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식물은 환경요인과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분포범위가 결 정된다(Connell and Slatyer, 1977; Crawley, 1986; Grime, 2002). 또한 각각의 종이 소유하고 있는 생태적 지위에 따라 적합한 생육지를 선택한다(Hutchinson, 1957; Grubb, 1977; Crawley, 1986; Pearman et al., 2007). 그 결과로 대부분의 식물은 특징적인 분포 유형을 나타내며 식물이 소유하고 있는 생태적 지위폭에 따라 넓은 분포범위에 걸쳐 분포하기 도 하고 극히 좁은 분포범위를 나태내기도 한다(Grime, 1977; Grime, 2002; Dupré and Ehrlén, 2002; Pearman et al., 2007; Kim et al., 2015). 일반적인 식물과는 달리 멸종 위기야생식물은 상대적으로 좁은 분포범위와 소수의 개체 군 수, 소수의 개체군 당 개체수를 나타낸다(IUCN, 2000; IUCN Standards and Petitions Subcommittee, 2014; Hunter Jr. and Gibbs, 2011). 뿐만 아니라 특징적인 분포 유형을 나타내고 특정 생육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Mayberry and Elle, 2010; Türe and Böcük, 2010; Baumel et al., 2013; Jerling, 1988; Brys et al., 2003). 그럼으로 보전의 대상이 되는 멸종위기야생식물이 어떠한 분포특성을 소유 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보전활동의 출발점이다 (Crawley and Ross, 1990; Noel et al., 2006). 이러한 이유 로 멸종위기야생식물의 보전을 위한 많은 연구에서 대상종 의 생육지가 소유하는 환경을 파악하는데 중점을 두어 왔다 (Crawley and Ross, 1990; Noel et al., 2006).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식물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과 의 상호작용의 결과인 생태적 과정을 통해 생육지를 점유하 고 개체군을 유지한다(Gleason, 1926; Grubb, 1977). 그러 나 현재의 생육지가 과거에도 해당 종의 생육지에 해당하였 다고 단정할 수 없다(Jules, 1988). 그 이유는 지구상의 대부 분의 지역에서 환경은 시간에 걸쳐 변화하였기 때문이다 (Gleason, 1926; Connell and Slatyer, 1977; Crawley, 1986; Dupré and Ehrlén, 2002). 식물은 적합한 생육지를 점유하 고 개체군을 유지하며 번식하고 시간의 경과에 따라 언젠가 는 소멸에 이른다(Gleason, 1926; Connell and Slatyer, 1977; Crawley and Ross, 1990). Crawley와 Ross(1990)는 보전을 목적으로 하는 종이 소유하고 있는 속성을 이해하고 보다 장기간에 걸친 개체군동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 하였다. 또한 간단한 재배실험을 통해 종이 소유하고 있는 생활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리고 어 떠한 번식체계를 소유하고 있는지 이해하는 것은 개체군의 지속 가능성을 평가하는데 유용한 정보가 된다(Crawley and Ross, 1990; Dupré and Ehrlén, 2002; Ohara et al., 2006). 식물군집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것과 같이 식물군집을 구성하는 개체군 또한 식물군집의 변화와 연관 하여 함께 변화의 과정을 경험한다(Gleason, 1926; Connell and Slatyer, 1977; Crawley, 1986; Jules, 1988; Crawley and Ross, 1990). 개체군은 생육지내의 토양, 수분, 광조건 및 양분조건 등 다양한 요인의 조합에 따라 연속적인 변화 를 나타낸다. 뿐만 아니라 고착성인 식물은 생육지내에서 일어나는 작은 규모의 사건이 발단이 되어 서로 다른 결과 를 나타낼 수 있다(Mayberry and Elle, 2010; Brys et al., 2003). 특히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식물은 생육지의 환경요 인과 결합하여 어떠한 개체군 동태를 나타내는지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Jules, 1988; Crawley and Ross, 1990; O'Grady et al., 2004).
멸종위기야생식물의 효과적인 보전을 위해 종이 소유하 고 있는 생활사 특성과 개체군동태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 지만 긴 수명을 소유하는 식물의 개체군 동태를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Harper, 1977; Crawley and Ross, 1990). 이러 한 이유로 생활사가 짧은 일년생 또는 이년생식물을 대상으 로 한 개체군동태 연구가 많다(Harper, 1977; Crawley and Ross, 1990; Petru, 2005; Faliṅska, 1977). 그러나 보전의 대상이 되는 식물에 대한 정보의 확보는 보전계획의 수립과 추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IUCN Standards and Petitions Subcommittee, 2014; Elzinga et al., 1998). 그럼으로 Crawley와 Ross(1990)가 주장한 것과 같이 보다 장기간에 걸친 관찰과 재배실험을 통해 확보한 다양한 정보를 종합하 여 보전대상 식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대단히 중 요하다.
본 연구의 목적은 첫째,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산작약(Paeonia obovata Maxim.)이 일반적으로 멸종위기야생식물에서 제 시되는 독특한 생육지를 선호하는지를 알아보고 재배실험 을 통해 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힘과 함께 어떤 번식체계 를 소유하는 지를 평가한 후 둘째, 개체군의 구조와 4년간에 걸친 개체군 동태를 비교하여 현재의 상태를 평가하고, 셋 째, 효과적인 보전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 종
산작약은 한국, 일본(중북부), 중국(중북부) 그리고 러시 아(극동지역)에 분포하는 동아시아 특산종이다(Sang et al., 1995; Sang et al., 1997; Hong et al., 2001; Lim, 2015).
산작약의 분류학적 위치에 대해서는 동아시아에 위치한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에서 각각 서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Hong et al., 2001; Flora of China, 2016; Lim, 2015). 대표적으로 중국에서는 산작약의 범위에 동아시아에 분포 하는 것으로 보고된 P.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 P. oreogeton S. Moore, P. obovata var. glabra Makino, P. obovata subsp. japonica (Makino) Halda 등을 모두 P. obovata subsp. obovata Maximowicz로 구분하였 다(Flora of China, 2016; Sang et al., 1995; Sang et al., 1997; Lim, 2015). 반면에 일본에서는 P.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와 P. obovata Maxim.를 구별한다(Hong et al., 2001; Lim, 2015). 한국에서는 일본에서와 같이 P.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와 P. obovata Maxim. 를 구별하는 견해를 따르고 있다(Lim, 2015). Sang 등(1995, 1997)의 염색체와 분자마커를 이용한 연구에서 P.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와 P. obovata Maxim.이 구별 되지 않음을 보고하였지만 최근의 연구에서 형태적인 차이 와 더불어 이 두 가지 종을 분자수준에서 구별할 수 있게 되었다(Lim, 2015). Figure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산작약은 인접분류군인 백작약(P. japonica (Makino) Miyabe & Takeda)에 비해 개화시기가 30일 가량 늦고, 꽃잎이 완전히 벌어지지 않으며 식물체에서 차지하는 화경의 비율이 2배 이 상 길다(Lim, 2015; Authors observation).
산작약은 식생의 하부에 분포하는 다년생초본식물이다 (Flora of China, 2016; Lim, 2015). 높이는 보통 60~80㎝ 이고 잎은 9장의 소엽으로 구성된 복엽이다. 잎은 난형 또는 난상타원형이고 뒷면에는 보통 털이 없지만 드물게 털이 있다(Flora of China, 2016; Lim, 2015). 꽃은 본 연구가 이루어진 한국의 주요 분포지에서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에 개화한다. 꽃잎은 5장이고 개화기동안 암술과 수술을 감싸 고 벌어지지 않는다. 대과(Follicle)는 1~7개로 갈라지지만 대부분은 3~4개로 갈라져있다. 대과(Follicle)는 9~10월 에 익고 성숙한 종자는 검은색 또는 진한 남색이다. 생산된 종자는 분포지에서 이듬해에 곧 바로 발아하지 않으며 보통 은 2~3년차에 발아한다. 종자의 발아는 가을철에 하배축 의 신장으로 나타나고 지상부로의 잎 출현은 이듬해 봄에 이루어진다. 산작약의 유묘는 재배 과정에서 개화가 가능한 성체로 성장하기까지 적어도 4~5년이 소요되며 분포지내 에서는 7~10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2).
2.연구대상지
한국에서 산작약의 분포는 최근의 연구를 통해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한다고 보고되었다(Lim, 2015). 멸종위기 야생식물인 산작약의 분포 현황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 확보 를 위해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지속적으로 분포지를 조 사하였다. 그 결과 한국의 경기도 북부, 충청북도 북부 그리 고 강원도에서 총 37개의 분포지를 확인하였다(Figure 3). 산작약은 각 분포지에서 단독 또는 동일 지역 내에서 2~10 개의 소집단으로 분포하였다. 가장 많은 개체수가 관찰된 개체군은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에 위치하였고 약 1,000개 체가 10개의 소집단으로 나뉘어 있었다. 개체군 당 개체 수는 평균 50(±20.10)개체에 해당하였다. 2013년까지 조사 된 분포지 중 군사시설지역에 인접하여 접근 및 조사가 어 려운 지역, 조사가 이루어질 당시 출현개체가 관찰되지 않 은 지역을 제외하고 2014년에 총 12개 지역에서 25개 집단 을 대상으로 본 연구를 수행하였다(Figure 3, Table 1).
3.연구방법
1)환경요인
2014년에 각 조사대상지 내에서 산작약의 밀도가 가장 높은 장소에 25㎡(5×5m)의 방형구를 설치하였다. 또한 25 ㎡ 방형구를 확장하여 225㎡(15×15m)의 방형구를 설치하 였고 25㎡(5×5m) 방형구와 더불어 각 방형구내에서 출현하 는 종을 기록하고 종별 피도를 기록하였다(Braun-Blanquet, 1964). 다만, 출현종의 피도는 피도등급이 아닌 100분률로 기록하였다. GPS를 이용하여 각 조사지의 위치와 고도를 측정하였고(Garmin GPSmap60csx, USA) 방위와 경사를 측정하였다(SUUNTO Compass/Clinometer, Tandem 360PC/ 360R G, Japan). 상층식생의 울폐도를 측정하기 위해 수관 밀도측정기를 사용하여 각 조사지역의 중앙에서 수관밀도 를 측정하였다(Spherical crown densitometer, Convex, USA). 2014년에 25㎡방형구의 4곳에서 토양을 수집하여 유기물 함량과 유효인산(Av-P), 질산태질소(NO3⁻), 암모니아태 질소(NH4⁺)의 함량을 측정하였다(Allen, 1989).
2)개체군구조와 개체군 통계
식생조사를 위해 설치한 25㎡의 방형구를 다시 1㎡씩 소방형구로 나누어 출현하는 개체의 분포도를 작성하였다. 각 개체에는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 식물의 생체량은 식물 체의 키, 잎의 수 및 잎의 총 면적과 밀접한 상관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출현하는 개체별로 소엽의 길이와 폭을 측정 하여 두 값을 곱한 값(Length × Width)의 합을 개체의 잎 면적 값으로 이용하였다(Harper, 1977; Kawano et al., 1982; McGraw et al., 2013). 개체군 동태의 평가에서는 측정한 값을 그대로 비교하였다. 각 조사지역에 분포하는 개체군의 구조는 측정한 잎 면적을 기준으로 7개의 등급 (S1; 50㎠ 미만, S2; 51~100㎠, J1; 101~200㎠, J2; 201 ~500㎠, A1; 501~800㎠, A2; 801~1,000㎠, A3; 1,001 ㎠이상 : Figure 2와 연관되지 않음, A1등급 이상은 개화 가능 개체임)으로 구분하여 비교하였다. 각 조사지역 간의 개체군 구조와 개체군 구조의 변화를 비교하였는데 이 때 개체로부터 측정한 잎 면적과 Figure 2에서 제시한 생활사 의 등급과 일치하기 않았다.
2011년에 조사 대상지 중 개체군 내에 다수의 집단이 존 재하고 효과적인 조사가 가능한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개체군동태를 조사하기 위한 고정조사구를 설치하였다 (Figure 3; Table 1). 이 개체군은 8개의 서로 다른 크기의 집단과 주변에 산재하는 소수의 개체로 구성되었다. 개체군 의 분포 범위는 약 500m × 400m의 범위에 해당하였다. 앞의 개체군 구조 조사방법에서 제시한 것과 같이 25㎡의 고정조사구를 설치하고 분포도를 작성하였고 각 출현개체 에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Figure 4). 2012년 7월부터 2015 년 7월까지 개체별로 매년 출현여부, 개화여부, 잎의 면적을 측정하였고 새로 출현하는 개체를 조사하였다.
3)재배실험 및 생활사 연구
•토양의 양분에 따른 생육상태 비교
산작약의 활력에 토양의 유기물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 기 위해 간단한 재배실험을 수행하였다. 길이 2.5m × 너비 1.5m × 높이 0.4m 크기의 나무틀 3개를 제작하였다. 각각 의 나무틀(Wood box)에는 유기물이 포함되지 않은 토양 (Mountain sand; any organic matters are not included)과 원예용상토(TKS-2, Floragard, Germany, N; 330mg/L, P; 220mg/L, K; 400mg/L)를 각각 9:1, 7:3, 5:5의 부피비율로 혼합하여 총 1.5㎥씩을 조제하였다. 원예용상토가 혼합된 토양을 나무틀에 넣고 편평하게 하였다. 실험을 위해 온실 은 생육지의 광 조건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투과되는 빛의 양이 35%인 상태를 유지하였다.
재배실험에 사용할 식물체로는 2011년에 발아한 유묘와 2008년에 발아하여 소엽이 5~6장에 이른 개체를 준비하였 다. 또한 토양에 따른 생장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2011년에 발아한 백작약의 유묘를 함께 준비하였다. 준비된 식물체는 Table 2와 같이 재배실험 준비가 완료된 나무틀에 식재하였 다. 식재된 식물체는 곧바로 소엽의 길이와 폭을 측정하였 다. 식재된 개체는 매년 출현여부를 기록하였고 8월에 소엽 의 수, 소엽의 길이와 폭을 측정하였다. 생육상태의 관찰은 식재한 유묘에서 개화개체가 나타나기 시작한 2014년까지 4년간 진행하였다.
•자가화합성 또는 자가불화합성 평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식물의 경우 자가불화합성에 의한 영향으로 일정한 개체수 이하의 개체군에서는 급격한 개체수 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Lande, 1988; Ohara et al., 1995; Lienert, 2004; Angeloni et al., 2011). 따라서 연구대상종의 유성번식 체계는 개체군의 동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요소 이다(Lande, 1988; Crawley and Ross, 1990). 2013년과 2014년에 개화한 산작약의 꽃을 방문하는 곤충을 관찰하였 다. 화분을 매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곤충은 꿀벌류(Apis sp.), 뒤영벌류(Bombus sp.), 꽃벌류(Nomada sp.), 꽃등에 류(Eristalomyia sp.)가 있었다. 곤충에 따라 차이기 있었지 만 꽃잎이 벌어지지 않은 꽃의 꽃잎 사이를 벌리거나 틈을 이용하여 꽃잎의 안쪽 공간으로 침입하였고 짧게는 20~30 초, 길게는 2분 이상 머물렀다. 꽃등에류(Eristalomyia sp.) 는 꽃잎 사이에 있는 틈에만 머물렀고 꽃잎 사이를 비집고 꽃의 내부로 침입하지는 않았다. 2015년에 화분매개곤충의 방문이 종자의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산작약 이 식재된 묘포장에서 화분매개곤충을 차단하는 실험을 실 시하였다. 산작약은 묘포장에서의 재배실험조건에서 하나 의 개체로부터 2개 이상 최대 6개의 줄기가 발달하였고 각 각의 줄기 끝에 한 개의 꽃을 피웠다. 묘포장 내에서 2개 이상의 가지가 성장한 10개체를 무작위로 선발하고 성장한 가지 중 1개의 가지를 선택하여 개화가 시작되기 1주일 전 에 눈의 크기가 0.1㎜인 망을 씌워 화분매개에 관여할 것으 로 예상되는 곤충을 차단하였다. 화분매개곤충의 차단은 식 재지내 모든 개체의 개화가 끝난 후 2주간 지속하였다. 대과 (Follicle)가 성숙하고 봉선이 벌어져 종자가 보이기 시작할 때인 9월 15일에 실험이 이루어진 개체로부터 화분매개곤 충의 방문을 차단한 줄기와 차단하지 않은 줄기의 열매를 각각 채취하였다. 채취한 열매는 실험실에서 자방의 수, 성숙 한 종자의 수, 미성숙한 종자의 수를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4.통계분석
산작약의 생육지 특성을 비교하기 위해 식생조사 자료를 바 탕으로 DCA ordination을, 식생자료와 환경자료를 이용하여 CCA ordination을 수행하였다(Canoco 4.53, Microcomputer Power, USA; Lepš and Šmilauer, 2007). 토양의 유기물 비율을 달리하여 진행한 재배실험에 따른 결과는 일원분산분 석(One-way ANOVA)을 수행하였고 Kolmogorov-Smirnov 검정과 Shapiro-Wilk 검정을 통해 정규성을 검토하였다. 사 후검정으로 Tukey HSD 검정을 통해 각 표본간의 차이를 비교하였다. 재배실험 중 표본의 수가 10 미만인 경우, 화분매 개곤충의 차단에 따른 종자 생산성의 비교는 Kruskal-Wallis 일원분산분석을 수행하였고 각 표본간의 차이는 Mann-Whitney U 검정을 통해 비교하였다. 모든 통계적인 분석은 SYSTAT 12(Systat software, Inc. USA)를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산작약의 분포특성
산작약은 대부분의 멸종위기야생식물이 제한된 생육지 나 특징적인 생육지에 분포하는 것과는 달리 한 가지로 정 의할 수 없는 다양한 식생환경에 분포하였다(Figure 5, A). 225㎡ 고정 방형구의 교목층을 구성하는 종 중에서 가장 높은 중요치값(IV; importance value)을 나타내는 종으로는 소나무(Pinus densiflora S. et Z., 17.17),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 Fisch. ex Ledeb.; 13.21), 일본잎갈나무(Larix kaempferi (Lamb.) Carrière; 11.93), 졸참나무(Quercus serrata Thunb. ex Murray; 7.15) 그리고 물푸레나무 (Fraxinus rhynchophylla Hance; 6.24) 순이었다. 아교목층 에는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 Fisch. ex Ledeb.; 10.37), 신나무(Acer tataricum subsp. ginnala (Maxim.) Wesm.; 8.95), 산뽕나무(Morus bombycis Koidz.; 7.70), 물 푸레나무(Fraxinus rhynchophylla Hance,; 6.57) 그리고 느 릅나무(Ulmus davidiana var. japonica (Rehder) Nakai, ; 6.42)의 순으로 중요치값이 높았다. 관목층에서는 생강나무 (Lindera obtusiloba Blume; 7.91), 개암나무(Corylus heterophylla var. thunbergii Bl.; 5.48), 얇은잎고광나무 (Philadelphus tenuifolius Rupr. ex Maxim.; 5.44), 노린재 나무(Symplocos chinensis for. pilosa (Nakai) Ohwi; 4.99) 그리고 참조팝나무(Spiraea fritschiana C. K. Schneid.; 4.26)의 순으로 높은 값을 나타내었다.
225㎡ 고정 방형구에서 관찰된 초본식물은 오미자 (Schisandra chinensis (Turcz.) Baill.; 5.50), 참조팝나무 (Spiraea fritschiana C. K. Schneid.; 2.71), 우산나물 (Syneilesis palmata (Thunb.) Maxim.; 2.61), 줄딸기(Rubus oldhamii Miq.; 2.13) 그리고 실새풀(Calamagrostis arundinacea (L.) Roth; 1.60)의 순이었다. 25㎡ 고정 방형구에서 관찰된 초본식물은 오미자(Schisandra chinensis (Turcz.) Baill.; 4.69), 싸라기사초(Carex ussuriensis Kom.; 3.42), 참조팝 나무(Spiraea fritschiana C. K. Schneid.; 2.52), 줄딸기 (Rubus oldhamii Miq.; 1.86) 그리고 민둥갈퀴(Galium kinuta Nakai & H. Hara; 1.80)의 순이었다. 조사가 이루어 진 25㎡ 고정 방형구에서 관찰된 초본식물은 크게 2가지 그룹으로 구분되었다(Figure 5, B). 하나는 석회암 지대에 주로 출현하는 식물의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비 석회암 지 역으로 화강암지역과 편마암지역에 해당하였다(Korea Institute of Geoscience Mineral Resources, 2016).
산작약의 분포는 측정된 환경요인에 의해 유형화되지 않 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6). 그러나 대부분의 지역이 북 쪽에 접하는 사면에 위치하였고 비교적 유기물함량이 적은 환경에 분포하는 경향이 있었다(Table 3).
2.개체군 구조와 개체군동태
1)개체군 구조
본 조사가 이루어진 25개 고정 방형구에 출현하는 산작 약의 개체군 구조는 역 J자형을 나타내었다(Figure 13). 반 면에 각 고정 방형구의 개체군 구조는 비교적 안정적인 집 단(HD2, PB2, PB3, PB8), 향 후 개체군의 증가가 예상되는 집단(PS3, YO0, YY0), 극단적으로 성숙한 소수의 개체만 이 분포하는 집단(CJ0, GD1) 그리고 소수의 중간 단계의 개체만이 분포하는 집단(DD0, PH0)이 있었다. 고정 방형구 를 설치한 지역 주변에 연속적인 분포지가 위치할 경우 비 교적 안정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었다(Figure 7). 반면 에 주변에서 연속적인 분포를 나타내지 않는 독립적인 집 단, 주변에서 연속적인 분포가 관찰되지만 출현 빈도가 낮 은 집단의 경우 극단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었다(Figure 7).
2)고정조사구 PB1~PB8에서 2011년과 2015년 사이 의 개체군구조 변화
산작약의 개체군 구조는 시간에 따라 비교적 큰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나타났다(Figure 9). 2012년에 PB1, PB5, PB2 그리고 PB7은 비교적 안정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 었지만 2015년 조사결과 개화가능등급(A3 와 A2)은 관찰 되지 않았고 영양적 생장이 이루어지는 단계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2012년의 개체군 구조가 비교적 잘 유지되고 있는 집단은 PB3과 PB6으로 나타났다. 특히 PB3의 경우 2012년에 유묘의 비율이 높았지만 2015년에는 각 등급이 고르게 분포하는 안정적인 구조를 나타내었을 뿐만 아니라 집단 내의 유묘 보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개화한 성숙개체의 비율 또한 증가하였다(Figure 8; B). PB1~PB8 은 반경 500m의 범위 내에 위치하고 있지만 각각의 고정조 사구에서 관찰되는 개체의 생육상태에 따른 개체군 구조는 상당히 큰 변화의 폭을 나타내었다(Figure 8). 이러한 변화 는 2012년 8월 태풍에 의해 조사구에 인접한 교목의 전도에 의해 생성된 숲틈의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숲 틈이 생성 됨에 따라 광 조건의 증가를 포함하는 생육지의 물리적 환 경 변화가 나타났으며 그 결과로 유묘의 사망률 증가가 나 타났지만, 생존한 유묘와 J1 등급 이상의 개체에서는 잎 면 적의 증가가 나타났다.
3)고정조사구 PB1~PB8에서 조사된 4년간의 개체군 동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간 개체별 잎 면적의 변화를 비교하였다(Figure 9). 조사가 이루어진 8개의 집단에서 성 숙개체(잎 면적 >800㎠)의 식물체 크기는 지속적으로 감소 하거나 증가와 감소가 반복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Fig. 9, A, B, H, K, L). 잎 면적의 감소는 집단 내에서 개화하는 개체의 감소 또는 부재로 나타났다. 반면에 잎의 면적이 200 ㎠ 이하인 개체의 경우 상당한 잎 면적의 증가를 나타내었 다(Figure 9, E, F, I, J). 또한 일부 개체는 개화 가능한 성숙 한 개체의 크기(>700㎠)에 도달하기도 하였다(Figure 9, E, I). PB1(Figure 9, A)과 PB2(Figure 9, B)에 있는 성숙한 개체(>700㎠)에서 나타나는 잎 면적이 감소하는 경향은 PB3(Figure 9, D)에서는 반대로 증가하였고 PB5(Figure 9, G), PB6(Figure 9, H) 그리고 PB8((Figure 9, L))에서는 2013년과 2014년에 증가하였다가 2015년에 감소하는 경향 이 나타났다. PB3에서 나타나는 잎 면적의 증가는 PB3에 접해있는 교목이 2012년 8월에 태풍에 의해 전도가 발생하 였고 그에 따른 숲 틈 때문이었다. PB3의 숲 틈은 개체군동 태 조사 대상 집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거리에서 발생하였다. 반면에 2013년과 2014년의 증가와 2015년 감 소를 나타내는 집단(PB5, PB6, PB8)은 교목의 전도로 생성 된 숲 틈이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거리에 위치하였고 일 시적으로 개체의 생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되었다.
3.토양의 양분조건에 따른 재배실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에 걸친 재배실험의 결과 Juvenile단계의 식물체와 유묘(Seedling) 단계의 식물체가 서로 다른 성장을 나타내었다(Figure 10). 먼저 Juvenile단 계의 식물을 이용한 재배실험에서 2011년 최초 식재된 식물 체의 잎 면적은 각각의 토양 조건 간에 차이가 없었다.(Figure 10, A ; 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58). Juvenile 단계의 식물체를 이용한 재배실험에서 토양에 첨가된 원예 용상토(TKS-2)의 비율에 따른 차이는 2013년부터 나타났 고(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2) 2014년에 명확한 차이를 나타내었다(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08). 다만 9:1과 7:3의 비율 간에는 차이가 없었고 (Mann-Whitney U test, P=0.34) 9:1과 5:5(Mann-Whitney U test, P=0.004), 7:3과 5:5사이(Mann-Whitney U test, P=0.02)에만 차이가 있었다.
산작약의 유묘를 이용한 실험에서 2011년 식재에 사용한 유묘의 잎 면적은 토양 조건 간에 차이가 없었다(Figure 10, B ; One way ANOVA, P=0.49). 토양에 첨가된 원예용상토 (TKS-2)의 비율에 따른 차이는 2012년(One way ANOVA, P=0.23), 2013년(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26) 에 모두 차이가 없었고 2014년에만 차이를 나타내었다 (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3). 각 토양조건 간의 차이는 9:1과 5:5사이(Mann-Whitney U test, P=0.006) 에서만 나타났고 7:3과 5:5 사이(Mann-Whitney U test, P P=0.73), 9:1과 7:3사이(Mann-Whitney U test, P=0.07)에 는 차이가 없었다(Fig. 10, B). 산작약과의 비교를 위해 이용 한 백작약 유묘의 재배실험 결과는 Fig. 10의 C와 같다. 2011년 식재된 유묘의 잎 면적은 차이가 없었지만(One way ANOVA, P=1.00), 백작약은 산작약과는 달리 토양에 첨가된 원예용상토(TKS-2)의 비율이 높은 조건에서 2013 년(Kruskal-Wallis One way ANOVA, P =0.016)과 2014년 (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01)에 좋은 성장 상태를 나타냈다. 특히 식재한 유묘가 개화한 2014년에는 그 차이가 명확하였다(Figure 10; C). 이 차이는 5:5와 9:1 사이(Mann-Whitney U test, P=0.001), 7:3과 5:5사이 (Mann-Whitney U test, P=0.015) 그리고 9:1과 7:3 사이 (Mann-Whitney U test, P=0.01) 모두에서 나타났다(Figure 10, C).
산작약의 Juvenile 단계의 개체를 이용한 재배실험에서 우리는 2014년에 꽃수, 자방의 수 그리고 각 개체별로 성숙 한 종자의 수와 미성숙한 종자의 수를 측정하였다. 또한 개 체별로 성숙한 종자의 총 중량을 측정하였다. 그 결과 각각 의 토양 조건에서 개체 당 꽃수(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09), 자방의 수(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09), 종자의 수(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09) 및 생산된 종자의 총 중량(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01) 모두 차이를 나타내었다. 개체 당 꽃 수, 자방의 수, 성숙한 종자수, 성숙한 종자의 총 중량 은 5:5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Figure 11). 개체당 꽃수 (Mann-Whitney U test, P=0.53), 자방의 수(Mann-Whitney U test, P=0.44), 종자의 수(Mann-Whitney U test, P=0.31), 종자의 총 중량(Mann-Whitney U test, P=0.41)은 9:1과 7:3 사이에는 없었다. 토양조건에 따른 개체당 꽃수(Mann-Whitney U test, P=0.007), 자방의 수(Mann-Whitney U test, P=0.006), 종자의 수(Mann-Whitney U test, P=0.01), 종자의 총 중량 (Mann-Whitney U test, P=0.01)의 차이는 9:1과 5:5 사이에 서만 있었다(Figure 11, A, B, C, D).
4.자가화합성 또는 자가불화합성 평가
화분매개곤충의 유무에 따른 종자의 생산성을 알아보기 위해 10개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였다. 실험진행 과정 에서 2개체는 대과(Follicle)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에 분 석에서 제외하였다. 화분매개곤충에 따른 종자의 생산성은 화분매개곤충이 방문하는 줄기에서 성숙한 종자의 수 (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13)와 종자의 성 숙 비율(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19)이 높 은 경향이 있었지만 통계적인 차이는 없었다(Figure 11). 대과(Follicle)에서 관찰된 성숙하지 못한 종자의 수는 화분 매개곤충의 방문을 차단한 줄기와 차단하지 않은 줄기 사이 에 명백한 차이가 없었다(Kruskal-Wallis One way ANOVA, P=0.98).
5.종합고찰
1)산작약의 분포 특성
멸종위기야생식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연구대 상 식물이 어떠한 환경조건에서 생육하고 가장 좋은 활력을 나타내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Grubb, 1977; Dupré and Ehrlén, 2002). 물론 대부분의 멸종위기야생식물이 특 정한 생육지에 분포하며 일정한 환경조건을 선호한다(Türe and Böcük, 2010; Baumel et al., 2013; Kim et al., 2015). 이러한 식물은 근본적으로 생태적 지위의 폭이 좁다(Smith, 1982). 그렇지만 현재 파악한 생태적 지위에 대한 정보만으 로 종의 분포를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Moilanen and Hanski, 1998; Valverde and Silvertown, 1998). 그것은 종 의 분포를 결정하는데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Crawley, 1986; Grime, 2002; Pearman et al., 2007).
본 연구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산작약의 분포지는 상록침 엽수림(Pinus densiflora S. et Z.), 낙엽활엽수림(Quercus mongolica Fisch. ex Ledeb.) 및 30~40년 전에 조림이 이 루어진 낙엽침엽수림(Larix kaempferi (Lamb.) Carrière) 등에 걸쳐 분포하였다. 이러한 분포 형태는 P. officinalis L. 와 P. mascula (L.) Miller의 분포유형과는 차이가 있다 (Andrieu et al., 2013; Ne'eman 2003). 또한 P. officinalis L.와 P. mascula (L.) Miller의 경우와 같이 개방된 생육지 에서 가장 좋은 활력(Performance)을 나타내지도 않았다 (Andrieu et al., 2013; Ne'eman 2003; Brys et al., 2003; Valverde and Silvertown, 1998). 결국 우리가 조사한 식생 환경이나 토양의 조건이 산작약의 분포를 설명하는데 도움 이 될 수 있지만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산작약의 분포에 보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 산작약의 분포지가 대부분 북쪽을 향하는 산지 사면에 위치 하고 있음을 알았다(Table 3). 여기에 더해 모든 분포지가 계곡, 습지, 하천 등 물이 있는 곳에서 적어도 500m 이내에 위치하고 있음을 발견하였다(Author’s observations). 무엇 보다도 산작약의 분포지는 경작지, 도로 및 주거지에서 가 까운 곳은 50~200m 이내에 위치하였고 적어도 500m 이 내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와 같은 정보를 기초로 하여 산작 약의 분포를 설명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가정에 따라 추가 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한다. 첫째, 산작약은 재배실험 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유묘는 토양의 양분이 상대적으로 적은 곳에서 보다 잘 생존하고 성장하는 경향이 있었다 (Figure 10;B). 또한 성숙한 개체는 넓은 환경에 걸쳐 생육 이 가능하였다(Figure 5, 6, 10;A,B). 뿐만 아니라 자가불화 합성이 아니기 때문에 단독으로 분포하는 개체도 개화 및 종자의 생산이 가능하다(Figure 12). 때문에 산작약의 분포 는 종자의 공급원과 공급원으로부터의 종자 확산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Jonson 2004; Hanski, 1982; Hampe 2011). 둘째, 산작약이 넓은 생태적지위폭을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환경적 변동의 폭이 큰 곳에는 종자가 확산하더라도 정착하여 개체군을 만들지 못 할 수 있다(Moilanen and Hanski, 1998; Hanski, 1982; Jonson 2004). 이것은 산지의 북사면에 접하는 지역에 생육 지가 주로 위치함을 설명하는 요인으로 생각된다. 셋째, 산 작약은 다년생의 초본식물로 종자의 발아에서 종자의 생산 이 가능한 성체로 성장하기까지 10년 이상(적어도 7년 이 상)이 소요된다(Figure 2). 만약 분포지의 토양을 교란하는 요인이 존재할 경우 개체군의 성립은 불가능하다(Harmon et al., 1984; Yang, 2010; Cha et al., 2012). 그럼으로 동물 중 숲의 하층에 분포하는 초본식물의 분포와 개체군 동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대형동물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 가 이루어진다면 산작약의 분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Jules, 1988; Andrieu et al., 2011).
2)산작약의 현재 상태
조사가 이루어진 25개의 Plots에 출현하는 산작약은 총 453개체였다. 측정한 잎 면적을 이용하여 개체군 구조를 평가하면 역 J자형의 안정적인 구조를 나타내었다(Figure 13). 반면에 각 집단의 개체군 구조는 안정적인 구조를 나타 내는 곳과 극단적으로 불안정한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는 곳이 존재하였다(Figure 7). 현재까지 조사된 분포지는 비 교적 동적인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판단되며 비교적 안정 적인 개체군 구조를 나타내고 다수의 개체군이 분포하는 중심지역과 분포의 가장자리에 해당하는 지역이 존재하였 다(Figure 7). 이와 같은 분포 형태는 첫째, 과거 상당히 넓 은 분포범위에 걸쳐 분포하였다가 불법채취를 포함하는 인 위적인 요인에 의해 급격한 감소를 경험하고 잔존하는 개체 군에 해당할 것이라는 가정, 둘째, 과거 생육지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일부 지역에 한정하여 분포하던 개체군으로부 터 적합한 생육지의 증가와 잔존하는 개체군으로부터의 종 자 공급에 따라 주변지역으로의 확산이 지속적으로 이루어 져 현재 분포지가 확대되고 있다는 가정이다. 한국은 1950 년에 한국전쟁을 경험하면서 상당한 수준의 산림이 파괴되 었고 또한 1953년 전쟁이 중단된 이후 1970년대 초의 산림 보호정책과 난방용 연료의 전환 정책(목재로부터 연탄으로 의 전환)의 시행이 이루어질 때까지 심각한 산림의 훼손을 경험하였다. 결국 산림의 축소는 산작약의 생육 가능한 공 간의 급격한 감소를 의미한다. 1970년에 이후 산림의 자연 적인 복원, 조림에 따른 식생의 피복에 따라 산작약이 생육 할 수 있는 환경이 넓게 제공되었다(Moilanen and Hanski, 1998). 우리가 조사한 산작약 분포지 중 3개의 조사지점이 일본잎갈나무 조림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은 단적인 예일 것이다.
산작약은 개체의 크기에 따라 주어진 환경에서 서로 다르 게 반응하였다(Figure 9). 성숙개체의 등급(잎의 면적; > 800㎠)인 개체가 지속적인 잎 면적의 감소를 나타내는 기간 동안에도 유묘나 미성숙 등급(잎의 면적; < 200㎠)의 개체 에서는 일정한 수준의 잎 면적의 증가가 나타났다(Fig. 9). 성숙개체 등급에 해당하는 개체에서 잎 면적의 감소가 나타 나는 환경에서도 어린 개체의 지속적인 성장은 개체군의 유지뿐만 아니라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에서 기술한 산작약의 개체군 구조, 개체군 동태 및 재배실험 결과를 종합하여 요약하면 유묘는 비교적 토양의 양분이 많지 않은 조건에서 정착이 가능하다(Figure 10;B). 정착한 유묘는 자연적인 조건에서 성숙한 개체로 성장하기 까지 7~10년이 소요된다(Figure 2). 또한 자가불화합성이 없기 때문에 단일 개체로부터의 종자와 그에 따르는 유묘 보충이 가능하다(Figure 12). 따라서 최초 소수의 유묘 정착 에서 출발하여 일정한 규모의 개체군을 형성하는 것이 가능 하고 일정한 크기의 개체군을 형성하기까지는 적어도 20~ 30년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식생의 천이가 진행됨에 따라 토양의 유기물 함량은 증가할 것이고 성숙개체 등급에 해당하는 개체는 충분한 활력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다 (Figure 10; A). 생육지의 환경조건에 따라 개화 및 영양생 장이 주기적으로 나타날 것이고(Figure 9), 생산된 종자는 생육지내에 보충되거나 다른 장소로 확산하기 위한 공급원 으로 작용할 것이다(Pearson and Dawson, 2005; Jonson 2004; García et al., 2008). 이러한 추정은 본 연구에서 나타 난 바와 같이 성숙한 소수의 개체만이 존재하는 개체군 (Figure 7), 성숙한 개체가 없이 유묘 및 중간단계의 개체로 만 구성된 개체군(Figure 7)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으며 일 본잎갈나무 조림지에 형성된 개체군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 다(Jules, 1988). 그리고 무엇보다 현재의 산작약 분포지는 확대되고 있는 과정으로 판단된다.
3)멸종위기야생식물인 산작약의 효과적인 보전 방안
멸종위기야생식물의 효과적인 보전을 위해서 가장 우선 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점은 종이 소유하고 있는 특성을 이 해하는 것이 필요하다(Lande, 1988; Dupré and Ehrlén, 2002; Ohara et al., 2006). 생태적지위와 생활사를 이해하 고 다양한 환경요인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요구된다(Crawley and Ross, 1990; Lande, 1988; García et al., 2008; Mayberry and Elle, 2010). 이와 더불어 고착성인 식물이 과거 어느 시기부터 현재의 분포지에 정착 하고 개체군을 유지하여왔는지에 대한 시간적 규모에서의 확장이 필요하다. 즉, 현재 멸종위기야생식물이 점유하고 있는 생육지는 지속적인 식생 천이의 과정을 거쳐 왔고 그 과정 중의 특정한 시기에 멸종위기야생식물이 정착하고 개 체군이 성립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Grubb, 1977). 이러한 이유로 개체군의 지속에 관여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하고 새로운 개체군이 설립되는 재정착의 기작을 이해하는 것이 반드시 요구된다(Grubb, 1977; Hanski, 1982; Valverde and Silvertown, 1998; Honnay et al., 2005; Nathan, 2008; Hampe 2011).
산작약은 식생하부에 분포하는 다년생초본식물이다 (Flora of China, 2016; Lim, 2015). 소수(35.45±6.46)의 큰 종자(0.8±0.1㎝)를 생산하는 K-전략 종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Pianka, 1970; Reznick et al., 2002). 조사결과에 서 나타난 것과 같이 특정한 생육지를 선호하는 경향을 나 타내지 않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종자의 확산과 동물과의 상호작용을 관찰할 필요가 있음을 제안하였다. 여기에 추가 하여 종자의 확산에 관여하는 운반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 을 제안한다(Hampe 2011; Nathan et al., 2008). 작약류 (Paeonia L.)의 종자 확산에 관여하는 운반체로 중력, 바람 그리고 물이 고려될 수 있다(Nathan et al., 2008). 또한 Andrieu와 Debussche(2007)는 설치류가 P. officinalis L.의 종자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제안하였다 (Barga and Vander wall, 2013). 그러나 이들 운반체의 문제 는 확산 거리가 성숙개체를 중심으로 5~10m를 넘지 않는 다는 것이다(Jules, 1988; Andrieu and Debussche, 2007). 또한 조류에 의한 산포 가능성이 제시되었지만 그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하였다(Andrieu and Debussche, 2007). 우리는 여기서 산작약 종자의 원거리확산에 관여할 수 있는 새로운 운반체를 고려하고 추가 적인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 한다. 산작약 분포지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이 이루어지고, 이동과 휴식의 유형이 산작약의 분포지와 상당히 중첩되는 우제류에 주목할 것을 제안한다(Kim, 2011; Park and Lee, 2013; Gill and Beardall, 2001; Russi et al., 1992; Myers et al., 2004; Pellerin et al., 2016). Vellend 등(2003)은 우제 류인 흰꼬리사슴의 배설물에 숲의 하층에 분포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인 Trillium grandiflorum (Michx.) Salisb.의 종자 가 포함되어 있고 이 종자가 발아력을 가짐에 따라 원거리 종자 산포의 잠재적인 운반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제안하였 다(Myers et al., 2004). 또한 Pellerin 등(2016)은 유럽에 분포하는 3종의 우제류가 식물종자의 운반에 기여함을 실 험적으로 제시하였다. 우제류는 다양한 초본식물 및 관목류 의 종자 확산에 기여한다(Vellend et al., 2003; Hampe, 2011; Gill and Beardall, 2001; Myers et al., 2004; Pellerin et al., 2016). 우리는 이러한 점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산림 의 피복과 발달에 따라 급격하게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는 고라니(Hydropotes inermis argyropus Heude; Korean water deer)가 산작약 종자의 운반체가 될 수 있고 노루 (Capreolus capreolus L.; Roe deer) 또한 종자의 확산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안한다. 그럼으로 향후 추가적인 연구 와 관찰이 필요하다(Nathan et al., 2008; Gill and Beardall, 2001; Myers et al., 2004; Pellerin et al., 2016). 만약 대형 포유류가 식물종자의 확산에 기여한다면 생육지간의 연결 성의 확보는 대단히 중요하며 다양한 요인에 의한 인위적인 생태적 장벽의 생성은 멸종위기야생식물의 분포 범위 축소 와 유전적 다양성의 감소 등을 포함하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멸종위기야생식물의 보전은 대 상이 되는 단일 종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성공할 수 없다 (Mayberry and Elle, 2010; Noel et al., 2006). 식물은 다양 한 환경요인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정착, 성장, 번식, 소멸의 생태적 과정을 만든다(Hanski, 1982; O'Grady et al., 2004). 또한 한 가지 환경요인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식물의 반 응은 대부분 선형적이지 않기 때문에 예측이 어렵다(Mace et al., 2008). 따라서 현재 산작약의 분포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규모의 간벌이나 개벌이 개체군에 어떠한 영향을 미 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Jules, 1988; Mayberry and Elle, 2010). 상층식생을 구성하는 교목의 전도에 따라 생성된 숲 틈의 영향으로 집단 내의 개체들은 각각의 크기 등급에 따라 서로 다른 반응을 나타내었다(Figure 9). 교목 의 전도 이후 3년이 경과하면서 집단 내의 모든 개체에서 활력(Performance)이 증가하였다(Figure 9; D, E, F). 다만, 활력의 증가는 산작약에만 국한하여 관찰되지 않았고 하층 식생에 분포하는 다른 식물에서도 나타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Mayberry and Elle, 2010).
결론적으로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산작약의 효과적인 보 전을 위해서는 대상 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시공 간적인 규모의 확대가 필요함을 제안한다(Crawley and Ross 1990; Honnay et al., 2005; Ohara et al., 2006; Mayberry and Elle, 2010). 그리고 무엇보다 생육지와 생육 지간의 단절을 막고 연결성이 유지되는 생태계의 건강성 유 지가 필요함을 제안한다(Jules, 1988; Pearson and Dawson, 2005; Nathan, 2008; Noel et al.,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