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약 70%가 특정시기인 6~8월에 집중되어있어 하천유량의 계절적인 변동이 큰 편이며 국토 지형의 대부분이 산악지대로 구성되어 있어 강수가 급격히 바다로 유실되기 때문에 수자원 이용과 홍수에 대한 방어가 불리하다. 따라서 효율적인 하천유량관리를 위해서 댐에 의 존해야하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많은 하천에는 댐이 축조되 어 있으며 하천수위 조절 뿐 만 아니라 농수확보, 발전 등의 다양한 기능을 하여 산업적, 농업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 고 있다. 댐 이외에도 농업에 쓰이는 수자원 확보를 위해 상당수의 하천에 보가 축조되어있으며 서해안으로 유입되 는 일부 하천의 기수역에는 조수로 인한 농경지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방조제가 설치되어 있다.
우리나라의 지형은 동고서저형으로, 대부분의 하천과 강 이 서해로 유입되는데 그 중 충청남도 남단에 위치한 웅천 천은 유로길이 34㎞, 유역면적 234km2이며 46개의 소하천이 합류하여 서해로 흐른다. 서해로 이어지는 하천은 일반적으 로 대형 강과 합류하지만 웅천천은 독립적인 계류성 하천으 로 다른 강과 연결되지 않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 웅천 천은 유속이 빠르지 않아 다양한 유영성 및 저서성 어류가 서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으며 집수역이 산간부에 인접해 있어 수질이 청정하여 수질오염에 민감한 많은 어류 가 서식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Hong et al., 1999). 웅천천 의 상류에는 폐광이 위치하고 있으며 중류와 하류에는 댐, 보, 방조제와 같은 인공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웅천천 중 류의 보령댐은 충남 서북부지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 해 1992년부터 건설되기 시작하여 1996년 완공된 높이 50m, 길이 291m, 총 저수량 1억 1700만 톤의 다목적 댐이 다. 웅천천에는 총 45개의 보가 있으며 그 중 중류에는 높이 3m의 대형 보가 설치되어 있다. 웅천천의 최하류에 위치한 부사방조제는 1997년에 완공되었으며 총길이 3,474㎞, 매 립면적 1,244㏊으로, 충남 서천군 서면과 충남 보령시 웅천 읍 사이를 연결한다. 웅천천의 수질은 1980년경 이전에는 Pseudopungtungia nigra등이 서식할 정도로 청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성주광업소의 채광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 한 이후로 광산폐수가 상류인 성주산 부근의 하천에 유입되 어 수질오염이 발생하였고(Choi, 1987) 이후 웅천천 상류부 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상류의 수질 오염은 비 교적 완화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Water Information System, 2009).
하천에 설치된 인공구조물인 댐과 보는 서식처를 정수화 하고, 회유성 어종의 이동을 단절시키는 등 어류군집의 변 화를 초래하였다(Poff and Hart, 2002; Poulet, 2007; Mins and Olden, 2013). 국내에서는 2005년 10월부터 내수면어 업법 제19조2에 하천의 물흐름을 차단하는 인공구조물을 설치할 경우 어도를 설치할 것을 의무화하고 있으나, 2010 년 전국의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의 인공구조물내 어도설치 율이 14.9%에 불과하여 우리나라의 하천생태계 단절이 심 각한 수준임이 보고되었다(Kim and Jang, 2011). 국내의 강이나 하천에 대형 댐과 보가 설치된 후 서식하는 어류의 종 조성 및 분포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 으며(Lee et al., 2008; Jang et al., 2007; Lee et al., 2013), 인공구조물에 설치된 어도를 이용하는 어류의 연구도 활발 하다(Yoon et al., 2011; Kang et al., 2012; Choi et al., 2013). 그러나 하천에 설치된 인공구조물에 어도 유무가 어 류군집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비교연구는 거의 없었 다(Ko et al., 2013).
현재까지 웅천천의 어류상에 관한 연구는 Jeon(1977)의 P. nigra의 생태에 관한 연구에서 개체수를 제외한 종 목록 만이 있고, Choi(1987)는 충청남도에 서식하는 담수어류상 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웅천천 전체수역의 어류상을 71년도 부터 86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조사하였고, Hong et al.(1999)은 보령댐이 완공되기 전에 일부 수계에서 어류상 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후 Byeon(2000)은 전국자연환경조 사의 일환으로 성주산 일대 웅천천 수계의 어류상을 단기간 조사한 바 있으며, Oh(2007)의 연구에서도 일부 수계에 한 해 어류상 연구가 실시되었다. 하지만 대부분 일부 수계를 대상으로 한 단기간의 연구에 그치고 있어 전체 수계에 걸 친 지속적인 연구가 부족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다양한 인공구조물이 설치된 웅천 천에 분포하는 어류상을 정밀조사하고, 서식환경과 어류군 집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이를 통하여 하천에 설치된 인 공구조물의 어도 유무, 그리고 인근 폐광으로 인한 수질오 염이 어류군집의 분포에 미치는 영향과 수생태계 보호 방안 에 대하여 논의하고자 한다.
연구방법
1.조사시기 및 조사지점
조사 시기는 풍수기와 갈수기 및 어류의 산란시기 전‧후 를 기준으로 결정하여 2011년 한 해 동안 4월 27~28일, 7월 19~20일, 8월 29~31일, 10월 26~28일에 총 4회 조사를 실시하였다. 조사지점은 상류부터 하류까지 다양한 서식지 가 포함될 수 있도록 2~3㎞ 간격으로 선정하였으며, 중하류 에 어도가 설치된 보령댐과 어도가 설치되지 않은 대형보의 영향을 받는 지점을 포함하여 총 10개의 조사지점을 선정하 였으며(Figure 1), 조사지점의 행정구역, 위도 및 경도는 아 래와 같다.
St.1: 충청남도 보령시 성주면 개화리 (N 36°19′20″, E 126°39′13″)
St.2: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전정리 (N 36°20′15″, E 126°43′21″)
St.3: 충청남도 부여군 외산면 만수리 (N 36°17′55″, E 126°42′18″)
St.4: 충청남도 보령시 미산면 도화담리 (N 36°17′24″, E 126°40′18″)
St.5: 충청남도 보령시 미산면 평라리 (N 36°14′18″, E 126°41′03″)
St.6: 충청남도 보령시 미산면 내평리 (N 36°12′39″, E 126°40′39″)
St.7: 충청남도 보령시 주산면 동오리 (N 36°14′57″, E 126°38′19″)
St.8: 충청남도 보령시 웅천읍 성동리 (N 36°15′05″, E 126°37′35″)
St.9: 충청남도 보령시 웅천읍 대천리 (N 36°14′35″, E 126°35′48″)
St.10: 충청남도 보령시 웅천읍 대창리 (N 36°13′46″, E 126°35′38″)
2.서식지의 환경특성 조사
조사지점별 수계의 화학적 특성을 조사하기 위하여 수질 측정기(YSI model 580, USA)를 사용하여 수온, pH, 용존 산소량(DO), 전기전도도(Conductivity), 염도(Salinity) 등 을 측정하였다. 어류 서식환경의 물리적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하폭, 유폭, 수심, 하상구조를 측정하였으며, 하천형태는 Kani(1994)의 방법으로 구분하였고, 하상구조는 Cummins (1962)의 방법을 적용하였다.
3.어류 채집 및 동정
어류상은 각 조사지점마다 정량적 조사를 실시하기 위하 여 투망(망목 7 ㎜ ×7 ㎜, 15회), 족대(망목 6 ㎜ ×6 ㎜, 30분)를 이용하였다. 채집된 개체를 현장에서 동정하여 방 류하였으며, 일부개체는 10% 포르말린 수용액으로 고정한 후 실험실로 운반하여 동정하였다. 어류의 동정 및 학명적 용은 Kim and Park(2002), Kim et al.(2005)를 참고하였고, Nelson(2006)의 분류체계에 따라 정리하였다.
4.통계 분석
각 지점별 어류의 군집특성을 분석하기 위해 우점도 (McNaughton, 1967), 종다양도(Shannon and Weaver, 1963), 균등도(Pielou, 1966), 종풍부도(Margalef, 1958)를 산출하 였으며 어류군집의 지점별 유사도 분석은 R 소프트웨어 (ver. 3.0.1, R development core team, 2013)에서 Cluster package (Maechler, 2013)의 'agnes'함수를 사용하여 분석 하였다. 어류군집과 서식환경요인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 하여 정준대응분석(canonical correspondence analysis, CCA)을 실시했으며 R 소프트웨어의 CCA package (González et al., 2008)에서 ‘cca'함수를 사용하였다. 이때 독립변수는 조사시기별 조사지점 10개소의 유폭, 수온, 수소이온농도, 용존산소량, 전기전도도, 염도 등 총 6개였으며 종속변수는 출현어종별 개체수를 log(S+1) (S는 개체수)로 변환한 값을 사용하였다.
결 과
1.서식환경
조사기간 중 수온은 7월에 23.1~29℃로 가장 높았고, 10 월에 11.6~17.3℃로 가장 낮았으며 최상류에서 하류로 갈 수록 점차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pH는 계절별로 일정하 지 않은 패턴을 보였으나 상류, 중류보다 하류에서 높아지 는 경향이 있었다. DO농도의 경우 8월에 5.17~9.54 mg/L 의 범위를 보여 낮게 나타났으며 지점별로는 일정한 패턴이 발견되지 않았다. 전기전도도는 강수량이 많아지는 7월에 66~196 ㎲/㎝의 범위를 보였고, 갈수기인 4월과 10월에 85~238 ㎲/㎝로 더 높았다. 전반적으로 중류를 제외한 상 류, 하류에서 전기전도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하 류보다 상류에서 더욱 높게 나타났다. 염도는 전체적으로 전기전도도와 비슷한 패턴을 보여 7월에 0.03~0.07, 4월에 0.05~0.08로 나타나 전반적으로 하절기에 낮은 경향을 보 였다. 지점별로는 해수의 영향을 받는 하류역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계곡 산간부인 최상류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Figure 2). 하폭 및 유폭은 지류인 St.1, St.5, St.6에서 비교적 작았으며 하류로 갈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 었다. 상류와 중류의 사이에 위치한 St.7, St.8에서 가장 규 모가 컸다. 하상구조는 하류로 갈수록 큰 돌(bolder)의 비율 은 감소하고, 진흙 및 모래(mud & sand)의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반적으로 St.8을 제외한 대부분의 조사지 점에서 모든 종류의 입자가 고루 섞여있었다(Table 1).
2.웅천천의 어류상
전체 웅천천 조사 수역 내에서 총 6목 12과 36종 7,864개 체의 어류가 채집되었다(Table 2). Cyprinidae의 어류가 19 종(52.7%)으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으로 Cobitidae 4종 (11.1%), Siluridae, Bagridae, Gobiidae가 각각 2종 (5.6%) 등의 순으로 출현하였다. Zacco platypus (23.4%)가 가장 우점하였고, 아우점종은 Zacco koreanus (20.5%), 그 외에 Tridentiger brevispinis (15.6%), Rhinogobius brunneus (5.9%), Squalidus gracilis majimae (5.3%)의 순으로 우세 하였다. 채집된 어류 중 우리나라 고유종으로는 Rhodeus uyekii, Acheilognathus yamatsutae, Coreoleuciscus splendidus, S. gracilis majimae, Z. koreanus, Hemiculter eigenmanni, Iksookimia koreensis, Silurus microdorsalis, Pseudobag rus koreanus, Odontobutis interrupta 등 10종이 채집되었으며, 전체 출현종의 27.8%로 확인되었다. 멸종위기종 등의 법적 보호종은 출현하지 않았으며, 외래도입종인 Micropterus salmoides의 서식이 확인되었다. 본 조사에서 처음으로 확 인된 종으로는 Acheilognathus rhombeus, Z. koreanus, Hypomesus nipponensis, Oryzias sinensis, Siniperca scherzeri, M. salmoides 등 6종이었다(Table 3).
이전 조사에서는 분포가 확인되었으나(Jeon, 1977; Choi, 1987; Hong et al., 1999; Byeon, 2000; Oh, 2007) 본 조사 에서 확인 되지 않은 종으로는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야생생 물 I급인 Pseudopungtungia nigra와 Liobagrus obesus 2종, 고유종인 Squalidus chankaensis tsuchigae, Liobagrus andersoni, Coreoperca herzi, Odontobutis platycephala 등 4종, 회유종인 Anguilla japonica와 Plecoglossus altivelis 2종, 기수역에 분포하는 Trachidermus fasciatus, Lateolabrax japonicus, Chaenogobius urotaenius, Tridentiger obscurus 등 4종, 그 외 Lefua costata와 Oryzias latipes 2종 등 총 14종이었다(Table 3).
3.어류군집 비교
웅천천의 전체 종다양도지수(H')는 2.43, 균등도지수(E') 는 0.68, 종풍부도지수(RI)는 3.79, 우점도지수(DI)는 0.44 였다(Figure 3). 웅천천의 조사수역별 어류군집을 분석한 결과 종다양도지수는 최상류인 St.1과 St.2에서 각각 1.50 으로 가장 낮았으며, 최상류에서 댐으로 갈수록 높아졌고 댐에서 하류로 인접할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균등도 지수는 최상류에서 St.5까지는 값이 거의 일정하였으나 St.6으로 넘어가면서 급격히 증가하였고, 그 이후의 지점에 서 최하류로 갈수록 다시 감소하였다. 종풍부도지수는 종다 양도지수와 유사한 경향을 보여 상류에서 최하류로 갈수록 높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점도지수는 최상류인 St.1과 최하류인 St.10에서 각각 0.74, 0.78로 가장 높았으 며 중류인 St.4 에서는 0.35로 가장 낮았다. 전체적으로 종 다양도지수, 균등도지수, 종풍부도지수가 상류보다 중·하류 에서 높은 경향을 보였으며 우점도지수는 상류 및 하류보다 중류에서 더 낮게 나타났다.
4.지점별 유사도 분석
웅천천 내의 어류군집의 유사도를 분석한 결과, 크게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Figure 4). 상류인 St.1, St.2, St.3, 중류인 St.4, St.5, St.6, St.7, 그리고 하류인 St.8, St.9, St.10으로 구분 되었고 상류보다 중류와 하류 사이의 유사도가 더 컸다.
5.어류상과 환경변수와의 관계
서식지의 환경요인에 따른 어류 군집의 구조를 분석하고 자 정준상관분석을 실시한 결과, CCA 제 1축의 고유값(eigen value)은 0.1904, 제 2축의 고유값은 0.0686이었고 이 두 축은 전체 변이의 69.2%를 반영하였다. 유폭은 pH, 전기전도도, 염도와 거의 직각의 위치에 있어 이들과는 상관관계가 약한 것으로 보였다. 수온은 전기전도도, 염도, pH와 음의 상관관 계를 보였으며 전기전도도와 염도의 위치는 거의 일치하여 매우 높은 상관관계가 있었다. 하류수역인 St.8, St.9, St.10은 유폭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최하류인 St.10에서는 전 기전도도, 염도, pH와 양의 관계를, 중류수역인 St.4, St.5, St.6, St.7은 전기전도도, 염도, pH와 음의 관계를 보였다. 상 류수역인 St.1, St.2, St.3은 유폭과의 상관관계는 낮았으며 pH, 전기전도도, 염도와 양의 관계, 수온과는 음의 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상류인 St.1, St.2에서 전기전도도와 염도값이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환경에서 서식하는 어류로는 S. microdorsalis, C. splendidus, I. koreensis, Misgurnus mizolepis 등이 있었다(Figure 5). M. salmoides는 전기전도도와 염도가 다소 높은 하류역에 분포하고 있었으 며 이 종과 동소적으로 분포하는 종으로는 고유종인 Squalidus gracilis majimae 와 O. interrupta이 있었다.
고 찰
1.웅천천 어류상 변화
웅천천은 하천연장이 34㎞로, 서해로 유입되는 독립하천 중 비교적 큰 편이며 본 조사를 통해 총 36종의 어류가 채집 되었다(Table 2). 인근의 서해로 유입되는 소규모 독립하천 인 대천천에서 42종의 어류가 출현했으나(Song et al., 2013) 웅천천과 규모가 비슷하거나 조금 큰 미호천에서 28 종(Lee and An, 2010), 백천에서 20종(Chae and Yoon, 2011)의 어류서식이 확인되어 비교적 다양한 어류분포를 보였다. 기존 조사에서보다 많은 종이 채집된 이유는 조사 시기가 갈수기, 풍수기, 평수기를 모두 포함하도록 고르게 편성되었으며 이전 조사에서보다 조사지점이 많아 정밀조 사가 가능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본 조사결과 Cyprinidae어류가 많이 출현하여 우리나라 서해, 남해로 유 입되는 하천의 특성을 반영하고 있다(Kim and Park, 2002; Kang et al., 2004; Byeon and Lee, 2006; Lee et al., 2008; Song et al., 2013).
웅천천에서 최근 20년 동안 담수어류상이 급격히 변화하 여 멸종위기종 및 일부 고유종의 출현이 확인되지 않고 있 다(Jeon, 1977; Choi, 1987; Hong, 1999; Byeon, 2000; Oh, 2007). 기존조사에서는 서식이 확인되었으나 본 조사에서 출 현하지 않은 멸종위기종 및 고유종은 P. nigra, S. chankaensis tsuchigae, L. andersoni, L. obesus, O. platycephala, C. herzi 등 이었다. 이들 고유종과 멸종위기종은 서식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부사방조제, 보령댐 축조로 인해 하상 이 변하고 수질이 악화되어 웅천천에 더 이상 출현하지 않 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고유종인 C. herzi와 고유종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I급인 P. nigra는 각각 탁란숙주와 탁란 자의 관계로, P. nigra가 번식기에 C. herzi의 산란장에 탁란 을 하여 번식한다(Kim et al., 2004). P. nigra 외에 국내에 서 C. herzi 산란장에 탁란하는 종으로는 Pseudopungtungia tenuicorpa, Pungtungia herzi가 있으며 이들은 C. herzi의 산란장에 탁란하기도 하지만 C. herzi가 없을 경우에도 틈 새산란을 하여 번식할 수 있다(Lee, 2011). 하지만 P. nigra 는 틈새산란을 주로 하지 않고 C. herzi의 산란장에 탁란을 하기 때문에 C. herzi가 없으면 번식이 어렵게 된다. 웅천천 중류 보령댐이 건설되기 시작한 1992년 이후의 조사부터 이 두 종의 출현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은 서식지 파괴 및 정수화로 인해 C. herzi의 개체수가 감소하고 이후 산란 숙주가 부족해진 P. nigra의 개체수도 따라서 감소하여 지 역적인 절멸에 이른 것으로 보이며, 특히 웅천천과 같은 독 립하천은 더욱 직접적인 영향이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회유종인 A. japonica와 P. altivelis의 서식 역시 본 조사 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1997년에 부사방조제가 축조되면 서 A. japonica와 P. altivelis의 회유로가 단절되었을 뿐 만 아니라 하류역이 정수역으로 변하면서 수질오염이 더욱 심 화되고, 이후 보령댐이 축조되면서 회유시기에 유량이 변하 여 이동에 방해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기수역 근처에 댐이 건설 된 경우에는 해안과 민물 사이를 오가는 회유종의 이동이 차단될 수 있다고 한 Kim et al.(2002)의 연구와도 유사하였다. 본 조사에서는 기수역을 포함하지 않 았기 때문에 T. fasciatus, L. japonicus, C. urotaenius, T. obscurus는 출현하지 않았으며, 그 외 L. costata, O. latipes 역시 조사방법의 차이로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본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발견된 종으로는 A. rhombeus, Z. koreanus, H. nipponensis, O. sinensis, S. scherzeri, M. salmoides 등 총 6종이 있었다. 이 중 A. rhombeus, H. nipponensis, O. sinensis, S. scherzeri는 이전에도 서식했으 나 조사시기 및 장소 등 조사 방법의 차이로 인해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Z. koreanus는 2005년 이전까지는 Zacco temminckii인 것으로 분류되었으나 그 이후로는 Z. temminckii와 형태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개체들이 Z. koreanus로 따로 분류되었다(Kim et al., 2005). 따라서 Z. koreanus는 Z. temminckii와 함께 웅천천에 분포하였던 것 으로 보인다. M. salmoides는 St.9와 St.10에서 출현하였는 데 2000년대 후반에 인위적 도입에 의한 유입으로 사료되 었다.
2.지점별 유사도 분석
인간활동에 의해 만들어진 댐, 보와 같은 인공구조물은 어류의 이동을 제한하여 대부분의 경우 댐 상류 및 하류의 어류군집구조가 달라지게 된다(Martinez et al., 1994; Almodovar and Nicola, 1999). 웅천천의 조사지점 중 St.6 과 St.7사이에는 보령댐이 위치하고, St.7과 St.8사이에는 높이 3m의 대형 보가 설치되어 있는데 어류군집 유사도의 차이는 댐보다 대형 보를 기준으로 더 컸다. 일반적으로 서 식지 단절을 유발하는 장벽의 크기가 클수록 생태계 단절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ASCE(1997)에 의하면 댐의 크기에 따라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가 다르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형 보에서보다 규모가 훨씬 큰 댐에서 유사도의 차이가 더 작게 나타난 이유는, 댐에 어도 가 설치되어 있는 반면 대형보에는 어도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어류의 이동통로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고성 배봉천의 경우 하류부에 설치된 보에 어도 가 없어 상류부와 군집유사도의 차이가 보고되었다(Ko et al., 2013). 하천의 흐름을 방해하는 인공구조물에 어도가 설치되어 있을 경우 다양한 종의 어류가 이용할 수 있으며, 탐진강의 장흥댐에 설치된 어도는 전체 15종 중 Carassius auratus, Carassius cuvieri, P. herzi, Z. temminckii, Z. platypus. P. koreanus 등 6종이 이용하여 40.0%의 이용률 을 보였으며, 낙동강 하구둑에 설치된 어도의 경우 전체 62 종 중 39종(63%)이 어도를 이용하였다(Yoon et al., 2011, Kang et al., 2012). 영산강에 설치된 승촌보 어도에서는 총 30종 중 13종 어류가 발견되어 43.3%의 종이 이용하였 다(Choi et al., 2013). 따라서 하천의 연속성을 방해하는 인공구조물에 설치된 어도는 어류의 이동을 도와 하천 연계 율을 높일 수 있다.
3.서식환경과 어류군집의 관계
정준상관분석으로 웅천천의 서식환경요소에 따른 어류 분포를 분석한 결과, 상류와 하류에서 전기전도도와 염도가 높게 나타나 해당 수역의 수질이 오염되어 있었으며, 하류 보다 상류에서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하천 과 달리 상류의 수질이 오염되어 있는 이유는 웅천천의 발 원지인 성주산에 성주광업소의 석탄채광으로 인해 광물입 자가 하천에 유입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Choi, 1987). 성주광업소는 1955년에 개발되었으며, 1977년 호황 기를 맞아 활발하게 운영되었으나 1990년도에는 석탄산업 합리화정책으로 인해 폐광 되었다(Korea Coal Corporation, 2001). 즉, 채광으로 인한 수질오염은 1955년부터 서서히 진행되어 호황기인 1970년대 말에 가속화 되었으며 1990 년에는 폐광이 되었음에도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지속되 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수질오염이 발생된 상류수역에도 M. mizolepis, 그리고 고유종인 S. microdorsalis, C. splendidus, I. koreensis 등이 서식하고 있었고, M. mizolepis 를 제외한 고유종들은 오염에 내성이 강한 종이 아니지만 광산폐수가 다량으로 유입되던 1970~80년대에도 이들 고 유종이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이유에 관하여 향후 광산폐수가 수질오염에 민감한 종의 내성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An et al.(2012)의 연구에 의하면 광산폐수에 버들치를 노출시킨 실험군과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했을 때 대조군의 장기조직의 손상은 발견되지 않은 반면, 실험군에서는 간 조직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따라서 추후 웅천천 상류에 서식하는 어류의 장기손상여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으 로 보인다.
특히 웅천천 내에서 C. herzi와 P. nigra를 비롯한 많은 고유종의 서식이 어려워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현재 남아 있는 고유종 S. microdorsalis, C. splendidus, I. koreensis 에 대한 적극적인 보호조치가 요구된다. 또한 웅천천의 상 류수역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보령시에서 웅천천 정화사업을 실시하였지만 본 연구에서는 아직 수질 이 오염 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적극적인 회복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외래도입종인 M. salmoides는 유속이 느린 서식지를 선 호하여 하류역에 분포하고 있었다. M. salmoides와 같은 외래종이 댐 호와 같은 정수화 된 지역에서 인간의 인위적 인 유입으로 인해 서식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Hickley 1994; Cowx and Welcomme 1998; Welcomme, 1998) 웅천천에서 발견된 M. salmoides 역시 이와 유사한 인위적인 유입에 의해 서식하게 된 것으로 사료된다. M. salmoides는 환경부에서 생태계교란생물로 지정한 외래종 으로 갑각류, 수서곤충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종과 같 은 토착민물고기를 포식하는 등 우리나라 하천 고유의 생태 계를 교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Hong and Son, 2003; Ko et al., 2008; Lee et al., 2009) 웅천천 내에서는 고유종 인 Squalidus gracilis majimae이 동소적으로 출현하고 있 어 이들의 서식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M. salmoides는 서식지를 점차 넓혀갈 수 있기 때문에 (Ross 1991; Martinez et al., 1994)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하 는 등 웅천천내에서 출현하는 고유종을 보호하여 웅천천 고유의 생태계가 교란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