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고방오리(Pintail, Anas acuta)는 분류학상 기러기목 (Anseriformes) 오리과(Anatidae)에 속하며, 한국에서는 대 표적인 월동 물새류로서 유라시아 대륙의 툰드라 지역과 호수 등지에서 번식하며, 겨울에는 한국, 일본, 동남아 등지 에서 월동한다(An 2001). 국내에는 2015년 3,541개체, 2016 년 7,850개체, 2017년 12,484개체로 평균 약 8,000개체가 도래하였으며, 수면성오리류 중 4번째로 많이 도래한 종으 로 보고되었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NIBR 2017).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감염경로는 이동 물새 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Newman et al., 2009;Takekawa et al., 2010;Newman et al., 2012). 최근 미국에 서 물새류를 대상으로 AI발병위험도를 분석한 결과 고방오 리와 AI바이러스와의 관련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 다(Koehler et al., 2008). Ramey(2010) 등은 고방오리와 같은 오리류들은 알래스카와 아시아 이동경로를 통해 AI 전파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으며, 저병원성 조류인플루 엔자(LPAI)를 비롯하여 고병원성 인 H5N1의 주요 전파 종으로 확인된 바 있다(Olsen et al., 2006, Munster et al., 2007, Runstadler et al., 2007, Ip et al., 2008). 국내에서도 야생조류의 AI 바이러스의에 대한 감수성 비교연구 결과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고방오리, 쇠오리, 홍머리오리 등 5종이 H5N8과 같은 HPAI의 높은 감염성을 보여주었다 (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Research; NIER 2015). 따라서 이에 대한 방역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수금류 의 행동과 이동경로에 대한 연구 등이 필요하나 현재까지 이동생태 자료로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만이 진행된 상태이다(Krementz et al., 2011;Lee and Song, 2013;Shin et al. 2016;Hwang et al. 2016).
이에 본 연구는 야생동물위치추적기를 이용하여 국내 월 동기의 대표적 수조류인 고방오리의 월동기 행동권과 서식 지 이용률을 파악하여 종 보호관리 및 고병원성 조류인플루 엔자의 발병 시 대응에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 루어졌다.
연구지역 및 방법
1. 연구지역
연구지역은 한국의 중부지역에 위치한 동진강 지역으로 행정구역은 전라북도 부안군 백산면 이다. 이곳은 유속이 느리고 수심이 비교적 낮으며, 제방 인근에는 큰 규모의 농 경지가 있다. 제방 및 수변부는 현재 정비공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하류에는 대규모 철새 도래지인 새만금 유역이 위 치하고 있다(Figure 1).
2. 부착 개체 정보
연구를 위해 2015년 월동 초기에 동진강 수계에서 고방 오리를 Cannon-net을 이용하여 포획하였다. 포획된 개체는 즉시 새주머니(Bird-Back)에 넣어 10~20분 정도 안정시킨 후 추적기 부착에 적합한 개체를 선별하여 수컷3개체, 암컷 3개체에 야생동물위치추적기를 부착하였다. 조류에 부착하 는 추적기는 체중의 5% 이하로 하는 것이 행동에 있어 제약 을 최소화 할 수 있다(Kenward 1985). 따라서 본 연구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고방오리 무게 700~900g의 3% 수준인 27g의 추적기를 활용하여 Back pack형태로 고방오리가 일 상생활을 하는데 무리가 없도록 하였다(Table 1). 위치추적 에 사용된 WT-300(GPS-Mobile phone based Telemetry) 은 이동통신 시스템을 기반으로 좌표를 획득하며, 연구자가 웹상에서 위치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3. 추적 현황
개체의 식별을 위해 각각의 개체에 일련번호를 부여하였 다. GPS좌표는 1일 2시간 간격으로 12회 수집하였다. 위치 추적은 2015년 11월 2일부터 2016년 3월 21일까지 실시하 였으며, 추적 일수는 최소 62일에서 최장 126일을 추적하였 다. GPS좌표 획득은 최소 751회부터 최대 1,517회 획득하 였다(Table 2).
4. 행동권분석
행동권 분석을 위해 획득된 GPS좌표를 ArcGIS 9.x(ESRI Inc.) 및 ArcGIS용 Extention인 Hawth’s Analysis Tool의 Animal Movement Tool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본 연구 에서는 최소볼록다각형법(Minimum Convex Polygon Method : MCP) 100% 방법과 커널밀도측정법(Kernel Density Estimation : KDE) 90%, 70%, 50%를 이용하였다. 한편 KDE 분석을 위한 Smoothing Parameter Factor는 Animal Space Use 1.2(Idaho Univ.) 프로그램의 h_reference 수치 를 적용하였다.
5. 서식지 이용분석
서식지역에 따른 서식유형 차이를 파악하고자 행동권 내 의 서식지 유형을 분석하였다. 서식유형은 환경부에서 제시 한 토지피복도(2009)를 활용하여 중분류 기준으로 오리류 의 서식특성을 감안하여 논, 내륙습지, 해양수, 연안습지, 기타로 재분류하였다. 또한 구분된 서식지를 기반으로 주・ 야간 서식특성을 분석하였으며, SPSS 통계프로그램을 이 용하여 카이제곱검정을 통해 통계적 유의성을 파악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행동권 분석
동진강에 포획한 고방오리 6개체의 월동행동권을 분석한 결과 최소블록다각형법(Minimum Convex Polygon Method : MCP)에 의한 평균 행동권은 677.3km²(SD=130.2, n=6)이 었으며, 가장 넓은 행동권을 보인 개체는 Pf02개체로 847.7km² 이었고, 가장 좁은 행동권을 보인 개체는 Pm01개체로 467.5km²이었다. 커널밀도측정법(Kernel Density Estimation : KDE)을 적용한 결과 90%의 이용분포를 보인 서식지의 평균 면적은 194.7.0km²(SD=38.0, n=6), 이었으며, 50%의 이용분포를 보인 서식지의 평균 면적은 35.3km² (SD=8.8, n=6)이었다(Table 3).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한 고방오리들은 주로 부착지인 동 진강 상류부터 하류 일대를 중심으로 대부분 큰 이동 없이 만경강과 동진강 수계, 강 하구지역인 새만금 유역 내에서 월동하였으며, Pf02개체는 금강 하구를 일정기간 동안 이용 한 것을 확인하였다(Figure 2). 일반적으로 먹이자원은 야 생동물의 서식지 선택과 긴밀한 관계가 있으며(Yoo et al., 2008;Davis and Afton, 2010; Link et al. 2011), 조류의 이동과 분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Chung et al. 2010). 연구결과 고방오리의 행동권에 속한 새만금 유역 은 수금류의 먹이터로 적합한 대규모 농경지가 형성되어 풍부한 먹이자원의 제공이 가능한 곳이다(Jung et al., 2017). 이러한 사실들을 미루어 짐작하였을 때 새만금에 도 래한 고방오리들은 월동기간동안 큰 이동 없이 새만금 일대 를 월동지로 선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새만금 유 역 중 동진강 일대는 국내에서 고방오리가 두 번째로 많이 도래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NIBR 2017). 따라서 본 연구 결과에서 도출된 고방오리의 주요 행동권과 기존 연구자료 를 가지고 종합적으로 유추해 보면 새만금 지역은 고방오리 의 주요 월동지로서 그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고방오리의 종 보호 및 서식지관리를 위해 장기적인 모니터 링 및 서식지 보호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2. 기존 문헌을 이용한 유사종 행동권 비교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는 고방오리와 같은 수면성 오 리류로서 월동 행동권에 대한 선행 연구가 이뤄졌다 (Hwang et al., 2016;Kang et al., 2014;Shin et al., 2016). 일반적으로 KDE 50%는 야생동물 분포의 핵심서식지로 판 단된다(Yoo et al., 2013). 고방오리의 50%의 이용분포를 보인 핵심 서식지의 평균 면적은 35.3km²로 나타났는데 선 행 연구된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의 행동권은 청둥오리 는 평균 32.3km², 흰뺨검둥오리는 22.7km²로 본 연구 대상 인 고방오리가 청둥오리와 흰뺨검둥오리보다 넓은 행동권 을 보였다. 그러나 전체 이용 면적인 MCP를 비롯하여 90%, 70% 면적에서도 종별로 차이를 보였으나 전체적으로 월동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월동기 간 동안 주요 이용 지역이 최초 부착지 수계를 벗어나지 않아 유사한 월동 행동권을 보였다(Kang et al., 2014;Hwang et al., 2016;Shin et al., 2016). 따라서 핵심서식지 는 다소 종간 차이는 있으나 유사한 행동권을 보이는 것으 로 판단된다(Table 4).
3. 서식지 이용률
동진강에서 월동하는 고방오리의 서식지 이용을 분석한 결과 총 6,697개의 지점이 확인되었다. 이용지역은 내륙수 가 46.8%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논(33.1%), 연안습 지(12.2%), 해양수(7.8%), 기타(0.1%)의 순으로 나타났다 (Figure 3). 기존 연구 결과 중 생태적 습성이 비슷한 흰뺨검 둥오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전체 서식지 이용률이 고방 오리 연구결과와 다른 경향을 보였는데 흰뺨검둥오리보다 고방오리의 연안습지와 해양수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Hwang et al., 2016;Shin et al., 2016). 이러한 이유는 고방오리의 생태적 습성에 의한 것으로 국내에 도래하는 고방오리는 주간에 갯벌에서 무척추동물 등을 채식하며, 이 로 인해 연안습지와 해양수 비율이 흰뺨검둥오리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인다(An 2001). 주・야간 서식지 이용률 분석 결과 주간에는 주 먹이터인 논 이용률은 17.8%에 불과하였 으나 야간 논 이용률은 53.4%까지 올라가며, 주간에 비해 야간 논 이용률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Chi-square test, χ²= 1,041.151 p<0.001, Figure 4). 기존 흰뺨검둥오 리의 연구결과 역시 야간에 논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 나며, 고방오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Hwang et al., 2016). 일반적으로 수금류는 낮 동안에는 수계를 중심으로 휴식 및 수면을 취하고 야간에 논으로 이동하여 취식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Baldassarre and Bolen, 1994). 한국에 서 월동하는 오리류 역시 이러한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 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1996;Kim et al., 1997). 고방오 리와 흰뺨검둥오리는 모두 생태적 습성이 유사한 수면성 오리류로 분류되며, 기존 연구들과 유사하게 서식지 이용률 이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를 통해 고방오리의 월 동기간동안 행동권과 서식지 이용률 등 기초적인 생태자료 를 도출하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종 보호관리 및 서식지 관리에 대한 기초 자료로 이용 가능할 것이며, 현재 국가적 으로 많은 피해를 일으키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발병 시 대응을 위한 자료로 활용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