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기러기목의 큰고니는 국내 천연기념물 조류 종 중 가장 많은 개체수가 관찰되는 종인데, 우리나라 최대 월동지는 경상남도 낙동강일대로, 낙동강하구와 주남저수지에 대규모 월동개체가 도래한다(Kang et al., 2008). 이 일대는 매년 약 2,000여 개체 의 큰고니가 월동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Hong and Ahn, 2016). 국내 큰고니의 월동은 일정기간 동안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Kang et al.(2008)은 1999년부터 2007년 까지 기록을 확인한 결과, 이 기간 동안 큰고니 국내 월동개체 수가 급격히 증가했음을 밝힌 바 있다. 위 연구에 따르면 1999 년 국내 관찰개체가 2,265개체에서 2003년부터는 4,000개체 가 넘게 증가하여 당시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역, 특히 낙동강 하구 일대가 큰고니 서식처기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고 판단할 수 있었다.
Hahm and Kim(2001)의 1989년부터 1999년까지 낙동강 하구와 인접하면서 국내 두 번째 큰고니 월동지로 알려진 주남 저수지를 대상으로 한 고니류 월동현황 분석결과, 1997년 이후 주남저수지에 월동하는 고니류 개체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 는데, 그 원인을 주남저수지 서식처 파괴로 고니류가 낙동강지 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즉, 주남저수지와 낙동 강하구 일대는 대규모 큰고니 개체군이 서식지 여건에 따라 이동하는 동일한 월동권역으로 볼 수 있어, 고니류 월동지 중 특정 지역에 일시적 문제가 생길 경우 인접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월동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최근 낙동강하구 뿐만 아니라 주남저수지 주변도 각종 개발로 인해 야생조류 월동지로서의 역할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으로 낙동강하구와 주남저수지 전체에 도래하는 큰고니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이 일대의 서식처 기능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보호할 필요 성이 대두되고 있다.
Hong(2009)은 2005년 12월과 2006년 1월에 낙동강 하구 둑 남쪽지역을 대상으로 5개 권역으로 구분하여 조사를 진행한 결과 큰고니 2,300개체 이상을 관찰했는데 1/2가까이가 대마 등 일대에서 관찰되었으며 약 40%가 을숙도, 을숙도남단 일대 에서 관찰되었음을 보고한 바 있다. 반면 백합등과 도요등 일 대, 장자도와 신자도 일대에서는 거의 출현하지 않았다. 낙동강 하구 일대에서 월동하는 큰고니의 국지적 분포특성은 2003~ 2004년 겨울기간 동안 진행된 연구(Hong, 2004)에서도 유사 하게 나타나고 있어 큰고니가 선호하는 서식처는 낙동강하구라 는 국지적 공간에서도 크게 달라지는, 즉 선호하는 서식처가 뚜렷함을 유추할 수 있었다. 특히, Hong(2004)이 낙동강 하구 권역을 세분하여 진행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낙동강하구둑을 기준으로 하구둑 북쪽 서낙동강교까지는 맥도강을 포함해서도 단 한 개체의 고니류도 관찰되지 않아 서식처를 극도로 가리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러한 극단적 분포특성은 낙동강 하구의 넓은 갯벌과 대규모 새섬매자기군락의 분포로 채식지와 휴식지 기능이 양호한 낙동강하구둑 이남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동에 유리한 데에서 기인한다 할 수 있다(Hong, 2004).
큰고니를 포함한 고니류는 주로 물 위에서 목을 수면 아래로 뻗어 먹이활동을 하는 업-엔딩(up-ending)을 통해 취식활동을 하는데, 업-엔딩을 통한 취식활동을 할 경우 최대 100cm 깊이 에 있는 먹이까지 먹을 수 있다(Cramp and Simmons, 1977). 그러나 업-엔딩은 눈을 포함한 머리 전체가 수면 아래로 잠기게 되어 경계에 취약할 뿐만 아니라 수심이 깊어질수록 먹이활동 을 위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여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가 능한 부리나 머리까지만 수면 아래에 잠기는 얕은 수심에서의 취식활동을 선호한다(Cramp and Simmons, 1977;Chisholm and Spray, 2002;Choi et al., 2010). 큰고니가 비록 얕은 수심에서 먹이활동을 한다 하더라도 먹이활동을 위해 눈이 수 면 아래로 잠기게 되면 짧은 시간이지만 포식의 위험에 노출되 게 된다. 따라서 항시 경계행동과 먹이활동의 절충이 이루어져 야 하므로(Pöysä 1987) 위험요소로부터 떨어져 먹이활동을 하 게 된다. 비록 물속이지만 고니류가 위험요소들로부터 떨어지 려는 경향은 사람들의 활동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Hong and Ahn(2016)은 주남저수지를 대상으 로 고니류의 분포특성을 조사한 결과 저수지 방문객이 적은 평일에는 주로 수심이 낮은 수초사이에 분산되어 활동하는 경 향을 보이지만 방문객이 집중하는 휴일에는 방문객이 많은 제 방에서 멀리 떨어진, 수심이 깊은 저수지 중앙에 밀집하는 경향 을 보여 평일과 휴일에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고 하여, 비록 소극적 관찰행위 또한 수면성 야생조류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뚜렷하게 미침을 확인한 바 있다.
이러한 큰고니의 국지적 서식처 선호특성을 살펴봤을 때, 월동지 내에 인위적 시설, 특히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이 빈번한 교량 건설은 큰고니의 월동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 었다. 이에 본 연구는 국내 최대 큰고니 월동지인 낙동강하류부 일대를 대상으로 교량의 분포위치와 큰고니의 월동개체수간 관계성을 살펴보고, 교량이 큰고니 월동지 선택에 미치는 영향 을 확인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큰고니는 천연기념물 제201-2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으 며, IUCN 관심대상종(Least Concern)으로 국제적 보호종으 로 국내 최대 월동지는 낙동강하구 일대이다. 본 지역은 큰고니 외 다수의 멸종위기야생조류가 대규모로 월동하는 국내 최대 야생조류 월동지 중 하나로 중요성이 인정되어 1966년에 이 지역 자체를 천연기념물 제179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과 법률적 보호노력에도 불구하고 1983년 하구 둑 건설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계속되는 개발로 인해 멸종위기 종 서식환경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하천을 가로지르며 조류 비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교량 건설이 촘촘하게 이어지고 있어 사회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낙동강 하구 본류구간에서 부산시계 내에 조성되어 있는 교 량은 지하철과 경전철교량을 포함하여 총 10개이다. 남측 바다 와 접하는 곳에 2009년 완공된 을숙도대교를 시작으로 북쪽으 로 올라가면서 낙동강하구둑, 남해고속도로제2지선 낙동대교, 부산김해경전철교량, 중앙고속도로 강서낙동강교, 구포대교, 지하철3호선교량, 구포낙동강교, 대동화명대교, 낙동강대교 순 으로 이어진다. 본 지역은 하천 양안 경계가 도로로 조성되어 하천 외부와 경계를 형성하고 있고 둔치로는 갈대가 우점하는 퇴적둔치의 식생특성을 보이는 지역이다. 비록 해수와 담수가 만나는 지역으로 공간별 수환경 차이는 크게 일어나는 곳이나 식생 및 주변 물리적 구조 측면에서 월동 야생조류의 서식조건 은 강 하구의 동질한 특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09년 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4대강 사업은 강 전역에서 준설과 둔치정비가 동시에 이루어져 전체적 하상구조는 큰 차이가 없 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연구는 교량과 교량 사이구간의 고니류 월동특성을 살펴 보기 위해 을숙도대교부터 대동화명대교까지의 17km에 이르 는 낙동강 본류구간을 대상으로 하였다. 낙동강대교 구간은 부 산시계 최북단의 일부가 포함되긴 하나, 낙동강하구로부터의 거리가 20km이상 떨어져 있으며, 하천둔치 대부분 면적이 김 해시에 포함되어 제외하였다.
2. 조사분석방법
낙동강하구를 가로지르는 9개 교량의 개발 역사를 살펴보면, 1970년대에는 1973년 개통한 구포낙동강교가 유일한 교량이 었다. 이후 1981년 개통한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상의 낙동대교 가 두 번째로 낙동강 하구를 가로지르게 되었는데, 본 교량은 을숙도 하단에서 8km이상 상류에 위치하고 있어 하구 조류월동 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크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하구 월동지에 영향을 미친 공사는 1983년 착공한 낙동강하구둑인데, 본 본 건설공사는 1981년 환경영향 평가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초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 하게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본 교량건설공사가 환경영향평가제 도의 첫 시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최대 멸종위기야생조류 월동지를 가로지름과 동시에, 기수역 교란을 유발하는 하구 단 절공사를 강행함으로써 이 일대 개발은 급격히 확산되는 계기를 맞았다. 본 교량은 철새월동에 핵심이 되는 기수역 삼각지인 을숙 도 중앙부를 관통하여 조성되었다. 이후 구포대교(1996년), 강 서낙동강교(1999년), 부산지하철3호선(2005년), 을숙도대교 (2009년), 부산김해경전철(2011년), 대동화명대교(2012년)가 차례로 개통되어 낙동강 하류부 교량과 교량사이구간이 평균 2km에 불과해졌다.
교량과 교량 사이의 큰고니 월동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교량 구간을 각각의 조사지로 세분하였다. 단, 교량사이 구간이 80m 정도로 짧아 구간경계의 구분이 유의미하지 않은 구포대교와 지하철3호선교량 사이구간은 별도의 조사지로 구분하지 않아 총 7개 구간으로 구분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Figure 1).
큰고니는 월동 초기에는 먹이활동이 용이한 곳에 집단으로 도래하여 안착하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먹이가 줄어들게 되 면 인접지역으로 분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Hong, 2004). 이 에 대규모 월동지인 낙동강하구 큰고니 군집도 초겨울부터 봄 까지 월동개체수의 변화가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 경향이다. 따 라서 겨울철 1회 또는 2회의 조사결과로 낙동강하구의 월동지 기능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이에 월동기간동안 시계열에 따른 개체군 활동범위 변동가능성을 고려하여 월동기 간 전체를 시기별로 세분하여 조사한 후 낙동강하류부 큰고니 군집의 월동특성을 미시적으로 살펴보고자 하였다. 분포조사는 2018년 12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실시하였다. 조사는 보름 간격으로 6개 시계열로 구분하여 실시하였다. 구분은 12월 초, 12월 말, 1월 초, 1월 말, 2월 초, 2월 말로 설정하였다. 본 조사 구간의 길이는 17km로 길어 짧은 시간에 모든 지역을 조사하기 에는 무리가 있어 단일시계열기간(15일간격) 동안 구간을 나누 어 모든 구간을 조사하였다. 둔치부의 경우 샛강을 포함한 지형 굴곡 및 초목류에 의한 사각지대가 분포하여 교량 및 제방상부 를 조사지점으로 하는 정점조사에서는 개체확인이 어려운 관계 로 개체수 조사는 낙동강 본류 수면부를 대상으로 하였다.
교량구간 내 개체수와 을숙도대교 외부 낙동강하구일대와 기타 주변지역(서낙동강, 맥도강, 조만강일대) 개체수의 변화 및 관계성을 비교하여 살펴보고자 을숙도대교 남단일대와 기타 주변지역을 구분하여 함께 조사를 진행한 후 이 일대 전체 큰고 니 개체수와 비교고찰을 진행하였다. 을숙도대교 남단 조사는 하류부 개체수와의 객관적 비교가 가능하도록 월별 중반기(매 월 15~20일)에 조사를 진행하여 총 3회 진행하였다. 전체 조사 면적은 낙동강 하류부 약 26㎢, 낙동강하구 약 35㎢, 기타지역 약 17㎢이다.
현장조사는 교량구간 전체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지점을 각 구간별로 1~4개소씩 현장에서 판단하여 정점조사로 조사를 진 행하였다. 조사팀은 2인 1조를 기본으로 하였으며 큰고니 개체 수 확인을 위해 쌍안경과 필드스코프를 병행 이용하였다.
교량구간 조사는 시계열별로 2일씩 조사를 진행하였다. 낙 동강 하구 및 기타지역 조사는 월별 1회를 기준으로 2일을 연 속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팀 구성은 낙동강 하구를 대상 으로 한 야생조류 정기 모니터링에 최소 10년 이상 참여하고, 국립생물자원관 겨울철 야생조류 동시센서스 조사원으로 활동 하고 있는 조사자를 팀별 최소 1인 이상 배치하여 조사의 신뢰 성을 높이고자 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조사구간별 큰고니 출현현황
2018~2019년 큰고니 월동시기를 월동 초기부터 후기까지 보름 간격으로 총 6개 시계열로 구분하여 조사를 진행하여 획득 한 각 교량구간별 큰고니 개체수를 기록한 것이 Table 2이다. 큰고니는 특정 지역에서 월동기 전체를 보내지는 않으며 월동기 동안에도 월동지를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는데(Jeon and Cho, 2006) 본 조사에서도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고 있었다. 큰고니 출현 개체수는 동일 구간에서 월동기간 동안에도 시계열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으며, 조사구간 전체에 출현하는 총 개체 수도 시기별로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세부 구간별로 시계열별 출현 개체수를 살펴보면 총 7개 구 간 중 4개 구간에서는 월동기 내내 큰고니가 관찰되지 않았고, 낙동대교~경전철교량구간(section c)에서는 월동 초기인 12월 하반기에 두 마리가 관찰된 것이 유일하였다. 이에 해당 지역들 은 이미 큰고니의 안정적 서식처로서의 기능을 하지는 못하는 지역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큰고니가 군집을 형성하며 출현한 구간은 7개 구간 중 단 2개 구간에 불과하였는데, 경전철교량~ 강서낙동강대교구간(section d)은 본 조사구간에서 유일하게 월동초기부터 월동후기까지 큰고니 개체군이 안정적인 규모로 관찰된 구간이었다. 이 구간에서는 월동 초기인 12월 초에 183 개체가 관찰된 것을 시작으로 12월 말에 313개체가 관찰된 이 후 이듬해 2월 초에 321개체로 가장 많은 개체가 관찰될 때까지 꾸준히 200개체 이상 관찰되었다. 다만, 2월 말 월동을 마치고 번식지로 돌아가기 직전에는 2개체만이 관찰된 바 있다.
큰고니 개체군이 월동기 내내 관찰된 다른 구간인 하구둑교 량~낙동대교구간(section b)의 경우 월동초기인 12월 전반기 에 24개체가 관찰되던 것이 꾸준히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며 1월 후반기에 192개체, 2월 전반기에 163개체가 관찰되었고 마지막 조사시기인 2월 후반기에는 313개체가 관찰되어 시간 이 지나면서 개체수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었다. 전체적 으로 낙동강하류부의 큰고니 월동주기는 월동초기에서 후기로 갈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의 일정한 패턴을 먹이와 관련지어 생각할 경우 월동초기에는 낙동강하구와 서낙동강 주 변지역을 좀 더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후기로 가면서 낙동 강하류부로 일부 이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낙동강하구와 주변지역을 함께 비교하여 살펴보면, 전체 낙동 강 하구 일대 1,300여 개체 정도가 월동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10여 년 전까지 낙동강하구일대 큰고니 월동개체수가 2,000개 체를 넘으며 국내 최대 큰고니 월동지(Yu et al., 2010)였으나 최근 정부 동시센서스조사(NIBR, 2018)에서 큰고니 개체수는 낙동강하구보다 주남저수지에 집중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 다. 이러한 큰고니 월동지 변화경향으로 판단할 때, 낙동강 하 구의 큰고니 월동지 기능이 주남저수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나빠졌다고 볼 수 있었다. 다만, 주남저수지 또한 인접지역의 개발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멸종위기 야생조류의 월동지 선택요인이 단순히 개발 요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무리 가 있어 이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낙동강하류부와 낙동강 하구, 서낙동강 및 주변지역의 큰고 니 분포를 시계열별로 비교하여 살펴보면, 월동 초기인 12월에 는 3개 지역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겨울이 깊어지는 1월에는 상대적으로 낙동강하구를 이용하는 개체가 늘어나고 서낙동강주변 개체가 크게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특성은 월동후기까지 이어지고 있어 서낙동강 주변의 경우 초기 큰고니 월동개체가 월동 전기간 생활하기에 는 어려운 서식지로 판단할 수 있었다. 낙동강하류부의 경우 국지적 측면에서 개체이동이 있으나 전체 개체수의 변화는 상 대적으로 많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큰고니가 안정적으로 출현하고 있는 2개 구간과 출현하지 않는 5개 구간의 물리적 특성을 살펴보면, 가장 뚜렷한 차이는 교량 사이의 길이이다. 안정적 출현구간 2개소는 교량사이 구 간이 4km를 넘어 비교적 긴 구간이었으나, 반대로 큰고니 출현 이 없는 5개 구간은 모두 교량사이 구간길이가 2km이하의 짧 은 구간이었다. 길이에 따라 변하게 되는 제외지의 면적 또한 관계가 깊다고 판단할 수 있었으나 면적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a와 d구간의 개체수 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는 점에 비추 어 제외지 면적보다는 교량사이 간격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볼 수 있었다.
큰고니의 취식 및 휴식이 수면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제외지 수면의 비율이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았는데 안정적 으로 출현하는 지역의 수면비율은 52.8%(Section b), 39.5% (Section d)로 두 지역의 비율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었고 미출 현지역 5개소 또한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어 제외지에서 수 면이 차지하는 비율이나 둔치비율이 큰고니의 월동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울러 낙동강 하구로부터의 이격거리와도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낙동강은 2009년부터 진행된 4대강사업에 의해 부산시계 내 낙동강 둔치 대부분에 수변공원을 조성하여 시민들이 이용 하고 있는 만큼 구간별 둔치의 이용특성 또한 대동소이하여 둔치이용의 차이로 인한 월동지 선택의 가능성은 미미한 것으 로 판단된다. 아울러 동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하상굴취작업 으로 수면 내부환경 또한 큰 차이는 없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이에, 구간별 큰고니의 월동개체수 차이는 교량의 영향 이 크게 작용한다고 판단되었다. 다만, 하상굴취사업 이후 하천 흐름에 의해 수심변화 및 수변식생 분포변화 등의 큰고니 서식 환경 변화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이에 대한 연구는 추가적으로 진행될 필요성이 있었다.
월동초기 정착과정에서 큰고니가 집단으로 월동하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먹이가 풍부하면서 외부로부터 안전한 서식처로 판단할 수 있다. 본 조사결과 낙동강 하류부에서 큰고니의 안전 한 월동 먹이터는 경전철교량~강서낙동강대교구간이 해당되 며, 본 구간의 먹이가 적어지게 되는 월동 중반기 이후부터는 본 구간과 하구둑~낙동대교 구간을 함께 이용하며 월동하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낙동강하류부에서 큰고니가 가장 안정적으로 월동할 수 있는 구간은 경전철교량~강서낙동강대 교구간으로 판단된다.
큰고니의 핵심서식처인 을숙도 일대 을숙도대교~낙동강하구 둑 일대에서 큰고니 관찰이 없는 것은 교량사이의 간격이 협소 하게 형성되어 하천 수면에 큰고니가 월동하기에는 부적합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된다. 이는 큰고니가 출현하지 않는 구간이 낙동강 하류의 여타 물리적 특성이 유사한 데 반해 교량 과 교량사이의 구간이 매우 짧다는(1~2km) 공통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반면 큰고니 개체군이 관찰된 구간은 교량과 교량 사이가 4km를 넘는 비교적 긴 구간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2. 결론 및 제언
낙동강하구 일대는 야생조류 서식처로서의 가치가 인정되어 강력한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각종 개발과, 내부의 교량건설 등으로 인해 큰고니를 포함한 멸종위기 야생조류의 서식처 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 고 있다. 낙동강 하구에서 월동하는 대표적 보호종인 큰고니 또한 월동개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본 지역보다 주남저수지 가 더 많아지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낙동강 하류를 대상으로 교량구간별 큰고니의 월동특성을 살펴봤을 때, 큰고니 월동지 기능 측면에서 교량이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되었 다. 특히 교량과 교량 사이가 2km 정도로 짧은 지역의 경우 큰고니 월동개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아 큰고니 월동지로서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특징은 큰 고니의 먹이활동 특성상 안전거리의 확보가 중요하며(Pöysä 1987), 비상상황에서 빠르게 비상할 수 있는 물리적 거리 또한 중요한 상황에서, 하늘을 가로지르는 교량 자체뿐만 아니라 교 량을 지나는 차량움직임 및 소음 등이 큰고니에 위협요소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량이 조성되기 이전 본 지역의 큰고니 월동개체수가 면밀히 조사된 자료가 없어 객관적 비교 는 가능하지 않아, 큰고니 월동개체가 관찰되지 않은 것이 전적 으로 교량조성에 따른 영향으로 단언할 수는 없었다. 아울러, 본 연구가 1회의 월동기간에 조사된 결과로 당해년도의 먹이구 조 및 환경여건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할 수도 있어 중·장기적 모니터링과 하상 및 둔치의 큰고니 먹이원의 차이 등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조사대상지의 대부분 지역은 멸종위기 월동 야생조류의 보호를 위해 1966년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는 지역임에도 멸종위기종의 서식환경에 대한 국지적 변화 모니터링은 진행되지 않고 있어 향후 멸종위기종의 서식처 유 지를 위한 연구가 보다 정밀하게 진행될 필요성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