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사다새목(Pelecaniformes) 저어새과(Threskiornithidae)에 속하는 저어새(Platalea minor)는 한반도 서해안, 중국, 러시 아 등에서 번식하며 한국의 제주도,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 등지에서 월동하는 중대형 섭금류로(BirdLife International, 2001), 갯벌이나 논, 강 하구 등 수심이 얕은 물가에서 작은 어류, 갑각류 등의 동물성 먹이를 섭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wennen and Yu, 2005;Kim, 2006). 저어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1994년에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IUCN Redlist)에 심각한 멸종위기종(Critically Endangered) 등급 으로 분류되었고, 2000년에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하향 조정되었다(BirdLife International, 2017). 국내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 문화재청 지정 천연 기념물 제205-1호로 보호받고 있다. 최근 저어새 서식 국가 들의 국제적인 보호 노력으로 개체수가 점차 증가하여 2017년에는 3,941마리까지 회복되었으나(Yu et al., 2018), 아직까지 종이 생존하기 위한 최소 생존개체군으로 제안된 성조 7000개체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어(Yeung et al., 2006) 지속적인 보호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반도는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로 전 세계 번식 개체군의 93%가 서 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특히 강화도 인근의 무인도 서를 비롯한 인천・경기만 일대 지역에 개체군의 86%가 집 중되어있고 그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Kwon, 2017). 강화도는 섬 주변에 갯벌이 잘 발달해 있고, 논 면적이 12,608ha로 섬 면적의 약 41%를 차지하여 인근 무인도서에 서 번식하는 저어새에게 중요한 섭식지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연습지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 서 인공습지인 논은 다양한 생물들에게 자연습지의 대체서 식지로 이용되고 있다(Elphick, 2010). 국내에서 논은 국토 의 약 9%를 차지하고 있으며 소형 어류, 양서류, 그 외 수서 곤충을 포함한 다양한 저서무척추동물들이 서식하여 다양 한 섭금류들의 중요 섭식지로 이용된다(Nam et al., 2012;Han et al., 2013). 그러나 논은 경작을 하려는 인간에 의하 여 시기별로 수심, 식생 등의 환경요소가 크게 변화하며, 이러한 논의 환경변화는 농수로와 필지 내에 서식하는 갑각류, 어류, 양서류의 풍부도에 영향을 미친다(Lane and Fujjoka, 1998). 습지를 이용하는 수조류들 역시 식생, 수심, 수위변 동, 먹이량, 먹이에 대한 접근성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Stafford et al., 2010) 영농인의 경작방법에 따라 논에 서식 하는 생물상의 차이를 보이게 된다(Nam and Kim, 2017).
강화도 인근에서 번식하는 저어새의 섭식지 이용에 대한 선행연구에 의하면 유도에서 번식하는 저어새는 강화도 남 단의 갯벌과 동남쪽 해안의 논을 주된 섭식지로 이용하였다 (Kim, 2006). 특히 육추단계인 5월과 6월에는 논을 이용하 는 저어새의 개체수가 급증하였고, 그 이유가 육추시기의 새끼에게 저염분의 먹이를 먹이기 위한 것이라는 가설이 제안되었다(Kim, 2006). 이와 관련하여 저어새 유조 깃털 의 안정성 동위원소 분석을 통한 유조의 연령별 먹이원 차 이에 대해 분석한 결과, 유조가 성장할수록 담수성 먹이원 의 비율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Jeong, 2014). 이와 같이 저어새의 번식에 담수 먹이원이 중요하다는 연구결과 들이 발표되고 있으나, 저어새의 담수 섭식지에 대한 연구 는 월동지 위주로 이루어졌으며(Lee et al., 1995;Yu and Swennen, 2004b), 특히 논의 이용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저어새의 주요 번식지인 강화도의 논에서 번식기 저어새의 논습지 이용 현황을 파악 하고, 논의 환경요소를 측정하여 논의 환경 변화가 저어새 의 섭식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번식기 동안 가장 많은 저어새가 이용하는 것 으로 알려진 강화도 불은면, 선원면, 길상면의 해안과 인접 해있는 연리(3.0 km²), 오두리(1.0 km²), 넙성리(1.4 km²), 덕성리(2.0 km²), 초지리(3.0 km²) 인근의 논 10.4 km²에서 수행되었다(Figure 1). 연리, 오두리, 넙성리 인근의 논은 조사가 시작되는 4월초부터 대부분의 논에 물이 채워져 있 었고, 덕성리와 초지리 인근의 논은 모내기 직전인 5월 초에 물을 채웠다. 조사는 2017년 4월 5일부터 6월 27일, 2018년 4월 5일부터 6월 24일까지 매월 초순, 중순, 말경으로 한 달에 3회씩 실시하였다.
2. 조사방법
조사기간 동안 강화도 논에서 선조사법을 이용하여 쌍안 경(Kowa, 8×32)으로 저어새의 분포를 확인하고 관찰되는 저어새의 연령을 구분하여 개체수를 기록하였다. 관찰된 저 어새의 연령은 저어새의 부리의 색과 주름의 발달 상태, 번 식깃의 여부, 첫째날개깃 끝부분의 검은색 여부를 종합적으 로 판단하여 성조와 미성숙개체로 구분하였다(Chong et al., 2000). 모든 저어새는 관찰된 순간의 행동유형에 따라 섭식과 휴식으로 나누어 행동을 기록하였으며 비행 중인 저어새는 기록에서 배제하였다.
2017년 조사에는 분포조사와 더불어 환경에 따른 저어새 의 섭식행동을 알아보기 위하여 조사지역에서 발견된 저어 새의 섭식행동을 캠코더(Samsung HMX-S16)로 촬영하였 다. 촬영된 영상 분석은 저어새가 먹이를 찾기 시작하고 먹 이를 포착하여 삼키거나 먹이를 찾지 못해 부리를 들어 올 리는 행동을 한 번의 섭식시도(Feeding bout)로 구별하였고 (Swennen and Yu, 2005), 섭식 시도마다 소요된 시간, 걸음 숫자, 부리를 젓는 횟수(Sweeping)를 기록하고, 포획한 먹 이원의 크기와 종을 판별하였다. 먹이원의 크기는 촬영된 영상에서 저어새가 먹이원을 들어 올렸을 때 저어새의 평균 부리길이와 폭과 비교하여 평가하였고(Swennen and Yu, 2005), 전체 섭식 시도 중 먹이원의 포획에 성공한 섭식 시도의 비율을 통하여 섭식성공률(Feeding success rate)을 계산하였다. 저어새의 분당 먹이 포획 수(CR, number of captured per min)와 분당 발걸음 수(SR, number of steps per min)를 측정하여 저어새의 섭식효율(EF, efficiency= CR/SR)을 계산하였다(Erwin et al., 1985;Song, 2012). 저 어새의 섭식행동이 촬영된 논은 논의 수심과 필지의 유형을 기록하였으며 필지의 유형은 경작의 정도에 따라 다음의 3가지로 구분하였다(Fujioka et al., 2001;Choi et al., 2014): (1) 논을 갈아엎고 물을 댄 골과 고랑이 패여 있는 논 (FAP, flooded paddy after plowing), (2) 써레질이 완료되 어 바닥이 평평한 논(PAP, flooded paddy after puddling), (3) 모내기가 실시된 논(RP, rice planted paddy).
추가로 논에서 섭식하는 저어새의 잠재먹이원을 조사하 기 위해 섭식개체가 관찰된 지점을 중심으로 저어새가 발견 된 필지와 발견되지 않은 필지에 각각 길이 32 cm, 폭 18 cm, 구멍 크기 3 cm의 미꾸라지망을 필지 당 4개씩 설치하 였다. 저어새의 잠재먹이원은 선행연구(Swennen and Yu, 2005;Kim, 2006)를 참고하여 패각류를 제외한 저서무척추 동물과 어류, 양서류로 한정하여 채집하였고 유인제로는 어 분을 사용하였다. 미꾸라지망은 저녁 7시에 설치한 뒤 다음 날 아침 6시에 회수하여 포획된 생물들을 종 수준으로 동정 하고 개체수, 크기, 생중량을 기록한 후 채집되었던 필지에 다시 방생하였다. 현장에서 동정할 수 없는 생물의 경우에 는 70% 에탄올에 고정하여 보관한 후 실험실에서 도감을 참조하여 동정하였다. 2018년 조사에는 조사 시기에 따른 강화도 논의 변화를 보기 위하여 초지리에 1개 필지, 다른 지역은 조사지역마다 2곳의 필지를 선정하여 저어새의 관 찰 유무와 관계없이 매 조사마다 수심, 필지의 유형, 잠재먹 이원의 먹이량을 측정하였다.
3. 통계분석
2017년도와 2018년도에 관찰된 저어새의 시기별 개체수 차이가 없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Chi-square test를 실시하였 고, 저어새가 관찰된 논과 관찰되지 않은 논의 잠재먹이원 생물량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Mann-Whitney U test를 이용하였다. 조사시기별, 논 유형별로 저어새의 섭식행동의 차이를 알아보기 위하여 Kruskal-Wallis test를 실시하여 유 의수준 0.05로 검증하였고,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는 경우 Tukey test를 통하여 사후검정을 실시하였다. 저어새의 부 리를 젓는 행위(Sweeping)과 섭식효율 및 섭식성공률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하여 Spearman’s rank correlation을 사 용하였다. 모든 통계분석은 R version 3.4.3을 사용하여 실 시되었다(R Core Team, 2017).
결과
1. 저어새의 분포 현황
조사지역 내의 저어새 총 개체수는 조사가 시작되는 4월 부터 점차 늘어나다가 6월 이후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Figure 2). 2017년 4월 6일부터 6월 27일까지 9회 실시한 분포 조사에서 총 166마리(성조 150개체, 미성숙새 16개체) 가, 2018년 4월 6일부터 6월 24일까지의 9번에 걸친 조사결 과 총 142마리(성조 129개체, 미성숙새 13개체)의 저어새 가 관찰되었다. 조사연도에 따른 시기별 저어새의 도래 현 황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으며(Chi-square test, p-value= 0.4739), 2017년에는 넙성리, 2018년에는 연리에서 가장 많 은 개체수가 관찰되었으며 덕성리 인근 논의 경우 2018년 에만 저어새가 관찰되었다. 관찰된 저어새의 행동유형은 2017년에 18.3%, 2018년에는 7.0%의 개체만이 휴식행동 을 보였고, 나머지 81.7%와 93.0%의 개체들은 섭식행동을 하고 있었다. 물을 채우지 않았거나 물이 증발하여 존재하 지 않는 논에서는 저어새가 관찰되지 않았으며, 휴식 행동 을 하는 모습 또한 물이 존재하는 필지의 본답 또는 논둑에 서만 관찰되었다.
2. 강화도 논의 잠재먹이원 현황
조사기간 동안 조사지역 내의 논에 설치한 트랩에서는 총 6과 11종의 어류, 3종의 양서류, 3종의 수서곤충이 포획되 어 저어새가 섭식하기에 너무 큰 드렁허리를 제외하면 총 16종의 잠재먹이원이 채집되었다(Table 1). 이 중 가장 많이 채집된 종은 붕어(Carassius carassius; n=619)와 미꾸리 (Misgurnus anguillicaudatus; n=533), 애기물방개(Rhantus pulverosus; n=348)였으며, 3종의 합이 전체 채집된 잠재먹 이원 개체수의 91.6%를 차지하였다(Table 1). 모든 형태의 논에서 저어새가 관찰된 논이 저어새가 관찰되지 않았던 논보다 평균적으로 더 많은 생물량을 보였으며, 그 중 PAP와 RP형태의 논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Mann- Whitney U test, p-value<0.05; Table 2). 2018년에 고정조사 구역을 설정하여 동일한 논의 시기별 생물량 변동을 분석한 결과 먹이원의 생물량은 지역별, 조사 시기별로 유의미한 차이 가 나타났다(Kruskal-Wallis test, p-value<0.05; Figure 3).
3. 저어새의 섭식행동 변화
2017년 4월 6일부터 5월 26일까지 총 651분간 51개체 의 섭식행동을 촬영하였다. 6월 이후의 조사에서는 저어 새의 섭식행동이 관찰되었으나 벼가 많이 자라 먹이활동 을 하는 저어새의 모습이 가려져 촬영이 불가능하였다. 총 3,746회의 섭식시도(Feeding bout)가 관찰되었고 그 중 36.0%(n=1347)는 먹이를 잡는데 성공하였다. 저어새 먹 이원의 98.7%(n=1329)는 5cm 이하의 작은 먹이였으며, 영상을 통해 저어새가 논에서 섭식하는 먹이자원으로 확 인할 수 있었던 것은 붕어와 미꾸리였다.
저어새의 분당 포획수는 조사시기가 경과함에 따라 점차 적으로 증가하였고, 분당 발걸음 수는 모내기가 완료된 5월 중순 이후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Figure 6). 반면 분당 저어새의 분당 부리 젓기(Sweeping)횟수는 조사기간 동안 큰 변동이 없었으며, 조사 시기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이 지 않았다(Kruskal-Wallis test, p-value=0.6877; Figure 7). 섭식성공률은 조사 시기별로 차이가 크게 나타나 붕어와 미꾸리의 치자어가 포획되기 시작하였던 5월 초 이후로 급 등하였고(Figure 4), 섭식효율 또한 섭식성공률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Figure 5). 섭식성공률, 섭식효율, 분당 먹이 원 포획수, 분당 발걸음 수는 모두 5월 중순의 모내기 시점 을 전후로 조사 시기에 따른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Kruskal-Wallis test, p-value<0.01).
논 유형에 따른 저어새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섭식성공 률, 섭식효율, 부리 젓기(Sweeping) 횟수는 모두 모내기를 완료한 RP형태의 논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Table 3). 분 당 부리 젓는 횟수를 제외한 섭식효율, 섭식성공률, 분당 포획 수, 분당 발걸음 수는 FAP와 PAP형태의 논 사이에서 는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RP형태의 논에서는 FAP와 PAP 형태의 논보다 높게 나타나 모내기 전후로 유 의한 차이를 보였다(Kruskal-Walis test, p-value<0.01; Table 3). 부리 젓기(Sweeping) 횟수와 섭식효율, 섭식성공 률 간에는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섭식효율 과 섭식성공률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Spearmans’s rho=0.9190, p-value<0.01).
고찰
조사결과 저어새의 시기별, 지역별 분포 경향은 Kim (2006)과 Kim(2018)의 선행연구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지 역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조사지역 내의 전체 저어새 개체수 는 포란기인 4월 초 이후로 점차 증가하여 부화기인 4월 말에서 육추기 중반인 5월 말까지 가장 많은 수가 관찰되었 고 그 이후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Figure 2). 2017년과 2018년 모두 5월 중순에 관찰된 개체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요인으로는 이 시기에 대부분의 조사구역에서 모내기 또는 벼의 모식작업이 진행되었고, 그에 따른 인간에 의한 섭식 방해가 다른 조사시기보다 더 많이 일어났거나 모내기로 인해 논의 물을 빼면서 조사구역 전반에서 논의 먹이원이 감소한 것과 관계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Figure 3). 관 찰된 저어새는 대부분이(90.6%) 번식깃을 가진 성조였으 며, 2017년과 2018년 모두 80% 이상의 개체들이 섭식행동 을 보여 월동기보다 번식기에 섭식행동을 하는 개체의 비율 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Choi, 2004;Yu and Swennen, 2004a;Noh, 2005). 이러한 현상은 논에서 관찰된 저어새의 대부분이 성조이고, 다수가 관찰되기 시작하는 시기가 먹이 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부화 초기-육추 중기이기 때문에 번식 중인 성조들이 새끼에게 먹이를 공급하기 위해 섭식에 투자하는 시간이 더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되며, 육추기에 담수성 먹이원을 새끼에게 먹이기 위해 논의 이용이 증가한 다는 선행연구들의(Kim, 2006;Jeong, 2014;Kim, 2018) 가설을 뒷받침한다.
저어새의 잠재먹이원을 조사한 결과 총 16종의 잠재먹이 원이 채집되었으며(Table 1) 채집된 먹이원은 붕어, 미꾸리, 애기물방개가 대부분(90.5%) 이었다. 이 중 애기물방개는 4월 초부터 6월 말까지 성충이 꾸준히 채집되었고, 5월 중 순 이후로는 유충도 채집되었다. 붕어는 4월에는 5 cm 이상 의 개체들이 간헐적으로 채집되었고, 산란기가 시작되는 5 월 이후로는 2 cm 이상의 치어들만 다수 채집되었다. 미꾸 리는 4월부터 6월까지 다양한 크기의 성체가 꾸준히 채집되 었으며, 산란기가 시작되는 5월 이후로는 2 cm 이상의 치어 들이 다수 채집되었다. 조사가 시작되는 4월 초부터 물이 채워져 있던 넙성리와 오두리, 연리 인근의 논은 3월부터 인근 농수로가 범람하여 침수되는 형태의 논이 많았다. 이 러한 논은 농수로로부터 유영성 어류인 잉어과와 송사리과 어류들이 자연스럽게 논으로 흘러 들어올 수 있었기 때문에 저어새의 번식기 초기인 4월부터 저어새의 섭식지로 이용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논은 범람하는 시기에 넘어온 잉어 과 어류들의 산란장으로도 이용될 수 있으며(Kim et al,, 2016), 본 조사에서도 잉어과 어류의 치어의 경우 5월 이후 에 트랩 당 포획개체수가 높게 나타났다. 또 다른 저어새의 먹이원인 미꾸리과 어류들은 논과 배수로가 연결되어 있고, 수로가 흙으로 이루어져 있을 때 풍부도가 높은 것으로 알 려져 있다(Kim et al,, 2016). 또한 미꾸리과 어류들은 논에 서 산란을 하며, 5월부터 논에서 부화하기 시작하는 치어들 은 7월 이후까지도 논에 머무르며 성장하기 때문에(Kim et al., 2016) 논을 찾는 저어새의 주요 먹이원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저어새가 관찰된 논과 관찰되지 않는 논의 잠재 먹이원 생물량을 비교했을 때, 모든 형태의 논에서 저어새 가 관찰된 논의 생물량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논의 먹이 원 생물량은 저어새의 서식지 선택에 영향을 주는 요소로 판단된다. 2018년에 지역별로 고정 조사구를 선정하여 매 조사시기마다 필지 내의 생물량 변화를 조사한 결과 매 조 사 시기마다 등락을 반복하였다. 이는 조사기간 동안 필지 의 물이 증발에 의한 감소 외에도 농민들의 경작방법에 따 라 인접한 농수로로부터 물의 유입과 유출이 반복되었고, 그때 저어새의 잠재먹이원들이 이동했기 때문으로 판단된 다. 논에 서식하는 어류들은 물이 유입되거나 유출될 때 논 과 수로를 이동하며, 특히 미꾸리과 어류는 중간 낙수기에 논이 건조해지면 논과 연결된 수로나 둠벙과 같은 유량이 많은 곳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inagawa et al., 2006;Kim et al., 2011;Kim et al,, 2016).
저어새의 섭식행동을 분석한 결과 저어새의 섭식성공률 과 섭식효율, 분당 포획수는 잠재먹이원이 다수가 채집되기 시작했던 5월 초부터 크게 증가하였다. 분당 발걸음수는 한 주 뒤인 5월 중순 이후로 크게 증가하였는데, 이는 모내기가 완료된 RP형태의 논이 모내기 이전에 등장하는 FAP, PAP 형태의 논보다 수심이 얕아서(Kruskal-Walis test, p-value< 0.05)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분당 부리 젓는 횟수는 모내기 준비로 인해 논이 평탄화된 5월 초 이후에도 이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고, 조사시기와 도 유의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4월에 많이 나타난 FAP 형태의 논에는 골과 고랑이 패어 있어 대부분의 상황에서 저어새가 부리를 좌우로 휘저을 만한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탐침방식(Probing)을 주로 이용하였다. 이러한 탐침방식은 모내기가 완료되어 논이 평탄화된 RP형태의 논에서도 벼 밑둥을 수색할 때나 논의 가장자리를 따라 먹이활동을 할 때도 주로 사용되었다. 논이 평탄화된 이후에도 부리 젓는 횟수가 크게 증가하지 않은 이유는 저어새의 먹이원인 미꾸 리과 어류가 논의 가장자리에 주로 서식하고(Jeong, 2010), 일반적으로 다른 먹이원들 또한 은신하기 쉬운 논 가장자리 나 벼 밑둥을 선호하여 탐침방식이 더 사냥에 적합했기 때 문으로 보인다(Angermeier and Karr, 1984). 저어새가 부리 를 젓는 행동은 섭식효율이나 섭식성공률과 상관관계가 나 타나지 않았고, 모내기 전에 동시에 나타나는 바닥이 평평 한 논인 PAP과 평평하지 않은 논 FAP의 비교에서 섭식성 공률 및 섭식효율의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저 어새는 논 바닥의 상태에 구애받지 않고 논의 환경에 맞춰 적합한 섭식방법을 활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저어새의 비 번식기에 월동지와 강화도 갯벌에서 섭식행동을 분석한 선 행연구와 본 연구의 결과를 비교했을 때(Swennen and Yu, 2005) 강화도 논에서 관찰된 저어새의 분당 포획수와 섭식 성공률은 5월 중순 이후로 월동지와 강화도 갯벌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분당 발걸음수는 최대 72회를 기록하여 강 화도 논의 저어새가 모든 조사시기에서 더 천천히 걷는 것 으로 나타났고, 섭식효율은 5월 초 이후 조사부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4).
본 연구에서는 저어새의 섭식행동이 논의 경작으로 인해 나타나는 다양한 환경요소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 하여 알아보고자 하였다. 잠재먹이원 조사 결과와 저어새의 섭식행동을 종합해 볼 때 강화도 논에서 저어새의 주요 먹 이원은 잉어과 어류의 치어와 미꾸리과 어류로 판단된다. 조사기간 동안 저어새가 가장 많이 이용한 연리 인근 논은 생물량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이 지역은 저어새의 번식 지인 유도로부터 직선거리로 약 9km, 각시암으로부터 약 12km, 매도로부터 약 15km 떨어져있어 조사구역 내에서도 인근 번식지로부터 가장 멀리 위치한 곳이다. 일반적으로 번식지와 섭식지가 멀어질수록 번식지와 섭식지를 오가는 비행 비용이 증가하여 번식에 장애요소가 된다는 점을 고려 한다면(van Wetten and Wintermans, 1986), 번식지에서 상 대적으로 가까운 갯벌을 두고 더 먼 거리에 위치한 논까지 날아오는 비행 비용을 지불하는 데에는 특정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저어새의 논 이용이 번식기가 지날 수록 점차 증가하는 현상에 대한 가설로 어린 새끼의 염분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담수먹이원을 먹이려 논을 이용한 다는 가설이 제시되었다(Kim, 2006;Kim, 2018). 본 연구 결과는 이러한 염분스트레스에 대한 가설 이외에 단순히 논의 먹이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갯벌보다 섭식효율이 높아 서 논을 이용한다는 새로운 가설을 시사한다. 번식기에는 새끼를 먹이기 위해 먹이에 대한 요구량이 높아지며, 노랑 부리저어새(P. leucorodia)의 경우 시기에 따라 먹이량이 많은 곳으로 섭식지를 옮겨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van Wetten and Wintermans, 1986). 강화도의 논은 저어새의 새끼가 부화하기 시작하는 5월 초부터(Kwon, 2017) 먹이 량이 풍부해져 번식기 먹이요구량이 늘어난 저어새에게 좋 은 섭식지가 될 수 있고, 조사 결과 육추기에 논에서 관찰된 저어새는 높은 섭식효율을 보였다. 또한 논은 조류의 흐름 에 따라 섭식시간이 제한되는 갯벌과 달리 시간의 제한 없 이 지속적으로 섭식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강화도의 논은 저어새가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다른 섭식 지보다 섭식하는 먹이원의 크기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Choi, 2004;Swennen and Yu, 2005). 따라서 섭식효율은 높으나 실질적으로 얻게 되는 생물량은 낮을 수 있어 같은 시기 갯벌에서의 섭식행동과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 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