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식생은 지표면에 생육하고 있는 전체 식물의 집단으로 대개 생육지의 환경과 반응해서 결정된 종들이 모인 집단 즉, 군락형 태로 존재하고 있어 예로부터 이의 유형화를 통하여 대상지역 산림 생태계 보전 및 관리를 위한 기본 단위로 활용되고 있다. 산림식생의 유형화와 식생도 작성은 대상 임지를 생태적으로 건전한 상태로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계획 수립과 과거의 토지 이용 패턴을 규명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한 자료이다. 또한, 대상지역 산림 생태계의 약적, 질적 상태를 평가하고 그 잠재성 을 예측하여 효율적, 체계적 보전 관리의 수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자국의 산림 보호와 보전 및 관리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하다(Lee and Hong, 2006).
울릉도는 한국의 갈라파고스라 할 정도로 생성학적 및 생물 지리학적 측면에서 육지와 다른 특이한 자연 생태계를 형성하 고 있으며, 특히 식물구계학적으로 풍부한 남방계 요소와 화산 섬 특유의 입지환경에서 적응 발달한 산림 생태계의 보전적 가치로 인하여 최근 국가적, 국민적 관심 지역으로 대두되고 있다(Lee and Hong, 2006).
울릉도의 산림은 성인봉을 비롯한 고산지역 소능선부와 험 준한 해안가 절벽 등 을 제외하고는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초까지 러시아와 일본의 도벌에 의해 느티나무와 섬잣나무, 섬 피나무, 향나무, 너도밤나무 등 대경목들이 벌목으로 대부분 훼손되었으며, 그 후 잔존식생도 화전농업과 화목용으로 많은 부분이 교란되었고(Yim and Ahn, 1973), 현재 대부분의 산림 식생은 2차 천이에 의해 형성된 산림으로 추정된다(Chung et al., 2010).
기후변화는 지구의 많은 지역에서 생물종이 분포와 다양성, 생물계절학, 서식지 면적, 개체군 동태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 다(Mawdsley et al., 2009). 이러한 기후변화는 특히 섬 생물 종의 분포와 다양성 및 생태계에도 심각한 여향을 미칠 수 있다 (Ingram and Dawson, 2005). 또한 섬에 격리된 특산생물 종 은 대체로 내륙 분포종에 비해 유전적 다양성이 낮고 유전적 변이의 감소율이 크기 때문에 소멸되거나 멸종될 가능성이 높 다(Frankham, 1996).
울릉도는 해양성 기후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지역으로서(Oh, 1978;Lee et al., 2007),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때문에 산림식생의 천이가 급속히 진행됨으로서 식생변화 및 식물 종다양성이 크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Chung et al., 2010).
너도밤나무속(Fagus sp.)은 참나무과에 속하며 유럽, 아시 아 및 북미에 걸쳐 약 10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너도밤나무 (Fagus engleriana)는 Korea National Arboretum(2008)에 서 IUCN 기준에 의해 재평가되어 희귀식물 LC등급(약관심종, Least Converned)으로 평가 되어 울릉도 서면 태하동의 너도 밤나무군락은 천연기념물 제 50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너도밤나무는 울릉도 성인봉을 중심으로 해발 400-900m 까지 분포하며, 토심이 깊고 비옥, 적윤한 곳에서 생육이 좋으며, 특히 내음성이 강하고 한그루에서 여러 개의 수간이 발달함으 로써 눈사태를 예방하는데도 기여하고 있다(Hong, 2002).
울릉도의 식물상에 관한 연구는 Nakai(1919)에 의해 울릉 도의 식물이 보고된 이후 1940년대까지 거의 일본인들에 의해 연구가 이루어졌으며, 1950년대부터 비로서 우리나라 학자들 에 의해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되었다. Yang et al.(2015, 울릉 도 관속식물상, 2015)에 의해 최근에 울릉도의 관속식물은 93 과 313속 462종 6아종 52변종 4품종 총 494분류군으로 보고 되었다. Lee et al.(2007), Chung et al.(2010), Kim et al.(2011), Cho et al.(2011) 등은 산림식생 및 개체군의 특성 분석 등의 연구를 수행하였다.
본 연구는 기후변화에 따른 울릉도 너도밤나무림의 변화 양 상을 장기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1. 너도밤나무림에 대한 장 기적인 모니터링 자료를 축적하고, 2. 소능선, 사면상부 및 계 곡부의 미세지형에 따른 너도밤나무림의 군집구조의 특성을 제시하여 효율적인 보전 및 관리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하 여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울릉도의 식생은 식생지리학적으로 동북아시아 식생형 가운 데 섬형에 포함되는 울릉도아형으로 구분되며, 산림식생형은 냉온대활엽수림으로 너도밤나무-섬노루귀군집과 섬잣나무-솔 송나무군집으로 울릉도를 대표하는 특산식생이다(Kim and Lee, 2006).
울릉도는 대륙성 기후인 한반도의 내륙과는 달리 해양성 기 후로서 연중 온난하고 강우량의 계절이 고루 분포하며 동일 위도상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온난한 것이 특징이다. 지형적 특성을 보면 성인봉을 중심으로 하여 해발 500m 이하가 전체 면적의 78%을 차지하고 사면 경사는 30-50°로 대부분의 지형 이 급경사지로 나타났다(Lee et al., 2006).
기후변화에 따른 울릉도 너도밤나무림의 식생변화 양상을 장기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울릉도 알봉분지에서 성인봉 사이 사면부의 너도밤나무가 우점하는 임분으로써 인위적 교란이 적은 위치를 선정하였으나, 원주민의 임산물 생산활동으로 교 란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또한 화산지형의 특성으 로 다양한 미세지형을 포함하고 있다.
2. 야외조사 및 분석방법
울릉도 너도밤나무림 조사지역에 1ha(20m×20m, 25개소) 의 고정조사구를 설치하였다. 매목조사는 교목성 수종을 대상으 로 2㎝ 이상의 모든 수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식물사회학적 식생조사법에 따라 조사구내에 출현하는 각 종의 피도(coverage)와 개체수를 조합시킨 우점도(dominance) 계 급을 층위별로 구분하여 판정 기록하였고, 생육상태는 종개체의 집합 혹은 이산의 정도에 따른 군도(sociality) 계급을 측정하였 다. 구성종의 식물분류와 동정은 원색식물도감(Lee, 2003), 원 색한국식물수목도감(Hong et al., 1987), 나무생태도감(Yun, 2016)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학명과 국명은 국가표준식물목록 (Korea National Arboretum, 2014a)과 국가생물종지식정보 시스템(Korea National Arboretum, 2014b)을 기준으로 작성 하였다. 현존식생의 지속적 유지 가능성 및 천이경향을 예측하 기 위하여 흉고직경의 계급별 개체수 분포도를 작성하였으며, 개체목들의 점유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지 내의 수종을 대상 으로 Curtis and McIntosh(1951)의 방법을 이용하여 상대밀도 (RD), 상대빈도(RF), 상대피도(RC)를 합산하여 중요도를 산출 하였고, 지표종 선정은 Dufrêne and Legendre(1997)의 IndVal(indicator value)방법을 적용하였다. 중요도 분석은 R package “BiodiversityR“ V2.9-2, “importance value”를 R Studio, IndVal 분석에는 PC-ORD 5.17 프로그램(McCune and Mefford, 2011)을 이용하였고, 기타 분석은 범용스프레드 시트인 Excel 2013(Microsoft, 2013)을 이용하였다. Figure 1
결과 및 고찰
1. 흉고직경급 구조
산림식생에 있어서 천이의 진행상황은 개체의 크기계급으로 판단하는 정량적분석법이 이용되고 있으며, 직경급 분포도를 보 면 그 개체군의 지속적 유지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데 있어 중 요한 정보를 제공한다(Harcombe and Marks, 1978;Barbour et al., 1987;Song et al., 2003;Lee et al., 2007;Oh et al., 2008). 일반적으로 직경급 분포도에서 역J자형은 동령림의 경우 경쟁이 일어나고 있음을 의미하며(Ford, 1975;Mohler et al., 1978;Lee et al., 2007), 동령림이 아닌 이령림의 경우 침입집단 또는 극상림 집단의 특징으로서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집단을 의미하고 역 J자형 집단과 정규분포형 집단이 공존하고 역 J자형 집단이 정규분포형 집단 보다 작은 개체로 구성된 군락의 경우 정규분포형 집단은 역 J자형 집단에 의해 교체되어 천이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arbour et al., 1987;Lee et al., 2007).
각 조사구에서 매목조사를 실시하여 얻어진 자료를 기초로 너도밤나무림과 지형별(소능선부, 사면상부, 계곡부) 3개의 분 류군과 너도밤나무림의 흉고직경급별 분포상태를 비교하였다 (Figure 2). 너도밤나무림의 흉고직경급 구조 비교 결과, 흉고 직경급 10㎝ 미만에서는 소능선부와 사면상부가 계곡부에 비 하여 개체수가 많이 나타났으며, 흉고직경급 10-25㎝에서는 소능선부의 개체수가 가장 많이 나타났고, 흉고직경급 25-45 ㎝에서는 사면상부, 45㎝ 이상에서는 계곡부의 개체수가 가장 많이 나타났다. 너도밤나무(FaEn)는 흉고직경 10㎝ 미만에서 는 소능선부(146개체), 사면상부(214개체) 그리고 계곡부(120 개체) 모두 높게 나타났으며, 10㎝ 이상에서는 소능선부와 사 면상부에서는 정규분포형을 하고있으며 계곡부에서는 J자형에 가깝운 형태가 나타났다. 모든 지형에서 10㎝ 미만의 너도밤나 무가 월등하게 많이 분포하고 있는 것은 종자번식이 아닌 영양 번식에 의한 맹아지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숲에 일시적 으로 일정부분에 대하여 교란이 발생했을 때 너도밤나무와 고 로쇠나무와 같이 맹아갱신으로 식물의 왕성한 성장력을 통하여 피해를 완화시킬 수 있는 임분구조를 나타내고 있다(Lee et al., 2007).
지형에 따른 흉고직경별 특징으로는 소능선부는 솔송나무 (TsSi)와 주목(TaCu)이 10㎝ 미만에서 가장 많이 분포하였고, 계곡부에는 풍게나무(CeJe)와 황벽나무(PhAm)가 가장 많이 분포하였다. 또한 사면상부에서는 너도밤나무가 모든 흉고직 경급에서 다른 지형에 비하여 많이 나타났다.
Table 1은 너도밤나무림 내 미세지형별 밀도와 흉고단면적 의 분포상태를 비교하였다. 소능선부에서는 너도밤나무(275개 체, 7.28㎡), 마가목(33개체, 0.83㎡), 섬벚나무(19개체, 0.82 ㎡), 사면상부는 너도밤나무(384개체, 10.69㎡), 고로쇠나무 (24개체, 1.53㎡), 황벽나무(10개체, 1.48㎡), 층층나무(14개 체, 1.10㎡), 계곡부는 너도밤나무(199개체, 5.75㎡), 고로쇠 나무(36개체, 2.94㎡), 황벽나무(12개체, 1.94㎡), 섬피나무 (20개체, 1.19㎡) 등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또한 너도밤나 무림 전체로는 너도밤나무(858개체, 23.73㎡), 고로쇠나무(70 개체, 5.02㎡), 황벽나무(22개체, 3.43㎡), 층층나무(25개체, 2.2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주목의 밀도와 흉고단면적은 미세지형별로는 소능선부, 사면상부, 계곡부의 순으로 나타났 으며, 솔송나무는 소능선부에 52개체와 흉고단면적 0.39㎡으 로 집중적인 분포 양상을 보였다. 반면에 황벽나무와 층층나무 는 계곡부 사면상부 소능선부의 순으로 밀도와 흉고단면적이 높게 나타났다.
2. 중요치
울릉도 너도밤나무림의 지형별 중요치를 산출한 결과는 다음 과 같다(Table 2). 너도밤나무림의 중요치는 너도밤나무 (136.21%)가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는 고로쇠나무 (29.22%), 마가목(21.07%), 섬벚나무(16.18%), 층층나무 (15.56%), 황벽나무(15.17%), 섬피나무(14.52%), 섬단풍나무 (11.77%), 솔송나무(10.40%)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소능선 부는 너도밤나무(139.55%), 솔송나무(25.89%), 마가목 (25.66%), 섬벚나무(22.47%), 섬단풍나무(17.90%), 고로쇠나 무(15.82%)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사면상부는 너도밤나무 (156.62%), 고로쇠나무(23.72%), 마가목(21.05%), 층층나무 (20.70%), 섬단풍나무(15.89%), 황벽나무(15.70%), 섬피나무 (10.41%)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계곡부는 너도밤나무 (110.97%), 고로쇠나무(45.52%), 황벽나무(25.67%), 풍게나 무(25.54%), 섬피나무(21.54%), 층층나무(19.17%), 섬벚나무 (17.86%)의 순으로 각각 나타났다. 모든 지형에서 너도밤나무 가 가장 높은 중요치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으로 너도밤나무림을 유지할 것으로 사료된다. 이는 Chung et al.(2010)의 나리분지 주변 외륜의 산림이 교목성인 너도밤나무가 높은 중요치로 이 지역 산림의 잠재적 우점으로 판단한다는 결과와 일치 하였다.
3. 지표종
미세지형에 따른 지표종를 분석하였다(Table 3). 소능선부 에서는 솔송나무, 만병초, 호자덩굴, 섬벚나무, 마가목, 큰두루 미꽃, 주목, 쪽동백나무의 8종이 지표종으로 분석되었고, 큰두 루미꽃 소능선부의 교란 서식처 및 광량이 풍부한 지소 선호하 는 출현한는 종(Cho et al., 2011)이며, Lee and Shim(2011) 의 만병초는 경사도 30-45° 정도의 비교적 급경사지에 많은 자생지분포 특징은 소능선부의 지표종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사면상부는 유이한 지표종이 나타나지 않았다. 계곡부에서는 풍게나무, 관중 난티나무, 섬노루귀, 말오줌나무, 큰연영초, 공 작고사리, 황벽나무 8종이 유이한 지표종으로 분석되었다.
울릉도 너도밤나무림의 기후변화에 따른 변화 양상을 장기 적으로 파악하기 위하여 너도밤나무림에 대한 장기적인 모니터 링 자료를 축적하고, 미세지형에 따른 너도밤나무림의 군락구 조와 지표종의 특성을 조사 분석하였다.
울릉도 너도밤나무림의 미세지형에 따라 군락구조를 분석한 결과, 흉고직경급 10㎝ 미만에서는 솔송나무와 주목이 가장 많이 분포하였고, 계곡부에는 풍게나무와 황벽나무가 가장 많 이 분포하였다. 또한 사면상부에서는 너도밤나무가 모든 흉고 직경급에서 다른 지형에 비하여 많이 나타났다. 모든 지형에서 10㎝ 미만의 너도밤나무가 월등하게 많이 분포한 것은 종자번 식이 아닌 영양번식에 의한 맹아갱신으로 이는 숲의 교란이 발생했을 때 맹아갱신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너도밤나무와 고로쇠나무 등의 식물의 왕성한 성장력을 통하여 피해를 완화 시킬 수 있는 군락구조를 나타내고 있다. 밀도와 흉고단면적의 분포상태는 모든 미세지형에서 너도밤나무의 밀도와 흉고단면 적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주목의 밀도와 흉고단면적은 미세 지형별로는 소능선부, 사면상부, 계곡부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솔송나무는 소능선부에 52개체와 흉고단면적 0.39㎡으로 집 중적인 분포 양상을 보였다. 반면에 황벽나무와 층층나무는 계 곡부 사면상부 소능선부의 순으로 밀도와 흉고단면적이 높게 나타났다. 개체목들의 점유정도를 파악하기 위하여 중요치를 비교 분석한 결과 너도밤나무림 전체에서는 너도밤나무, 고로 쇠나무, 마가목, 섬벚나무, 층층나무, 섬피나무, 섬단풍나무, 솔 송나무의 순으로 중요치가 높게 나타났다. 소능선부는 너도밤 나무, 솔송나무, 마가목, 섬벚나무 등의 순으로 높았으며, 사면 상부는 너도밤나무, 고로쇠나무, 마가목, 층층나무, 황벽나무, 섬피나무 등의 순으로 높았으며, 계곡부는 너도밤나무, 황벽나 무, 풍게나무, 섬피나무, 층층나무 등의 순으로 중요치가 높게 나타났다. 모든 지형에서 너도밤나무가 월등하게 높은 중요치 를 보이고 있어 지속적으로 너도밤나무림으로 유지될 것으로 사료된다. 미세지형에 따른 지표종을 비교 분석한 결과 소능선 부는 솔송나무, 만병초, 호자덩굴, 큰두루미꽃, 주목 등 8종이 지표종이며, 계곡부는 풍게나무, 관중, 큰연영초, 공작고사리, 황벽나무 등 8종이 유이한 지표종을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