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에서 경관에 대한 구체적 관리가 이루어진 시점 은 경관법의 제정과 시행이 이루어진 2007년이라 할 수 있 다. 본 법률에서 경관은 ‘자연, 인공요소 및 주민의 생활상 등으로 이루어진 일단의 지역환경적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 로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경관법 제정당시 도시지역 경관 관리를 목표로 진행되어 자연지역 경관의 세부적 특성이나 관리개념은 적용이 미흡하여 현재까지도 상대적으로 자연 지역에 대한 경관가치 평가 등에 관한 연구는 그 진행이 더딘 실정이다.
지난 40여 년간 급속한 고도성장과 반비례하여 자연환경 의 급격한 훼손이 진행되어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던 다양한 생물자원과 뛰어난 자연경관이 대부분 사라진 상황 에서, 자연공원은 다음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연자원으로 생태적 가치뿐만 아니라 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Han, 2005) 최초 지정이후 그 면적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수한 경관자원이 분포하고 이들 자원에 대한 조망 기회가 클수록 이용압력이 커지는데(Archea, 1984) 자연공 원은 우수한 경관자원이 분포하는 지역으로 자연공원의 지 정목적 중 경관자원의 보호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자연경관자원에 관한 연구는 초기단계 에 그치고 있다. 또한 우수한 경관에 의해 이용압이 큼에도 불구하고 적정 이용유도를 위한 허용량 산정이 객관화되지 못하고 있다.
Daniel and Vining(1983)이 정리한 경관 질의 분석을 위 한 접근방법에는 생태학적, 형식미학적, 정신물리학적, 심 리학적, 현상학적 측면으로 구분된다. 경관을 가장 큰 위계 에서 분류하면 자연적 경관과 문화․사회적 경관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Swanwick, 2002) 자연공원의 경우 자연적 경관 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지역으로 정의되며 이에 비추었을 때 경관의 질에 대한 분석적 접근방법으로는 생태학적 접근 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자연공원의 경 관가치에 관한 연구는 인공적 요소와 자연적 요소를 이분법 적으로 접근하거나 자연적 요소의 명확한 구분형태, 즉 수 림대와 수면, 암반, 초지 등의 토지피복적 구분 등 자연생태 계의 형태적 대분류 측면에서 접근하는 연구(Yun, 2011; Joo and Lee, 2011; Barbyn, 1996; Swanwick, 2002)가 대 부분으로 자연지역에서 형태적 대분류가 이루어진 각각의 공간이 지닌 질적 가치에 대한 평가연구는 향후 과제로 남 겨두고 있었다(Cho and Im, 2013).
경관관리는 시각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를 발전시키고 부 정적인 요소를 제거하여 심미적 안정성과 건강성을 유지․개 선․관리하는 체계이다(Lee, 2008). McHarg(1969)에 의하면 자연생태계의 안정적인 형성은 기후, 지형, 수환경, 토양, 동․식물의 위계를 따라 이루어지고 상위 위계의 훼손은 자 연스럽게 하위 위계에 부정적 영향으로 작용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개념 하에 생태적 측면에서의 안정적 경관은 해당 생태계가 인위적 영향을 받지 않아 그들이 지닌 자연의 질 서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온 공간이 된다. 그러나 상위개념 에서 동질성을 지닌 것으로 판단되는 자연지역을 대상으로 각 공간을 구분하고 공간이 지닌 생태적 안정성을 평가하고 이를 다시 경관의 질로 환원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으 로 실제 자연지역에서 이를 반영한 평가기법의 적용은 매우 어렵게 된다. 그럼에도 한정된 공간에서 경제적․환경적 측 면에서 토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자연지역의 경관 질을 보다 구체적으로 반영하여 경관을 바라볼 필요성 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자연공원의 경관평가 기법의 초기단계 연구로 자연지역의 생태계 안정성이 우수한 지역, 즉 생태 학적 질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지역이 탐방객의 탐방로 선택에 영향을 주는지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우 리나라의 대표적 자연공원인 설악산국립공원을 대상으로 생태계 안정성 측면에서 자연생태계 형성위계의 최종단위, 즉 안정적 자연생태계 형성에서 여타의 모든 요소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식물생태계를 기준으로 한 식생경관자원의 해석을 통해 우수공간을 구획하고 이들 공간의 분포패턴과 탐방로 선호도를 비교분석하여 자연경관의 물리적 요소에 대한 가치평가를 시도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연구대상지
우리나라 자연보호지역은 다양한 법률과 그 특성에 따라 지정・관리되고 있으며 현재까지 구체적 위치나 면적이 총 괄적으로 정리되지는 못한 상태이다(Kim, 2012). 이들 다 양한 보호지역 중 자연경관 보호의 측면을 강조한 보호지역 유형은 자연공원법에 의한 자연공원과 자연환경보전법에 의한 생태・경관보전지역, 산림보호법에 의한 경관보호구 역이 대표적이다(Kim, 2012). 이들 중에서도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경관을 대표하는 공간으로 체계적 관리가 이루어 지고 있는 유일한 보호지역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국립 공원은 지리산국립공원을 시작으로 최근인 2012년 12월 무 등산국립공원이 지정됨으로 해서 약 40여 년 동안 21개소 가 지정․관리되고 있다. 이 중 설악산국립공원은 국립공원 중에서도 우리나라 자연경관을 대표하는 공원이라 할 수 있는데, 2011년 탐방객 수에서 서울에 위치한 북한산국립 공원을 제외하고 산악형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탐방객이 방문한 국립공원이다. 본 연구는 설악산국립공원을 대상으 로 경관자원을 추출한 후 분포도를 작성한 후 국립공원 내 모든 법정탐방로와 비법정탐방로 중 탐방객이 많은 백두대 간 마루금 구간을 포함하여 선호도를 분석하였다. 총 분석 면적은 설악산국립공원 전체 면적인 약 398㎢이며, 탐방로 는 22개 구간으로 구분하였다. Table 1
2.조사분석 방법
1)경관자원 현황조사
산림지역을 탐방하면서 탐방객들은 ‘상쾌’하면서 ‘인상 적’인 경관을 선호한다(Cho and Im, 2013). 그러나 이러한 경관형용사가 어떠한 물리적 환경을 말하는지, 그 정도는 어떠한지 등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 금까지 자연공원을 포함한 자연지역의 경관자원은 산봉, 기 암, 계곡, 폭포 등의 점적 유형으로 구분하고 단순히 그 위치 를 표기하는 정도에 그치는데 이는 경관형용사의 표현에서 탐방객이 선호하는 ‘인상적인’ 공간을 점적으로 표현한 것 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자연경관은 이렇게 단순한 점적 공간만이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며 그 정의에서 보는 것과 같이 보다 광범위한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자연경관의 구체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그 공간이 지닌 생태적 특성을 면적으로 이해할 필요성이 있다. 자연경관이라는 용어가 빈 번히 사용되는 시점에서 자연지역 경관에 대한 개념은 생태 계 원리에 입각한 생태적 경관개념이 중요하게 부각되어야 한다. McHarg(1969)는 자연경관을 형성하는 주된 요소를 그 영향정도에 따라 기후→지형→수문→토양→동・식물 로 구분하여 정리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생태적 특성을 바탕으로 생태계 형성 위계에서 상위의 모든 영향에 의해 최종적으로 형성되는 식생경관을 바탕으로 자연경관 자원 유형을 도출하고 이 중 ‘인상적인’ 경관을 면적으로 도출하고자 하였다(Table 2).1
경관영향의 최상위 단계인 기후적 특성에 의해 발현되는 경관은 위도에 의한 수평적 식생분포와 해발고에 의한 수직 적 식생분포의 변화로 나타나게 된다. 해발고가 높은 산림 지역에서는 수직적 식생분포역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 설악산국립공원은 아고산식생대의 점이지대로서 해발 약 1,500m 이상지역에서 아고산식생대가 나타난다(Kong, 2000). 기후에 의해 발달하는 생태계 측면에서 접근하였을 때 우리나라에서 중부지방 일부 고산지대에 발달하는 아고 산식생대는 일반적인 경관이 아닌 ‘인상적인’ 경관이 된다. 이에 설악산국립공원 정상부에 일부 분포하는 아고산식생 대를 기후적 측면의 우수한 자원으로 추출하였다.
설악산국립공원의 지형은 지질학적으로 대규모 화강암 의 관입과 관입된 화강암과 기존암의 암질과 구조의 차이로 발생된 차별적 침식, 특히 화강암에 발달한 절리에 의한 침 식으로 험준한 기암절벽과 다양한 괴석의 장관을 연출한다. 또한 대규모 전석의 분포가 특징인데 풍화와 동결에 의한 박리로 식생이 덮이지 않은 넓은 암면을 볼 수 있다(Lee, 1982). 이러한 지질학적 특징으로 나타나는 식생출현이 없 으면서 높은 경관적 가치를 지니는 대규모 바위군은 우리나 라에서 일반적이지 않은 ‘인상적인’ 경관을 형성하게 된다. 이에 대규모 바위군을 지형적 특성에 의해 발현된 대표경관 으로 설정하였다.
수문학적 측면에서는 일반적으로 계곡의 폭포나 소를 경 관자원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경관자원을 면적 요소로 바 라볼 경우 계곡에 의해 형성되는 전체 특성을 고려할 필요 가 있다. 또한 식생경관을 중심으로 본다면 계곡부의 높은 토양습도로 인해 발달하는 습윤지성 낙엽활엽수림대가 수 환경에 의해 발달한 ‘인상적인’ 식생경관이 된다. 토양적 측면에서는 토양 수분과 양분의 많고 적음에 따라 독특하게 발달하는 식생을 고려하였는데, 암반지역에 발달한 소나무 토지극상림과 앞서 수문학적 특성에 의한 습윤지성 낙엽활 엽수림이 독특한 경관을 형성한다.
설악산국립공원의 목본식물에 대한 분포역은 동일 위도 임에도 해발고에 따른 기후대의 변화로 인해 크게 4그룹으 로 형성되며 고산식물에서 난온대성 식물까지 다양한 식물 이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중 해발 1,500m이상에서 형성 되는 교목한계선 지역의 아고산식생군락은 수고 4~5m가 생장한계이며 강풍 및 강설에 의한 편형수나 깃발형 나무가 나타나게 된다(Kong, 2000). 식물 자체의 경관적 측면에서 는 겨울철에 독특한 시각적 특성을 보이는 이들 아고산 침 엽수림대와 함께 보전가치와 미적 측면에서 접근하였을 때, 인상적 경관을 대표할 수 있는 대경목 군락지와 봄철과 가 을철 미적 기능을 배가하는 화목류 우점군락과 단풍나무류 우점군락지(Lim, 2011)를 설정하였다.
조사는 실내에서 15㎝전후의 고해상도 항공사진을 바탕 으로 설악산국립공원 전체에 대한 식생 및 토지피복유형에 대해 1차 공간구획을 실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접근가 능 탐방로와 주요 산봉, 능선부를 따라 이동하면서 공간별 속성을 조사한 후 위에서 설정한 대표적 경관패치를 추출하 였다. 현장조사는 2010년 8월에, 2인 1조 12개 팀으로 구분 하여 3일에 걸쳐 실시하였다.
2)탐방로 선호도
설악산국립공원 탐방객이 선호하는 탐방로를 살펴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실제 설악산국립 공원을 자주 찾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하기 위해 설악산국립 공원 7개 탐방지원센터에서 실시하였다. 조사는 특정 이용 계층의 집중을 피하기 위해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여 각각 2일씩 총 4일간 실시하였다. 조사시기는 2011년 7월이며 총 150부를 회수하였다. 설문분석 시 특정 탐방구간에서 탐방객 설문이 집중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각 탐방지원센터에 서 1일 10명을 넘지 않도록 하였다. 설문은 각 구간의 이용 회수를 조사하였으며, 선호도가 높은 구간에 대해 리커드 척도로 조사하였다. 탐방객 이용빈도가 높은 탐방로 구간은 탐방객에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긍정적 관심을 유도하 는 요인이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이용빈도가 높은 구 간이 탐방객이 선호하는 구간에서도 동등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 선호하는 구간에 대해 응답한 탐방객의 데이 터를 종합하여 빈도 분석을 실시하였다. 탐방객을 대상으로 1~3순위까지 선호하는 구간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 을 실시하였다. 설문조사는 설악산국립공원에 대한 사전지 식이 적은 탐방객을 배재하기 위해 최소 3회 이상 방문경험 이 있는 탐방객을 대상으로 실시하였다.
3)경관자원 가시성
경관구성 요소 중 사람의 감흥을 불러오는 가장 큰 요소 는 시지각적 요소이며 자연지역, 특히 산림지역에서의 시지 각적 요소는 주로 수목의 수종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Lim, 2011; Kim, 2012). 경관의 시지각적 특성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경관을 바라보는 위치, 즉 조망점의 선정이 필요 한데 본 연구에서는 특정 조망점을 선정한 분석의 경우 탐 방로라는 특성상 적합하지 않아 탐방로에서 보여지는 가시 권을 통합하여 분석하고자 하였다. 가시권분석을 위해서는 각 구간을 탐방할 시 시점에서부터 종점까지 시각적으로 노출되는 공간을 누적추출하는 누적가시도를 산정하였는 데(Kim and Lee, 2005; Kim et al., 2011) 이 때 선상 탐방 로의 모든 점에서의 누적분포를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 로 시점을 기준으로 100m 간격의 조망지점을 선정하여 각 조망지점에서 노출되는 공간의 면적을 합산하였다. 누적가 시도 분석을 위해 1/5,000 수치지형도를 사용하여 그리드 (grid)의 크기 5m×5m 형태의 수치지형모델(Digital Terrain Model)을 구축하고, 조사된 경관자원을 수치지형모델에 오 버랩하여 각 조망지점별로 조망되는 경관자원을 누적하였다.
산림지역의 경우 수목 텍스쳐의 인식이 대상과의 거리에 의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데, Shinohara(1999)는 숲의 특 징을 파악할 수 있는 최대거리를 460m로 제시한 바 있다. 이 거리를 넘어갈 경우 숲의 질적 측면보다는 숲이라는 토지 의 대분류적 성격이 경관을 지배한다고 볼 수 있다. 본 연구 에서는 위 연구를 바탕으로 각 조망지점으로부터 460m 이 내의 경관자원 분포면적을 누적가시도로 산정하였다.
산정된 누적가시도는 탐방객의 탐방로 선호도와의 관계 성을 살펴보기 위해 SPSS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상관관계 분석을 실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설악산국립공원 경관자원 현황
해발 최고 1,708m인 설악산국립공원은 아고산대의 생태 적 점이대로서 이곳에서 나타나는 식생경관은 생태학적으 로 중요한 자연유산이다. 이러한 독특한 식생경관은 기본적 으로 설악산의 기후대, 특히 겨울철 저온, 강풍, 적설 등과 깊은 관련성을 가진다(Kong, 2000).
설악산국립공원 전 지역을 대상으로 현존식생 및 토지피 복유형 및 식생유형별 수목규격을 조사한 후 McHarg(1969)에 의한 경관특성 결정위계를 바탕으로 각각 의 위계에서 설정한 우수경관자원 요소, 즉 ‘인상적인’ 식생 경관자원을 기후, 지형, 수환경, 토양, 식물의 관점에서 각각 추출하였다. 점적 요소로 표현되고 있는 현재의 우수 자연 경관은 개소수로 나타내나, 면적 경관자원의 추출은 해당 경관자원의 분포면적을 제시할 수 있으며 지형의 굴곡에 따른 자원의 오버랩을 통해 특정 지점에서의 시각적 노출을 확인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5개 주요 관점에서 조사된 핵심 경관은 총 8,683㏊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아고산 대 침엽수군락지가 2,445㏊로 단일 유형에서 가장 넓은 면 적으로 분포하였으며 설악산이라는 이름과 같이 고지대 바 위군이 차지하는 면적이 2,168㏊로 다음을 차지하고 있었 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산세가 험하고 경사가 심한 지역으로 고지대일수록 토양이 축적되지 않고 씻겨 내려가게 된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현재까지 고지대 바위군의 면적이 매우 넓게 남아있는 원인이 된다. 반대로 토양의 관점에서 볼 경우 토양유기물의 이동과 축적으로 인해 식물생육에 안정적인 양분을 제공하는 계곡주연부에 주로 형성되는 습 윤지성 낙엽활엽수림의 면적은 상대적으로 매우 적게 되는 것이다. 습윤지성 낙엽활엽수림 면적은 23.6㏊이었다.
각각의 경관형성요인은 모두 독립적이 아니라 서로 밀접 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토양의 관점에서 본 식생 군락 또한 지형과 수문학적 관점을 간과할 수 없다. 표면적 으로 유효토심이 매우 낮고 건조한 상태에서 토지극상으로 설명되는 소나무림 또한 앞서 설명한 지형 형성요인이 크 게 영향을 미친 것이다. 소나무 토지극상림의 면적은 약 820 ㏊로 주로 고지대 바위군 주변이나 바위군 하단부에 발달해 있었다. 식물 자체에 대한 경관 또한 상위의 모든 요인들의 복합적 작용으로 인해 발현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동일유 형 숲 패치의 평균 흉고직경이 25㎝를 넘는 대경목군락지 는 약 760㏊로 보전의 역사에 비추었을 때 매우 협소한 면 적이었으며 아고산지역 침엽수림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식 생에서 인상적인 경관지역 또한 협소하게 나타났다. 이는 설악산의 기후와 지형, 이에 따른 수환경적, 토양적 특성이 총체적으로 반영된 결과인데 전반적으로 대경목이나 비옥 한 토양에서 자라는 수림대의 발달이 미미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5개 유형의 인상적인 식생경관지역은 설악산국립공원 전 체 면적의 약 2.2%이었는데, 이들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상 대적으로 우수한 자연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설악산국립공 원 전체 중에서도 매우 특별한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우리나라 자연환경 특성상 오랜 시간 자연천이 과정 을 겪으면서 안정된 식생군락을 형성하는 공간이 매우 희소 함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Table 3
2.탐방로 선호도
1)탐방로 이용빈도
전체 150명의 응답자를 대상으로 한 탐방로 이용조사에 서 탐방로 이용 경험이 있는 구간의 조사에서는 F코스인 남설악에서 대청봉을 오르는 구간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는 H-D-G-M-O-I-E-U-N-K 구간의 순서로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3회 이상 다녀온 구간을 묻는 질문에서도 가장 많은 응답자가 F코스를 선택하였으며 다음으로는 H-M-I-N-G,O-D,E,U의 순서이었다. F구간은 설악산국립 공원의 최고봉인 대청봉을 오르는 가장 짧은 코스로 일반적 으로 대청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주로 선택한다는 측면에서 높은 이용빈도를 보이고 있었다. 북한산국립공원을 대상으 로 한 Kim(2011)의 설문에서 50%가 넘는 응답자가 정상정 복을 목적으로 산을 찾는다고 하였다. 북한산국립공원이 서 울 도심에 위치하여 여타의 산악형 국립공원의 방문목적인 등산과 달리 건강유지를 위한 방문비율이 높은 지역(Yoo and Kwon, 2004)임에도 정상정복이 가장 많은 이용을 보이 고 있어 설악산국립공원의 이용행태에서 정상정복은 이보 다 훨씬 높을 것으로 유추된다.
전체적으로는 법정탐방로와 비법정탐방로의 탐방경험이 많은 차이를 보였으며 특이하게 권금성을 지나는 U코스는 비법정탐방로임에도 평균 이상의 높은 이용경험이 있는 것 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적으로 비법정탐방로는 탐방금지구 간이며 지속적인 단속이 이루어지고 있어 객관적인 비교가 어렵겠으나 U코스의 경우 지속적인 단속에도 불구하고 많 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경관적 우수성으로는 볼 수 없을 것이며 백두대간의 한 축 으로 종주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들의 필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백두대간권역에는 7개 국 립공원이 위치하고 있으며 이들 구간 중 백두대간 마루금탐 방로를 개방하지 않는 구간은 설악산국립공원을 포함하여 4개 국립공원의 약 80㎞구간이 된다. Cho(2012)는 이들 백 두대간권역의 국립공원 내 비개방 탐방로를 대상으로 훼손 실태를 조사하였는데 출입을 금하는 구간임에도 마루금구 간의 여타 개방탐방로와 유사한 훼손상태를 보인다는 결과 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종주산행의 경우 특정 구간에 대한 경관적 가치에 따른 선호보다는 구간 전체에 대한 완 주를 목적으로 하므로 경관적 영향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Table 4
2)선호도
이용 빈도와는 관계없이 탐방시 가장 좋았던 탐방로를 묻는 설문조사에서는 다소 다른 경향을 보였다. 이는 탐방 로 선택이 단순히 탐방로 자체의 선호정도에 기인하지 않고 탐방로의 길이 및 난이도, 특정 탐방로의 탐방회수, 목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판단된다. 탐방로 선호도 순서는 1순위부터 3순위까지를 조사하였는데 1순위선호도 는 H구간인 백담사구간이 월등히 높은 응답률을 보였으며 다음으로 D-K,M-F-G의 순서이었다. 2순위 구간의 선호도 는 I-E-U의 순서로 높았는데 이들 구간은 모두 1순위 구간 에서는 낮은 채택율을 보이는 지역이었다. 가장 이용빈도가 높은 구간인 F구간은 1순위와 2순위로 선택한 응답자의 비 율은 매우 낮았으며 3순위로 선택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가장 높았다.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탐방로 H구간은 백담사에서 대청봉을 따라 지나는 구간으로 양쪽으로 마등령과 서북능 선이 위치한 계곡형 지형이다. 이는 탐방로 H구간에서 급경 사로 인해 형성되는 지형경관과 서북능선과 마등령으로 인 해 형성되는 스카이라인이 주변 자연자원하고 조화로운 경 관을 형성하고 있어 탐방객들이 선호하는 이유로 판단된다.
선호도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구간과 선호도와는 높은 관계성을 지니지는 않는 것으로 보였다. 이 이유중 가장 큰 하나는 정상정복을 목적으로 하는 기존 의 산악 이용행태가 설악산국립공원에서도 나타나는 것이 다. 설악산국립공원의 가장 높은 봉우리인 대청봉을 오르는 최단코스인 F코스가 이용자가 월등히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호도가 높지 않은 데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Table 5
탐방로를 선호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서는 ‘자연경관이 조화로워서’가 가장 높은 빈도로 나타났다. 설문조사 결과 설악산국립공원 탐방객의 탐방로 선호이유는 대부분 자연 경관의 우수성 때문이었으며 역사․문화자원이나 탐방로의 물리적 특성은 크게 선호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탐방객이 설악산국립공원의 경관자원에 대 해서 각 자원을 점적 요소로 판단하여 특정 지점을 가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기보다는 자연생태계가 전체적으로 어우러진 경관을 선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었으며, 이것은 경관자원을 공간적 범위로 바라보고 있음을 의미한다.
3.경관자원 가시성
전체 연구대상 탐방로 중 탐방객 선호도가 평균 이상으로 나타난 11개 탐방로를 대상으로 우수 경관자원에 대한 누적 가시면적을 산정하였다. 누적 가시면적 분석에서 계곡부 낙 엽활엽수림대는 면적이 협소하여 제외하였다. Table 6
각 항목별로 살펴보면 단순히 보이는 면적이 많은 탐방로 를 의미하는 가시권 면적분석에서는 R-H-V-J-P 구간의 순 으로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었다. 이들 지역은 탐방로를 걸 으면서 개방된 공간을 가장 잘 볼수 있는 공간이 되겠다. 우수경관요소의 가시도 분석에서는 우선 고지대 바위군의 경우 M-N-K-J-C구간의 순서로 높은 가시권을 형성하고 있 었는데 천불동계곡과 공룡능선 주변의 탐방로들이다. 기후 에 의한 대표적 식생군락인 아고산식생군락의 가시도는 E-T-C-F-A구간의 순서이었는데 주로 서북능선과 대청봉 의 연결구간이었다. 지형에 의해 형성되는 소나무 토지극상 군락지는 J-U-I-R-O의 순서로 주로 설악산국립공원 북동부 의 탐방로 구간이 해당되었다. 대경목군락지는 H-M-N-V-J 의 순서로 높은 가시도를 보이는 지역이 특정 지역에 한정 하지 않고 고르게 위치하고 있었다. 화목류 우점군락지 및 단풍류 우점군락지의 가시도가 높은 탐방로는 유사하였으 며 아고산 침엽수우점군락지의 가시도는 E-J-I-M-A의 순 서이었다.
탐방로 경관자원의 누적가시도 분석결과 각각의 우수경 관요소가 모두 잘 보이는 지역보다는 특정 경관요소의 가시 도가 각각 다른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특성은 탐방객들로 하여금 선호하는 탐방유형에 따른 탐방로 선택이 가능하도 록 하는 사전정보로써 효용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4.경관자원 가시성과 탐방로 선호도의 상관관계
자연공원 내 우수한 자연경관의 분포와 탐방로 선호도와 의 관계성을 살펴본 결과 선호도 1순위의 탐방로는 대경목 군락지의 가시권과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나머지는 통계적 유의성이 인정되지 않았다. 선호도 2순위로 선정된 탐방로와 우수경관의 가시도 분석에서는 아고산 침엽수군 락지의 면적과 화목류 우점군락의 가시면적이 정(+)의 상관 관계를 보였고 나머지는 통계적으로 상관성이 인정되지 않 았다.
본 연구결과 일반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전체 적으로 경관이 우수한 자연공원지역이더라도 탐방로를 따 라 이동하면서 나타나는 전체적인 산림지역의 조망권 면적 은 탐방로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이는 다시 말 하면 단순히 자연경관의 가시 정도가 우수한 경관을 형성한 다기 보다는 가시권이 적더라도 우수한 경관자원이 분포하 고 있는 지역을 선호한다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복잡 한 유형의 우수 경관유형을 모두 합한 것 보다는 특정한 항목이 탐방객의 관심을 끄는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 할 수 있었다.
Cho and Im(2013)의 북한산둘레길을 대상으로 한 경관 선호도 연구에서는 ‘상쾌한’, ‘인상적인’ 경관이미지가 탐 방로를 걷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나타났는데, 본 연 구에서의 우수한 경관유형은 ‘인상적인’ 경관형용사와 일 치한다고 할 수 있다.
자연경관의 생태학적 해석을 통한 질적 평가방법의 모색 을 위해 설악산국립공원을 대상으로 한 우수 경관자원의 시각적 노출량과 탐방객의 탐방로 선호도와의 관계성을 살 펴본 결과 탐방로 선호도와 상관성이 있는 우수 경관자원으 로는 대경목군락지의 면적, 화목류 우점군락의 면적, 아고 산 침엽수군락의 면적이 탐방로의 선호도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탐방로의 가시권과 우수 경관자원의 분석을 통해 자연지역에서의 일반적 탐방 로의 소개에서 나아가 경관자원의 가시성을 바탕으로 특정 탐방로의 특정 탐방시기를 제시할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일부 경관자원의 가시성이 탐방로 선호에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었는데 자연환경에서 복잡한 경관요소의 종합적인 가시권 면적보다는 특정 경관의 가시권 면적이 탐방로 선호 도에 영향을 주며 단순히 자연지역의 넓은 면적이 시야에 들어오는 지역을 사람들이 선호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 다.
본 연구는 광범위 면적을 대상으로 하여 복잡한 경관요소 에 대한 단순한 유형화를 통해 경관의 질적 평가를 진행하 였는데, 경관의 개념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우 복잡하고 난 해한 요소를 모두 반영하는 것은 불가능하였지만 그동안 경관연구가 지극히 정성적 관점에서 이루어진 데에서 물리 적 요소에 대한 연구의 요구가 높았는데(Cho and Im, 2013) 본 연구는 여기에서 나아가 생태적 가치와 시각적 분석을 통한 물리적 요소에 대한 정량적 연구의 접근을 시도한 것 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본 연구를 시작으로 향후 자연 지역에서 경관요소의 생태적 가치평가를 위한 정량적 접근 방법에 의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러한 연구는 자연지역의 관리를 위해 생태적 요소와 탐방객의 선호도를 서로 분리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