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세계적으로 약 300종의 거북류가 보고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 대부분의 바다거북 종을 포함하는 약 130여종이 국 제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IUCN)에 의해서 멸종위기 등급으로 분류되어 있다(IUCN, 2013). 멸종위기에 처한 거 북들을 보전하고 복원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서식 및 번식지 의 특성규명과 더불어 기본 생활사를 이해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된다(Jones, 2002). 특별히, 계절적인 성호르몬 변화 에 대한 정보는 거북류의 번식 주기와 해당 종의 번식 시스 템을 이해함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chramm et al., 1999; Ott et al., 2000). 국제적으로 거북류의 성호르몬 연구는 몇몇 바다거 북과 담수거북류, 육지거북류에서 수행되어 있으며(Ott et al., 2000; Shelby et al., 2000; Hamann et al., 2002), 최근 들어 거북류들의 멸종위험 정도를 고려하여, 다양한 멸종위 기종들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Lovich et al., 2011; Valente et al., 2011; Hawkes et al., 2013; Cocci et al., 2014). 국내에서 거북류의 성호르몬 연구는 아직까지 수행된 바가 없다.
국내에는 바다거북류 4종(푸른바다거북, 붉은다바거북, 장수거북, 메부리코거북)과 담수거북 2종(남생이, 자라), 외 래종인 붉은귀거북 1종을 포함하는 총 7종의 거북류가 보고 되어 있다(Kang and Yoon, 1975; Lee et al., 2014). 이중, 남생이(Reeves' Turtle, Mauremys reevesii(Gray) 1831)는 야외개체군의 급격한 감소와 그의 높은 문화적인 중요성으 로 인해 문화재청 지정 천연기념물 453호이며 동시에 환경 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Cultural Heritage Administration, 2006). 최근 국내 거북류의 기초 연구 (Moon et al., 2011; Jung et al., 2012) 및 토종 멸종위 기 민물거북인 남생이의 복원을 위하여 인공 증식 및 부화 를 위한 다양한 시도와 성과(Eo, 2006; Lee and Park, 2010;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1; 2012; 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 2013; Koo et al., 2015)는 있었지만, 해당 종의 번식과 관련된 기초 생태적인 연구수행은 여전히 미비한 상태이다. 남생이의 성공적인 번 식 및 관리에 있어 해당 종의 정확한 번식 주기를 파악하는 것은 필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성호르몬의 측정이나 알 의 발달추적 등과 같은 객관적인 증거들은 보고된바가 없 다. 특별히, 사육기관에 따라 동면을 시키거나 시키지 않는 사육방법을 혼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동면조치 들이 남생이의 정상적인 계절적 호르몬변동과 암컷에서 알 의 정상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지는 연구되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번식시기와 비 번식시기를 포함하여 동면 여부에 따른 암컷과 수컷 남생이의 계절적 체내 성호르몬 변화를 측정하고 산란기를 전후 하여 암컷 내 여포와 알의 발달과정을 추적하였다. 또한, 암컷과 수컷 사이의 구애행 동을 포함하는 행동적 상호작용을 연구하여, 남생이의 기초 번식생리 자료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암컷과 수컷 성호르몬의 측정
암컷과 수컷 남생이의 성호르몬을 측정하기 위하여 문화 재청과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 과천시에 위치한 서울동물원 에서 사육중이며, 서울동물원의 생명윤리위원회로부터 사 용에 관한 연구승인(2014-0001)을 받은 나이가 약 15년 이 상인 성체 암컷 3개체(동면 개체), 수컷 1개체(비동면 개체) 와 원주에 위치한 국립공원연구원에서 사육중인 암컷 1개체 (동면 개체), 수컷 3개체(비동면 개체)를 이용하였다. 나이는 등갑에 나타난 나이테와 출생기록을 토대로 추정하였다.
서울동물원과 국립공원연구원의 각 사육 장 안에는 약 직경 2m의 깊이 0.5-1m의 연못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 주위 로는 약 2-5m 넓이로 육상지역이 원형으로 조성되어 있었 다. 개체들은 간이지붕 혹은 나뭇가지로 조성된 은신처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었으며, 동면 역시 해당 사육장의 은신 처에 모래로 조성된 산란장이나 육상지역의 땅속에서 이루 어졌다. 비동면개체들의 경우 서울동물원은 온실 안에, 국 립공원 연구원은 실내 실험실 안에 설치된 육지지역을 부분 적으로 가지는 수족관 안에서 각각 동면을 하지 않고 겨울 을 보냈다. 겨울동안 먹이는 2주일에 약 3회로 줄여서 공급 하였다. 다른 도시에 위치한 두 사육장 간의 연평균 기온차 이는 비슷한 위도 상 위치로 인해 크지 않았는데, 2015년 기상연보자료에 따르면, 각 사육장이 위치한 과천시와 원주 시의 연평균기온은 각각 11.3℃과 12.5℃로 유사하였다.
실험 대상 개체들의 혈청 내 성호르몬을 분석하기 위하 여, 2014년 11월부터 동면기인 12-2월을 제외하고 2015년 10월까지 공히 매월 마지막 주에 1㎖를 주사기(바늘 26게이 지)를 이용하여 모든 6개체의 추골하정맥동으로부터 각각 1㎖의 혈액을 채취하였다. 채취된 혈액은 SST Tube(SSTⅡ Advance Plus Blood Collection Tubes. BD Vacutainer) 또 는 1.5㎖ 원심분리튜브에 담아 상온에 약 20분간 둔 후, 13,000 rpm에서 15분간 원심분리하여 혈청부인 상층액을 취하여 분석 전까지 -30℃의 냉동고에 보관하였다.
혈청으로부터 지질성인 성호르몬을 추출하기 위해서는 Velloso et al. (1998)의 방법을 따랐다. 각 샘플별로 미리 준비한 15㎖ tube에 0.1㎖의 혈청을 넣고, PBS Buffer 2㎖ 을 첨가한 후, 각 튜브에 에테르를 10㎖씩 분주한 후 1분간 vortex mixer를 이용하여 섞어주었다. 이후 Dancer(Belly Dancer, Stoval Life Sci., USA) 위에 올려놓고 속도를 4에 맞추어 10분 동안 배양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샘플을 -79℃의 초저온냉동고에 24 시간 동안 보관한다. 다음날 새로운 15㎖ tube를 준비하여 얼지 않은 에테르를 덜어내 고, 35℃로 가열된 가열기에 각 튜브를 꽂은 뒤 질소가스를 분주하여 잔여 에테르를 모두 제거하였다. 이 후 Tris-HCL 용액을 1㎖ 씩 첨가하여 튜브 내에 잔존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치환하였고, 각 0. 5㎖씩 1. 5㎖ 튜브에 분주하여 -30℃의 냉동고에 보관하였다. 이 모든 과정은 무균실험대 안에서 이루어졌다.
혈청으로부터 호르몬 추출 효율성을 검정하기 위해서 상 용 17β-estradiol (E8875, Sigma)를 사용하였다. 추출의 전 체 과정은 위에서 기술한 지질성 호르몬의 추출과정을 동일 하게 적용하였다. 추출로부터 얻어진 호르몬은 삼광의료재 단에 의뢰하여 호르몬 양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호르 몬 추출 효율성을 계산하였다.
추출된 호르몬은 삼광의료재단에서 Electrochemilumiescence immunoassay (ECLIA)방식으로 COBAS 6000 automated analyzer (Roche Diagnostics International Ltd.)를 이용하 여 남생이의 성호르몬을 분석하였는데, 남생이에 특화된 암 컷 estradiol과 수컷 testosterone 항체가 개발되어 있지 않아 호르몬 항체로는 각각 사람 호르몬의 항체인 Elecsys cobas estradiol-E2 (#03000079-122, Roche Diagnostics, Mannheim, Germany)와 testosterone kit (#11776061-122, Roche Diagnostics, Mannheim, Germany)를 이용하였다. Testosterone의 측정 가능 범위는 0.02-15.0 ng/㎖ 혈장 이며, estradiol의 측정가 능 범위는 5.0-4300 pg/㎖ 혈장 이었다. 사람 성호르몬 항체 가 신뢰성 있게 거북류의 호르몬을 측정한다는 사전연구가 있었지만(Tunsaringkarn et al., 2013), 남생이의 호르몬을 분석하기 이전에 붉은귀거북 암컷의 혈청의 농도를 다양하 게 희석하여 신뢰성 있게 estradiol이 측정되는지를 먼저 확 인한 후 실험을 진행하였다.
추가로 실험초기 단계에서 남생이 호르몬의 분석 시, 별 도로 샘플을 준비하여 암컷 estradiol과 수컷 testosterone의 분석내변이계수(intra-assay coefficient of variation)와 분 석간변이계수(inter-assay coefficient of variation)의 값을 각각 Schultheiss and Stanton (2009)의 방식으로 구하여, 호르몬 분석의 분석 내와 분석간 신뢰성 정도를 결정하였 다. 자료의 분석에서는 동면을 수행한 암컷과 동면을 하지 않은 수컷이 각각 3마리이지만,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과 동면을 수행한 수컷이 각각 1마리로 매우 적은 대상개체수 를 고려하여 SPSSPC(ver. 21.0)를 이용하여 기술통계만을 수행한 후, 년 중 수컷과 암컷 성호르몬의 변동 경향을 동면 여부를 고려하여 그래프로 표시하였다.
2.암컷 알 발달과정의 추적
암컷의 난소에서 여포(follicle)와 알의 성숙과정을 서울 동물원에서 사육중인 등갑에 나타난 나이테와 출생기록에 근거하여 약 10살 이상의 성체들 중 동면을 수행한 암컷 3개체와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 3개체를 각각 대상으로 초 음파 검사를 이용하여 추적하였다. 초음파 검사는 동면한 남생이들이 동면에서 깨어난 후인, 2015년 4월 12일부터 시행하였는데, 약 2주 간격으로 2015년 11월 22일까지 시 행하였다. 연구기간동안 암컷이 알을 낳는 경우, 산란한 개 체, 산란일, 알의 개수를 기록하였으며, 2015년 11월 22일 이후에도 연구대상 암컷이 알을 낳는 경우, 같은 정보를 기 록하였다. 초기 실험시작과정의 오류로 4월 12일과 두 번째 측정일인 4월 25일의 경우 동면을 수행하지 않은 암컷의 경 우 각 1마리로부터만 여포와 알의 발달정도가 측정되었다.
초음파 검사는 서울동물원 동물병원에서 수의사가 진행 하였으며, 초음파 기계로는 Logiq Book XP(GE Healthcare, Buckinghamshire, UK)를 사용하였다. 초음파 기계의 probe 로는 8C-RS probe(4-10MHz)를 사용하였다. 초음파 검사 는 암컷 남생이의 배 쪽이 보이도록 남생이를 잡은 뒤, 뒷다 리를 고정 하고, 거북의 측면으로부터 서혜부 부위를 검사 하였다(Chen et al., 2010). 한 개체 당 검사시간은 약 8분이 소요되었다. 검사를 진행하는 동안, 초음파기계의 probe의 접근이 제한적이어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개체 내 여포 와 난각이 형성된 알의 수가 제한적 이었다. 또한 가능한 중복으로 헤아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여포와 난각이 형성된 알의 수를 각각 최대 3개까지 헤아렸다. 파악된 여포 와 알의 최대 장경을 각각 0.01㎜ 단위로 측정하였다.
측정된 자료의 분석에 있어, 여포와 난각이 형성된 알의 최대 측정 수를 개체 당 3개로 한정한 것을 고려하여, 우선 해당 검사 일 당 각 3개체로부터 관찰된 여포와 알의 수를 각각 최대 3에 대한 비율로 환산하여 분석하였으며, 관찰된 여포와 알의 최대 장경의 경우는 개체 당 평균값을 산출하 였다. 동면 여부를 고려할 때, 실험에 사용한 암컷의 수가 3마리로 한정적임을 고려하여, 자료의 통계분석은 SPSSPC (ver. 21.0)를 이용하여 기술통계만을 수행한 후, 년 중 여포 와 알의 발달 변동 경향을 동면여부를 고려하여 그래프로 표시하였다.
3.암·수 간 상호행동 추적
서울동물원 내 남생이 야외방사장(390㎝×155㎝, 연못 390㎝×190㎝)에 남생이 암컷 6마리와 수컷 1마리를 합사 하여 사육하면서 2014년 10월 22일부터 2015년 12월 22일 까지 이들의 상호행동을 비디오로 촬영하였다. 실험에 사용 한 총 7마리 중, 암컷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위에서 서술한 성호르몬 분석에도 이용된 개체였다. 행동 녹화 중, 2015년 6월부터 2015년 8월 사이에는 연구기관의 기기적 문제로 인하여 비디오를 촬영하지 못하여, 해당기간에는 상호행동 을 분석할 수 없었다.
행동자료의 분석을 위해서는 매일 24시간 동안 기록된 비디오를 재생시키면서 암컷과 수컷이 상호작용하는 경우, 이를 추출하여 분석하였다.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암·수간 의 상호행동으로는 상대방 머리에 자신의 머리를 부딪치거 나, 상대개체의 서혜부에 자신의 코를 가까이 대는 행동, 상대개체를 몸으로 미는 행동을 상호행동의 경우로 포함하 였다. 이러한 상호행동은 암컷이 수컷에, 수컷이 암컷에게 하는 행동으로 구분하여 기록한 후 정리하였다. 수컷의 구 애행동은 암컷 앞에서 수컷이 머리를 좌우로 흔드는 행동으 로 정의하였으며, 마운팅(승가)의 경우 수컷이 암컷의 등갑 위로 올라가는 행동으로 정의하였다. 교미는 수컷의 생식기 가 암컷의 생식기 내로 삽입된 경우로 정의하였다. 구애, 마운팅, 교미를 합쳐서 수컷의 구애행동으로 통칭하였다. 구애행동들 중 구애, 마운팅, 교미는 각각 서로 다른 수준의 구애행동이 될 수 있지만, 교미의 경우 단 1회만 관찰된 것을 고려하여, 이들 사이의 위계를 다르게 하여 분석하지 는 않았다. 그리하여, 모든 개별행동은 행동이 1회 관찰되는 경우 각각 1점을 받았으며, 월별로 이를 종합하여 암컷이 수컷에게와 수컷이 암컷에게 상호행동하는 횟수와 수컷이 암컷에게 구애하는 횟수로 정리하였다. 자료의 통계분석은 SPSSPC(ver. 21.0)을 이용하여 기술통계만을 수행한 후, 계절적 상호행동의 변동을 그래프로 표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암컷과 수컷 성호르몬의 측정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암·수 각 4개체 총 8개체의 남생이로부터 총 72회의 혈액 샘플을 확보하였다. 본 연구에서 estradiol 샘플(n=3)을 이용한 지질성 호르몬의 추출 효율은 95.31±7.48% 이었다. 암컷 estradiol과 수컷 testosterone 호르몬의 각 샘플(n=3)을 이용하여 분석한 분 석내 변이계수는 각각 7.96%와 11.09% 이었으며, 분석간 변이계수는 각각 10.40%와 5.86% 이었다.
일반적으로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추출 효율이 70-97% 정도의 효율성을 보이는 것을 고려할 때(Shelby et al., 2000), 본 실험에서 얻은 95% 이상의 추출 효율은 암컷과 수컷의 혈청 내 성호르몬 양을 적절하게 측정할 정도의 호 르몬이 추출됐음을 보여준다. 더불어서 지질성 호르몬의 분 석내와 분석간 변이계수의 정도가 3-12% 정도 사이를 일반 적으로 나타남을 고려할 때(Ott et al., 2000; Tunsaringkarn et al., 2013), 이 실험에서 확인된 약 6-11% 사이의 변이계 수는 비록 남생이 호르몬에 대한 항체가 개발되어 있지 않 아, 사람 호르몬 항체를 사용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전의 연구 경우처럼(Tunsaringkarn et al., 2013), 신뢰성 있게 남 생이의 혈청 호르몬이 측정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연구기간에 걸쳐서도 호르몬이 신뢰성을 가지고 지속적으 로 측정되었음을 의미한다.
동면 여부와 성별에 따른 성호르몬의 계절적 변동을 Figure 1에 제시하였다. Figure 1A에서 보는 것과 같이, 암 컷 estradiol의 혈청 농도는 3월부터 6월까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의 농도를 유지하다가, 7월부터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하며 8-10월 사이에 높은 농도를 유지하는 유형이 동면 을 한 개체와 그렇지 않은 암컷 모두에서 나타났다. 다만, 11월에는 동면을 한 개체의 estradiol 혈청 농도가 약 50 pg/㎖로 낮아진 반면, 비록 1개체로부터의 자료이기는 하지 만 동면을 하지 않는 개체는 80pg/㎖이상의 높은 농도의 호르몬을 유지하고 있었다. 더불어, 4-5월의 경우에는 동면을 하지 않은 개체의 호르몬 농도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컷 testosterone의 경우 동면을 한 개체와 동면을 하지 않은 개체 모두 11월부터 호르몬의 농도가 낮아져 6월까지 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다가 7월부터 점차 농도가 증가하 기 시작하였다(Figure 1B). 동면을 수행한 1개체의 자료를 살펴보면, 성호르몬의 농도가 8월에 가장 높은 농도를 보인 후 9월부터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하였다. 반면, 동면을 하지 않은 3개체의 경우는 가장 높은 농도가 한 달 늦은 9월경에 나타났으며, 이후 역시 성호르몬의 농도가 급격하게 감소하 였다.
일반적으로 거북이들에 있어서 암컷 estradiol과 수컷 testosterone 성호르몬의 피크는 암·수가 동일한 시기에 출 현하며, 년 중 1회에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Schramm et al., 1999; Valente et al., 2011). 우리의 연구결과를 보면 수컷들의 testosterone의 호르몬 피크는 동면 여부에 따라 각각 8월과 9월 1회 출현하였다. 암컷 estradiol의 농도는 7월부터 높게 증가하기 시작하여 8-10월 사이 동면여부에 상관없이 높은 농도를 유지하고 있어, 암컷과 수컷 남생이 들의 성호르몬의 피크시기가 서로 겹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러한 시기에 암·수간에 구애와 짝짓기 행동이 일어 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암컷의 estradiol 농도에 있어 동면 을 하지 않는 암컷의 경우 11월에도 높은 농도의 estradiol 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4월 초봄에 동면개체들보다 낮은 수준의 성호르몬 농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정상적인 동면을 하지 않음에 따라, 겨울철인 11월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성호르몬 농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초봄인 4-5월경에 낮은 성호르몬 농도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동면 을 하지 않은 암컷과 동면을 수행한 수컷의 샘플수가 각각 1개체로 매우 작지만, 우리의 결과는 정상적인 동면을 수행 하지 않는 경우 성호르몬의 정상적 계절적 변동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또한, 이러한 결과는 파충류에서 겨울철의 동면이 성호르몬의 정상적인 변동에 중요하다는 이전의 연구들과(Camazine et al., 1980) 일치 하는 결과이기도 하다.
2.암컷의 알 발달과정 추적
1)여포와 알의 발달 정도
초음파 검사에서 암컷들은 계절에 따라 난각을 가진 알 (Figure 2A) 혹은 여포(Figure 2B)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 다. Figure 3은 시기별, 동면한 암컷(n=3)과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n=3)들에서 관찰되는 여포와 알의 상대적인 비 율을 비교하여 보여주고 있다. 우선 Figure 3에서 보듯이 동면을 한 암컷과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 사이에 큰 차이가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동면을 실시한 암컷에서 여포의 수 는 최초 검사가 시행된 4월 12일, 4월 25일 경에 가장 많은 수의 여포를 가지는 반면, 5월 10일을 기점으로 여포의 수가 줄어 6월 20일, 7월 6일에는 최소의 수가 관찰되었다(Figure 3A). 이후 다시 여포의 수가 7월 19일을 기점으로 증가하시 시작하여 8월 2일부터는 대부분의 모든 개체에서 여포가 항상 관찰되었다. 이러한 경향에 반하여 관찰되는 알의 수 는 5월 10일을 기점으로 증가하기 시작하며 5월 23일 경에 최고점에 다다랐으며, 이후 7월 19일까지 알이 30% 이상의 개체에서 관찰되었다(Figure 3B). 이후 8월 2일부터는 난각 을 가진 알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기간동안 동면을 한 3개체 암컷은 각각 25개 (6월 13일에 11개, 7월 12일과 29일에 각 7개), 14(6월 21일과 26일에 각 7개), 22개(6월 25일과 27일에 각 11개)의 알을 산란하여, 산란일이 6-7월 에 국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의 경우 4월 12일, 25일에는 약 30% 개체에서만 여포가 관찰되었으며, 5월 10일부터 여포 의 수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6월 6일에는 최고점에 다다랐으 며, 이후에는 여포를 가진 개체의 수가 주기적으로 줄어들기 는 하였지만 대부분의 기간에 여포들이 관찰되었다(Figure 3A). 관찰되는 난각을 가진 알의 수를 살펴보면, 관찰이 시 작된 4월 12일에는 모든 개체에서, 25일에는 70% 개체에서 난각을 가진 알이 관찰되는 반면, 5월 10-6월 6일 사이에는 20%로 감소하였으며, 6월 20일부터 8월 2일 사이에는 알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Figure 3B). 이후 8월 16일부터 다시 난각을 가진 알이 관찰되었으며, 약 20%대에서 알이 지속 적으로 관찰되어 연구가 종결된 11월 22일까지 관찰되었 다.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은 한 마리가 6월 13일에 10개, 다른 한 마리가 10월 13일에 7개, 나머지 한 마리가 2월 10일에 6개의 알을 각각 산란하여, 산란 기간이 6월부터 2월에 걸쳐 큰 변이를 가지고 나타났다.
동면한 암컷과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에서 여포와 알의 발달 그리고 알의 산란시기를 살펴보면, 동면을 시키지 않 는 것이 정상적인 번식주기를 크게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동면을 수행한 개체는 6-7월에만 알을 산란하는 반면, 동면을 하지 않은 개체는 한 겨울까지 산란이 지속되 었으며, 난각을 가지는 알 역시 동면을 한 암컷에서는 알이 발견되지 않는 8월에서 11월 사이에도 지속적으로 관찰되 었다. 일본 남생이의 산란 연구에서도 남생이들은 6월과 7 월 사이에 산란을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Fukuda, 1965), 선행연구에서 남생이의 난소 발달 역시 4-10월에 이 루어지는 것을 볼 때(Saka et al., 2011), 동면하지 않은 개체 들의 산란 주기는 자연 상태와는 큰 차이를 보이며, 야외에 서 이러한 산란이 수행되는 경우 산란한 알들의 폐사로 이 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2)여포와 알의 크기 변동
Figure 4는 시기별, 동면한 암컷과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 들에서 관찰되는 여포와 알의 최대직경의 평균값을 비교하 여 보여주고 있다. Figure 4A에서, 여포의 지름을 비교한 결과, 동면을 한 암컷의 경우 비록 5월 23일에 1.2㎜정도의 작은 여포가 관찰되었지만, 이 날을 제외하면 4월 12일부터 7월 6일까지 약 1.8㎜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여포의 최대크기가 작아져 8월 2일에 가장 작았고, 이후 8월 13일부터 동면할 때까지 일정한 비율로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Figure 4B에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 면, 알이 관찰되는 5월 10일부터 7월 19일 사이에서 알의 최대 직경은 5월 23일을 제외하면, 약 3.7㎜의 크기로 일정 하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Figure 4A를 살펴보면, 동면을 한 암컷에 비하여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의 경우 4월 12일의 여포크기는 1.8㎜ 정도 이었으나 이후 7월 6일까지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크기가 약 1.4㎜가 되었으며, 이후 여포의 최대직경이 다시 커지기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월 16일부터 11월 22일 사이에 는 여포의 최대직경이 동면을 수행한 개체와 다르게 주기적 으로 작아지고 커지고를 반복하였다(Figure 4A). Figure 4B 에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면,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에서 관 찰되는 알의 최대직격은 4월 12일에는 작았지만, 5월 23-6 월6일까지는 3.5㎜ 이상을 유지한 반면, 6월20일부터 8월 2일 사이에는 알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8월 16일부 터 알이 다시 관찰되었으나, 최대 직경은 9월 12일까지 감 소하였으며, 이후 다시 증가하여10월 11일부터는 3.5㎜ 이 상을 유지하였다(Figure 4B).
이러한 결과는 여포의 크기가 약 1.8㎜ 이상의 경우 배란 이 일어나며, 배란이 일어난 알들은 3.7㎜ 정도까지 성장한 후, 산란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동면을 하지 않은 개체에서 8월 이후부터 여포의 크기가 1.8㎜인 최대크기와 1.4㎜의 최소 크기를 반복하면서 변화되어 갔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난각을 가지는 알이 발견되었으며, 알들 사이의 크기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동면을 하지 암컷에서 이 러한 알을 발달은 연구에서 관찰된 10월 초순의 알의 산란 과 2월 초순의 산란으로 이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동면 을 수행한 암컷의 경우 4월부터 6월 초순사이 최대 크기의 여포를 가지며, 이들이 배란되어 5월 초순부터 7월 하순사 이 최대 크기의 알을 가지며, 이 기간 동안 알의 산란 역시 이루어졌다. 반면,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의 경우 4월 초를 제외하면 그 이후부터 8월 초순 전까지는 1.6㎜ 이상의 여 포가 관찰되지 않았고, 8월 중순부터 1.8㎜의 여포가 관찰 되지만, 여포들 사이에 큰 편차를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히 동면을 하지 않은 암컷들의 산란 시기가 6월 하순부 터 다음해 2월까지 큰 변이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산란 패턴이 자연상태에서 나타나는 경우, 산란한 알들의 즉시적 인 사망으로 나타나, 개체군의 감소로 이어지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포와 알 발달에 관한 본 연구의 결과는 일본 남생이에서 비텔로제닌(vitellogenin) 농도와 여포의 발달을 연구한 결과(Saka et al., 2011)와 유사한 결과이다.
3.암·수 상호행동 추적
비록 기관의 기기적 문제로 인하여 6-8월의 행동자료는 없지만, 그 외 기간 동안 행동분석의 결과를 살펴보면, 년 중 수컷에 대한 암컷의 행동시도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 타났고, 특별한 계절적인 변동을 보이지는 않았다. 반면, 암 컷을 향한 수컷의 행동시도는 동면이 끝난 3월에 소폭 증가 를 보인 후 9-10월에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Figure 5). 더불어서 짝짓기시도를 포함하는 수컷의 구애행동은 9월까 지 낮은 수준을 보인 반면, 10월-11월에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암컷에 대한 수컷의 관심이 동면 직후 및 9월-10월에 높게 나타나며, 이러한 암컷과 수컷과의 상호관 계를 통하여 실질적인 짝짓기는 동면 전인 10월과 11월에 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이전 에 알려진 남생이의 년 중 짝짓기시도 양상(Fukada, 1965) 과 일치되는 것이다.
연구결과 자료들을 종합하면, 수컷 testosterone은 8-9월 사이 최대 농도를 보이며, 암컷의 estradiol은 8-10사이 최대 농도를 보인다. 암·수간의 짝짓기는 봄에도 소규모로 나타 날 수 있지만 주로 9-11월 사이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는 수컷들의 성호르몬이 최고점을 찍은 직후 암컷 의 호르몬이 최고점을 유지할 때, 짝짓기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준다. 더불어 4월말에서 7월 초순사이 1.8㎜로 자 란 여포가 배란되며, 알들은 약 3.6㎜까지 자란 후인 6월 초순-7월말 사이에 산란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호르몬 의 계절적 변동과 여포와 알의 발달은 암컷의 동면 여부에 큰 영향을 받으며, 동면을 수행하지 않은 암컷의 경우 특별 히 알의 정상 발달을 방해하여 불규칙하고 과도하게 연장된 산란시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멸종위기종인 남생이를 번식 후 사육하여 야외 개체군 보전 및 복원에 이용하는 경우, 효율적으로 개체들을 번식시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