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도시생태계를 구성하는 도시 녹지 및 공원은 도시민에게 쾌 적한 환경 제공과 야생 생물에게는 서식처 및 거점으로 활용된 다(Bolund and Hunhammar, 1999;Hillary et al., 2002). 특히 도시생태계는 자연생태계와 다르게 에너지의 흐름 및 순 환이 일방적 흐름으로 야생 생물 서식처로서 한계가 있다 (Steward et al, 1997). 그러나 도시생태계는 인위적으로 식재 된 다양한 밀원 수종으로 인한 먹이 자원 제공과 도시열섬현상 으로 인해 도시 내 수분 매개 곤충 및 소규모 곤충류의 개체 수 증가가 확인되었다(Bates et al., 2011;Meineke et al., 2013). 특히 전 세계 대부분 식물의 수분 서비스를 담당하는 꿀벌속(genus Apis)은 최근 개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나, 도시생 태계의 특수한 환경이 꿀벌의 대체 서식지로서 가능성이 확인 되기도 했다(Allsopp et al., 2008;Lorenz and Stark, 2015).
말벌속(genus Vespa) 역시 최근 국내 도시생태계에서 개체 수가 증가하고 있다(Choi et al., 2012a). 말벌속은 꿀벌과 마 찬가지로 수분 매개자 역할을 하며 곤충 내 최상위 포식자로 산림생태계 내 해충 개체 수 조절 등 중요한 생태계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말벌속은 외부 침입으로부터 집과 애벌레를 보호하기 위해 종에 따라 매우 높은 공격성을 보이기도 해, 양봉가 혹은 도시민에게 직접적인 피해와 심리적 불안감을 주 고 있다(Choi and Kwon, 2015;Sumner et al., 2018;Choi et al., 2019).
이렇듯 말벌속의 생태적 중요성과 도시생태계 내 출현이 확 인되었으나, 말벌속과 도시 녹지를 이용하는 도시민과 물리·심 리적 충돌이 발생해 도시민의 안전한 녹지 이용과 말벌의 보전 사이에 고민과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국내·외에서 도시에 출현하는 말벌과 주변 공간 정보의 관계 등의 연구가 진행되었 으며, 인접한 일본에서는 도시생태계에 출현하는 말벌속의 환 경 공간적 특성을 확인하고자, 말벌 출현 지점 주변 정규화식생 지수(NDVI; Normalized Difference Vegetation Index)와 상관성을 확인하였다(Azmy et al., 2016). 또한 도시에 출현하 는 말벌이 주변 토지피복에 따라 받는 영향과 벌집 제거로 인한 소방신고 데이터를 종합해 도시에 출현하는 말벌의 특성을 확 인되었으며(Jung et al., 2014), 특히 외래칩임종인 등검은말벌 (Vespa velutina nigrithorax Buysson)는 1차 영소 위치가 대부분 건물 혹은 인공구조물로, 대부분 도시생태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Choi et al., 2012b;Franklin et al., 2017). 또한 등검은말벌의 출현 지점과 공간 특성을 반영하여 분포 및 이동을 예측하는 종분포모형을 적용한 연구 가 진행되었다(Ibáñez-Justicia and Loomans, 2011;Park et al., 2016). 그러나 아직 말벌의 생물학적 분류를 위한 연구에 집중되고 있으며, 도시생태계 내 출현하는 말벌의 서식처 및 출현에 대한 공간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거주민 이용을 위해 도시생태계 내 인위적으로 조성된 공원 및 녹지 공간은 흙이나 나지와 같은 땅 내부 혹은 개방적 환경 에 집을 짓는 말벌류에게도 이용될 수 있어, 도시생태계에 출현 하는 말벌의 공간적 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도시 내 생활권공원 중 어린이공원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제 6조 도시공원 설치 및 규모의 기준」에 따라 높은 밀도 와 일정한 거리로 분포하는 도시생태계의 대표적인 녹지 유형 이다. 어린이공원은 도시민의 접근성 및 이용빈도가 높으며 식 재된 밀원과 수목은 말벌에게도 다양한 먹이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이용자와 말벌 간의 충돌이 우려된다. 따라서 본 연구는 어린이공원에 출현하는 말벌의 공간적 특성 을 확인하기 위해 트랩을 설치하여 말벌을 포획하고, 포획된 말벌의 시기적 출현 특성과 어린이공원 입지와 주변 환경공간 정보를 고려한 도시생태계에서 말벌의 출현 특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재료 및 방법
1. 연구대상지
본 연구는 천안시에 위치한 어린이공원 27개소를 공간적 범 위로 선정했다(Figure 1). 2015년 ‘대전, 세종 충남권역 세분 류 토지피복지도’를 기준으로 천안시는 전체 면적 대비 도시 면적 16.09%(102㎢), 산림 면적 33.80%(215㎢), 농업 면적 24.37%(155㎢)의 분포로 도시 잔존 산림과 공원 등이 적절히 위치하여, 도시에서 출현하는 말벌속의 특성을 파악하기 적합 한 대상지라 판단했다. 또한 천안시는 도시 내 야생생물이 서식 지로 활용하거나 도시민이 여가로 활용할 수 있는 261개의 생 활권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이 중 어린이공원은 164개소로 연구 효율성 및 대상지 선정을 위해 Song(2016)의 연구를 토 대로 어린이공원 녹지면적 등 기초 자료가 확보된 어린이공원 27개소를 선정했다(Table 1). 천안시 27개소 어린이공원의 입 지에 따라 말벌속 출현을 확인하였으며, 계절적 출현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동면에서 깨어난 시기인 4월부터 쇠퇴기인 11 월 중순까지로 시간적 범위로 선정했다.
2. 연구대상종 및 수집
본 연구 대상종은 도시에서 보편적으로 발견되는 종인 말벌 속(genus Vespa)으로 한정했다. 말벌속은 곤충강(Insecta), 벌 목(Hymenoptera), 말벌과(Vespidae), 말벌아과(Vespinae)에 속하며 전 세계적으로 22종이 분류되었으며(Archer, 2012), 국내에는 10종(6아종 포함)이 확인되었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9). 이 중 연구 기간 동안 주로 포획되었던 종인 말벌(Vespa crabro flavofasciata Cameron), 좀말벌(Vespa analis parallela André), 장수말벌(Vespa mandarinia Cameron), 꼬마장수말벌(Vespa ducalis Smith) 과 2003년부터 국내에서 급속히 분포를 확대하고 있는 등검은 말벌까지 총 5종을 선정했다.
연구에 필요한 말벌속은 어린이공원 내 식재된 수목에 말벌 트랩을 설치하여 포획했다. 말벌트랩은 투명한 900ml 페트병 을 활용했으며, 페트병 위 1/3를 절단하고, 상단부를 반대로 결합하여 제작하였다(Figure 2). 잘린 1/3의 상단부에는 말벌 속 유인을 위해 넥타 가이드(nectar guide)를 표시하였다 (Leonard et al., 2013).
말벌트랩에 채우는 유인액은 20%의 꿀과 80%의 물을 혼합 한 용액을 1주간 발효하여 제작했다. 이후 말벌트랩 내부에 유인액 10%를 채우고, 추가로 트랩 주위에 유인액을 분무기로 살포하여 주변 말벌속을 유인했다. 1주일 간격으로 포획 및 회 수, 유인액 교체 과정을 거쳤으며 수집된 말벌속은 알콜 보관하고 Carpenter(1997), Kim et al.(1994), Choi(2004), Choi et al.(2013) 등의 연구를 참고하여 종의 형태적 분류를 실시했다.
3. 환경공간정보 수집 및 조사 방법
본 연구에서는 기초 조사된 어린이공원 전체 및 녹지 면적, 교목, 아교목, 관목 비율과 불투수 비율 등의 기본 정보(Table 1)와 함께 어린이공원 내 설치한 27개의 말벌트랩 주변 환경공간정 보를 수집하여 말벌속의 출현 특성을 분석했다. 환경정보 변수 는 어린이공원에서 말벌속 출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는 고도(elevation), 수관열림도(canopy openness) 그리고 트랩 반경 20m의 NDVI, 식피율, 토지피복을 확인했다. 곤충은 일반 적으로 미소(microhabitat) 환경에 민감해 매우 작은 변화에 행동권과 서식지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반경 20m의 고해상도 환경정보를 취득했다(Antvogel and Bonn, 2001).
수관열림도는 트랩에 도달하는 광량을 정량화하여 어린이공 원에 출현하는 말벌속이 선호하는 수목의 열림 정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교란을 최소화하 기 위해 운량이 양호하고 맑은 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동안 Nikon사의 10.5mm 어안렌즈(Fisheye lens)를 활용해 트랩 높 이에서 대기를 수직으로 촬영했다. 촬영된 영상은 Cary Institute of Ecosystem Studies사의 Gap Light Analyzer를 활용하여 반사값을 동일하게 설정하여 수관열림도를 취득하였다.
NDVI는 엽록소의 흡수 및 반사특성을 이용해 식생의 건강성 을 파악하는 대표적인 식생지수이다(Rouse et al., 1973). NDVI는 일반적으로 식생지역은 양수, 비식생지역은 음수 값을 갖기 때문에(Bhandari et al., 2012), 트랩 반경 20m 평균 NDVI 를 수집해 어린이공원에 출현하는 말벌속이 선호하는 식생의 활력 수준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고해상도 NDVI는 무인항공기(UAV; Unmanned Aerial Vehicles)에 다중 분광 (Multi-spectra) 카메라를 부착하여 수집했다. 고해상도 이미지 취득을 위해 지표면 기준 고도 100m, 비행속도 5-7m/s, 종·횡중 복 80% 이상으로 설정·촬영했으며, 보정판(Calibration target) 을 함께 촬영하여 분석과정에서 방사보정(Radiating correction) 을 실시했다. 다중분광 카메라는 PARROT사의 COMS 센서 타입인 SEQUOIA를 활용했으며 UAV는 DJI사의 회전익 드론 Phantom3 pro를 활용했다. 취득된 자료는 Pix4D사의 Pix4D mapper pro 4.2.25를 통해 NDVI 조합을 실시했다.
포획 지점의 고도는 GARMIN사의 GPSMAP 64s를 통해 측정하였으며, 트랩 반경 20m 토지피복율은 2013년 환경부에 서 제작한 중분류 토지피복지도를 활용하여 말벌 서식 및 출현 에 영향을 미치는 도시 요소 비율을 확인했다. 토지피복지도를 통해 시가화건조지역, 농업, 산림, 습지, 나지, 수역 내 중분류 22개의 항목에서 차지하는 면적을 분류하여 확인했다. 마지막 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트랩 주변의 식생 조사와 식피율을 확인 하였다. 이는 말벌, 장수말벌 및 꼬마장수말벌 등이 땅 속에 집을 짓는 구멍형 둥지를 틀기 때문에 식피율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판단했다.
결과 및 고찰
1. 어린이공원 내 말벌속 종별 출현 현황
2018년 4월 12일부터 2018년 11월 13일까지 32주간 천안 시 어린이공원 27개소에서 말벌속은 총 818개체가 포획되었다. 종별 출현은 좀말벌 290개체(35.4%), 말벌 260개체(31.8%), 꼬마장수말벌 100개체(12.1%), 장수말벌 87개체(10.6%), 등 검은말벌 81개체(9.9%) 순으로 포획되었다(Figure 3, Circle graph). 어린이공원에서 말벌속은 동면에서 깨어난 이후 여왕 벌 위주로 5월 중순부터 6월말까지 포획이 이루어지다가 분업 기(分業期)인 6월말부터 포획 수가 급격하게 감소한 특징이 있다(Figure 3, Line graph). 말벌속은 8월 이후 다시 포획 개체 수가 증가하다 10~11월부터 쇠퇴기에 접어듬에 따라 포획 개체가 감소함을 확인했으며, 이는 Jung et al.(2014) 연구에서 제시된 도심지에 출현한 말벌속의 1년 생활사 기간 출현 결과와 비교적 동일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도시생태계라는 특수한 생 태 환경에서 말벌속의 출현 특성을 확인한 연구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어린이공원 이외에 도시 녹지 유형을 늘 려 말벌속의 출현 특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종별 특성을 확인한 결과, 꼬마장수말벌은 일반적으로 말벌, 좀말벌, 장수말벌, 등검은말벌보다 동면에서 깨어나는 시기가 늦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천안시 27개 어린이공원에서 최초 포획 시기가 가장 빠른 4월 중순으로 특징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꼬마장수말벌이 선호하는 먹이자원은 쌍살벌아과(Polistinae) 의 유충이나 꿀, 과육 등을 주로 사냥하는데 자연 산림과 어린이 공원의 먹이자원 분포 등 주변 환경적 차이가 출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Kim(2019) 연구에서 꼬마장수말 벌이 도시생태계 내 자연 산림과 근린공원에서 출현의 평균 간 차이가 없었던 점과 어느 정도 동일한 결과로 해석된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관찰되는 좀말벌은 영소기 (營巢期)를 시작하는 5월 4주차까지 10마리 내외의 적은 여왕 벌이 포획되었다. 그러나 분업기 이후 일벌의 포획량이 타 말벌 속에 비해 가장 높았으며 8월 4주차부터 10월 4주차까지 꾸준 히 많은 수의 좀말벌이 포획되어 연구 기간 도시 내 어린이공원 에서 가장 많이 포획된 특징이 있다.
말벌은 영소기에 가장 많은 여왕벌 포획량을 보였으며, 다른 종이 거의 출현하지 않았던 분업기에도 꾸준히 포획된 특징이 있다. 또한 말벌은 9월 4주차까지 포획이 많았으나 10월초부터 거의 포획이 없어 다른 종보다 도시 환경에서 쇠퇴기가 빨리 오는 것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를 토대로 말벌은 도시 환경 내 영소기에 가장 많은 출현을 하는 것으로 보아, 도시 내 녹지 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되며, 특히 장수말벌을 제외한 나머지 말벌속에 비해 공격성과 독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영소 시기에 반드시 여왕벌 포획을 통해 일벌 개체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방재를 실시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Schmidt et al., 1986;Choi, 2004;Yoon et al., 2015).
장수말벌은 포획 초기부터 8월말까지 거의 포획이 이루어지 지 않다가 9-10월에 집중적으로 포획되었다. 장수말벌의 여왕 벌은 월동에서 깨어난 후 주로 참나무류 수액 주변을 우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Matsuura and Yamane, 1984), 연구 대상지인 어린이공원은 주로 산수유 및 벚나무, 회양목, 철쭉 등으로 조림이 대부분 동일하게 식재되어 있었다. 또한 주변 산림인 노태산, 봉서산 등의 임상도 및 현장조사 결과, 우점종 이 주로 소나무와 참나루류로 확인되어 향후 연구에서는 도시 림 가운데 참나무 우점 지역에서 장수말벌이 영소기 행동권을 확인하여 본 연구와 비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3년 부산 영도 지역에 최초로 출현한 이후 해안 축을 거쳐 전국적으로 퍼진 외래종 등검은말벌은 일반적인 말벌속과 마찬가지로 비슷한 생활사를 갖는다(Jung et al., 2009;Park and Jung, 2016). 그러나 본 연구에서 어린이공원을 대상으로 등검은말벌을 포획한 결과, 동면에서 깨어난 영소기부터 10월 2주차까지 거의 포획이 되지 않았으며 타 말벌속이 대부분 이 미 쇠퇴기에 접어든 10월 3주차부터 80% 이상 포획량이 확인 된 특징이 있다. 일반적으로 등검은말벌은 도시 지역에서 출현 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Choi et al., 2012b), 본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연구 대상지인 충남 천안시 어린이공원에서는 등검은말벌의 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등검은말벌의 도시 지역에서 시간, 공간별로 출현 특성에 대한 연구가 추가 진행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출현 데이터를 근거로 도시민이 어린이공원을 안전하게 이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등검은말벌이 집중 출현하는 시기 및 공간에 방재 또는 위험에 대한 안내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2. 어린이공원 입지 및 환경공간정보에 따른 말벌속 출현 분석
27개소 어린이공원 내 말벌트랩에서 포획된 종별 출현 특성을 확인한 결과, 말벌은 ‘두정1공원(DJ1)’ 1개소를 제외한 26개소 어린이공원에서 포획이 되었으며 특히 ‘성정1공원(SJ1)’에서 62개체(23.8%)로써 압도적으로 많이 포획되었다(Figure 4). 그러나 ‘성정1공원(SJ1)’은 말벌 이외에 다른 말벌속은 거의 포획되지 않았다. 또한 말벌의 여왕벌이 가장 많이 포획된 공원인 ‘성정11공원(SJ11)’과 같이 주로 여왕벌이 포획된 어린이공원 들은 분업기 이후 일벌 포획이 거의 없었던 점을 미루어 볼 때, 말벌은 도시생태계에서 영소를 위한 대상지와 먹이 자원을 탐색하는 행동권 간에는 차이가 있다고 해석되나, 본 연구 기간이 한해의 생활사만을 확인한 결과이기 때문에, 향후 연구에서 지속 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어린이공원에서 포획량이 많았던 좀말벌은 ‘성정10공원 (SJ10)’과 ‘성정3공원(SJ3)’을 제외한 25개소의 어린이공원에 서 포획되었다. 좀말벌은 ‘성정13공원(SJ13)’에서 30개체 (10%)로 가장 많이 포획되었으며, 한 주간 가장 많이 포획된 공원은 ‘성정5공원(SJ5)’으로 10월 4주차에 13개체가 포획되 었다(Figure 3 line graph). 좀말벌은 말벌과 달리 여왕벌이 주로 포획된 공원에서 일벌도 빈번하게 포획된 특징이 있으며, 좀말벌이 주로 포획된 어린이공원은 타 말벌속의 개체도 빈번 하게 포획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말벌속 가운데 공격성과 독성이 높은 장수말 벌은 18개소의 어린이공원에서 포획되었으며 특히 ‘성정13공 원(SJ13)’에서 23개체(26%)로 가장 많이 포획되었다. 연구 기 간 여왕벌의 포획 수가 7개체로 매우 적었으며, 장수말벌이 가장 많이 포획된 ‘성정13공원(SJ13)’에서는 일벌만 포획된 것으로 보아 월동에서 깨어난 여왕벌의 영소환경으로서 어린이 공원의 환경이 적합하지 않다고 고려되며, 가을철 먹이 자원 탐색을 위해 종종 어린이공원에 출현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꼬마장수말벌은 ‘성정12공원(SJ12)’에서 14개체(14%)로 가장 많이 포획되었다. 꼬마장수말벌은 어린이공원에서 포획 된 다른 종들과 큰 차이를 보였는데 3개체 이하로 포획된 어린 이공원이 18곳(66%)으로 밀집되어 포획되는 경향이 적었다. 또한 유일하게 전체 포획 개체 수 대비 여왕벌의 포획 수가 65%로 일벌보다 높았으며, 일벌의 포획량은 말벌속 5종 가운 데 가장 적었다. 이는 말벌속 중 한 개의 봉군이 부양하는 개체 가 60~80마리로 매우 적기 때문에 일벌 자체의 포획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등검은말벌은 전체 27개소 어린이공원 가운데 ‘두정8공원 (DJ8)’에서 23개체(28%)로 가장 많이 포획되었으나 한 개의 봉군에서 최대 2,500마리를 부양하는 것에 비해 5종의 말벌속 중 전체 포획량 및 여왕벌 포획량이 가장 적었다. 국내에 침입 한 등검은말벌은 전봇대 등 도시 구조물에도 영소를 하며 높은 적응력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천안 지역 어린이공원에 서는 다른 말벌속이 쇠퇴기에 접어든 시기 이후 대부분의 포획 이 확인되었다. 이는 부산·영남 지역 등 등검은말벌이 이미 우 점한 지역보다 아직 천안 지역은 도시 내부 지역까지 확산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향후 천안 지역 및 내륙 지역의 도시생태계 내 등검은말벌의 시기, 공간별 행동권 및 출현 특성 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27개소 어린이공원의 환경공간정보를 확인한 결과, 평균 고도는 50.48m, 평균 수관열림도는 15.68mol/㎡ /day, 반경 20m 내 평균 NDVI는 0.49, 평균 식피율은 24%, 평균 반경 20m 내 토지피복율은 초지 35%, 주거지역 25%, 상업지역 13%, 도로 13%, 나지 7%, 밭 3%, 공공시설 2%로 확인되었다(Table 2). 27개소 어린이공원에 설치된 트랩별 포 획된 개체 수의 변이(變異)는 심한 편으로 어린이공원 6개소에 서 전체 말벌속 819개체 가운데 363개체(44.3%)가 주로 포획 되었으며, 하위 6개소에서 단 36개체(4%)만 포획된 특징이 있다(Figure 4). 전체 말벌속 포획량 상위, 하위 6개소의 환경정 보에 대해 고도(t=4.544**, p<0.01)와 평균 NDVI(t=2.67*, p<0.1)에 따른 평균 간 차이를 보였으며, 평균 NDVI는 상위 6개소에서 0.79, 하위 6개소에서 0.38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외에 주변 토지이용이 초지 혹은 나지일 경우 말벌속 포획 빈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어린이공원의 식생 활력 이 높고 주변 토지이용이 초지 혹은 나지일 경우 말벌속 행동권 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장수말벌 및 꼬마장수 말벌 등 땅 구멍에 둥지를 트는 종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 결과는 도시생태계에 출현하는 말벌 속에 대한 공간 특성에 대한 기초 자료가 확인되었으며, 이는 향후 도시생태계 내 말벌속의 생태적 출현 특성이 고려되어 도시계획 및 조경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