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태백산국립공원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정선 군 및 경상북도 봉화군에 걸쳐 위치하며, 천제단의 영봉 (1,560m)을 중심으로 북쪽의 장군봉(1,567m), 동쪽의 문수봉 (1,517m), 영봉과 문수봉 사이의 부쇠봉(1,546m) 등 많은 봉 우리들로 이루어져 있다(KNPS, 2017). 태백산은 천제단, 장 군단, 망경사 등의 중요한 역사, 지리 및 문화적 중요자원이 풍부하고(Kim and Baek, 1998), 태백산맥의 종주로써 단군신 화의 배경이 되는 민족의 영산으로 불린다(Kim et al., 2002). 태백산은 식물구계지리학상 한반도 중부아구에 해당되며(Lee and Yim, 1978), 크게 온대북부, 온대중부, 기타 3개의 산림기 후대가 분포하고 있다(KNPS, 2017). 아고산대가 발달하는 산 지 중 가장 낮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는 지역으로(Kim, 2012), 신갈나무-분비나무군락, 신갈나무-주목군락, 철쭉-털진달래군 락 등이 정상부에 분포하고, 그 밖에 지형적 입지 특성에 따라 소나무군락, 소나무-굴참나무군락, 신갈나무군락, 신갈나무-층 층나무군락 등이 분포하고 있다(KNPS, 2017).
태백산지역의 연구는 주로 고생물(Choi, 2009), 지질(Park et al., 1993) 및 관광(Son et al., 2004;Roh et al., 2005) 관련 위주의 연구가 많은 반면(Lee et al., 2016), 자연생태 분야는 태백산지역 당골계곡의 산림군락구조에 관한 연구(Cho et al., 2005), 태백산의 관속식물상(Shin et al., 2015), 태백산 사면 및 해발고별 식생구조 변화(Lee et al., 2016), 태백산국 립공원 자연자원조사(KNPS, 2017) 등이 수행된 바 있으나 고도별 수직분포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태백산은 아고산지 대로써, 우리나라 고산희귀식물을 비롯하여 여러 중요한 산림 자원을 포함하고 다양한 식물종이 분포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Kim and Baek, 1998;Shin et al., 2015). 또한 신갈나 무, 굴참나무군락 등의 냉온대 낙엽활엽수림과 정상부근의 주 목, 분비나무가 분포하는 아한대 상록침엽수림 식생대를 형성 하고 있어, 고도구배에 따른 생물다양성 패턴 및 종조성의 변화 와 그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의 분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 기 적합한 지역으로 판단되어 연구대상지로 선정하였다.
식물은 온도에 대한 각기 고유의 호적범위를 가지고 있어 (Yim, 1977a;b), 그에 따른 식물종의 분포범위가 결정된다. 따라서 동일한 산지 내에서도 고도에 따른 식물의 수직적 분포 차이가 나타남과 동시에 그 식물종이 생육하는 지역의 환경조 건을 이해하기 위한 주요 지표로 이용될 수 있다. 그 밖에 기후 요인, 순일차생산량, 지형적 차이 등의 다양한 요인들도 고도에 따른 자연적인 구배를 형성하게 된다(Lee et al., 2013). 또한 산림 내 고도구배는 기후변화와 식생분포간의 상호관계, 환경 변화에 따른 생물다양성의 분포 패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가 장 중요한 물리적 인자로 인식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분포 패턴과 제어인자와의 연관성에 관한 연구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및 보전구역 설정, 관리에 있어 중요하게 인식 되어(Grytnes and Vetaas, 2002), 최근 조류, 포유류, 곤충류, 식물 등 다양한 분류군을 대상으로 고도별 생물다양성 패턴변 화에 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고 있다(Ohsawa, 1995;Rahbek, 1995;Kessler, 2000;Heaney, 2001;Grytnes and Vetaas, 2002;Sanders, 2002;Li et al., 2003;Oommen and Shanker, 2005;Rowe, 2009;Lee and Chun, 2016).
식물의 기능적 특성은 특정 환경에 대한 종들의 반응에 따라 분류되기 때문에(Lande, 1982;Galan de Mera et al., 1999), 유사한 기능형을 가진 식물들은 환경변화에 대한 반응이 유사 하게 나타난다(Pausas and Austin, 2001). 따라서 환경 구배 에 따른 기능적 특성의 패턴 변화 연구를 통해 군락의 구조와 개체군 동태, 나아가 생태계의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 까지 확인할 수 있다(David et al., 2016). 또한 출현종의 기능 적 특성을 구분하는 것은 환경변화에 따른 종다양성 패턴 변화 를 이해하는데 용이하고(Wang et al., 2003;Ren et al., 2006;Virtanen and Crawley, 2010), 생물다양성 연구뿐만 아니라 나아가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종집단 예측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Pellissier et al., 2010;Matteodo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태백산국립공원의 고도별 식물종의 분포를 파악함과 동시에 식물다양성 및 기능적 특성의 변화를 분석하 고자 한다. 또한 구간별 식물 종조성의 유사관계 및 분포변화를 분석하고, 이러한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을 파악하고 자 한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태백산국립공원 내 환경 변화에 따른 식물의 분포 특성과 함께 태백산지역의 산림생물다양성 관리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태백산국립공원은 강원도 태백시, 영월군, 정선군 및 경상북 도 봉화군에 걸쳐 위치하며, 영봉(1,560m)을 중심으로 장군봉 (1,567m), 문수봉(1,517m), 부쇠봉(1,546m) 등으로 이루어 져 있다. 국립공원은 금대봉(1,418m)을 비롯하여 함백산 (1,573m), 대덕산(1,307m) 및 태백산의 4개 지역으로 이루어 져 있다. 금대봉 일대는 신갈나무가 우점하고 정상부에는 산지 초원이 분포하며, 함백산과 대덕산 일대는 주로 신갈나무군락 과 소나무군락이 우점하는 지역이다. 태백산 일대는 정상부의 신갈나무-분비나무군락, 신갈나무-주목군락 등과 함께 저지대 의 소나무군락, 소나무-굴참나무군락 등이 분포하고 있다 (KNPS, 2017).
본 연구의 조사지역은 백단사매표소에서 망경사를 지나 천제 단에 이르는 약 3.7㎞ 구간을 대상지로 선정하였다(Figure 1). 조사지역의 기후요인은 지리적 위치를 고려하여 가장 인접한 태백기상청의 기후자료를 토대로 확인한 결과, 과거 30년간 (1981~2010년) 연평균 기온과 강수량은 각각 8.7℃, 1,324.3 ㎜로 나타났다. 최한월인 1월의 평균기온은 –4.8℃이고, 최난 월인 8월의 평균기온은 21.0℃이다(KMA, 2017).
2. 조사분석
백단사매표소(874m)에서 천제단(1,560m)에 이르는 지역을 대상으로 해발 100m 단위로 등분하여 8개 구간(section)에 출 현하는 관속식물에 대해 선상조사를 수행하였다. 2017년 4월부 터 10월까지 총 4회의 현지조사를 통해 구간별 관속식물을 조 사하고, 채집된 식물체는 건조 또는 액침표본으로 제작하여 국 립생물자원관 관속식물표본 수장고(KB)에 보관하였다. 조사경 로는 등산로를 따라 좌우 5m 반경을 중심으로 실시하고, GPS 수신자료를 이용하여 고도에 따른 식물 분포를 파악하였다. 식 물의 동정은 Lee(1980;2003), Lee(1996a;b), Lee(2006), Korea Fern Society(2005), Oh(2006), Kim and Kim(2011) 등의 식물도감을 이용하였으며, 학명과 국명은 Lee et al.(2011a) 에 준하여 작성하였다. 관속식물 목록을 기초로 한반도 고유종 은 NIBR(2013),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NIER(2012)에 따 라 작성하였고,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관속식물은 Lee et al.(2010), 귀화식물은 Lee et al.(2011b)에 따라 분류하였다.
출현종의 생육지 유형은 식물종의 생장형과 광 요구조건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였다. 숲 속에서 출현하는 종 (forest; 광 요구도가 높지 않아 수관이 울폐된 곳에서도 잘 생육하는 종), 숲의 가장자리 또는 수관이 열린 지역에 출현하 는 종(transitional; 산림에 출현하는 종들 중 광 요구도가 중간 단계인 종) 및 길가나 빈터에 출현하는 종(ruderal; 광 요구도가 높아 주요 생육지가 산림이 아닌 수관이 열린 지역에 출현하는 종, 천이 초기종)으로 구분하였다. 생활형 유형은 Lee(1980;2003)에 따라 일년생 초본, 다년생 초본, 만경류, 관목성 및 교목성 수종으로 구분하였다.
조사지역에 분포하는 식물종의 고도별 분포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100m 구간별 식물목록 자료를 이용하여 DCA ordination 분석(Hill and Gauch, 1980)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를 토대 로 구간별 식물 종조성의 유사정도와 분포변화를 비교하였다. 수집된 식물목록 자료에서 종의 출현여부에 따라 0과 1로 전환 한 후 전체 출현종의 합에 대한 각 종의 상대값을 중요치 (Important value)로 삼았다. DCA 분석을 통해 도출된 구간별 식분의 축의 값과 각 구간별 환경변수(온량지수, 수관열림, 광량,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 등) 간의 상관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r)을 통해 분석하였다.
고도별 생육환경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온량지수, 면적, 수 관열림, 광량, 경사, 토양 이화학적특성 등의 환경요인을 조사하 였다. 기후요인 중 식물분포와 상관관계가 큰 온량지수(Warmth Index: WI)는 태백관측소의 기상자료(KMA, 2017)를 이용하여 계산하였다. 기온 저감율 –0.55℃/100m(Kira, 1948)를 적용하 여 온량지수를 산출하였다. 조사면적은 ArcGIS 10.1을 이용해 100m 구간별 선상 길이와 좌우 5m씩 조사 반경을 곱해서 산출 하였다. 수관열림도(Canopy Openness) 및 광량(Transmitted Light)을 측정하기 위해 어안렌즈 영상을 촬영하였다. 촬영은 2017년 9월 4~5일 이틀에 걸쳐서 각 구간별 15번씩 촬영하여, 평균값을 그 구간의 대푯값으로 삼았다. 촬영된 영상은 Gap Light Analyzer 2.0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경사도(°) 와 낙엽층 두께(㎝)는 각각 경사계(SUNTO)와 줄자를 이용하였 고, 토양 온도와 습도는 토양수분계(AQUATERR EC-300)을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이러한 환경요인은 각 구간별 15번씩 무작위로 측정하였고, 각 측정값의 평균값을 그 구간의 대푯값 으로 삼았다. 토양시료는 2017년 10월 16~17일 이틀에 걸쳐 토양시료 캔을 이용하여 채취하였다. 유기물층을 제거하고 10 ㎝ 깊이의 토양에서 각 구간별 10회 이상 총 1㎏씩 무작위 채취한 시료를 모아 그 구간의 대표 시료로 삼았다. 토양 산도 (pH)는 pH meter를 이용하여 측정하였고, 전기전도도(EC)는 EC meter를 이용하였으며, 유기물함량(Organic Matter), 유 효인산(Available Phosphorus)은 비색법, 전질소(T-N)은 건 식산화법, 양이온치환용량(Cation Exchange Capacity) Ca, Mg, K 및 Na는 ICP 분석방법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관속식물의 종조성
본 조사지역에 생육하는 관속식물은 식재된 수종을 포함하 여 89과 240속 345종 5아종 34변종 1품종 총 385분류군으로 나타났다(Appendix 1). 이는 한반도 관속식물 4,388분류군 (Lee et al., 2011)의 약 8.7%, 강원도 관속식물 1,456분류군 (Oh et al., 2009)의 약 26.4%에 해당된다. 관속식물 중에서 종다양성이 높은 과는 국화과(44분류군), 화본과(29분류군), 장미과(26분류군), 사초과(17분류군), 백합과(16분류군), 미나 리아재비과(16분류군)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각 구간별 출현한 관속식물을 세분하면, 800~900m 구간에서 61과 159속 209종 3아종 20변종 1품종의 총 233분류군, 900~ 1,000m 구간에서 42과 89속 109종 2아종 9변종의 총 120분류군, 1,000~1,100m 구간에서 45과 81속 88종 2아종 11변종 1품종의 총 102분류군, 1,100~1,200m 구간에서 51과 101속 111종 2아종 10변종 1품종의 총 124분류군, 1,200~1,300m 구간에서 43과 90속 97종 2아종 12변종 1품종의 총 112분류군, 1,300~1,400m 구간에서 46과 96속 101종 2아종 14변종 1품종의 총 118분류 군, 1,400~1,500m 구간에서 46과 125속 143종 1아종 16변종 1품종의 총 161분류군 및 1,500~1,600m 구간에서 42과 99속 108종 1아종 15변종의 총 124분류군으로 나타났다.
한반도 고유종은 고려엉겅퀴, 각시서덜취, 노랑무늬붓꽃 등 14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86분류 군으로 확인되었으며, 이중에 Ⅳ등급은 산겨릅나무, 꽃개회나 무, 들바람꽃 등 7분류군, Ⅲ등급은 등칡, 늘어진장대, 금강제 비꽃 등 21분류군, Ⅱ등급은 큰참나물, 당개지치, 백작약 등 30분류군, Ⅰ등급은 개시호, 올괴불나무, 촛대승마 등 28분류 군으로 나타났다(Appendix 1).
환경부에서 지정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 중 사스 래나무, 분비나무, 주목 및 가래고사리 총 4분류군이 확인되었 으며, 귀화식물은 컴프리, 유럽나도냉이, 구주개밀 등 23분류 군이 관찰되었다(Appendix 1).
2. 구간별 종다양성의 변화
목본식물의 분포 고도를 세분해보면 인가목, 멍덕딸기, 백당나 무는 해발 1,500m 이상, 홍괴불나무, 꽃개회나무, 참조팝나무는 해발 1,400m 이상, 매발톱나무, 마가목, 주목 등은 해발 1,300m 이상, 나래회나무, 분비나무는 해발 1,200m 이상에서 분포를 나 타내 수종간 분포적 차이를 보였다. 신갈나무, 귀룽나무, 당단풍나 무 등은 전 구간에 걸쳐 분포범위를 나타내었다. 층층나무, 거제수 나무, 고로쇠나무, 까치박달 등은 해발 1,400m를 분포 상한선으 로 분포하였으며, 산겨릅나무, 엷은잎고광나무, 소나무 등은 해 발 1,300m 이하, 물박달나무, 등칡, 다릅나무 등은 해발 1,200m 이하에서 분포범위를 나타내었다. 초본식물의 경우 노랑무늬붓 꽃, 산부추는 해발 1,500m 이상, 지리강활, 과남풀, 꽃쥐손이는 해발 1,400m 이상, 각시서덜취, 새끼꿩의비름, 노랑제비꽃은 해 발 1,300m 이상, 개시호, 박새, 송이풀은 해발 1,200m 이상에서 분포범위를 나타내었다. 한편, 미국쑥부쟁이, 컴프리, 유럽나도 냉이, 붉은토끼풀 등의 귀화식물과 나대지에서 생육하는 종들은 해발 900m 이하에서만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비나무, 주목, 가래고사리 등의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을 비롯하여 꽃개회나무, 마가목, 인가목 등은 1,200m 이상의 구간부터 확인 되어 기후변화에 따른 분포역 축소나 쇠퇴 등의 잠재적 요소가 높은 취약종으로 예상되었다(Appendix 1).
구간별 식물 종다양성 패턴을 분석한 결과,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다가 특정 구간에서부터 다시 증가하는 경향 을 보였다(Figure 2). 전체 출현식물의 종풍부도는 800~900m 구간에서 233분류군이 출현하였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 차 감소하여 1,000~1,100m 구간에서 102분류군이 출현하였 다. 1,100~1,200m 구간에서 124분류군으로 약간 증가하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였다가 1,400~1,500m 구간 에서 급격히 증가하여 161분류군, 1,500~1,600m 구간에서 124분류군이 출현하는 역단봉형 패턴을 보였다. 목본식물의 경우 800~900m 구간에서 67분류군이 출현하였고, 고도가 높 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여 1,300~1,400m 구간에서 39분류군 이 출현하였으며, 1,400~1,500m 구간부터 44분류군으로 다 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초본식물의 경우 800~900m 구간 에서 166분류군이 출현하였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 소하여 1,000~1,100m 구간에서 59분류군이 출현하였다. 1,100~1,200m 구간에서 83분류군으로 약간 증가하고, 고도 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였다가 1,400~1,500m 구간에서 급격히 증가하여 117분류군, 1,500~1,600m 구간에서 85분류 군이 출현하여 전체 종수의 변화 패턴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고도에 따른 식물다양성 분포패턴 연구를 분석해보면, 중간 고도에서 가장 높은 값을 보이는 단봉형 패턴(Lee et al., 2013;Yang et al., 2014), 생활형에 따른 단봉형, 쌍봉형 및 역단봉형 패턴(Lee and Chun, 2016),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종풍부도가 감소하는 패턴(Rahbek, 2005) 등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주로 기온 및 강수량 등의 기후인자, 면적, 토양 이화학적 특성, 순일차생산량, 인위적 교란 등이 생물다양성 분포 패턴의 전형 적인 설명변수로 사용되고 있고, 이러한 분포패턴은 여러 인자 의 복합적 작용에서 기인한 결과이다(Rahbek, 2005;McCain, 2009;Acharya et al., 2011;Lee et al., 2013;An et al., 2017). 본 연구의 경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감소하다가 특정 고도에서 증가하는 역단봉형 패턴을 보였다(Figure. 2). 이러 한 패턴은 기후요인, 토양의 이화학적 요인, 지형적 요인, 광량, 인위적 교란 등 다양한 인자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되었 고(Tables 1, 2), 그 중 1,100~1,200m 구간의 경우 쉼터 등의 인위적 공간이 조성되어 지속적인 교란과 유기물, 전질소, 양이 온치환용량 등의 급격한 증가로 변화된 임분 내 환경이 하층식 생의 변화를 가져와 전체 종다양성의 증가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1,400m 이상 구간의 경우 망경사, 휴게 시설 등이 넓게 형성된 인위적 공간과 수관의 열림도가 크게 증가 함에 따라 하층에 도달하는 광량도 증가되었다(Table 1). 이러한 환경적 변화는 초본식물의 종다양성을 증가시켰고(Halpern, 1989;Miller et al., 1995;Bhuju and Ohaswa, 1999), 그로 인해 전체 출현식물의 종다양성 또한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구간별 종풍 부도와 환경요인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Table 2), 유기 물, 유효인산, 양이온치환용량 등의 토양 이화학적 특성과 유의 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Yang et al.(2009)에 따르면, 식물의 낙엽과 뿌리는 토양 내 유기물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종풍부도 가 높으면 낙엽의 풍부도도 증가하게 된다. 그로 인해 토양 내 분해자와 미생물다양성이 풍부해지고, 토양 유기물도 증가 하게 된다. 토양 유기물은 인, 질소, 치환성 양이온과 같은 필수 원소들의 저장고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식물의 군집화나 정착에 중요하게 작용하고, 나아가 이러한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은 식 물의 종풍부도나 생산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 다. 또한 Lee and Kim(2017)에 따르면, 다수의 연구에서 조사 면적은 식물다양성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였 으나, 본 연구에서는 종다양성과 면적과의 유의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이는 다양한 환경요인이 고도별 식물다양성 분포패턴 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나, 본 연구지역에서는 인위적 간섭 이 높은 구간에서, 특히 초본식물의 종다양성이 높게 나타난 것에 기인한 결과로 판단된다. 식물종은 생물다양성의 구성요 소로서 생산성, 저항력 등의 생태계 기능에 관련된 요소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의 분포 패턴 및 환경인 자와 관련된 본 연구 결과는 생물다양성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 및 보전구역 설정⋅관리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 로 기대된다(Grytnes and Vetaas, 2002;Lee and Kim, 2017).
3. 구간별 기능적 특성의 변화
출현종의 생장형과 광 요구조건에 따라 생육지 유형을 구분하 여 비교한 결과,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산림에 생육하는 종의 비율 은 증가하고 교란지에 생육하는 종의 비율은 감소하다가 특정 구 간부터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Figure 3). 이러한 결과는 저지대에서는 매표소, 주차장 등의 인위적 공간이 조성되어 교란 지에서 생육하는 종들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고,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다가, 망경사, 휴게시설 등의 인위적 간섭이 높아 지는 1,400m 이상부터 다시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출현종의 생활형을 구분하여 비교한 결과(Figure 4), 일년생 초본의 출현 비율은 800~900m에서 9.8%로 가장 높게 나타났 고, 점차 감소하다가 1,400~1,500m 구간에서 9.3%로 다시 증 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년생 초본의 경우 800~900m 구간에 서 61.4%로 나타났고, 점차 감소하다가 1,100~1,200m 63.7% 로 증가한 후 정상부까지 유사한 비율로 출현하였다. 만경류의 출현비율은 초반 구간에서 증감을 반복하다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관목성 수종의 경우 그 반대 로 초반 구간에서 증감을 반복하다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 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교목성 수종의 경우 800~900m에서 10.3%로 나타났고, 그 비율이 점차 증가하다가 1,400~1,500m 구간에서 9.9%로 감소하여 일년생 초본의 출현 패턴과 반대의 경향이 나타났다. Wang et al.(2003)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일년생 초본과 다년생 초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감소 및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하였다. 이는 두 생활 형이 갖는 각기 다른 생태적 지위(ecological niche)에 의한 차 이로, 일년생 초본의 경우 성장하는 동안의 적절한 온도와 그 기간이 충분하지만 토양 내 수분이 낮은 저지대에서 생육이 유리 하고, 다년생 초본은 낮은 온도와 충분한 강수량으로 이용할 수 있는 토양 수분이 많지만 성장기의 기간이 짧고, 서리의 발생이 이른 고지대에서 생육이 유리하기 때문이라 보고하였다(Wang et al., 2003). 하지만, 본 연구 결과에서는 일년생 및 다년생 초본 모두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감소하다가 인위적 간섭이 있는 특정 구간에서 증가하는 경향을 보여, 물리적 환경 외에도 인위적 교란 등의 요인이 종다양성 분포패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 된다. 또한 교목성 수종은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차 증가하다가 특정 구간 이후부터 감소하였고, 관목성 수종은 뚜렷한 경향성이 나타나지 않아 본 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
구간별 목본식물과 초본식물이 각각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 한 결과(Figure 4), 목본식물의 경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점 차 증가하다가 인위적 간섭이 높은 특정 구간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고, 초본식물의 경우 그 반대의 경향성을 나타냈다. Zhang et al.(2016)에 따르면, 인위적 교란은 상층 식생의 피도나 활력을 감소시키고, 상층의 밀도는 하층에 도달 하는 광량, 습도, 온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하 였다. 이로 인해 하층 식생이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이 증가하게 되고, 이용가능한 자원의 증가는 새로운 하층 식생이 들어와 군집을 형성하고 더 넓은 범위의 생태적 지위를 갖고 종풍부도 증가에 기여한다. 따라서 하층 식생은 인간의 간섭에 더 민감하 며, 지속적인 인위적 간섭은 하층 식물의 분포 범위를 확장시킬 기회를 제공한다. 본 연구 결과, 인위적 간섭이 높은 특정 구간 에서 초본식물의 비율이 증가하였으나, 그 가운데 교란지에서 생육하는 종이나 귀화식물의 비율도 함께 증가함에 따라 향후 이들의 분포 범위가 확장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 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고도별 환경구배에 따른 기능형의 분석은 환경변화에 대한 식물의 반응과 자원 이용에 대해 이해하는데 분류학적 구 분보다 더 유용하게 활용된다(Duarte, 1999;Westoby, 1999;Wilson, 1999). 또한 고도별 구배에 의해 새롭게 출현하거나 쇠퇴하는 종들의 기능적 특성을 분석함에 따라, 미래 환경변화 에 따른 종 집단을 예측하기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 될 것이다(Ren et al., 2006;Baniya et al., 2012).
4. 구간별 유사성 분석
DCA ordination 기법을 이용하여 조사지역 내 출현한 식물종 의 고도에 따른 분포변화를 분석하였다. 해발 100m 구간마다의 식분들을 서열화함으로써 가까이 분포하는 정도에 따라 구간별 식물 종조성의 분포 유사성을 비교할 수 있었다. 조사지역 내 출현한 목본식물 109분류군의 8개 구간별 분포 유사성을 확인한 결과(Figure 5a), 구간별 식분은 Ⅰ축상의 해발 900m와 1,300m 를 경계로 분포변화를 나타내 3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초본 식물 276분류군의 경우 또한 Ⅰ축상의 해발 900m와 1,300m를 경계로 분포변화를 나타내 3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Ⅱ축에 대해서는 800~900m 및 1,300~1,600m 구간과 900~1,300m 구간으로 2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Figure 5b). 전체 출현종 385분류군의 8개 구간별 분포 유사성을 확인한 결과, Ⅰ축상의 해발 900m와 1,400m를 경계로 분포변화를 나타내 3개의 그룹 으로 구분되었다. Ⅱ축상의 경우 800~900m 및 1,400~1,600m 구간과 900~1,400m 구간으로 2개의 그룹으로 구분되었다 (Figure 5c). 전체 출현종의 구간별 배치는 초본식물의 분포변화 와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고도에 따른 식물 분포의 변화는 목본식 물보다 초본식물의 분포와 관계가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본 조사지역의 구간별 식분의 배치는 Ⅰ축상의 오른쪽으로 부터 왼쪽을 향해 고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배열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Ⅰ축은 고도에 따른 온도변화가 그 식물의 분포양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Ⅱ축상의 구간별 식분의 종조성 차이는 고도(온도)외 다른 환경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구간별 종조성과 환경요인 사이의 상 관관계를 분석한 결과(Table 3), Ⅰ축은 온량지수(WI)와 유의 한 정의 상관관계를 나타냈고, Ⅱ축은 유기물, 치환성 양이온 K+ 등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이처럼 식물종은 온도에 따른 고유의 내성범위 내에서 분포하 기 때문에 온도 변화는 고도별 식물분포 양상에 크게 관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상승이 식물종 의 수직적 분포 한계선과 식물군락의 종조성 변화 및 다양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Lee et al., 2010), 기후변 화에 따른 식물자원의 보전 및 관리방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 로 활용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