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매미는 여름철 울음소리를 내는 대표적인 곤충이다. 매미 가 우는 이유는 원거리에 있는 암컷에게 자신을 알려 번식 을 하기 위해서이다. 매미는 발성기관이 발달한 수컷만 울 며 암컷은 생식기관이 발달하여 울음소리를 내지 않는다. 매미 울음 소리는 여름철 도시 시민들이 들을 수 있는 자연 의 소리로 중요성이 인정되기도 하지만(Ki et al., 2016), 종종 소음으로 인식되기도 하여 사람들에게 불쾌감, 불면 증, 학습장애를 유발하기도 한다(Gu et al., 2012).
한국산 매미는 절지동물문(Arthropoda) 곤충강(Insecta) 노린재목(Hemiptera) 매미과(Cicadidae)에 11속 13종이 있 다(NIBR, 2013). 한반도 도심에 주로 서식하는 매미류는 말매미, 참매미, 쓰름매미, 애미미, 유지매미 다섯종이며 이 중 말매미와 참매미가 주로 우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i et al., 2016; Kang, 2014).
매미 울음 시각에 관한 연구는 주로 효율적으로 암컷에게 울음소리를 전달하고, 수컷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 해 일출 시각과 일몰 시각에 집중적으로 운다는 연구결과 많았다. Young(1981)은 열대 매미를 연구하면서 오전부터 오후까지 오랜 시각을 울지만, 암컷과의 의사소통 최적화를 위해 일출 시각인 새벽과 일몰 시각인 해질녘에 집중적으로 운다고 보고하였다. Villet et al.(2003)은 매미는 수컷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새벽과 해질녘에 울음을 집중 한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Sueur(2002)는 멕시코 열 대 우림에 서식하는 매미종을 조사한 결과 9종 중 7종이 새벽과 해질녁에 울음을 집중하였고, 특정 시각과 다른 종 의 상호작용에 따라 주파수를 달리한다는 연구결과를 제시 한 바 있다.
매미울음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기온, 빛, 소음 등으로 알려져 있다(Ki et al., 2016; Kang, 2014). 기온은 진동막 근육에 영향을 미치므로 매미는 주변 기온에 의존적 이며, 주변 광원이 일정 이상 밝아지면 울음을 시작한다 (Sanborn et al., 2002; Suh et al., 2007; Ki et al., 2016). Shimoda et al.(2005)은 도시 열섬 현상으로 인한 도시 기온 상승으로 30년간 오사카의 매미 울음 시작 시기가 점점 빨 라지고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Shieh et al.(2012)는 매미가 소음에 반응하여 주변 소음이 심해질수록 더 큰 울음소리를 낸다고 하였다.
매미 생태와 관련된 국내 연구는 매미의 종간 상호영향 및 약충의 서식환경 연구 등이 있으며(Kim et al., 2011; Kang et al., 2014). 최근에는 소음의 관점에서 그 원인을 규명하려는 연구들이 진행되었다(Ki et al, 2016; Gu et al., 2012). 그러나 매미 종별 생태에 관한 기초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Ki et al.(2016)은 도심지 열대야 및 빛공해에 의 한 매미 울음 영향 연구에서 의하면 말매미와 참매미의 울 음 일주기 패턴을 보고한 바 있으나 이 종들의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영향요인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는 한국 도시녹지에서 여름철 우점하는 말매미, 참매미를 대상으로 울음의 시작 및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을 규명하여 도시에 서식 하는 매미의 생태를 이해하는 기초자료를 제공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및 대상종
연구대상지는 한반도 중부지방인 서울시 반포동 반포아 파트 단지(37° 33' 59.53'' N, 126° 58' 40.69'' E)를 선정하였 다. 매미 유충은 서울시 아파트 단지에 다수 식재된 왕벚나 무와 유기물이 풍부하고 수분이 많은 토양을 선호하는 것으 로 보고된바 있다(Kim et al., 2011). 서울시 반포아파트 단지는 한강이 인접하고 있어 녹지가 풍부하고 토질이 비옥 하여 매미 서식에 양호한 환경을 갖추고 있었다. 또한 본 대상지는 참매미(Hyalessa fuscata)와 말매미(Cryptotympana atrata)가 우점하고 있었으며, 주변 아파트에 의해 소음이 적고 야간에 정온을 유지하였다(Ki et al., 2016). 참매미는 대한민국에서 폭넓게 분포하는 종이다. 말매미는 국내 서식 매미 중 가장 대형종이며 본래 남방종이나 높은 적응력으로 한국에서 넓게 분포하고 있다(Kim and Song, 2017). 따라 서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특성 분석을 위한 연구대상종은 중부지방 서울시에서 폭넓게 분포한 말매미와 참매미 2종 을 선정했다. 참매미 학명은 Puissant and Lee(2016)의 Hyalessa속 분류를 따라 Hyalessa fuscata로 적용하였다.
2 조사분석방법
매미 울음 녹음장비는 Idam PRO U11 Digital voice recorder를 이용하였다. 녹음기 설치 위치는 아파트 단지 내 매미가 우는 장소를 선정하여 녹지 내 나무(높이 1.2m) 에 설치하였다. 녹음 장비 점검은 1~2주 단위로 현장을 방 문하여 전원상태를 확인하고 메모리를 교체하였다. 매미 울 음 녹음은 24시각 연속으로 진행하였고 녹음파일은 mp3, 192kpbs 포맷으로 주파수 영역은 20kHz이었다. 연구기간 은 매미류가 집중적으로 우는 2015년 7월 말부터 8월 말까 지 2개월간 진행하였다.
매미울음 시작 및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 자료 는 기상청 기후자료센터(http://sts.kma.go.kr)와 천문우주 지식정보(http://astro.kasi.re.kr)에서 수집하였다. 기상요인 은 연구대상지와 같은 서울특별시 내 종로구 송월동에 위치 한 108 지점에서 관측한 기온, 강수량, 풍속, 전운량, 일사량 자료를 수집하였다. 천문우주지식정보 사이트에서는 서울 특별시 동경 126도, 북위 37도에서 측정된 일출, 일몰, 시민 박명, 항해박명, 천문박명 시각은 이용하였다. 시민박명(市 民薄明, Civil dawn/dusk)이란 태양이 지표면 6° 아래에 있 을 때 시작되어 해는 보이지 않으나 전체적으로 밝은 상태 로 일출 30분전을 뜻한다. 항해박명(航海薄明, Nautical dawn/dusk)이란 태양고도가 지평선 아래 6~12°에 있을 때 박명으로 하늘은 어둡고 별이 보이나, 동시에 수평선도 볼 수 있는 박명이다. 천문박명(天文薄明, Astronomical dawn/ dusk)이란 태양고도가 지평선 아래 12~18°가 될 때까지의 어두운 상태를 뜻한다(Bowditch, 1802; Ki et al., 2015).
매미 울음 분석은 Adobe Audition CC 프로그램을 이용 해 청음분석과 sonogram을 이용한 시각분석을 동시에 진행 하였다. 청음분석은 녹음 파일을 직접 청취하면서 매미의 울음소리 여부를 파악하는 분석이다. 시각분석은 녹음파일 을 sonogram으로 시각화하여 참매미와 말매미 울음소리의 주파수 패턴을 눈으로 파악하는 분석이다. 매미의 울음소리 는 주변 소음과 명확히 구분되었으나, 청음분석과 시각분석 을 동시에 실시하여 해당 소리 및 주파수 패턴이 연구대상 매미와 동일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였다. 매미울음 시작과 종료시각 기준은 오전 5시 이후 첫 매미합창이 시작했을 때를 시작시각으로 판단하였고, 오후 8시 이후 매미울음 빈 도가 급격히 낮아지는 때를 종료시각으로 판단하였다. 도심 지 열대야 및 빛공해로 인한 야간 매미 울음은 판단기준에 서 제외하였다(Ki et al., 2016).
통계분석 프로그램은 IBM SPSS Statistics(version 23) 프로그램을 사용하였다.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 간 통계분석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①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특성 분석은 매미의 날짜별 시작 및 종료 시각을 파악하여 산점도와 상자도표를 그려 경향을 파악하였다. ② 기온, 강수량, 풍속, 전운량, 일조량 자료에 대한 2015년 7월부터 8월 내 참매미가 울음소리를 낸 25일 간의 서울 지역 기상환경요인 데이터의 기술통계량을 분석 하였고,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시행 하였다. ③ 회귀분석은 환경요인이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력의 크기를 분석하기 위해 다중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참매미와 말매미를 대상으로 울음 시작시각과 종료시각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 으므로 총 4개의 회귀분석을 실시하였다. 독립변수 선택방 법은 입력, 단계선택, 후진선택, 전진선택을 전반적으로 실 시한 후 계수의 유의성을 고려하여 적합한 변수를 선택하였 다. 통계분석 과정에서 상자도표 분석 결과 극단값에 해당 하는 값들은 제거하고 분석을 실시하였다. 참매미와 말매미 의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의 4개 회귀분석을 실시한 결과 4개 회귀모형의 유의성이 모두 인정되어 모형이 적합한 것 으로 나타났다. 4개 회귀 모형에 대한 Durbin-Watson 검정 결과 1.542~2.332으로 2에 가까운 값을 가지고 있어 오차의 독립성 가정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독립변수 간 다중공선성 문제는 분석과정에서 VIF 값 및 상태지수를 판 단하여 문제가 있는 변수는 제외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특성
서울시 매미 울음 시작 시각과 종료 시각을 파악하기 위 해 일별 일출-일몰 시각과 매미 울음 시작-종료 시각을 산점 도로 제시하였다(Figure 1). 매미 울음 시작 특성 분석 결과 참매미는 시민박명 이후부터 일출 직전까지의 일정한 시각 에 맞추어 울음을 시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말 매미의 경우는 참매미와 비교하여 늦은 시각에 울음을 시작 하였고 울음 시작 시각 또한 일정하지는 않았으나 7월에서 8월로 시각이 경과할수록 시작 시각이 균일해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매미 울음 종료 특성 분석 결과 말매미는 일몰 직후 일제히 울음을 종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반면 참매미의 경우 14시 이후부터 20시 경까지 폭넓은 시각에 걸쳐 울음 종료시각이 산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을 상자도표로 표현한 결과 (Figure 2), 울음 시작시각의 경우 참매미는 오전 05시 20분 (320분) 전후의 좁은 범위에 사분위 범위(Interquartile range)와 수염(Whisker)이 형성되어 있어 매우 균일한 시각 에 울음을 시작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말매미는 7시 40분 (460분) 전후로 중앙값이 형성되어 있으나 상자와 꼬리의 폭이 넓은 것으로 보아 울음 시작 시각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울음 종료시각의 경우 말매미는 오전 19시 50분(1190분) 전후의 좁은 범위에 사분위 범위와 수 염이 형성되어 있어 매우 균일한 시각에 울음을 종료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참매미는 18시 30분(1110분) 전후로 중 앙값이 형성되어 있으나 상자와 꼬리의 폭이 넓은 것으로 보아 울음 종료 시각이 균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였다.
매미 울음의 시작 및 종료 시각에 대한 평균 차이 분석 결과, 참매미는 평균 5시 21분에, 말매미는 7시 40분에 울음 을 시작하여 참매미가 말매미보다 평균 2시각 19분 먼저 울음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음 종료는 참매미는 평균 18시 31분, 말매미는 평균 19시 51분으로 말매미가 참매미보다 평균 1시각 20분 늦게 울음을 종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기상환경요인 기술통계량
연구기간 내에 서울시의 기상환경요인의 기술통계량 분 석 결과(Table 1), 일출 평균 시각은 05시 35분(05시 14 분~06시 01분), 일몰 평균 시각은 19시 38분(19시 04분~19 시 57분)이었다. Figure 1의 결과와 표준편차의 값에 따라 서 서울시는 여름기간 동안 점진적으로 일출이 빨라지고 일몰이 늦어지는 현상을 보였으며, 변화량은 일출보다 일몰 이 더 크다.
기온은 평균기온 27.2℃(25.0~29.3℃), 최고기온 31.5℃ (26.4~34.4℃), 최저기온 24.1℃(19.8~26.2℃)이었고, 습도 는 73.9%(59.9~95.1%)를 보였다. 강우량은 평균 7.6mm (0.0~80.0mm)이었고, 풍속은 평균 2.6m/s(1.4~4.5m/s), 전 운량은 평균 6.2(2.0~10.0), 일사량은 평균 6.2hr(0.0~ 12.2hr)이었다. 따라서 연구기간 내에 서울시 환경은 기온 과 습도가 높고 강우량과 습도의 편차가 큰 고온다습한 환 경이라고 판단하였다.
3 매미울음 시작 및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
Table 2는 서울시에 서식하는 매미의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과 환경요인에 대한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이다. 각 매미의 울음시작시각과 일몰 시각, 울음종료시각과 일출 시 각은 서로 시기상 맞지 않으므로 분석에서 제외하였다. 참 매미 울음 시작 시각은 서울의 경우 일출시각과 양의 상관 관계, 최저기온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참매미 울 음 종료 시각은 어떠한 요인과도 상관관계를 나타내지 않았 다. 말매미 울음 시작 시각은 서울의 경우 평균기온, 최고기 온과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말매미 울음 종료 시각 은 서울의 경우 일몰시각, 최저기온, 전운량과 양의 상관관 계를 나타내었고, 일사량과는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다.
참매미 울음시작시각은 주로 일출시각과 양의 상관관계 를 나타내었고, 이는 상단 Figure 1에서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한 결과이다. 말매미 울음종료시각은 주로 일몰시각과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었는데, 참매미 시작시각과 마찬가 지로 상단 Figure 1에서 나타났던 패턴과 유사한 결과이었 다. Villet et al.(2003)는 수컷 매미들이 새벽과 해질녁에 울음을 집중한다고 보고한바 있는데, 본 연구 결과와 유사 하게 나타났다.
또한 참매미 울음시작시각은 최저기온과는 음의 상관관 계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기온이 높아질수록 울음을 빨리 시작한다는 결과이므로 매미의 울음이 기온에 영향을 받는 다는 기존 연구와도 유사하였다(Sanborn et al., 2002). 말매 미는 기온과 습도의 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판단되었 다. 결과는 남부 및 섬 지역 서식하는 말매미 생태적 습성과 일치하였다(Kim and Song, 2017). 또한 말매미는 일사량이 높으면 울음을 일찍 그치는 행동을 보였으며, 일사량이 적 은 전운량이 많은 시기에는 반대로 울음을 늦게 그쳤다.
4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시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 회귀모형
다중회귀분석 결과(Table 3) 말매미의 종료시각 회귀모 형을 제외한 모든 회귀모형의 결정계수(R2)가 모두 0.3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나왔다. 기존 통계학 결정계수 기준 (Dancey and Reidy, 2011; Notz et al., 2012)에 따르면 결 정계수(R2)가 0.3보다 작을 경우 설명력이 낮다는 것을 의 미한다. 따라서 해당 회귀모형 중 말매미 회귀 모형의 설명 력이 가장 높았다. 나머지 회귀모형의 경우 결정계수가 높 지 않지만, 0.3보다 높은 설명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참매미 울음 시작 시각은 모형 설명력은 35.8%이었고, 독립변수는 일출시각이 선정되었다. 본 회귀식에 의하면 참 매미 울음 시작 시각은 일출이 1분 빨라짐에 따라 참매미 울음 시작은 1.008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나 일출시각과 거의 동일하게 울음 시작 시각이 변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매미 울음 종료 시각은 모형 설명력은 32.5%이었고, 독립변수는 일몰시각과 전운량이 선정되었다. 독립변수 간 표준화계수를 살펴보면 일몰시각(0.586)과 전운량(-0.637) 의 영향력이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회귀식에 의하면 일몰시각이 1분 빨라짐에 따라 참매미 매미 울음 종료는 5.4분 빨리 종료되고, 전운량이 1배 증가하면 매미 울음 종 료는 22.4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매미 울음 시작시각은 모형 설명력은 31.1%이었고, 독 립변수는 평균기온이 선정되었다. 본 회귀식에 의하면 참매 미 울음 시작 시각은 평균기온이 1℃ 증가함에 따라 말매미 울음 시작은 14.4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립변수간 표준화계수를 살펴보면 최고기온(-0.588)의 영향력이 일출 시각(-0.380)보다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 회귀식에 의하면 일출시각이 1분 빨라짐에 따라 말매미 매미 울음 시작은 1.133분 늦게 시작되고, 최고기온이 1℃ 증가하면 매미 울음 시작은 11.128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매미 울음 종료 시각은 모형 설명력은 89.5%로 매우 높았고, 독립변수는 일몰시각과 최고기온이 선정되었다. 독 립변수간 표준화계수를 살펴보면 일몰시각(1.008)의 영향 력이 최고기온(0.247)보다 약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 다. 본 회귀식에 의하면 말매미 울음 종료 시각은 일몰시각 이 1분 늦어짐에 따라 말매미 울음 종료도 1.008분 늦어지 고, 최고기온이 1℃ 올라감에 따라 말매미 울음 종료는 1.072분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5 고 찰
기존 연구에 따르면 매미가 새벽과 해질녘에 울음 피크를 형성하는 이유는 울음의 전달력이 높고, 포식자에 의한 포 식압이 낮으며, 낮 시각보다 소음의 영향이 적어 번식성공 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Young(1981)과 Villet et al.(2003)에 의하면 매미류 울음 피크는 주로 새벽 (dawn)에 이루어지고, 그 다음은 해질녘(dusk)이라고 하였 다. 본 연구에 의하면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 시각 분석 결과, 울음 시작 시각의 경우 참매미는 일출 직전인 평균 05시 20분경 일제히 울음을 시작하였고, 말매미는 참매미 보다 늦은 평균 07시 40분경에 불규칙적으로 울음을 시작 하였다. 울음 종료 시각의 경우는 참매미는 평균 18시 30분 경에 불규칙적으로 울음을 종료하였고, 말매미는 일몰 직후 인 평균 19시 50분경에 일제히 울음을 종료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매미가 새벽과 해질녘에 울음을 집중한다는 기존 연구와 일부 규합하는 부분을 보였다.
매미 울음 시작 및 종료시각과 환경요인 간 다중회귀분석 결과, 참매미 울음 시작은 일출시각만이 영향을 미치는 요 인으로 선택되었고, 참매미 울음 종료시각은 일몰시각과 전 운량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말매미 울음 시작 시각은 주로 기상요인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기온의 영향력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말매미 울음 종료 시각은 일몰시각에 의해 강하게 영향을 받으며, 이외 에 최고기온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매미와 일출 시각, 말매미와 일몰 시각의 상관관계 결과와 매미가 기온 등 다양한 환경요인에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는 매미가 기온에 영향을 받는다는 Sanborn(2002)의 연구결과와 Kim and Song(2017)이 제시한 말매미의 생태와도 일치하였다. 특히 Ki et al.(2016)에 의하면 참매미는 빛에 민감하게 반 응하여 울고, 말매미는 기온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운다고 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참매미의 울음 시작 및 종료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은 일출과 일몰로 판단된다. 이로 인해 참매미는 일출과 동시에 울음을 시작하고, 종료 시각 또한 일몰시 일사량에 영향을 미치는 전운량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말매미는 울음 시작 원인요인은 기온이고, 울음 종료 요인은 일몰로 판단되었다. 이로 인해 말매미 울 음 시작은 당일 기온 변화에 따라 편차가 발생하지만, 울음 종료 요인은 일몰이기 때문에 일몰과 동시에 일제히 울음을 종료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회귀모형의 결정계수(R2)가 말매미의 울음종료시 각 회귀모형을 제외하면 높지 않게 나왔으므로 일출과 일 몰, 연구에 사용된 환경요소 외에도 다른 요소가 매미의 울 음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있다. 매미 외의 번식울음을 내는 동물에 대한 기존 연구에 따르면, 청개구리의 경우 울 음소리가 기후요소 외에도 개체별 크기와 물리적 환경에 영향을 받는다(Ku and Park, 2017). 귀뚜라미류의 경우에 는 동일종 수컷과 경쟁을 위해 울음소리를 조절하면서도 종간경쟁으로 활동성과 먹이활동에서 차이를 보이며 (Simmons, 1988; Jang and Jeong, 2013), 나이팅게일은 경 쟁을 피하기 위해 울음시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rumm, 2006).
Kinjo(1991)는 일본 섬 지역에서 서식하는 매미들의 피 크 시각이 아침과 저녁시기에 일어나지만 일부 매미는 정오 에 피크를 형성한다는 결과를 보였으며, Gogala and Riede(1995)은 말레이시아 매미류 연구를 근거로 매미류가 새벽과 저녁시각에 한정해서 울음의 피크를 형성하지는 않 는다고 하였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해당 시각에 오히려 소음 이 높고 다른 생물들에 의한 소리 간섭이 더 심해지며, 많은 매미종들이 새벽이나 해질녘 이외의 한정된 시각에 울음을 운다고 하였다. 해당 연구에서는 매미류가 서로 다른 시각 에 울음을 우는 이유는 동일 서식처에 다양한 매미류가 서 식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따라서 매미류가 울음 시각을 달리하게 된 원인을 높은 종 다양도 때문으로 주장하고 있 다. 매미 울음 시각에 관한 기존 연구를 종합하면 매미가 특정시각에 울음을 우는 이유는 일출과 일몰뿐만 아니라 높은 소리전달력, 낮은 포식압, 소음 회피, 높은 번식성공률, 높은 종 다양성 등 더 다양한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종간영향의 관점에서 참매미와 말매미는 한국 도심지역에 서 우점하는 종으로 상호 소리의 간섭을 피하기 위해 울음 시각을 달리한다고도 판단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국내 매미에 대한 생태 연구가 미흡한 상황에 서 매미 울음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 가 있다. 그러나 연구대상종이 참매미와 말매미 2종이고, 연구기간이 25일로 짧으며, 연구대상지 또한 중부지방 도시 에 한정되어 있는 한계가 있다. 또한 매미 울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인공광, 소음량, 종간영향 등이 제시된 바 있으므로(Ki et al., 2016; Shieh et al., 2012; Kang, 2014) 더 다양한 요인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매미종과 다양한 지역에 대한 장기간 추가 연구가 진행되어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