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수컷들의 번식 성공은 수컷들이 얼마나 많은 암컷들과 짝짓기를 하는가에 의해서 결정된다(Trivers, 1972). 성선택 이론은 수컷들의 짝짓기 기회를 증가시킬 수 있는 수컷들의 짝짓기와 관련된 다양한 특성 요소들이 수컷들에서 선택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한다(Darwin, 1871). 그러한 요소들 중 에서 가장 빈번하게 연구되는 요소들 중의 하나는 신체크기 이다. 일반적으로 큰 수컷이 작은 수컷에 비하여 짝짓기 성 공률이 높은데, 이는 큰 수컷들이 작은 수컷들과의 직접적인 경쟁에서 우위에 있으며, 암컷을 유인할 수 있는 자원의 방 어에 더 성공적이며, 암컷들이 큰 수컷을 선호함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Houck, 1988; Mathis, 1991). 도롱뇽과 같은 유미 양서류의 짝짓기 경쟁에서 수컷 크기의 영향은 육상 세력권을 방어하는 미주도롱뇽과(Plethodontidae)에서 상대적으로 다양하게 연구되어 있는 반면, 아시아에 주로 서식하며 체외 수정을 하는 도롱뇽과(Hynobiidae)에서는 관련 연구가 미비한 편이다(Houck et al., 1988; Tanaka, 1989; Mathis, 1991; Kim et al., 2009).
체외수정을 하는 도롱뇽 속(genus Hynobius) 내 도롱뇽 들의 짝짓기 행동은 크게 암컷에 대한 수컷의 구애행동, 수 컷 간 경쟁행동, 암컷이 낳은 알의 수정행동으로 구분할 수 있다(Kim et al., 2009). 수컷의 암컷에 대한 구애행동은 수컷이 자신의 머리로 암컷의 몸 일부를 건드리는 행동과 수컷이 주위에 암컷이 있음을 알아챈 후 자신의 총배설강 부위와 꼬리를 포함하는 몸통의 아랫부분을 리듬을 가지고 좌우로 튕기듯이 흔드는 몸통흔들기(body undulation; Usuda, 1995; Park and Park, 2000)가 있다. 수컷 간 대표적 경쟁행동으로는 서로의 몸통, 꼬리, 다리 등을 무는 행동과 물기 전후로 꼬리의 끝부분을 물결치듯 흔드는 꼬리치기 (tail vibration)가 있다(Tanaka, 1989; Kim et al., 2009). 수정행동은 산란이 임박한 암컷이 알을 붙이는 장소로 접근 하는 행동과 암컷이 낳은 알을 수정시키기 위해 한 마리 또는 그 이상의 수컷들이 달려들어 알을 감싸고 정자를 배 출하여 수정하는 행동으로 구성된다(Sato, 1992; Usuda, 1993; Hasumi, 1994; Kim et al., 2009).
도롱뇽속에서 큰 수컷의 짝짓기 경쟁 우위는 한국의 도롱 뇽과 일본의 구름무늬도롱뇽(H. nebulosus)에서 연구된 바 가 있다(Tanaka, 1989; Kim et al., 2009). 두 종 모두에서 큰 수컷들이 번식지에 먼저 도착한다(Sung et al., 2005). 이후 큰 수컷들은 암컷들이 알을 산란하기에 적합한 물속에 위치한 장소를 선택하여 그곳에서 몸통흔들기를 하며, 접근 하는 다른 수컷들을 공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컷들 역시 큰 수컷이 산란에 적합한 장소에 있을 때, 해당 지역으 로 더 접근을 빈번히 하여, 어느 정도는 큰 수컷을 의도적으 로 선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비록 암컷이 산란한 알이 여러 수컷에 의해 수정되는 다수정(multiple insemination) 이 한국과 일본 도롱뇽들에서 빈번하지만, 한 마리의 수컷 이 전체 알을 수정시키는 경우 큰 수컷의 비율이 상대적으 로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결국 이러한 결과들은 이 종들에서 큰 수컷이 작은 수컷에 비하여 짝짓기 경쟁 우위 에 있음을 보여준다. 국내에는 도롱뇽속에 총 3종, 도롱뇽, 고리도롱뇽, 제주도롱뇽(H. quelpaertensis)이 있으며, 이들 의 주된 번식지 환경은 차이를 보이지만, 번식행동 및 관련 된 연구는 현재까지 도롱뇽에서만 보고되어 있다(Yang et al., 2001; Kim et al., 2009). 도롱뇽의 경우 연못이나 산간 개울에 주로 산란하며, 고리도롱뇽은 상대적으로 물이 적은 농경지형 습지에 주로 번식하며, 제주도롱뇽은 곶자왈과 같 은 연못 및 저지대 습지에서 주로 번식한다(Yang et al., 2001; Jang and Suh, 2010; Lee et al., 2010; Lee et al., 2011).
본 연구에서는 큰 수컷 고리도롱뇽들이 짝짓기 경쟁에서 작은 수컷들에 비해 우세한가를 결정하기 위하여, 실험실에 서 10mm 이상 몸 전체 길이가 차이 나는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을 암컷과 함께 짝짓기 시키고, 이를 촬영하여, 수컷의 크기에 따른 암컷을 향한 구애행동, 수컷간 경쟁행동, 알의 수정행동을 정량적으로 비교 분석하였다. 이 연구는 또한 한국 고유종인 고리도롱뇽의 짝짓기 행동을 최초로 보고한 다는 데 의미가 있다.
연구방법
1.도롱뇽의 채집 및 관리
실험을 위하여 2009년 2월 19일부터 2월 20일까지, 고리도 롱뇽 서식지인 부산 기장군 장안읍 월내리와 임랑리에서 고리 도롱뇽 수컷 48마리, 암컷 15마리를 채집하였다. 채집지역은 농경지 사이에 있는 약 40㎡ 크기의 묵논형 습지로 수심이 300mm 이하로 얕았으며, 지난해에 자란 가래(Potamogeton franchetii)나 갈대(Phragmites communis)와 같은 잡초들의 마른 잔해들이 물속에 잠겨 습지의 대부분의 지역을 점유하 고 있었다. 실험실로 옮겨진 암컷은 개별 수족관(가로 155 mm × 세로 80mm × 높이 45mm)에 보관하였으며, 수컷은 가로 300mm × 세로 180mm × 높이 80mm의 수족관에 15마리씩 보관 하였다. 보관 수족관의 바닥에는 모래를 깔고, 내부에 는 페이퍼 타올을 넣어 개체간 접촉을 줄였다. 수족관의 수 온은 10 – 12℃를 유지하였으며, 밤낮 주기는 12D:12L로 유지하였다. 수족관의 물은 3일에 1회 1/2물의 양을 염소를 제거한 물로 갈아주었으며, 먹이로는 적당량의 실지렁이를 2일에 1회 공급하였다. 짝짓기 실험 시작 전에 암컷의 부른 배와 수컷의 넓은 꼬리, 배설강의 부푼 정도에 근거하여 이 들이 번식상태에 있음을 확인한 후 이용하였다(Hasumi, 1996; Kim et al., 2009).
2.짝짓기 실험의 수행
짝짓기 실험은 이들의 번식기인 2009년 2월 23일부터 3월 30일 사이에 수행되었으며, Park et al. (2008)과 Kim et al. (2009)의 방법을 따랐다. 실험에 사용된 개체들은 암 컷 13마리, 수컷 26마리 이었다. 짝짓기는 수족관(가로 320 mm × 세로 195mm × 높이 225mm) 내에서 이루어졌으며, 수족 관의 바닥에는 10mm 깊이로 모래를 깔았고, 물은 50mm 수심 을 유지하였다. 수족관의 중앙에는 산란 시 암컷들이 알을 붙일 수 있도록 가로 방향으로 120mm의 나무막대기 두 개를 붙여 “∧”자형(높이 60mm) 구조물을 배치하였다. 나무막대 기의 대부분은 물속에 잠겼으며, 중앙 부분의 약 1cm 정도 가 수면위로 노출되었다(Park et al., 2008). 짝짓기 실험은 저녁 8시 이후부터 시작하였고 전체 길이가 10mm 이상 차이 가 나는 수컷 2마리와 복강 안에 위치한 알의 위치에 근거하 여 산란이 임박한 암컷 1마리를 하나의 수족관 내에 함께 넣었다. 도롱뇽의 암컷들의 경우 산란이 임박하게 되면 등 위에서 개체를 바라볼 때, 알이 커짐에 따라서 수란관이 등 쪽으로 확장되어, 흰색으로 드러나게 되어 산란이 임박한 정도를 개략적으로 판단할 수 있다(Hasumi, 1996; Kim et al., 2009). 개체를 넣은 후 수조로부터 30cm 높이에 설치한 디지털 비디오카메라(모델명 DCR -SR65, Sony Handycam) 를 이용하여 도롱뇽들의 모든 행동을 녹화하였다. 다음날 아침 8시경 확인하여, 성공적으로 산란이 이루어진 경우 녹 화를 종료하고, 암컷과 수컷들을 0.1% MS-222(Tricaine methanesulfonate) 용액에 10분 동안 마취시켜 개체의 전체 길이를 측정한 후 해당 실험을 종료하였다.
3.자료의 분석
비디오카메라로 녹화한 짝짓기 행동 자료를 산란 시점을 기준으로 산란 전 2시간, 산란 후 1시간, 즉 각 짝짓기 당 3시간을 분석하였다. 분석 시 10분을 하나의 분석단위로 하여 총 18개의 시간 단위에 걸쳐 수행된 짝짓기 행동을 분석하였다. 행동의 분석은 도롱뇽의 분석에 적용한 것처럼 (Kim et al., 2009), 암컷을 향한 수컷의 구애행동, 수컷 간 경쟁행동, 암컷의 반응과 암컷이 낳은 알의 수정과정을 포 함하는 수정행동 등 세 범주로 구분하여 수행하였다. 분석 시, 수컷의 크기에 따른 짝짓기 행동경향과 수컷간의 경쟁 을 분석하기 위하여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을 구분하여 행동 을 분석하였으며, 큰 수컷과 작은 수컷에 대한 암컷의 반응 역시 수컷의 크기에 따른 선호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각각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구애행동에는 나무 위와 땅 바닥에서 이루어진 수컷들의 몸통흔들기 횟수와 시간, 수컷에 의한 암컷 접촉(머리-머리, 머리-몸통, 머리-배설강, 머리-꼬리) 횟수를 포함하였다 (Kim et al., 2009). 몸통흔들기는 수컷들이 배설강 부근을 좌우로 리듬 있게 흔들어서 만들어 내는 진동(Usuda, 1995; Park et al., 2008)으로 횟수와 각 행동 당 소요한 시간을 기록하였다. 수컷에 의한 암컷 접촉은 수컷 도롱뇽의 머리 가 암컷 개체의 머리, 몸통, 배설강, 꼬리 중 한 부위에 닿은 상태로 1초 이상 유지한 횟수를 세었다.
경쟁행동으로는, 수컷간 물기와 꼬리치기 횟수, 진동(몸 통흔들기에 의한 진동)에 대한 수컷의 반응(머리돌림, 접근, 접촉), 몸통흔들기를 하는 수컷에 접근한 후 상대방 수컷의 행동을 포함하였다(Kim et al., 2009). 수컷간의 물기는 머 리, 몸통, 다리(좌우, 전후), 꼬리를 무는 공격행동으로 그 횟수와 부위를 기록하였고, 꼬리치기는 꼬리 끝 부분을 물 결모양으로 치는 행동으로 그 횟수를 기록하였다. 상대 수 컷 도롱뇽의 진동에 대한 수컷의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비 디오 스크린 위에 몸통흔들기를 수행하는 수컷의 배설강을 중심으로 150mm의 원을 만들어 분석하였다. 수컷 도롱뇽의 진동에 대한 수컷의 반응은 상대방을 향한 머리돌림, 상대 에게로 접근, 상대방 접촉의 세 가지 요소로 구분되었으며, 각각의 1회 행동에 대하여 1점, 2점, 3점을 할당하여 수컷 개체 당 각 10분간의 구간별 합으로 산출하였다(Park et al., 2008; Kim et al., 2009). 머리돌림은 수컷의 진동이 시작된 후 다른 쪽으로 머리를 향하고 있던 도롱뇽이 진동원 쪽으 로 머리를 돌리는 것으로 정의하여, 횟수를 세었다. 접근은 진동원을 쳐다본 후 지름 150mm 원안에 코끝이 닿아있거나 들어오는 횟수를 센 것이다. 접촉은 실험 개체의 코끝이 진 동중인 수컷에 닿은 횟수를 센 것이다. 몸통흔들기를 한 수 컷을 접촉을 한 수컷도롱뇽의 이후 행동은 회피, 물기, 진동 방해의 세 범주로 분석하였다. 회피는 진동하고 있는 수컷 을 건드린 후에 아무런 방해 행동 없이 그냥 지나친 것이고, 물기는 진동하고 있는 수컷을 건드린 후에 무는 행동으로 정의하였다. 진동방해는 진동하는 수컷을 건드린 후에 접근 하여 밀기, 파고들기(머리와 앞발을 이용하여 진동하는 수 컷의 몸 아래로 전진), 진동하고 있는 수컷과 같은 구역에서 몸통 흔들기를 하는 것, 그리고 진동하는 수컷을 보면서 3초 이상 근처에서 머무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암컷이 낳은 알의 수정행동으로는 암컷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을 접촉한(머리-머리, 머리-몸통, 머리-배설강, 머리-꼬 리) 횟수, 몸통흔들기를 하는 수컷들에 대한 암컷의 반응(머 리돌림, 접근, 접촉), 암컷이 나무로 접근한 횟수, 한배의 알을 수정시킨 수컷, 알 수정행동의 횟수, 알의 수정시간을 포함하였다(Kim et al., 2009). 암컷의 나무 접근은 암컷이 산란하는 알을 붙일 수 있는 설치된 나뭇가지로 접근하여 나무를 부여잡는 행동으로 횟수를 세었다. 알의 수정 (insemination)은 수컷이 사지와 몸통을 이용하여 알을 잡 는 순간부터 알을 놓는 순간까지로 하였다. 알에 대해서 30 분 이상 추가적인 수정행동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 수정을 종료한 것으로 설정하였다.
4.통계분석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전체 길이의 비교와 수정행동에서 한 마리의 수컷 또는 두 마리의 수컷들이 알을 수정할 때 수정 횟수의 차이, 수정에 소요된 시간의 차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수정 횟수와 수정시간의 차이는 정규분포 검 증(Kolmogorov-Smirnov, P > 0.05) 후 독립표본 T-test로 검증하였다. 구애행동 동안 수행한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몸통흔들기 빈도의 차이는 one-way ANOVA test를 이용하 여 비교하였다.
구애행동에서 시간에 따른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이 암컷을 접촉한 횟수의 차이, 수컷의 크기와 장소(바닥, 나무 위)에 따른 몸통흔들기 횟수 차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몸통흔 들기에 대한 암컷의 반응 차이와 수컷 간 경쟁행동에서 시 간에 따른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꼬리치기의 차이, 상대 수컷 몸통흔들기에 대한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행동반응 (머리돌림, 접근, 접촉)차이는 one-way repeated ANOVA test를 이용하여 통계분석을 하였다. 또한, 알의 수정행동에 서 시간에 따른 암컷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을 건드린 횟수 의 차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몸통흔들기에 대한 암컷의 반응의 차이 역시 one-way repeated ANOVA test를 이용하 여 통계분석을 하였다.
수컷 간 경쟁행동에서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무는 부위 에 차이가 있는지,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진동원 접근 후 행동(회피, 물기, 진동방해)에 차이가 있는지, 상대 수컷을 물기 전과 문 후 꼬리치기의 빈도차이가 있는지의 여부 및 알의 수정행동에서 암컷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이 있는 경 우 접근한 빈도의 차이는 각각 Chi-square 검증으로 확인하 였다.
모든 자료의 분석은 Statistical Package for the Social Sciences (SPSS, ver. 12.0)를 이용하였으며, 모든 자료는 평균 ±표준오차로 제시하였다.
결 과
1.구애행동
큰 수컷(113.6 ± 1.6mm, n = 13)과 작은 수컷(96.1 ± 1.5 mm, n = 13)의 전체 길이 차이는 유의미하였다(t = 9.796, df = 12, P < 0.01). 구애행동 중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이 암컷을 건드리는 횟수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 = 0.205, df = 1, P = 0.655, Figure 1A). 수컷 도롱뇽들은 3시간 동안 총 903회의 몸통흔들기를 수행하였다. 수컷 몸통흔들 기의 초당 평균빈도는 0.78 ± 0.01(n = 903)이었으며, 큰 수컷 (0.77 ± 0.01; n = 654)과 작은 수컷(0.80 ± 0.02; n = 249)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 = 2.426, df = 1, P = 0.127). 시간에 따라 수컷도롱뇽들의 몸통 흔들기는 유의하 게 변화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F = 3.17, df = 3, P = 0.035).
특별히, 수컷들은 나무 위보다는 땅 바닥에서 몸통흔들기 를 더 많이 수행하였다(F = 6.904, df = 1, P = 0.012, Figure 1B). 그렇지만,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몸통흔들기 횟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F = 2.426, df = 1, P = 0.127, Figure 1B).
2.경쟁행동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상대방 수컷의 몸통흔들기에 대한 반응(머리돌림, 접근, 접촉)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F = 1.637, df = 1, P = 0.215, Figure 2A). 몸통흔들기를 하는 상대수컷을 건드린 후의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행동으로는 전체적으로 각각 회피가 8회, 35회, 진동방해가 12회, 43회, 물기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큰 수컷과 작은 수컷 간 전체 경쟁행동 반응빈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Chi-square = 0.15, df = 1, P = 0.696). 수컷들은 경쟁행동인 꼬리치기를 총 117회 수행하였다. 수컷들은 상대수컷을 물기 전(14회, 12%)보다 물고 난 후(103회, 88%) 더 빈번하게 꼬리치기를 수행하였다(Chi-square = 67.70, df = 1, P < 0.001). 시간의 흐름에 따른 수컷들의 꼬리치기 횟수는 큰 수컷과 작은 수 컷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F = 1.674, df = 1, P = 0.210, Figure 2B).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이 상대방을 물은 몸 부위 간 빈도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Chi-square = 4.68, df = 4, P = 0.32, Figure 3).
3.수정행동
시간에 따라 암컷이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을 건드는 횟수 (F = 0.691, df = 1, P = 0.414, Figure 4A)와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몸통 흔들기에 대한 암컷 반응(머리돌림, 접근, 접촉)은 각각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F = 0.00, df = 1, P = 0.987, Figure 4B). 짝짓기 동안, 암컷은 총 76회 알을 붙일 수 있는 나무로 접근하였는데, 수컷의 크기에 따른 접 근 횟수의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 (큰 수컷, 22회; 작은 수컷, 13회; Chi-square = 2.31, df = 1, P = 0.128). 성공적인 짝짓기가 이루어진 13쌍 중 한 마리의 수컷이 알을 수정시 킨 경우는 5회였으며(작은 수컷 2회, 큰 수컷 3회), 큰 수컷 과 작은 수컷이 동시에 수정시킨 경우가 나머지 8회이었다. 한배의 알을 수정시키기 위해 수행한 수정행동의 횟수는 큰 수컷은 평균 7.8 ± 1.2회(n = 11), 작은 수컷은 평균 7.3 ± 1.0회(n = 10)로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F = 1.043, df = 19, P = 0.742). 또한, 한 배의 알을 수정시키는데 소요한 시간은 큰 수컷은 평균 142.1 ± 22.9초(n = 86), 작은 수컷은 평균 175.0 ± 19.0초(n = 73)로 역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F = 0.001, df = 157, P = 0.281).
고 찰
본 연구는 고리도롱뇽의 짝짓기 경쟁에서 큰 수컷이 작은 수컷에 비하여 우세한지의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수행되 었다. 연구수행결과, 크기에 따른 수컷들의 암컷에 대한 구 애행동의 정도, 수컷들간 경쟁 정도, 성공적으로 알을 수정 시키는 정도에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고 리도롱뇽의 짝짓기에서 짝짓기 경쟁에서 큰 수컷의 우세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비록 여전히 고리도롱뇽의 기초생태에 관한 자료는 부족한 상태 이지만, 아마도 고리도롱뇽 수컷들 사이의 크기 편차가 작 고 상대적으로 번식지 내 산란장소가 풍부한데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채집되어 연구에 사용된 도롱뇽들의 종을 확정하기 위하 여 비록 유전자 분석을 하지는 않았지만, 채집 지역이 고리 도롱뇽 원기재 지역과 인접(2.2 - 2.9km)되어 있고, 해당 지 역이 고리도롱뇽 집중 분포 지역임(Lee et al., 2010)을 고려 할 때, 채집된 도롱뇽들이 고리도롱뇽일 가능성은 매우 높 은 것으로 판단한다. 더불어 Kim et al. (2003)에서 제시한 고리도롱뇽이 가지는 형태적인 특징인 몸통길이 대비 상대 적으로 높은 꼬리높이, 넓게 펴진 사지, 연갈색의 등면 역시 채집된 도롱뇽들에서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채집지역으로 부터 약 2km 이격된 효암리 지역에서 논문의 저자들이 5년 간의 장기모니터링 동안 매년 50-150마리 고리도롱뇽의 외 형을 관찰(Lee et al., 2010)한 경험에 근거하여 종을 거듭 판단한 것을 고려할 때 실험에 사용된 도롱뇽들이 고리도롱 뇽인 것으로 사료된다. 추후연구들에서는 도롱뇽과 고리도 롱뇽의 형태적 구분이 쉽지 않음을 고려하여, 유전자분석을 선행, 종을 명확히 한 후에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 할 것으로 사료된다.
구애행동 및 경쟁행동 수행에 있어 고리도롱뇽 큰 수컷과 작은 수컷 사이의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도롱뇽속 내 몇 몇 도롱뇽들에서 큰 수컷이 구애행동을 더 많이 수행하며, 작은 수컷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Tanaka, 1989; Park and Park, 2000; Kim et al., 2009). 예를 들어서, 도롱뇽의 경우 작은 수컷보다 큰 수컷 이 구애행동 및 경쟁행동에 우위를 차지하고, 그러한 결과 로 알의 수정에 더욱 성공적이라는 결과가 있다(Kim et al., 2009). 짝짓기 동안 큰 수컷이 더 유리한 이유는 구애행동을 하는 동안 큰 수컷은 암컷으로부터 작은 수컷을 더 많이 방해하여 쫓아내고(Tanaka, 1989; Kim et al., 2009), 알을 수정하는 동안에도 작은 수컷을 성공적으로 방해할 수 있으 며(Hasumi, 1994), 자신이 수정하는 동안 알을 더 성공적으 로 지켜낼 수 있기 때문이다(Hasumi, 1994). 이와 달리 우 리의 현재 연구에서 고리도롱뇽은 큰 수컷과 작은 수컷 사 이의 몸통흔들기 횟수 및 상대방의 몸통흔들기에 대한 반응 정도, 물기와 같은 경쟁행동의 횟수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서,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의 몸통흔들기에 대한 암컷의 반응 역시 차이가 없었다. 이러 한 결과는 고리도롱뇽의 경우 작은 수컷에 대한 큰 수컷의 짝짓기 경쟁에서의 이점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현재 고리도롱뇽에 대한 기초생태학적 연구결과들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결과에 대한 명확한 설명은 어렵지만, 이러한 결과에 대해서 몇몇 가지 잠정적인 설명은 제한된 정보를 이용하여 가능하다.
첫째, 고리도롱뇽에서 수컷의 일시적인 세력권이 분명하 지 않음에 기인할 수 있다. 도롱뇽이나 일본의 구름무늬도 롱뇽의 경우 큰 수컷들이 번식지에 먼저 출현하며(Tanaka, 1989; Sung et al., 2005), 암컷들이 알을 붙일 수 있는 특정 나뭇가지와 장소를 더 빈번히 방문하고, 그곳에서 몸통흔들 기를 하며, 접근한 작은 수컷들을 공격하여 해당 지역을 방 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ung et al., 2005). 그러나, 고 리도롱뇽의 경우 땅 바닥에 놓인 다양한 풀잎들에 알을 붙 이기 때문에(Lee et al., 2010), 수 많은 산란이 가능한 장소 가 있기 때문에, 수컷들의 뚜렷한 세력권이 형성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해석은 고리도롱뇽 수컷들이 몸통흔 들기를 특정 지역인 나무위가 아닌 땅에서 많이 수행한 구 애행동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이다. 둘째, 비록 조사한 개 체군의 수는 적지만, 수컷들 사이의 크기의 차이가 도롱뇽 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영향을 미첬을 것으로 생 각된다. Kim et al. (2003)에 따르면 도롱뇽의 수컷 크기가 43.1-75.4mm (56.2±7.4mm)인 반면, 고리도롱뇽은 42.4-62.6 mm (52.6±4.4mm)로 상대적으로 작고 길이 편차 역시 작다. 이러한 형태적인 특징은 큰 수컷이 작은 수컷에 비하여 직 접적인 경쟁에서 뚜렷한 우위를 보이지 않을 수 있음을 암 시한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의 짝짓기 실험이 실내의 상대 적으로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큰 수컷의 이점 이 잘 드러나지 않았음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좀 더 넓은 공간은 암컷의 선택권 역시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큰 수컷의 경쟁 우위 여부를 좀 더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실험실에서 얻은 우리의 결과를 야외실험에서 확인 해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고리도롱뇽에서 확인되는 큰 수컷과 작은 수컷 사이의 짝짓기 경쟁에서 큰 수컷 우위의 부재는 수컷의 크기가 암 컷이 산란한 알의 수정 성공 정도에도 유의한 영향을 미치 지 않음을 의미한다. 우리의 연구에서 큰 수컷과 작은 수컷 의 몸통흔들기에 대한 암컷의 반응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 며, 또한, 13회의 성공적인 짝짓기 중 8회는 큰 수컷과 작은 수컷이 동시에, 2회는 작은 수컷이 혼자서, 3회는 큰 수컷이 단독으로 알을 수정 시켜서, 수컷의 크기에 따라 수정 성공 정도의 차이가 없었다. 더불어서, 큰 수컷 우위의 부재는 다른 도롱뇽들(Sato, 1992; Usuda, 1993; Park and Park, 2000; Kim et al., 2009)보다 고리도롱뇽에서 더 높은 비율 로 알의 다수정이 일어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 다. 결국 고리도롱뇽 짝짓기에 있어서 수컷의 신체크기의 이점이 뚜렷하지 않은 것은, 수컷간 크기 변이 정도가 작으 며, 암컷이 산란할 장소가 다양하여 수컷의 세력권 운영이 어려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수컷 우위의 부재는 이 어서 독점적인 알의 수정 확률을 낮추며, 이는 상대적으로 높은 알의 다수정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본 연구결과는 보여 준다.
이전에 보고된 도롱뇽의 짝짓기 행동(Park and Park, 2000; Kim et al., 2009)과 고리도롱뇽의 짝짓기 행동은 몇 몇 요소들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인다. 첫째, 두 종 모두 짝짓기 동안 지속적으로 수컷들이 몸통흔들기를 수행하였 으며, 이는 고리도롱뇽에서도 역시 몸통흔들기가 중요한 짝 짓기 신호로 이용됨을 보여준다. 반면, 몸통흔들기의 장소 는 도롱뇽이 나뭇가지 위에서 높은 수행을 보인 반면, 고리 도롱뇽 수컷들은 땅바닥에서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는 암 컷들이 알을 산란하는 장소에 따라 수컷 구애행동의 장소가 결정되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 도롱뇽 암컷들이 수컷이 알 을 붙일 수 있는 나무에 있는 동안 접근한 비율이 68% 이었 으나, 고리도롱뇽 암컷들은 46%로 낮았다. 이는 도롱뇽의 경우 큰 수컷이 구애행동, 경쟁행동, 수정행동에서 각각 우 위를 보임에 따라 암컷의 수컷 선호가 나타나는 반면, 고리 도롱뇽의 경우 수컷들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지 않음에 기인 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 두 종 모두에서 수컷간 경쟁은 꼬리 를 가장 많이 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공격 중에서 도롱뇽은 35.8%, 고리도롱뇽은 41.8%를 각각 차지하였다. 다수정 비율은 도롱뇽 75%, 고리도롱뇽 61%로 두 종 모두 다수정의 비율이 높아 도롱뇽속의 다른 종들과 유사한 것으 로 보인다.
실험실에서 수행된 우리의 연구결과는 고리도롱뇽 수컷 들의 신체 크기는 짝짓기에서 성공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고리도롱뇽은 한국 고유종이 라는 높은 가치를 지니는 만큼, 종을 장기적으로 안정적으 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이 종에 대한 기본적인 생활사 관련 정보들이 지속적으로 연구를 통하여 획득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결과는 고리도롱뇽 짝짓기행동에 대한 최 초의 보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