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특산식물(Endemic plants)이란 어느 한정된 지역에서만 생 육하는 식물을 말하며, 이때 한정된 지역이란 일반적으로 생육 분포대를 국가 단위로 적용하고 있어 광범위하지 않기 때문에 국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Anderson, 1994; Williams et al., 2002;Siljak-Yakovlev and Peruzzi, 2012; Lee et al., 2014; Chung et al., 2017). 환경적인 변화 와 인간 활동으로 인해 특정 미소서식지(microhabitat)에만 적 응해서 살아가고 있으며, 현재 개체군 증식을 위한 환경조건이 규명되지 않아 심각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종이 많다(Ahn, 2003;Roh and Moon, 2004). 한반도 특산식물은 세계적으로 한반도에만 분포하는 유일한 식물로 고유자연환경에 적응 진화 해온 우리나라의 귀중한 유전자원이다(Kim, 2004; Pi et al., 2016). 따라서 우리나라의 생물주권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 어야할 대상임이 분명하며, 국가차원에서 보전생물학적 기초 자료로 안정적인 보전과 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이라는 측면에 서 필수적이다(Paik, 1999; Oh et al., 2005; Kim et al., 2009; Son et al., 2012; Pi et al., 2016; Chung et al., 2017).
개느삼(Echinosophora koreensis (Nakai) Nakai)은 콩과 개느삼속으로 한반도의 일부 지역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특산 식물이며, IUCN Red List의 ‘Endangered’로 지정(Kim et al., 2016)된 희귀식물이다. 1918년 함경남도 북청에서 정태현 과 Ishidoya에 의해 최초로 채집되었으며, Nakai(1919)에 의 해 고삼속의 한국특산종인 Sophora koreensis로 발표되었다 가 1923년 Nakai가 지하경을 통한 번식, 꼬투리에 4개의 날개 등의 특징 등을 들어 한국 특산속 식물로 승격 발표하였다 (National Institute of Environmental, 2005). 주로 산록이나 길가에 자라는 높이 1m의 낙엽관목으로 가지는 털이 있고 짙 은 갈색인 특징을 가지며 잎은 호생하고 노란색 꽃은 5월에 개화하여 협과(莢果, legume)열매를 7~9월에 결실한다(Lee, 2010; Lee, 2014). 한반도의 중부 및 북부를 중심으로 자생하 고 있으며, 북한의 평양 및 평안남도 신양, 맹산, 성천, 북창, 순천, 양덕, 함경남도 신흥, 북청, 함흥, 황해북도 사리원, 연산, 강원도 판교 등에 출현하는 것으로 보고 된 바 있다(Son, 2005; Joo et al., 2016). 특히, 한국에서는 강원도 지역의 양구, 춘천, 인제, 홍천, 철원 등에 자생(Kim et al, 2018)하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Figure 1).
개느삼에 관한 초기 연구는 Nakai(1919;1920;1923)에 의해 콩과에 속한 다른 종과의 형태적 특징조사가 선행되었으 며, 화분학적 연구(Ikuse, 1954;1956; Jang, 1986;Jung and Lee, 1990)와 개느삼 성분에 관한연구(Murakoshi et al., 1977;1982a;1982b;1985;Kim and Kang, 1986;Kim and Lee, 1990; Kim et al., 2002; Byun et al., 2004; Choi et al., 2009)가 보고되었다. 이후 개느삼 생리 생태에 대한 연구 (Lee, 1992), 개느삼 생태・형태적 특성에 대한 연구(Choe, 2000), 개느삼 자생지의 생태적 특성에 대한 연구(Yoo et al., 2005)와 한국 특산식물 개느삼의 자생지 조사 및 형태적 특성에 대한 연구(Shim et al., 2006) 등이 발표되었다. 최근에 는 개느삼 자생지 일대 식물상에 대한 연구(An et al., 2014; Kim et al., 2017) 등 다양한 연구들이 선행되었다. 개느삼의 생육에 영향을 미치는 위협요인으로 탐방객의 원예용 도취(盜 取)와 군사 활동으로 인한 정기적인 예초작업 등의 인위적인 교란 등이 있으며, 이에 따른 귀화식물 및 도입식물의 유입이 개느삼의 생육 및 생태계에 위협을 줄 수 있을 것(Cheon et al., 2009; Oh et al., 2009)이라 보고된 바 있으나 자생지 쇠퇴 위협에 대비한 개느삼 개체군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이 렇다 할 기초적인 연구결과는 제시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자생지를 대상으로 하여 인위적 훼손 등으로 인한 환경변화로 쇠퇴 위협이 있는 개느삼의 분포 패턴 과 개체군 구조 등을 조사 분석하여 향후 개느삼 개체군의 동태 및 지속성 파악을 위한 기초자료 활용을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개황
본 조사는 2018년 05월부터 07월까지 강원도 일부지역을 대상으로 수행하였으며, 개느삼의 분포에 대한 문헌・표본자료 및 연구자의 기존 정보에 의하여 양구, 춘천, 인제, 홍천 등에서 출현면적 조사를 능선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희귀식물 개체 군 모니터링방법(Nelson, 1985;Tienes et al., 2010)을 참고 하여 조사방법을 정하였다. 네 대의 GPS(Oregon300, Garmin) 를 이용하여 조사지좌표, 개느삼 출현지점, 해발고 등을 기록하 였다. 기록된 개느삼 출현지점을 기반으로 출현면적을 구하였 으며, 양구는 조사거리 13㎞내에 7,000~27,000㎡, 춘천은 1.7 ㎞내에 450~1,000㎡, 홍천은 3.9㎞내에 2,000~3,000㎡ 면적 으로 개느삼이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1, Figure 2). 조사지중 밀도가 비교적 높은 강원도 양구군 남면 죽리와 춘천 시 동면 지내리, 홍천군 북방면 성동리를 대상으로 조사구를 선정하고, 개체군 특성조사를 위한 방형구를 설치하였다. 양구 와 춘천 지역에는 각각 3개씩 20m×30m(600㎡) 대방형구를 능선을 기준으로 설정하였으며, 홍천의 경우 2개의 대방형구를 사면에 설정하였다(Figure 3). 설정한 대방형구 내 4~7개 Transect상의 1m×1m(1㎡) 소방형구를 2m 간격으로 각각 10 개씩 양구 210개, 춘천 180개, 홍천 140개, 총 530개를 설치하 였다. 지역별 조사구 해발고는 각각 양구 347~711m, 춘천 215~230m, 홍천 361~424m이었다.
2. 개체군 분포 및 연령구조 특성조사
개체군분포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연구대상지에서 출현개 체 수, 개체밀도, 출현거리, 출현개체크기, 결실개체 수, 결실률 등을 구하였다. 출현개체 수와 결실개체 수는 소방형구에 출현 한 전수를 조사하였으며, 개체밀도는 전수 조사된 개체를 ㎡당 출현한 평균개체 값으로 나타냈다. 출현개체크기는 연구대상지 내 개느삼 전체 출현거리에 밀도를 곱한 값으로 산정하였으며, 결실률은 결실개체 수 대 출현개체 수의 비로 산정하였다. 개느 삼 개체군의 연령구조를 분석하기 위해 소방형구 내 출현개체 전체의 개체 높이(cm)를 측정하였다. 개체높이 측정은 절척 (2m, STABILA)을 이용하여 0.1cm단위까지 측정하여 구하였 다. 조사된 개체 높이는 개체 크기분포를 5cm단위로 구분한 후 지역별로 분석하여 개느삼 연령구조 특성을 파악하였다.
3. 보전지위평가 적용
확보된 개느삼의 종발생정보를 활용하여 지리적 분포범위를 분석 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세계자연보전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IUCN) 적색목록 ver 3.1의 평가기준 B를 적용하였다. 수집된 자료는 GeoCAT(Geospatial Conservation Assessment Tool)을 이용하여 분포범위(Extent of occurrence, EOO) 및 점유면적(Area of occupancy, AOO)을 산출하였으며, IUCN에 평가된 범주와 비교분석하 였다.
결과 및 고찰
1. 개체군 분포특성
개느삼의 개체군 분포특성을 능선을 중심으로 조사 분석한 결과 530개 전체 소방형구 출현개체 수는 1,837본이었으며, 지역별 출현개체 수는 각각 양구 829본, 춘천 606본, 홍천 402 본이었다(Table 2). 조사된 세 개 지역의 평균 개체 밀도는 3.47본/㎡로 나타났으며, 지역별로 양구 3.95본/㎡, 춘천 3.37 본/㎡, 홍천 2.87본/㎡이었다. 개체군 출현거리 조사결과 양구 1,738.8m, 춘천 331.7m, 홍천 444.0m이었다. 밀도와 출현거 리에 따른 개체 크기는 양구 6,868본, 춘천 1,118본, 홍천 1,274본으로 추정되었으며, 총 출현거리 2,514.5m내에 8,725 본이 출현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개체군의 결실률이 0.0038으로 전체 출현 개체 1,837본 중에 7본만이 결실된 것 으로 나타났다. 식물에 있어서 에너지를 소모하는 생식생장이 종종 영양생장과 부의 상관을 보여 동일한 에너지원에 대한 생물학적 경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보고(Koenig and Knops, 1998)를 고려할 때, 개느삼은 영양생식이 생식생장보 다 경쟁에 우위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영양생장 비율이 생식생 장 비율보다 매우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대조구격으로 사면에 설치한 홍천의 경우 일정 분포경향을 나타내지 않았으나, 전체 소방형구를 일괄하여 개체 밀도의 분포 경향을 분석한 결과 개느삼은 수관 열림이 높은 산지 능선을 중심으로 수관 열림이 낮은 숲 중심부로 갈수록 개체 밀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냈 다(Figure 4). 수관울폐도와 그에 따른 임내에 들어오는 빛의 양이 각 개체군을 유지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서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특산식물의 최적의 생태환경을 연구하는데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Park et al., 2011)으로 광량이 개느삼 개체의 생육에 매우 중요한 요소일 것으로 추정 된다.
2. 개체군 연령구조 특성
소방형구 내 출현하는 전체 개체의 높이를 분석한 결과 양구 2.3~68.5cm, 춘천 2.3~66.6cm, 홍천 2.4~52.4cm로 나타났 으며, 각 지역별 개체높이 평균은 양구 17.4cm, 춘천 23.1cm, 홍천 21.2cm로 조사되었다(Figure 5). 한편, 개체 높이를 바탕 으로 개느삼 개체군의 stage-structure를 분석한 결과 15.0~ 20.0cm를 기점으로 개체 높이가 높아질수록 출현빈도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여주었으며, seedling으로 추정되는 10cm 이하의 개체들의 비율도 매우 낮게 나타났다.
전체 소방형구 내 분포하는 개체를 일괄하여 높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최저 개체높이는 2.3cm이었으며, 최대 개체높이 는 68.5cm로 평균 20.1cm이었다(Figure 6). 약 30.0cm이하 의 높이를 가진 개체들은 완만한 기울기를 보인 반면 35.0cm 이상의 개체군에서는 출현빈도가 낮아지고, 급격한 기울기 변 화를 보였다. 한편, 50.0cm이상의 개체 수는 24본으로 전체 개체빈도의 1.3%에 불가해 자생지 환경변화가 높이 1m까지 생장하는 개느삼의 생육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되었다. 개체군의 존속과 성장 또는 쇠퇴과정에서 각 연령층의 기여도 는 상이하고 따라서 개체군의 연령구성을 나타내는 연령분포는 개체군의 현재 상태와 미래 상태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가 된다(Ryu and Lee, 2002)라는 보고를 고려할 때, 개느삼은 유령개체군에서 장령개체군으로의 연속적인 연령분포를 보이 지 못해 불안정적인 연령구조를 나타내고 있어 하위구조에서 상위구조로의 지속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 서 향후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한 개느삼 개체군의 지속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위협요인 및 보전지위평가 적용
개느삼의 영양생식에 의한 유전자 다양성 부족 및 과밀한 종간경쟁 등은 개느삼 특성상 분포 지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개느삼은 주로 등산로 주변이나 숲 가장자리에 자생하고 있어 광환경변화에 따른 경쟁식생 발생으로 피압 위협을 받고 있으며, 등산객수의 증가로 등산로 확장에 따른 침식에 의한 서식지 건강성 감소가 초래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군사시설 건설을 위한 옹벽 및 기반시설의 설치에 따른 간벌작업 등으로 오리새, 칡 등 교란식물의 유입으로 생육환경을 저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꾸준한 현지 내・외보전이 필요한 종으로 양 구의 개느삼 자생지는 천연기념물 제372호로 지정・보호 (1992)되고 있으며, 최소 6개 지역의 700여 개체 이상이 국립 수목원에서 종자 및 전시원에 현지 외 보전되고 있다.
개느삼은 출현범위 및 점유면적과 개체군 파편화, 서식지 면적, 범위 또는 서식지 질의 지속적인 감소를 근거로 IUCN Red List(ver 3.1)에 EN B1ab(ⅲ)+2ab(ⅲ)로 평가되어 있다 (Kim et al., 2016). 본 연구에서 확인한 종 발생 정보 기초로 계산된 점유면적(AOO)는 200㎢, 출현범위(EOO) 59,012㎢ 로 나타남으로써, 점유면적은 IUCN Red List 의 EN범주의 임계치에 충족됨을 확인하였다(Table 3).
4. 종합고찰
이상의 연구결과를 종합하면 530개 전체 소방형구의 개느삼 출현개체 수는 1,837본, 평균 개체밀도는 3,47본/㎡으로 총 출현거리 2,514.5m 내에 8,725본이 출현하는 것으로 조사되 었으며, 전체 출현 개체 1,837본 중 단 7본만이 결실하여 결실 률은 0.0038으로 영양생장 비율이 생식생장 비율보다 매우 높 을 것으로 추정된다. 개느삼은 수광량이 높은 능선에서 숲 중심 부를 갈수록 개체밀도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 광량이 개느 삼 개체의 생육에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개느삼 개체를 일괄하여 높이 변화를 분석한 결과 최저 개체 높이 2.3cm, 최대 개체높이 68.5cm, 평균 20.1cm이었다. 개느삼은 유령개체로 추정되는 개체군에서 장령개체군으로의 연속적인 연령분포를 보이지 못하는 불안정적인 연령구조를 보여 하위구 조에서 상위구조로의 지속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 다. 영양생식에 의한 유전다양성 부족과 과밀한 종간경쟁, 광환 경변화에 따를 피압 등의 위협요인으로 양구군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으며, 국립수목원에서는 종자 및 전시원에 현 지 외 보전되고 있다. 종 발생정보를 기초로 하여 개느삼은 점유면적 200㎢, 출현범위 59,012㎢로 점유면적이 IUCN Red List 의 EN범주 임계치에 충족됨을 확인했다.
희귀식물 개체군 연구를 위해서는 최소 3년간의 모니터링 데이터가 필요하며, 개체군 특성 파악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10년 이상 모니터링 기간이 연장되어야한다(Falk et al., 1996; Elzinga et al., 1998; Albrecht et al., 2011;Maschinski and Haskins, 2012). Cornell Botanic Gardens은 개체군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개체군 특성과 변화 및 위협요인 등을 평가하여 관리 및 보존 전략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희귀식물보존의 일환 으로 미국의 희귀식물인 미국금매화(Trollius laxus)의 모니터 링을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모니터링 결과 등을 홈페이 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는 국립수목원이 2009년부터 희귀・특산식물 보존 및 복원 인프라 구축 과제를 통하여 지역별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보고서를 통해 연구결과를 발간하고 있으며, 국립공원연구원에서는 국립공원연구지를 통 해서 오대산국립공원 특별보호구역 모니터링 보고 등을 발표 (Chae et al., 2017)한 바 있다.
본 연구결과는 1년차 연구결과물로 위에 언급된 기존 연구 들과 같이 매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여 향후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PVA(Population viability analysis)분석 (Brigham and Schwartz, 2003)등을 실시하여 개느삼 개체군 의 지속성에 대한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