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지구온난화 및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서식지 파 괴, 환경오염 등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향후 50년 내에 지구 상 생물종의 1/4이 멸종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Pimm et al., 1995). 또한 국내의 많은 생물종이 경제성장 과정에 서 서식지 훼손과 밀렵·남획 등으로 많은 종의 개체수가 감 소하였고, 이로 인해 멸종위기에 처하게 되었다(Lee and Lee. 2001; Ministry of Environment, 2006; Gibbons et al., 2000). 더 이상의 국내 생물종 손실을 막기 위해 정부부처에 서는 멸종위기종 증식·복원 종합계획을 토대로 생물자원 발 굴관리, 야생동·식물 서식·분포 실태조사, 야생동·식물 관리 강화, 멸종위기종 지정·보전, 서식지 보호·관리, 국제교류, 야생동·식물 보호기반구축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Ministry of Environment, 2006; 2011).
생물종의 희소성, 기존 생태계 적합성, 고유 유전자원 가 치, 증식·복원 가능성, 소요기간, 깃대종 여부, 지역주민과의 협력모델 개발 가능성 등을 고려한 증식·복원대상 멸종위기 종을 선정하기 위한 평가기준이 2005년에 마련되었다(Lee, 1998; Ministry of Environment, 2005; Bang and An, 2005). 이러한 평가기준에 의거하여 총 53종의 증식·복원 대상종이 선정되었다. 증식·복원 대상종으로 선정된 남생이 (Korean terrapin, Mauremys reevesii)의 경우, 과거 전국적 으로 분포하여 서식하였으나 최근 개체수가 급감하여 멸종 위기종 및 IUCN 적색목록의 취약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Korean Associat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2001; 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1; Ministry of Environment, 2011; IUCN, 2002; Sin, 2009). 국내의 남생이 개체수의 급감 원인 중, 전국적으로 유입된 외래종 붉은귀거북(Red-eared slider, Trachemys scripta elegans) 이 민첩한 행동과 먹이 포식활동으로 남생이의 서식지를 침입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토종 남생이와 외래종 인 붉은귀거북은 서식지 및 생태가 비슷하여 서로 경쟁관계 에 있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남생이의 멸종 방지를 위해서 현재 주기적인 서식·분포실 태조사를 통해 변화상을 파악하여 위협요인을 분석하고, 주 요 서식지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서식환경의 질적인 개선 및 적정 서식여건 조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남생이의 경우 복원 및 멸종 방지를 위해서 최소존속 개체집단(MVP: minimum viable population)의 확보가 시 급한 종으로 인공증식을 통한 종 복원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Sin, 2009). 결과적으로 주요서식지에 대한 질적 개선 및 서식여건 조성도 중요하지만 인공증식으로 확보된 개체를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자연 서식 지에 적응이 가능한지 여부가 우선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Ministry of Environment, 2010; Ministry of Environment, 2011; Duellman, 2006).
본 연구의 목적은 국내산 남생이와 외래종 붉은귀거북의 행동권 및 서식지 이용 패턴을 확인하고 종간 상호 경쟁관 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인공증식 된 개체를 활용 하여 인공적으로 조성된 서식지에서 남생이의 행동권 및 서식지 이용 패턴을 분석하여 남생이의 적응력과 생존율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같은 거북목에 속하는 붉은귀거북 의 행동과 서식지이용 패턴을 함께 분석하여 상호 경쟁관계 를 분석하였고 서식지 내에서의 위협요인을 파악하여 두 종간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시험방사지 서식지 특성
남생이 인공증식 개체를 방사한 시험방사지는 경기도 과 천시에 있는 청계산 정상에서 서울동물원 방향으로 뻗어있 는 계곡의 상류지역에 위치한 정수역인 금붕어광장 연못이 다(37° 25' 7.98"N, 127° 1' 15.85"E). 금붕어광장 연못의 규모는 최대 종축 90m, 단축 39m, 총면적은 약 2,700㎡ 이며, 수심 0.5~1.7m, 하상재질은 점토 및 토사로 구성되어 있다(Figure 1). 계절에 따라 수량의 변화는 크지만, 물의 순환이 원활하고 남생이가 생활하기에 적정한 수위를 유지 하고 있다. 수변부에는 고마리(Persicaria thunbergii), 노랑 꽃창포(Iris pseudoacorus), 부들(Typha orientalis) 등이 자 라고 있으며 여름에 수면은 수련(Nymphaea tetragona)으로 덮여 있다. 금붕어광장 연못의 댐 사면 및 주변 일대의 식생 은 밤나무(Castanea crenata), 잣나무(Pinus koraiensis), 단 풍나무(Acer palmatum), 갈참나무(Quercus aliena), 상수리 나무(Quercus acutissima) 등이 혼합림을 이루고 있으며 하 층식생은 90%가 고마리(Persicaria thunbergii) 단일군락으 로 매우 빈약한 계류지 식생이 이루어져 있다.
시험방사지로 선정한 금붕어광장 연못의 특징은 첫째 서 울대공원 조성 당시인 1980년 경 청계산 정상부에서 동물 원 방향으로 흐르는 계곡 상단부에 인위적인 댐을 조성한 저수지로 동물원내 다른 저수지에 비해 비교적 수질이 깨끗 하다. 둘째 연안대는 바위로 경계를 이루고 있어 생물서식 지로는 부적합한 고립된 소생물 서식공간이나 이와 같은 인공구조물은 시범방사개체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장 점도 지니고 있어 최적의 시범방사지이다. 셋째 남생이의 먹이원이 되는 저서성대형무척추동물, 어류 등 관찰되고 수 변부에 일광욕을 할 수 있는 바위가 많으며 수면에 수련이 넓게 분포하여 일광욕과 은신처로 이용할 수 있는 훌륭한 장소를 가지고 있다.
시험방사지인 금붕어광장 연못에서 청계저수지에 이르 는 수계 전반에 걸쳐 2010년 8월부터 11월까지 수계 내 주요 생물상인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 조사를 통하여 먹 이자원의 종류와 생물다양성을 파악하였다. 저서성 대형무 척추동물상 조사는 Surber-net(30㎝×30㎝), scoop-net 등으 로 채집한 다음 1㎜ 체(sieve)로 선별된 분석시료를 현장에 서 70% 알코올 용액에 고정하고, 분석시료는 실내에서 수 서곤충검색도설(Yoon, 1995)과 한국의 수서곤충(Won et al., 2005)에 준하여 해부현미경상에서 분류, 동정하였다.
2.남생이와 붉은귀거북 개체들의 시험방사
본 연구는 환경부 차세대 핵심과제 용역으로 서울대공원 과 국립공원, 넥서스가 공동으로 용역을 한 내용 중 일부로 서, 천연기념물인 남생이와 외래종인 붉은귀거북을 연구하 기 위해 문화재청에 연구허가를 받았다.
남생이 방사 개체는 서울동물원 들소사 내 남생이 증식장 의 수조에서 사육되어 온 2005년생 남생이들 중 등갑 및 복갑 상태가 양호하고,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여섯 개체를 2009년 1차적으로 선발하였다. 이 후 2010년 6월 중순경부 터 사전모니터링을 통해 2009년 시험적으로 방사하였던 인 공증식 남생이 6개체 중 3개체(④번, ⑥번, ⑬번) 와 기존 연못 및 저수지 내 서식하고 있는 붉은귀거북 3개체(①번, ②번, ③번)를 포획하여 시험방사에 사용하였다.
방사된 개체들을 인식하기 위해 위치추적발신기인 RFID Tags & Implanters (by Biomark) (Bulk Tags : TXP148511B 8.5mm×2.12mm, 0.067g/ Implanters : MK10 Implanter)와 RFID / PIT Readers(by Biomark) (Pocket Reader EX)을 사용하여 연구대상 개체를 확보한 2010년 7월 12일 남생이⑥ 번, 붉은귀거북 ①번, 2010년 7월 30일 남생이④번, ⑬번, 붉은귀거북 ②번, ③번에 부착하였다.
위치추적발신기부착은 개체 체중의 5% 이내 무게로 위 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해야 하지만, 8월부터 동면기를 거친 2011년 초까지의 행동권 및 이용패턴 조사를 위하여 부득 이 남생이의 경우 5%가 넘는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였 다. 부착 과정은 먼저 개체의 연판부에 드릴을 이용하여 구 멍을 뚫은 후, 헝겊과 철사로 위치추적발신기를 배갑에 고 정시키고 위치추적발신기 바깥부분을 에폭시로 덮어씌웠 다. 일차적으로 인스턴트 에폭시(Instant set EPOXY)로 위 치추적발신기를 감싸고, 위치추적발신기 안테나는 등갑을 따라서 인스턴트 에폭시 또는 글루건으로 고정시켜주었다. 석재용 에폭시(Himsen-1515)를 그 위에 한 번 더 덧발라준 후 건조시켰다(Figure 2a, b).
위치추적발신기가 부착된 개체의 무선추적을 위해 VHF Receiving (Receiver IC-R20, Yagi Antenna & Softwar e(by ICOM))와 VHF radio Tags(Transmitter) (RI-2B 6g, 10g, 15g(by Holohil systems))을 사용하였다.
시험방사한 개체의 송수신에 야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폭시로 부착한 위치추적발신기가 제대 로 부착되어 연구 조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위치추 적발신기 부착 후 약 2주 동안 수신기와 위치추적발신기를 시험 가동시켰다. 2010년 7월 31일(남생이⑥번, 붉은귀거 북 ①번, ③번), 8월 2일(남생이④번, ⑬번, 붉은귀거북 ② 번)을 시험방사지 내 격자 1번의 연안대에 안전하게 방사하 였다(Figure 2c).
3.방사개체 모니터링
방사개체의 위치 추적은 2010년 8월 2일부터 2011년 1 월까지 실시하였으며, 부득이하게도 9월 25일까지의 모니 터링에서는 주파수 미수신으로 남생이 1개체(⑥번), 붉은귀 거북 2개체(①, ③번)의 조사만이 이루어졌다. 이 후 남생이 ④, ⑬번을 포획하여 수신을 재확인함으로써 남생이 3개체, 붉은귀거북 2개체의 위치를 확인하였고, 붉은귀거북②번은 포획하지 못하여 목견조사에 의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졌다.
시험방사지에 방사한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의 위치는 Mech(1980)의 삼각분법을 응용하여 무선추적(Radio- Tracking)을 하였으며, 4소자 야기 안테나를 통해 수신되는 신호음을 각각 다른 위치에서 추적하였다. 무선추적모니터 링은 주 3회를 기준으로 하였고, 시간대별 온도변화를 고려 하여 오전, 정오, 오후 시간대별로 실시하였다(Figure 2d). 시험방사지는 총 38개의 격자(한 격자당 10m×10m)로 세분 화 하여 위치를 표시하였으며, 육안 및 망원경을 통하여 목 견조사를 선행한 후 무선추적 조사를 하였고, 목견조사와 무선추적을 통하여 발견개체의 위치나 주변 환경상태 등은 야장의 격자모식도에 표시하였다(Figure 4)
행동권 분석으로는 Excel을 이용하여 Fixed Kernel를 도 출하였으며 점의 집합으로부터 확률 밀도를 추정한 값을 표현한 선을 이용하여 면적을 나타내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이는 대상을 추적하는 기간 동안 주어진 지역 내에서 나타 날 수 있는 확률적 이용배분을 나타낸 것이다(Kernohan et al., 2001).
금붕어광장 연못의 온·습도 및 수온, 지온 등 환경적인 변화를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하여 3개의 데이터 기록장치 (Data Loggers)를 설치하였다. 그 밖에 디지털온습도계와 수온계를 설치하여 개체 모니터링 시마다 측정할 수 있도록 하여 행동권과 행동권 중첩(핵심지역 중첩 정도)에 대하여 분석 시 참고 자료로도 이용하였다.Figure 3
결 과
1.시험방사지 서식지 특성
서울대공원내에 있는 금붕어광장 연못(St. 1)의 하상은 모래와 점토로 되어 있으며 자연형 연못이며, 외부로부터의 오염물질 유입 가능성이 적고, 주변부로부터의 낙엽성 유기 물이 유입되는 수계특성을 갖고있다. 열대조류관(St. 2) 앞 수계는 점토와 모래, 자갈로 구성된 하상재질이며, 수변부 에 초본류가 무성하고 하층식생의 90%가 고마리 단일 군락 으로 구성된 수계특성을 나타냈다. 그리고 위치적으로 인간 간섭의 빈도가 적었다. 곤충관 앞 수계(St. 3)은 St. 2와 마찬 가지로 점토와 모래, 자갈로 하상이 구성되어 있으며, 물살 이 다소 있는 형태로 물의 투명도는 높았으나 인간의 출입 에 의한 교란 가능성이 높은 상태였다. 또한 수량이 적은 편으로 시멘트 보에 의해 수계의 자연적 환경이 단절된 수 계 특성을 보였다. 과천저수지 동물병원 앞 수계(St. 4)는 점토와 모래로 구성된 하상으로 깊은 수심과 넓은 하폭을 유지하고 있으며 수면부에 마름(Trapa japonica) 등의 정수 식물이 우점하는 수계 특성을 나타냈다.
2010년 금붕어광장 연못에서 동물병원 앞 과천저수지에 이르는 수계전반에 걸쳐 주요 교육소재 탐색을 위해 생물상 분포조사를 한 결과 총 3문4강10목24과31종의 저서성대형 무척추동물과 총 8목52종의 육상곤충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총 4개의 수계 조사지점에서 채집 확인 된 종들은 총 3문4강10목24과31종으로 St. 1에서 가장 많 은 종이 확인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St. 3에서 13종의 종이 확인되었다. 확인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상 중 노린재목 이 7종으로 가장 많은 종이 확인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잠자 리목 6종, 파리목, 날도래목이 5종씩 확인되었다. 그 밖에 하루살이목과 뱀잠자리목이 확인되었고, 단각목과 십각목, 턱거머리목과 기안목이 1종씩 확인되었다(Appendix 1).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이동성이 적고, 채집이 용이하 며 긴 생활사를 가지고 있어 인위적 또는 자연적인 환경변 화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기적이거나 장기적인 수질환경 모 니터링에 매우 유용하게 이용될 뿐만 아니라(Hynes, 1970; Rosenberg and Resh, 1993), 남생이와 붉은귀거북 분류군 의 먹이 자원으로 이용될 종류이므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 물은 서식지 특성을 대변하는 중요한 분류군이다.
2.위치 추적을 통한 행동권 분석
위치추적결과, 남생이와 붉은귀거북 모두 저수지를 전체 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FK 50%의 행동권을 보이는 지역은 0.004ha를 제외하 고는 종별로 명확하게 구분이 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Table 1a).
개체별 남생이 행동권 결과, ⑥개체의 경우 FK95%에서 0.290ha의 행동권을 보이며 연못을 전체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④개체(0.143ha) 및 ⑬개체(0.052ha) 의 경우에는 연못의 절반 정도만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 다. 붉은귀거북의 경우, ①개체가 FK 95%에서 0.269ha, ②개체가 0.453ha의 행동권을 보였으며, 연못을 전체적으 로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하지만 ③개체의 경우 0.041ha의 행동권을 보이며 제한적인 공간만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1b).
서울대공원 금붕어광장 연못에서 활동하고 있는 개체들 의 핵심지역(Core area)이라 할 수 있는 FK 50%의 개체 별 중첩면적을 측정한 결과, 남생이의 개체간 행동권중첩은 평균 87%로 최대 100%, 최소 75%를 공유하는 것으로 분석 되었으며, 붉은귀거북은 평균 35%로 최대 60%, 최소 4.55% 를 공유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2a). 남생이와 붉은귀 거북 개체간의 행동권 중첩은 평균 11%로 최대 24.24%, 최소 0.08%로 공유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2b).
3.위치 추적을 통한 서식지 이용 분석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의 서식지 이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 과, 총 82회 중 수련 위 및 수련 사이 9회, 육지(수풀) 12회, 수면 30회, 바위 위 31회로 조사되었다.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의 24시간 이동패턴 조사를 위해 2010년 10월 12일 오전 08:30부터 2010년 10월 13일 오전 08:30까지 3시간 단위로 총 7회(08:30, 12:30, 17:00, 21:00, 01:00, 05:00, 08:30)의 무선추적을 실시한 결과, 남생이는 ④번과 ⑥번은 거의 이동을 하지 않았고 ⑬만 30m정도 이 동하였다. 붉은귀거북은 ①번, ③번 2개체 모두 시간대별로 위치가 변화하는 양상을 보였다(Figure 4).
일광욕 위치선점 비교 결과, 무선추적을 실시하기 이전 남생이⑬번이 일광욕을 위해 자주 이용하였던 장소(24번 격자)는 붉은귀거북②번이 차지하였고, 또한 남생이④번이 일광욕하였던 바위 위와 수련 위(38번 격자)는 붉은귀거북 ②번이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관찰되었다. 붉은귀거북의 경 우 ①번과 ③번이 같은 장소에서 일광욕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①번이 ③번의 등갑 위로 올라가 일광욕을 하고 있었다.
동면을 위해 머무는 지점의 행동권 분석결과, 2009년 남 생이가 주로 12, 13, 16, 17, 20, 21번 격자에서 활동했던 것과는 달리, 2010년에는 1번, 8번, 9번, 15번, 12번에 가까 운 16번 격자에 주로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붉은귀거북 의 행동권을 보면 연못을 전체적으로 사용하다가 11월이 되면서 이동거리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을 확인 할 수 있었 으며,이 때 주로 16, 17, 20, 21, 24, 25번 격자에서 머무르는 것으로 관찰되었다(Figure 5).
4.동면시 남생이의 위치 이동
2010년 10월 8일의 평균 온·습도 및 수온은 20.7℃, 75%, 16℃(최고:24.5℃,88%, 최저:11.2℃,74%)이었다. 가장 먼 저 한 지점에 정착하기 시작한 개체는 남생이⑥번으로 10 월 8일부터 약간의 움직임만 보일 뿐 15번 격자 내에 정착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날 남생이⑬번도 9번 격자에 정 착한 것으로 나타났고, 10월 21일, 10월 25일 위치를 이동 하였다. 2010년 10월 12일의 평균 온·습도 및 수온은 14. 4.℃, 83%, 14℃(최고:20.7℃,89%, 최저:9.2℃,81%)였으 며, 남생이④번이 15번 격자에 정착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 찰
모니터링 실시 후 세 차례를 제외하고는 남생이의 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없었다. 남생이 개체의 크기를 고려해 볼 때, 연못에 서식하는 수련 사이나 수련 위에서 일광욕을 하 고 있을 경우 목견조사가 용이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되 고 있다. 무선추적 결과 대부분 수련이 빼곡하게 분포하고 있는 곳에서 주로 신호가 수신되는 것으로 보아 위험요소로 부터 은신하기 쉬운 수련 근처에서 주로 활동하는 것으로 사료된다. 반면 붉은귀거북의 경우, 원래 야생개체였던 ① 번을 제외한 사육개체 ②, ③번은 은 남생이와는 달리 연못 을 넓은 범위로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는 적응과 정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사육되는 동안 사람에 대한 무서 움과 경계심을 야생개체보다 덜 가지게 되어 주변의 위협요 소에 익숙해져 있는 것과 날씨의 영향으로 인해 행동권이 넓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서식처 이용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남생이와 붉은귀거북 은 주로 바위 위나 수면에서 유영하는 채로 일광욕을 즐기 는 것으로 보였으며, 특히 남생이의 경우 비가 오는 날이면 모든 개체가 격자 25번~38번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 타났다. 이 지역은 산에서 직접적으로 내려오는 계곡수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지역으로 유속이 느리고 은신할 수 있 는 수련이 빼곡하게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따라서 남생 이는 유속의 영향을 덜 받아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곳을 찾아 이동한 것으로 사료된다.
24시간 무선추적 결과, 남생이에 비해 붉은귀거북이 더 활발하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본 결과는 Koo et al.,(2012)의 하천 환경에서의 한국산 남생이(Mauremys reevesii)의 행동권 연구에서 밝힌 붉은귀거북이 남생이 보 다 활동범위가 훨씬 넓어 붉은귀거북이 남생이와의 경쟁관 계에서 우위를 점한다고 언급한 결과와 일치하였다.
일광욕 위치선점을 비교해 본 결과, 남생이보다 크기가 월등히 큰 붉은귀거북이 햇볕이 잘 드는 자리를 차지한 것 으로 추측을 해 볼 수 있었고, 두 종의 이동패턴이 거의 비슷한 것으로 보았을 때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의 먹이경쟁 이나 일광욕자리다툼이 있을 것으로 사료되었다(Figure 3). 이는 개체가 선호하는 일광욕 자리가 비슷할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으며, 또한 온도가 떨어지고 일조량이 줄어들수록 이 같은 자리경쟁은 더해질 것으로 보이며, 일광욕을 위한 위치 선점은 경쟁요소가 될 수 있다고 예상된다.
동면을 위해 머무는 지점의 행동권 분석결과, 이들의 경 쟁관계를 유추해 볼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환경 적 변화에 따라 파충류가 느끼고 선호하는 장소는 대부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생이와 붉은귀거북도 선호 하는 장소를 차지하기 위해 상호 경쟁은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였다.
남생이의 동면시 위치 이동 조사결과, 온도가 급격히 내 려가거나 큰 일교차가 일어나는 시기에 위치이동이 있던 것으로 나타났고, 4~5℃의 수온에서도 자리이동이 있는 것 으로 보였다. 또한 수온보다 기온이 낮아졌을 때 위치이동 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남생이와 붉은귀 거북은 제한된 일광욕 장소, 먹이자원 활용, 동면지 등 다방 면에서 중복되는 행동권과 서식지 이용 패턴 등으로 경쟁하 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과거 조사에서 남생이가 주로 이용 하던 일광욕 장소에 남생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금 붕어광장 연못에 유입된 붉은귀거북이 주로 관찰되었다. 이 는 남생이 개체보다 월등히 큰 붉은귀거북이 핵심지역이라 할 수 있는 지역을 남생이와 붉은귀거북이 공유함으로써 먹이경쟁이나 영역다툼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표 면적으로 보았을 때는 남생이가 붉은귀거북과의 경쟁에서 밀려난 것으로 보이나, 남생이에 체중의 5%가 넘는 위치추 적발신기를 부착하였기 때문에 이동에 제약이 있었을 것으 로 판단됨으로 정확한 결과를 위해 추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향후 연구에서는 첫째 자연 개체와 인공증식 개체의 행동 권 및 서식지 이용패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구체적인 연 구가 필요하다. 둘째 이번 시험방사에 사용한 남생이와 붉 은귀거북은 성별이 암컷으로 한쪽 성에 치우쳤으며 개체 크기가 상이한 상태로 시험이 실행되었다. 남생이와 붉은귀 거북의 경쟁관계를 명확히 구분하기 위해서는 크기가 비슷 한 개체들을 선정하여 종간의 경쟁 또는 개체간의 경쟁을 지켜보고, 암·수에 있어 행동권 및 이동경향 차이에 대한 연구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셋째, 남생이가 자연서식지에 생존하기 위해서 여름철 폭우에 의한 강수량의 증가, 겨울 철의 혹독한 추위 등 여러 가지 제한요소들이 있다. 따라서 여름철 장마시기에 하천의 범람과 일시에 빠른 유속 등을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생존을 위한 투쟁을 하는지 지속적인 연구를 통하여 장마철 생존방법과 동면에 들어가는 시기와 휴면 타파가 개시되는 시기를 찾아 겨울철 생활 패턴을 연 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따라서 이 2종에 대한 먹이경쟁과 서식지 이용에 대한 보다 세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뿐 아니라 인공 서식지가 아닌 자연 서식지에서 이들 종간, 개체간의 행동권과 먹이경쟁, 서식지 이용 등에 대한 연구 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결과는 자연생태계에 인공증식 개체를 방사할 경우 남생이 개체 적응성과 생존율을 제고하 므로 한국산 남생이 복원에 대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인공증식 남생이의 행동 및 서식지 이용 패턴 분석 및 타 종과의 경쟁관계 분석은 향후 인공증식 개체를 원서 식지에 복원할 때 사전 자연적응훈련이나 대체 서식지에서 적응을 거친 개체의 복원 가능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 다. 더불어 남생이 인공증식 개체와 자연 개체, 남생이와 붉은귀거북 간의 상호 연관관계를 종합적으로 비교 분석하 여 멸종위기에 처한 한국산 남생이의 체계적인 복원방안에 대한 기초적인 자료로 제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