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국립공원은 우리나라의 자연생태계나 자연 및 문화경관을 대표할 만한 지역으로서 자연공원법 제4조 및 제4조의2에 따 라 지정된 공원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1967년 지리산국립공원 지정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2개의 국립공원이 지정·관리되고 있다. 무등산은 1972년 5월 22일 도립공원 지정 이후, 2013년 3월 4일 제 2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광주광역시와 전라 남도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전체면적은 75.425㎢이다. 무등 산국립공원은 뛰어난 자연생태계와 자연경관 등에 기인하여 지정되었는데(Korea National Park Service, 2015), 해발 1,187m의 최고봉인 천왕봉을 비롯하여 서석대, 입석대와 같은 주상절리대와 산봉, 기암 등 다양한 경관자원이 61개소가 분포 하고 있다(Chae, 2014; Lee et al., 2015).
국립공원의 자연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접근 시설인 탐방로는 탐방객을 자연생태계 공간의 내부와 연결시키 는 역할을 한다(Kwon, 2010). 무등산국립공원 내에는 2019년 을 기준으로 63개소, 총 165㎞의 길이의 탐방로가 운영되고 있다. 무등산 옛길은 증심사 지구에 편중된 탐방객 분산을 통한 균형있는 이용으로 자연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2008년 조성 계획이 추진되었다. 현재 총 3개의 구간으로 구성된 옛길은 2009년 5월과 10월에 1·2구간이 개방되었고, 2010년 7월 3구 간이 개방되었다. 본 연구대상지인 옛길 2구간은 원효사에서 시작하여 서석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오랫동안 탐방객의 출입이 통제되어 우수한 산림생태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 으로 알려져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은 대도시에 인접해 있어 개발로 인해 식생 이 많이 훼손되어 왔다(Shim, 2017). 식생은 인공조림지와 나 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이차림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침엽수인 소나무군락과 상수리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신갈나무 등 낙 엽활엽수림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Cho et al., 2000;Lee and Oh, 1995). Kim and Oh(1993)는 무등산은 침엽수림인 소나무림, 리기다소나무 및 편백 식재림, 낙엽활엽수림인 상수 리나무림, 굴참나무림, 졸참나무림, 신갈나무림, 계곡부위에 때 죽나무, 비목나무, 팽나무, 졸참나무, 산벚나무, 층층나무, 노각 나무 등의 낙엽활엽수가 자생한다고 하였다. 무등산국립공원 의 중봉은 계곡부 고지대의 신갈나무군락이 자생하며 당단풍나 무, 들메나무, 비목나무, 사람주나무 등 낙엽활엽수가 낮은키로 존재하는 자연림에 가까운 군락이라고 밝혔다(Lee et al., 2015). 앞선 연구에 의하면 무등산국립공원은 대부분이 이차 림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기존의 산림생태계를 보존하고 있는 지역은 일부지역에 국한되어 있다.
한편, 무등산국립공원의 식생과 관련된 연구로는 무등산국 립공원 중봉과 누에봉 복원공사지역 식생회복 평가(Kim and Shim, 2019), 무등산국립공원의 평두메습지 식물상과 식생 (Moun et al., 2017), 도시림관리를 위한 식생단위구분과 정밀 식생도 작성(Cho et al., 2000), 광주광역시 도시림의 현존식생 과 식생구조(Lee and Oh, 1995), 무등산국립공원의 인공림 복원을 위한 식생구조 특성(Kang et al., 2014), 무등산국립공 원 식생복원공사지역 식생회복 평가(Shim, 2017), 무등산국립 공원 외래목초지 식생 복원 방안에 관한 연구(Park, 2019) 등 이 있다. 무등산국립공원의 자연자원과 관련한 연구는 꾸준히 진행되어오고 있으며, 주로 복원과 관련한 연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식생구조와 관련해서는 국립공원 지정 이전부터 무등산 을 포함하는 대단위 면적의 도시림 식생구조, 식물사회학적 조 사를 통한 식생구조연구가 선행되어 왔으나, 식생의 정량적인 분석방법을 통한 식물군락의 분류나 생태학적 특성에 관한 연 구는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에 개방된 옛길 2구간의 경우 이용과 보전에 대한 관리차원에서 자연자원의 조사 및 연구가 필요한 지역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자연생태계가 비교적 우수하다고 알려진 옛길 2구간을 대상으로 식생조사 및 분석을 통해 향후 인근지 역의 복원이나 보전, 관리방향수립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마련 하고자 한다. 본 구간의 식생에 대한 자료는 무등산국립공원의 식생구조의 특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자료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산림생태계의 관리방안 및 보전정책수립 등의 기초 정보 자료로써의 활용과 더불어 탐방객을 대상으로 한 환경해설 등 교육적 목적으로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선정
무등산국립공원 옛길은 총 3개 구간이 있다. 본 연구대상지 인 옛길 2구간은 2009년 10월 10일에 개방된 탐방로로써, 원 효사에서 서석대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옛길 2구간의 경우 도심과 떨어져있고 과거 출입이 제한된 구간으로, 무등산을 대 표할만한 자연생태계가 잘 보전되어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대 상지로 선정하였다. 대상지 내 총 15개의 지점을 조사하였으며, 1개의 지점 당 4개의 조사구(10×10m)를 설치하여 식생조사를 실시하였다. 현지조사는 2019년 6월 29일에 수행되었다.
2. 조사 및 분석 방법
1) 식생 및 환경요인 조사
식생조사는 옛길 2구간 탐방로 주변 임내에 방형구(10m × 10m)를 설치하고 수관층위별 매목조사를 실시하였다. 층위는 3개로 나누었으며 상층수관의 수목을 교목층, 수고 2m 이상 교목층 이하 수목을 아교목층, 수고 2m이하 0.5m이상의 수목 을 관목층으로 구분하였다. 교목층과 아교목층은 조사구내 수 목의 흉고직경(Diameter at Breast Height; DBH)을 측정하였 다. 관목층은 방형구의 가장자리 좌측 하단에 소방형구(5m × 5m) 1개소를 설치하여, 출현한 수목의 수관폭(장변×단변)을 조사하였다. 각 조사지의 환경요인은 해발고, 사면방향, 경사 도, 식피율을 조사하였다. 환경요인조사는 Garmin montana 650, SUUNTO compass/clinometer를 이용하였다.
2) 식생구조 분석
식생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무등산국립공원 옛길 제2구간의 식 물군락 특성을 파악하였다. Classification은 Two-way indicator species analysis(TWINSPAN)에 의한 분석방법(Hill, 1979b) 을 사용하였고, Ordination은 Hill(1979a)의 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DCA) 분석방법을 사용하였다. 두 방법을 통해 분류된 각 군락 간의 유사도를 파악하기 위해 Sørensen (1948)의 방법을 통하여 유사도지수(Similarity index)를 분석 하였다. 분류된 군락 내 수종의 상대적 우세를 비교하기 위해 식생조사 자료를 토대로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요 치(Importance Value; I.V.)를 통합하여 백분율로 나타낸 상 대우점치(Brower and Zar, 1977)를 수관층위별로 분석하였 다. 상대우점치(Importace Percentage; I.P.)는 (상대밀도+상 대피도)/2로 계산하였고, 평균상대우점치(Mean Importance Percentage; M.I.P.)는 개체 간 크기를 고려해, 수관층위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교목층 I.P.×3+아교목층 I.P.×2+관목층 I.P.×1)/6의 식을 사용하여 구하였다(Park, 1985). 군락별로 Shannon의 수식(Pielou, 1975)을 이용한 종다양도(Species Diversity, H′)와 균재도(Evenness, J′), 우점도(Dominance, D), 최대종다양도(H′max)를 구하였으며, 단위면적당(100㎡) 종 수 및 개체수를 분석하였다. 또한, 군락 내 주요종을 중심으 로 흉고직경급별 분석을 하였다. 데이터의 분석은 PDAP (Plants data analysis package)와 Excel 2016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군락분류 및 유사도지수 분석
TWINSPAN을 통해 60개 조사구에 대해 군락을 분류하였다 (Figure 2). TWINSPAN은 CA 또는 DCA의 단일 ordination axis를 기반으로 한 군락의 계층적 분류방법으로, 각 Division에 서 각 군락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하나 혹은 다수의 지표 종(Indicator species)을 중심으로 군락이 분류된다. Division1 에서는 졸참나무와 조릿대(-), 신갈나무와 비목나무(+)에 의해 두 개의 군락으로, Division2에서는 갈참나무(-), Division3에 서는 비목나무(-)와 신갈나무(+)에 의해 군락이 분류되었다. 마 지막 Division4에서는 소나무(-)를 지표종으로 하여 두 개의 군락으로 분류되었다.
지표종은 각 군락의 특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는 분류된 군 락의 특성을 파악 할 수 있다. Division1에서 지표종 중 졸참나 무는 남부 저지대에 분포하는 대표적인 수종(Park, 2014)이며, 신갈나무는 우리나라의 중부와 남부의 거의 전 지역에 분포 (Jung and Lee, 1965)하며, 냉온대 고산지형 수종에 가까워 다른 참나무류에 비하여 비교적 높은 고도의 산림 생태계에서 우점(Choung, 1998)하는 수종으로 Lavel 1은 해발고에 따른 영향을 반영하여 분류된 것으로 판단된다. Division2의 갈참나 무는 산기슭의 토심이 깊고, 적윤지의 토양에 적합한 수종(Kim et al., 2010)이며, Division4의 지표종인 소나무는 토양이 건조하 고 비옥도가 낮은 능선사면부(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2005)에 출현하는 수종으로 Division2, Division4의 그룹 분 류는 토양적인 특성을 반영한 결과로 보여 진다.
TWINSPAN을 이용한 군락의 분류를 보완하고, 군락의 분 포를 알아보기 위해 ordination기법 중 DCA를 통해 군락을 분석하였다(Hill, 1979a;Hill and Gauch, 1980). DCA분석은 조사구를 2개의 차원에 배치하여 표현한 것으로(Figure 3), 각 군락간의 유사도를 이해하는데 용이하다. Total variance에 대한 1, 2축의 eigenvalue의 집중률이 높을수록 ordination결과의 이용 에 용이하며(Austin and Greig-Smith, 1968; Lee et al., 1992), 분석결과 제 1, 2축의 eigenvalue가 total variance에 대해 82.0% 로 높은 집중률을 나타냈다. DCA를 통해 TWINSPAN을 통한 군락의 분류가 잘 이루어 졌음을 알 수 있다. DCA의 제 1축은 해발고도에 따른 종 분포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사료된다. 군락 분류결과, 군락 Ⅰ은 낙엽활엽수군락, Ⅱ는 소나무-졸참나무군 락, Ⅲ은 졸참나무군락, Ⅳ는 비목나무군락, Ⅴ는 신갈나무군 락으로 최종 분류되었다.
분류된 5개의 군락에 대해 유사도지수를 분석하여 백분율로 나타내었다(Table 1). 식물군락간의 유사도지수는 군락 내 포 함된 식물종의 조합에 따라 결정되며(Srivastava and Shukla, 2016), 군락 간의 유사도지수는 65%이하일 때 군락간의 성격 이 상이하다고 간주한다(Muller-Dumbois and Ellenberg, 1974; Chao et al., 2006;2008). 본 연구에서 분류된 모든 군락은 유사도지수가 65%이하로 군락간의 유사도가 낮게 나 타났다. 군락 Ⅱ와 Ⅲ의 경우 다른 군락에 비해 높은 지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비슷한 해발고도에서 출현하는 종의 구 성이 비슷하여 나타난 결과로 사료된다.
2. 군락별 대상지 개황
TWINSPAN과 DCA를 통해 분류된 5개의 군락별 대상지 개황을 나타내었다(Table 2). 군락 Ⅰ에서 Ⅴ로 갈수록 해발고 도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를 통해 해발고도에 따른 식생분포특 성이 군락의 분류에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각 조사대상지는 다양한 사면향을 가지고 있으며, 주된 향은 북향 이다. 경사도는 10°부터 최대 27°까지 해발고가 높아짐에 따라 급해지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교목과 아교목층의 평균수고 는 해발고가 높아질수록 낮아지고 있으며, 모든 층에서 70%이 상의 식피율을 나타냈다. 군락 Ⅲ과, Ⅳ의 관목층 식피율이 다른 군락에 비해 높은 이유는 조릿대에 의한 피압 때문이다.
3. 식생구조 분석
분류된 군락에 대해 층위별 상대우점치(I.P.) 및 평균상대우 점치(M.I.P.)를 분석하고(Table 3), 우점종을 중심으로 군락구 조를 분석하였다. 군락 Ⅰ은 2개의 조사구가 포함된 낙엽활엽 수군락으로, 교목층의 주요 우점종은 가래나무(I.P. 59.3%), 아교목층은 때죽나무(I.P. 47.2%), 관목층은 국수나무(I.P. 31.0%)가 우점하였다. 군락 Ⅱ는 소나무-졸참나무군락으로 교 목층에서 소나무(I.P. 63.7%)가 높은 상대우점치를 보이고 있 으며, 졸참나무(I.P. 27.3%)와 교목층에서 혼효하고 있다. 아 교목층에는 때죽나무(I.P. 29.0%)가 우점하고, 관목층은 조릿 대가 높은 우점치를 보이며 생육하고 있다. 졸참나무군락인 군 락 Ⅲ에서 교목층은 졸참나무(I.P. 62.9%), 아교목층은 때죽나 무(I.P. 17.9%)가 우점하고 관목층은 조릿대가 89.2%로 높은 상대우점치를 나타냈다. 군락 Ⅳ는 비목나무군락으로 교목층 에서 비목나무가 46.9%의 상대우점치를 보였으며, 아교목층 은 사람주나무(I.P. 27.4%), 관목층은 조릿대(I.P. 49.1%)가 우점하였다. 가장 높은 해발고에 위치한 군락 Ⅴ는 신갈나무군 락으로 신갈나무가 교목(I.P. 91.3%) 및 아교목층(I.P. 20.5%) 에서 우점하고 있으며, 관목층은 산수국(I.P. 40.2%)이 우점하 고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군락 Ⅰ인 낙엽활엽수군락은 가래 나무, 합다리나무, 갈참나무 등 다양한 교목성상의 수종이 교목 층에서 경쟁하고 있다. 군락 Ⅱ는 교목층에서는 소나무의 세력 이 우세하나, 아교목층에서는 교목성상인 졸참나무가 우세하 여 두 종이 경쟁관계에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소나무림은 인위 적인 관리가 없는 경우 참나무류를 비롯한 이차 천이식생인 낙엽활엽수림으로의 천이가 예측되며(Lee et al., 2012), 아교 목층에 졸참나무가 우세한 소나무-졸참나무군락의 경우 졸참 나무로의 천이가 예상된다는 선행연구(Lee et al., 2009; Jang et al., 2013)를 통해 본 군락 또한 졸참나무의 세력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사료된다. 군락 Ⅲ은 교목층에서 졸참나무, 관 목층은 조릿대가 우점하는 군락으로 현재의 군락의 형태가 지 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군락 Ⅳ는 비목나무가 교목층에서 우점 하고 모든 층위에서 높은 상대우점치를 나타내고 있다. 비목나 무는 훼손지나 느티나무와 같은 낙엽활엽수 아래에 국부적으로 자생한다고 알려져 있다(Lee et al., 1994). 비목나무 군락은 대부분이 전석지대였으며, 다른 군락에 비해 교목층에 다양한 수종이 관찰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식생변화 모니터링이 필요 하다고 판단된다. 군락 Ⅴ는 해발900m 이상에 위치하고 있으 며 교목층과 아교목층은 신갈나무, 관목층은 산수국이 우점하 는 군락이다. 신갈나무는 다른 수종에 비해 비교적 높은 해발고 도와 경사도 등 건조한 지역에서 잘 적응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일부 쇠물푸레나무나 물푸레나무가 교목층에 출현하고 있지만 아교목층에서 출현하는 신갈나무의 우점치가 높은 것으로 보아 신갈나무의 우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군락 Ⅰ~Ⅲ은 아교목층에는 때죽나무가 우점하고 있 는데, 때죽나무는 우리나라 중부이남에 널리 자생하는 수종으 로 옛길 2구간에도 높은 상대우점치를 나타내며 개체군이 분포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군락 Ⅱ~Ⅳ의 관목층은 조릿대가 높은 상대우점치를 보이며 우점하고 있다. 조릿대의 경우 클론 식물로써 지하경을 이용한 면적확대능력과 적응력이 매우 뛰어 나며, 대규모의 개체군을 형성한다(Park and Choi, 2017). 옛 길 2구간에도 조릿대의 개체군이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 며, 해발고가 높아짐에 따라 세력이 줄어드는 경향을 나타내었 다. 조릿대는 생육특성상 일제개화 및 고사를 하는 식물로써, 고사 이후의 천연갱신에 식생변화 모니터링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한국 희귀식물 가운데 약관심종(LC)인 털조장 나무가 낮은 수치를 나타내며 군락 Ⅱ와 Ⅲ에 출현하였다. Lim et al.(2015)은 앞선 연구를 통해 무등산국립공원에서의 털조장나무는 해발342-533m, 주된 방위는 북서사면에서 북동 사면에 자생한다는 것을 확인하였고, 본 연구에서도 이와 비슷 한 환경에서 개체군이 관찰되었다. 털조장나무의 경우 탐방로 와 떨어진 사면부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간섭을 방지한다면 개체군의 세력은 유지될 것이며, 무등산국립공원 의 깃대종의 개체군 서식지로서의 가치를 교육이나 해설 등을 통해 활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4. 종 수 및 개체 수, 종다양도 분석
군락 내 포함된 조사구의 평균값을 계산하여, 5개 군락의 단위면적(100㎡)당 평균 출현 개체수 및 종 수 분석을 층위별 로 실시하였다(Table 4). 층위별 평균 출현 종 수 분석결과 전체 조사구의 교목층은 2.4±1.1종, 아교목층 7.6±2.4종, 관목 층 7.4±4.0종으로 조사구당 14.5±3.6종이 출현하였다. 교목층 과 관목층은 군락 Ⅳ인 비목나무군락에서 다양한 종이 출현하 였고, 아교목층은 졸참나무군락이 높은 종 수를 나타내었다. 비목나무군락은 전석지나 훼손지 등에 주로 발달하며, 무등산 국립공원의 경우 다른 교목성상의 수종과 혼효림을 이루는 양 상을 나타내었다. 졸참나무군락은 다른 군락에 비해 아교목층 에서 높은 종 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를 통해, 다층혼효림이 잘 보존되고 있으며 숲의 천연갱신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 로 판단된다.
층위별 평균 출현 개체 수는 교목층 5.5±3.5개체, 아교목층 17.6±7.6개체, 관목층 298.7±178.5개체로 평균 321.8±180.4 개체가 출현하였다. 종 수 분석결과와 동일하게 비목나무군락 이 교목층, 졸참나무군락이 아교목층에서 가장 높은 개체수를 나타냈다. 군락 Ⅱ~Ⅳ는 관목층에서 높은 개체수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조릿대가 높은 빈도로 출현하고 있어 나타난 결과 이다. 군락 Ⅲ의 경우 조릿대의 출현개체수가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조릿대의 피압으로 인해 하층식생이 발달하 지 못한 것이 종 수 분석의 결과에 반영되어 함께 낮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5개의 군락의 Shannon 종다양도지수(H′), 균재도(J′), 우점 도(D)를 분석하였다(Table 5). 각 군락별 종 다양도 지수는 단위면적(100㎡)을 기준으로 하였으며, 군락 내 포함된 조사구 의 평균값을 산출하였다.
종다양도지수는 군락 Ⅰ인 낙엽활엽수군락이 1.1028의 수 치로 가장 높은 종다양도 지수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높은 종 수와 낮은 개체수가 군락에 포함되어 나타난 결과로 판단된다. 각 분류군의 개체수 분포정도를 의미하는 균재도는 그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종별 개체수가 균일한 상태를 나타내는데 (Brower and Zar, 1977), 종다양도지수와 마찬가지로 군락 Ⅰ 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종의 우점정도를 나타내는 우점도는 그 값이 0.9이상일 때는 한 종이 강하게 우점하고, 0.3~0.7에서는 한 종이 약하게 우점하거나 두 종이 나누어 우점하고, 0.1~0.3에 서는 다수의 중요종에 의해 우점도가 나누어진다(Whittaker, 1956). 군락 Ⅲ인 졸참나무군락이 우점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 는데, 다른 군락에 비해 관목층에서 조릿대의 우점 정도가 높아 나타난 결과로 사료된다. 최대 종 다양도와 종다양도지수를 비 교했을 때, 군락 Ⅰ이 가장 근접한 수치를 나타냈으며 군락 Ⅲ은 최대종다양도지수는 높으나 현재의 종다양도지수는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5. 흉고직경급별 분석
주요 출현종을 중심으로 군락별 흉고직경급별 분석을 실시 하였다(Table 6). 흉고직경분석은 수령 및 임분동태의 간접적 인 표현으로 산림바이오매스 측정, 탄소순환, 기후변화 등과 관련된 연구에 기초자료로 사용되며, 산림천이 양상을 추정하 는데 있어서 중요하다(Harcombe and Marks, 1978; Liu et al., 2018). 본 분석에서는 수고 0.5m이하, 흉고직경 2cm미만 을 관목으로 하여 개체수를 산출하였고, 2cm부터 5cm단위로 흉고직경급별분포를 분석하였다.
군락 Ⅰ은 낙엽활엽수군락으로 가래나무와 갈참나무, 합다 리나무, 팥배나무, 대팻집나무가 DBH 22cm이상의 흉고직경 에서 분포하고 있다.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경쟁관계에 있으며 DBH 22cm이하에서는 때죽나무의 세력이 우점하는 모습을 보인다. 군락 Ⅱ는 소나무-졸참나무군락으로 DBH 17~52cm 이상까지 대경목의 소나무가 분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DBH 37cm이하에서는 졸참나무가 우세한 세력을 나타내고 있다. 소나무는 천이 초기단계의 수종으로 자연상태에서의 소 나무림은 참나무 등의 낙엽활엽수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어 천이 가 진행되는 것이 불가피하지만, 소나무의 세력이 우세한 경우 군락의 유지가 지속되거나 점진적인 식생의 천이가 일어날 것 이다(Kim, 2017;Yu, 2019). 현재 본 군락은 소나무와 졸참나 무가 경쟁관계에 있으며, 소·중경목의 분포를 통해 소나무의 세력이 점점 약해질 것으로 사료된다. 군락 Ⅲ은 졸참나무를 포함한 낙엽활엽수인 노각나무와 층층나무, 신갈나무가 혼효 림을 이루고 있다. 하층에는 조릿대가 우점하여 치수생장에 영 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릿대는 장주기 단개화성 식물로서 개화 후에 고사하여 원래 상태로 회복되는데 몇십년 이 걸리며, 그 동안 다른 수종이 정착하여 천연경신의 계기를 가진다(Makita, 1992;Park and Choi, 2017). 따라서 본 군락 도 조릿대의 고사 이후 중·대경목에 분포하고 있는 수종에 의해 천연갱신이 이루어져 산림이 더 다층화되고 종 다양도 또한 높 아질 것으로 사료된다. 군락 Ⅳ는 비목나무가 우점하고 있으며 산뽕나무와 들메나무, 산딸나무, 까치박달 등 다양한 수종이 함 께 분포하고 있다. 산뽕나무를 제외하고 주요수종은 모두 DBH 27cm 이하이며, 높은 해발고와 전석지라는 서식환경의 영향으 로 앞선 군락들에 비해 낮은 흉고직경분포를 나타내고 있다. 군 락 Ⅴ는 신갈나무가 소경목부터 중경목까지 고루 분포하고 있으 며, 아교목층은 때죽나무와 들메나무, 철쭉이 분포하고 있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하면 비목나무군락인 군락 Ⅳ를 제외한 나머지 군락은 교목층의 수종이 우점하는 가운데 아교목층에서 때죽나무가 우점하는 현재의 군락의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판 단된다. 때죽나무는 우리나라 중부 이남에 널리 분포하는 수종 으로 본 조사를 통해서 무등산국립공원 내에도 많은 개체군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한편, 군락 Ⅱ~Ⅳ의 관목층에 발달한 조릿대의 경우 일제개화 이후 각 군락의 우점종간 하부 식생 천연갱신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 한 군락 Ⅱ의 소나무-졸참나무간의 경쟁에 대해서도 단기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식생천이적 측면에서 소나무림의 관리전 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