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내연산은 경상북도 포항시와 영덕군의 경계에 자리하고 있으며 원래 종남산이라 불리다가,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 에서 견훤의 난을 피한 뒤에 현재의 지명으로 개칭되고 1983년 10월 1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와 험준하고 복잡한 지형적 영향으로 산림경관, 산림생 태 그리고 산림식물 요소들이 매우 다양하여 연중 수많은 탐방객이 찾아들고 있는 명승지이다(Park, 1981; Oh, 1982). 특히 본 연구대상지인 내연산 남사면에는 험준하고 복잡한 입지 특성으로 산림식생 요소가 다양하고 망개나무, 산작 약, 복주머니란, 연잎꿩의다리, 세잎승마, 등칡 등 국가지정 멸종위기 및 희귀식물들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경상북도수 목원 보전구역으로 지정 관리되고 있다. 1975년 ‘멸종위기 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onvention on International Trade in Endangered Species of Wild Fauna and Flora; CITES)가 발효된 후 생물 종 보전을 위한 관심이 증대되었다(Lee and Choi, 2006). 내연산에 대한 산림식생 연구로는 Lee and Yun(2002)이 ZM학파의 식물 사회학적 방법으로 산림식생의 유형을 분류하고 분류된 각 단위와 환경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여 보고한 것 외에는 지금까지 후속연구가 수행된 바 없다. 본 연구는 내연산에 서 산림생태적 및 생물적 요소가 집중되어 있는 내연산 남 사면을 중심으로 현존 산림식생의 유형을 구분하고 그 생태 적 특성을 파악하여 향후 내연산 산림생태계의 체계적 보전 및 관리 계획 수립과 시행의 기반자료를 제공하는데 있다.
재료 및 방법
1연구대상지
본 연구대상지는 행정구역상 포항시 북구 3개 면(죽장면, 송라면, 청하면)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는 북 위 36°02′34″~ 36°50′17″, 동경 128°59′20″~ 129°34′57″에 위치하고 총면적은 약 2,727㏊이다(Gyeongsangbuk-do Arboretum, 2007). 주봉은 향로봉(930m)이며 평균 해발고 가 500m이상이며, 보현산(1,124m), 천령산(776m), 수석봉 (821m)등의 비교적 높은 산들이 동서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지형 및 지세가 매우 복잡하고 험준하여 수계가 잘 발달되어 있다. 지질은 주로 경상계에 속하는 퇴적암류와 이를 관입한 화성암류, 그리고 제3기층으로 구성되어 있다(Geological Survey of Korea, 1967). 지형 특성에 있어서 경사도는 30~40°가 총면적의 45.4%로 가장 넓게 분포하며 전반적으 로 급경사를 이루고 있다. 토양은 암쇄토가 대부분을 차지 하고 토양산도는 pH 4.8~7.1의 범위에 있어 전체적으로 산 성이 강하다. 해발고는 해발 400~700m가 총면적의 68.6% 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서고동저의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기후 특성은 최근 30년간(1986~2015) 기상청 기후자료에 따르면 연평균기온은 14.3℃이고 최난월인 8월은 25.6℃, 최한월인 1월은 2.1℃로 나타났다. 연평균강수량은 1,169.2 ㎜이고, 7월과 8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7).
2연구방법
산림식생 조사는 2016년 4월에서 동년 10월 사이에 임분 특성, 식물군락의 크기, 그리고 입지 특성 등을 모두 고려하 여 100㎡ 크기의 정방형조사구를 총 149개소 설치하여 Z.-M.학파의 식물사회학적 방법(Braun-Blanquet, 1964)으 로 수행하였다. 식생유형 구분은 정량적 분류기법인 Hill (1979)의 TWINSPAN(Two-way indicator species analysis) 과 정성적 분류기법인 Ellenberg(1956)의 표조작법(Tabular comparison method)을 병용하였다. 구분된 식생유형별 구 성종의 상재도(constancy class)와 평균 피도에 의거 산림식 생 식별표를 작성한 후, 식생 유형별 조성 및 구조적 특성 (총피도, 중요치, 종다양성 등)을 분석하였다. 총피도(Total cover)는 단위면적당(/100㎡) 모든 구성종의 피도합으로 산 출하였고, 종다양성 경향은 종풍부도(Species richness, S), 종다양도 지수(Shannon-Wiener diversity index, H′), 종우 점도 지수(Simpson’s dominance, λ), 종균재도 지수 (Pielou’s evenness index, J′) 등을 산출하여 비교하였다 (Shannon and Weaver, 1949; Simpson, 1949; Brower and Zar, 1977). 중요치(importance value index, IVI)는 구성종 의 상대피도와 상대빈도를 기준으로 산출하였다(Curtis and McIntosh, 1951). TWINSPAN 분석은 PCORD ver. 7.0(MjM Software Design, 2016)을 이용하였고, 기타 자료 분석은 Excel 2013(Microsoft, 2013)을 이용하였다. 또한, 산림식생 구성종의 상재도 분포 경향을 전 출현종의 전조사 구에 대한 출현빈도 즉, 상재도(constancy class)를 구하여 파악하였다. 또한 식생단위별 천이경향, 교란정도, 그리고 구성종의 번식 특성 등을 파악하기 위하여 생활형은 휴면형 (dormancy forms), 산포기관형(disseminule forms), 지하기 관형(radicoid forms), 그리고 생육형(growth forms) 등의 조 성 경향을 비교하였다(Raunkiaer, 1934; Numata and Asano, 1969; Numata, 1987). 현존상관식생도는 식생조사와 병행 하여 현지에서 상층 우점종을 기준으로 1/5,000의 대축척으 로 작성하였다. 유관속식물의 동정은 Lee (2003)의 식물도 감을 이용하였으며, 그 학명과 국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 (Korea Forest Service, 2017)에 따랐다.
결과 및 고찰
1산림식생 유형
연구대상지인 내연산 남쪽 부분의 산림식생은 사면형인 신갈나무-쇠물푸레나무군락군과 계곡형인 층층나무-현호 색군락군의 두 개 단위로 크게 대별되었으며, 전자는 다시 철쭉-진달래군락과 졸참나무-남산제비꽃군락으로, 후자는 다시 느티나무-고로쇠나무군락과 헛개나무-미치광이풀군 락 등 각각 2개 하위단위로 구분되었고, 철쭉-진달래군락은 다시 굴참나무-큰기름새아군락과 실새풀아군락, 졸참나무- 남산제비꽃군락은 다시 물푸레나무-털대사초아군락과 느 티나무-비목나무아군락, 느티나무-고로쇠나무군락은 다시 산수국아군락과 물푸레나무-개암나무아군락 등으로 구분 되었고, 그리고 굴참나무-큰기름새아군락은 다시 소나무- 삽주변군락과 조록싸리변군락, 실새풀아군락은 다시 서어 나무-털대사초변군락과 소나무변군락, 물푸레나무-털대사 초아군락은 다시 전형변군락과 떡갈나무-실새풀변군락 등 으로 최종 구분되었다. 이상을 종합하여 보면 내연산 남사 면의 산림식생은 2개 군락군, 4개 군락, 6개 아군락, 6개 변군락 등의 식생단위체계하에 총 10개 유형으로 구분되었 다(Table 1). Lee and Yun(2002)은 선행연구에서 내연산 산림식생을 5개 군락, 7개 군 등 모두 9개의 식생단위로 구분한 바 있는데, 상위단위인 군락구분을 상층 우점종을 기준으로 한 점에서 종조성을 기준으로 한 본 연구와 다소 차이가 있다. 한편, 산림식생 구성종들의 상재도(constancy class)급별 구성비를 보면, 출현 빈도 5%이하의 최하위 상 재도급 R형이 전체 구성종의 71.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 며, 출현빈도 80%이상의 최상위 상재도급 Ⅴ형이 1.1%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상재도급이 상위일수록 대개 대상 지 역에서 우점종 또는 항존종으로 향후 대상 지역 산림생태계 관리에 있어 중점관리대상종이 된다. 상재도급 Ⅴ형에 해당 하는 식물은 신갈나무, 생강나무 등 2종이며, 상재도급 Ⅳ 형(출현빈도 60-80%)에 해당하는 식물은 없으며, 상재도급 Ⅲ형(출현빈도 40-60%)에 해당하는 식물종은 당단풍나무, 쪽동백나무, 굴참나무, 쇠물푸레나무, 철쭉, 털대사초, 그늘 사초 등 7종이었다.
2산림식생 유형별 구성적 특성
연구대상지 산림식생의 유형별 구성종의 구성적 특성을 단위면적당(/100㎡) 총 피도와 평균종수, 종다양성, 생활형 조성, 중요치 등을 분석하여 파악하였다.
1)총피도
연구대상지 전체 산림식생의 단위면적당(/100㎡) 총피도 와 평균출현종수를 파악한 결과, 총피도는 평균 184.3%이 며, 층위별로는 교목층 86.8%, 아교목층 30.6%, 관목층 49.1%, 그리고 초본층 21.1%로 나타났다. 식생유형간에는 VT6형이 214.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VT9형이 133.9% 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평균출현종수는 12.3종이며, 층위 별로는 교목층 2.5종, 아교목층 2.6종, 관목층 4.1종, 그리고 초본층 6.9종으로 나타났고, 식생유형 간에는 VT6형이 24.5종으로 가장 풍부하였고 VT9형이 7.0종으로 가장 단순 하게 나타났다(Table 2).
2)종다양성
산림식생의 종다양성 경향을 단위면적당(/100㎡) 종풍부 도(S), 종균재도(J ‵), Shannon의 종다양도(H ‵), Simpson의 종우점도(λ) 등 4가지 지수로 파악하였다. 연구대상지 전체 산림식생을 기준으로 보면, 종풍부도는 평균 12.3종, 종균 재도는 0.635, Shannon의 종다양도는 1.534, Simpson의 종 우점도(λ)는 0.295로 나타났다. 식생유형간에는 종풍부도 는 VT6형, 종균재도는 VT9형, Shannon의 종다양도는 VT10형, 그리고 종우점도는 VT9형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 게 나타났다(Table 3).
3)중요치
연구대상지 산림식생 구성종의 종수준 중요치(IVI) 경향 을 보면, 전체적으로 신갈나무가 13.3으로 가장 영향력이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다음으로 굴참나무 6.4, 철쭉 6.4, 생 강나무 6.3, 쇠물푸레나무 5.1, 그늘사초 4.9, 당단풍나무 4.8, 소나무 4.1, 서어나무 3.6, 그리고 쪽동백나무 3.2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층위별로는 교목층에서는 신갈나무 가 31.8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다음으로 굴참나무 17.1, 소 나무 10.1, 서어나무 6.9, 층층나무 5.7 등의 순이었다. 아교 목층에서는 당단풍나무가 18.5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가운 데 다음으로 신갈나무 15.4, 쇠물푸레나무 13.5, 쪽동백나 무 11.8, 서어나무 9.0 등의 순이었다. 관목층에서는 철쭉이 21.7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생강나무 19.5, 쇠물푸 레나무 11.2, 당단풍나무 7.8, 그리고 진달래 7.6 등의 순이 었다. 초본층에서는 그늘사초가 26.2로 단연 높게 나타나는 가운데 다음으로 털대사초 7.0, 생강나무 5.3, 철쭉 3.9, 쇠 물푸레나무 3.7 등의 순이었다. 종합하여 보면 우리나라 잠 재자연식생인 신갈나무가 산림식생의 모든 층위에서 다른 구성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중요치가 높게 나타나 장기적 으로 내연산 남사면 산림식생은 인위적 간섭이 없는 한 신갈나무가 지배하는 숲으로 변화될 것으로 판단되었다 (Table 4).
4)생활형 조성
내연산 남쪽 부분 산림식생 구성종의 번식전략을 파악하 기 위하여 생활형 조성(휴면형-근계형-산포형-생육형)을 종 수와 구성비로 분석한 결과, 휴면형은 지중식물인 G형, 근 계형은 단립식물인 R5형, 산포형은 중력산포식물인 D4형, 그리고 생육형은 직립식물인 e형 등이 중심 유형을 이루는 ╔G-R5-D4-e╝형으로 나타났다(Table 5). 그러나 휴면형에 있어서 G형이 중심 유형으로 나타나지만, 반지중식물인 H 형과 대형지상식물인 MM형과의 구성비 차이가 1~2%에 불과하여 조사 시기 및 조사자에 따라 변동될 수도 있어 보였다.
3산림식생유형별 입지 환경 특성
산림식생 유형별 입지환경 특성을 해발고, 사면방위각, 사면경사각, 노암율, 낙엽층 깊이, 그리고 미세지형 등을 기 준으로 파악하였다(Table 6). 해발고의 경우 VT6형이 평균 689.0m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VT1형이 457.3m로 가장 낮 게 나타났다. 사면방위각은 주로 동~남향이었으나 VT4형 은 서향으로 나타났다. 노암율은 VT10형이 52.0%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VT2형, VT4형, VT6형 등은 5%이하로 나타 났다. 낙엽층 깊이는 VT6형이 7.5㎝로 가장 깊게 나타났고 VT9형이 2.3㎝로 가장 낮게 나타났다. 미세지형은 VT1형 과 VT4형은 주로 능선부에서, VT2형은 사면상부~능선부, VT3형은 계곡부를 제외한 모든 지형에서, VT7형과 VT8형 은 사면하부, 그리고 V10형은 계곡부 등으로 나타났다. Figure 1
4현존상관식생도
내연산 남쪽 부분 산림식생의 공간분포 특성을 파악하여 향후 천이경향을 고려한 생태적 산림관리에 효율적으로 활 용하기 위하여 1/5,000 대축척 현존상관식생도를 작성하였 다(Figure 2). 현존상관식생도 작성 면적은 총 2,883ha이며, 이 중 산림식생은 99.5%인 2,867.9ha이었고, 무립목지는 0.4%인 12.8ha, 그리고 비산림지는 0.1%인 2.3ha로 나타났 다. 현존상관식생도상 구분된 상관식생 유형은 총 19개 유 형(자연식생 18개, 인공식생 1개)이며, 그 구성비는 자연식 생 98.2%(2,815.51ha), 인공식생 1.8%(52.38ha)로 자연식 생이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상관식생 유형별 평균 면적은 자연식생 156.41ha, 인공식생 52.38ha로 각각 나타 났으며, 자연식생이 인공식생보다 각각 104.03ha 정도 크게 나타났다. 군락별로는 신갈나무군락이 전체의 33.55%인 967.31ha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굴참나무군락 이 32.17%인 927.39ha, 소나무군락이 18.20%인 524.72ha, 층층나무 군락이 11.49%인 331.16ha, 일본잎갈나무식재림 이 1.82%인 52.38ha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고욤나무군 락, 망개나무군락, 박달나무군락, 굴피나무군락 등은 1.0ha 이하로 나타났다. 상관식생 유형을 구성하는 패치(patch)의 수는 733개(자연식생 634개, 인공식생 63개, 무립목지 30개, 비산림지 6개)로 나타났으며, 패치당 평균 면적은 3.93ha (자연 식생 4.44ha, 인공식생 0.83ha)로 나타났다(Table 7).
결론 및 제언
내연산 남쪽 부분은 지형과 지세가 복잡하고 험준하여 수계가 잘 발달되어 있고 동해안에 인접하여 있어 온화한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보다 내륙지역 산림에 비하여 생태 적 및 생물적 구성 요소가 상대적으로 풍부하고 망개나무, 복주머니란, 노랑무늬붓꽃, 세잎승마 등 희귀식물이 다수 분포하고 있어 현재 경상북도수목원 보전구역으로 지정되 어 있다. 금번 연구 결과 산림식생은 종조성 측면에서 총 10개 유형 그리고 상관적 측면에서 총 19개 유형이 도출되 고 다수의 멸종위기 및 희귀식물들의 분포를 확인할 수 있 어 산림식생과 구성종의 다양성, 고유성, 자연성, 희귀성 등 의 측면에서 국내 어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보다 보전 가치가 높은 산림생태계로 판단된다. 따라서 내연산 남사면 에 대한 산림생태계 보전과 관리는 현존산림식생의 조성 및 구조적 특성을 절대적으로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 서 자연적 및 인위적 영향에 의해 양적 및 질적 쇠퇴 우려가 있는 층층나무군락, 헛개나무군락, 고로쇠나무군락, 느릅나 무군락, 물푸레나무군락 등 계곡부 식생의 생태적 안정성 도모와 아울러 망개나무, 산작약, 너도바람꽃, 노랑무늬붓 꽃, 솔붓꽃, 미치광이풀 등 희귀식물의 개체군 크기 확대를 위한 생육환경 개선을 비롯하여 현지내외 보전 대책을 적극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