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동물에 있어서 몸의 크기는 지역적인 차이와 성별 차이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나타난다. 동물의 체중은 위도가 높 아지고 추운지역으로 갈수록 증가한다는 베르그만 법칙 (Bergmann's rule)은 주로 포유류와 조류에 적용되는 것으 로 널리 알려져 왔다. 한편, 뱀류의 지역적인 몸 크기의 차이 는 베르그만 법칙을 따르기도 하고 그 반대로 적용되기도 한다(Ashton, 2001). 대륙과 섬에 서식하는 개체군들 간에 도 크기의 차이가 생기며, 분류군에 따라서도 다양하게 나타 난다(Lomolino, 2005; Whittaker and Fernández-Palacios, 2007). 섬 지역에 서식하는 뱀의 최대, 최소 크기는 섬의 면적에 따라 영향을 받기도 하며(Boback and Guyer, 2003), 섬에 서식하는 뱀들은 본토에 서식하는 뱀에 비해 몸의 크 기가 크거나 작은 것은 먹이의 이용성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 로 보고된 바 있다(Madsen and Shine, 1993, 2000; Boback, 2003). 또한 지역 간 몸 크기의 경향에 대한 차이는 지역 개체군들 사이의 사망률 차이에 의해 생길수도 있다(Ashton, 2001). 그 이외에도 유사한 종 간의 거대서식지(Macrohabitat) 이용에 대한 차이는 꼬리 길이나 몸 두께 등을 결정하는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Martins et al., 2001).
뱀에서 크기의 차이가 성에 따라 다르다는 것은 일반적으 로 잘 알려진 사실이며, 이러한 성적크기이형(sexual size dimorphism)은 교미방식과 생식력(fecundity) 선택 등으로 인해 진화되었다. 암컷보다 수컷의 크기가 큰 뱀은 종내 수 컷끼리의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한다(Shine, 1978). 암컷은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은 자손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Andersson, 1994; Kamosawa and Ota, 1996; Pleguezuelos and Feriche, 1999; Brown and Shine, 2002; Bertona and Chiaraviglio, 2003; Bizerra et al., 2005), 암컷에 있어서 보다 큰 몸으로 인한 생식력의 이점은 성적크기이형에 영향 을 미칠 수 있다(Shine, 1994). 몸 크기의 차이 이외에도 수컷은 암컷보다 긴 꼬리를 가지는데, 몸길이에 비해 상대 적으로 긴 꼬리를 갖는 수컷들은 짝짓기 기관인 반음경 (hemipenes)이 길어 짝짓기 성공을 위한 성 선택(sexual selection)을 반영하기도 한다(Shine et al., 1999). 또한 암· 수간의 몸 크기나 머리 크기의 차이는 서로 다른 성간에 먹이의 종류나 크기를 달리한다(Houston and Shine, 1993; Vincent et al., 2004).
어느 한 종류의 뱀은 국지적으로만 분포할 수도 있고, 다양한 환경에 걸쳐 보다 널리 분포할 수도 있다. 쇠살모사 Gloydius ussuriensis는 우리나라와 중국 북동부, 극동 러시 아에 걸쳐 분포하며(Zhao and Adler, 1993), 우리나라에서 는 한반도 본토와 주변 섬 및 제주도 등 해안에서부터 경작 지, 습지, 산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곳에 서식하는 종이다. 따라서 쇠살모사는 다양한 서식환경에 적응하여 살아가면 서 각각의 서식지에 따라 몸 크기와 성적크기이형 정도를 달리하여 진화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다.
이 연구는 제주도와 작은 부속섬인 가파도에 서식하는 쇠살모사의 지역 개체군간 몸 크기와 성적크기이형 및 이에 따른 생활사 전략을 밝히고, 종 다양성 유지 및 보전전략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루어졌다.
연구방법
1.표본 수집과 크기 측정
연구에 사용된 모든 표본은 쇠살모사가 활동하는 시기인 2006년 5월부터 2009년 6월까지 야외에서 직접 수집하였 다. 제주도 표본은 여러 지역에서 무작위로 수집하였고, 가 파도 표본은 배비늘 절단법(ventral clipping)과 피하에 PIT tag(ID 162A, TROVAN)를 삽입하는 방법을 병행하여 표 식-재포획(mark-recapture)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포획 된 첫 번째 개체들만을 이용하였다. 수집된 표본의 크기 측 정은 로드킬된 개체이외는 모두 야외에서 발견 즉시 살아있 는 상태에서 측정하였으며, 로드킬된 개체는 형태가 온전한 것만 연구에 이용되었다. 또한 수집된 표본의 체중은 복부 압박을 통해 먹이를 토해내게 한 후 측정하였다. 표본의 수 는 제주도 개체군은 수컷 61개체, 암컷 99개체, 가파도 개체 군에서는 수컷 73개체, 암컷 56개체를 이용하였다.
새끼의 암․수간 성적크기이형은 2008년 8-9월에 임신한 암컷 17개체를 포획하여 실험실에서 출산할 때까지 사육하 면서 출산직후 24시간 이내에 측정한 후 어미와 함께 최초 포획한 장소에 방사하였다. 새끼의 표본수는 암컷 34개체, 수컷 40개체를 이용하였다. 지역 개체군간 크기와 성적크기 이형(Sexual size dimorphism; SSD)을 비교하기 위한 형질 로는 몸 길이(Snout-vent length; SVL), 꼬리길이(Tail length; TL), 체중(Body mass; BM), 머리길이(Head length; HL), 머리 폭(Head width; HW), 눈 사이 길이(Inter eye length; IE) 등 6가지 형질을 이용하였다. 몸길이와 꼬리길 이는 5m 줄자를 이용하여 1㎜까지 측정하였으며, 몸길이는 주둥이에서 항문판 바로 아래 부분까지, 꼬리길이는 항문판 바로 아래 부분부터 꼬리 끝까지 측정하였다. 머리길이, 머 리 폭 및 눈 사이를 측정할 때는 안전을 위해 투명한 관에 쇠살모사를 들어가게 하여 움직임을 제한시킨 후 전자캘리 퍼스(CD-15CPX, Mitutoyo)를 이용하여 0.01㎜까지 측정 하였다. 머리길이는 주둥이에서 위턱뼈까지, 머리 폭은 머 리의 가장 넓은 부분을, 눈 사이 거리는 좌우 두 눈 사이의 거리를 측정하였다(Figure 1). 체중은 야외용 전자저울 (KC-200)을 이용하여 0.1g까지 측정하였다.
제주도 개체군과 가파도 개체군 간의 몸길이 비교는 수집 한 모든 표본의 몸길이를 활용하였으며, 성적크기이형을 분 석하기 위해 사용된 표본은 어린 개체에 의한 영향을 제거 하기 위해서 성적으로 성숙한 개체들만 비교하였다. 성성숙 판단은 암컷이 본격적으로 임신하기 시작할 시점에서의 몸 길이를 기준으로 하였으며, 암컷이 수컷보다 체중이 갑자기 무거워지는 몸길이가 나타날 때를 임신한 개체로 판단하였 다. 두 지역 개체군 사이의 몸길이 증감률과 성적크기이형 지수(SSD index)를 계산하였는데, 몸길이 증감률은 [(제주 도의 가장 큰 개체의 몸길이-가파도의 가장 큰 개체의 몸길 이)/제주도의 가장 큰 개체의 몸길이]×100의 식을 이용하였 다. 또한 지역별 성적크기이형 지수는 Shine(1994)의 방법 에 따라 [(크기가 큰 성의 평균 몸길이/크기가 작은 성의 평균 몸길이)-1]의 식을 이용하여 계산하였으며, 암컷이 수 컷보다 큰 경우는 양(+)의 값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큰 경우 는 음(-)의 값으로 표현하였다.
2.통계처리
몸길이는 성별, 지역별로 비교하였으며, 유의성 검정은 t-test를 이용하였다. 몸길이 이외의 5가지 형질(꼬리길이, 체중, 머리길이, 머리 폭 및 눈 사이거리)은 공분산분석 (ANCOVA)을 통해 유의성을 검정하였으며, 공변수(covariate) 는 몸길이를 이용하였다. 지역 간 몸길이 비교와 공분산분 석을 위한 모든 변수(variable)들의 측정값은 자연대수 값 (loge)으로 변환해서 통계처리를 하였고, 통계프로그램은 SPSS (ver. 12.0)를 사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지역 개체군간 크기 비교
제주도 개체군의 몸길이는 암컷이 242-532㎜ (422.0 ± 46.7㎜, n = 99), 수컷은 296-580㎜ (434.5 ± 51.7㎜, n = 61)로, 가파도 개체군의 몸길이 암컷 205 - 395㎜ (335 ± 43.6㎜, n = 56), 수컷 215-430㎜ (328 ± 39.4㎜, n = 73)의 범위에 들어있어서 제주도 개체군의 암·수 모두 가파도 개 체군보다 컸다(암컷, t = 17.343, df = 115, P< 0.001; 수컷, t = 19.128, df = 101, P< 0.001). 성적크기이형 지수(SSD) 는 제주도 개체군은 -0.03으로 수컷이 크게 나타났고, 가파 도 개체군은 0.02로 암컷이 크게 나타났으나, 두 지역에서 가장 큰 개체는 모두 수컷이었다(Table 1). 몸길이(SVL)의 증감률은 암컷과 수컷 모두에서 가파도 개체군이 제주도 개체군보다 각각 25.8%와 25.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개체군에서 암컷은 몸길이가 400-440㎜ 구간에 서 42%로 가장 빈도가 높게 나타났고, 수컷은 400-440㎜ 구간과 440-480㎜ 구간에서 동일하게 30.2%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그리고 가장 빈도가 높은 이 두 구간 (400-480㎜)보다 몸길이가 작은 구간(200-400㎜) 합계에서 는 암컷의 빈도가 높게 나타났고, 가장 빈도가 높은 두 구간 보다 몸길이가 큰 구간(480-600㎜) 합계에서는 수컷의 빈 도가 높게 나타났다(Figure 2a). 가파도 개체군에서 몸길이 가 320-360㎜와 360-400㎜ 두 구간에서만 암컷은 75%, 수 컷은 66%의 빈도를 보였고, 400㎜ 이상인 개체는 수컷 1개 체만 확인되었다(Figure 2b).
제주도와 가파도 개체군 간에 나타나는 이러한 차이는 각기 다른 두 지역의 생태환경 차이에 적절한 바우플랜 (bauplan or body plan)과 생태적 전략을 위한 최적 크기로 수렴한 결과일 것이다(Lomolino, 2005). 특히 뱀의 크기는 먹이의 이용성과 사망률 등에 영향을 받는다(Madson and Shine, 1993; Ashton, 2001; Boback, 2003; Boback and Guyer, 2003). 제주도 개체군은 지네, 양서류, 파충류, 소형 포유류 등 다양한 먹이를 포식하지만, 가파도 개체군인 경 우 지네와 도마뱀만을 주로 포식한다(Kim, 2011). 따라서 가파도 개체군은 제주도 개체군에 비해 먹이의 이용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크기가 작아지는 쪽으로 수렴한 것이라 여겨진다.
2.개체군의 몸무게 분포와 성적 성숙
쇠살모사의 체중을 몸길이에 대한 지수함수그래프는 Figure 3, 4에 제시하였다. 뱀에서 성적으로 성숙하는 것은 연령보다는 몸길이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있다(Taylor and Denardo, 2005). Figure 3은 제주도 개체군에 대한 체중의 분포를 나타낸 것으로 400㎜ 이상에서 비슷한 몸길이의 암 컷과 수컷 또는 암컷과 암컷 간 체중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 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임신한 뱀들은 산란이나 출산 시까지 체중이 크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즉, 제주도산 쇠살모사인 경우 몸길이가 400㎜이상에서 비슷 한 크기의 개체들에 비해 체중이 크게 증가하는 개체들이 나타나는 것은 이 시기에 본격적으로 임신하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따라서 몸길이가 400㎜ 이상인 개체들은 성적으 로 성숙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실제 해부를 통한 생식선 조사 및 야외 조사시 복부 압박을 통해 임신 여부를 확인한 결과, 임신한 개체들 중 93.9%가 몸길이 400㎜ 이상인 것으 로 나타났다(Figure 5).
생식선 및 야외 조사를 통해 얻은 임신한 쇠살모사는 총 49개체로 몸길이는 384-540㎜ (Mean ± SD = 443 ± 35㎜) 였다. 몸길이 400㎜ 이하에서 임신한 개체들은 3개체로 6.1%에 불과하였고, 이들 개체들도 384㎜, 386㎜ 및 399㎜ 로 거의 400㎜에 근접한 크기였다. 반면, 400-420㎜에서 임신한 빈도가 가장 높았으며, 그 이상의 몸길이에서 빈도 가 조금씩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고, 500㎜ 이상이 차지하는 빈도는 6.1%였다. 이는 성적으로 성숙한 후에는 얻은 에너 지를 생장을 위해 이용하기 보다는 번식을 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생장이 지연되는 것이다.
Figure 4는 가파도 개체군에서 몸길이에 따른 체중의 변 화를 나타낸 그래프로 330㎜ 이상에서 암컷과 수컷 또는 암컷과 암컷 간의 체중의 차이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Figure 3과 Figure 5를 바탕으로 Figure 4의 결과를 추정해보면, 가파도 개체군에서는 몸길이가 330㎜ 이상에 서 본격적으로 성적으로 성숙하여 임신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대개 뱀에서 수컷의 성적 성숙은 암컷보다 작은 크기에서 일어나기 때문에(Seigel et al., 2001), 쇠살 모사의 수컷도 암컷보다 작은 크기에서 성적으로 성숙할 것이 예상된다.
3.성적 크기이형
쇠살모사의 성적크기이형을 조사하기 위해 제주도 개체 군은 어린 개체들에 의한 영향을 제거하기 위해 몸길이가 400㎜ 이상인 수컷 47개체, 암컷 72개체를 이용하였으며, 가파도 개체군에서는 330㎜ 이상인 수컷 41, 암컷 37개체 를 이용하였다. 또한 새끼에서 성적이형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2008년도에 출산한 성체 17마리가 출산한 새끼 74마 리(암컷 34개체, 수컷 40개체)를 비교한 결과, 제주도 개체 군의 몸길이는 수컷이 암컷보다 다소 크게 나타났으나(t = -2.011, df = 117, P< 0.05), 가파도 개체군과 새끼에서는 암컷과 수컷 간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Table 2). 꼬리길이 는 다른 뱀류들과 마찬가지로 제주도 개체군과 가파도 개체 군 및 새끼 모두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크게 나타났다. 머리 길이, 머리 폭, 눈 사이 거리 및 체중은 제주도 개체군인 경우 암컷과 수컷 간에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였으나, 가파 도 개체군과 새끼에서는 체중에서만 암컷과 수컷 간에 유의 한 차이를 보였다(Table 3). 제주도 개체군에서 머리길이, 머리 폭 및 눈 사이 거리는 수컷이 암컷보다 컸고, 체중은 암컷이 수컷보다 무거웠으나, 새끼에서는 수컷이 무겁게 나 타났다. 가파도 개체군에서는 암컷이 수컷보다 무거웠다 (Table 3).
뱀에서 암·수간의 몸 크기나 머리 크기의 차이는 먹이의 종류나 크기에 영향을 받는데(Houston and Shine, 1993; Vincent et al., 2004), 가파도 개체군에서 암컷과 수컷 간 머리 크기의 차이가 나지 않은 것은 크기가 작은 제한된 먹이의 선택과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제주도 개체 군에서는 지네, 양서류, 파충류 및 소형 포유류까지 다양한 먹이가 있어 이를 포식하기 때문에 머리가 큰 수컷이 큰 먹이를 먹을 수 있지만, 가파도 개체군은 암컷과 수컷 모두 지네와 도마뱀만을 주로 포식하는데(Kim, 2011)에서 기인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뱀에서 몸길이에 대해 상대적인 꼬리길이는 중요한 성적 이형을 보여주는 것으로 전형적으로 수컷이 암컷보다 길다 (Shine, 1993). 쇠살모사 역시 다른 뱀들과 마찬가지로 수컷 이 암컷에 비해 긴 꼬리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뱀에서 몸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꼬리를 갖는 개체들은 반음경이 크며, 수컷의 짝짓기 성공률을 높인다는 성 선택 (sexual selection)을 반영한다(Shine et al., 1999).
새끼의 체중은 수컷이 더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으나(F = 4.558, df1,2 = 1,72, P< 0.05), 성체가 되면 제주도 개체군 과 가파도 개체군 모두 암컷이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제 주도 개체군 F = 64.111, df1,2 = 1,114, P< 0.001; 가파도 개체군 F = 17.812, df1,2 = 1,76, P< 0.001).
암컷과 수컷 간 몸길이의 성적크기이형 정도는 종에 따라 0.00에서부터 0.50이 넘는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Shine, 1994). 체중은 몸길이에 지수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몸길이의 차이가 클수록 체중의 차이는 훨씬 크게 나타났다(Figure 4, 5). 쇠살모사의 성체의 몸길이에 대한 성적크기이형 정도는 제주도 개체군이 -0.03으로 수컷이 약 간 크고, 가파도 개체군은 0.02로 암컷이 다소 컸으나(Table 1), 두 지역 모두 암컷이 무거운 것은 암컷인 경우 임신한 개체들이 다수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새끼에서 성적크기이 형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몸길이, 머리길이, 머리 폭 및 눈 사이 거리는 제주도 개체군에서는 모두 수컷이 암컷보다 컸다(Table 3). 따라서 제주도 개체군의 성적크기이형 현상 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환경요인의 영향을 받아 나타 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주도 개체군인 경우 수컷이 암컷 보다 머리 크기가 크기 때문에 입을 크게 벌릴 수 있어 먹이 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는 더 유리할 것이 예상된다. 뱀류는 대부분 암컷이 수컷보다 크지만, 반대로 수컷이 암컷보다 큰 경우도 있다(Shine, 1994). 크기가 큰 개체들은 여러 가 지 면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다(Rivas and Burghardt, 2001). 큰 개체는 작은 개체보다 1) 먹이의 종류, 2) 먹이를 제압할 수 있는 능력이 증가될 수 있고, 3) 위험한 먹이를 먹을 빈도, 4) 포식자의 수가 적어질 수 있으며, 5) 단위 체중 당 낮은 에너지 비용이 들고, 6) 안정적으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이점이 있을 수 있다. 암컷은 생식력이 증가 되며 생존 가능성이 높고, 큰 새끼를 낳을 수 있으며, 수컷은 짝짓기 접근을 위한 수컷 간의 물리적인 경쟁이 있다면 짝 짓기의 수와 체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면, 단점도 있을 수 있다(Rivas and Burghardt, 2001). 큰 개체는 1) 포식자 에 더 쉽게 발견될 수 있고, 2)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며, 3) 먹이의 눈에 더 잘 띠며, 4) 이동하는데 더 높은 비용이 든다. 특히 수컷은 짝짓기 기간에 이동과 암컷을 추적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제주도 쇠살모사 개체군 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더 크게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뱀에서 수컷이 암컷보다 크게 자라는 종일 경우, 그 반대 인 경우보다 수컷 간에 싸움(combat)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Shine, 1978), 제주도에 서식하는 쇠살모사 개체군에서는 수컷끼리 싸우는 경우는 아직까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를 통해 얻은 결과를 요약하면, 1) 제주도 쇠살모사 개체군에 비해 가파도 쇠살모사 개체군의 몸길이가 작으며, 이는 제주도 개체군에 비해 먹이의 이용성이 떨어지기 때문 에 몸 크기가 작아지는 쪽으로 수렴한 것으로 보인다. 2) 제주도 쇠살모사 개체군 암컷이 성적 성숙으로 임신이 가능 한 몸길이는 400㎜ 전후이고, 가파도 개체군에서 암컷이 성적으로 성숙되어 본격적으로 임신이 가능한 몸길이는 330㎜ 전후라 서식지의 환경에 따라 성적으로 성숙하는 몸 길이의 차이가 있다. 3) 제주도 쇠살모사 개체군에서 몸길 이, 꼬리길이, 머리길이, 머리 폭, 눈 사이의 거리는 수컷이 암컷보다 컸으며, 체중은 임신한 개체들이 다수 포함된 암 컷이 수컷보다 무거웠으나 새끼에서는 수컷이 암컷보다 무 거웠다. 4) 제주도 쇠살모사 개체군에서 성적크기이형이 나 타나는 몸길이, 머리길이, 머리 폭, 눈 사이의 거리는 새끼와 가파도 개체군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성장하는 과정 에서 먹이의 이용성 등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