 염생식물 군락에서 띠, 산 조풀 등의 초지식물 위주로 천이되고 있으며, 목본식물이 간헐적으로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육상화가 상당수 진척되 고 있는 상황이다(KWRC, 2005). Yoo et al. (2009)의 연구 에서처럼 초지관리를 위해 계획소각에 의한 목본침입을 억 제하여 산림생태계로의 천이를 막아 초지생태계를 유지하 는 방법이 우선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불가피 한 개발에 있어서는 서식지 조성이나 환경저감 계획에서 수공간의 포함은 적극적으로 반영해야될 것으로 보인다. 마 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고려되지 않았으나 세부 분류군별 서식지 특성에 따른 군집분석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 로 보이며, 향후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