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야생동물이 서식하기 위해서는 먹이를 먹는 장소, 둥지, 잠자리, 피난처, 목욕을 위한 물, 모래 및 진흙이 있는 장소, 구애장소 등 다양한 형태의 장소 즉, 공간들이 필요하다. 이러한 다양한 서식지 구성요소들이 공간적으로 잘 배치되 어 있어야 야생동물의 안정적이고 정상적인 서식이 가능하 다(Korean Landscape ecology society, 2001; Rhim, 2002). 조류들은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번식장소를 선택하며 (Partridge, 1978), 일반적인 서식지 유형을 선택하고, 그 유 형 내에서 가장 좋은 곳을 둥지장소로 선택한다(Burger, 1980). 이들의 둥지장소 선택은 번식의 성공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Buckley and Buckley, 1980; Burger and Gochfeld, 1988), 이는 포란 및 육추 중인 조류의 행동 영역이 번식지 인근으로 제약되기 때문이다(Partridge, 1978; Drycz et al., 1981; Powell, 2001; Kim, 2007).
조류의 둥지 선택 과정을 살펴보면 둥지의 고도, 지상에 서의 높이(Cody, 1985; Furness and Monaghan, 1987), 식 생(Burger and Shisler, 1980; Richards and Morris, 1984; Good, 2002), 취식장소와의 접근성(Pezzo et al., 2001) 및 이웃 둥지와의 거리(Burger and Shisler, 1980; Furness and Monaghan, 1987; Schreiber and Burger, 2001) 등을 고려 하며, 이러한 특성들이 번식 성공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Drycz et al., 1981; Powell, 2001). 또한 식생은 포식자 및 극한의 기상조건으로부터 둥지를 보호하 는 기능을 하므로 모든 조류들의 둥지장소 선택에서 중요한 요인이 된다(Partridge, 1978; Wray and Whitmore, 1979; Burger and Gochfeld, 1986; Kim, 2007). 특히 서식지 유형 과 둥지의 은폐도는 둥지 포식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꼭 고려되어야 할 사항이다(Caccamise, 1977; Murphy, 1983; Collias and Collias, 1984; Martin, 1993; Kelly, 1993; Baek, 2012). 둥지의 은폐도는 식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Pampush and Anthony, 1993), 이는 산림에서 번식 하는 소형 참새목 조류에서도 크게 영향을 미치고, 상대적 으로 노출된 둥지는 포식율이 높게 나타 날 것으로 예상된 다. 식생의 피도가 높은 곳에 지어진 둥지는 노출되어 지어 진 둥지보다 포식자로부터 안전하다(Pampush and Anthony, 1993; Kim, 2007; Baek, 2012). 따라서 둥지 장소의 선택은 조류의 번식성공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번식하는 오목눈이 둥지의 장소에 대 한 연구는 미비한 상태이며, 조류도감이나 보고서에 간단하 게 낙엽활엽수림, 소나무 숲, 잡목림, 관목림 속에 영소한다 고 하였다(won, 1981).
따라서 본 연구는 오목눈이의 둥지 선택 장소를 파악하 고, 외부로부터 둥지가 얼마나 가려져 있는지의 은폐도를 알아보고, 오목눈이의 둥지가 얼마나 보호색을 띠고 있는지 알아봄으로서 이들의 서식환경 구조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오목눈이가 둥지를 만드는 곳과 사람의 접근이 용이 한 곳을 선정하여 연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조사지역 은 총 3개 지역에서 실시하였으며, 첫 번째 지역은 충청남도 공주시 공주대학교 교내 및 인근지역으로, 본 지역은 인간 의 계획 하에 관리되고 있는 조림지로 조경 사업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간섭을 받는 지역이다. 두 번째 지역은 충청남 도 공주시의 계룡산국립공원으로 자연림의 대표로 선정하 였으며, 세 번째 지역인 충청북도 제천시의 월악산국립공원 은 우리나라의 대표 산악형 국립공원으로 자연림인 계룡산 국립공원과 비교 보완하기 위해 선정하였다(Figure 1).
2.서식지 환경과 둥지장소의 특성
오목눈이의 서식지 환경과 둥지장소의 특성을 알아보기 위하여, 오목눈이가 관찰된 지역과 둥지의 위치를 GPS (Magellan eXplorist 500LE, GPS Navigator)를 이용하여 좌표를 기록하였고, 둥지를 틀은 나무의 수종 및 주변 경관 을 조사하였다. 또한 오목눈이의 둥지 특성으로 둥지가 수 목의 가지나 잎 등으로 가려져 있는 정도를 조사하였는데, 이를 은폐도라 하였다. 오목눈이 둥지의 은폐도 조사는 둥 지가 있는 나무로부터 2m 떨어진 거리에서 나무 합판에 지름 5㎝로 원을 만들어 구멍을 뚫은 뒤, 그 구멍 사이로 둥지를 바라보면서 사진을 찍고, 사진에서 둥지가 보이는 만큼의 면적을 구하여 퍼센트(%)로 정리 하였다(Figure 2). 둥지의 은폐도는 계절의 변화에 따라 둥지를 틀은 수목의 피복도가 매우 크게 변하기 때문에 오목눈이가 포란을 끝마 치고 육추를 하는 계절인 4월에 조사하였다. 또한 둥지를 바라보는 각도에 따른 은폐도의 변동 폭을 최소화하기 위해 둥지가 만들어진 가지를 중심으로 나무의 줄기와 조사자가 서로 반대편에 위치하게 하여 조사하였다. 사진의 촬영은 디 지털카메라(Canon 5D Mark Ⅱ, Canon 70-200㎜ Lense)를 이용하였으며, 렌즈는 70㎜에 고정시켜 촬영하였다. 사진 에서 보이는 전체의 면적은 약 7,850㎠ 로 일괄 통일 하였으 며, 둥지의 면적은 포토샵 프로그램(Photoshop CS4)에서 보이는 둥지만큼 잘라내어 색을 입힌 후, CAD 프로그램 (Auto CAD 2008)에서 면적을 구하였다(Figure 3).
3.둥지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둥지의 보호색)
본 연구는 오목눈이의 둥지장소 특성으로 오목눈이의 둥 지가 둥지 주변과 얼마만큼 잘 조화를 이루는지를 알아보기 위함이며, 이를 둥지의 보호색이라고 하였다. 오목눈이 둥 지의 은폐도를 조사하면서 찍은 사진을 Photoshop CS4 프 로그램으로 분석하였으며, 둥지의 색과 주변 환경의 색을 분석하여 그 유사도로 둥지의 보호색 정도를 판별하였다. Photoshop 프로그램에서 사진의 히스토그램을 활성화 시키 면 사진의 색이 RBG(red, blue, green)값으로 표현되며, 값 은 0-255까지의 숫자로 표현된다. 0의 값은 검정색이며, 255의 값은 흰색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1)Photoshop CS4 프로그램를 활성화 시킨 후 사진의 크기를 가로 세로 20㎝ × 20㎝ 크기로 잘라내고, (2)사진에서 보이는 둥지를 잘라 내고 둥지주변 전체에 대한 RBG 값을 배경색이라고 정의 하고 그 값을 기록하였으며, (3)보이는 둥지를 잘라내어 그 둥지만의 RBG 값을 구하였으며, 그 값을 보호색이라고 하 였다. (4)둥지를 제외한 둥지 주변 전체 색 RBG 값과 잘라 낸 둥지만의 색인 RBG 값의 차이로 그 가까운 정도로 보호 색의 정도를 구하였다. 즉 배경색에서 보호색의 RBG값의 차이로 보호색의 정도를 알아보았다(Figure 4).
4.통계분석
통계 분석은 PASW Statistics 18 프로그램을 이용하였 다. 수집된 데이터가 정규분포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Kolmogorov-Smirnov Z test, Shapiro-wilk H test를 실시하 였고, 수집된 데이터의 독립성 검증을 위하여 교차표 분석 (χ2 independence test)과 적합도 검증(χ2 goodness of fit test)을 하였다. 비모수 통계기법인 Mann-Whitney U test, Kruskal-Wallis H test를 사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서식지 환경과 둥지장소의 특성
연구대상지인 공주대학교 교내 및 인근 지역과 계룡산국 립공원의 갑사지역, 월악산국립공원의 덕주골 지역에서 확 인된 오목눈이의 둥지는 2008년 공주대학교에서 12개, 계 룡산국립공원에서 21개, 월악산국립공원에서 8개씩 확인하 였다. 2009년에는 공주대학교에서 8개, 계룡산국립공원에 서 14개, 월악산국립공원에서 11개씩 확인하였으며, 2010 년에는 공주대학교에서 9개, 계룡산국립공원에서 8개, 월악 산국립공원에서 7개씩 확인하였다(Figure 5).
오목눈이가 둥지를 틀은 나무는 총 15종으로 나타났으 며, 특별히 선호 하는 나무의 수종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χ2 independence test, χ2=95.991, df=28, P=0.00)(Table 1). 그러나 15종의 나무를 교목과 관목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오목눈이는 교목을 선호 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Figure 6), 이들 교목을 다시 나무의 특징으로 분류하면 상록침엽교목과 낙엽활엽교목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 상록 침엽교목에서 69개의 둥지, 낙엽활엽교목에서는 26개의 둥 지가 관찰되어, 오목눈이는 상록침엽교목을 선호 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Figure 7). 오목눈이가 둥지를 틀은 개잎갈나 무(Cedrus deodara), 향나무(Juniperus chinensis), 독일가 문비나무(Picea abies) 등 상록침엽교목에서 많은 둥지가 관찰되었는데, 이는 이들 교목의 줄기와 그 가지가 아래로 늘어져 밖에서는 안쪽을 잘 볼 수 없기 때문으로 은폐도가 영향을 받는 나뭇잎과 줄기의 밀도가 증가할수록 둥지가 생성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는 쇠 물닭(Gallinula chloropus. Jung et al., 2015), 알락해오라기 (Botaurus stellaris, Polak, 2007), 흰죽지(Aythya ferina, Albrecht et al., 2006), 개개비(Acrocephalus arundinaceus, Batáry and Báldi 2005) 등 둥지의 은폐도가 증가할수록 둥지의 생존률이 증가한다는 보고와도 일치 한다. 또한 개 나리와 같은 낮은 곳에서 자라는 관목에 둥지를 만드는 경 우도 개나리가 빽빽이 자라서 외부에서는 안쪽을 잘 볼 수 없는 곳을 선호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지역별로 ‘오목눈이 둥지의 은폐도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을 것이다’ 라는 가설 로 Kolmogorov-Smirnov Z test 정규분포 분석을 한 결과 모두 p>0.05로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하였다. 오목눈이 둥 지의 은폐도는 공주대학교 교내 및 인근지역이 11.61±4.79% 로 나타났으며(Kolmogorov-Smirnov Z test, z=0.885, p>0.05), 계룡산국립공원은 6.06±2.31%(Kolmogorov-Smirnov Z test, z=0.698, p>0.05), 월악산국립공원은 4.38±2.19% (Kolmogorov-Smirnov Z test, z=0.763, p>0.05)로 나타났 다(Table 2). 따라서 오목눈이 둥지의 은폐도는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같은 지역 내에서 이웃한 오목 눈이의 둥지가 서로 비슷한 정도로 가려져 있다고 할 수 있다. 조류의 둥지 선택은 둥지의 높이(Cody, 1985; Furness and Monaghan, 1987), 식생(Burger and Shisler, 1980; Richards and Morris, 1984; Good, 2002), 취식장소와의 접 근성(Pezzo et al., 2001), 조류의 나이와 번식경험의 횟수 (Ollason and Dunnet, 1978) 등 많은 요소들이 있지만, 특히 오목눈이의 번식 성공률은 천적의 밀도에 영향을 받는다고 하였다(Baek et al., 2011). 따라서 같은 지역 내에서 이웃한 오목눈이 둥지의 은폐도는 서로 비슷한 정도로 가려져 있었 으며, 이는 둥지의 은폐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 중 천적의 밀도가 크게 작용 할 것으로 판단되나, 정확한 비교 를 위해서는 천적의 밀도조사를 통한 둥지의 생존율을 조사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지역 간의 먹이자원의 양, 천적의 밀도 등의 환경요 소가 다르기 때문에 오목눈이 둥지의 은폐도 역시 지역 간 에는 차이가 있었다(Kruskal-Wallis H test, χ2=36.102, df=2, p<0.05)(Table 2). 따라서 오목눈이가 둥지 장소의 선택 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주변의 수목 피도량이 높 아 둥지가 잘 보이지 않도록 은폐도가 높은 곳을 선호하며, 또한 지상의 중․소형의 포유류를 막기 위하여(Baek et al., 2011), 나무의 높이 또한 고려되어야 할 사항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산림 내에서의 대규모 벌채 및 간벌과 무분별한 도로의 건설, 하층식생의 훼손은 지상으로부터 낮은 곳의 오목눈이 둥지를 포함한 다른 참새목 조류의 둥지를 심하게 파괴 및 훼손시킬 수 있으며, 은폐도 역시 크게 떨어져 천적 으로부터 쉽게 공격을 당할 수 있어 번식성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2.둥지와 주변 환경과의 조화
오목눈이 둥지주변 환경의 색 코드 값에서 오목눈이 둥지 의 색 코드 값을 뺀 평균은 26.52±16.14로 나타났다. ‘오목 눈이의 둥지는 주변 환경에 대하여 보호색을 띠고 있지 않 다’는 가설로 정규분포 분석인 Kolmogorov -Smirnov Z test를 실시한 결과 p>0.05로 귀무가설을 기각하지 못하였 다(Table 3). 따라서 오목눈이의 둥지는 주변 환경에 따라서 보호색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오목눈이의 둥지재료는 이끼류, 동물의 털(깃털), 나뭇가 지, 거미줄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중 이끼를 37%로 가장 많이 사용한다(Baek et al., 2011). 오목눈이는 둥지의 외벽 을 이끼류와 거미줄을 사용하여 만들기 때문에 이끼의 색에 따라 오목눈이 둥지의 색이 달라질 수 있다. 오목눈이가 둥 지를 만들 때 둥지의 영소목이 상록침엽교목이면 녹색의 이끼를 많이 물어와 둥지를 만드는 반면 관목이나 영소목이 균류 등에 의하여 노란색을 띠게 되면 마른이끼를 둥지의 재료로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노란색을 띠는 경향이 있었다. 야생동물들은 자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몸을 숨기고 포 식자의 눈을 피해야 한다. 이런 야생동물의 위장술을 보호 색이라고 하며, 좁은 의미로 조류의 둥지 또한 보호색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보호색의 효과가 높을수록 조류의 번식성 공률 또한 높아 질 것으로 판단되나, 추후 보호색과 둥지의 생존률에 대한 상관관계를 비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청개구리는 보호색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만약에 청개구리가 흰색의 벽 위에 있을 경우 청개구리는 보호색의 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청개구 리가 흰색의 벽 위에 있을 때 청개구리를 제외한 배경색의 RBG 값은 230이었으며, 청개구리만의 RBG 값은 101로 그 차이는 129로 나타났다. 또한 청개구리가 나뭇잎 위에 있을 때 청개구리를 제외한 나뭇잎의 RBG 값은 배경색으 로, 그 값은 79로 나타났으며, 청개구리만을 잘라내어 계산 된 RBG 값은 127로, 그 차이는 48로 나타났다. 오목눈이의 둥지로 예를 들면, 오목눈이의 둥지를 제외한 배경색의 RBG 값은 119였으며, 오목눈이의 둥지만의 RBG 값은 134 로 나타났으며, 그 차이는 25였다. 따라서 우리가 일반적으 로 보호색을 띠고 있다는 청개구리가 나뭇잎 위에 앉아 있 을 때의 RBG 값의 차이보다 오목눈이 둥지의 RBG 값의 차이가 더 작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ure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