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의 정통적인 지리인식체계는 1대간 1정간 13정 맥으로 구분하고 있으며(Lee et al., 2007), 정맥은 백두대간 에서 유래한 산줄기로서 하천의 분수계에 따라 13 정맥으로 구분된다. 남한지역에는 9개 정맥이 분포하고, 그 명칭과 개념을 환경부나 산림청 등 정부기관에서 사용하고 있다 (Lee and Lee, 2013). 최근 환경부와 산림청에서는 백두대 간을 보호하기 위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법률 제 11565호-산림청)’, 국립공원을 비롯한 국가지정 공원(자연 공원법 법률 제 12248호)에 의거 그 인식 및 보전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지만 정맥은 그 인식 및 보전을 위한 제도 는 미흡한 실정이다(Lee and Lee, 2013). 백두대간이 생태 학적으로 전국토의 녹지체계를 형성한다면 경상도를 가로 지르는 낙동정맥은 지역적 차원에서 지역보전의 생태축 역 할을 수행할 수 있으나(Kim et al., 2004), 현재 기초적인 생태연구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최근 생태계는 인간의 간섭이 증가하고(Vitousek et al., 1997), 이에 따라 인간의 간섭이 생물다양성에 어떻게 영향 을 받는가에 대한 문제가 야기되었다(Foley et al., 2005). 현재 인간의 간섭 외에 생물종의 분포는 기온, 강수량, 일사 량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ianka, 1994; Yu et al., 2010). 산림에서 다양한 산림 환경 구조에 따라 조류는 서식지를 선택할 때 다양한 양상 을 보이게 되며 서식하는 조류 및 야생동물의 종 구성 등에 많은 영향을 주는 걸로 알려져 있다(Karr and Roth, 1971; Cody, 1981; James and Warmer, 1982; Erdenien, 1984; Lee, 1996; Yu et al., 2010). 또한 산림 및 산림과 이어진 지역에 개설된 도로와 같은 인간의 간섭은 서식지의 단편화 와 산림환경구조에 변화를 주기 때문에 조류의 종다양성 및 종 구성에 변화를 준다(Ambuel and Temple, 1983; Hanowski and Niemi, 1995). 이러한 단편화는 조류 생물 서식지의 감소 효과나(McGarigal and McComb, 1995; Fahrig, 1997), 단편화 된 서식지 사이 조류의 이동에 영향 을 주어 조류 군집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Lens and Dhondt, 1994; Matthysen et al., 1995; Matthysen and Currie, 1996). 그러나 최근 이러한 생태계의 특성들을 고려하지 않 고 무분별한 개발과 인간에 의한 간섭에 의해 지역 생태계 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Kim et al., 2008).

최근 산림지역에서의 서식지 환경이 조류에 미치는 영향 에 관한 연구는 Lee (1996), Rhim and Lee (2001), Kim et al. (2002), Hur et al. (2003), Lee et al. (2007), Kim et al. (2008), Yu et al. (2010) 등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국토의 중요 생태축인 낙동정맥에 서식하는 조류를 포함한 동물에 관한 연구는 산림청에서 실시한 자원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Korea forest service, 2015)외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보전과 이용의 상충적 가치의 마찰로 개발 압력에 놓여있는 정맥의 생태계 기초 연구를 통해 국토의 중요 생태축이자 지역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는 낙동정맥의 체계적 관리 및 보전을 위한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자 실시하였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본 연구 대상지인 낙동정맥은 낙동강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정맥으로, 백두산부터 지리산까지 전 국토의 근골을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의 태백산 줄기인 구봉산에서 남쪽으 로 갈라져 영천의 운주산까지 높이 1,000m에 달하는 산줄 기를 형성하고 있다. 낙동정맥은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부터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까지 418.4km로 연결되는 산줄기로서 국토의 중요 생태축이자 지역적으로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의 동해안과 낙동강 유역을 가르는 분수령 산맥이다(Korea forest service, 2015).

본 연구는 낙동정맥의 서식지 유형(개발지, 계곡부, 임도 및 능선)별 조류 군집 특성을 파악하기 위하여 낙동정맥에 서 다양한 지형을 볼 수 있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낙동 정맥의 대표성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되는 5개의 산(백병산, 칠보산, 백암산, 운주산, 고헌산)을 중점조사지역으로 선정 하였다.

각 산별로 고도를 기준(±600m)으로 계곡부, 임도 및 능 선을 고정조사구로 선정하였고, 개발지는 산림지역 임연부 지역의 농경지를 포함한 마을과 같이 식생이 존재하며, 인 간의 간섭이 다소 발생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고정조사구를 선정하였다. 서식지 유형별(개발지, 계곡부, 임도 및 능선) 2개의 고정조사구를 대상으로 2015년 봄(5월), 여름(8월), 가을(10월)에 조사를 토대로 서식지 유형별 조류 군집을 분 석하였다(Table 1, Figure 1).

고정조사구는 5개의 중점조사지역에 서식지 유형별로 2 개씩 각 6개, 총 30개의 고정조사구를 선정하였고, 서식지 유형의 특성을 고려하여 유형별로 식생의 발달, 조류 서식 환경 등을 고려하여 50 × 300m의 면적으로 선정하였다. 고정조사구의 위치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GARMIN GPSmap 62s)를 이용하여 방형구의 모서리 부분 의 좌표를 획득 후 기록하였다(Table 1).

2.조사분석

1)조사방법

조사는 각 중점조사지역에 선정된 고정조사구를 중심으 로 하였으며, 2인 1조로 한명은 쌍안경(Kowa 10×42)으로 종과 개체수를 파악하는 동안 다른 한명은 기록하며 이동하 는 조류를 조사하였다. 선정된 고정조사구 내 조사경로를 따라 선조사법과 정점조사법(Bibbly et al., 1992)을 병행하 여 실시하였다. 고정조사구 중앙을 이동경로로 선정하여 좌 우 각 25m를 조사하였으며, 조사 경로가 한쪽으로 치우친 경우 고정조사구 중앙에 가상의 이동 경로를 선정하여 이동 후 조사하였다. 고정조사구 내 정점조사는 30분을 원칙으로 하였고, 시작지점, 150m 지점, 300m 지점을 각 10분씩 정 점 조사하였다. 조사결과의 종 동정 및 분류체계는 Lee et al. (2014)에 의거 각 서식지 유형별로 구분하여 정리하였 다. 방형구 내 서식 조류의 길드 분석을 위하여 관찰된 조류 의 행동(섭식, 휴식, 비행 등) 및 관찰 위치(교목, 관목, 바닥, 상공 등)을 구분하여 기록하였다.

2)분석방법

서식 유형별 조류 군집을 보다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하여 우점도(Dominance), 종다양도(Shannon and Weaver, 1963, Pielou, 1966)를 산출하여 분석하였다.

또한 서식지 유형별로 자원이용 패턴을 설명 할 수 있는 유용한 개념인 ‘길드(Guild)’를 이용하여 서식지 유형별 조 류군집을 분석하였다. 길드는 Root (1967)에 의해 ‘동일한 자원을 유사한 방식으로 이용하는 종들의 모임’이라고 정의 하였고, 이 개념은 여러 가지 유익한 점 때문에 여러 연구에 서 이용되어져 왔으며, 조류군집의 분석에 많이 사용된다 (Simberloff and Dayan, 1991). 또한 조류군집의 산림 환경 내 자원 이용 패턴을 분석하는데 매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개념이다(Rhim and Lee, 2000). 길드의 기준 분류는 매우 주관적이고 연구자의 직관에 의한 것으로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Hawkins and MacMahon, 1989). 그러나 길드 의 개념은 생물학적으로 군집의 구조를 분석할 때 시·공간 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생태계 에너지 흐름과 구성원간 물질 순환을 분석하는데 중요한 수단이다(Lee and Park, 1995).

본 연구에서는 둥지를 짓는 장소인 영소 길드와 먹이를 먹는 장소인 채이길드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Table 2). 영 소길드와 채이길드의 분류는 본 연구대상지에서 이용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정하였다(Lee and Park, 1995; Park and Lee, 2001; Kim et al., 2008; Yu et al., 2010,). 길드 분석 결과의 통계분석은 Pearson Chi-square test를 이용하 였고, SPSS 18.0 version을 사용하였다.

결 과

1.낙동정맥의 서식 조류 현황

2015년 낙동정맥의 주요 중점조사 지역인 5지역의 산을 조사한 결과 출현한 조류는 총 47종 1,163개체이었다. 각 조류 서식 환경별 출현종은 임도 및 능선(C)에서 31종으로 가장 많았고, 계곡부(B) 30종, 개발지(A) 28종의 순이었다. 개체수는 계곡부에서 471개체로 가장 많았고, 개발지 443 개체, 임도 및 능선 249개체의 순이었다. 종다양도는 임도 및 능선에서 2.82로 가장 높았고, 계곡부 2.74, 개발지 2.26 의 순이었다(Table 3, Figure 2).

개발지의 최우점종은 41.76%로 참새 Passer montanus 이었고, 직박구리 Microscelis amaurotis (11.74%), 딱새 Phoenicurus auroreus (6.09%), 멧비둘기 Streptopelia orientalis, 박새 Parus major, 붉은머리오목눈이 Paradoxornis webbianus 가 각 5.19%로 상위 5%이상 우점하였다.

계곡부의 최우점종은 14.65%로 박새 Parus major이었 고, 붉은머리오목눈이 Paradoxornis webbianus (14.44%), 직박구리 Microscelis amaurotis (11.46%), 노랑턱멧새 Emberiza elegans (10.62%), 오목눈이 Aegithalos caudatus (8.70%), 어치 Garrulus glandarius (5.31%), 흰배지빠귀 Turdus pallidus (5.10%)로 상위 5%이상 우점하였다.

임도 및 능선의 최우점종은 21.29%로 박새 Parus major 이었고, 직박구리 Microscelis amaurotis (9.24%), 흰배지 빠귀 Turdus pallidus (8.84%), 오목눈이 Aegithalos caudatus 와 노랑턱멧새 Emberiza elegans가 각 7.23%, 쇠박새 Parus palustris (6.02%), 멧비둘기 Streptopelia orientalis와 붉은 머리오목눈이 Paradoxornis webbianus가 각 5.62%로 상위 5%이상 우점하였다.

2.길드 분석

1)낙동정맥의 서식지 유형별 영소길드(Nesting guild) 분석

낙동정맥에 서식하는 조류 군집의 길드 구조는 서식 유형 에 따른 영소길드 구조의 분포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 이를 보였다(Pearson Chi-Square test, χ²=13.377, p=0.037). 개발지에서는 수관층(Canopy nesting guild)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45회(42.5%)로 다른 영소길드에 비해 높은 경향을 나타냈고, 관목층(Bush nesting guild) 33회(31.1%), 수동 (Hole nesting guild) 18회(17.0%), 기타 영소길드 10회 (9.4%)의 경향을 보였다.

계곡부에서는 수관층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54회(37.2%) 로 다른 영소길드에 비해 높은 경향을 나타냈고, 수동 45회 (31.0%), 관목층 37회(25.5%), 기타 영소길드 9회(6.2%)의 경향을 보였다.

임도 및 능선에서는 수동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44회 (38.3%)로 가장 높아 다른 지역과 다소 차이를 보였고, 수관 층 41회(35.7%), 관목층 24회(20.9%), 기타 영소길드 6회 (5.2%)의 경향을 보였다(Table 4, Figure 3).

2)낙동정맥의 서식지 유형별 채이길드(Foraging guild) 분석

낙동정맥에 서식하는 조류 군집의 길드 구조는 서식 유형 에 따른 채이길드 구조의 분포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Pearson Chi-Square test, χ²=15.555, p=0.004). 개발지에서는 관목층(Bush foraging guild)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55회(51.9%)로 다른 채이길드에 비해 높은 경향을 나타냈고, 수관층(Canopy foraging guild) 38회(35.8%), 기 타 채이길드(Other foraging guild) 13회(13.3%)의 경향을 보였다.

계곡부에서는 수관층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77회(53.1%) 로 다른 채이길드에 비해 높은 경향을 나타냈고, 관목층 60 회(41.4%), 기타 채이길드 8회(5.5%)의 경향을 보였다.

임도 및 능선에서는 수관층에 속한 군집의 빈도가 67회 (58.3%)로 가장 높아 다른 채이길드에 비해 높은 경향을 나타냈고, 관목층 44회(38.3%), 기타 채이길드 4회(3.5%) 의 경향을 보였다(Table 5, Figure 4).

고 찰

Park et al. (2003)은 서식지 유형별로 서식하는 조류의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산림성 조류는 다양한 서식환경을 고려한 조사가 필요하고 하였다. 본 연구에서 낙동정맥의 서식지 유형별 조류 조사 결과 서식지 유형별(개발지, 계곡 부, 임도 및 능선)로 산림성 조류의 출현종 및 개체수가 차 이를 보였다. 출현종은 임도 및 능선부에서 31종으로 가장 많았고, 개체수는 계곡부에서 471개체로 많았다.

개발지의 우점종은 참새, 직박구리 등 인가 주변이나 임 연부 지역에서 주로 서식하는 조류(Lee et al., 2001)로서 조사지역내 인가 주변을 주 서식지로 이용하는 조류였다. 계곡부는 대부분 조류가 서로의 생태적 지위관계에서 서로 의 지위를 분할하며 공존하는데(Cho, 1996), 이러한 지위를 기반으로 계곡부의 풍부한 둥지재료(이끼, 진흙 등) 및 풍부 한 먹이원 등의 환경적 이유로 박새, 오목눈이, 흰배지빠귀 등 우점종 분포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낙동정맥의 임 도는 대경목 임목이 생육하는 지역으로서 이러한 서식 환경 은 조류에게 충분한 영소자원을 제공함으로서 박새, 직박구 리, 오목눈이와 같은 산림성 조류의 서식에 적합한 지역으 로 판단된다. 임도 지역에서 주로 관찰된 흰배지빠귀를 비 롯한 산새류는 임도 구간에 천이된 초본류에서 곤충류를 채식하는 모습의 관찰빈도가 높았으며, 지빠귀과 조류는 교 목의 나뭇가지 위에 영소하고 딱정벌레목, 나비목, 매미목 등의 성충과 유충, 그리고 거미류 등을 채식하는 것으로 알 려져있다(Won, 1981). 본 연구 결과 인간의 간섭이 있는 개발지에서 다른 서식지 유형간 출현 조류의 종수 및 개체 수 차이가 크지 않은 이유는 서식지와 자원의 다양성 그리 고 생물 종 다양성이 증가한다는 중간교란가설을 지지(Kim et al., 2008)하는 결과로 생각된다.

조류 군집에서 길드 구조의 차이는 조류 서식지 유형 차 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olen and Robin, 2003; Rhim et al., 2007; Rhim 2008). 계곡부, 임도 등 다양한 서식 환경은 조류의 영소 및 먹이 자원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조류군집의 조성과 종다양도, 종풍부도는 변화 하게 된다(Stevens, 1992; Waterhouse et al., 2002). Rhim et al. (2007)은 임도지역과 산림지역에서 조류군집의 길드 구조 차이는 산림환경의 차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하였 는데, 본 연구에서는 임도와 산림지역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임도의 경우 개설 과정에서 천이된 초본류로 인하 여 붉은머리오목눈이, 노랑턱멧새와 같은 조류가 추가 유입 되었으며, 수목의 벌채로 인해 흉고직경이 큰 대경목이 감 소하고, 상층임관의 개방에 따라 수관층이 감소한다고 하였 는데(Goosem and Turton, 2001), 낙동정맥의 임도 구간은 상대적으로 수관층의 연결 정도가 높고, 대경목의 숫자가 많기 때문에 수관층 채이길드에 속한 조류 군집의 빈도가 높았던 것으로 판단된다.

낙동정맥에서 서식지 유형별로 조류 군집의 유의한 차이 가 있는 것은 다양한 서식지의 분포는 조류 서식에 큰 영향 을 주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본 연구결과 확인된 서식 지 환경과 조류군집을 길드개념으로 정확하게 나타내기 위 해서는 엽층 구조분석에 의한 산림환경구조의 조사(Lee and Park, 1995), 연구 지역의 식생 조사와 같은 조사가 추 가로 실시되어 복합적인 조류 서식지 유형의 분석이 향후 연구에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