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경제적 측면에서 논경작의 가치 하락으로 인해 낙동강일 대 많은 논경작지가 시설경작이나 다른 작물로 빠르게 대체 되고 있다. 이 중 하나가 연꽃(Nelumbo nucifera)의 재배이 며, 논경작지의 특성을 유지하면서 소득을 높일 수 있어 선 호되고 있다. 학술적 연관성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 나 연꽃의 재배면적 확대와 맞물려 연꽃재배지 인근 저수지 및 하천변에 연꽃군락의 확산 또한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우리나라 고니류(Cygnus)의 대표적 월동지인 주 남저수지도 유사 사례로 연꽃군락이 언제 형성되었는지 확 실하지 않으나, 2008년 연꽃군락의 확산우려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된 이후 현재까지 급격한 확산이 진행되고 있다.
주남저수지는 우리나라 배후습지 중 고니류가 가장 많이 월동하는 지역으로, 주로 큰고니(Cygnus cygnus)가 도래하 며 일부 적은 개체의 고니(Cygnus columbianus)가 월동한 다(NIBR, 2015). 큰고니와 고니는 주남저수지에서 월동하 는 대표적인 철새로, 천연기념물 제 201호, 멸종위기 야생 생물 2급으로 지정되었다. 또한 국제적으로도 IUCN Red List의 관심 필요종(LC)에 등재되는 등 국·내외에서 개체수 보호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월동기 고니류의 먹이취식은 일반적으로 수중식물이 분 포하는 수심이 비교적 낮은 저수지에서 수초의 뿌리나 줄기 등을 취식한다(Kim, 2008). 고니류는 수면성 조류로 먹이 활동 시 물속의 먹이를 찾기 위해 긴 목을 활용하는데 이 때 목을 수면 아래로 최대한 뻗는 취식 방법인 업-엔딩 (up-ending)을 할 경우 최대 수심 100㎝까지의 바닥면 먹이 를 취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업-엔딩의 경우 눈을 포함한 머리 전체가 수면 아래로 잠기게 되므로 주변 경계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수심이 깊어질수록 먹이활동을 위한 에너지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어 효율성이 떨어지 므로 가능한 부리 또는 머리까지만 수면 아래에 잠기는 얕 은 수심에서의 취식활동을 선호한다(Cramp and Simmons, 1977; Chisholm and Spray, 2002; Choi et al., 2010). 이러 한 섭식 특성에 의해 고니류는 천적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수심이 얕고 수초가 발달한 지역을 선호한다. Choi et al.(2010)은 수심이 50㎝ 이내의 얕은 지역에서의 섭식개체 밀도가 상대적으로 깊은 지역보다 높음을 확인한 바 있다. 우리나라 고니류 월동지는 낙동강하류부 저습지와 하구 일대가 대표적이며, 하천변, 인근 저수지 등 내륙습지 에서는 부들, 줄, 마름, 매자기 등의 식물뿌리를 주 먹이원으 로 생활하며 하구 기수역 주변에서는 새섬매자기와 같은 염생식물을 주로 취식하는 것으로 확인된다(Kim, 2008). 이들 식물들의 주 생육지는 고니류가 안정적으로 먹이활동 을 하는 수심과 일치하고 있다.
연꽃은 외래종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재배의 영향으로 인한 인위적 확산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어 기존 수생태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꽃의 적정 생 육지가 수심 20㎝ 전후이며, 최대 1~2m까지도 생육이 가능 하여 고니류를 포함한 겨울철 월동 물새류의 주 먹이취식 지역과 일치하고 겨울철에도 줄기가 수면위에 고스란히 남 아있어 월동조류의 섭식활동에 방해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주남저수지 내 연꽃군락 확산은 매우 빠르게 진행되 고 있다. 연꽃군락이 고니류 먹이원이 되는 다른 수생식물 의 생육면적을 상대적으로 잠식하고 있으며 겨울철 고니류 의 주 활동무대가 되는 개방수면 면적 또한 빠르게 축소시 키고 있는 상태이다. 이에 본 연구는 주남저수지를 대상으 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연꽃군락의 분포위치와 고니류의 활동범위를 파악하여 연꽃군락의 확산과 고니류의 월동지 이용패턴의 관계를 확인하고자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환 경적으로 건전한 야생조류 월동지 관리방안 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2015년 기준 환경부 겨울철 동시조류센서스에 따르면 우 리나라에서 월동하는 고니류 중 낙동강 하구 일원(주남저수 지, 산남저수지, 동판저수지, 낙동강 하류, 낙동강 하구)의 개체수가 전체 월동개체수의 41.6%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가장 중요한 고니류 월동지임에도 최근 들어 낙동강 하구에서는 각종 개발 등이 진행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로 인해 고니류의 주 먹이원인 새섬매자기 분포면적이 함께 줄어들면서 기수역의 고니류 월동지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 (Yi et al., 2011). 이러한 상태에서 인접한 대규모 습지인 주남저수지는 고니류 월동지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증대되 고 있으나, 연꽃군락의 급격한 확산이라는 우려를 함께 안 고 있다.
본 연구의 대상지인 주남저수지는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 구 동읍 대산면 일원에 위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남저 수지와 접한 동판저수지, 산남저수지는 함께 주남저수지 일 원으로 표현되나, 대부분 고니류 개체가 주남저수지에서 월 동하는 바 본 연구는 주남저수지만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1:5,000 수치지도에서 추출한 주남저수지 수면면적은 약 260ha이다.
2.조사분석방법
1)고니류 개체수 변화 추이
주남저수지에 월동하는 고니류(Cygnus)는 큰고니(Cygnus cygnus)가 대부분이며 일부 소수의 고니(Cygnus columbianus) 가 무리를 이룬다. 두 종의 취식범위는 상대적으로 거의 차 이가 없어 본 연구에서는 큰고니와 고니를 모두 조사하여 고니류로 분석하였다. 겨울철 월동지 내 야생조류 개체수는 해당 지역의 환경특성뿐 아니라 주변의 대체 가능한 월동지 환경특성에도 직접적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월동하는 야생조류가 비교적 멀지 않은 월동가능지를 옮겨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대상지인 주남저수지의 연꽃군 락 면적이 증대함에 따라, 주남저수지의 고니류 월동개체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낙동강하류 일대에 서 고니류 개체수 변화가 시계열별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환경부 겨울철 동시센서스 자료를 바탕으로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낙동강하류 일원의 개체수 변화추 이를 함께 비교하여 살펴보았다.
연구를 위한 서식지 구분은 주남저수지를 포함한 동판저 수지, 산남저수지를 주남저수지 일원(the whole area of am reservoir)으로 종합하였고 낙동강하류(Nakdong-river downstream) 와 낙동강하구(Nakdong-river estuary)를 구분하여 3개 영 역의 개체수 변화추이를 살펴보았다. 이는 주남저수지의 연 꽃군락 확산시점부터 고니류 월동개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를 개략적으로 살펴보고자 하는데 목적이 있다.
2)연꽃군락 분포현황
넓게 펼쳐진 수면은 수직적 지형·지물이 분포하고 있지 않아 연꽃군락의 분포위치를 현장에서 정확하게 지도화 하 는 것은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떨어지게 된다. 넓은 개방수 면의 경우 항공사진 등 Remote Sensing (RS) 기법을 활용 하는 것이 효과적이나 연꽃군락과 기타 수생식물군락의 구 분이 용이하지 않은 단점이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RS기 법과 현장조사를 함께 병행하여 두 조사의 단점을 상쇄하고 자 하였다. 1차 현장조사를 위한 준비로 1:5,000 수치지형 도에 Google earth의 조사당해년도 항공사진을 중첩하여 현장조사 시 지표로 이용될 수 있는 지형·지물을 도면에 표시하였고, 저수지 내부 수면은 수생식물 분포위치를 디지 타이징하여 중첩하였다. 2차 현장조사는 사전 작성된 1차 조사도면을 기반으로 저수지 외곽을 따라 움직이면서 사전 작성된 수생식물을 연꽃군락과 기타 수생식물군락으로 구 분하여 재작성 하였고, 연꽃군락은 다시 저밀군락지와 고밀 군락지로 구분하여 조사하였다. 현장조사는 1:5,000 수치지 형도를 기반으로 재작성된 도면을 1:3,000 축척으로 출력하 여 진행하였다. 연꽃군락의 조사는 2013년과 2014년 2회에 걸쳐 조사하였다.
3)고니류 분포현황
고니류 분포현황 조사는 현장조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작 성된 연꽃군락의 분포위치를 1:5,000 수치지도에 중첩하여 1:3,000 축척으로 출력하여 진행하였다. 연꽃군락의 경우 겨울철에도 줄기가 수면위에 남아있어 수면에서의 고니류 위치확인을 상대적으로 용이하게 하였다. 조사는 사전 작업 된 지형·지물을 고려하여 점조사법으로 진행하였다(Bibby et al., 2000). 고니류 분포위치와 개체수는 총 4회에 걸쳐 조사하였다. 조사시기는 2013년 3회(2013년 12월 17일 화 요일, 2014년 1월 12일 일요일, 2014년 1월 29일 수요일), 2014년 1회(2014년 12월 3일 수요일) 실시하였다. 주남저 수지의 경우 우리나라 대표적 겨울철새도래지로 주말에 전 국에서 탐조객이 몰리는 관계로, 이에 대한 고려를 위해 탐 조객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화요일, 수요일) 과 탐조객이 집중되는 주말(일요일)을 구분하여 조사한 후 비교하였다.
4)연꽃군락의 분포와 고니류 분포의 상관관계
연꽃군락과 고니류 분포위치에 따른 공간특성을 분석하 기 위해, 조사된 연꽃군락의 외곽경계를 기준으로 연꽃군락 내부, 연꽃군락과의 경계로부터 50m간격으로 공간을 구분 하였다. 주남저수지와 인접한 낙동강하구에서 실시된 환경 요인과 큰고니 분포에 관한 Suh(2012)의 연구에 따르면 낙 동강하구 내 큰고니는 주요 먹이로 알려진 새섬매자기군락 으로부터 53±158m지역에 주로 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는 큰고니가 먹이 취식원인 새섬매자기군락 내부 100m에서부터 경계 밖 약 200m지역까지가 주 분포영역임 을 뜻한다. 주남저수지의 경우 낙동강하구에 비해 개방수면 면적이 협소하고 최대 단축길이가 약 2㎞에 불과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연꽃군락의 공간유형을 연꽃군락내부, 연꽃 군락 경계 50m 이내, 연꽃군락 경계 50m~100m, 연꽃군락 으로부터 100m 이상 지역으로 총 4개로 구분하였다. Suh(2012)의 연구에 따르면 이들 지역은 모두 주요 분포영 역이 될 수 있는데, 이를 50m단위로 세분화하여 적용하였 다. 최종적으로 연꽃군락 분포와 고니류 분포의 관계 분석 을 위해 연꽃군락 공간유형과 고니류 분포위치를 중첩시킨 뒤 단위면적당 고니류 개체수를 재산정하여 공간별 고니류 분포 밀도를 비교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1.고니류 개체수 변화 추이
환경부에서 진행한 겨울철 동시조류센서스(NIBR, 2001~2015) 조사에 따르면 낙동강 하류 일대(주남저수지 일대, 낙동강하구, 낙동강하류)는 매년 약 2,000여 개체의 고니류가 월동하는 우리나라에서 고니류가 가장 많은 지역 이다. 2001년~2015년 사이 고니류 월동개체는 연도별로 개 체수 변동폭이 나타나고 있었다. 전체적인 월동개체수는 번 식지의 문제, 월동개체의 산포 등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되 어야 하므로 전체 월동개체수의 변동만으로 해당 지역의 서식처 기능의 변화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해당기간동안 고 니류는 2002년과 2008년 1,000개체 미만이 관찰된 것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월동개체수의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주남저수지의 연꽃군락 확산으로 인해 월동개체가 상대 적으로 다른지역으로 이동하여 월동했는지를 살펴보기 위 해 낙동강하류 일대 3개 지역의 월동개체를 개체수가 아닌 비율로 살펴보았다. 연꽃확산 이전시기인 2007년 이전의 고니류 분포를 살펴보면 2002년과 2003년 50%를 넘는 비 율의 고니류가 주남저수지일대에서 월동하였으나, 이후 2004년 분포비율이 2.4%로 급격하게 떨어졌으며, 이후 조 금씩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4년 일어 난 현장상황은 현재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어 원인검증 이 보다 명확하게 규명될 필요성이 있었다. 연꽃이 본격적 으로 주남저수지에 유입되기 시작한 시기인 2007년도를 전 후로 살펴보면, 2004년 급격한 감소 이후 완만하게 증가하 던 점유율이 2008년을 시작으로 다시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2015년도에는 60.5%로 점유율이 높아졌다. 2007년이후 주 변지역과의 점유율 변화를 살펴본 결과 고니류는 주남저수 지 내 지속적인 연꽃군락의 확산에도 불구하고 월동 개체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부적으로 살 펴보면, 2009년의 경우 전년도 163개체가 910개체로 큰 폭 의 개체수 증가를 보였으며, 2013년도의 경우 전년도 대비 750개체가 561개체로 소폭 하락하였으나 이는 낙동강하류 일대 전체 개체수 감소로 인한 것으로 점유율의 변동은 미 미하게 나타났다. 2014년도의 경우 전년도 대비 561개체가 1,209개체로 2배이상 증가하였으나 낙동강하류 일대 전체 개체수 증가로 인한 것으로 점유율은 2.7% 소폭 상승하였 다. 2012년을 기점으로 낙동강하류 일대에서 주남저수지 일대의 고니류 개체수 비율은 3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 며, 2015년에는 조사기간 중 가장 높은 비율인 60%를 넘었 다.
연꽃군락이 확산하기 시작한 시점을 전후하여 광역 서식 권역으로 판단할 수 있는 낙동강하구와 하류 일대를 포함한 주변 서식처별 고니류 개체수의 점유율 비교결과는 두 가지 로 조심스럽게 해석할 수 있는데 첫째, 우려되는 연꽃군락 지 면적증가가 고니류 월동개체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과 둘째, 먹이원 축소와 주변지역 개발 등 주남저수지의 서식처 환경악화가 상대적으로 낙동강하구와 하류부에 비 해 덜 진행되었다는 합리적 추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추론 은 최소한 주남저수지 내부의 급격한 연꽃군락의 확산이 고니류 개체수 감소로는 이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는 최근 낙동강하류 일대 전체 월동개체수의 급격한 감소가 없고 오히려 늘어나는 추세에서 주남저수지의 월동개체수 또한 늘어난다는 데에서도 추정할 수 있다. Table 1
2.연꽃군락 분포현황
연꽃군락의 분포는 주로 수심이 낮은 저수지 가장자리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었으며, 수위가 낮은 것으로 판단되는 저수지 중앙에서도 일부 세력이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3년 연꽃군락의 분포를 살펴보면 고밀군락지가 전체 수면 면적의 8.5%를 차지하였고 저밀군락지는 4.7% 로 연꽃군락의 분포면적은 전체수면 면적의 약 13%에 해당 하였다. 2014년 연꽃군락의 경우 2013년 연꽃군락과 비교 하여 상대적으로 그 면적이 확대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 며, 고밀군락지가 전체 수면의 12%를 차지하였고 저밀군락 지는 7%로 연꽃군락의 분포면적은 전체수면의 19%를 차 지하였다. Figure 1
2014년도에 확인한 연꽃군락은 수면 서남쪽 가장자리와 같이 일반적으로 기존의 연꽃군락지 면적이 확대되는 경우 를 볼 수 있으나 기존 군락지를 중심으로 연꽃군락지의 일 부가 사라지기도 하였으며, 2013년에는 확인되지 않던 저 수지 중앙부에서는 새로운 소규모 군락지가 생기는 곳도 있었다. 밀도 측면에서 살펴보면 2013년 8.5%였던 고밀군 락지가 2014년 12.0%로 고밀군락지가 늘어나고 있었으며, 저밀군락지 또한 2013년 4.7%에서 7.0%로 증가하였다. 전 체적으로 연꽃군락지는 면적과 밀도 모두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꽃군락의 생육지 환경은 일반적으로 수심과 직결되므 로 정확한 확산 예측을 위해서는 저수지 내 수심의 정밀한 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Table 2
3.고니류 분포현황
2013년 12월 17일(화요일) 조사에서는 월동개체가 다른 조사시기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총 395개체가 출현 하였다. 저수지 내 분포경향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소규모 개체들이 분산되어 있었으며, 적게는 1개체가 독립적으로 위치하였고 많게는 50개체가 무리를 형성하고 있었다. 2014년 1월 12일(일요일) 조사에서는 총 1,241개체가 관찰 되었다. 앞선 조사와는 달리 많은 개체들이 일정지역에 모 여 함께 생활하고 있었고 주로 원거리 수면부에 대부분 분 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본 조사는 탐방객이 집중하는 일 요일에 진행된 조사로 저수지 남동측 제방부에 많은 탐조객 이 몰려있어 고니류가 이를 의식하여 저수지 중앙부로 이동 해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 2014년 1월 29일(수요일)은 총 1,083개체가 관찰되었는데, 해당 시기는 탐방객의 방문 을 금지하던 시기로 탐방객의 영향이 전혀 없는 상태이었 다. 다음해 겨울인 2014년 12월 3일(수요일)에는 총 951개 체가 관찰되었다. Figure 2
4회의 조사결과 저수지 내부 고니류 분포는 매우 뚜렷하 게 탐방객의 영향을 받고 있었으며, 시기별 차이는 뚜렷하 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수심이 깊 은 지역보다는 연꽃군락을 포함하여 수생식물이 주로 생육 하는 수심이 얕은 지역에 산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저 수지 내부의 환경보다는 사람의 영향이 뚜렷하였는데, 탐방 객의 방문이 적은 평일에는 소규모 군집을 형성하여 주남저 수지 전체에 산재하여 분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탐방객이 많은 일요일에는 탐방객의 영향으로 대부분 개체 들이 무리를 이루며 원거리 수면부에 집중 분포하는 특성을 보였다.
4.연꽃군락의 분포와 고니류 분포와의 상관관계
연꽃군락 분포에 따른 공간적 고니류 분포 밀도를 조사시 기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2013년 12월 17일의 경우 연꽃군락 내부에 위치한 고니류 개체수는 단위면적 (ha)당 2.15개체이었으며, 연꽃경계로 부터 50m 이내의 인 접거리 수면에서는 3.43개체, 100m 이내에서는 1.82개체가 출현하였다. 반면 연꽃군락에서 상대적으로 먼 100m 초과 거리의 수면에서 고니류 출현은 ha당 0.69개체에 불과하였 다. 연꽃군락 경계를 기준으로 100m 이상 떨어진 수면에 비해 연꽃군락 경계와 50m이내로 인접한 지역은 약 5배의 높은 밀도로 분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공간별 밀도의 차이 는 탐방객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은 2014년 1월 29 일, 12월 3일의 조사에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반면, 탐방객이 집중했던 2014년 1월 12일 조사에서는 이러한 경 향이 사라지는데, 연꽃군락 내부와 인접지역의 분포밀도와 원거리 분포밀도가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Table 3Figure 3
4회에 걸쳐 조사한 결과 고니류는 대부분 연꽃군락 내부 및 연꽃군락과 인접한 지역에서 출현하고 있었고 단위면적 당 출현밀도 또한 큰 차이를 보였다. 다만 사람의 영향이 큰 시간에는 이러한 경향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 는 고니류의 먹이활동이 가능한 지역과 연꽃군락의 적정 생육공간이 일반적으로 수심 1m 남짓한 유사한 지역이라 는 데에서 기인한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꽃군락과 고 니류의 생육공간이 겹치는 것만으로는 두 생물간의 관계성 이 상보 또는 상충관계인지에 대한 직접적 설명 자료로서는 적절하지 않았다. 그러나 연꽃군락의 증가가 고니류의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오히려 연꽃군락 중가와 함께 고 니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보았을 때 최소한 연꽃 군락 증가로 인한 고니류의 먹이터 축소로는 설명하기 어려 운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고니류의 분포 밀도가 4회 조사결과 모두 연꽃군락 내부 및 연꽃군락 인접 지역에서 높은 것으로 보아 연꽃군락의 확산이 고니류에 있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기존 연구결과에서도 간접적으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는데, Mizuno et al. (2013)는 수심에 따른 연꽃 과 큰고니의 서식범위에 관한 연구를 위해 연꽃군락이 넓게 분포하는 저수지에서 큰고니가 먹이취식을 위해 수면 바닥 을 파 놓았을 구멍의 위치 및 밀도를 확인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는 큰고니가 연근을 먹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닥 의 구멍이 저수지 전체에서 발견되었으며, 수심 1.3m 이하 에서 구멍이 집중적으로 발견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큰고니가 연꽃의 줄기나 연근을 먹이로 취식했다고는 언급은 없었으나 연꽃군락 내부에서 먹이취 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한 바 있다.
4차에 걸친 조사결과 주목할 만한 부분은 대부분의 월동 개체들이 주남저수지에 정착한 2014년 1월을 기점으로 사 람의 접근을 통제하여 탐방객 영향이 없었던 3차 조사(1월 29일, 수요일)와 탐방객의 방문이 높았던 2차 조사(1월 12 일, 일요일)의 조사결과를 비교해 볼 때 3차 조사 시(수요일) 연꽃군락 내부에 위치한 고니류 밀도(10.81)가 2차 조사(일 요일) 고니류 밀도(4.60)와 비교하였을 때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사람의 접근 여부가 고니류의 먹이취식 활동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니류의 광역월동지역에 대한 개체수 변화추이와 함께 주남저수지 내부의 개체별 분포위치를 종합하여 살펴봤을 때, 현재까지 연꽃군락의 빠른 확산이 멸종위기종인 고니류 의 월동지를 위협한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낙 동강하류부를 포함하여 주남저수지 주변의 야생조류 월동 지가 인간의 영향에 의해 대부분 그 기능이 악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주남저수지는 고니류뿐만 아니라 얕은 수심에 서 먹이를 취식하는 노랑부리저어새와 내부 모래톱에서 잠 자리를 확보하는 재두루미 등 다수의 멸종위기종이 월동하 는 지역으로 수면부의 급격한 환경변화는 이들 종에 매우 민감하게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므로 지속적으로 면밀한 조사가 요구되었다.
향후 연꽃군락의 확산속도와 야생조류의 월동지로서의 역할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되어야 할 것이며, 연꽃군락이 고니류나 다른 종의 서식과 직접적 관련성을 보다 면밀히 조사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멸종위기종별로 각각의 영향을 파악한 후 객관적 관리방향을 모색하는 방안이 요구되었다. 또한 주남저수지를 야생조류 월동지로 효과적으로 관리하 기 위해서는 정밀한 수심지도 작성 등 물리적 환경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