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세계적인 양서류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들 중의 하나로 다양한 감염성 질병이 거론되고 있으며, 특히 항아리곰팡이 병(Chytridiomycosis)과 라나바이러스(Ranavirus)는 야외 개체군 절멸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Daszak et al., 2003; Duffus, 2009; Fey et al., 2015; Longo et al., 2015). 질병 발병률 증가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 만, 기후변화에 따른 온난화가 병원균들의 번식을 왕성하게 하는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관련 연구들이 진행되 고 있다(Carey and Alexander, 2003; Longo et al., 2015). 게다가 식자재와 약재의 생산 및 멸종위기종의 복원을 위하 여 운영되고 있는 양서류 증양식장으로부터 질병의 전파나 애완용 양서류의 국가 간 및 지역 간 거래 역시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Green et al., 2002; Mauel et al., 2002; Mazzoni, 2009).
야생과 양서류 증양식장으로부터 검출된 양서류의 질병은 크게 세균성, 바이러스성, 곰팡이성 그리고 기생충성 등으로 알려져 있다(Pessier, 2002; Densmore and Green, 2007; Gentz, 2007). 대표적인 세균성 질병은 붉은다리증(red-leg syndrome) 혹은 패혈증(septicemia)이며, 주로 Aeromonas hydrophila가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이외에도 Staphylococcus 속의 세균이나 장내세균(Enterobacteria) 계 열 역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Grawshaw, 1992; Laurence et al., 2014). 질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는 라나바이러스와 루크헤르페스 바이러스(Lucke Herpesvirus) 가 대표적이다(Densmore and Green, 2007). 곰팡이가 유발 하는 양서류 질병으로는 물곰팡이병(disease by aquatic fungus), 색소진균증(Chromomycosis), 항아리곰팡이병이 있으며(Pessier, 2002), 이들 중 항아리곰팡이병은 유럽, 오세 아니아, 아메리카 대륙의 양서류 개체군 절멸의 가장 큰 요인 으로 알려져 있으며(Fisher et al., 2009), 가장 활발하게 연구 되고 있는 질병이다. 최근에는 양서류의 피부로부터 세균이 나 곰팡이 등의 군집을 비교분석하여, 양서류 개체의 건강상 태, 발생 가능한 질병들의 예측, 환경변화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Antwis et al., 2014; Becker et al., 2014; Belden et al., 2015; Federici et al., 2015). 다양한 국외의 연구들과 다르게, 국내에서는 야생이나 양서류 증양식장에서 양서류 질병의 상존상태 파악 등을 포한한 기초연구나 질병처리 및 관리 등을 다루는 응용연구가 매우 미진한 상태이다.
국내에서 양서류에 대한 질병은 주로 수의학과나 기생충 학연구실에서 인수공통전염 매개체나 기생충 연구의 일환 으로 수행되어 왔으며, 최근에야 항아리곰팡이병과 라나바 이러스 등을 야외에서 검출하는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Park, 2012; Bataille et al., 2013; Park et al., 2017). 국내에 서도 2005년부터 환경부 지침에 따라, 허가를 받아 양서류 증양식장이 운영되고 있다. 밀식사육에 따라 적잖은 양서류 질병이 발병하고 있으며(Kim et al., 2009; Jeong et al., 2014), 이러한 질병이 증양식장에서 야생으로 전파될 가능 성이 있으나, 이들에 대한 적절한 처리는 잘 이루어지지 않 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양서류 증양식장의 경우, 멸종 위기종인 금개구리 유생들에서 곰팡이와 라나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의 발병과 북방산개구리에서 패혈증으로 인한 사 망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Kim et al., 2008; Kim et al., 2009; Jeong et al., 2014). 2016년에는 증양식 중인 북방산 개구리의 약 50% 이상이 구두충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으 며, 이에 대한 연구 및 조치들이 절실한 것으로 보고하였다 (Kim et al., 2016). 장기적으로 국내 양서류 증양식장에서 질병들을 체계적으로 예방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증양식 장 내·외 및 증양식 개체들에 상존하는 세균과 곰팡이의 정 도를 파악하고, 발견되는 종류들을 규명하는 연구들이 시급 하다.
본 연구에서는 인제, 괴산, 공주에 위치한 북방산개구리 증양식장의 내·외부에서 채집된 북방산개구리 성체와 유생 을 대상으로 피부와 내부 장기들에서 확인되는 세균과 곰팡 이 콜로니 수에서 지역 간, 증양식장 내·외부 간 차이를 분석 하고, 나아가 유생들의 피부와 내부 장기로부터 발견되는 세균의 종류를 규명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북방산개구리 성체와 유생 채집
연구를 위해 북방산개구리를 채집한 양서류 증양식장은 각각 인제, 괴산, 공주에 위치하고 있다. 증양식장들은 공통 적으로 산간 계곡과 인접한 산자락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증양식장 내 수원은 계곡물을 이용하였다. 연구에 사용된 북방산개구리 성체(인제와 괴산)와 유생(인제와 공주)은 각 지역에서 무작위로 채집하였다(Table 1). 채집 시 개체가 가지고 있는 병원체의 전파를 막기 위하여, 개체별로 새로 운 채집용 장갑을 이용하였다. 채집된 개체의 피부에 서식 하는 병원체를 현장에서 확보하기 위하여 채집 후 현장에 서 등면과 배면을 멸균 면봉(BBLTM CultureSwabTM, MG scientific, Inc, Wisconsin, USA)으로 스왑하여 보관하였 고, 성체의 경우 몸통길이(snout vent length, SVL, mm)와 몸무게(body weight, BW, g)를, 유생의 경우 전체길이(total length, TL, mm)와 몸무게를 각각 측정하여 기록하였다. 이후 모든 개체는 개별 용기에 담아, 아이스박스를 이용하 여 실험실로 운반하였다. 인제와 공주에서 유생의 채집 시 에는 증양식장 물에 있는 세균을 추후에 검출하기 위하여 증양식장의 내·외부 각 한 개 지점에서 50 ml의 물을 취수하 였다.
피부에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보전하기 위하여 채집한 개체들을 0℃에서 약 5-10분 보관 후 길로틴 법을 이용하여 안락사 시켰으며, 개체 내부에 있는 병원체를 확보하기 위 해 양서류의 병원균이 주로 발견된다고 알려진 심장, 간, 소화관을 적출 후 멸균면봉으로 각각 스왑하였다. 유생의 경우 내부 장기의 크기가 작아 개체 외부(피부)와 내부로만 구분하여 스왑하였다. 개체별, 부위별로 스왑한 면봉은 각 각 증류수 10 ml가 담긴 15 ml 코니칼 튜브에 10회 담군 후, 실온에서 10분간 보관하였다. 병원균이 접종된 튜브로 부터 1 ml 용액을 피펫으로 들어 내, 세균(Petrifilm APC, 3M, Minnesota, USA)과 곰팡이(Petrifilm Y/M, 3M, Minnesota, USA) 배양용 고체배지에 각각 접종하였다. 페 트리필름 고체배지 사용 매뉴얼에 따라 세균은 35℃에서 48시간, 곰팡이는 25℃에서 120시간을 각각 배양하였다. 이후, 배지에 나타난 세균과 곰팡이의 콜로니 수를 콜로니 간 구분이 명확히 가능한 수준인 최대 270개까지, 개체별, 부위별로 각각 기록하였다. 증양식장 물로부터 세균을 검출 하기 위하여, 증양식장 내・외부에서 채집한 물 표본 역시 동일한 과정으로 세균을 배양하였다.
증양식장의 물과 증양식중인 북방산개구리 유생으로부터 분자생물학적인 방법을 적용하여 세균을 확인하였다. 이를 위하여 물의 경우 인제와 공주 증양식장 내·외부 샘플의 배양 배지로부터 각각 10개의 콜로니, 유생의 경우 인제와 공주 증양식장 내·외부에서 채집된 각 3개체의 피부와 내부 장기로 부터 배양된 각각 5개 세균 콜로니(각 그룹 당, 15개 콜로니) 로부터 세균의 DNA를 추출하여 연구에 사용하였다. 세균 콜로니로부터 DNA 추출은 Qiagen DNeasy Blood & Tissue Kit(Qiagen, Hilden, Germany)를 회사가 제공한 매뉴얼에 따라 이용하였으며, 추출된 DNA는 4℃에 보관했다. 세균 동정에 사용할 유전자는 16s 리보솜 rDNA로, 세균용 범용프 라이머인 27F(5’-AGAGTTTGATCMTGGCTCAG-3’)와 1492R(5’-TACGGYTACCTTGTTACGACTT-3’) 쌍을 이용 하여 1,400bp의 부분 유전자를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PCR)으로 증폭하였다(Lane, 1991). PCR용 중합효소는 ELPiS의 rTaq DNA Polymerase를 사용했으며, PCR 반응은 SimpliAmp Thermal Cycler(Life Technologies, Carlsbad, CA, USA)를 사용하여 95℃에서 3분간 반응시키 고, 95℃에서 30초, 60℃에서 30초, 72℃에서 90초 동안 반응시키는 과정을 35회 반복 후, 72℃에서 5분간 반응시켜 수행하였다. 결과물은 SDS-PAGE 1% 젤에 20분간 전기영 동(Mupid®-2plus electrophoresis system OPTIMA, Tokyo, Japan)하여 증폭된 DNA를 확인했다.
PCR 산물은 AccuPrep® PCR Purification Kit (Bioneer, Daejeon, South Korea)를 사용하여 정제 후 PCR 반응에 사용한 것과 동일한 프라이머로 마크로젠(Macrogen, Seoul, Korea)에서 3730xl DNA analyzer(Applied Biosystems, Foster City, CA, USA)를 사용하여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이후 Bioedit software package (http://www.mbio.ncsu.edu/ BioEdit/bioedit.html)로 염기서열을 정리한 후, National Center of Biotechnology Information (NCBI)에 탑재된 세균 16s rRNA 정보와 Basic Local Alignment Search Tool (BLAST)을 이용하여, 유사도(99.9% 이상)가 높은 종으로 세균의 종을 동정하였다. 99.9% 유사도 수준에서 단일 종이 검출되는 경우, 해당 종을 세균 종으로 결정하였으며, 단일 속에 속하는 2종 이상의 종이 검출되는 경우, 속 수준까지만 결정하였다.
2.통계분석
북방산개구리 성체의 경우, 두 증양식장간 및 증양식장별 내·외부에서 채집된 성체 암·수 개체수의 차이 여부는 적은 샘플수를 고려하여 각각 Fisher exact test를 이용하여 검증 하였다. 또한, 유생들로부터 확인된 세균 종류의 수가 채집 증양식장 간 차이가 있는지의 여부 역시 Fisher exact test를 이용하여 검증하였다. 유생에서 검출된 세균 종류수의 피부 와 몸 내부 간 차이는 지역을 고려하여, paired t-test로 검증 하였다. 성체와 유생 건강지수의 지역 간, 암수 간, 증양식장 내·외부 간 비교는 independent sample t-test 검증을 실시하 였다. 성체와 유생의 건강지수와 각 부위로부터 검출된 세 균과 곰팡이 콜로니 수들 사이의 상관분석은 비모수통계방 법인 Spearman correlation test를 이용하여 수행하였다.
북방산개구리 성체의 피부, 심장, 간, 소화관으로부터 검 출된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 수의 지역 간, 암수 간, 내·외부 간 차이는 개구리의 건강지수(=몸무게/몸통길이*100)를 공 변인으로 지역, 내·외부 그리고 암수를 독립변수로, 유생의 피부와 내부 장기로부터 검출된 세균 곰팡이 콜로니 수의 지역 간, 내·외부 간 차이는 유생의 건강지수(=몸무게/전체 길이*100)를 공변인으로 하고, 지역과 내·외부를 독립변수 로 사용하여 GLM(general linear model)분석의 Univariate Analysis of Variance를 수행하여 평가하였다. 성체와 유생 의 각 콜로니 수 변수들에서 증양식장 지역과 내·외부 지역 이 상호작용을 하는 경우 각각을 분리하여 비모수통계방법 인 Mann-Whitney test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결 과
1.성체의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 수의 비교
북방산개구리 성체는 인제 증양식장(내부 n=11, 외부 n=9)과 괴산 증양식장(내부 n=10, 외부 n=10)에서 총 40개 체를 채집하였다(Table 1). 성체 암·수 개체수의 경우 인제 증양식장 내부가 6:5, 외부가 7:2(P=0.637), 괴산증양식장 내부가 6:4, 외부가 9:1(P=0.303)로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으며, 증양식장간 암수 비 역시 인제 증양식장 13:7, 괴산 증양식장 15:5로 유의하지 않았다(P=0.731, Table 1).
성체의 건강지수(condition factor, CF)는 인제(51.9±4.4, n=20)가 괴산(31.6±1.5, n=20)보다(t=4.4, df=38, P<0.01), 암컷(59.7±6.0, n=12)이 수컷(34.0±1.6, n=28)보다 유의하게 컸으나(t=5.6, df=38, P<0.01), 증양식장 내부(46.7±4.4, n=21)와 외부(36.2±2.9, n=19)의 차이(t=1.9, df=38, P=0.06) 는 유의하지는 않았다. 성체의 건강지수는 피부로부터 검출 된 세균 콜로니 수, 피부와 심장으로부터 검출된 곰팡이 콜로 니 수와 유의한 음의 상관을 보였다(Ps<0.05, Table 2, Fig. 1A, B). 피부, 간, 소화관으로 검출된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수 사이에는 각각 양의 상관을 보였으며(Ps<0.05), 피부와 심장 으로부터 검출된 곰팡이 콜로니수 사이에도 유의한 양의 상관(P<0.05)이 있었다. 이 이외의 상관은 유의하지 않았다 (Ps>0.05).
성체의 피부와 소화관으로부터 검출된 세균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장 지역 간 차이는 유의하였으나(피부, F1,40= 20.286, P=0.008; 소화관, F1,40=5.659, P=0.024, Fig. 2A), 내·외부 간, 암수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며(Ps>0.05), 지역과 내·부와의 상호작용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Ps>0.05). 심장과 간으로부터 검출된 세균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장 지역, 내·외부, 암수 어느 그룹 간에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 며, 지역과 내·외부와의 상호작용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 (Ps>0.05).
성체의 피부와 간으로부터 검출된 곰팡이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장 지역 간 차이는 유의하였으나(피부, F1,40= 9.393, P=0.004; 간, F1,40=5.085, P=0.031, Fig. 2B), 내・외부 간, 암수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Ps>0.05). 간의 경우 지역과 내・부와의 상호작용이 유의하여(P=0.028), 분리하여 재차 분석한 결과 지역 간에는 유의한 경향을 보였으나 (P=0.054), 내・외부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P=0.783). 심장과 소화관으로부터 검출된 곰팡이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장지역, 내・외부, 암수 어느 그룹 간에도 유의한 차이 가 없었으며, 지역과 내·외부와의 상호작용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Ps>0.05).
2.유생의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 수의 비교
북방산개구리 유생은 인제의 증양식장의 내⋅외부에서 각 10마리, 공주증양식장의 내·외부에서 각각 9마리와 11마리, 총 40마리를 채집하여, 연구에 이용하였다(Table 1). 유생 들의 건강지수는 공주(38.4±1.0, n=19)가 인제(34.2±0.2, n=19)보다 유의미하게 컸으나(t=4.03, df=36, P=0.01), 증 양식장 내(35.6±1.1, n=17)·외(36.8±0.7, n=21)부 간에는 유 의한 차이가 없었다(P>0.05). 성체들과 다르게 유생의 건강 지수는 지역 간과 내·외부 간 병원균 콜로니 수의 어느 것과 도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Ps>0.05, data not shown).
유생의 피부로부터 검출된 세균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 장 내·외부 간 차이는 유의하였으나(F1,38=7.839, P=0.008), 지역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으며(P>0.05), 지역과 내·부와 의 상호작용 역시 유의하지 않았다(P>0.05). 지역별로 나누 어 내·외부를 비교한 결과, 인제의 경우만 내부가 외부보다 세균 콜로니의 수가 유의하게 많았다(Z=2.155, P=0.031, Fig. 3A). 유생의 몸 내부로부터 검출된 세균 콜로니 수의 경우, 증양식장 내·외부 간 차이는 유의하였으나(F1,38=8.032, P=0.008), 지역 간 차이는 유의하지 않았다(P>0.05). 지역과 내·외부와의 상호작용이 유의하여(F1,38=18.190, P=0.000), 지역별로 재차 분석을 실시한 결과 공주증양식장의 경우 외부가 내부보다 콜로니 수가 유의하게 많았으나(Z=2.584, P=0.010, Fig. 3A), 인제증양식장 내·외부 간 차이는 유의하 지 않았다(P>0.05).
유생의 피부로부터 검출된 곰팡이 콜로니 수의 경우 지 역 간 증양식장 내・외부 간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 (Ps>0.05), 상호작용도 없었다(P>0.05). 몸 내부로부터 검 출된 곰팡이 콜로니수의 경우 공주가 인제보다 더 많은 경 향을 보였으나(F1,38=3.861, P=0.058, Fig. 3B), 내・외부 간 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P>0.05), 유의한 상호작용도 없었다(P>0.05).
3.유생으로부터 확인된 세균의 종류
인제와 공주의 증양식장 내·외부에서 채집된 물과 유생으 로부터 확인된 세균들의 동정 결과는 Table 3에 제시하였다. 동정된 세균들은 15속, 14과, 8목, 6강, 4문에 속하였다. 인제 와 공주의 물로부터는 각각 6개 속의 세균이 검출되었으며, 이들 중 3개 속(Bacillus, Paraburkholderia, Ralstonia)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인제와 공주 증양식장 내·외부에서 채집된 유생들로부터 는 11개 속, 1개 과의 세균이 검출되었으며(Table 3), Ralstonia속이 조사된 콜로니의 37.8%, Paraburkholderia 속이 28.9%를 차지하고 있었으며, Bacillus속이 11.1%, Caulobacter와 Latococcus속이 각각 6.7%를 차지하고 있 었다. 양서류에서 질병을 유발하는 과로 알려진 세균 그룹 으로는 Staphylococcaceae와 Streptococcaceae의 두 과가 확인되었는데, 전자는 인제 증양식장의 외부에서 채집된 유 생의 피부에서, 후자는 인제 증양식장의 내부에서 채집된 유생의 내부 장기에서 검출되었다.
인제와 공주 증양식장 내·외부에서 채집된 유생들로부터 는 각각 총 10속과 7속의 세균이 발견되어, 인제가 더 다양 한 세균 종류를 가지는 경향을 보였다(Table 3). 인제와 공 주 증양식장 내·외부 모두를 합하여 고려할 때, 피부 (3.0±0.7, n=4)보다는 내부 장기(5.5±0.5, n=4)에서 더 다양 한 종류의 세균이 발견되었다(Paired t-test, t=3.87, df=3, P=0.030). 증양식장 내·외부의 경우 인제는 각각 6속, 7속으 로 유사하였으며, 공주의 경우 내부가 6속, 외부가 4속으로 역시 큰 차이는 없었다. 인제와 공주 사이에서 특정 세균 감염정도를 비교한 결과 Bacillus의 경우 공주보다 인제에 서 더 빈도가 높게 나타났으며(Fisher exact test, P=0.047), Latococcus 속 역시 공주에서 발견빈도가 좀 더 높았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P>0.203). 이 이외의 다른 종류의 세균의 경우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P>0.05).
고 찰
국내 양서류 증양식장은 대부분 영세하게 운영되고 방역 시설이나 적절한 의료 체계가 확립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질병관리가 취약하여 야외로 질병을 전파할 근원지가 될 잠재성을 지니고 있으나 이들에 대한 세균과 곰팡이 상존 현황 및 질병관련 연구는 매우 미진하다. 국내 증양식 중인 북방산개구리 성체와 유생으로부터 표집한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수를 증양식장 간, 내·외부 간 비교한 결과는 성체의 경우 증양식장의 지역적 조건, 유생의 경우 증양식장 내·외 부의 조건에 따라 양서류에 있는 세균과 곰팡이의 군집크기 차이를 가져오며, 다양한 세균과 곰팡이의 상존이 증양식 성체 북방산개구리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 음을 보여준다. 연구결과는 증식장 질병의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 성체 건강관리의 중요성 및 유생 양육 시 수원의 중요성을 보여주며, 더불어 증식장 내 효율적인 질병관리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양서류로부터 배양한 세균이나 곰팡이의 콜로니 수는 양 서류 개체의 건강성을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비 록 북방산개구리 성체에서 검출된 세균들을 분류하지는 않 았지만, 성체의 건강지수가 좋을수록 피부 위나 심장에서 검출된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 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이는 양서류의 건강 상태가 곰팡이와 세균의 번성 정도 와 관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즉, 건강한 개체는 세균과 곰팡이의 과도한 번식을 제어하거나 낮출 수 있는 저항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며, 병원성 세균에 의한 질병발 병 가능성을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국외 연구에서도 비 록 미생물 군집과 특정 병원성간의 관계를 정확하게 기술하 지는 않았지만, 기생충 감염여부에 따라서 피부 위 미생물 군집이 변화되며, 이러한 것은 개체의 질병 저항성에 영향 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Federici et al., 2015). 본 연구의 결과는 증양식을 하는 성체 양서류들의 건강상태 를 잘 유지 관리하는 것이 개체 피부나 내부에 과도한 세균 이나 곰팡이의 번성을 억제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음 을 보여준다.
성체의 경우 세균과 곰팡이 콜로니수가 지역적인 차이를 보였으며, 유생의 경우도 그러한 경향이 일부 나타났는데, 이는 성체나 유생의 세균이나 곰팡이가 증양식장 지역 간 서로 다른 온도나, 습도, 그리고 수원의 pH와 같은 환경요 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서로 다른 환경에 대한 개체들의 서로 다른 상태(건강상태 포함) 자체가 세균이나 곰팡이의 군집 번성 정도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두 가지의 가능성 중, 본 연구에서 자료의 분석 시 건강상태를 공변인으로 처리했음에도 지역 간에 차이가 있었다는 결과는, 본 연구에서 비록 정확하게 측정 하여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지역적인 환경요인 자체가 양서류 성체에서 세균과 곰팡이 번성 차이 를 유발한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하겠다. 서로 다른 군집에 따른 양서류 피부 위 세균 군집 비교는 몇몇 국외 양서류 연구들에서 수행되어 있으며(McKenzie et al., 2014; Belden et al., 2015), 군집의 차이는 지역적으로 서로 다른 환경이 세균의 군집의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그렇지만, 야외 개체군에서 발견될 수 있는 이러한 지역 간 세균 군집 크기의 차이가 양서류들의 질병 감염성을 높이는 부정적으로 기능할지, 아니면, 질병균의 감염에 대항하는 저항성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작용 할지 여부(Duellman and Trueb, 1994)는 야외 개체군에서 질병의 발병과 세균 군집의 변동을 동시적으로 장기적으로 추적하여야 최종적인 평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연구 의 결과는 증양식장의 지역 선정 시 질병을 저감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조건(온도, 습도, 수온, 오염원과의 거리 등)을 면밀하게 고려하야 성체의 질병발병 가능성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음을 제시한다.
북방산개구리 유생의 경우 인제와 공주의 증양식장에서 증양식장 간 차이가 없었지만, 공히 내·외부 간에 차이를 보인 것은 유생의 경우 증양식장 환경이 질병 발병에 더 크게 관여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유생의 건강지수와 콜로니수가 상관을 보이지 않은 것은 유생들의 경우 건강상 태가 세균이나 곰팡이의 번성에 성체와 달리 결정적인 영향 을 미치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최근 국외에서 수행된 야외와 사육개체의 피부로부터 검출된 세균 군집을 비교한 결과를 보면(Antwis et al., 2014; Becker et al., 2014), 약 70%는 동일하지만 나머지 30%의 경우 사육조건에 따라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 는 사육조건에 따라서 서로 다른 세균 군집을 가질 수 있으 며, 이들이 가지는 감염성 질병에 대한 긍정적 혹은 부정적 외부 저항성 역시 다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증양식장의 조건에 따라서 병원균의 종류 혹은 풍부도에서 차이가 날 수 있으며, 유생 건강성에 부정적 혹은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결과는 증식장 내 유생들의 잠재적인 발병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생의 양육 시 수원의 정제, 양질의 먹이원 사용, 사육조건 및 건강관리 등과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증양식 관리체계의 개선이 필요 할 수 있다는 것을 제안한다.
유생들에 상존하는 세균은 다른 양서류들과 유사하며 증양 식장 간 및 증양식장 내・외부 간 차이가 뚜렷하지는 않았다. 우리의 연구에서 세균은 Actinobacteria, Bacterialidetes, Firmicutes, Proteobacteria의 네 문이 검출되었으며, 이 네 문의 세균은 이전의 다른 많은 양서류 세균 연구에서 공히 검출된 세균 문이다(Culp et al., 2007; McKenzie et al., 2014; Belden et al., 2015). 과거 수행된 양서류 질병 연구들에 서 과나 속 단위에서 보통 10-14개 정도의 분류군이 확인됨을 고려할 때, 우리의 14개 과, 15개 속의 세균들의 결정은 이전연 구들과 유사한 수준의 세균 검출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의 파나마 개구리나 미국의 개구리들의 피부에서 검출된 세균들 을 살펴보면, Proteobacteria의 발견빈도가 가장 높았는데 (McKenzie et al., 2012; Belden et al., 2015), 우리의 연구에서 도 역시 이들이 75.6%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다음으로는 Firmicutes가 높은 빈도를 보였으며, 이 이외의 다른 종류의 빈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별히, 양서류에 서 붉은다리증을 유발할 수 있는 Staphylococcus epidermidis 1종(Grawshaw, 1992; Desmore and Green, 2007)이 인제 증양식장의 외부에서 채집한 유생의 피부에서 발견되었으나, 연구자들이 표본채집을 하는 동안에는 붉은다리증의 증상이 있는 유생들을 발견하지는 못하였다. 이전에 국내 증양식장 북방산개구리로부터 확인된 세균의 경우 Citrobacter 속의 세균이 약 30%를 차지하여 가장 빈도가 높았으며(Jeong et al., 2014), 미국 3종의 양서류에서는 Curvibacter 속의 세균이 가장 풍부하였다(McKenzie et al., 2012). 반면 우리의 연구에서 Ralstonia, Paraburkholderia 속이 가장 빈도가 높았으며, 다음으로는 Caulobacter와 Latococcus 속이 다음 을 차지하였다. 전자의 빈도가 높았던 두 속은 비록 미국의 다른 양서류들에서도 검출된 바 있지만, 이 두 속은 세균의 검출 실험 중 오염으로도 종종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Salter et al., 2014). 특별히, Ralstonia의 경우 많은 연구들에서 오염 가능성이 제시되어 있어(Barton et al., 2006; Laurence et al., 2014), 본 실험에서 역시 실험 시 오염의 문제로 검출 빈도가 높았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우리의 결과는 국내 북방산개구리 유생에서 검출되는 세균 목록을 제시하였 다는데 의의를 가지지만, 양서류에 발견되는 세균 목록, 특별 히 피부에서 검출되는 세균목록을 더 정밀화하여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더불어서 이러한 세균들이 양서류 질병, 특별히 증양식 상황에서 어떠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필요로 한다.
현재까지 양서류에서 세균의 상존 정도와 질병발생과 관 련된 연구는 매우 드물다. 비록 특정한 세균이 항아리곰팡 이병에 대한 저항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지만(Holden et al., 2015), 세균의 번성 정도와 질병발병의 상관성에 대 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양서류 피부나 체내의 세균이 다양하고, 특별히 이들이 군집단위로 기능을 수행함을 고려 할 때(Duellman and Trueb, 1994), 특정 세균의 발견 혹은 미발견이 개체의 건강성이나 저항성의 수준을 평가하는 도 구가 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를 필요로 한다. 다만 성 체의 경우 괴산과 인제 증양식장 두 지역 간에 세균 군집 크기가 차이를 가지며, 유생의 경우 인제와 공주에서 공히 내·외부 간 차이를 보임을 고려할 때, 이러한 차이는 개체들 의 건강성과 질병에 대한 저항성 차이가 증양식장 간과 증 양식장 내·외부 간 차이가 있음을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병 원균의 관리에 있어서 이에 대한 고려를 하여 나가야함을 의미한다. 특별히, 국내의 경우 양서류 증양식장에서 사용 하는 물이 야외와 격리되지 않음을 고려할 때, 양서류 증양 식장으로부터 야생으로 질병이 전파될 가능성이 있어 국내 양서류 증양식장 내 질병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시급하다 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