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식물(myrmecochory)은 지방체 (elaiosome)을 부착한 형태의 전파체(diaspore = seed + elaiosome) 형태로 성숙하여 열매로부터 탈락한다. 개미에게 보상할 지 방체를 부착한 종자를 일반 종자와 구별하여 전파체라 한다 (Kim, 2011; Gorb and Gorb, 2003; Beattie, 1985). 성숙한 전파체는 개미를 이용하여 최적의 발아조건을 얻고자 종피의 발아공이 위치한 부분에 저분자의 아미노산과 단당류, 지방 산이 풍부한 지방체라는 육질의 구조를 부착하고 있다. 개미 는 전파체를 개미집으로 물어가 엘라이오솜은 떼어서 애벌레 의 먹이로 이용하고 남은 종자는 개미집 내부의 쓰레기장이나 개미집 밖의 모래언덕 또는 개미군 체의 영역 경계로 내다버 린다. 관찰한 대부분의 전파체는 개미가 지방체 부분을 물고 개미집으로 운반하나, 지방체가 탈락한 종자는 구형 또는 장타원형으로 개미의 큰 턱으로 종자를 물어서 개미집 밖으로 옮기기는 매우 힘들어 종자는 개미집 속에 남겨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개미의 이런 행동이 1) 씨앗의 피식(predation)을 피하게 하고, 2) 씨앗이 흩어져 개체간 경쟁으로부터 벗어나 고, 3) 발아에 적합한 장소에 도달하고, 4) 종자가 모체로부터 멀어짐에 따라 종자의 사망률이 낮아지고, 5) 종자가 유기물 이 풍부하고 배수가 양호한 토양에서 발아할 수 있게 하고, 6) 산불의 피해나 척박한 토양에서 의 종자생존율을 높이는 등 다양한 편익을 제공하여 생물종 간의 좋은 상리공생의 예이다(Rico-Gray and Oliveira, 2007;Gorb and Gorb, 2003; Beattie, 1985). 종자에는 고분자의 단백질, 전분이 많으나 엘라이오솜에는 저분자의 아미노산과 단당류가 많으며, 지방 산, 아미노산의 종류가 종자와는 현저하게 다름을 밝혔고, 아미노산 함량은 엘라이오솜이 종자보다 7.5배나 높았으며, 개미 애벌레에 대한 엘라이오솜의 영양적 가치가 식물과 개미의 관계에서 중요한 요인이다 (Fischer et al., 2008). Moreau et al.(2006)은 개미의 다양성은 피자식물, 초식곤충 과 같은 시기인 백악기 후반에서 에오세기 초반(7,000만 년~5,000만년 전)에 시작된 것이라 보고하여, 피자식물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종 분화가 이루어진 것이라 보고하였다. 일반적으로 식물종에 따라 엘라이오솜의 성분도 다르고 공생 하는 개미도 상이하며, 개미에 의한 엘라이오솜 제거는 발아 묘를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종자의 피식을 줄이기도 하며, 피자식물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종 분화가 이루어진 것이라 보고하였다. 엘라이오솜이 종자분산에 미치는 myrmecochorous system의 긍정적인 영향은 생태학적으로 진화생물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Garrido et al., 2009).
이러한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식물들의 많은 종자들은 배가 충분히 성숙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체에서 탈리되며 (Lee et al., 2011; Vandelook and Van Assche, 2009; Nomizu et al., 2004), 이러한 종자들의 미숙배는 발아 전에 일정 크기 이상 발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Kondo et al.(2005)은 중의무릇은 배가 가을에 생장하며, 저온저장에서 배가 발육하지 않았음을, Chung and Kim (2001)은 금낭화와 얼레지를 대상으로 자연건조 루 여러 가지 변온급여 처리에서 어떤 조건에서도 항온실에서 발아 하지 않았을 보고하였다. Lee et. al.(2012)은 깽깽이풀, 한계 령풀, 복수초, 얼레지 및 큰연영초 등의 종자를 채종하여 7-15일 건조 후 정선하여 기내 발아시험하여 당년에 발아하 지 않아 이들 종자는 형태생리적 휴면이라 보고하였다. Kim and Chung(2001)은 금낭화의 실생 번식 방법을 확립하기 하여 GA3(100mg・L-1)와 냉습저장(3℃) 그리고 배병(胚柄; 엘라이오솜의 오류) 제거가 기내발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 GA3 처리에서만 종자가 발아했음을, Lim, et. al. (2010)은 금낭화 종자를 채취하여 저온저장하면서 발아시험, 황산, Xylene, NaClO, KNO3, kinetin, GA3 농도별 용액에 24시간 침지처리 후 수세하고 온실에 파종하여. GA3 3,000mg・L-1 에서 처리에서 81.7%에 가까운 포장발아율을 보고하였다.
이에 이 연구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에서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키는 춘계단명식물 깽깽이풀과 현호색의 전파체 특 성과 종자분산 및 발아특성을 밝히고자, 2014년 4월부터 6월까지 열매 수집, 전파체의 전처리에 따른 포장발아시험 을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키는 춘계단명식물인 매자나무과 의 깽깽이풀(Jeffersonia dubia (Maxim.) Benth. & Hook. f. ex Baker & S. Moore)과 현호색과의 현호색(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을 대상으로 2014년 봄에 열매를 채취하여 실험실의 냉장고에 저온(4~5℃) 잠정적으로 보관 하면서 시료로 이용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깽깽이풀 종자는 경기도 오산의 물향기수목원에서 2014년 5월 20일, 현호색 종자는 원주시 우산동과 단구동에서 2014년 4월 24일부터 30일까지 각각 채종하였다. 채종한 열매를 실험실로 가져와 저온저장(4~5℃)하며 실험에 이용하였다.
1.전파체(종자+지방체) 특성 조사 및
채종한 종자들은 종자의 외부 형태 관찰하고 필요한 사진 을 촬영하였으며, 탈각한 전파체를 실온에 2주간 보관하며 건조되지 않도록 보관하였다. 전파체, 종자 및 지방체 중량 을 분석용 저울((METTLER AJ100)로 평량하고, 종자를 반 으로 잘라 10-80× 실체현미경(V8 Discovery, Zeiss, Germany) 하에서 내부구조를 관찰하고 필요한 사진을 촬영하였다.
2.개미의 종자분산 확인
식물종별 전파체를 Kim(2011)의 방법에 준하여 급여시 험을 맑은 날을 골라서 개미집이 분포하는 숲 가장자리에서 실시하였으며, 종자를 물어가는 개미를 관찰・촬영하였다 (Figure 2). 현장에서 종자를 물어 가는 개미와 주변에서 관찰되는 개미를 종별로 3마리 이상 씩 포획하여 실험실에 서 종을 동정하고, 필요시 사진을 촬영하였다. 포획된 개미 는 표본을 만들어 상지대 곤충표본실에 보관하였다.
3.파종시험
지방체의 제거 유무와 종자 전처리에 따른 채종시기별 발아율을 파악하고자 4반복의 이원분산분석이 가능하도록 파종시험을 수행하였다. 채취된 전파체를 무처리와 엘라이 오솜 제거 처리, 파종시기를 2014년 6월 20일, 8월 19일, 10월 20일로 나누어 파종용 상토를 채운 비닐포트에 파종 하였다. 정선된 전파체를 6월 20일 파종하고, 6월 20일부터 실온에서 건조하지 않도록 용기에 흡습지를 깔고 주 1회 관수하며 암조건에 저장하였다가 8월 19일에 2차 파종을 실시하였고, 8월 20일부터 냉장실(4-5℃)에서 암조건으로 저온저장하였다가, 10월 10일에 3차 파종을 실시하였다. 종 자의 파종시기와 종자 전처리는 Table 1에 보였으며, 세구 별로 각각 10립의 종자를 4반복으로 파종하여 비닐포트를 포장에 배치하여 2015년 4월에 발아개체를 확인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전파체의 특성과 개미의 종자산포
깽꺵이풀과 현호색의 열매, 전파체의 모양과 개미가 종 자를 개미집으로 물어가는 것을 Fig. 1, 2에, 식물종별 전파 체, 종자, 지방체 및 지방체의 비율 등에 대한 평균값을 Table 2에 각각 보였다. 깽깽이풀과 현호색은 비옥한 숲 그늘에서 자라는 다년초로 춘계단명식물에 속한다. 깽깽이 풀은 1.5~3.0cm의 골돌로 넓은 타원형이나 끝이 뾰족한 열 매(Fig.1, D)이며, 5mm 정도의 황갈~암갈색의 장타원형 종 자에 부정형의 백색 지방체가 붙어 있다(Fig.1, D). 현호색 은 광택이 나는 검은색 난형의 종자에 주걱형의 백색 지방 체가 붙어 있는 광택이 나는 검은색 난형의 종자에 주걱형 의 백색 지방체가 붙어 있다(Fig.1, C). 깽깽이풀 종자단면 관찰에서는 배의 원기가 발육되지 않은 형태로 관찰되었다 (Fig.1, B). 이러한 배의 미발육 상태는 Lee et. al(2012)이 깽깽이풀에서 관찰·보고한 것과 같은 결과였다. 이러한 배 의 미성숙 상태는 Lee et al.(20120)이 깽깽이풀 등 몇 종의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춘계단명식물에서 관찰·보고한 결 과와 같은 경향이었다. 현호색 종자에서는 배의 원기 관찰 에 실패하였다.
개미와의 상리공생을 위한 식물이 개미에게 제공하는 지 방체(elaiosome)를 일부 연구자(Lee et. al., 2012; Chung and Kim. 2001; Kim and Chung, 2001)들은 배병(胚柄; suspensor or funiculus)이라 하나, 이는 이들 식물종과 개미 와의 상리공생을 인지하지 못한 오류라 판단된다.
깽깽이풀과 현호색 전파체를 물고가는 개미들을 Fig. 2에 보인다. 털왕개미(Fig. 2, A)와 곰개미(Fig. 2, B)가 깽깽이 풀 전파체를 개미집으로 물어가고, 곰개미(Fig. 2, C)와 고 동털개미(Fig. 2, D)가 현호색 전파체를 개미집으로 열심히 물어간다. 개미는 애벌레 먹이를 얻고자 필사적으로 전파체 를 개미집으로 물어가고, 식물은 종자에 개미 애벌레의 성 장에 필요한 영양분이 풍부한 지방체를 준비(Fischer et al., 2008)하여 제공하고, 안전한 개미집에서 알맞은 온・습도와 발아에 필요한 환경조건을 제공받는 상리공생 관계가 에오 세기 전반부터 발전해 왔다는 Moreau et al.(2006)의 주장 을 뒷받침하는 결과라 사료된다.
깽깽이풀은 길이가 5mm 정도의 장타원형의 비교적 큰 종자와 부정형의 백색 지방체가 붙어있는 전파체(Fig.1, A) 는 15.86mg, 종자는 13.46mg, 지방체는 2.40mg 등의 평균 값을 보였다. 지방체의 중량은 전파체의 15.13% 였다. 이러 한 결과는 Jo(2015)가 강원 홍천, 충북 음성, 경북 청송 및 전남 광양지역에서 측정 보고한 깽깽이풀 전파체 특성의 범위에 포함되었다. 현호색의 경우에는 직경이 1mm 정도 의 난형인 광택이 있는 종자에 주걱 모양의 백색의 지방체 가 붙어있는 전파체(Fig.1, C)는 2.58mg, 종자는 2.05mg, 지방체는 0.53mg 등의 평균값을 보였다. 지방체의 중량은 전파체의 20.54% 였다. 이러한 결과는 Kim(2014)가 원주 지역 측정 보고한 현호색의 전파체 특성의 측정치와 비슷하 였다. 개미와 식물의 이러한 상리공생 관계가 지속적으로 발전해 왔던 개미가 종자산포하는 식물(myrmecochorous plant)들은 많은 에너지를 지방체를 준비하는 데 할당하고 안전한 번식처인 개미집으로 이동한 다음에 개미집의 서서 히 배를 발달시켜 이듬해 봄에 개미집에서 발아하는 것에 적합하도록 진화한 것이라는 Guitiάn and Garrido(2006)의 보고를 뒷받침한다고 판단된다.
2.종자발아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깽깽이풀과 현호색 전파체에서 지방체의 제거 유무와 종자 전처리에 따른 채종시기별 발아 율을 파악하고자 정선 후 무처리 파종(June 20), 60일간의 습윤 실온저장 후(Aug. 19) 및 60일 간의 습윤저온저장 후 (Oct. 20) 각각 파종용 상토를 채운 비닐화분에 파종하여 이듬해 봄에 발아한 결과를 Tab. 3에 보였다. 깽깽이풀의 발아율은 지방체 제거 유무에 영향받지 않으며, 전처리와 파종시기 간에는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 되었다. 정선 후 무처리로 6월 20일에 파종한 결과, 깽꺵이 풀은 평균 65%가 발아하였고, 60일간 습윤실온저장 후 파 종한 결과 평균 17.50%가 발아하였다. 그리고 습윤저온저 장 후에 파종한 결과는 전혀 발아하지 않았다(Table 3). 이 러한 결과는 열매 성숙 후 곧바로 개미들이 개미집으로 물 어가 지방체를 애벌레 먹이로 활용하고 개미집에 남아서 배의 원기가 충분히 성장하고 이듬해에 발아하는 데 적응한 탓이라 추정된다. 특히 60일간의 습윤 저온저장 후 10월 20일 파종에서는 전혀 발아하지 않았다. 이는 배의 원기가 발달하는 데 저온저장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 판단 된다. 이러한 결과는 깽깽이풀 배는 자연상태에서 9월에 자 라기 시작하며 11월에 배생장이 완성된다는 Rhie(2014)의 보고를 뒷받침하며, Kondo et al.(2004)의 왜현호색 종자의 저온처리(0-5℃)에서 배가 발육되지 않았다는 보고와 비슷 한 경향이라 사료된다.
현호색의 발아율은 지방체 제거 유무 간에 5%, 파종시기 간에는 1% 유의수준에서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되었다. 지 방체가 붙어있는 무처리구에서 평균 54.17%가 발아하였고, 지방체를 제거한 처리구에서 평균 35.0%가 발아하였다. 이 러한 결과는 지방체 제거가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일부 식물종에서 발아율을 높인다는 보고(Garrido et al., 2009; Ohkawara, 2005; Lobstein & Rockwood, 1993)와는 상반 된 결과였다. 정선 후 무처리로 6월 20일에 파종한 결과과 평균 75%가 발아하였고, 60일간 습윤실온저장 후 파종한 결과 평균 53.75%가 발아하였다. 그리고 습윤저온저장 후 에 파종한 결과 평균 5.0%가 발아하였다(Table 4). 이러한 결과는 열매 성숙 후 곧바로 개미들이 개미집으로 물어가 종자의 딱정벌레나 설치류의 포식을 피하고, 지방체를 애벌 레 먹이로 활용하고 개미집에 남아서 배의 원기가 충분히 성장하고 이듬해에 발아하는 데 적응한 탓이라 추정된다. 특히 60일간의 습윤저온저장 후 10월 20일 파종에서는 5.0%만 발아하였다. 이는 60일 간의 습윤실온저장이나 습 윤저온저장이 현호색 종자의 배의 원기가 발달하는 데 부정 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라 추정된다.
이러한 결과는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키는 춘계단명 식물 종의 발아는 성숙하여 종자가 낙하하는 시기에 개미들이 개미집으로 부지런히 물어가는 것을 고려할 때 채종 후 곧 바로 파종하는 것이 이들 식물종들이 진화해온 특성에 적합 한 방법이며, 가장 높은 발아율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 판단된다. 개미가 종자를 산포하는 춘계단명식물인 깽깽이 풀, 복수초, 얼레지와 큰연영초 등이 당년에 기내에서 발아 하지 않았다고 형태·생리적 휴면(morphophysiological dormancy)이라는 주장(Rhie, 2014; Lee et al., 2012; Chung and Kim. 2001; Kim and Chung, 2001)이 정당한가 를 재검토해야 할 것이라 판단된다. 개미가 종자를 분산시 키는 춘계단명 식물종들은 개미와의 상리공생을 위하여 지 방체를 생산하여 종자에 부착하고 오랫동안 진화하여 종자 분산 후 개미집이라는 적온·적습한 환경조건에서 배가 후 숙하는 기간을 거치고 이듬해에 발아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