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토양오염이나 수질오염 등에 의한 환경오염은 산업화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주변 산업 시설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 다. 오염을 일으키는 오염물질은 공업과 농업 등 산업 시설 의 유형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발생한다. 오염물질 중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그 오염이 많이 보고 된 종류는 중금속, 유류, 질소화합물 등을 들 수 있다. 유류오염은 환경에 대한 영향뿐만 아니라 인간 건강에 대한 문제로 인하여 1980년 이후로 심각한 환경오염의 대표적 유형이 되고 있다(Li et al., 1993). 유류에 의하여 오염된 토양 내에서 농도가 높은 것은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s (PAHs)]로서 이 물질은 두개 이상의 벤젠 고리가 결합되어 이루어진 화합물로 유류의 구성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유조 선이나 유조차, 유류 저장시설로부터의 유류 유출에 의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고, 공장은 물론 발전소 및 소각장, 자동차 등에서 화석연료의 불완전한 연소 과정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Pothuluri and Cerniglia, 1994; Jensen and Folker-Hansen, 1995; Wild and Jones, 1995; Maliszewska-Kordybach, 1999). PAHs는 환경오염 물질로서 생물체에 독성을 나타내는데, 돌연변이뿐만 아니 라 발암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LaFlamme and Hite, 1978; Pahmann and Pelkonen, 1987; Wild and Jones, 1995). 환경오염은 단일물질에 의한 오염보다 여러 오염물질에 의해 복합적으로 오염된 경우가 많은데, PAHs 의 경우도 중금속과 같은 오염발생원으로부터 나오는 경 우가 많아 중금속과 더불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Maliszewska-Kordybach, 2000a, 2000b; Terelak and Motowicka-Terelak, 2000). 생태계에서 PAHs는 일차적으 로 식물에 영향을 주지만 그 피해 양상에 대한 연구는 많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농산물 수입개방 등의 영향으로 늘어난 양축농가와 화학공 정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때문에 농촌이나 도시근교의 질소화 합물 오염이 심각해지고 있다(Schulze, 1989; Kronzucker et al., 2001). 질소화합물의 경우 적절한 형태와 적정수준은 식물의 생육에 필수적이지만, NH4+ 이 과다하게 존재할 경 우 식물의 생리적 변화를 유발하는데 그 피해 유형이나 피 해 원인은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 외견상으로는 식물체의 신장 저해뿐만 아니라 chlorosis, 전분합성의 저해를 일으키 고 심한 경우 식물체 고사를 유발하고(Mehrer and Mohr, 1989), 세포질내 pH의 교란, 광인산화의 저해, 유기산의 부 족(Salsac et al., 1987), glucose의 축적(Matsumoto et al., 1969), 근계의 산성화 등의 원인으로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다(Cerff, 1973). 암모늄에 의해 발생하는 여러 피해의 대 표적인 발생 기작은 질산염의 축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Mehrer and Mohr(1989)와 이 후 발표된 Reddy and Menary (1990)의 보고에 의하면 질산염이 과다하게 존재할 경우 체내의 질산환원효소의 활성이 저해되어 독성을 일으킨다 고 하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Melzer et al.(1984)의 보고에 서처럼 질산염이 과다하게 존재할 때 암모늄이나 아미노산 에 의해서 질산환원효소 활성이 피드백 억제를 받기 때문이 다. 암모늄에 대한 식물의 반응은 생장 조건에 따라서 다양 하고 식물종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Lasa et al., 2001)는 보고가 있어, 오염물질에 대한 피해 평가 시 최적의 식물종 을 이용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오염 정도 평가에 있어서 많이 이용되는 식물로는 좀개구리밥(Lemna spp.)이 있다. 좀개구리밥은 L. minor, L. gibba, L. polyrrhiza와 같은 종이 독성 평가에 이용되고 있으나 이들 종은 생장량의 차이가 있으며 형태도 다소 상이하다(Rejmánková, 1975; Wang, 1990). 좀개구리 밥으로 알려진 종 중에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종은 그 학 명이 L. perpusilla Torr.로서 외국의 좀개구리밥과는 다소 상이한 종이다. 좀개구리밥은 물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로 단 자엽식물이며 개구리밥과(Lemnaceae)에 속한다. 우리나라 에서도 논이나 연못 등에서 많이 발생하는 식물로 독성 시 험에 이용되는 대표적인 식물종이다(Kim and Lee, 2001). 좀개구리밥은 영양번식이 매우 빠른 식물로서 약 3.5일 마 다 배로 증가하는 특성을 보여 높은 상대생장율로 식물 중 에 오염 피해 평가에 유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종이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에 외국종이 아닌 자생하는 좀개구리 밥을 이용하여 오염물질 중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와 대표적 질소화합물인 암모늄의 식물독성을 평가하고자 수 행하였다.
연구방법
좀개구리밥(L. perpusilla Torr.)은 2009년 8월에 경남 사천 시 두량면에서 수집하여 수돗물에 세척 후 1% sodium hypochlorite 용액에 20분간 넣어 멸균하였다. 멸균된 식물체 는 물기를 제거한 후 배양액에서 실험 시까지 배양하였다. 계 대배양은 25℃의 생육상에서 실시하였고 1 주일에 한번씩 양 액을 갈아주었다. 실험에 이용된 개체는 수집된 좀개구리밥에 서 계대 배양 과정에서 새로이 발생한 개체만을 이용하였다.
PAHs의 효과를 보기 위하여 세척한 모래 150g에 아세톤 에 종류별로 녹인 PAH를 50mg 코팅시킨 후 투명 사각 용 기(72 × 72 × 100㎜)에 모래를 채우고 좀개구리밥 양액 100㎖을 첨가한 후 좀개구리밥을 엽상체를 기준으로 5개씩 넣고 생육장에서 배양을 실시하였다. 암모늄은 처리 농도에 맞게 NH4Cl을 배양액에 첨가하였다. 배양은 OECD 기준을 따라 실시하였으며 배양액의 무기양분의 농도는 다음과 같 다. NaNO3, 510mg/L; MgCl2․6H2O, 240mg/L; CaCl2․ 2H2O, 90mg/L; MgSO47H2O, 290mg/L; K2HPO43H2O, 30mg/L; H3BO3, 3.7mg/L; MnCl2․4H2O, 8.3mg/L; FeCl3․ 6H2O, 3.2mg/L; Na2EDTA․2H2O, 6.0mg/L; ZnCl2, 66μg/L; CoCl2․6H2O, 29μg/L; Na2MoO4․2H2O, 145μg/L; CuCl2․ 2H2O, 0.24μg/L; NaHCO3 300mg/L. 배양액은 사용 시 pH 를 6.5로 조절하였다. 배양온도는 25℃ 항온조건이었으며 생육장의 광도(PAR)는 100μEm-2s-1이었다. 이 외의 배양 조건은 OECD 기준에 준하여 실시하였다(OECD, 2002).
좀개구리밥 생장 분석은 엽상체의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였 으며, 색소는 메탄올로 추출 후 spectrophotometer(Shimadzu UV-1700, Shimadzu, Japan)를 이용해 663, 646, 470nm에 서 흡광도를 측정 후 다음 식에 따라 엽록소 a와 엽록소 b 및 카로티노이드 함량을 구하였다.
Chlorophyll a = 12.21 × A663 - 2.81 × A646
Chlorophyll b = 20.13 × A646 - 5.03 × A663
Carotenoid= (1000 × A470 - 1.82 Chl a - 85.02 Chl b)/198
결과 및 고찰
식물종 중에서 중금속, 제초제 등의 독성 평가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좀개구리밥을 PAHs 독성 확인을 위해 이용 한 결과 Figure 1 에서 보는 바와 같이 PAHs 종류에 따라 차이를 나타내었다. 엽상체의 생장에 가장 강한 억제 효과를 나타낸 PAHs는 fluorene이었으며 fluoranthene과 pyrene은 외견상 억제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강한 억제를 나타 낸 phenanthrene의 경우 엽상체의 수도 적었으며 발생한 엽상체의 형태도 기형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기형은 Maliszewska-Kordybach and Smreczak(2000)의 보 고에서처럼 PAHs가 돌연변이 유발과 관련된 유전독성을 나타내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PAHs 중 억제가 심한 화학종은 엽상체의 발생은 물론 정상적인 발달에도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처리 5일 후 엽상체 의 수는 Figure 2 에서 보는 바와 같이 fluorene에 의한 억제 효과가 가장 강하게 나타났으며, pyrene에 의한 효과는 가 장 약하게 나타났다. 억제 효과가 크게 나타난 fluorene과 phenanthrene은 농도가 높아질수록 지속적으로 엽상체 수 가 줄어들었으나 fluoranthene과 pyrene은 100ppm의 농도 까지도 그 억제 효과가 크지 않았다. 처리 10일 후의 결과를 보면 억제 효과가 큰 fluorene과 phenanthrene은 지속적으 로 억제 효과가 나타났으나 fluoranthene과 pyrene은 그 억 제 효과가 다소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전체적인 결과를 보면 4 가지 PAHs 중 가장 억제 효과가 큰 물질은 fluorene 이었으며 가장 억제 효과가 작은 물질은 pyrene이었다.
색소 함량에 대한 결과를 보면 엽록소 a와 엽록소 b는 PAHs에 대한 반응이 다소 상이하였다. 엽록소 a가 엽록소 b보다 PAHs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전반적인 반응 양상은 엽상체의 반응 양상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Figure 3 ). 좀개구리밥의 경우 엽록소 b에 비해 엽록 소 a의 함량 변화가 PAHs의 종류에 따라 그 편차가 더 컸으 며, 카로티노이드의 경우 엽록소 a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엽록소 b의 경우는 PAHs 농도의 증가에 따른 함량 감소폭 도 작았으며 PAHs 화학종간 차이도 작아 엽록소 a에 비해 PAHs에 대한 반응이 둔감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엽록소 a는 다른 연구들에서도 PAHs 독성의 바이오마커로 알려져 있는데(Oleszczuk, 2008), 본 연구에서도 PAHs의 독성에 대해 엽록소 b보다 강하게 반응하였다.
카로티노이드는 엽록소의 경우와는 달리 저농도의 PAHs에 의해서는 농도가 다소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냈으 며 함량의 감소폭도 엽록소 함량에 비해 작게 나타났다. 카 로티노이드는 식물체에 존재하는 대표적인 방어물질로 PAHs가 식물체 내에서 산화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실 험 결과(Brennan et al., 2014)를 고려해 볼 때 PAHs에 의해 유발된 산화적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해 카로티노이드 함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색소에 의한 피해 평가는 식 물체의 크기나 무게와 같은 양적 평가와 더불어 손쉽게 피 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본 연구에서 확인된 PAHs에 대한 광합성 색소들의 함량 반응은 좀개구리밥의 이용에 좋은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암모늄 처리 시 좀개구리밥은 엽수와 무게 및 색소 공히 감소하였으며 10mM 이상에서 그 감소가 급격하게 나타났 다(Figure 4 ). 좀개구리밥의 경우 암모늄에 민감하게 반응 하여 암모늄 검정에 적합한 수준의 반응을 보였으며 엽수의 경우 암모늄 농도에 대해 일정한 반응을 보이는 형질이었다 (Figure 4 ). 엽상체 수와 생체중은 10mM까지는 감소폭이 크지 않았으나 색소의 경우 엽록소와 카로티노이드 모두 그 감소폭이 엽상체수나 생체중보다 크게 줄었으며 카로티 노이드의 경우 그 함량이 10mM 이상의 암모늄 농도에서 극히 낮은 결과를 보여 엽록소보다는 카로티노이드 합성이 암모늄에 의해 강하게 억제되는 결과를 보였다. 암모늄은 식물체내에 과다하게 흡수될 경우 체내 pH 변화와 색소 함량 감소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는데(Britto and Kronzucker, 2002), 그 독성은 체내 질소 대사의 교란이 주 된 원인으로서 영양 생장에 가장 중요한 원소인 질소 대사 가 교란되어 생육 저해가 발생하였다. 암모늄은 수용성 물 질로서 수질 오염의 주된 물질 중 하나이다. 따라서 수생식 물인 좀개구리밥이 본 연구의 결과에서처럼 암모늄 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암모늄 오염과 연관된 수질 평가의 생물검정에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좀개구리밥은 그 생육 속도가 매우 빨라 중금속, 제초제 등의 다양한 독성물질에 의한 독성 평가에서 가장 많이 이용 되는 식물종으로서(Wang, 1990; Cedergreen et al., 2007; Hou et al., 2007), 본 연구에서도 PAHs와 암모늄의 독성 평가에 대한 좀개구리밥 활용이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되었 다. 본 연구는 국내 자생 중인 좀개구리밥을 이용하였으므 로 외국의 결과와는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환경 변화 혹은 환경오염의 영향 평가에 있어서 국내 자생종의 활용은 외국종의 이용보다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된다. 좀개 구리밥은 대표적인 부유성 수생식물로 토양에 존재하는 오 염물질의 영향을 알아보기에는 적합하지 않으며 토양에서 자라는 육상식물과는 반응성에 있어서 차이가 존재한다. 그 러므로 개구리밥의 반응 결과를 다른 육상 식물종에 확대 적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좀개구리밥은 다년생식물이나 생육 기간이 5월부터 10월까지로 연중 약 6개월 정도 자라는 식물이다. 그러나 기내에서 액체 배지에 서 손쉽게 배양할 수 있어 오염 평가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특히 국내 자생종으로서 습지 등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종이므로 수생태계에서 문제가 될 수 있는 식물독성에 대한 간이 평가에 효율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