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노랑부리백로(Egretta europhotes)는 황새목 백로과에 속하는 종으로 전 세계 성체 생존집단이 2,600~3,400개체 정도로 국제적인 보호종이며, 적색목록에서는 취약종(VU) 에 해당된다(IUCN, 2014). 우리나라에서는 CHA(2005)와 MOE(2012)에서 천연기념물 제361호와 멸종위기Ⅰ급으로 종 자체를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 서해안의 주 요 번식지는 Won(1988)에 의해 신도에서 처음 번식 집단이 관찰된 이후, 경기도 일대의 무인도인 서만도, 섬업벌과 충 청남도 보령의 목도, 전라남도의 영광군의 칠산도, 납대기 섬 등이 알려져 있다(CHA, 2006). 최근 서해안 접경지역의 비도와 인천광역시의 황서도에서 번식하는 것이 추가로 확 인되었으나(Hwang 2011; NRICH, 2013) 최초 번식이 확인 된 신도의 번식 집단은 사진촬영, 잦은 인간의 출입 등으로 1990년 이후에 자취를 감추었으며, 현재 번식하고 있는 서 만도를 비롯한 서해안 번식지 역시 사진작가의 출입, 무단 알 채취, 갯벌 체험 등 인간의 방해로 인해 번식지를 옮기거 나 번식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NRICH, 2013). 우리나라의 번식실태 및 번식지에 대한 연구로는 CHA(2010, 2011)와 NRICH(2008, 2013)의 연구보고서, Kang et al.(2008, 2013)의 연구가 있고, Kim(2006)에 의해 칠산도에서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생태에 대한 연구가 수행 되었으며, Hwang(2011)은 서해안 무인도인 서만도, 황서 도, 목도, 칠산도 등에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생태 및 각 번식지 간 집단 유전학에 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국외 연구로는 Zhou et al.(2010)에 의한 중국의 3개 주요 월동지 간에 집단 유전 연구, Liang et al.(2007)에 의한 중 국의 번식지에서 둥지 터 선택 등에 관한 연구 등이 수행된 바 있다. 그러나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지 간의 환경에 따른 둥지 특성에 관한 연구는 거의 수행되지 않은 실태이다. 우 리나라에서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지 환경은 국내 에서 번식이 최초 확인된 신도의 경우 암반과 나대지에서 번식하였고, 경기도 권역의 서만도, 황서도는 찔레꽃(Rosa multiflora) 군락에서 번식하며, 보령 목도와 영광 납대기섬 은 이대(Pseudosasa japonica) 군락에서 번식하는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 서해안 무인도에서 번 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주요 번식지를 대상으로 번식지 환 경에 따른 둥지 특성을 비교 분석하여, 향후 이들의 자연번 식지에서 개체수 증대를 위한 둥지 터를 조성하거나 관리방 안 수립 시 기초자료로 활용하고자 연구를 수행하였다.
연구방법
1.조사 대상지 선정
노랑부리백로는 서해안 무인도의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 이대 등의 관목이나 가시가 있는 찔레꽃으로 이루어진 덤불지대를 주 번식지로 이용하는 습성이 있다. 한국의 번식지는 경기도 일대의 무인도에 대부분 집중되어 있고, 충청도 권역에는 보령의 목도가 있으며, 전라도 권역 에 칠산도 일대와 납대기섬이 있다. 번식지 중에서 인천광 역시 옹진군의 서만도와 황서도는 주로 찔레꽃 군락에서 번식을 하며, 충남 보령시의 목도와 전남 영광군의 납대기 섬은 이대 군락에서 번식을 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의 번식지가 고루 포함되고 번식지 식생이 차이가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조사지를 선정하였다. 선정된 번식지는 찔레꽃에 주로 번식하는 경기도 권역의 서만도와 황서도, 이대에 주로 번식하는 충청도 권역의 목도와 전라 도 권역의 납대기섬의 총 4개 섬을 대상지로 선정하였다 (Figure 1).
2.조사 및 분석방법
본 연구는 2013년 6월과 7월에 번식지환경이 서로 유사 한 서만도(11개 둥지)와 황서도(14개 둥지), 목도(10개 둥 지)와 납대기섬(15개 둥지)의 4개 섬에서 산란된 알이 있는 총 50개의 둥지를 대상으로 하였다. 각 둥지는 둥지의 상단 이 목본이나 초본 등에 의해 가려진 정도를 측정한 은폐도 (Cover, %), 지면에서부터 둥지 상단까지의 높이(Height, cm), 둥지 아래에서 위까지의 두께(Thickness, cm), 재사용 기간(Reuse year), 둥지의 장경(Major axis, cm), 단경 (Minor axis, cm), 둥지 깊이(Depth, cm)의 7개 항목을 조사 하였다. 재사용 기간의 경우 기존 둥지재료가 남아있는 정 도와 둥지재료의 상태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였으며, 3년을 최고로 하고 그 이상 사용한 것은 3년으로 간주하였다. 노랑 부리백로는 사람의 방해에 대해 민감한 종으로 장시간 번식 지에 머물 경우 포란을 포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그러므 로 본 연구에서는 각 섬별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에 방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접근이 용이한 둥지를 위주로 측정하였으 며, 2인 1조로 빠르게 측정하여 섬에 머무는 시간을 1시간 이내로 하였다. 조사된 자료는 SPSS Statistics 20.0 프로그 램을 이용하여 측정된 7개 항목에 대하여 번식지 간, 번식지 환경 간에 유의차 검정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번식지 간 둥지특성
서해안 번식지인 서만도, 황서도, 목도, 납대기섬의 4개 노랑부리백로 번식지에서 각 섬별 둥지 특성에 대하여 분석 한 결과 서만도는 은폐도 73.6±30.2%, 높이 39.7±16.6cm, 두께 17.7±6.5cm, 재사용 기간 2.0±0.6년, 둥지의 장경 35.3±3.5cm, 단경 30.2±2.4cm, 깊이 3.8±0.9cm 였다(Table 1). 황서도는 은폐도 83.6±18.4%, 높이 37.4±19.7cm, 두께 15.4±5.7cm, 재사용 기간 2.6±0.5년, 둥지의 장경 39.0±5.5 cm, 단경 32.9±4.7cm, 깊이 3.6±3.0cm 였다(Table 1). 목도는 은폐도 26.0±15.6%(Mean±SE), 높이 80.8±22.0cm, 두께 18.7±3.1cm, 재사용 기간 2.0±0.4년, 둥지의 장경 38.2±3.8 cm, 단경 32.5±3.6cm, 깊이 6.1±2.5cm 였고(Table 1), 납대기 섬은 은폐도 32.7±23.2%, 높이 20.1±9.0cm, 두께 20.1±9.0 cm, 재사용 기간 3.0±0.0년, 둥지의 장경 39.9±5.2cm, 단경 34.1±5.0cm, 깊이 6.0±2.3cm 였다(Table 1). 찔레꽃 군락에 서 번식하는 둥지인 황서도의 은폐도가 가장 높았고, 둥지 높이와 깊이는 키가 큰 이대 군락에서 번식하는 목도가 가 장 높았으며, 두께와 재사용 기간, 장경과 단경은 오랜 기간 동일 섬을 번식지로 이용하는 납대기섬이 가장 높았다. 납 대기섬의 경우 2003년부터 번식이 확인되어(CHA, 2006) 대부분 10년이상 번식한 둥지로 일반 백로류의 둥지와 마찬 가지로 오래 사용할수록 둥지의 두께와 크기가 컸다. 4개의 섬에서 분석된 7개의 항목에 대하여 각 섬별 유의성 검정을 실시한 결과 은폐도(Kruskal-Wallis test, χ2=26.482, p<0.001), 높이(χ2=27.278, p<0.001), 재사용 기간(χ2=25.507, p<0.001), 둥지 깊이(χ2=16.804, p<0.01)의 4개 항목에서 유의차가 있 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1).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번식 하는 노랑부리백로의 경우 각 번식지 간에 일부 둥지 특성 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은폐도는 노랑부리백 로의 번식 성공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으로 태풍이나 햇빛 또는 기타 천적으로부터 보호 받을 수 있는 요인이라 판단 된다. Liang et al.(2007)에 의하면 중국의 번식지에서 둥지 터 선택 시 주로 덤불의 바닥을 선호한다고 하였으며, 덤불 내부에 있는 경우는 덤불속에 둥지가 위치한다고 하여 본 연구 결과인 황서도의 은폐도가 높은 것과 일치하였다. 또 한 납대기섬의 경우도 대부분의 둥지가 바닥에 있어 태풍으 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으며, 높이와 두께가 동일하였고 재사용 기간의 경우도 측정한 모든 둥지가 3년 이상 사용하 였으므로 평균이 3년으로 가장 높았다. 둥지의 깊이는 이대 에서 번식하는 목도가 높게 나타났는데, 목도의 경우 키가 큰 이대에서 번식하므로 둥지를 견고하게 짓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번식지 환경 간 둥지특성
유사한 번식지 환경인 찔레꽃 군락에서 번식하는 서만도 와 황서도의 두 번식 집단 간의 둥지 특성의 차이는 재사용 기간(Mann-Whitney test, Z= -2.209, p<0.05), 둥지 깊이 (Z= -2.182, p<0.05)의 2개 항목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 었다(Table 2). 또한 이대 군락에서 번식하는 목도와 납대기 섬의 두 번식 집단 간의 둥지 특성은 높이(Z= -4.165, p<0.001), 재사용 기간(Z= -4.456, p<0.001)의 2개 항목에 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다(Table 3). 이러한 차이는 번식 지 환경이 유사하여도 동일한 번식지를 지속적으로 이용하 는 번식지와 매년 둥지를 새로 짓는 번식지와의 차이로 판 단된다. 황서도와 납대기섬은 지속적으로 동일한 장소를 이 용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서만도의 경우 인간의 방해 등으 로 섬 내에서 번식지를 옮기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다. 목도의 경우 납대기섬의 이대보다 키가 크고 바닥이 아 닌 이대 중간에 둥지를 짓기 때문에 둥지의 높이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번식지 환경인 이대 군락에서 번식하 는 집단(목도, 납대기섬)과 찔레꽃 군락에서 번식하는 집단 (서만도, 황서도) 간의 둥지 특성을 분석한 결과 이대 군락 에서 번식하는 집단(n=25)은 은폐도 30.0±20.8%, 높이 44.4±33.6cm, 두께 19.5±7.2cm, 재사용 기간 2.6±0.6년, 둥 지의 장경 39.2±4.8cm, 단경 33.5±4.6cm, 깊이 6.0±2.4cm 였고, 찔레꽃 군락에서 번식하는 집단(n=25)은 은폐도 79.2±24.8%, 높이 38.4±18.5cm, 두께 16.4±6.2cm, 재사용 기간 2.3±0.6 년, 둥지의 장경 37.4±5.1cm, 단경 31.7±4.1cm, 깊이 3.7±2.3cm 였다(Table 4). 분석된 7개 항목 중 이 두 집단 간에 둥지 특성의 차이는 은폐도(Z= -5.066, p<0.001), 둥지 단경(Z= -1.979, p<0.05), 둥지 깊이(Z= -3.963, p<0.001)의 3개 항목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Table 4). 이러한 결과는 한국에서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경우 유 사한 번식지 환경에서도 일부 둥지 특성에서 차이를 나타내 지만 이대 군락과 찔레꽃 군락의 크게 두 가지 서로 다른 번식지 환경에서도 은폐도, 둥지 단경, 둥지 깊이의 3가지 특성에 있어서 차이를 나타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은폐도는 노랑부리백로의 번식 성공에 영향을 주는 환경요인으로 이대 군락보다는 찔레꽃 군락이 은폐도 가 2배 이상 높았으며, 둥지 단경, 깊이는 둥지를 재사용하 거나 새로 짓는 이대 군락이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한 국에서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 또한 중국의 노랑부리백로 와 마찬가지로 태풍 등을 피하기 위해 찔레나 이대 등의 덤불 바닥을 선호하고(Liang et al., 2007), 덤불의 중간에 둥지를 만들 경우 은폐도가 높은 곳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노랑부리백로의 둥지 터 조성시 기존 번식 지에 찔레꽃이 자생할 경우 이대 보다는 찔레꽃을 식재하여 덤불을 형성하는 것이 효율적이라 판단된다.
한편 CHA(2010)와 Hwang(2011)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보령의 목도에서 번식하는 집단과 나머지 지역인 서만도, 황서도, 납대기섬의 번식 집단 간에 유전적으로 차이가 나 타난다고 하였으며, Zhou et al.(2010)에 의하면 중국의 3개 주요 월동지 내에서 월동하는 노랑부리백로 집단 간에 유전 적인 교류가 발생한다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각 번식지 간에 둥지 특성에서 차이가 나타났으며, 유사한 번식지 환 경, 서로 다른 번식지 환경 간에도 둥지 특성에서 차이를 보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 번식하는 노랑부리백로의 경 우 번식지 환경에 의한 차이에 의해 둥지 특성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2000년에 우리나라 및 중국 외에 북한과 러시아 접경지역의 신규 번식지(Furugelm Island) 가 확인된바 있고(Litvinenko and Shibaev, 2000), 점차 노 랑부리백로 번식지가 추가적으로 확인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 지역과 한국 집단 간 유전적 차이와 둥지 특성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수행된다면 보다 심도 깊은 연구가 이루 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한국 내 서로 다른 번식지에서 번식지 환경에 따른 번식성공률 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진 행 된다면 노랑부리백로의 둥지 터 조성이나 생존 개체수 증대에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 결과 노랑부리백로의 번식지 환경이 둥지 특성 및 둥지 터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는 번식 성공 여부와 생존 개체수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된다. 따라서 향후 노랑부리백로의 자연 번식지에서 개체수 증대를 위해 둥지 터를 조성하거나 관리방안 수립에 있어 대상 지역의 지리적 위치와 번식지 환경에 대한 사전 조사 및 검토 후 적합한 수목을 선정하여 둥지 터를 조성하는 방안이 필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