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담수어류는 하천생태계의 먹이사슬 상위소비자 역할을 하고 있으며, 지질 및 기후, 생태적 역사의 상호작용에 의해 독특한 분포양상을 갖는데, 한반도 담수어류의 지리적 분 포는 지질학적 역사 및 빙하기와 간빙기를 통한 해수위의 변화에 따라 크게 서한아 지역(West Korea Subdistrict)과 남한아 지역(South Korea Subdistrict), 동북한아 지역 (Northeast Korea Subdistrict)으로 구분된다(Nishimura, 1974; Kim, 1997; Kim et al., 2005; Yoo et al., 2016). 또한 최근에는 하천준설과 하천정비공사, 대형 보 및 하구 둑의 건설 등과 근대화에 따른 수질오염, 외래종의 도입 등 의 환경변화 및 생물학적 원인으로 큰 영향을 받고 있다 (Jang et al., 2006; Kwater, 2007; Ko et al., 2008a;2017;MAFRA, 2010).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수생 생물의 다양성 이 감소하고 많은 종들의 서식지와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 면서 멸종위기에 놓이거나 일부 종들은 멸종한 것으로 보고 된 바 있으며(Kim et al., 2005;NIBR, 2011), 현재 국내 담수어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I급 11종, II급 16종이 지 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ME, 2017).
흑천은 서한아 지역의 한강수계, 남한강 지류로 지방2 급 하천이고 유로길이 39.22 km, 유역면적 314.02 km2이 며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다. 금불산(해발 744 m)과 성지 봉(해발 787 m)에서 발원하여 남한강으로 유입되며, 지류 로는 갈운천과 부안천, 지평천, 용문천, 연수천 등이 있다 (Kwater, 2007). 흑천의 어류상 및 어류군집에 관한 연구 로 Han (2007)과 Moon et al. (2010), 제3차 전국자연환경 조사(Song and Jeon, 2009a;2009b, 2009c; Baek and Kim, 2010;Park and Hong, 2010)가 있다. 흑천에 출현 한 어류 중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한강납줄개(Rhodeus pseudosericeus)는 2001년 신종발표 시 흑천에 서식하는 것이 알려졌으며(Arai et al., 2001), 2007년에는 1개 지점 에서 3개체(Han, 2007), 2010년에는 2개 지점 14개체 (Moon et al., 2010)가 확인되었고, 2012년부터 2017년까 지 한강납줄개의 분포조사로 3회 동안 중・상류 6개 지점 에 한강납줄개 211개체가 채집된 바 있다(Ko et al., 2018a). 또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 묵납자루(Acheilognathus signifer)는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양평군 단월면 삼가리 삼가교에 치어 7,000마 리가 방류되었다(ME, 2011;2012).
본 연구에서는 자연환경이 비교적 잘 보전되어 있고 멸종 위기어종 및 고유어종의 출현 보고가 많은 흑천에서 어류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어류상 및 어류군집, 하천건강성 등 생태적 특징을 밝히고, 멸종위기종 한강납줄개와 묵납자루 의 서식양상을 밝혀 보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조사 지점 및 기간
본 연구는 남한강 지류 흑천에서 2018년 1차(4월 21~23 일)와 2차(6월 18~20일), 3차(8월17~19일), 4차(10월 4~6 일)로 나누어 어류의 채집과 서식지 환경을 조사하였다. 조 사지점은 아래와 같이 흑천의 최상류부터 하류까지 3~5 km 간격으로 여울과 소가 포함되도록 서식환경을 고려하여 10 개 지점을 선정하였다(Figure 1).
2. 채집 및 조사방법
채집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의 한강납줄개와 묵납자루 의 포획이 포함되어 한강유역환경청의 포획허가(제2017-21 호, 제2018-34호)를 받은 후 실시하였다. 조사 지점별로 200 m 구간에서 실시하였는데, 여울과 수심이 낮은 소에서는 투망(망목 6×6 mm, 10회)과 족대(망목 4×4 mm, 30분)를 이용하여 채집하고 야행성 어류 및 소에 서식하는 한강납줄 개 등의 어류를 채집하기 위해 일각망(낭장망, 날개 길이 10 m, 망목 4×4 mm, 야간을 포함하여 12시간 정치) 1개를 추가적으로 이용하였다. 채집된 개체는 현장에서 육안으로 동정・개수한 후 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바로 방류하였는데, 한강납줄개는 마취제(MS-222)로 마취한 후 전장과 성별 등 을 조사한 후 방류하였다. 어류의 동정은 Kim (1997), Kim and Park (2007), Kim et al. (2005) 등에 따랐으며 분류체계 는 Nelson (2006)에 따라 목록을 정리하였다. 한강납줄개의 성비 및 연령구조를 밝히기 위해 지점별 조사 및 추가조사를 실시하여 조사 시기별 200~300개체를 확보하였다. 채집된 개체는 전장빈도분포도를 작성하여 성장도와 연령을 추정 하였으며 (Ricker, 1971), 성비를 계산하고 χ²검정을 통하 여 성비 1 : 1 유의성을 확인하였다.
서식지 환경은 수문학적 환경과 이・화학적 환경으로 나누 어 조사하였는데, 수문학적 환경 중 하폭 및 유폭, 수심 등은 거리 측정용 망원경(Yardage pro Tour XL, BUSHNELL, Japan)과 줄자를 이용하여 측정하였으며, 하천형은 Kani (1944)의 방법에 따라, 하상구조는 Cummins (1962)의 방법 으로 구분하였다. 조사지역의 이・화학적 환경 중 기온과 수 온은 디지털온도계(T-250A, ASAHI, Japan)를, 전기전도도 (Conductivity)와 용존산소량(DO), pH, 염도 등은 수질측정 기(HI-9828, Romani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어류의 군집 특성을 밝히기 위해 우점도(dominance index: DI)와 다양도(Diversity index: H), 균등도(Evenness index: E), 풍부도(Richness index: R) 지수를 산출하였다(Margalef, 1958; McNaughton, 1967; Pielou, 1969;1975). 군집구조는 조사지점별 출현 종과 개체수를 근거로 Primer 5.0 (PRIMER E Ltd, UK)을 이용하여 Bray–Curtis 유사도를 계산한 후 도식화하였다. 조사지점들의 건강성은 우리나라 하천건강성 평가를 위해 개발된 모델(IBI)을 이용하여 하천차수(stream order)에 따라 8개의 메트릭(M1: 국내종의 총 종수, M2: 여울성 저서종수, M3: 민감종수, M4: 내성종의 개체수 비율, M5: 잡식종의 개체수 비율, M6: 국내종의 충식종 개체수 비율, M7: 채집된 국내종의 총 개체수, M8: 비정상종의 개체 수 비율) 별로 값을 계산한 후 합산하여 어류생물지수(FAI)를 산출하였다. 산출된 어류생물지수는 매우좋음(A, 80~100), 좋음(B, 60~80), 보통(C, 40~60), 나쁨(D, 20~40), 매우 나쁨 (0~20)으로 등급을 구분하였다(NIER, 2016).
흑천에 출현한 어류상의 특징을 비교하기 위해 과거문헌 인 Han (2007)과 Moon et al. (2010), 제3차 전국자연환경 조사 담수어류 중 흑천 일대에 포함되는 Song and Jeon (2009a;2009b, 2009c), Baek and Kim (2010), Park and Hong (2010)의 자료를 정리하여 비교하였다.
결 과
1. 서식지 특성
1) 수문학적 특성
흑천의 주위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하천을 중심으로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으나 넓지 않았다. 하천차수(stream order)는 1~4차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St. 1이 2차 하천, St. 2~4는 3차 하천, St. 5~10은 4차 하천으로 구분되었다. 최상 류 St. 1은 유폭 3~5 m로 가장 작았고 하천형은 여울과 소가 짧게 반복되는 계곡형(Aa type)이었으나 이후 하류로 가면 서 유폭은 급격히 넓어지면서 St. 4~10은 유폭 30~130 m로 여울과 소가 크게 반복되는 평지형(Bb type) 이었다. 수심 은 0.3~1.5 m로 비교적 유사하였고, 하상은 전체적으로 돌 (cobble)과 큰돌(boulder)의 비율이 높았고 그 다음으로 자 갈(pebble)과 잔자갈(gravel)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그 밖 에 보는 St. 1, 9를 제외한 모든 지점에 설치되어 있었고 이중 St. 4, 10에만 어도가 설치되어 있었다. St. 3은 인위적 인 생태체험장이 하천에 조성되어 있었으며, 무지개송어 (Oncorhynchus mykiss)를 방류하여 초・중학생의 맨손잡기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2) 이・화학적 수질 특성
흑천은 전체적으로 물이 맑았으며 큰 오염원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기간 동안 수온은 상류역인 St. 1~2가 10~25℃ 로 하류역의 St. 8~10의 13~29℃보다 3~4℃가 낮았다. 전기 전도도(conductivity)는 St. 1이 58~101 μs/cm로 상대적으 로 낮았으며, St. 4~9는 150~200 μs/cm, St. 10은 172~234 μs/cm로 하류로 갈수록 높아졌다. 염도(salinity)는 0.03~ 0.11 ‰로 대체로 낮았으나 하류로 갈수록 약간씩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용존산소량(DO, dissolved oxygen)은 6~11 mg/L로 지점간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여름에는 낮고 봄에는 높았다. pH는 지점간에 큰 차이 없이 6.1~7.6이었다. Table 1
2. 어류상
흑천의 10개 지점에서 2018년 4월부터 10월까지 4회 조사에서 채집된 어류는 14과 47종 12,228개체였으며, 분류 군별로는 잉어과(Cyprinidae)가 25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 미꾸리과(Cobitidae) 5종, 종개과(Balitoridae)와 메 기과(Siluridae), 동자개과(Bagridae), 꺽지과(Centropomidae), 동사리과(Odontobutidae)가 2종, 퉁가리과(Amblycipitidae) 와 바다빙어과(Osmeridae), 연어과(Salmonidae), 송사리과 (Adrianichthyidae), 검정우럭과(Centrarchidae), 망둑어과 (Gobiidae), 가물치과(Channidae)가 1종씩 출현하였다 (Table 2). 우점종은 피라미(Zacco platypus, 37.6%), 아우점 종은 참갈겨니(Z. koreanus, 13.8%), 그 다음으로 긴몰개 (Squalidus gracilis majimae, 11.1%), 돌고기(Pungtungia herzi, 7.7%), 한강납줄개(5.0%), 돌마자(Microphysogobio yaluensis, 4.3%), 참마자(Hemibarbus longirostris, 3.0%), 모 래무지(Pseudogobio esocinus, 2.8%), 납지리(Acheilognathus rhombeus, 2.1%) 등의 순으로 우세하게 출현하였다(Figure 2). 출현종 중 한국고유종은 19종(40.4%)이었고, 환경부지정 멸 종위기 야생생물 II급은 한강납줄개와 묵납자루(A. signifer) 가, 외래어종은 배스(Micropterus salmoides)와 무지개송어가, 육봉형은 은어(Plecoglossus altivelis)와 밀어(Rhinogobius brunneus)가 채집되었다(Table 2). 지점별 종수는 St. 10이 34종으로 가장 많았고 St. 4~9가 20~28종, St. 2~3이 13~18 종, St. 1이 7종으로 가장 적었다. 개체수는 St. 5가 2,581개체 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St. 10, 4가 각각 1,482개체, 1,445개 체였으며 St. 1, 2는 각각 226개체, 612개체로 적은 편이었다.
3. 군집분석
우점종은 상류인 St. 1~2에서 참갈겨니였으며 하류로 가 면서 이들의 비율은 감소하고, 반대로 피라미는 상류에서 적었으나 하류로 가면서 증가하였으며 St. 3~10에서 우점종 이었다. 아우점종은 참갈겨니가 3개 지점(St. 3, 4, 7), 긴몰개 가 3개 지점(St. 6, 9, 10), 버들치(St. 1)와 피라미(St. 2), 한강납줄개(St. 5), 돌고기(St. 8)는 1개 지점에서 나타났다 (Table 2). 우점도(Dominance)는 St. 1이 0.86으로 가장 높았 고 St. 2, 3이 0.64~0.70, St. 6~10은 0.50~0.57이었으며 St. 3, 4는 0.42~0.43으로 낮았다. 다양도(Diversity)는 St. 3~4, 6~10이 2.13~2.28로 높았고 St. 2, 5는 1.60~1.75로 낮고, St. 1은 1.03으로 가장 낮았다. 균등도(Evenness)는 St. 3~4 가 0.75~0.76으로 가장 높았고 St 2, 6~10이 0.61~0.69로, St. 1, 5가 0.49~0.53으로 가장 낮았다. 풍부도(Richness)St. 1은 1.11로 가장 낮았고 이후 St. 3은 2.34, St. 5은 3.18, St 8은 3.80이었고 St. 10은 4.49로 가장 높게 나타나 상류에 서 하류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Table 3). 군집구 조는 St. 1이 최상류로, St. 2는 상류로 구분되고 St. 3~10이 중・하류로 하나의 그룹으로 묶였다(Figure 3).
4. 하천건강성평가
각 조사지점들의 하천건강성 생물보전지수(IRI)를 하천 차수에 따라 8개의 메트릭으로 나누어 평가한 후 어류생물 지수(FAI)를 계산한 결과 Table 4와 같이 나타났다. 하천차 수는 2~4차 하천이었는데, 내성종의 개체수 비율(M4)와 비 정상종의 개체수 비율(M8)은 모든 지점에서 최고점을 받았 으며, 국내종의 총 종수(M1)와 채집된 국내종의 총 개체수 (M7)은 St. 1을 제외한 모든 지점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잡 식종의 개체수 비율(M5)과 국내종의 충식종 개체수 비율 (M6)은 상류지점(St. 1~3)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하류 로 가면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여울성 저서종수(M2) 와 민감종수(M4)는 중류지점(St. 3~6)에서 높은 점수를 받 았으나 상류지점들과 하류지점들은 비교적 낮은 점수를 받 았다. 8개의 메트릭 점수의 합계인 어류생물지수는 St. 5가 좋음(B등급)으로 나타났고 그 외 모든 지점은 매우좋음(A 등급)이 나왔는데, St. 1, 7~10은 80~90점이었고, St. 2~4, 6은 90~100점으로 나와 매우 높은 점수를 보였다. Figure 4
5. 멸종위기종 한강납줄개의 서식양상
1) 분포 및 서식지 특성
멸종위기종 한강납줄개는 흑천에서 상류수역(St. 1~2)과 하류(St. 10)를 제외한 St. 3~9까지 폭넓게 서식하고 있었는 데, 특히 St. 4와 St. 5에서 각각 161개체, 319개체가 채집되 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 묵납자루는 St. 5와 St 6에서 각각 14개체, 1개체가 채집되었다. St. 5와 St. 6에는 한강납줄개 와 묵납자루가 혼서하고 있었는데, 한강납줄개는 주로 유속 이 느린 소(pool)의 달뿌리풀(Phragmites japonica)로 이루 어진 수심 0.3~1.2 m의 수변부에 주로 서식하고 있었고, 묵납자루는 주로 물의 흐름이 있으며 수심 0.5~1.2 m의 큰 돌과 돌 아래에 서식하고 있었고 일부개체는 달뿌리풀로 이루어진 수변부에서도 채집되었다. Figure 5
2) 한강납줄개의 성장 및 연령, 성비
4월에 채집된 가장 작은 그룹인 전장 32~45 mm는 암・수 가 구별되지 않았으나 전장 46~89 mm의 개체는 수컷에 짙은 혼인색이 나타나고 암컷에 산란관이 길게 신장되어 암・수가 구별되었으며 암・수간 전장에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암컷의 산란관에 성숙란이 배란되는 것이 관찰되어 조개에 산란하는 산란행동이 관찰되었다. 6월에는 처음으 로 전장 12~39 mm의 당년생 치어가 채집되었으며, 8월에 전장 22~43 mm로 성장하였고, 10월에는 전장 28~45 mm 로 급격히 성장하였다. 10월에 채집된 당년생 치어의 크기 는 4월에 채집된 첫 번째 그룹의 크기와 동일하였으며, 4월 이 산란기로 나타나 4월의 전장 32~45 mm는 만 1년생으로 추정되었다. 이러한 성장패턴을 근거로 산란기인 4월의 연 령을 추정하면 암・수 구별없이 전장 46~59 mm는 만 2년생, 전장 60~69 mm는 만 3년생, 전장 70~89 mm는 4년생 이상 으로 추정되었다. 성비는 본 조사기간에 암컷은 426개체, 수컷은 394개체가 채집되어 1 : 0.95 였으며 암・수간에 유 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1 : 1이었다(χ²<3.84, P<0.05). 또한 시기별로 채집된 한강납줄개의 성비는 4월 1.03, 6월 0.79, 8월 0.99, 10월 0.95였고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χ²<3.84, P<0.05) Table 5
고 찰
흑천의 어류상 및 어류군집에 관한 연구는 Han (2007)에 의해 6개 지점(연 3회 조사)에서 11과 34종이 서식하고, Moon et al. (2010)에 의해 24개 지점(연 3회 조사)에서 9과 26종이 서식하며, 제3차 전국자연환경조사(Song and Jeon, 2009a;2009b;2009c;Baek and Kim, 2010;Park and Hong, 2010) 20개 지점(연 1~2회 조사)에서 10과 26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Table 6). 본 조사는 본류 10개 지점을 연 4회 조사하여 14과 47종이 채집되어 과거 문헌보 다 13~21종이 많았는데, 이러한 결과는 과거 조사가 연 1~3 회 조사가 이루어진 반면 본 조사는 연 4회 조사가 이루어졌 고 조사방법에 있어서 과거 조사는 모두 투망과 족대로만 조사된 반면 본 조사는 족대와 투망에 일각망이 추가되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일각망은 수심이 깊은 소에 설치하여 야간을 포함하여 12시간 이상 정치하였기 때문에 눈동자개 (Pseudobagrus koreanus)와 메기(Silurus asotus), 미유기(S. microdorsalis), 쏘가리(Siniperca scherzeri), 얼록동사리 (Odontobutis interrupta) 등의 야행성 어류와 정수역에 서식 하는 붕어(Carassius auratus)와 납자루(Acheilognathus lanceolatus), 납지리, 흰줄납줄개(Rhodeus ocellatus), 한강 납줄개 등의 어류가 많이 채집되었기 때문이다. 왕피천 (Hong et al., 2016)의 조사에서도 일각망을 추가한 조사가 족대와 투망만으로 진행된 조사보다 더 많은 종과 개체수가 채집되어 본 결과와 유사하였으며, 중형 이상의 하천에서는 일각망을 족대와 투망 조사와 병행하는 것이 보다 많은 종과 개체수를 확보하는 조사방법이었다.
과거조사에 출현하였으나 본 조사에 채집되지 않은 어류는 몰개(Squalidus japonicus coranus)와 대농갱이(Leiocassis ussuriensis), 둑중개(Cottus koreanus) 3종이었는데, 이중 둑중개는 하천 최상류 지역에 서식하는 어류로 흑천 및 지류 인 부안천과 용문천, 연수천 최상류에 서식이 보고된 바 있으며(Song and Jeon, 2009a;2009b;2009C) 본 조사 지점 중 St. 1에서 과거 출현기록이 있으나(Han, 2007) 본 조사에 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본 조사에 새롭게 확인된 어류는 흰줄납줄개와 납자루, 묵납자루, 줄납자루(Acheilognathus yamatsutae), 가시납지리(Acheilognathus chankaensis), 참중고기(Sarcocheilichthys variegatus wakiyae), 누치 (Hemibarbus labeo), 점줄종개(Cobitis nalbanti), 은어, 무지개 송어, 대륙송사리(Oryzias sinensis), 가물치(Channa argus) 11종이었다. 이중 흰줄납줄개와 줄납자루, 가시납지리, 누치, 참중고기, 점줄종개, 대륙송사리는 서식개체수가 적거나 조 사어구의 차이에 따라 채집되지 않은 것으로 사료되었다. 은어는 바다와 하천을 오가는 양측회유성 어류이나 대형댐에 육봉화되는 경우가 있는데(Choi, 1995; Lee, 1996; Ko et al., 2007), 흑천과 같은 팔당댐 유입하천인 남한강 지류 섬강 (Ko et al., 2011)과 경안천(Ko and Han, 2017)에도 출현기록 이 있는 것으로 보아 본 조사에서 채집된 개체는 팔당댐에 육봉화된 개체들이 흑천으로 소상한 것으로 판단된다.
흑천에서 채집된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II급인 한강납줄 개와 묵납자루 2종이었다. 한강납줄개는 우리나라의 한강 지류(섬강, 흑천, 조종천, 금당천, 주천강, 합포천)과 무한천, 대천천에 서식하고 있는데, 흑천에서는 중・상류에 많은 개 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Ko et al., 2018a). 본 조 사에서 흑천 중・상류뿐만 아니라 하류까지도 폭넓게 서식 하고 있는 것이 새롭게 밝혀졌으며, 채집개체수와 하천크기 및 범위, 서식지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최대 서식 지로 추정되었다. 4월에서 10월까지 조사한 한강납줄개 연 령구조는 암・수의 전장에 큰 차이 없이 만 4세 이상으로 동일하게 나타나 안정적인 연령구조를 보였으며, 성비는 1: 1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1월에서 7월까지 연구된 한강납줄 개의 산란생태(Kim et al., 2017)의 연령구조 및 성비가 비 교적 유사하였다. 묵납자루는 멸종위기종 복원사업의 일환 으로 2010년부터 2012년까지 7,000개체가 경기도 양평군 단월면 삼가리 일대(St. 5)에 방류되었다(ME, 2011; 2012). 따라서 본 조사에서 채집된 개체는 이때 방류된 개체가 세 대교번을 한 자손으로 판단되며, 방류지(St. 5, 14개체) 뿐만 아니라 St. 6에서도 1개체가 채집되어 하류로 확산된 것으 로 추정되었다. 추후 이주된 묵납자루의 자연적응도 및 복 원사업의 성공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서식범위 및 생태적 특성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흑천에 출현한 외래어종은 배스와 무지개송어 2종이었 다. 배스는 2007년 흑천 중류에서 처음 서식이 보고되었고 (Han, 2007), 이후 본 조사에서 중류(St. 7)와 하류(St. 10)에 서 각각 2, 3개체가 채집되었다. 배스는 1973년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된 이후 대형댐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으며, 강한 포식성으로 소형 담수어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et al., 1996, Jang et al., 2006; Ko et al., 2008; Lee et al., 2009). 특히 하천에서는 정수역에 서식하고 크기가 작은 납자루아과 어 류와 붕어, 긴몰개 등의 큰 감소원인으로 보고한 바 있으며 (Ko et al., 2008), 무한천 한강납줄개는 최근 배스의 확산 및 하천공사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Ko et al., 2018a). 현재 흑천의 배스 서식개체수는 적은 편이지만 하천에 설치된 많은 보로 인해 정수역이 넓어 급 격히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심 이 필요하다. 흑천에서 무지개송어는 본 조사(St. 3, 3개체) 에 처음으로 확인되었다. 이 종은 냉수성어종으로 양식대상 종이며 1965년에 알을 수입하면서 처음 양식이 시작 되었 고, 자연에서는 양식장에서 빠져나온 일부 개체가 하천으로 유입되면서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Kim, 1997;Kim and Park, 2007). 흑천에서 무지개송어 양식장은 관찰 되지 않았으나 무지개송어가 채집된 곳에 생태체험장이 하 천에 인위적으로 만들어져 있었으며, 이 체험장에 무지개송 어를 이용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따라서 흑천에서 채 집된 개체는 생태체험장에서 하천으로 유입된 개체로 판단 되며, 이러한 생태체험은 외래종이 하천에 유입되어 생태계 가 교란될 수 있기 때문에 금지되어야 할 것이다.
흑천은 비교적 자연적으로 잘 보존되어 있어 한국고유종 과 자생종을 비롯한 47종의 다양한 담수어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우점도와 균등도는 낮고 다양도와 풍부도는 높으며 하천건강성은 매우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급격 히 감소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인 한강납줄개가 흑천 전역에 서식하고 있고 개체군 크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하지만 최근 배스의 서식이 확인되었고, 흑천 상류부는 생태체험장으로 인해 외래종 무지개송어가 유입 되어 생태적 교란이 우려되고 있었다. 또한 최근 생태적으 로 중요하거나 멸종위기종이 다수 서식하는 지역일지라도 하천정비공사나 대형하천공사가 무작위적으로 이루어져 급격한 생태적 교란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Kang et al., 2011;ME, 2012; Ko et al., 2014;2018a;2018b). 따라서 흑천의 안정적인 어류 서식을 위해서는 무분별한 하천공사 는 반드시 지양하여야 하고, 외래종인 배스와 무지개송어의 확산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또한 천연기념물이나 자 연보전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는 등의 방법도 고려되어 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