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주 5일제 근무의 시행과 맞물려 많은 사람들의 여유시간 이 늘어나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여가활동의 폭발적 증가 가 이루어져 왔다. 특히 여가활동 중 스포츠 활동의 직접참 여 증가가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Han and Kim, 2007). 이 중 가장 대중적인 여가활동이 산행이라 할 수 있다(Yang and Kim, 2011). 일반적으로 산행은 다른 스포 츠 활동에 비해 전문적인 학습과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으 며 국토의 2/3가 산지인 우리나라에서 일상적 접근이 가능 하다는 데에서 세대와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폭넓게 각광받 고 있다. 이러한 흐름으로 산림 정상부의 높은 이용압으로 인한 심각한 훼손으로 이어졌고(KFRI, 2014), 정상정복의 대안을 찾고 몰려드는 여가활동객을 분산시키기 위해 둘레 길 등 편안하게 걷는 길의 조성이 시작되었다. 산림 하부로 의 탐방객 분산과 건전한 산림 여가휴양활동을 위한 노력은 2005년 “환지리산 생태역사문화 관찰로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었고(KFS, 2005), 2008년에 는 지리산둘레길이 첫 개장을 하였다. 민간차원에서는 2007년 제주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국민들의 산 행인식도 산을 오르는 것에 대해 정상정복이 아닌 편안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방향으로 점차 변화되기 시작하였 다. 산림청이 2010년에 실시한 “산림에 대한 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과 산기슭(혹은 자락) 을 걷는 트레킹에 대한 선호도가 각각 54.1%, 45.1%로 나 타나 점차 산행에 대한 개념도 변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KFRI, 2014).
숲을 걷는 길에 대한 용어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 는데, 과거 단순히 등산로로 사용되어 오다가 ‘산림문화휴 양에관한법률’에서 숲길을 정의하고 숲길의 종류를 등산로, 트레킹길, 둘레길, 트레일, 레저스포츠길, 탐방로, 휴양․치유 숲길로 세분하면서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아울러 둘레길이 나 올레길, 도시문화탐방로 등 다양한 주제의 걷는 길이 생 겨나면서 이들 길이 숲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경우도 나타나게 된다. 본 연구는 걷는 길 중 비교적 난이도가 높은 지역에 필요한 정보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에 경사 도가 있는, 길의 시작과 끝이 비교적 명확한 산림지역을 중 심으로 하는 걷는 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를 칭하는 용어로 숲길과 탐방로, 등산로 등을 혼재하여 사용하였다.
산림 탐방에 대한 개념변화는 보편적 다수에 편안한 여가 활동을 제공할 수 있다는 데에서 긍정적 측면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사고예방 측면에서는 산을 오르 는 것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편안하다고 느끼면서 등산 난이도를 자신의 신체적 여건과 비교하여 고려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는 데에서 안전사고와 관련하여 부정적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것이다. 실제 국립 공원을 대상으로 한 탐방객 안전사고 중 다른 사고와는 달 리 과도한 신체활동으로 인해 주로 발생하는 심장돌연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KNPS, 2014)는 데에서 우려의 근거가 되고 있다.
과거 산행은 정상정복의 의미로 인식되어 일반적으로 자신 의 신체적 능력에 따라 산행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기준을 정상 을 오를 수 있는지에 두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제 산행을 보편적으로 산림하부의 트레킹으로 인 식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고 산행에 대한 개념이 넓어지면서 모든 산행코스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산행은 특히 40세 이상의 중년기 연령층에서 선호 하는 경향이 뚜렷한데(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12) 이 시기는 신체적 기능의 감퇴와 점진적 노화로 나타나 는 건강상의 문제 등 다양한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위기감을 가지는 나이로 인식된다(Oh, 2011; Kwon, 2004). 이러한 특성 을 종합했을 때 신체적 기능이 약해지는 40대 이상의 산행인구 증가와 모든 산행코스에 대한 난이도 간과가 맞물려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비해 과도한 산행코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 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산행을 위한 숲길은 이용객의 안전이 보장된 상황에서 자연 환경의 보전적 이용 및 지역사회 등과 연계된 만족도 증진이 동반되어야 한다. 숲길 이용 시 이용객의 안전은 숲 길에 대한 정확한 난이도 정보를 사전에 제공하여 숲길 이 용객이 자신의 신체적 능력에 적합한 숲길을 선택할 수 있 도록 유도함과 동시에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를 사 전에 예방하여 이용객의 만족도를 극대화시키는데 필수 요 소이다(Hugo et al., 1999a; 1999b). 이에 숲길의 난이도에 대한 사전 정보 제공을 위한 연구는 국내외에서 꾸준히 진 행되고 있다. 국외에서는 미국, 호주, 영국, 독일, 뉴질랜드 등 각 나라별로 그 나라 특성에 맞는 등급제를 제시하고 있고, 국내에서는 산악관련 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에서 난이도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제시되고 있 는 등급 및 난이도는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경험적이며, 정성적인 결과이다(KFS, 2013). 난이도를 객관적이고 정량 화하여 제시하지 못하는 이유는 탐방객 개개인이 지닌 신체 적 여건이 모두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데에서(Ardigò et al., 2003) 쉽고 어려움에 대한 객관화를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난이도에 대한 합리적이며 과학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연구로써, Hugo et al.(1999b)는 트레일 이용 시 난이도를 에너지 등량(energy equivalent)으로 환산하여 제안하는 방 법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서 나아가 Ardigò et al.(2003)은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수행된 자료 중 실험데이터가 가장 다양하게 모아진 것으로 판단되는 Margaria(1938)의 측정 자료를 기반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의 에너지 소모량을 복합 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계산식을 도출하였다. 한편 Kramer (2010)는 에너지사용량 대신 산소소모량(활동대사량)을 측 정하여 이에 따른 운동량을 추정함으로써 실험데이터를 통 해 구한 수식을 기존 연구결과들과 비교하여 정확도를 높이 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국내에서는 국립공원 내 탐방로를 대상으로 운동강도를 고려한 관리방안에 대한 연구(Lee and Park, 1998), 등산로 경사로 보행 시 에너지 소모량과 역학적 에너지의 효율성과 영령별 신체적응능력에 대한 연 구(Go and Yoo. 2011; 2012) 등이 진행되었다. 이러한 연구 는 대체로 숲길을 보다 편안하게 조성하기 위한 방법 및 이용에 따른 운동량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실질적으로 자신이 산행할 탐방로가 각자의 신체적 특성에 비해 어떠한 난이도를 지니는지에 대한 객관적 정보 를 제공하지는 못하고 있는 데에서 연구의 한계를 안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숲길에 대해 경험적이며, 단편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정보에서 나아가 개개인이 자신의 운동능력 과 비교할 수 있는 정보를 통해 숲길 탐방객이 사전에 자신 의 신체적 능력에 적합한 탐방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여 보다 건전하고 안전한 탐방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정보제 공 가능성을 모색해 보고자 하였다Table 1.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우리나라의 대표 숲길 중 전체 구간에 대한 난이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지역인 지리산둘레길을 대상 으로 하였다. 지리산둘레길은 지리산을 포함하는 전라북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3개 도의 5개 시군, 21개 읍면을 잇는 285km길이의 장거리 보도길로 마을을 기점으로 조성 시 제시한 19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계획하였다. 지리산둘레길 은 계획당시 정상정복을 지양하며 산 외곽을 편안하게 연결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러나 지형적 특성상 급경사지 역이 나타나는 구간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일 반적으로 산림 정상을 향하는 급경사지역에 조성된 기존 등산로에 비해 다양한 환경여건을 확인할 수 있어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지리산 둘레길은 2007년부터 조사를 실시하여 2008년 시 범구간을 개통하였으며 2012년에 지리산을 환형으로 돌 수 있도록 전체가 연결된 순환구간을 완성하였다. 아울러 조성 당시 현지 조사를 통해 둘레길을 계획하고 조성하여 모든 구간을 다양한 사람들이 걸으면서 난이도를 정성적으로 추 정한 바 있으며, 객관적 거리와 경사도를 더해 최종적으로 모든 구간에 대해 3단계의 난이도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는 2013년을 기준으로 한 전체 둘레길(GIS상의 평면 거리 약 280.6km)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19개의 세부 구간으 로 나누어 각 구간의 난이도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이들 구 간의 난이도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는 상급 7개소, 중급 10개소, 하급 5개소로 구분하여 정보를 제공하고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난이도가 제공되는 19개 구간에 7개의 샛길 구간을 합하여 총 26개 구간을 대상으로 분석하였고 서로 다른 시・종점의 차이를 살펴보기 위해 각 구간의 시・종점 을 바꾸어서 총 52개 구간의 물리적 여건을 분석하였다.
2운동량 산정
1)구간별 지형분석
지리산둘레길 각 구간별 길이 및 세부 지형변화를 살펴보 기 위한 기본자료는 1/5,000축척의 수치지도를 바탕으로 하 였다. 구간별 경사도 추출을 위해 GIS분석을 통해 작성한 TIN값을 바탕으로 탐방로 상의 50m 구간별로 해발고를 추 출한 후 각 구간별 평균 경사값을 산정하였다. 각 코스의 길이는 지도 평면상의 수평길이가 아닌 경사값이 고려된 길 이로 평면거리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지형여건상 50m거리 이내에서도 경사도 이내에서도 경사가 다양하게 변하는 지역이 많으므로 연구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가능한 짧은 단위로 분석할 필요성이 있으나 사전 1개 구간에 대해 25m, 50m, 100m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지형 도 축척여건 상 50m단위가 적합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본 연구에 사용된 기본 지형도가 1:5,000축척으로 작성되어 미 세한 지형변화를 감지하지 못하는 지역이 많아서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연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실질 적인 GPS자료수집을 통해 보다 세분화된 자료를 구축할 수 도 있겠으나 이러한 방법은 광범위하고 복잡한 모든 탐방로 에 적용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국가 전체적으로 동일한 축적으로 작성된 자료 중 가장 정확한 자료에서 추출 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전체 구간의 에너지소비량은 50m단위로 세분한 에너지소비량을 모두 합산하여 추정하 였다. 이상의 공간정보분석은 ArcGIS를 사용하였다.
2)운동량 산정
일반적으로 보행공간의 단위길이당 운동량은 개인의 운 동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나, 같은 운동능력을 지녔 을 경우 해당구간의 경사와 움직이는 속도에 의해 결정된다 (Minetti et al., 2002; di Prampero et al., 2009). 보행속도는 개인의 운동능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동일한 경사 의 구간에 대해서 임의의 속도로 동일하게 걸어가는 것을 가정하면 단위길이당 운동량의 비교는 속도가 배제되고 경 사에 의해 결정되게 된다. 따라서 시점에서 종점까지의 총 운동량은 각각의 경사도가 다른 단위길이별 운동량을 합산 한 값으로 산출할 수 있다. 경사지역에서의 운동량 변화에 대한 연구는 객관적인 기준의 설정, 실험 통제의 어려움 등 으로 인해 연구결과가 거의 없고 단지, 일부 연구자들에 의 해 소수의 실험데이터 축적과 이를 통한 적정 회귀식의 도 출이 이루어지고 있다(Hugo et al., 1999b; Ardigò et al., 2003; Kramer, 2010).
본 연구에서는 지리산둘레길 전체 구간에 대하여 경사도 에 따른 운동량 변화에 대한 Kramer(2010)의 산정공식을 이용하여 산소소모량을 계산하였다. Kramer의 산정공식은 실험데이터와 기존 연구결과들의 자료를 종합적으로 비교 하여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써 높은 설명력(R2=0.87)을 가진 다. 분석을 위한 기준체형은 숲길을 많이 이용하는 연령인 만 40세의 남자로 정한 후 한국인 인체지수(Size Korea, 2015)를 바탕으로 평균몸무게인 71.21kg을 산정식에 적용 하여 50m 단위마다 각각의 산소소모량을 산정하였다. Kramer의 산정식에 의하면 약 8°의 내리막 경사에서 에너 지소모량이 가장 적으며 이를 기준으로 오르막경사의 경우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고 내리막경사가 급해질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적으나 에너지 소모량이 늘어나게 된 다. 동일한 속도로 급경사를 오를 경우 단위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은 속도를 늦추 어 걷게 된다. 속도값의 적용을 통해 보다 현실적인 에너지 소모량을 계산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산림청 자료를 바탕 으로 40대 남자의 평균몸무게에 20kg의 배낭을 멘 보통 등 산객이 각 50m구간마다 해당구간의 경사도에 따라 평균적 으로 걷는 속도를 대입하여 산소소모량을 분석하였다 (Table 2). 산정된 결과는 SPSS를 이용하여 관련 항목과의 유의성을 검증하였다.
VO2(mlO2/s)=5.4V2+0.37M+0.0054MGV+0.011G2V-3.8X-17
(V: velocity(m/s), M: mas(kg), G: gradient(%), X: gender(male: 1, female:0))
결과 및 고찰
1총 운동량
숲길의 시점과 종점을 서로 바꾸면 한 방향에서 오르막길 은 다른 방향으로 갈 경우 내리막길이 되기 때문에 구간별 운동량뿐만 아니라 운동시간 또한 경사가 급해질수록 많은 편차를 보이게 된다. 따라서 특정 구간의 난이도는 동일한 지역을 걸음에도 시․종점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리산 둘레길 26개 구간의 양방향 통행을 기준으로 52 개 구간의 구간별 운동량을 산소소모량으로 계산하여 산정 한 결과(Table 3) 평면거리가 가장 긴 구간은 금계~인월 구 간(no. 3)으로 20.20km 이었으며, 가장 짧은 구간은 삼심암 구간(no. 3-1)으로 1.9km이었다. 평균 구간길이는 10.79km이 었으나 실제 주 구간인 19개 구간만을 대상으로 하면 12.42 km이다. 예상보행시간은 주 구간의 경우 7시간 전후가 소요 되었으며, 샛길 구간을 포함한 평균 예상보행시간은 6.2시 간이었다. 조성당시 경험치에 근거한 코스별 난이도는 주 둘레길인 19개 구간 외 샛길 3개 구간을 포함한 22개 구간 에서 제시되고 있는데, 상급 7개소, 중급 10개소, 하급 5개 소였고, 나머지 비교적 짧은 4개 구간은 난이도가 부여되어 있지 않았다.
해당 구간을 모두 걷는다고 했을 때 총 산소소모량은 걷 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즉 길이가 길어질수록 높은 산소소 모량을 보이게 된다. 52개 구간에 대한 평균 총 산소소모량 은 278,512㎖O2 이었으며, 가장 많은 산소를 소모하는 구간 은 금계에서 시작하여 인월로 도착하는 구간(no. 3r)으로 총길이도 가장 길었다. 동일한 구간을 시・종점을 바꾸어 걸을 경우(no. 3) 약 44k㎖O2 정도 산소소모량이 적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칼로리로 환산할 경우 약 220kcal가 덜 소모되는 것이며, 해당 코스를 한시간 정도 덜 걷는 운동량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성에 비추어 동일 한 구간이라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지형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산행정보가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되어야 함을 알 수 있 었다. 실제 다양한 등산지도에서 오르막구간과 내리막구간 의 소요시간을 다르게 표시하는 것에 비추어 이 부분에 대 한 정보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단순히 소요시간이 난이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구체적인 정 보를 제공하지는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총 산소소모량이 많으면 전체 운동량이 많다 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높은 난이도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구간별 총 산소소모량과 기존 경험에 의한 난이도를 비교하 면(Figure 1) 총 산소소모량이 가장 많은 두 개 구간은 인월- 금계(no. 3), 삼화실-대축(no. 12) 구간이었는데, 이들 두 구 간은 모두 기존 난이도가 ‘중’으로 구분된 상대적으로 어렵 지 않은 구간으로 분류된다. 반면 어려운 난이도로 구분된 동계-금강(no. 4) 구간의 경우 쉬운 난이도로 구분되는 위태 -하동호(no. 10) 구간에 비해 2/3 정도밖에 산소소모가 안되 는 구간으로 분석되었다.
총 산소소모량의 경우 운동강도보다는 운동시간과 밀접 한 영향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적은 운동량으로 긴 시 간 운동할 경우 총 산소소모량은 많아지는 반면, 어렵지 않 은 운동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단순히 총 산소소 모량이 숲길의 난이도를 결정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이러 한 결과는 경험적 난이도 구분에서도 나타나게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단위운동량
앞서의 분석결과와 같이 단순한 총 산소소모량은 숲길의 길이에 절대적으로 비례하므로 난이도와 직접적으로 연계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운동시간이 아닌 난이 도, 즉 강도가 증가하면 짧은 운동시간이라도 어렵게 느껴 지고 이는 감정을 매우 부정적으로 변화시키게 된다(Hardy and Resesky, 1989). 이에 해당 구간에서의 시간당 산소소 모량, 단위구간당 산소소모량 등 단위운동량을 비교해볼 필 요성이 있었다. 52개 구간에 대해 구간별 시간당 산소소모 량을 분석한 결과 평균 45,723㎖O2/h 이었으며, 시간당 산 소소모량이 가장 큰 구간은 벽송사구간으로 벽송사로 가는 구간(no. 4-1)이 93,596㎖O2/h으로 평균의 2배를 넘는 수준 으로 운동 강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 구간의 총 산소소모 량은 전체 52개 구간 중 45번째로 낮은 구간이다.
이러한 운동강도에 관한 정보는 단순히 거리와 경사를 종합하는 것이 아닌 해당 지역을 걸을 때의 직접적인 난이 도를 나타내주는 것으로 자신의 신체능력에 따라 선택여부 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1km를 기준으로 단위길이당 산소소모량을 산정한 결과 (Table 3) 평균 27,271㎖O2/km의 산소를 소비하였다. 둘레 길을 구성하는 환형의 루트가 아닌 같은 코스를 되돌아오는 구간들인 벽송사구간(4-1), 삼심암구간(3-1) 등은 시․종점이 변화함에 따라 단위길이당 산소소모량의 차이가 다른 구간 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해당 숲길의 경사가 오르막과 내리막이 고르게 형성 된 것이 아닌, 한 방향에 치우쳐 있을 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경험에 근거한 난이도 부여는 길이가 짧은 경우 난이도를 낮게 책정하고 있는데, 단위길이 또는 단위 시간당 에너지소모량 즉, 운동강도 측면에서는 잘 맞지 않 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2 and Figure 3). 실제 경험치상 쉬운 코스로 인지되는 위태-하동호구간(no. 10)은 양방향 모두 운동강도 측면에서는 단위시간 및 단위길이당 운동강도가 모두 어려운 코스로 인지되는 금계-동강구간, 원부춘-가탄구간, 상동-주천구간(no. 4, 14, 19)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두 개의 서로다른 단위인 시간과 길이를 고려한 분석이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는 이유는 본 분석이 경사도에 따른 등산객의 평균속도 증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대부분 사람들은 경사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기 때문에 보다 적은 에너지로 급경사구간을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운동강도를 고려하지 않은 소요시간을 중심으로 한 단순 한 정보의 제공은 일반적으로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는 높은 강도의 운동을 소화할 능력을 갖추고 있어 문제되지 않으 나, 짧은 시간이라도 고강도 운동이 맞지 않는 노약자의 경 우 잘못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다. 이에 숲길 구간별 구체 적 정보는 노약자의 안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3숲길 거리와 운동량과의 관계
숲길의 거리는 숲길의 난이도를 판단하기 위한 정량적 정보로 가장 쉽게 제공할 수 있는 자료이다. 일반적으로 거 리가 길어지면 소요시간이 길어지게 되고, 이에 따라 소모 되는 에너지의 양도 증가하게 된다. 숲길의 거리와 에너지 사용량에 대한 상관관계 분석결과 설명력 R2=63%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반대로 거리가 숲의 난이도를 설명하지 못하는 정도가 약 37% 정도이므로 이에 대한 추 가적인 고려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난이도는 숲의 경사에 따른 단위시간 및 단위길이 당 에너지 소모량의 차이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난이도의 객관적 자료를 이용객들 에게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Figure.4
4운동량 산정에 의한 숲길 이용 정보 제공 방안
지리산둘레길의 경험적 난이도 구분은 단순히 평면거리 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구간을 탐방한 경험을 바탕으 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한 사람이 모든 구간에 대해 난이도를 측정한 것이 아니며, 각각 운동능력이 다른 사람 들이 종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경험자마다 차이를 보일 수 있으며, 설령 한 사람이 모든 구간에 대해 평가했다 하더 라도 해당 구간을 걸을 당시의 신체적 능력이나 날씨 등 기타 수많은 다른 변수가 있어 이를 객관화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전국에 무수히 많은 숲길 정 보를 단순히 난이도 상, 중, 하 또는 5단계 등으로 구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불합리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동안 숲길에 대해 제공하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거리를 중심으로 한 경험적인 난이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경험 적 난이도는 이용자들이 숲길 이용시 느끼는 실질적 어려움 과 많은 괴리감이 있었으며, 이러한 정보는 이용객의 신체 적 운동능력에 적합한 탐방로를 선택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거리를 바탕으로 한 경험적 난이도에 대한 정보 제공의 문제점을 밝히고, 보다 객관적이고 정량적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을 다루었다. 먼저 그동안 연구 되어온 운동량 산정을 고찰하였고,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환경에 알맞는 정보제공 방안을 알아보고자 Kramer(2010) 의 방법을 이용하여, 구간별 총 산소소모량, 단위거리 및 단위시간별 산소소모량을 계산하였다. 그 결과 같은 구간에 서도 정방향과 역방향에 대한 운동량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숲길의 경우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숲길 이용정보를 구간단위로 동일시하지 말고, 정․역방향으로 구분하여 정보 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둘째, 숲길은 단순한 거리 정보로 난이도를 설명하기 곤란하므로 경사요소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운동량과 구간단면도 등의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걷는 길, 특히 주변에 편하게 걷는 것 외에 다른 교통수단 이 존재하지 않는 험준한 구간의 산행은 단순한 운동과 차 이가 있다. 이는 일반적인 운동이 개인의 운동능력에 한계 가 왔을 경우 적절하게 멈출 수 있는 반면 등산은 당장 그만 둘 수 없다는 데에 있다. 수많은 안전인력의 투입과 각종 안전장치의 설치, 숲길 정비 등 많은 비용의 투입에도 불구 하고 다른 사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장돌연사로 인한 사고 발생 건수가 줄지 않는다는 데에서도 보다 구체적 정보제공 의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Figure 5는 주천-운봉구간에 대해 앞서 주천→운봉(no. 1)과 운봉→주천(no. 1r)의 숲길 단면도와 에너지소모량에 관한 정보를 구간별로 표현한 예이다. 주천→운봉 코스는 산소소모량이 276,764㎖O2인 반면 운봉→주천코스는 222,161㎖O2로 같은 구간이라도 총 산소소모량의 차이는 매우 높음을 알려주며, 급경사 구간을 오르는 것과 내려가 는 것에 의한 구간별 운동량 차이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아울러 단위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이 높은 강도 높은 운동을 해야만 하는 시기가 주천→운봉 구간을 걸을 경우에 는 운동시작 초기에 나타나게 되며, 반대로 운봉→주천코스 는 상대적으로 단위시간당 운동량이 높지는 않으나 산행이 끝날 즈음 나타나게 됨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숲길 이용객들이 자신의 신체적 운동능력을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되며 각종 숲길 안전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줄지 않는 심장돌연사 등 운동량과 관련한 사고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5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 제시한 숲길정보는 해당 숲길의 총 난이도와 구간별 난이도를 복합하여 제시하는 것이다. 두 가지 형태 의 복합적 정보 제공은 쉽게 해당 숲길의 난이도를 이해할 수 있으나 어느 한 지역에 대한 정보만으로는 일반인이 자 신의 신체적 능력에 따라 쉽게 확인할 수는 없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가 우리나라 모든 숲길에 적용될 경우 자신이 이미 경험한 숲길과 비교하여 앞으로 계획하는 숲길의 전체 운동량 차이와 전체 구간 중 특정 구간의 난이 도, 어려운 구간이 나타나는 시점 등 구체적 정보를 본인의 경험에 의해 자신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비교가 가능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칼로리나 운동량 등에 대한 지식이 없이 도 난이도를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비교할 수 있다는 것은 본인의 운동능력에 적합한 길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정보는 숲길 이용자가 자신의 경험에 의 한 판단을 통해 사고 없이 구간을 완주하기 위한 계획수립 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정보가 모든 국민에 유용하게 활용되고 산행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숲길 전체의 정보를 일괄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숲길을 제공하는 다양한 정부기관이 표준정보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