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들솟은 계곡경관으로 유명한 주왕산은 1976년에 국립공원 으로 지정된 보호 지역이다. 본 연구지역은 한국생물기후구 (Kim, 2004)의 <지역생물기후구-대구형>에 속하는 유일한 국립공원이면서, 유문암질 응회암의 지질적 기반(Hwang and Kim, 2009)이 우세한 생태역(ecoregion)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의 삼림식생에 대한 선행연구로 교목층 의 우점 상관에 따라 군락분류가 시도된 바 있다. Yim et al. (1985)은 5개 군집과 해발고도 400 m 상부를 느릅나무 림대, 그 이하를 참나무림대(Quercus sp. zone)의 대상분포 를 처음으로 기재하였다. Song(2000)은 주왕산국립공원을 포함한 청송 일대에서 소나무-졸참나무군락, 소나무-신갈 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등을 기재하였다. 국립공원관리공 단의 자원환경조사에서는 식재림을 제외한 2개 군집(소나 무군집, 굴참나무군집) 아래 7군락(소나무군락, 소나무-철 쭉군락, 소나무-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굴참나무군락, 굴참 나무군락 등)을 보고하였다(Lee et al., 2008). 이들 선행연 구는 교목층의 우점 상관에 따른 분류였다. 따라서 기재된 단위식생의 종조성과 서식처의 대응성(matching)을 구체화 하는 식물사회학적 정보는 미약하였다. 군락이란 명칭으로 써 비록 불특정 단위식생이라 할지라도, 식물사회학은 해당 식물사회의 유형화와 구체적 분포 제한성의 발굴을 하나의 목표로 한다(Westoff and van der Maarel, 1978). 식물사회 학의 존재가치를 토지의 건전한 이용과 생태적 온전성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기반 정보를 제공하는 데에서 찾는 까닭 도 거기에 잇닿아 있다(Kim, 1997).
본 연구는 주왕산 국립공원 내에 발달하는 삼림식생의 식물군락 다양성과 그 분포 특이성을 규명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 획득될 단위식생의 종조성과 그 서식처의 대응성 에 관한 실체적 정보는 주왕산국립공원 삼림식생의 보전 전략을 위한 기반 정보가 될 것이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주왕산국립공원은 경상북도 청송군과 영덕군에 걸쳐 위 치하고, 비교적 좁은 면적(107.4 ㎢)이지만 지형이 복잡하 고 험준하며, 능선 사이로 깊은 계곡이 발달한다. 산괴는 남북(대둔산, 먹구등, 왕거암, 별바위)으로 달리며, 지맥들 이 서쪽으로 뻗는다. 주요 산정의 해발고도는 700~933 m 범위인데, 1천 m 이상의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상대적으 로 낮은 편이다. 지질은 주왕산응회암, 무포산응회암, 너 구동층, 대전사현무암 등의 순으로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Figure 1), 유문암질 응회암이 우세하다(Hwang, 1998; Hwang and Kim, 2009). 깃대봉, 장군봉 등에서 험준한 산 악을 형성하고 풍화에 강한(Lee and Hong, 1973) 응회암류 가 만들어낸 들솟은 계곡경관(Hwang and Kim, 2009)이다. 실트(silt)가 우세한 토층은 깊이가 얕고, 크고 작은 돌부스러 기(岩屑)가 지표면에 흔하다.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1.2℃, 최고기온 38.2℃ (2002년 7월 11일), 최저기온 –18.8℃ (2010년 1월 7일)로 여름과 겨울의 기온 차가 뚜렷하다. 최 근 10년간(2006~2015년)의 연평균 강수량은 887.9 mm (KMA, 2017)로 영남과우지역 속에서도 적은 편이고, 계절 적 편차도 더욱 뚜렷하다(Figure 2). 이는 주왕산 국립공원 일대가 <지역생물기후구-대구형> (Kim, 2004) 속에서도 소 백산맥의 강우그늘효과(rain shadow effect)의 영향이 더욱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수분스트레스와 산불 발생의 위험성이 높고, 삼림 훼손 이후의 식생 회복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생태역이다. 본 지역은 식생지리학적으로 냉온대 중 부・산지대 신갈나무-생강나무아군단과 냉온대 남부・저산지 대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의 식생역이 수평적으로 혼재 하는 위치이다(Kim, 1992; 2004).
2.연구방법
주왕산국립공원의 삼림식생에 대한 현지 식생조사는 서 식처를 기반으로 숲지붕의 우점 상관형에 따라 이루어졌다. 인공 식재로부터 기원하는 조림식생은 배제하였다. 식생조 사구는 식물사회의 종조성과 서식처의 균질성을 고려하는 Z.-M. 학파의 방법(Braun-Blaquet, 1932)에 따라 선정되었 다. 층별 출현 식물종을 목록화하고, 9계급의 변환통합우점 도(Westhoff and van der Maarel, 1978)로 그 출현 양상을 조사하였다. 서식처의 각종 환경요소(경위도, 해발고도, 방 위, 경사도, 미세지형 등)는 현장에서 측정하였다. 획득된 식생조사표(relevé)는 모둠화 과정을 거쳐 단위식생을 분류 하였고(Kim and Lee, 2006), 유형화된 단위식생의 출현종 행동양식은 상대기여도(Kim and Manyko, 1994)로 분석되 었다. 국가표준식물목록(KPNIC, 2017)의 식물종명을 기 준으로 하였다. 생태식물상 특성을 밝히기 위해 생활형 (Raunkiaer, 1934; Lee, 1996)과 식생지리분포 특성에 대해 분석하였다. 식생지리분포 특성 분석은 식물사회학적 분포 중심(난온대 요소, 냉온대 남부・저산지대 요소, 냉온대 중 부ꞏ산지대 요소, 냉온대 북부・고산지대 요소, 아고산대 요 소; Kim, 2004)과 전국적인 분포양상의 광분포종과 식재종 따위로 나누어 분석하였다. 식생보전등급은 단위식생에 대 해 잠재성 요소와 현존성 요소를 기반으로 한 4가지 요소 (기원, 분포, 복원성, 중요식물종 출현 유/무)를 통해 평가하 였다(Kim et al., 2012). 식생자료의 종조성에 관한 균질성 (homotoneity)은 모둠화된 자료에서 총 출현종수와 개별 식생자료의 유효출현종수(평균유효출현종수 및 평균유효 출현종수의 표준편차)를 이용한 현존균질도(Hact: actual homotoneity)와 최적균질도(Hopt: optimal homotoneity; Kim and Eom, 2017)를 이용하였다. 분석 대상이 되는 단위식생 의 현존균질도는 식생자료 간의 공통 출현종이 많을수록, 1회 출현종이 적을수록 높다.
결 과
주왕산국립공원의 삼림식생은 총 76과 173속 265분류군 (미동정 분류군 제외)으로 이루어진 4가지 상관우점식생(하 록 참나무류 우점림, 서어나무 우점림, 계곡계반 경목 (hardwood) 우점림, 소나무 우점림)의 9개 식물군락으로 분 류되었다(Table 1). 참나무 우점림에서 5개 식물군락(신갈 나무-애기감둥사초군락, 신갈나무-뱀고사리군락, 졸참나무 -둥근잎천남성군락, 굴참나무-털조록싸리군락, 떡갈나무- 털피나무군락)이 기재되었다. 서어나무 우점림은 토지적 극 상림으로서 서어나무-털대사초군락이, 계곡계반의 경목 우 점림은 느티나무-등칡군락과 들메나무-개면마군락이, 소나 무 우점림은 산지 능선부를 따라 발달하는 소나무-가는잎그 늘사초군락이 각각 기재되었다. 이 가운데 참나무림의 식물 군락 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신갈나무 우점림
주왕산국립공원의 해발고도 약 700 m 이상의 산지 사면 에서 능선부에 이르기까지 신갈나무 우점림이 널리 분포한 다. 냉온대 중부ꞏ산지형의 신갈나무-생강나무아군단에 귀속 되는 신갈나무-애기감둥사초군락과 신갈나무-뱀고사리군 락(지리대사초하위군락, 전형하위군락, 홀아비꽃대하위군 락)이 분류되었다(Table 1).
신갈나무-애기감둥사초군락은 산화적지에 발달하는 화 본형의 신갈나무 우점림(Kim, 2004)이다. 과거 산불(NIFS, 2012)로 숲지붕층이 파괴된 바 있는 이차식생으로, 산지 상 부와 능선부의 돌출된 입지에 분포한다. 평균수고는 9 m로 낮으며 3층 식생구조이다. 털조록싸리, 선밀나물, 큰기름새 (Kim, 1980; Oh et al., 2001)의 상대기여도가 높고, 숲바닥 에는 애기감둥사초가 우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부 식분에 서는 굴참나무나 소나무 또는 잣나무가 높은 피도로 섞여 나고, 상급단위의 진단종군(단풍취, 쇠물푸레나무, 노린재 나무 등)이 높은 빈도로 출현한다.
신갈나무-뱀고사리군락은 주왕산국립공원의 능성부와 사면상부에 발달하는 근자연 또는 자연식생인 신갈나무 우 점림이다. 국지적 운무 환경을 포함한 습윤한 입지 조건을 반영하는 뱀고사리와 팥배나무가 높은 상대기여도로 출현 한다. 본 군락은 이차림의 신갈나무-애기감둥사초군락에 대 비되는 식생형으로서 애기감둥사초는 출현하지 않고, 대사 초, 실새풀, 애기나리 등과 같은 단자엽 식물의 상대기여도 가 높은 편이다. 일부 식분에서는 이차림 요소인 털조록싸 리, 개옻나무, 큰기름새 등이 낮은 상재도로 섞여난다. 반면 에 신갈나무-생강나무군단의 표징종인 철쭉, 단풍취, 당단 풍나무, 생강나무 등이 높은 상대기여도로 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보현산(해발 925 m 이상)에서 기재된 바 있는 신갈나무-대사초군락은 생육 입지가 신갈나무-뱀고사 리군락(Kim and Jegal, 1999)과 유사하지만, 털동자꽃, 노 랑제비꽃, 가는장구채, 큰산꼬리풀, 들메나무, 하늘말나리, 투구꽃 등의 출현으로부터 전혀 다른 식생형이다(Oh, 2013).
신갈나무-뱀고사리군락은 입지의 수분 경향성에 대응하는 종조성의 상이성으로부터 3개의 하위단위, 즉 전형하위군락, 지리대사초하위군락, 홀아비꽃대하위군락으로 구분된다. 지 리대사초하위군락은 지리대사초와 산앵도나무에 의해 구분 되고, 산지 사면 상부(해발고도 700 m 이상) 북사면의 다소 돌출 지형에 분포한다. 숲바닥층에 지리대사초가 우점하는 화본 형의 신갈나무 우점림이다. 식생고는 평균 약 7.5 m로, 지속적 인 바람의 영향으로 숲지붕층 높이가 낮은 3층 구조이다. 본 하위군락은 냉온대 중부ꞏ산지대 식생역에 속하는데, 산앵 도나무를 표징종으로 하는 냉온대 북부ꞏ고산지대 식생형인 신갈나무-산앵도나무군집(Vaccinio-Quercetum mongolicae Kim 1990)과는 다르다. 신갈나무-산앵도나무군집은 전나무 나 잣나무와 같은 상록침엽수종의 한랭 요소(Kim, 1990)를 포함하는 것이 특징이다.
홀아비꽃대하위군락은 홀아비꽃대, 노루삼, 족도리풀에 의해 구분되고, 까치박달, 물푸레나무, 층층나무 등이 높은 상대기여도로 출현한다. 해발고도 800 m 이상의 고해발 산 지 사면 상부에서 주로 함몰 미세지형에 분포한다. 암석 파 편, 유기물 등이 함께 퇴적되어 비옥하고 습윤한 입지 환경 이다. 신갈나무 우점림 가운데 광엽초본형으로 세 하위군락 가운데 출현종이 가장 풍부한 것도 그런 입지환경조건에서 비롯한다. 한편 까치박달은 동북아시아 냉온대 하록활엽수 림 너도밤나무-신갈나무군강의 구분종(Kim, 1992)인데, 주 왕산국립공원 내에서 수분환경이 보장된 입지에서만 출현 한다.
2.졸참나무 우점림
졸참나무 우점림은 해발고도 약 800 m 이하에서 출현하 고, 주로 해발고도 600 m 이상의 비교적 높은 산지 사면 상부에 잔존한다. 국립공원 영역 내에서 5개의 식생자료가 가까스로 획득되었을 정도로 졸참나무 우점림의 현존 식피 면적은 매우 제한적이다. 졸참나무, 둥근잎천남성, 개갈퀴, 등칡 등으로 구분되는 졸참나무-둥근잎천남성군락으로 분 류되었다(Table 1). 북사면 또는 동사면의 미세 함몰 지형으 로 입지의 수분환경이 매우 양호하다. 까치박달, 층층나무, 물푸레나무, 고로쇠나무, 서어나무 등의 출현은 그런 습윤 한 생육환경을 반영한다. 직경 1.5~25 cm 크기의 돌조각(岩 片)이 지표면의 약 30~90%를 덮고 있고, 급경사(평균경사 도 38.2°)로 돌조각의 이동으로부터 초본층의 식생 발달이 빈약하다. 지중식물의 구성비(약 29.5%, 비교: 우리나라 전 체 18.1%)가 높고, 2회 출현의 노루발풀을 제외한 지표식물 의 결여는 지표면 입지 조건에 대응한다. 초본층에서 상급 단위의 표징종인 단풍취와 전석지에서 출현 빈도가 높은 박쥐나무(Kim, 1992)가 높은 상대기여도로 출현하는 것도 지표면 환경조건과 일치한다. 그럼에도 총 95분류군으로 이 루어진 식분으로 조사구당 평균출현종수는 37.6분류군으로 종조성이 풍부한 편이다. 졸참나무-둥근잎천남성군락은 냉 온대 남부ꞏ저산대 식생형이지만,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 의 주요 진단종군(작살나무, 노각나무, 비목나무 등)은 출현 하지 않는다. 본 군락은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의 최북단 분포형이면서, 주왕산 국립공원에서 유일한 졸참나무 우점 의 식생형이다. 구분종으로 등칡을 포함하는 지역성을 갖는 식생형으로 근자연림이다. 소나무, 맑은대쑥, 애기감둥사초 가 전혀 출현하지 않는 것이나, 일이년생 식물도 출현하지 않는 것, 목본식물의 구성비(45.3%)가 높은 것 등은 생육입 지 조건에 대응하는 식분의 자연성을 뒷받침한다. 한편 산 지 상부의 바람길(風動)이 되는 고갯마루 입지에서 털피나 무, 천남성으로 구분되는 털피나무하위군락이 구분되었다.
3.굴참나무 우점림
굴참나무 우점림은 주왕산국립공원의 냉온대 남부ꞏ저산 지대 식생역에서 가장 흔하게 관찰되는 상관 식생이다. 구 분종으로 굴참나무, 맑은대쑥, 털조록싸리, 쇠물푸레나무, 등칡을, 약구분종으로 큰기름새, 삽주를 갖는 굴참나무-털 조록싸리군락으로 분류되었다. 본 군락은 주로 해발고도 약 700 m 이하의 남동~남서 사면에서 상대적으로 온난하고 건조한 입지 환경에서 널리 관찰된다. 습윤하고, 비옥하고, 토심이 발달한 서식처 또는 계곡식생의 주요 구성분자인 층층나무, 오미자, 십자고사리, 여로, 노루귀 등이 전혀 출현 하지 않는 것이 그런 생육환경 조건을 반영한다. 지표면에 는 평균 약 7 cm의 응회암 돌조각이 산재하고, 급경사 (30~40°)로 말미암아 강우(降雨) 시에 토양과 함께 사면하 부로 흘러내린다. 초본층의 빈약한 식피율(평균 약 35%)은 그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본 군락은 주왕산국립공 원 지역 내에서 모바위(岩殼地, 암각지, 산지의 암석이 노출 된 입지; Kim, 2013)를 제외한 산지 비탈면에서 발달하는 이차림이면서, 졸참나무 우점림으로의 천이가 인정되는 일 부 근자연림 식분을 포함한다(Table 1). 큰기름새, 털조록싸 리, 삽주 따위의 높은 상대기여도와 신갈나무-생강나무군단 의 진단종 및 주요 수반종들의 높은 상대기여도는 이차림이 라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일부 식분에서는 오래 전의 산불 흔적을 관찰할 수 있지만, 애기감둥사초는 전혀 출현하지 않는다. 특히 신갈나무와 졸참나무가 높은 상대기여도로 섞 여 나는데, 이는 본 군락이 상당한 수준으로 천이가 진행되 었음을 보여준다. 본 군락에는 당느릅나무와 황벽나무가 출 현하는 식분을 일부 포함하고 있다. 이들 식분은 상부 낭떠 러지(急崖)로부터 공급되는 크고 작은 츠렁모바위(각 진 큰 바위가 겹겹이 쌓인 곳; Kim, 2016)의 평균 직경 70 cm의 모난 돌이 지표면 50% 이상을 피복하고, 그런 모난 거석 틈에는 평균 17 cm 내외의 돌조각과 토양이 집적된 독특한 입지 환경에서 관찰된다. 담쟁이덩굴, 등칡, 좁은잎배풍등, 개머루, 노박덩굴 등의 넌출성식물과 둥근잎천남성, 천남 성, 둥굴레 등의 구근식물 다양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 식분은 굴참나무 우점림 가운데 토지적 극상 식생으로 판단되는 독특한 식분이다.
4.떡갈나무 우점림
주왕산국립공원에서 떡갈나무 우점림은 참나무 우점림 가운데 가장 희귀하고 좁은 면적으로 관찰된다. 떡갈나무- 털피나무군락으로 기재하였으며,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 지역에서 위치한다. 교목층에 우점하는 떡갈나무는 흉고직 경 20 cm이지만, 그 높이는 8 m 이하이다. 전형적인 바람길 (風動)식생 상관이다. 본 군락의 입지는 해발고도 524 m의 북동향 급경사(35°)에서 직경 3~10 cm의 돌조각으로 피복 (지표면의 약 50%) 되어 있다. 초본층의 출현종은 제한적이 지만, 제비꽃속의 풍부성과 다양성(노랑제비꽃, 고깔제비 꽃, 알록제비꽃, 낚시제비꽃)이 특징적이다.
5.서어나무 우점림
주왕산국립공원 지역 내에서 서어나무 우점림은 산지 사 면 상부의 골짜기(cove) 입지에서 드물게 관찰된다. 7 cm 내외의 돌조각이 지면의 25~80%로 피복하고 있는 급경사 (45°) 입지이다. 돌조각이 아래로 흘러내리는 불안정한 서 식 환경이다. 소나무의 결여, 낮은 식피율의 초본층, 맹아 발달의 서어나무 개체, 부러진 목본 식물체 파편의 흔한 점 들은 본 군락의 구조와 생태를 반영한다. 총 85분류군으로 이루어진 5개의 식생자료로부터 서어나무-털대초군락으로 기재되었으며, 교목층의 서어나무 우점과 초본층의 단자엽 식물 털대사초, 실새풀, 비비추를 구분종으로 한다. 토지적 비대상분포(azonal distribution) 식생형이면서 냉온대 남 부・저산지대 식생역의 서어나무-개서어나무아군단에 귀속 되는 서어나무 우점 식생형의 수직적 분포에서 경계부로 판단된다. 한반도에서 냉온대의 산지 멧부리 츠렁모바위나 시렁모바위(모가 졌으나 넓적한 시렁과 같은 바위의 암각 지; Kim, 2016)에서 왜생(矮生) 생육형을 갖는 신갈나무, 생강나무, 팥배나무, 쇠물푸레나무, 철쭉나무 등의 수목류 가 높은 상대기여도로 섞여나는 것도 특징적이다. 주왕산국 립공원의 서어나무-털대사초군락은 냉온대 남부ꞏ저산지대 및 난온대에서 큰바위(巨石, boulder)의 계곡계반 입지에 발달하는 경목(硬木)식생과 인접 분포하는 서어나무 또는 개서어나무의 우점림과 분명하게 구분되는 식생형이다. 본 군락에서는 느티나무, 산수국, 박쥐나무 등이 일체 출현하 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낮은 교목층(9 m)의 높이도 일반적인 서어나무림과 다른 점이다.
6.계곡계반림
주왕산국립공원의 계곡계반림에는 느티나무, 물푸레나 무, 망개나무, 들메나무, 가래나무의 상관 식생이 관찰된다. 총 174분류군으로 이루어진 11개의 식생자료로부터 서식 처-종조성의 대응성에 따라 느티나무-등칡군락(전형하위군 락, 망개나무하위군락, 가래나무하위군락)과 들메나무-개 면마군락이 기재되었다. 두 식물군락은 냉온대 남부ꞏ저산지 대와 냉온대 중부ꞏ산지대의 계곡계반 식생형으로 대비된다.
느티나무-등칡군락은 주왕산국립공원의 계곡계반 입지 를 대표하는 식생형으로서 느티나무, 고광나무, 물참대, 등 칡을 구분종으로 한다. 산지 상부 골짜기와 산지 하부의 계 곡부에서, 드물지만 계곡 범람의 영향권에 분포한다. 계곡 과 이어지는 입지에서 양호한 수분환경 또는 비옥한 토양이 퇴적된 환경이다. 일부 식분에서는 헛개나무와 난티나무가 출현하고, 물푸레나무와 서어나무가 교목층에 섞여 나는 경 우도 있다. 감시대상식물종으로 고려되는 털백작약, 노랑무 늬붓꽃, 참배암차즈기, 금낭화, 너도바람꽃, 말나리, 망개나 무, 등칡 등이 낮은 빈도지만 출현하며, 본 군락의 자연성 (naturalness)을 반영한다. 본 군락은 망개나무하위군락, 전 형하위군락, 가래나무하위군락을 포함한다.
망개나무하위군락은 직경 30~50 cm의 암석들이 지표면 25~50% 이상을 피복하고 토양층이 얕은 돌서렁(talus) 서 식처에서 발달한다. 함몰 미세지형으로 수분환경은 양호하 다. 망개나무, 홍괴불나무, 누리장나무를 구분종으로 하는 데, 계곡 범람의 영향이 비교적 미약한 생육 입지 환경이다. 냉온대 남부ꞏ저산지대 임연식생의 주요 구성요소인 누리장 나무(Ohba, 1971; Jung and Kim, 1998)가 본 하위군락에 대한 구분종인 것은 특기할 만하다. 선구성 관목 누리장나 무의 출현은 충분한 빛과 메마르지 않는 수분 환경과 애추 의 불안정성의 생육 입지조건을 반영한다. 다른 하위군락과 그 입지조건이 다른 차이점이다. 가래나무하위군락은 전형 하위군락의 입지처럼 계곡의 범람을 경험하는 입지에서 발 달한다. 큰바위(최대 직경 1.5 m)의 이동이 거의 없는 더욱 안정적인 입지이지만, 집중 강우에 의한 연중 1회 정도의 범람을 경험하면서 크고 작은 암편의 이동이 발생하는 생육 환경이다.
들메나무-개면마군락은 주왕산국립공원 지역에서 들메 나무 우점의 유일한 식생형이다. 계곡계반림 가운데 가장 높은 해발(태행산 자락, 835 m)에서 기재되었고, 주왕산국 립공원의 해발고도 범위를 고려할 때 수직적 분포영역이 제한됨으로써 희귀한 편이다. 국지적 운무 영향권의 산지 상부 북향의 골짜기에서 더욱 한랭하고 다습한 입지에 발달 한다. 냉온대 북부ꞏ고산지대에 분포 중심을 갖는 들메나무 와 개면마에 의해 구분되고, 동아시아 대륙형 기후 지역 (Quercenea mongolicae Kim 1992)의 습윤 삼림 식생형의 항수반종인 층층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 까치박달이 섞여난다. 약간 함몰 지형으로 토양과 유기물의 퇴적으로 비옥한 편이다. 단풍취, 관중, 십자고사리, 승마, 큰괭이밥이 비교적 높은 피도로 출현하는 것도 이런 입지 조건에 맞닿 아 있다.
7.소나무 우점림
주왕산국립공원 내에 우세한 식생 상관은 소나무 우점림 이다. 서사면에서 남동사면까지 널리 분포하지만, 남사면이 분포중심으로 건조한 입지 환경에서 발달한다. 본 연구에서 는 총 62분류군으로 이루어진 7개 식생자료를 획득하였다. 소나무, 쇠물푸레나무, 가는잎그늘사초, 애기며느리밥풀을 구분종으로 하는 소나무-가는잎그늘사초군락(전형하위군 락, 노간주나무하위군락, 잣나무하위군락)으로 분류되었다 (Kim et al., 1995; Kim et al., 2003). 본 군락은 과거 한 번 이상의 산불(山火)을 경험한 식분(Kim, 1980; Dostalek et al., 1988; Oh et al., 2001)으로 삽주, 고사리의 높은 상대 기여도가 이를 뒷받침한다. 산화적지에서 이차림으로의 천 이 도중상에 고상재도로 출현하는 개옻나무, 굴참나무, 맑 은대쑥 등과 군락의 열린 구조를 지표하는 큰기름새, 구절 초 등도 높은 상대기여도로 함께 출현한다. 소나무-산거울 군락 내의 상대기여도 상위 10위 속에는 쇠물푸레나무, 신 갈나무, 가는잎그늘사초, 큰기름새, 굴참나무, 삽주 등이 포 함된다. 본 군락은 해발고도와 입지의 미지형 조건에 대응 한 종조성에 따라 3개의 하위군락으로 구분된다. 노간주나 무, 산조팝나무, 털중나리를 구분종으로 하는 노간주나무하 위군락은 산지 능선부의 돌출된 입지에서 기재되었다. 반면 에 잣나무하위군락은 상대적으로 높은 해발고도(약 700 m) 의 사면 상부에 발달한다.
고 찰
1.지역 삼림식생의 다양성
1976년에 주왕산 일대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 역의 삼림식생에 대한 다수의 식물사회학적 연구가 성취되 었다. 5개의 단위식생형, 즉 신갈나무군집, 졸참나무군집, 서어나무군집, 느티나무군집, 소나무군집이 기재된 바(Yim et al., 1985) 있고(Table 2), 우점종 및 차우점종을 기준으로 신갈나무군락, 소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등이 기재된 바 (Song, 2000)도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도 2개의 군집 아래 소나무군락, 굴참나무군락 등의 7개 단위식생을 보고 한 바 있다(Lee et al., 2008). 그런데 Yim et al.(1985)과 Lee et al.(2008)의 연구에서 군집(association)이라는 한 글명의 식생단위를 사용하였으나, 사실상 불특정의 군락 (community)을 의미하였다. 그런데 군락이란 명칭의 식생 형도 전통 군락분류학(syntaxonomy)에서는 종조성과 서식 처 대응성을 유형화(typification)한 식물사회이다(Westhoff and van der Maarel, 1978; Werber et al., 2000; Kim, 2004). 식생분류체계 속에 들어갈 수 없는 군락으로 기재된 명칭일 지라도, 그것은 분명한 하나의 식생유형이기 때문에 동일한 군락 명칭은 동질의 서식처 환경과 종조성을 갖는 불특정의 단위식생이 된다. 따라서 예를 들면 선행연구의 신갈나무군 집이나 신갈나무군락은 한반도 전역에 분포하는 신갈나무 우점식생의 통칭으로서 상관 우점 교목수종에 따라 구분된 상관 식생형(산지 신갈나무림, Quercus mongolica montane forest)에 대응할 뿐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의 삼림식생은 신갈나무-애기감둥사초군 락, 신갈나무-뱀고사리군락, 졸참나무-둥근잎천남성군락, 굴참나무-털조록싸리군락, 떡갈나무-털피나무군락의 참나 무류 우점 식생의 다양성과 풍부성이 인정된다. 공원 구역 내에서 소나무 우점림 다음으로 넓은 면적을 피복하는 하록 참나무림의 현존 분포 양상(Yim et al., 1985; Lee et al., 2008)과도 일치한다. 신갈나무-뱀고사리군락의 일부 식분 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신갈나무 우점림은 산불의 영향을 입은 이차림이다. 졸참나무-둥근잎천남성군락의 졸참나무 우점림은 지역 식생의 구분종으로 등칡을 포함하고, 공원 구역 내에 잔존하는 졸참나무 우점의 유일한 근자연림이다. 주로 해발고도 약 800~600 m 사이의 산지 사면 상부에 주로 잔존하는데, 이는 저해발 산지대에서 출현하는 졸참나무의 잠재적 분포 영역이 오랜 기간에 걸쳐서 산불이나 벌채와 같은 인간 간섭에 집약적으로 노출된 결과이다. 실제로 내원 리 일대는 1980년대 중반까지도 경작지로 이용되었다(Yim et al., 1985). 그러한 잠재적 졸참나무림대에서는 굴참나무 우점림이 우세하고, 굴참나무-털조록싸리군락이 대표적이 다. 군락의 종조성은 이차적이면서 근자연림의 특성을 지니 고 있다. 지표면에 돌조각이 흘러내리는 또는 급경사의 모바 위(岩殼地) 입지로 그것도 남동~남서 사면에 발달하는 전형 적인 건생(xerophilous) 식생형이다. 지역의 생물기후학적 대륙성 기후환경은 본 군락의 발달을 더욱 뒷받침한다. 한때 산불 피해를 입었으나, 그러한 토지적(edaphic) 환경조건으 로 비대상분포의 토지적 지속식물군락으로 천이가 진행되 고 있는 것이다. 산화적지(山火跡地) 이차림의 고상재도 출 현종인 큰기름새, 털조록싸리, 삽주 따위의 높은 상대기여도 와, 신갈나무-생강나무군단의 진단종 및 주요 수반종이나 토지적 환경 조건에 대응하는 황벽나무와 당느릅나무 따위 의 출현은 그런 군락동태(syndynamics)를 반영하는 종조성 이다.
한편 주왕산국립공원의 굴참나무-털조록싸리군락(현존 균질도 19.67, 최적균질도 39.08)은 울산 대곡천 협곡 일대 에서 가장 넓은 면적으로 분포하는 굴참나무-굴피나무군락 (현존균질도 22.33, 최적균질도 40.56; Lee and Kim, 2017) 에 대응하는 지역식물군락이다. 공통적으로 세립질의 지 질권에서 발달하는 건생(乾生) 삼림식생(xerophilous oak forest)이고, 현존균질도는 석회암 하식애 자연초원식생(동 강고랭이-당양지꽃군집; Ryu, 2016)의 균질한 종조성 수준 (Kim and Eom, 2017)에 가까운, 상대적으로 높은 현존균질 도의 식생형이다. 주왕산국립공원이 위치하는 <지역생물기 후구-대구형>의 강한 대륙성 환경이 그런 종조성의 균질성 을 한층 더 뒷받침한다. 소나무-가는잎그늘사초군락은 건생 형 소나무 우점림 가운데에서도 가장 극심한 건조를 경험하 는 지역적 또는 국지적 식생형이고, 현존균질도(19.82) 또 한 높은 편이다. 이는 본 연구지역이 빈번한 산불 발생 지역 가운데 하나이고(NIFS, 2012), 게다가 척박한 지질기반으 로부터 제한적인 식생 회복 능력(Kim, 1997)에서 비롯하는 종조성의 결과이다. 극단적이고 특정의 강한 환경조건은 종 조성의 단순화 또는 특정종의 단순 우점에 대한 결정적인 동력이기 때문이다(Bergmeier and Schaminée, 2016). 영남 과우지역 내 다른 지역의 일반 소나무림(Jegal and Kim, 2003)과도 미묘한 종조성적 차이가 발견된다. 가는잎그늘 사초, 쇠물푸레나무, 신갈나무, 삽주, 큰기름새 등이 주왕산 소나무 우점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상대기여도로 출현하 고, 팥배나무나 노린재나무와 같이 중용의 습윤한 진단종군 이 결여되어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구역 내에서 좁은 면적으로 잔존하는 국 지적 삼림식생형은 떡갈나무-털피나무군락, 서어나무-털대 사초군락, 느티나무-등칡군락, 들메나무-개면마군락이다. 떡갈나무-털피나무군락은 고갯마루의 바람길(風動)식생형 (wind-path vegetation) 가운데 하나이고, 서어나무-털대사 초군락은 사면 상부 골짜기식생형(cove vegetation)이다. 서어나무-털대사초군락은 항상 국지적으로 제한된 공간에 서 관찰되는 비대상분포 식생형이다. 식생보전등급 [II]의 절대감시 2급의 국가식생자원으로 평가되는데(Kim et al., 2012), 참나무림(현존균질도 11.25)보다 높은 현존균질도 (13.66)와 가장 높은 최적균질도(46.9)를 보여준다. 서어나 무-털대사초군락의 현존균질도와 최적균질도상의 세 배 이 상의 차이는 1회 출현종(46종, 53.5%)의 높은 구성에서 비 롯한다. 이는 골짜기식생형으로 지속적인 지표면 기질의 이 동성에 잇닿은 결과이다. 한편 느티나무-등칡군락과 들메나 무-개면마군락은 공원의 수려한 계곡을 대표하는 계곡계반 교목성 경목(硬木) 삼림식생형이다. 느티나무-등칡군락은 자연성이 우수한 망개나무하위군락을 포함하는 식생보전 등급 [Ⅰ]의 절대감시 1급의 국가식생자원이고, 들메나무- 개면마군락은 식생보전등급 [Ⅱ]의 절대감시 2급의 국가식 생자원으로서 주왕산국립공원의 계곡계반 식생이 갖는 자 연성을 반영한다.
2.지역 삼림식생의 분포 특이성
주왕산국립공원의 삼림식생에 대하여 연평균기온을 이 용한 온량지수 85℃・month의 산술적 등치선(해발고도 400 m)을 기준으로 상부의 느릅나무림대(Ulmus sp. zone)와 하 부의 참나무림대(Quercus sp. zone)의 잠재자연식생을 기 술한 바(Yim et al., 1985) 있으나, 수직적 대상분포(zonal distribution)에 대응한 식생형의 종조성 및 식생구조에 대 한 구체적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즉 왜 상부가 느릅나무 림대이고 하부가 참나무림대인지, 그 까닭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는 수직적으로 이른바 신갈나무림대와 졸참나무림대로 나뉘는 기후적 대상분포 식생역의 존재를 군락분류에 이용된 식생자료 정보로부터 확인하였다. 사면 의 방향과 지점의 공간적 위치에 따라 두 식생대의 표고는 다소 차이가 나지만, 해발고도 약 700 m가 냉온대 중부ꞏ산 지대(신갈나무-생강나무아군단역)와 냉온대 남부ꞏ저산지대 식생역(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역)의 이행대로 밝혀졌다. 하부 식생대에서 신갈나무 우점 군락 및 그 개체군이 종종 관찰되는 것은 교란된 하부 식생을 상부 식생이 대체하면서 나타나는 이차림의 구조적 특성이다(Kim, 1998). 공원 구 역 내에서는 냉온대 남부ꞏ저산지대의 이차림을 대표하는 굴 참나무(Kim, 2013) 우점림은 보다 온난한 입지에 분포하는 데, 잠재적으로는 비록 졸참나무림대이지만 그 속에 신갈나 무가 졸참나무에 비해 더 높은 빈도로 출현한다. 이 또한 교란에 잇닿은 결과이다.
한편 주왕산국립공원 삼림식생에 출현하는 총 265분류 군(미동정 어린 개체 제외) 가운데 상대기여도 10 이상이 7.2% (19 분류군)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냉온대 중부ꞏ산지 대의 분포중심이면서 광분포를 보여주는 다수의 목본 수종 (신갈나무, 당단풍나무, 생강나무, 쪽동백나무, 고로쇠나무, 물푸레나무, 까치박달, 층층나무, 철쭉 등)을 포함한다. 서 어나무, 쇠물푸레나무, 털조록싸리, 굴참나무, 실새풀, 큰기 름새가 상대기여도 10 이상인 것도 특기할 만한데, 특히 실새풀과 큰기름새의 높은 상대기여도는 응회암 암편 또는 거석 입지가 흔한 서식처 조건과 강한 대륙성의 건생 기후 가 뒷받침되는 대체로 “밝은 식생구조”라는 사실과 일치한 다. 반면에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의 주요 진단종인 작살 나무와 비목나무가 낮은 상대기여도로 출현하는 것이나, 한 반도 남부지방에서 흔하게 관찰되는 누리장나무, 붉나무, 노박덩굴, 산초나무, 초피나무, 굴피나무 등은 매우 드물게 출현하고, 노각나무, 덜꿩나무, 때죽나무 등은 출현하지 않 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게다가 한국 전체 식물상은 국화과, 벼과, 사초과, 장미과 순서인 반면, 주왕산 삼림식생의 경우 는 백합과, 국화과, 제비꽃과, 장미과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백합과와 제비꽃과의 두드러진 출현은 밝은 빛 환경과 암편이 우세한 입지에 분포 중심을 갖는 지중 및 반지중식 물로 응회암 우세의 주왕산국립공원 지질기반에 잇닿은 결 과이다. 한편 동아시아 하록 참나무류 가운데 온난하고 습 윤한 입지에 분포하는 갈참나무(Kim, 2004; Kim and Kim, 2017)는 주왕산국립공원 내에서 사실상 우점림이 존재하지 않고, 해발이 낮은 계곡계반림 속에 개체 수준으로 출현한 다. 또한 개서어나무 우점림도 분포하지 않는다. 이는 어떤 식생대의 한계 분포 영역에서 나타나는 주요 구성분자의 빈약성이나 식생형의 결여 현상에서 비롯하는데, 주왕산국 립공원의 졸참나무-작살나무아군단에 귀속되는 식물사회 는 그러한 한계 분포 식생형이란 사실을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주왕산국립공원 삼림식생의 일그러진 식물 상 구조(Figure 3)는 종조성적 균질성이 매우 낮은 것(현존 균질도 7.54)과도 일치한다(Figure 4). 이는 식생조사구(자 료) 간의 종조성적 이질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하고, 단위식생 속에 1회 출현종이 많고 식생자료 간의 유효출현 종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에서 비롯한다. 특히 계곡계반 림의 현존균질도(9.64, 최적균질도 26.08)가 가장 낮았는데, 이는 계곡계반림이 발달할만한 잠재적 서식처가 자연적으 로 제한된 주왕산국립공원 계곡의 지질환경조건에 맞닿아 있겠으나, 그보다는 응회암 우세의 지질 환경에서 비롯하는 명미한 계곡 경관 일대(Hwang, 1998)에 집중되는 탐방로 개설이나 각종 생태 시설에 의한 서식처 유실에서 비롯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 다음으로 참나무 우점림의 현존균질도 (11.25)가 계곡계반림보다 약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 제로 온전한 종조성을 갖는 식분이 거의 발견되지 않는 것 과 잇닿아 있다. 주왕산국립공원 참나무림이 오랜 기간 인 간 간섭에 노출되었고, 이차림 식분이 넓게 발달하는 것과 도 일치한다.
주왕산국립공원의 계곡계반 입지에 대한 지역 고유식생형 은 느티나무-등칡군락의 망개나무하위군락이다. 진단종인 망개나무는 국가 식물종자원으로서 그에 대한 다수의 식물사 회학적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다. 망개나무-느티나무군집, 망개나무-물푸레나무군집, 망개나무-졸참나무군락 등이 그 사례이다. 두 군집은 망개나무 개체군의 군집구조에 관한 연구(Kim et al., 2011)로 식물사회학적 방법(Braun-Blanquet, 1932)을 따랐다고 하였으나, 전체 식생조사표가 없는 나명 (nomen nudum sensu Weber et al., 2000)으로 종조성의 비교가 불가능하였다. 망개나무-졸참나무군락(Park and Cho, 2011)은 느티나무, 서어나무, 참개암나무, 팥배나무, 홍괴불나무, 들메나무, 등칡 등의 상대기여도 값의 차이에 의해 본 연구의 망개나무하위군락과 그 종조성에서 전혀 다른 식생형이었다. 전통 군락분류체계에서 벗어난 기재로서 망개나무군락군-굴참나무군락, 망개나무군락군-당단풍나 무군락-고로쇠나무군, 망개나무군락군-당단풍나무군락-갈 참나무군(Lee et al., 2012)이 보고된 바 있으나, 서식처-식생 형의 대응성을 고려한 식물사회학적 종조성의 이질성으로부 터 본 연구와의 비교는 불가능하였다. 한편 일본에서는 석회 암 지역에서 망개나무-상산군집(Orixo-Berchemielletum berchemiaefoliae Horikawa et Sasaki 1959)이 기재된 바 있으나, 해양성 산지 계곡계반림을 대표하는 일본굴피나무군 단(Pterocaryion rhoifoliae Miyawaki, Ohba et Murase 1964; Horikawa and Sasaki, 1959; Miyawaki et al., 1964)에 귀속되 므로 본 연구의 망개나무 식분과 전혀 다른 식생형이다.
주왕산 수달래제(1986년; Cheongsong Culture Center, 2017) 축제의 재료식물로 잘 알려진 산철쭉은 본 연구의 삼림식생에서는 그 자생개체군이 확인되지 않았다. 산철쭉 은 한반도에서 화강암 및 화강편마암을 기반암으로 하는 하천 및 계곡의 유수역 곡벽 하부 또는 곡저의 암극식생을 대표하는 산철쭉군단(Rhododendrion poukhanense Lee 2004 ex Choi et al. 2015)의 표징종이다(Choi et al., 2015). 주왕산국립공원의 들솟은 계곡계반 경관의 바탕은 대부분 응회암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자생 서식처는 실체적으로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즉 산철쭉의 자생을 뒷받침하는 심성암 또는 변성암의 기반암이 노출된 잠재적 서식처가 공간적으로 극히 제한적이란 것이다. 그런데 산철쭉 특별보 호구에 관한 연구(You et al., 2011)에서도 그 개체군이 기 재되지 않았다. 실제로 식재로부터 기원(anthropogenic)하 는 개체군이 관찰되고 있을 뿐으로 자연 기원(natural origin)의 자생개체군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다. 주왕계곡 일원은 각력질 안산암이 관입한 세립질의 염기성 암이 일부 기반암(Lee and Hong, 1973)을 이루고 있을 뿐, 대부분 퇴적암의 응회암(주왕산응회암, 무포산응회암 등) 을 기반암으로 한다(Hwang and Kim, 2009). 또한 주왕산 국립공원의 계곡계반 일대에는 개마고원 이남 한반도 전역 에 광역 분포하는 함박꽃나무가 매우 희귀하고, 산지 사면 삼림식생에서는 조릿대(Sasa borealis)가 전혀 출현하지 않 는다. 이는 신생대 제3기 퇴적암(특히 사암과 역암) 지역에 서 이들 두 종류의 빈약한 출현(Jegal and Kim, 2003)과 관련하여 기질적 기반에 잇닿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게 다가 조릿대의 결여는 강력한 대륙성의 지역 기후환경 영향 이 크게 미친 결과로 생각된다. 조릿대속은 식생지리학적으 로 해양성 분류군(Kim 1992; Miyawaki et al., 1994)으로, 조릿대는 강한 대륙성 기후의 한반도에 진출한 유일한 종류 인데, 주왕산국립공원은 그 마저도 녹녹치 않는 생육환경조 건인 것이다.
주왕산국립공원 지역생물사회의 최대 서식 기반은 가장 넓은 면적을 피복하는 삼림식생(Lee et al., 2008)이다. 본 연구에서 기재된 모든 삼림식생의 종조성은 지역의 독특한 자연환경조건과 그에 따른 산불 영향이 함께 반영된 근자연 림 또는 이차림의 특성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주왕산국립공 원의 삼림식생은 <지역생물기후구-대구형> 속에서 한층 더 강한 대륙성 생물기후환경과 세립질 풍화토와 암편을 공급 하는 응회암 우세의 지질 환경을 바탕으로 하는 고유의 지 역식생(regional vegetation)으로 규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