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모든 생물은 생존과 성장 그리고 생식을 위해 각자의 주 워진 환경에서 나름의 위치, 즉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정보는 종의 생물지리 학적 분포와 진화를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Santos et al., 2006; Lee et al., 2014). 생태적 지위는 크게 먹이, 공간, 시간의 3가지 축으로 나누어 정량화할 수 있으 며, 이를 통해 종 사이에 발생하고 있는 생태적 지위의 중첩 (niche overlap) 또는 분리(niche separation)와 같은 현상을 밝혀낼 수 있다(Pianka, 1973; Metzger et al., 2009). 종간 경쟁은 동일한 지역에서 두 종 또는 그 이상의 종들이 유사 한 생태적 요구 조건들을 공유할 때 일어나며, 자연선택을 통해 생태적 지위를 분화시키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생물학 적 관계이다(Ricklefs, 1998). 계통분류학적으로 유사한 종 들은 조상 종의 먹이나 서식지, 번식 시기와 같은 생태적 요구조건과 습성을 공유하여 생태적 지위가 매우 유사하다 (Wiens and Graham, 2005; Luiselli, 2006). 이러한 유사성 은 강한 선택압으로 작용하여 궁극에는 종간 경쟁 과정을 통해 지리적 분리나 생태적 지위의 분화 현상을 일어나게 한다(Martínez-Freiría et al., 2008). 따라서 유사한 종들의 중첩지역에 관한 연구는 종간 경쟁과 생태적 지위의 보전 그리고 그들 간에 분포형태의 역학에 대하여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Wiens and Graham, 2005; Brito et al., 2011; Costa et al., 2008; Lee et al., 2014).
양서・파충류에서도 종간경쟁에 따른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에 대한 연구들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Costa et al., 2008; Stefano et al., 2011), 특히 살모사과 (Viperidae)에 속한 종들에 초점을 맞추어 보전학 및 생물지 리학을 목적으로 종간 경쟁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수행되 고 있다(Santos et al., 2006; Brito et al., 2008; Martínez- Freiría et al., 2010). 한국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Viperidae)는 총 3종으로, 쇠살모사(Gloydius ussuriensis), 살모사(G. brevicaudus), 까치살모사(G. saxatilis)가 서식하 고 있으며, 단일계통(Genus : Gloydius)에 속해있다(Shim et al., 1998; Xu et al., 2012). 일반적으로 살모사들은 산림 주변 지역에서 고도에 따라 경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지역 에 따라 이소적(allopatric), 동소적(sympatric), 접소적인 (parapatric) 다양한 종간 분포형태를 나타내고 있다(Luiselli et al., 2007; Martínez-Freiría et al., 2008; Stefano et al., 2011).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 들의 분포에 대한 연구는 매우 드물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Kim, 2010; Do and Yoo, 2014), 특히 그들의 생태적 지위 와 종간 경쟁의 유무, 고도와 분포형태의 상관관계에 대해 서 거의 알려진 바가 없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3종의 생물지리학적 분포특성과 생태적 지위를 파악하고 종간 경 쟁에 대한 정보를 알아내는 데 있다. 이를 위해 먼저, 국내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들의 분포자료들을 분석하여, 관찰 지 점의 고도나 기후와 같은 주요 변수들을 추출하였으며, 이 들 간의 상관관계와 주요 서식지를 확인하였고, 이를 바탕 으로 종들이 선호하고 있는 지리적 환경 범위를 분석한 후 종간 생태적 지위를 비교하였다. 다음으로, 관찰자료의 한 계를 보완하고자 Maxent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종 분포 모 델을 추출하였으며(Phillips et al., 2006), 이를 이용하여 종 간 경쟁의 유무 및 분포형태에 대해 분석하였다.
연구방법
1연구지역
본 연구지역인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에 속해 있으며, 제 주도를 포함한 크고 작은 섬들이 있는 반도로 대략적인 좌 표는 36°N, 128°E 이다(Figure 1). 한반도의 동쪽 지역은 주로 산림지역인 태백산맥이 형성되어 있어 고도가 높게 나타나는 반면 서쪽 지역은 주로 농경지로 형성되어 있어 고도가 낮게 나타난다.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한 온대기 후로 겨울은 춥고 건조하지만 여름은 덥고 습하며, 봄과 가 을은 온화하지만 기간이 짧다.
2종 분포 자료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3종이 관찰된 자료 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수행된 제 3차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자료에서 추출하였다. 본 조사의 경우 2006부터 2012년까 지 2월부터 10월 사이에 양서・파충류 전문가들이 국립공 원 지역을 제외한 우리나라 대부분 지역(약 99,000㎢)을 대 상으로 조사한 데이터베이스로, 조사지역에 존재했던 종들 의 관찰 지점을 확인할 수 있다.
3지리적 환경 분석
살모사과 3종이 관찰된 지점들은 DIVA-GIS 7.5 (Hijmans et al., 2012)을 이용해 투영되었다. 각각의 종 풍부도와 분포 형태를 확인하기 위해 Cell 크기를 0.019 도(약 2㎞)로, Circular neighborhood option의 크기를 0.3 도(약 30㎞)로 설정한 커널 밀집분석(Kernel density)을 시행하였다. 본 연구에 이 용된 모형변수들은 GLC 2000 (자료 출처: http://bioval.jrc.ec.europa.eu/ products/glc2000/products.php)에서 얻은 토지 피복(Land cover) 자료와 Worldclim v. 1.4(Hijmans et al., 2005)에서 얻은 고도와 기후자료를 이용하였으며, 모든 격자의 크기는 0.019 도(약 2㎞)로 통일시켰다. 관찰 고도 값은 원자료의 정규성 여부에 따라 평균±표준편차나 중위값과 사분위값으로 나타 내었다. 기후자료는 기온과 강수량과 같은 총 19개의 변수 들(Table 1)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변수들 간에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주성분 분석 (Principal component analysis, PCA)을 통해 Kaiser의 기 준에 따라 Eigenvalues가 1 이상인 PCs 4개를 추출하였다 (Table 1). 또한 추출된 PC값들과 지형변수인 고도와의 상 관관계를 Spearman rank correlation test를 통해 확인하였 으며, 모형변수들에 따라 PC들의 종간 중첩된 정도를 확인 하기 위해 kernel probability density plot을 생성하였다. 모 든 통계적 분석은 R 프로그램 version 3.0.2 (R Core Team, 2013)을 이용해 수행되었다.
4생태적 지위의 중첩
살모사들의 종간 생태적 지위 중첩 정도를 분석하기 위해 종들이 관찰되었던 지역의 모형변수들을 이용하여 Ecosim 프로그램에서 생태적 지위의 중첩 정도를 나타내는 Pianka index(PI)를 산출하였다(Entsminger, 2012). 만약, 산출된 PI 값이 1.0일 경우 종간 생태적 지위가 완전히 겹치는 것을 뜻하며, 0일 경우, 생태적 지위가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생태적 지위 중첩의 통계적인 유의성은 Ecosim 프로그램에서 무작위적 알고리즘을 통해 산출된다(Entsminger, 2012).
5종 분포 모델링
잠재적 분포지역을 예측하기 위해 Maxent version 3.3.3 k 를 이용하여 종 분포 모델을 생성하였다 (Phillips et al., 2006). Mexent 모형은 회귀분석을 기반으로 하는 모형으로 최대 엔트로피 접근법(Maximum entropy approach)을 통 해 높은 예측 결과를 가질 수 있으며(Phillips et al., 2004), 관찰지점만을 이용하여, 적은 표본 수로도 예측이 가능하다 (Hernandez et al., 2006; Wisz et al., 2008). 이러한 예측방 법은 다른 살모사과 종들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다(e.g., Brito et al., 2008, 2011; Escoriza et al., 2009; Tomović et al., 2010).
종 분포 모델은 살모사과 3종의 관찰지점을 종속변수로, 모형변수인 지형변수 2개와 기후변수 19개를 독립변수로 이용하여 구축하였다. 각각의 모델들은 총 15회에 걸쳐 반 복구동하였으며,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관찰지점의 75%는 training으로 25%는 testing으로 분할시켰다. 모형 설명력의 검증은 ROC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s) 검증을 통해 곡선의 하부면적 값인 AUC(Area Under the Curve) 값을 구하여 실시하였다. 대부분 서식지 예측 프로그램을 이용한 연구들에서는 모델의 성과를 평가를 위해 AUC 값 들 이용하고 있지만, 표본수나 상대적인 배경의 크기와 같 은 모델의 조건에 따라 매우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Townsend Peterson et al., 2007; Lobo et al., 2008; Phillips and Dudík 2008; Phillips et al., 2009; Jiménez- Valverde, 2012). 이를 대안으로 몇몇 종 분포 모델에 관련 된 연구들에서는 AUC 값 이외에도 오차율(omission rate) 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Lee et al., 2014). 따라서 본 연구에 서도 AUC 값뿐만 아니라 10% Training presence에서 나타 난 오차율도 확인하였다(Jiménez-Valverde et al., 2008). 살모사들이 분포하고 있던 각각의 모형변수들의 기여도는 잭 나이프 테스트(Jackknife test)를 통한 평균 기여율(Average percent contribution)에 의해 결정되었다. 추출된 종 분포 모델들은 DIVA-GIS 7.5(Hijmans et al., 2012)를 통해 1은 완전한 서식 적합지역, 0은 완전한 서식 불가능 지역으로 표현되었다. 또한 10% Training presence의 한계값을 기준 으로 이분법적인(있다/없다) 래스터를 생성하였으며, 두 개 의 래스터를 중첩하여 두 종간 중첩되는 공간적인 범위를 확인하였다. 또한 종간 중첩되는 지점들의 개수를 확인하여 종간 중첩된 지역의 공간적인 비율을 산출하였으며, 중첩된 지역들의 고도와 서식지 형태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종 간 경쟁의 정도를 유추하기 위해, 두 종이 중첩하는 지역에 서의 상대적인 개체수를 비교하였다.
결 과
1살모사과 3종의 분포특성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3종의 관찰지점 개 수는 각각 다르게 나타났다. 쇠살모사는 1,197개, 살모사는 633개, 까치살모사는 100개의 지점에서 관찰되었다. 이러 한 결과는 한국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3종의 풍부도를 반영하고 있다. 쇠살모사는 제주도와 크고 작은 섬들을 포 함해 한반도 전 지역에 넓게 분포하고 있었으며, 특히 강원 도와 경상북도지역에 밀집되어 있었다. 살모사는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 지역에 넓게 분포하였고, 까치살모사는 한반도 전 지역에 밀집 형태(Patchy distribution)로 분포하 고 있었다(Figure 2A).
살모사는 가장 낮은 고도에서 분포하고 있었으며(중간값 182m ; 1st–3rd quartiles: 94–311m), 쇠살모사가 다음으로 높은 고도에서(238m ; 1st–3rd quartiles: 108–407m), 그리고 까치살모사가 가장 높은 고도에서 주로 관찰되고 있었다 (337m ; 1st–3rd quartiles: 164–511m) (Figure 2B). PI 값을 통한 고도의 중첩 정도는 살모사와 쇠살모사가 0.9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살모사와 까치살모사가 0.88로 가장 낮았 다(Table 2).
살모사과 3종은 낙엽활엽수림(쇠살모사: 54.6 %, 살모 사: 49.0 %, 까치살모사: 66.0 %)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었 고, 다음으로 농경지(쇠살모사: 33.1 %, 살모사: 41.4 %, 까치살모사: 19.0 %)와 상록침엽수림(쇠살모사: 11.4 %, 살 모사: 9.2 %, 까치살모사: 14.0 %)에서도 관찰되었으며, 낙 엽침엽수림(쇠살모사: 0.2 %, 까치살모사: 1.0 %)과 초지 (쇠살모사: 0.7 %, 살모사: 0.5 %)에서는 드물게 관찰되고 있었다(Figure 2C).
2기후변수들 간의 상관관계
살모사들이 분포한 기후변수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3종이 관찰된 지점의 기후변수들을 이용해 PCA에 적 용시켰다. 1 보다 큰 고유값(Eigenvalues)을 가진 4개의 PC 는 총 96.5%의 설명력을 가졌다(Table 1). PC1은 겨울 기온 과 기온 연교차의 변동성이 가장 잘 설명 되었다. PC1이 증가하면, 겨울 기온은 따뜻하고, 기온 연교차는 감소한다 는 것을 의미한다. PC2는 대부분 여름 기온과 겨울 강수량 과 상관관계가 있었다. PC2가 증가하면 더 높은 여름 기온 과 적은 겨울 강수량이 나타난다. PC3는 대부분 여름 강수 량을 설명하고 있었으며, 여름 강수량의 값들은 PC3와 양 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비록, PC4의 설명력은 낮았지만, 기온의 변화와 연관성을 나타냈으며, PC4가 증가하면 평균 일교차가 감소하지만, 기온의 계절적 변동이 증가한다 (Table 1).
PC들은 지형변수인 고도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 관관계를 나타냈다(Figure 3A). PC1은 고도(rs = -0.40, P < 0.0001)와 음의 상관관계를 가졌다. PC2 또한 고도(rs = -0.72, P < 0.0001)와 강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냈지만, PC3와 PC4는 고도(PC3: rs = -0.36, P < 0.0001; PC4: rs = -0.20, P < 0.0001)와 비교적 약한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 냈다(Figure 3A). 따라서 4개의 PC는 고도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살모사들이 발생한 지점의 기후변수들을 적절하게 대표하고 있었다.
3생태적 지위의 중첩
살모사과 3종의 생태적 지위는 매우 높게 중첩되어 있었 다. 즉 3종 간 4개의 PC에서 측정된 확률밀도(probability density)는 모두 높게 중첩 되어 있었으며(Figure 3B), 이러 한 결과는 종간 모형변수들에 따른 생태적 지위의 측정값인 PI에 반영되었다(Table 2). 3종 간 PC들의 PI 값을 살펴보 면, 쇠살모사와 살모사의 생태적 지위는 PC1과 PC3, PC4 에서 가장 높게 중첩되어 있었으며, 살모사와 까치살모사의 생태적 지위는 4개의 모든 PC에서 가장 낮게 중첩되었고, 까치살모사와 쇠살모사의 생태적 지위는 PC2에서 가장 높 게 중첩되어 있었다(Table 2).
4종 분포 모델링
Mexent 모형을 이용한 3종의 서식지 적합 예측 모델의 AUC 값은 쇠살모사가 0.668, 살모사가 0.681, 까치살모사 가 0.762로 나타났다(Table 3). 테스트 샘플의 10% training 오류 값은 쇠살모사가 0.1 으로 가장 높았고, 까치살모사가 0.097 으로 가장 낮은 오류 값을 나타냈으며, 전체적으로 적은 오류 값을 보였다(Table 3). 각각의 종에 기여한 주요 모형변수들은 젝나이프 테스트를 통해 평가되었다. 쇠살모 사와 살모사에서 높게 기여한 모형변수들은 Bio5(쇠살모사 : 22.60 %, 살모사: 12.60 %)와 고도(쇠살모사 : 12.11 %, 살모사: 12.27 %)였으며, 까치살모사에서 높게 기여한 모형 변수들은 Bio4(17.29 %)와 Bio8(14.63 %), Bio1(14.57 %), Bio3(13.40 %), 고도(13.08 %) 순이었다(Table 4).
살모사과 3종에서 예측된 분포모델의 분포형태를 확인한 결과, 쇠살모사는 제주도를 포함한 한반도의 대부분 전 지 역에 분포할 것이라고 예측되었으며, 제주도와 강원도의 동 쪽 지역, 경기도와 강원도의 분기점에서 서식 가능성이 높 게 예측되었다. 살모사는 한반도의 태백산맥 주변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 분포할 것이라고 예측되었으며, 경기도와 강 원도의 분기점과 경상북도지역에서 서식 가능성이 높게 예 측되었다. 까치살모사는 태백산맥 주변과 고위도 지역에서 만 분포할 것이라고 예측되었으며, 강원도와 경상북도, 경 기도 주변에서 서식 가능성이 높게 예측되었다(Figure 4A).
살모사과 3종의 중첩된 지역을 확인하기 위해 10 % training presence의 한계 값을 기준으로 존재 가능한 격자 들을 중첩한 결과, 쇠살모사와 살모사 그리고 살모사와 까 치살모사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분기점과 경상북도 지역에 중첩되어 있었으며, 전체 조사지역에 비해 종간 중첩된 지 역이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쇠살모사 vs 살모사: 14.5 %, 살모사 vs 까치살모사: 7.8 %; Figure 4B). 쇠살모사와 까치 살모사는 경기도와 강원도의 분기점과 강원도의 동쪽 지역, 경상북도 지역에 중첩되어 있었으며, 전체 조사지역에 비해 종간 중첩된 지역이 비교적 적게 나타났다(쇠살모사 vs 까 치살모사: 11.6 %; Figure 4B).
중첩된 지역의 고도와 서식지를 확인한 결과, 쇠살모사와 살모사의 고도는 246m(1st - 3rd quartiles: 169–332m), 서식 지는 산림(91.5%)과 농경지(8.3%), 초지(0.2%) 지역, 쇠살 모사와 까치살모사의 고도는 321m(1st - 3rd quartiles: 212 –462m), 서식지는 산림(83.2%)과 농경지(16.2%), 초지 (0.6%) 지역, 살모사와 까치살모사의 고도는 238m(1st - 3rd quartiles: 167–329m), 서식지는 산림(82.9%)과 농경지 (16.2%), 초지(0.9%) 지역에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었다. 따 라서 두 종간 중첩된 지역의 고도 범위는 각 종이 선호하고 있는 고도 범위(Figure 2B)와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으며, 서식지는 주로 산림지역일 것이라고 예측되었다. 종간 경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중첩된 지역에서 관찰된 개체수의 종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모든 종들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었다(Figure 4C).
고 찰
본 연구에서는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자료를 바탕으 로 한국에 서식하고 있는 살모사과 3종의 전제적인 분포형 태와 종들이 분포한 지점의 모형변수들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였다. 그 결과 3종의 분포형태는 태백산맥을 기준으 로 차이를 나타냈으며, 분포한 지점의 고도는 기후와 상관 관계를 나타냈다. 또한 3종이 분포했던 모형변수들의 생태 적 지위는 상당히 높게 중첩되어 있었지만, 종간 중첩된 지 역의 범위는 전체조사 지역에 비해 비교적 적은 범위를 나 타냈다. 한편 종간 중첩된 지역의 고도 범위는 각각의 종들 이 선호하는 고도 범위들과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으며, 중첩된 지역의 서식지는 주로 산림지역이 차지하고 있었다. 더욱이 중첩된 지역에서 종들의 개체수는 양의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었다.
고도는 살모사의 분포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 으로 생성된 3종의 모델들에서 높은 기여도를 나타냈다. 본 연구결과 살모사의 고도 범위는 한국의 고도 범위와 유사한 반면, 쇠살모사는 살모사에 비해 비교적 높은 고도 범위에 서 분포하였고, 까치살모사는 가장 높은 고도 범위에서 분 포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 서식하고 있는 쇠살모사 와 살모사는 까치살모사에 비해 낮은 고도에서 주로 관찰된 다고 알려지고 있다(Beack and Shim, 1999; Do and Yoo, 2014). 더욱이 까치살모사는 다른 두 종보다 태백산맥 주변 에 밀집된 분포형태를 나타냈으며, 쇠살모사와 살모사에 비 해 산림지역에서 주로 분포하고 있었다(Figure 2C). 선행연 구들에 따르면 살모사는 평지와 농경지에서 주로 서식하며, 쇠살모사는 농경지와 낮은 산림지역, 까치살모사는 산림지 역에서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Song, 2007; Do and Yoo, 2014). 따라서 살모사들이 분포한 고도와 서식지 는 서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러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산림지역은 농경지와 초지에 비해 고도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살모사들이 분포한 고도는 기후변수 들과 상관관계를 나타냈으며(Figure 3A), 고도와 서식지에 따른 3종의 분포경향은 종 분포 모델들에 반영되었다. 예를 들어 기온이 낮고, 고도가 높은 태백산맥 주변 지역을 기준 으로 살모사의 분포 가능성은 거의 드물었고, 쇠살모사는 낮은 분포 가능성을 나타낸 반면 까치살모사는 높은 분포 가능성을 나타냈다(Table 1; Figure 4A). 종합적으로 3종의 살모사들이 분포한 고도는 기후와 서식지에 따라 가깝게 연관되어 있었다.
살모사과 3종의 생태적 지위는 높게 중첩되어, 공통 조상 으로부터의 생태적 특징을 유지하는 niche conservatism의 경향을 보였다(Peterson et al., 1999; Wiens et al., 2010). 이것은 가깝게 연관된 종들이 공통조상으로부터 비슷한 생 태적 특징들을 물려받아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 도 불구하고 본 연구의 종 분포 모델들을 확인한 결과, 종들 의 지리적 분포형태는 태백산맥을 기준으로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Figure 4A), 중첩된 지역의 서식지를 확인한 결과, 대부분 태백산맥 주변과 경기도 동쪽 지역, 강원도, 경상북도의 산림지역에서 중첩되어 있었다(Figure 4B). 일반적으로 살모사들은 산림지역에서 고도에 따라 경 쟁이 발생하며, 근연관계가 가까운 살모사들의 주요 분포 및 경쟁에 관한 선행연구들에서도 산림지역에서 종들의 분 포가 중첩되는 현상들을 보여주고 있다(Luiselli et al., 2007; Martínez-Freiría et al., 2008, 2010; Stefano et al., 2011). 또한 종간 서식지 중첩은 각 종의 전체 분포 예상지 역 중 일부에서만 일어나는, 접소적인 형태를 나타낼 것으 로 예측되었다(Figure 4B). 이탈리아 알프스산맥에 서식하 고 있는 Vipera aspis와 V. berus의 종 분포 모델 연구에 따르면 (격자 크기: 약 500m; Stefano et al., 2011), 두 종간 분포형태는 전체 조사지역에 비해 공간적으로 중첩된 지역 은 8.4%에 불과했으며, 접소적인 분포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이유는 종간 선호하는 지형변수들(고도, 미소서식지 특성 등)의 차이로 인해 그들 간 직접적인 상호작용이 일어 나지 않기 때문에 경쟁이 일어나는 것이 최대한 예방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Monney, 1996). 비록 본 연구에서는 살모사과 3종이 선호한 고도범위의 차이에 대해서는 다루 지 않았지만, 종간 선호하는 고도가 비교적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결과를 예측하였다. 예를 들어 종간 선호하는 고 도 범위의 차이가 나타났다면, 중첩된 지역의 고도 범위는 두 종이 선호하는 고도 범위 중 한 종에게 더 가깝게 중첩되 어 있었겠지만, 본 연구에서는 큰 차이를 확인하지 못하였 다. 더욱이 중첩된 지역의 서식지는 주로 산림지역이었으 며, 3종이 가장 선호하는 서식지 또한 모두 산림지역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한국산 살모사들은 종간 접소적인 분 포형태를 나타냈지만, 이러한 분포형태를 나타낸 원인에 대 해서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종합적으로 한국산 살모사과 3종의 생태적 지위는 높게 중첩되어 있었다. 그들의 분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모형 변수는 고도였으며, 고도에 따라 그들의 분포형태는 차이를 보였다. 더욱이 그들 간 중첩된 지역은 전체 조사지역에 비 해 비교적 작은 범위를 나타냈으며, 서식지는 주로 산림지 역으로 직접적인 경쟁 없이 접소적인 분포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관찰된 분포형태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은 확인하지 못했다. 이러한 이유는 비교적 넓은 지역 범위(한반도)에서 이용된 2㎞의 격자 크기의 변 환으로 주변의 환경 정보들이 하나로 겹쳐진 것과 세부적인 지형변수(e.g. 미소서식지, 경사도, 태양 반사도 등)들에 대 한 분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따라서 향후 종간 접촉지역에서 살모사들이 선호하는 다양한 모형 변수들에 대한 보다 세밀한 분석(예를 들어, 격자 크기 500m 이하의 분석)과 더불어 자세한 생태학적, 행동학적 연구가 진행된다면 종간 생태적 지위의 분화 및 종간 경쟁 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기작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