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인간 삶의 질이 높아질수록 사회적으로는 환경을 생각하 며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더욱이 2015년 UN이 정한 지구적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SDGs)는 세계 각국이 사회, 경제・환경, 평화・정의・효과적 인 제도를 강조하며 노력하여 2030년까지 지속가능한 개발 을 하자는 약속인 것이다. 즉 우리는 국가적으로나 개인적 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무가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한 발전 또는 개발에 대한 정확한 해법은 없으나, 세대가 변해 도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자원을 자연, 생물, 생태계에 서 아이디어를 얻어 정답을 찾으려고 하고 있다. 자연계에 서 아이디어를 얻는 다는 것은 자연환경 및 생물 그대로의 형태, 행동, 대사, 방어기작 등에서 영감을 얻거나 그대로 모방하는 것을 말한다. 모방은 생소한 용어가 아니나 자연・ 생물・생태계에서의 모방이란 단어는 우리에게 새롭게 다가 온다. 로봇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생물・생태계를 모 방한 연구 및 기술은 다양한 사회적 각도에서 대중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17년 11월 현 정부의 혁신성 장 선도사업 추진에 따라 환경부가 생태모방기술의 연구 및 개발을 강조하면서 그동안 모방분야에서 불모지 같았던 생물・생태분야에서 “생태모방”이란 단어가 나타나기 시작 하였다.
생태모방 또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기본으로 하며 환경 에 나쁜 영향을 끼치지 않으며 생물・생태 특성을 활용한다 는 점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친환경적인 개념으로 등 장하였다. 생태모방에 대한 학계마다의 정의, 연구 범위, 추 진 방향성 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다학적 분야에서 생태모 방에 대한 새로운 관심과 기술적 도전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다. 공학・산업 중심이 아닌 생물・생태학적 관점에서 생 태모방을 바라봤을 때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생물・생태 에 관한 원리분석에 대한 수요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생물・ 생태특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생물・생 태의 다양한 특성을 시작으로 기초 조사연구부터 원리분석 및 원천기술 개발까지 퍼져나갈 다양한 연구주제에 대해서 는 매우 고무적인 동시에 생태적 관점에서의 접근 방법과 진행 체계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성이 필요하다. 생태모방연 구는 생물・생태 특성에 대한 학술적・비학술적 문헌조사에 서 조사・분석 연구를 통해 정책제안까지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다. 기초자연과학부터 신기술・신산업 동력까지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생태모 방 연구의 시작에 앞서 본 연구는 생태적 관점에서의 생태 모방에 대한 개념과 연구・기술동향을 소개하며 다양한 정 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생태모방: 모방연구의 신개념 정립
1. 생태모방: 영감을 주는 생물・생태
생태모방 연구 및 기술은 인간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시작되었으며, 끊임없는 자원이용의 도전 속에서도 생물・ 생태계와 지속가능한 공존의 삶을 지켜내기 위해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해결책을 찾으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생태모 방은 사업화의 발전과정에서 나온 개념으로 진화를 통해 환경에 적응한 생물체의 구조, 기능, 과정, 메커니즘 뿐 만 아니라 생태계시스템도까지 모방하는 융합 협력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생태모방 연구 및 기술은 개발자나 설계자가 미처 생각하 지 못했던 아이디어 즉, 지식의 원천인 생물・생태 특성을 이용하여 연구 및 산업에 활용하는 것이다. 즉 지속가능한 발전 및 보전을 위해 생태계에서 재료나 지식의 원천이 되 는 생물・생태 특성을 모방하여 끊임없이 탐구할 수 있는 곳에서 생태모방이 시작될 때 새로운 자원 창출, 독창성 및 발전적인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생태모방이란 용어 는 생체모방, 생물모방 또는 자연모사 등으로 표현되지만, 그 정의 및 개념은 단순하지 않고 각 연구 분야에 따라 다르 게 표현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특정한 분야에 자연으로부터 얻은 영감을 이용하기 위해 적당한 언어를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Biomimetics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 of Standardization, 국제표준화기구)에서 그 개념과 방법론을 제시할 만큼 일반적으로 사용되어지는 용 어이고, 흔히 생체모방으로 번역되어 일반적으로 불리고 있 다. “Biomimetics”라는 용어는 미국인 오토 슈미트(Otto H. Schmitt)가 1950년대 후반 제창하였으며, 1970년에 Webster 사전에 공식적으로 등록되어 사용되고 있다. 이 용어의 정의 는 자연을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물학적으로 생 산된 물질이나 재료의 특성과 프로세스를 연구하는 학문분 야를 뜻하며, 기술공학적인 측면이 강하다. “Biomimicry”는 Webster 사전에 공식적으로 등록(1982)되어 사용되고 있었 으나, 제닌 베니어스(Janine Banyus)가 저서 ‘Biomimicry: Innovation Inspired by Nature(1997)’를 출판하면서 이 용어 에 대한 대중화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되었다. Biomimicry 는 본질적으로 자연을 모델로하여 사회・경제・환경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강조하는 사회운동으로서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Biomimicry는 위에서 언급한 biomimetics의 개념을 포함할 뿐 아니라, 생물・생태 특성 및 환경조건에 따라 적 응・진화해 있는 생태계시스템을 모방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국립생태원에서는 biomimicry를 생태모방이란 용어로 제창하여 사용하고 있다. Bionics는 공학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물학적 기능을 모방하려는 기술적 분야와 관련된 학문으로 생체공학으로 풀이될 수 있다. 잭 스틸 (Jack E. Steel)이 1958년에 처음으로 이 용어를 제창한 후 1960년 Webster 사전에 등록되면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 으나, Biomimetics나 Biomimicry 보다는 사용빈도가 낮다. “Biomechanics” 역시 1899년에 Webster 사전에 등록되어 사용되고 있는 용어이다. Biology와 mechanics의 합성어로 생물학적 기능(특히 근육활동)을 연구하는 기계적인 부분을 의미하는데, 생체공학(역학)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Biognosis”는 생명과 관련된 분야를 과학적으로 조사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 외에 “Bio-inspired Engineering”, “Orgin Biommicry”, “Bionosis”, “Nature-inspired” 등이 생태모방과 관련 용어들이다.
생태모방은 생물의 구조적 특징인 다기능성, 적응성, 회 복탄력성, 자기조직화 능력을 활용하여 에너지와 물질의 소 비 효율이 높은 기술 개발을 추구하는 것이다. 물론 기술적 문제만이 아닌 사회, 환경, 경제의 통합적 지속가능발전 문 제해결을 위한 모델을 자연에서 찾고 모방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생태모방 초기의 기술문제 해결이나 유 용한 기술개발 중심 개념에서 확대되어 자연생태계의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고 있다. ISO에서 발표한 생태모방과 관련 된 분야 및 학문의 관계도를 보면 생물에서 영감을 얻는 의미는 같지만 biomimicry와 biomimetics를 다른 영역으로 구분 짓고 있다. 보다 세부적으로 말하면 biomimetics는 인 간 사회의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생물・생태계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을 통해 연구나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고, biomimicry는 자연 및 생태계를 모방하여 지속가능한 발전 의 기본 원칙아래 새로운 기술개발을 충족시키고자 하는 철학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다. 생태계에서 영감을 얻어 기술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얻는 방법 가운데 생물・생태 계에는 무한 혁신과 창의력이 잠재되어 있기에 생태학적 관점에서 biomimicry와 생태모방을 하나의 의미로 정의하 였다. 이 연구에서는 생태모방의 영문표기를 biomimicry로 한정하고 있으나, 위에서 언급한 개념들인 biomimicry와 biomimetics를 생태모방의 영역으로 포함하여 재정립하였 다(Figure 1).
2. 생태모방 역사와 발전
자연에서 배우고, 자연을 이용하거나 모방하는 연구 또는 기술개발은 최신산업이 아니다. 다만 인간과 생물・생태 환 경과의 상호작용이 긴 시간에 걸쳐 지속되어 왔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기술화가 발전되면서 생태모방에 대한 민간 및 정부차원에 의해 다양한 영역의 연구 및 기술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이다. 생태모방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재료를 모 방하여 디자인에 적용하는 것으로 역사적으로 많은 예들이 있다. 생태모방 기술의 변천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생태모 방의 초기에는 단순한 생물・생태의 모양, 구조 및 기능을 모방하였으나, 점차 모방하고자 하는 대상의 생물・생태적 인 접근방법을 통해 기술이 발전해오고 있다(Foreign policy, 2014).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새의 비행을 관찰하며 비행의 원리를 조사하여 비행 메커니즘을 제안했고(1505), 영국 런 던에서는 수련의 잎맥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수정궁(crystal palace, 1851)을 건축하였다. 라이트 형제(1903) 또한 조류 를 관찰하면서 창공을 나는 새가 날개 끝 부분의 각도를 변경하면서 비행한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비행기 설계에 이 방법을 적용하고자 하였다. 도꼬마리의 부착 능력을 모 방한 벨크로가 발명되었고(1955), 1980년 후반부터 상어피 부의 리블렛(riblet) 구조가 물속 저항력을 저감한다는 원리 를 이용하여 수영복, 비행기 표면 및 우산등의 제품이 출시 되고 있다. 짐바브웨의 이스트게이트 쇼핑센터(1996)는 흰 개미집의 환기 시스템을 모방을 대표적인 생태모방의 예시 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들어서는 나미비아의 사막딱정 벌레를 모방한 수분 포집기장치가 개발되었고(2012), 생물 의 에너지 저장방법을 모방한 탄소기반 무금속 배터리가 연이어 개발되었다(2014).
과학자들은 산업발전과 함께 기술이 발전해 나가면서도 더 많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자연을 관찰하고 연구해 나가 기 시작하였다. 1950년대 후반에 오토 슈미트(Otto Schmitt) 는 biomimetics용어를 제창하였고, 1990년 후반에 재닌 베 니어스(Janine Banyus)가 biomimicry 책을 출간하면서 이 용어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를 증가시켰다. 1980년 후반부 터는 biomimetics, biomimicry, bio-inspired 등과 관련된 연구 및 기술에 대한 특허가 쏟아지고 있다. 2000년 후반에 는 하버드대학에 비스생물공학연구소(Wyss institute)가 설 립되어 생태모방에 대한 융복합 연구가 진행되고 있고, 2010년에는 Biomimicry 3.8이라는 사회적 기업이 설립되어 생태모방에 대한 기업 컨설팅 및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또 한, FBEI(Fermanian Business & Economic Institute)에서 는 2011년에 다빈치인덱스(Da Vinci Index)를 만들어 생태 모방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계량하고 경제 및 기술분야 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생태모방은 연구 및 기술개 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개념을 이해하고 공유하면서 다학제 간 및 사업가들이 긴밀히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진화해가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연구자나 기술자들에게 자연을 모 방하여 기술을 개발하고, 모방한 기술의 미비한 점을 보완・ 수정하는 방식으로 재모방하여 기술을 더욱 발전시켜나가 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생태모방의 접근방법
1. 연구와 기술 중심의 관점 차이
생태모방을 위한 아이디어의 시작은 생물・생태학적 특성 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출발하거나 공학 또는 기술적 필요성 에서 출발할 수 있다. 결과론적으로 기술개발을 통해 제품 을 생산한다는 점에서 맥락은 같으나, 제품 생산을 위한 출 발점이 다르기 때문에 생태모방을 크게 biology push와 technology pull의 두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Biology push 의 접근법은 무형에서 유형을 만들기 위해 불완전한 상태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출발하는 반면, technology pull의 경 우는 기존 제품을 더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 시작점부터 다 시금 설계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두 방법의 전략이 융합되어야 하지만, 분야마다 접근방법이 다르게 출 발할 수 밖에 없으므로 이 연구에서는 생태모방에 접근하는 생물・생태학과 기술・공학 사이의 시각적 차이를 재구성하 여 biology push와 technology pull에 대한 방법론을 설명하 고자 한다. 이런 방법론적 차이를 제시하는 것은 생물・생태 학자들과 기술・공학자들간의 관점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각 접근방법의 핵심적인 측면을 제시하며 시각의 전환과 함께 다른 분야의 연구 및 기술 원리와 방법을 유용하게 흡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1) Biology Push - 생물중심 접근방법
Biology push라는 용어는 생태모방을 위한 새로운 아이 디어의 출발점이 생물・생태의 특성 및 기능 등의 정보 및 지식으로 생물특성기반 또는 생물특성출발 생태모방이라 해석할 수 있다. ISO에서는 이를 생물학 분야의 기초연구로 부터 얻은 지식에서 출발하여 새로운 기술제품의 개발에 적 용하는 생태모방 개발 과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생태학 적 관점에서 정의하면, 생물・생태 특성에서 유용한 기술 가 능성을 찾아 생물・생태 특성 및 기능별로 원리 분석을 통해 얻은 생물・생태적 지식을 공학기술 난제에 적용하는 것이 다. 생물학적 모델에서 시작하여 기술개발 제품을 생산한다 고 하여 이러한 과정을 Bottom-up(상향식)방식으로 부를 수 있다. 생태모방을 위한 biology push에 대한 기본 개념은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생태모방 모델이 될 수 있는 아이디어 정립을 위해 생물・생태특성에 대해 유형별 (구조, 기능, 시스템 등)로 구분한다(identify and classify). 둘째, 각각의 유형별에 대한 생태적 지식 접근법을 통한 기 본원리를 파악한다(abstract). 셋째, 생물・생태특성에서 기 술 개발로 전환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낸다(transfer). 마지 막으로 상업화를 위한 기술・공학적 타당성이 있는지를 시 험해 보기위한 프로토타입(prototype)을 구현하는 것이다 (evaluate). 그 후에 제품구현에 성공한 상품에 대해 시장판 매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Biology push의 생태모방 단계 를 적용한 예를 들면, 스위스인 조르쥬 드 메스트랄(George de Mestral)이 옷에 붙은 도꼬마리씨를 살펴본 후 도꼬마리 씨의 구조가 갈고리와 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발 견하고 생태모방의 모델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였 다. 그 후 단추나 지퍼같이 도구가 필요 없이 갈고리와 고리 의 원리를 이용하여 봉합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는 것을 알게 되었고, 벨크로(velcro) 테이프가 생산되게 된 것이다. 다른 예를 보면, 연잎의 표면이 물에 젖지 않고 물이 튕겨 나오며 항상 깨끗함을 유지한다는 현상(연잎효과)을 발견하게 된 후 그 표면의 구조를 관찰해보니 아주 미세한 돌기들로 이루어져 표면장력의 작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Yamanoto et al., 2015). 그 후 이런 작용을 응용한 방수 페인트와 코팅제 등의 제품들이 생산되게 되었 다. Biology push의 방법은 자연(생물・생태 특성 및 생태계) 에서 영감을 받아 효과적인 구조, 기능, 시스템, 메커니즘 등의 특성을 이끌어내 기술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게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2) Technology Pull – 기술중심 접근방법
Technology pull의 생태모방은 기존에 생산되어 있는 제 품의 더 나은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난제를 생물・생태학적 원리에서 찾아 응용하는 방법으로 기술문제기반 생태모방 이라 정의할수 있다. 즉 기술적 난제를 풀기 위해 생물・생 태 특성을 적용해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Biology push와 다르게 새로운 기술개발 제품에 생물・생 태적 원리를 적용하여 좀 더 획기적인 제품을 생산한다고 하여 이러한 과정을 Top-down(하향식) 방식으로 부른다. 생태모방을 위한 technology pull에 대한 기본 개념도 3단 계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이미 생산된 제품에 대한 기술적 문제를 생물・생태적 특성에서 해결책을 찾는다(identify). 그 다음은 biology push와 같이 생물・생태 유형별에 따른 기본원리를 파악한 후 생물・생태적 모델에서 기술 개발로 전환될 수 있는 기술을 찾아낸다(abstract and transfer). 마지막으로 시장에 출시하기 전 기술적 타당성이 있는지 를 시험해 보기위한 프로토타입을 구현하여 가능성을 확 인한 후 개선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evaluate). Technology pull의 생태모방 단계를 적용한 예로 일본의 신칸센 고속열차를 볼 수 있다. 일본의 과학기술을 상징하 는 신칸센 고속열차의 초기모델에서 소음이 너무 크게 난 다는 결함이 발견 되었고, 소음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물총새의 부리에서 원리를 찾았다. 물총새가 물속으로 빠 르게 진입할 때 물의 파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물총새의 머리모양과 부리의 각도 등을 연구하 여 신칸센 열차의 소음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모델의 신칸 센 초고속열차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Goel, 2013). 또 다 른 예로 혹등고래 지느러미를 생태모방한 고효율 팬이다. 기존 에어컨 팬의 소음 감소를 위한 혹등고래 지느러미의 특성을 모방한 것이다. 거대한 혹등고래의 유연하고 빠른 움직임의 원인이 혹이 있는 가슴지느러미에 의한 것이라 는 사실을 발견한 후 지느러미 형상을 모델로 한 공력성능 에 대한 원리 분석을 통해 소음이 절감된 고효율 팬을 개발 하게 된 것이다(Kim et al., 2015). 즉, Technology pull의 방법은 지속가능한 자연(생물・생태 특성 및 생태계)에서 문제 해결책을 발견하고 다시금 발생할 수 있는 문제해결 을 위해 일시적이 아닌 오래 지속될 수 있는 솔루션을 찾아 과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생태모방의 연구, 기술 및 환경 현황
1. 생태모방의 시장규모 및 전망
생태모방에 대한 연구 및 기술에 대한 통계 자료는 아직 공식화 된 것이 없기 때문에 선진국의 사례를 기준으로 생 태모방연구 및 기술로 인한 사회적 경제성장의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미국 및 유럽에서는 생태모방 기술로 인 해 파급되는 효과를 인지한 듯 정부 차원(각 나라의 환경부 처)에서 생태모방 공식 학회나 협회 등에 지원을 하며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미 국 Point Loma Nazarene 대학의 FBEI는 샌디에고 동물원 의 보고서(San Diego Zoo Global, 2010) 작성을 시작으로 생태모방 기술과 관련된 논문, 특허, 달러 가치 등 다빈치지 수(Da Vinci Index)를 만들어 생태모방으로 인한 파급효과 에 대해 많은 정보를 만들어 내고 있다. 2013년 FBEI 보고 서에 의하면 2000년대에 100에 해당하는 수치가 지속적인 학술논문 및 특허 등의 급증으로 2014년에는 900개가 넘었 고, 2030년까지 생태모방으로 인해 국내총생산(미국 GDP 4,250억 달러)과 고용성장(약 200만개)에 미칠 경제적 영향 을 예측하였다. 즉, 생태모방은 다양한 분야에서 틈새시장 을 열어 주어 새로운 분야의 성장과 수익의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2. 사례를 통한 국내외 생태모방의 현황
1) 국외 생태모방 사례 연구 및 관련기술
주요 선진국에서는 생태모방 기술의 미래가치를 인지하 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연구 및 산업분야에 관심과 지원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특히 미국, 독일, 일본 및 프랑스 등이 연구기관 및 기업체와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기술을 개 발하고 있다. 미국은 하버드대 비스생물공학연구소(Wyss Institute for Biologically Inspired Engineering), MIT 생체 공학로봇연구소(MIT Biomimetics Robotics Lab), 뉴욕 에 너지개발기구(The New York State Energy Research and Development Authority) 등에서 민간 및 국가의 지원을 받아 로봇 및 에너지 문제 등의 다양한 이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하 고 있다. 미국방위고등연구계획국(The Defense Advanced Research Projects Agency)은 벌새의 장거리 지구력을 모방 하여 만든 A160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헬리콥터의 기능을 발 전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기능을 증가시키고 있고, 미해군연 구청(The Office of Naval Research)은 홍합이 생산한 단백질 을 사용하여 수중에서도 접착 가능한 접착제를 만들었으며, 미육군 원격의료 및 첨단기술연구센터(The Telemedicine & Advanced Technology Research Center)는 미래 전투시스 템에 대비한 다목적지원물류설비(Multi-functional Utility Logistics Equipment) 로봇을 개발하였다(Gilbert et al., 2007). 독일은 생체공학과 생태모방 분야의 28개 주요업체 가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진행하는 비영리 연구 단체인 BIOKON (Bionic Competence Network)을 중심으로 제품 화를 위한 생태모방 기술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또 한 다국적 산업 제어 및 자동차 회사인 FESTO는 코끼리의 코와 문어의 촉수를 모방하여 물건을 자유롭게 옮길수 있는 움직임이 유연하고 가벼운 로봇을 개발하였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2005년에 노랑거북복(yellow boxfish)의 모양을 모 방하여 유체 역학적으로 공기저항에 강한 뛰어난 자동차 모델을 개발하여 자연에서 영감을 얻은 좋은 예로 언급되어 왔으나, 최근에는 엔지니어들이 boxfish의 행동원리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는 논리가 전개되고 있으니 반론들을 지켜볼 필요는 있을 거 같다. 일본의 대표적인 사 례를 보면 Kansai 대학의 Aoyagi Seiji교수팀과 Lightnix사 가 협업하여 개발한 의료용 미세주사바늘(micro-needle)이 있는데 이는 모기에 물렸을 때 통증이 없는 요인을 모기침 의 형태가 일반 주사바늘과 다른점을 발견하고 무통 미세바 늘을 개발한 것이다(Oka et al., 2001). 또한 2005년에 Teijin 섬유회사에서 개발한 Morphotex 섬유는 몰포나비의 구조 색을 모방하여 염색없이 빛이 나는 색깔의 직물로 유명하 다. 도쿄기술원(Tokyo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는 재난 현장과 같이 구조가 어려운 환경지역을 검사하여 인명 구조 를 목적으로 하는 뱀의 움직임을 모사한 로봇을 개발하였다 (Yamada et al., 2013).
2) 국내 생태모방 사례 연구 및 관련기술
선진국의 지속적인 생태모방기술의 개발과 발전으로 환 경 친화적이며,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제품이나 모델들이 소개되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기 술에 대한 압박이 가중되기 시작하였다. 우선적으로 연구소 및 학계가 중심이 되어 생물생태 특성을 찾아 기술개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원리를 파악하여 제품까지 이어지도록 높 은 분석능력을 선보이며 효율적인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먼저 생물의 구조와 형태 분야에서 보면, 나방눈 표면의 미세구조를 모방하여 반사방지막 제작 기술 개발(Choi et al., 2008), 매미 날개의 초소수성(superhydrophobic)의 특 성을 모방하기 위해 이온 빔과 테프론시트(PTFE) 막을 이 용하여 성공적인 인공날개 제조(Lee et al., 2009), 그리고 장수풍뎅이의 큐티클 구조색의 착색 원리와 디자인을 모방 한 습도 센서 원리를 개발하였다(Kim et al., 2010). 기계연 구원에서는 연꽃 표면의 미세구조를 모방하여 유리, 거울, 안경 등 자가세정이 필요한 분야에 적용가능한 초발수 표면 제조방법을 개발하여 2011년에 특허등록하였다. 어류의 행 동 특성 등을 모방한 예를 보면, 날치가 빠른 속도로 공중 비행할 수 있는 공기 역학적 원리를 날치의 가슴과 골반에 있는 지느러미 형태와 움직임에 따른 각도에 있다는 원리를 발견하였고(Park and Choi, 2010), 돛새치와 황새치의 표면 에서 발견되는 V자 모양의 돌출부와 부리의 형태학적 특징 과 원리가 물속에서 표면 장력을 줄여 빠르게 헤엄칠 수 있게 한다는 수리학적 특징을 발견하였다(Sagong et al., 2013). LG전자 연구팀과 서울대학교 연구팀은 앞에서 언급 되었던 혹등고래 지느러미 혹 형상과 조개 표면의 홈 구조 를 모방하여 소음저감 및 에너지 효율이 높은 팬을 개발하 여 2015년에 특허등록을 하였다. 또한 소금쟁이의 점프 형 태와 다리회전의 행동과 형태를 모방하며 물위에서 행동이 자유로운 반수생(semi-aquatic) 로봇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 는 원리를 발견하였다(Yang et al., 2016).
이어서 2010년 중반부터는 생물・생태 특성을 이용・활용 한 다양한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생물의 화학기작 분야까지로 확대발전 되고 있다. 홍합의 접착 단 백질과 곤충의 디티로신 교차의 화학반응에 의해 개발된 의료용 생체접착성이 있는 하이드로겔(Jeon et al., 2015), 맹그로브 뿌리의 담수화 기능을 모방하여 염수를 안정적으 로 여과시킬 수 있는 막(Kim et al., 2016), 반딧불이 발광기 관의 계층적 미세구조 중 반사층과 외피층의 광학 기능을 모방하여 고효율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Kim et al., 2016), 그리고 홍합 족사에 존재하는 카토콜의 성분을 응용 한 접착성 키토산을 이용해 지혈 주사 바늘이 개발되었 (Shin et al., 2017). 최근에는 전기와 에너지 관련한 연구가 활발하며 문어 빨판의 강한 흡인 접착력을 조정하는 근육운 동을 모방하여 온도 반응에 작용하는 스마트 접착 패드(Lee et al., 2016), 곤충 더듬이의 감각기관(sensilla)의 구조 특징 을 활용하여 수소반응성 나노섬유에 기반한 수소센서(Han et al., 2017), 자유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키는 전기뱀방어 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전압 에너지 생성기를 제안하였다 (Wang et al., 2018). 게코 도마뱀의 발바닥 섬모 연구는 생태모방연구에 있어 자주 모방되는 대상이며 대부분 접착 제 혹은 잘 붙는 로봇 개발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Jeong et al(2018)는 게코도마뱀의 접착력을 응용하여 개발한 게 코프린팅의 방법을 이용하여 미세 전자장치에 응용이 가능 한 전자장치를 개발하였다. 국립생태원은 도토리거위벌레 의 턱구조와 조류 깃털의 구조색의 특성과 원리 분석을 주 제로 생물과 생태 기반인 biology push 측면에서 생태모방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 현황의 사례를 보면 생태모방이란 개념을 완전히 도입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예들도 있으나, 생물 및 생태계 에서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시도는 앞으로 생태모방기술의 발전을 위해 고무적인 신호라고 볼 수 있다.
생태모방 연구 촉진 방안
1. 생태모방의 현주소
현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생물학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생태모방을 연구하거나 기술개발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왜냐하면 대부분 기술개발 문제를 해결하기 위 해 생물・생태 특성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까지는 생물・생태 특성을 취합할 인터페이스가 없기 때문에 생물・생태분야가 아닌 기술・공학적 전문가들이 생 태모방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거나 활용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많은 생물・생태 특성에 대한 조사 및 분석 연구자료 의 데이터 검증을 통해 라이브러리 형식으로 정보를 축적하 려고 해도 원하는 생물・생태 특성 데이터가 부족하거나 신 뢰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그러기에 생물・생태 특성관련 생태모방 연구와 이를 통한 기술개발 촉구를 위한 노력이 상대적으로 빈약해 질 수 있다. 또한, 생태모방 자체에 대한 이해도 부족과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장 인식 부족이 생태모방 연구와 기술개발의 진행이 잘 되지 않는 요인이 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부족한 정보와 추상화된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킬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의 부재가 큰 원인이 될 수 있다.
2. 해결방안
4차 산업혁명과 혁신성장을 주도할 신산업・신기술 개발 의 시대를 맞이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기관 및 기업들의 생 태모방연구와 그를 통한 기술개발 및 활용 범위는 전반적으 로 정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가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서는 기술개발에 맞춰진 생태모방 연구 뿐 만 아니라, 생물・ 생태 특성을 집약하여 분석해 놓은 데이터 풀에서 기술개발 자가 아이디어를 찾거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생물・생태 특성을 지식화한 데이터 풀을 만드는 것이다. 생태학적 관 점에서 생태모방연구가 활발해지기 위해서는 조사를 통한 생물・생태 특성을 분류하고 정의하며, 정확한 데이터 확보 가 이루어져야 하고, 기술개발자나 공학자들이 필요한 솔루 션을 제시해 줄 때 생물중심 접근에 기반한 생태모방연구가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과 및 고찰
생태모방 관련 연구와 기술은 선진국 위주로 상당히 진행 되어 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국내 연구 현황을 통한 자료를 살펴보면 생태모방 연구와 기술에 대한 진행이 결코 뒤쳐져 있지 않다. 다만 생태모방연구의 목적이 공학적인 기술개발을 위한 방향으로만 초점이 대부분 맞춰져 있기 때문에 자연계에서 기본 모델과 아이디어는 얻지만 생물・ 생태 특성에 대한 기초자료는 부족한 실정이다. 생태모방에 대한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전적으로 부족한 생물・생태특성에 관한 조사 및 특성 분류 등에 대한 기초자료의 축적이 필요하다. 그동안은 과학기술 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지원부 주도였기 때문에 기술개발 위주였던 생태모방 분야가 최근에는 환경부가 관심을 보여 면서 생물학적・생태적 관점에서 Biology push(생물특성기 반 생태모방) 방법이 시작되면서 생태모방연구의 새로운 전 환을 맞이하고 있다. 청색경제라는 큰 차원에서 환경과 경 제 문제 해결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발전과 미래 신성장 산 업과 신기술을 지향하며 생태모방 활성화를 위한 국내 협의 체 뿐 아니라 국제적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생태모방은 국제사회와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기 위해 서는 국내 고유 생물・생태자원을 활용한 생물특성기반 생 태모방에 주목 해야 한다. 그 시작으로 생물생태의 특성 원 리분석 연구와 생물・생태 데이터, 지표에 대한 데이터베이 스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