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몬순기후의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의 강수량은 여름철에 집 중되고 있으며, 집중호우 및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의 집중호우는 하천유량을 급격히 증가시켜 산지계 류에 산사태와 토석류 등을 발생시킨다. 토사재해의 발생은 많 은 인명피해 등을 초래하고 있으며(Kim et al., 2012), 이러한 피해를 예방 및 방지하고자 다양한 사방시설물을 설치하고 있 다. 사방시설물은 기슭막이, 바닥막이, 낙차공 등이 있으며, 사 방공작물 중 사방댐은 대표적인 시설물로 알려져 있다 (Nakamura et al., 1995). 사방댐은 산사태 등으로 인한 토석 류 발생으로부터 상류에서 내려오는 토사 등을 차단하고 유속 을 저하시켜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로 알려져 있다. 사방댐은 크게 불투과형 사방댐과 투과형 사방댐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불투과형 사방댐은 전석, 콘크리트 등, 투과형 사방 댐은 버트리스, 슬릿트, 그리드 등이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 산지계곡의 자연재해 예방이나 이수 및 치수기능 등의 목적으 로 불투과형 사방댐을 주로 건설하였으나 최근에는 생물의 이 동 단절, 수생생물의 미소서식처를 훼손하는 등 이러한 문제를 저감하고자 투과형 사방댐을 건설하기 시작하였다(Ma et al., 2014, KFS, 2018).
계류생태계는 일반적으로 동․식물이 서식하기에 다양한 미 소서식처를 가지고 있으며, 일반 하천보다 종 다양성이 높아 생물다양성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Allan, 1995;Park et al., 2012). 이러한 산지계류 내에 건설되는 사 방댐은 유량 및 유속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계류 생태계에 서식하는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Park and Kim, 2013). 그 중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이동성이 적어 정량채집이 용이하고, 물리적인 교란에 민감하 게 반응하며, 종다양성이 높아 생물학적 지표로서 유용하다 (Hynes, 1963;Wilhm, 1972;Ward, 1992). 계류생태계에 서식하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여름철 홍수 시에 유속, 수 위의 변화 그리고 하상교란 등 하상의 불안정성 증가 및 표면 적의 증가로 인한 물리적인 교란요인의 영향에 의해 서식환경 이 노출되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다양성은 낮아진다 (Robertson et al., 1995;Kim et al., 2016). 또한, 보와 같은 인공구조물의 건설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서식에 부정적 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Park et al., 2017), 산지 계류의 사방댐 건설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사방댐이 계류생태계에 서식하는 생물에 미치는 영향에 관 한 국내 연구로는 버트리스 사방구조물의 설치가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의 서식처에 미치는 영향(Ma et al., 2014), 산지계 류 내 시공된 사방댐에 의한 어류 및 양서류 서식의 변화(Lee et al., 2019) 등이 연구되었으나 집중호우 및 장마 등의 유속 변화가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불투과형 사방댐, 투과형 사방댐이 건설 된 지역과 사방댐이 건설되지 않은 대조지역을 대상으로 저서 성 대형무척추동물의 군집 구조를 파악하고 이들 각각의 하천 에서 장마 전·후의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 차이를 비교함 으로써, 사방댐과 같은 인공구조물의 형태의 차이가 저서성 대 형무척추동물 군집 변화와의 연관성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향후 사방을 위한 시설물 설치시 계류생태계의 교 란 및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로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방법
1. 조사시기
사방댐에 의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2019년 3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총 4회에 걸쳐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1차와 2차조사는 장마 이전, 3차와 4차조사는 장마 이후에 조사를 실시하였다.
2. 조사지점
조사지점은 불투과형 사방댐과 투과형 사방댐을 선정하였으며, 불투과형은 전석(Boulder stone), 투과형은 버트리스(Buttress) 로 건설되어있다. 또한, 사방댐이 건설되지 않은 대조지역 (Control)을 선정하여 비교․분석하였다(Figure 1). 사방댐에 의 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불투과형과 투과형은 사방댐을 기준 으로 상류 2지점, 하류 2지점을 선정하였으며, 대조지역은 사 방댐을 기준으로 선정된 조사지점의 거리와 유사한 지점을 선 정하여 조사를 실시하였다.
3. 조사방법
1) 물리・화학적 요인
유속(Flow velocity)은 쇠 자를 이용하여 Craig(1987)의 방 법으로 측정하고 하상구조는 Cummins(1962)의 방법을 적용 하여 Boulder, Cobble, Pebble, Gravel, Silt/Sand의 5단계로 분류하였다. 수질측정은 HANNA(HI98194)를 이용하여 수 온, pH, 용존산소(DO), 전기전도도, TDS(Total Dissolved Solid)를 측정하였다.
2)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채집 방법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채집은 Surber sampler(30㎝ x 30㎝, 망목 0.2㎜)를 이용하여 조사지점별 riffle, run, pool에 서 각 1회씩 3회 정량채집을 실시하였다. 채집된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은 현장에서 Vial(500㎖)에 담아 99% Ethanol에 고정하였다. 실험실로 운반된 채집물은 유기물로부터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을 골라내어 Vial(10~25㎖)에 옮긴 후 80% Ethanol에 보존하였다. 수서곤충은 Merritt et al.(2008), Kim et al.(2013), Kwon et al.(2013) 등을 참고하여 동정하였으며, 연체동물은 Kwon(1990)을 참고하여 동정하였다. 깔따구류 (Chironomidae spp.)는 정확한 종과 속 수준의 동정이 제한되 어 과 수준(Family level)으로 동정하였다. 유속 및 저서성 대 형무척추동물의 분석은 1차, 2차조사의 평균값(장마 이전)과 3차, 4차조사 평균값(장마 이후)을 산출하여 분석을 실시하였다.
3) EPT 그룹
EPT 그룹은 하루살이목(Ephemeroptera), 강도래목(Plecoptera), 날도래목(Trichoptera)의 분류군으로 일반적으로 EPT 그룹의 비율이 높을수록 수환경질이 양호한 상태를 나타내며(Davis et al., 2003;Peitz, 2003), 곤충강에서 하천생태계의 주요 분 류군으로 알려져 있다(Lee et al., 2012;Kim et al., 2013). 본 연구에서는 사방댐에 의한 장마 전·후 EPT 그룹의 변화를 파악하고자 분석을 실시하였다.
4) 통계분석
통계분석은 Biodiversity pro.(ver.2)를 이용하여 장마 전·후 불투과형, 투과형, 대조지역에 출현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의 유사성을 파악하고자 유사도 분석(Bray and Curtis, 1957) 을 실시하였다. 또한, 사방댐과 대조지역의 장마 전․후와 EPT 그룹 간의 상관성을 파악하고자 PC-ORD(ver. 5)를 이용하여 주성분 분석(Principal components analysis)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물리․화학적 요인
조사지점별 장마 전․후의 평균 유속 분석 결과는 Figure 2와 같다. 유속은 불투과형의 경우 장마 이후 대부분의 지점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St. 3은 0.44(±0.06)m/s에서 0.37(±0.06)m/s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투과형은 장 마 이후 모든 지점에서 유속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St. 3에서 상대적으로 유속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조지역 은 상대적으로 경사도가 낮은 St. 4를 제외하고 장마 이후 유속 이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불투과형과 투과형은 장마 이 후 사방댐을 기준으로 유속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으며, 대조지역은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이는 산지계류에 설 치된 사방댐에 의해 St. 3에서 유속이 감소한 것으로 생각되며, 불투과형의 경우, 물의 흐름이 차단되어 장마 이후 상시 유속보 다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 하상구조 분석결과, 불투과형과 투과형은 St. 2와 St. 3에서 Boulder와 Cobble의 비율이 대조 지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장마 전·후 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Table 1).
사방댐 조사지역별 장마 전․후의 수질분석 결과(Table 2), 수온은 계절적인 영향이 반영되어 장마 이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용존산소(DO) 역시 조사지역별 장마 이후 감소하 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DO는 수온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Harper, 1992), 장마 이후 감소하는 결과 를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 pH는 조사지역별 장마 이후 다소 증가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전기전도도(EC)와 TDS는 산지 계류의 특성상 비교적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2. 종조성
조사기간 동안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출현은 불투과형 총 3문 5강 11목 39과 71종 5,581개체, 투과형 총 3문 4강 9목 39과 75종 6,830개체, 대조지역 총 5문 6강 11목 39과 74종 3,701개체로 출현종수는 유사하였으나 개체수에서 차이 를 나타내었다. 조사지점별 장마 전․후 평균 종수 분석 결과 (Figure 3), 불투과형은 장마 이후에 모든 지점에서 감소한 것 으로 분석되었으며, 투과형은 장마 이후 St. 1과 St. 3은 증가하 고, St. 2와 St. 4는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조지역은 장마 이후 St. 2∼St. 4에서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사지 점별 장마 전·후 출현종 분석 결과, 공통종은 불투과형이 25종 (St. 2)~33종(St. 3), 투과형이 27종(St. 3)~36종(St. 4), 대조 지역이 21종(St. 4)~29종(St. 3)으로 분석되었다. 불투과형이 투과형, 대조지역 보다는 상대적으로 장마 이후의 출현종 변화 가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조사지점별 장마 전․후 평균 개체수 분석 결과(Figure 4), 불투과형, 투과형, 대조지역의 모 든 지점에서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여름철 장마로 인한 집중 강우는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개체수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Mesa, 2012; Hong et al., 2017), Hong et al.(2017)의 연구결과 장마 이후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의 종수 및 개체수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본 연구결과 장마 이후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종수 및 개체 수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기존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것 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투과형은 대조지역과 개체수 감소율이 비교적 유사한 것으로 분석되어 계류 생태계의 연속성을 유지 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불투과형 사방댐은 투과형 사방댐에 비해 계류의 연속성을 단절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 어(Koo and Ma, 2018), 유속이 상대적으로 느린 것으로 확인 된 불투과형 St. 3에서 투과형과 대조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체수 감소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3. EPT 그룹
사방댐별 EPT 그룹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Figure 5). 불 투과형은 상대적으로 장마 이전에 하루살이목(Ephemeroptera) 의 비율이 높게 분석되었으며, 장마 이후에 불투과형과 대조지 역에 비해 하루살이목의 감소가 높게 나타났다. 또한, 불투과형 St. 2에서 EPT 그룹이 상대적으로 높은 감소를 보여 불투과형 유형의 특성에 따라 정수환경에서 유수환경으로의 환경변화에 의한 결과로 판단된다. 강도래목(Plecoptera)은 불투과형이 상 대적으로 장마 이후 감소가 높게 나타났다. 투과형은 대부분의 지점에서 하루살이목의 감소가 높게 나타났으나, 상대적으로 불투과형보다는 낮은 감소를 보였다. 일반적으로 유수역에서 는 헤엄치는무리(Swimmers), 기어다니는무리(Sprawlers), 붙 는무리(Clingers) 등의 기능군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 나(Ward, 1992;Williams and Felmate, 1992) 장마 이후 유 속의 변화 및 증가로 인하여 헤엄치는무리인 피라미하루살이 (Ameletus costalis), 개똥하루살이(Baetis fuscatus), 감초하 루살이(Baetis silvaticus) 등의 하루살이목 개체수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대조지역은 하루살이목보다는 날도래목 (Trichoptera)에서 높은 감소를 보였으며, 이는 대조지역의 경 우 사방댐과 같은 인공구조물로 인한 하천 흐름의 차단이 없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장마 전・후의 유속, 종수, 개체수, EPT 그룹을 대상으로 장 마 전·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Figure 6), 장마 이후 유속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나, 종수, 개체수, EPT 그룹은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일정한 유속을 유지하는 유수 환경은 정수 환경에 비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Kil et al., 2010) 여름철 집중 강우와 같은 순간적인 교란은 수심, 유속, 하상구조의 변화 등 다양한 물리· 환경적 특성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Alldredge and Moore, 2014;Feebarani et al., 2016). 본 연구에서도 불투과 형, 투과형, 대조지역이 장마로 인해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군 집에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판단되며, 불투과형의 경우 하천 흐름을 단절시키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투과형, 대조지역 과 동일하게 장마에 의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된다.
4. 유사도 분석
사방댐별 장마 전·후의 유사도 분석 결과(Figure 7), 장마 이전 불투과형과 투과형은 43.2%의 유사성을 나타내었으며, 대조지역과는 38.4%로 구분되었다. 이는 산지계곡에 설치된 사방댐으로 인하여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군집이 변화하였 음을 시사하고 있으며, 사방댐 시공 전·후의 저서성 대형무척추 동물의 변화(Lee et al., 2009;Ma et al., 2014)와 일치하는 연구결과를 나타내었다. 한편, 장마 이후에는 대조지역과 투과 형은 53.7%의 유사성을 나타내었으며, 불투과형과는 51.3% 의 유사성으로 구분되었다. 불투과형 사방댐은 투과형 사방댐 에 비해 계류의 연속성을 차단시켜 생물들이 서식하는 서식처 를 물리적으로 변화시킨다고 알려져 있어(Koo and Ma, 2018), 장마 이후 불투과형 보다는 투과형이 대조지역과 유사 한 군집 안정성을 나타낸 것으로 판단된다.
5. Principal components analysis (PCA)
사방댐별 장마 전․후와 EPT 그룹을 이용한 PCA 분석 결과 (Figure 8), 종 분산에 대한 설명력(% of variance explained) 은 Axis 1은 32.5%, Axis 2는 29.1%로 나타나 총 61.6%로 분석되었다. Axis 1을 기준으로 불투과형은 장마 전․후로 양의 값을 나타내었으며, 투과형과 대조지역은 장마 전․후 음의 값을 나타내어 전석 보다는 투과형이 대조지역과 상관성이 높은 것 으로 분석되었다. EPT 그룹의 분석 결과, 하루살이목에서 양의 값에 분포하고 있었으며, 날도래목은 음의 값에 분포하는 것으 로 나타났다. 이는 장마 이후에 유속이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 서식기능군이 헤엄치는 무리인 하루살이목의 비율은 감소하고 유수 환경을 선호하는 날도래목(Rabeni et al., 2005)의 비율 이 증가하여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불투과형, 투과형, 대조 지역, EPT 그룹의 분포를 확인한 결과, 불투과형은 대부분 하 루살이목이 분포하고 있었으며, 투과형과 대조지역은 유수 환 경의 날도래목이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불투과형 보다는 투과형이 유속의 변화가 적어 대조지역과 유사한 유수 환경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사방댐 설치시 불투과형 보다는 투과형에서 비교적 자연하천과 유사한 군집 안정성이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되나 본 연구는 불투과형과 투과형 각각 1개의 사방댐을 선정하여 분석한 결과이므로 불투과형과 투과형의 유형 비교는 뚜렷하게 나타낼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강우량이 대부분 30 mm 이하의 장마로 강우의 강도가 낮으면 계류생태계에 미치는 교란이 크지 않아(Jung, 2011), 장마로 인한 사방댐의 영향을 명확하게 확인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향후 다양한 사방댐의 선정과 태풍 등의 집중강우에 의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변화를 분석하여 사방댐이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연구를 통해 계류생태 계에 서식하는 생물들을 고려한 사방댐 설치를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