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조선후기 인구증가로 인한 연료부족에 따른 산림수목의 무 분별한 채취 및 일제강점기 당시 산림자원 수탈, 한국전쟁으로 인한 산림훼손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산림 대부분은 황폐화 되었다. 이에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안정화된 산림식생을 유지 하고 있는 지역은 드문 편이다. 특히 소나무림의 경우 전쟁 이후 새롭게 형성된 2차림이 넓게 분포하고 있으나 100년 이상 의 고령목이 안정적으로 생육하고 있는 숲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통일신라시대를 거치며 우리나라에 선종이 활발하게 전파된 이후 평지에 주로 위치하던 사찰이 수행을 고려하여 깊은 산속 으로 자리하는 변화를 보였다. 특히, 사찰 수행환경의 완성을 울창한 소나무림으로, 득도를 이룬 선승의 상징을 노송으로 비 유하는 등 소나무와 솔숲을 신성시하는 불교문화적 측면에서 사찰주변 소나무림은 상대적으로 온전히 보전될 수 있었다 (Kim, 2013). 이에 국내 소나무림 중 일제강점기 이전부터 유지되고 있는 노거수군락은 주로 전통사찰 주변에서나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사찰림은 법률상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 고 경관가치 측면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인정받아 (Kang et al., 2012) 전후 보호지역체계 확립과 함께 국가보호 지역으로 지정・관리되면서 지금까지도 자연생태가 양호한 지 역이 많이 남아있다(Yi et al., 2014).
오랜 역사 속에서 다양한 인위적 훼손압력에도 숲의 훼손을 막아내며 굳건히 지켜온 사찰주변 소나무림이 이제는 인간의 직접 영향이 아닌, 과도한 활동에 의한 급격한 기후변화 등 간접적 영향에 의해 도태될 위기에 처해 있다. 최근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2)의 연평균 농도가 처음으로 400ppm 을 초과하는 등 급격한 대기환경변화로 지구온난화는 더욱 빠 르게 진행되고 있다. 급격한 대기환경 변화는 산림 내 각종 재난 재해 증가 및 병해충 발생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북반구에서는 남쪽에서 북쪽, 저지대에서 고지대로 산림식생 대가 이동하게 되어(Kim, 2012) 특정 기후대 한계선 부근의 식생변화를 뚜렷하게 감지할 수 있다. 산림청 소나무 분포현황 분석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소나무림이 남부지방에서는 넓게 고루 분포하지만 중부지방에서는 백두대간을 따라 고지대에 주로 분포하고 있어 산림식생대가 북상할 경우 소나무림은 급 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기온이 계속 상승할 경우 수종 간 경쟁력이 달라지고 식생 천이의 진행방향도 바뀌어 결과적으로 현재의 식물군집과는 다른 구조로 변하게 되고 산 림을 구성하는 수종도 침엽수에서 활엽수로 바뀔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Kim, 2012). 같은 맥락으로 자연 천이에 의하여 소나무림 하층에 주로 우점하는 참나무류 등 활엽수종의 밀도 가 증가하여 소나무와 경쟁이 심화되는데 더해 기후변화로 활 엽수종의 생장이 유리해질 경우 소나무림 쇠퇴 가속화는 불가 피해 보인다(Seo, 2013).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와 더불어 숲의 미기후 측면에서는 도 시의 확장과 숲의 훼손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도는 식물 생장과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환경요인으로 가장 기본적인 대사 반응을 좌우하는데(Junttila, 1993), 특히 기상 인자 중 최고기온이 생태적 지위폭이 가장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Seo, 2013). 숲은 일반적으로 시가화지역에 비해 온도 및 습도를 포함한 미기후 편차가 적다. 특히 온도에 민감한 식물생육 특성상 여름철 최고기온을 낮추고 한낮과 새벽의 미 기후편차를 줄여줌으로써 식물을 포함하여 사람들의 생활에 미치는 스트레스를 줄이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해되는 것과 같이 뜨거운 여름철 모든 숲이 낮은 온도와 높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숲의 특정 미기후 상태는 산림의 수관층 을 형성하는 수종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ertrand et al., 2011). 숲의 구성, 특히 교목층을 형성하는 우점수종의 차이는 민감도가 높은 미기후 특성 변화를 다르게 할 수 있는 핵심 요소로 인지되고 있다(Lindner et al., 2010). 숲 내부 온도에 수관층이 주로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수관층에 서 낮시간 동안 태양에너지를 흡수 또는 반사하는 비율의 차이 가 큰 것이 원인인데, 특히 에너지 흡수 측면에서 수관층의 종구성이 중요하게 작용한다. 아울러 낮 동안 축적된 에너지를 밤 동안 외부로 배출하게 되는데, 이 또한 수관층의 영향이 크게 좌우한다(Geiger et al., 2009). 숲 내부의 미기후 측면에 서 큰 일교차의 완화효과는 햇볕의 영향이 큰 여름철 맑은 날일 수록 두드러지게 되며, 수관층의 밀도 또한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Ma et al., 2010;Renaud et al., 2011). 우리나라에서도 Kang et al.(2018)이 산림의 간벌 정도에 따른 미기후 변화분석을 통해 산림생물량 감소에 따라 산림내부 온 도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다름을 확인한 바 있다.
소나무림의 생육환경은 습도보다는 온도가 크게 영향을 미 친다고 볼 수 있는데, 특히 최고기온이 높은 지역일수록 소나무 생육에는 적합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다만, 공중습도의 경우 기온에 크게 의존하므로(Liu et al., 2016) 습도 자체가 아닌 온도와 관련한 중요한 요소로 판단할 수 있다. 소나무림의 생육 적지 또는 변화예측을 위한 판단을 위해서는 장기간의 미기상 변화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하여 분석하는 것이 바람직하 나, 국내에서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한 미기상 연구는 거의 진행 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노거수림이 안정적으로 남아있으면서도 기후변화 영향에 취약한 경남지역 사찰 소나무 림을 대상으로 미기상 특성을 조사하여 소나무 장령림의 미기 후 조절효과 특성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또한 주변 식생분포 현황을 함께 조사하여 식생과 미기상특성과 소나무림의 유지가 능성의 관계를 살펴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연구대상지는 경남지역 일대 소나무림이 발달한 주요 사찰 중 토지이용 특성과 소나무림 관리특성을 고려하여 선정하였 다. 선정 대상지는 부산 범어사, 경주 불국사, 합천 해인사, 양 산 통도사를 중심으로 한 사찰림 4곳이다. 이들 지역의 토지이 용 특성을 살펴보면 범어사를 포함하여 불국사와 통도사가 시 가지와 인접하여 주변 개발밀도가 높은 사찰림이었고, 해인사 의 경우 산지로 둘러싸여 주변 개발이 적은 지역이다. 소나무림 관리 측면에서는 통도사의 경우 주변 소나무림의 적극적인 하 층관리로 낙엽활엽수 유입을 지속적으로 차단하고 있는 반면, 나머지 세 사찰림의 경우 상대적으로 소나무장령림 하부 낙엽 활엽수림 이입을 용인하는 소극적 관리를 진행하고 있었다. 특 히 경주 불국사와 합천 해인사의 경우 국립공원지역으로 경내 지 경계부 일부를 제외하면 인위적 숲관리는 상대적으로 강하 지 않았다.
각 대상지는 주변환경이 일정하지 않아 소나무림의 상대적 미기상 특성을 비교・분석하기 위해 소나무림과 비교가 가능한 조사지점을 함께 선정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비교대상지로 는 사찰과 연접한 소나무림 내부와 사찰 경내 중심지역에 온습 도 데이터 로거를 함께 설치하여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이렇게 선정한 총 8개소의 데이터로거에서 동시간대에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분석을 실시하였다.
2. 조사분석방법
1) 식생분포 특성조사
4개 사찰주변 소나무림 모두 장령의 소나무가 우점하지만 미기상 측면에서 조사대상지와 인접한 숲의 소나무림 분포비율 을 포함하여 주변 미기상 영향권 우점식생, 토지이용 등의 차이 를 무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에 경내 미기상데 이터 측정지점을 중심으로 하여 인접지역의 식생분포 특성을 조사하여 비교・분석하였다. 숲 내부에서 국지적 미기후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리로는 주변반경 500m까지가 직접영향권으 로 제시되고 있다(Moon et al., 2015). 이에 본 연구에서는 사찰 내부 온습도 데이터 로거가 설치된 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m에 포함되는 지역을 대상으로 산림청 정밀 임상도와 중첩 하여 우점식생 유형별 면적비율을 분석하였다. 식생분포 특성 분석은 AutoCAD Map 3D 및 Arcview GIS를 활용하였다.
2) 미기후데이터 수집
숲 내부와 사찰경내지의 미기상특성 상대비교를 위해 온도 및 습도 데이터를 수집하였다. 데이터 측정은 소나무림의 생육 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계절인 여름철에 실시하였으며, 추가 적으로 봄철 데이터를 함께 조사하여 비교・분석하였다. 데이터 수집을 위해 HOBO U23 Pro V2 온습도 데이터 로거를 설치 하였다. 로거는 각 대상지별로 숲 내부는 소나무림 내부 수목의 지상 2m 높이에 정북향으로 데이터 로거를 설치하였으며, 사 찰 경내는 햇빛에 영향을 받지 않는 지역을 선정하여 동일한 방법으로 로거를 설치하였다. 측정은 매 10분마다 기록하도록 설정하였다. 봄철 데이터 수집은 2016년 5월 20일부터 27일까 지 실시하였으며, 여름철 데이터 수집은 2016년 6월 25일부터 7월 20일까지 실시하였다. 우천으로 인한 변수를 제외하기 위 하여 기상청 지역별상세관측자료(AWS)를 활용하여 데이터 수집기간 중 강우가 발생한 모든 날짜를 제외하였다. 봄철 측정 데이터 중 2016년 5월 24일, 여름철 측정 데이터 중 2016년 6월 27일부터 29일까지, 7월 1일부터 8일, 11일부터 14일, 16일의 데이터를 제외하였다.
일반적으로 숲은 여름철에 주변지역까지 온도를 낮추게 되는 데 한낮에는 온도를 낮추지만 새벽에는 상대적으로 숲이 온도가 높은 경향을 보인다(von Arx et al, 2012). 소나무림과 주변 개발지가 어떠한 특성을 나타내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수집한 데이터를 한낮(12:00~15:00)과 새벽(03:00~06:00)으 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아울러 동일 기간 동안의 인접 시가화 지역 미기상 자동측정자료(AWS)를 수집하여 비교・분석하였 다. 조사대상지와 인접한 기상청 AWS는 모두 시가화지역 내 건물 상층부 또는 상당부분 시가화가 진행된 지역에 설치되어 있어 상대비교 측면에서 객관적 참고 기준이 될 것으로 판단되 었다.
수집한 데이터의 통계분석은 IBM SPSS Statistics 23을 활용하여 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식생분포 현황
범어사 경내에 설치한 온습도 데이터 로거를 중심으로 반경 500m의 식생분포현황 분석결과 사찰주변 우점식생은 소나무 순림보다는 낙엽활엽수 우점지역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 나무림과 소나무혼효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22%로 향후 지 속적인 소나무림 면적 축소를 예상할 수 있었다. 낙엽활엽수림 은 전체 78.5ha의 조사면적 중 약 39%를 차지하였으며 침활혼 효림지역은 약 18%를 차지하였다. 주로 경내지가 포함되는 시가화지역이나 경작지 등 미식생지역이 차지하는 면적비율도 20%정도 되어 낮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반경 500m 이내 시가화지역이 차지하는 비율(13.1%)은 다른 세 지역과 비교하였을 때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
불국사 경내 온습도 측정지점을 중심으로 반경 500m의 식생 분포를 분석한 결과, 시가화지역의 면적비율(47.7%)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본 대상지의 경우 경내 개발공간의 영향이 다른 사찰과 비교하여 크게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다음으로 시가화지역 면적비율이 높은 해인사(24.3%)와 비교하여도 약 2배가 높은 비율이다. 사찰을 중심으로 북측은 산림이 유지되고 있으나 남측의 대부분 지역은 개발지역으로 다른 사찰과는 달리 산림에 의해 둘러싸이지 않고 개발지가 연결되는 형태를 보였다. 소나무림은 약 31%를 차지하고 있어 사찰주변 숲의 대부분 지역에서 소나무가 우점하고 있었다.
통도사의 경우 사찰주변으로 대부분 소나무림이 발달해 있 는 특징을 보여, 반경 500m의 식생분포 분석결과 소나무림이 차지하는 비율이 60%를 넘어 대부분 소나무림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가화지역 면적비율은 약 21%로 범어사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었으나, 해인사와는 큰 차이를 보 이지는 않는 수준이었다.
해인사 경내에 설치한 온습도 데이터 로거를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의 식생분포를 분석한 결과 소나무림 면적비율은 27.5%를 차지하고 있었고 낙엽활엽수 우점지역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었다.
영남지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를 대상으로도 소나무 장령림이 발달한 대표적 지역으로 알려진 4개 사찰을 둘러싼 주변 수림대의 우점식생 분포특성을 살펴본 결과, 양산 통도사 일대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소나무 우점비율이 월등히 높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경향으로 살펴봤을 때 4개 사찰의 경내 미기상특성을 살펴보면 인접한 산림의 소나무 우 점비율 특성에 따른 미기상 차이를 비교하기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또한 본 연구를 위해 인접산림 중 소나무 우점지역 중앙부에 데이터로거를 설치하여 미기상 데이터를 수집한 바, 상대적 미기후차이 분석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2. 미기후 특성
1) 봄철
(1) 온도
4개 대상지는 모두 경남지역으로 시가화지역 AWS 데이터 의 온도차이는 크지 않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새벽시간대 는 통도사가 위치한 양산시(15.68℃)를 제외한 3개 지역은 모 두 13℃전후로 유사하였으며 한낮은 4개지역 모두 27℃전후 였다. 전체적으로 인접 시가지 온도는 4개 지역이 고르게 형성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한 세부 대상지의 온도분포를 살펴보 면 인접 시가지 AWS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는데, 특히 통도사 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통도사는 새벽시간대에는 경내지와 소 나무림 내부 모두 다른 지역에 비해 온도가 낮은 반면 낮시간대 에는 다른 지역보다 온도가 높았다. 특히 경내지 온도가 매우 높게 형성되는 것이 특징적이었다. 각 지점별 새벽시간대와 낮 시간대 온도차를 살펴보면 측정지점별 차이가 더욱 두드러지는 데, 통도사 경내지의 경우 온도차가 약 18℃나 차이가 났으며 소나무숲 내부 또한 약 15℃ 정도의 큰 차이를 보였다. 반면 다른 세 지역은 숲 내부의 경우 한낮과 새벽시간대 온도차가 10℃를 넘지 않았으며 경내지 또한 12℃전후로 상대적으로 한낮과 새벽의 온도변화가 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참고로 살펴본 대상지와 인접한 시가화지역 AWS의 온도차 는 통도사가 가장 낮았고 시가지 AWS온도차보다 사찰지역의 온도차가 높게 형성된 지역 또한 통도사가 유일했다. 숲 내부의 경우 통도사 소나무숲은 인접 시가지에 비해 온도차가 약 3℃ 나 더 크게 벌어진 반면 다른 지역은 약 4~6℃ 정도로 낮게 나타났다.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통도사가 인접한 양산시가 다른 세 지역과 비교하여 새벽과 한낮의 온도차가 가장 적음을 감안 한다면 봄철 통도사의 경내지 및 숲의 미기후 완화정도는 그 영향력이 매우 적은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특히, 상대적으 로 양산시내보다 개발이 적은 사찰 주변 숲과 경내지가 오히려 온도차가 높게 벌어지고 있음은 주목할 필요가 있었다.
(2) 습도
봄철 조사대상지와 인접한 AWS습도 데이터를 살펴본 결과 온도와는 달리 지역별로 다소 차이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불국 사와 인접한 경주의 경우 새벽 습도가 92%를 넘은 반면 통도사 는 70%정도였다. 낮시간대에는 해인사인근 거창군의 습도가 약 27%로 낮았으며 경주(약 35%), 양산(약 37%)은 다소 높았 다. 낮시간대와 새벽시간대 습도차이는 양산시가 약 34%로 낮은 반면 거창군은 62%로 높았다.
소나무림을 대상으로 한 4개 지역의 습도측정 결과를 살펴 보면 인접 시가지의 AWS데이터와는 경향이 반대로 나타났는 데, 통도사의 경우 새벽시간대는 경내지와 숲 내부 모두 약 94%정도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고, 반대로 낮시간대는 경내 지가 약 31%, 숲 내부가 약 44%로 다른 세 지역과 비교하여 모두 가장 낮았다.
경내지와 소나무림 내부의 습도차이를 살펴보면 범어사가 경내지, 숲 내부 모두 차이가 가장 적었으며 반면 통도사는 모두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큰 차이를 보여 대조를 이루었 다. 이런 차이로 인해 통도사의 경우 인접 양산시의 AWS데이 터의 습도차이보다도 훨씬 큰 차이를 보여 미기후환경 측면에 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로 판단되었다. 다만, 통도사의 경우 산 림으로 위요된 사찰 한 가운데에 하천이 흐르는 지형적 특성을 감안했을 때, 좀 더 세밀하고 장기적인 미기후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전반적으로 봄철의 온습도 경향은 시간대에 관계없이 온도 와 습도의 반비례 특성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공중습도가 기온에 크게 의존한다(Weiwei Liu et al, 2016)는 연구와 부합한다고 할 수 있었다.
2) 여름철
(1) 온도
여름철 온도 또한 봄철과 비교하여 지역별로 전반적 경향은 다르지 않았으나 낮시간대와 새벽시간대의 온도차이 정도가 다소 줄어드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상지 인접 시가지의 AWS데이터는 4개지역 모두 새벽시간대는 21℃정도, 낮시간 대는 29℃정도로 큰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낮시간대와 새벽 시간대 온도차이는 양산시 AWS가 다른 세 지역에 비해 1℃정 도 낮았다.
사찰지역 측정데이터는 봄철과 마찬가지로 경내지와 소나무 림 모두에서 통도사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경내지의 경우 낮시 간대와 새벽시간대 온도차가 통도사는 10℃가까이 벌어지고 있어 다른 세 지역에 비해 2℃이상 높은 일교차를 보였으며, 소나무림 내부 또한 온도차가 다른 세 지역에 비해 1~2℃높아 인접 시가지의 데이터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특히 통도사 경내지는 인접한 시가지의 AWS데이터의 낮시 간대와 새벽시간대 온도차보다 2℃이상 크게 나타나 다른 지역 이 인접 시가지에 비해 1℃이상 적은 것과 비교해서도 그 차이 가 뚜렷하였다. 숲 내부 또한 통도사는 인접 시가지와 큰 차이 를 보이지 않은 반면 다른 세 지역은 모두 4℃가까이 온도차가 낮게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상으로 살펴본 결과, 사찰별 여름철 온도변화 또한 봄철 온도변화와 경향이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통도사 의 경우 다른 세 사찰과는 다른 경향임을 역시 확인할 수 있었 다. 일반적으로 숲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효과로 온도저감을 들 수 있는데, 통도사의 경우 경내지 뿐만 아니라 숲 내부 또한 온도저감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습도
여름철 습도의 봄철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높게 형성되고 있었는데, AWS의 지역별 상대값은 봄철과 크게 다르지 않음 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접 시가지 AWS는 봄철과 같이 통도사 주변 양산시가 새벽시간대는 가장 낮았고 낮시간대에는 가장 높았다. 반면 4개 사찰의 측정데이터는 봄철과 비교하여 다소 차이를 보였다. 봄철 새벽, 경내지와 소나무림 모두에서 습도가 매우 높았던 통도사의 경우 여름철에는 다른 지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는데, 낮시간대에는 봄철과 같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도사와 인접한 시가지 AWS에 의한 한낮과 새벽시간대 습도 차이는 주변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반면, 통도사는 사찰 경내지와 소나무림 모두에서 가장 차이가 크게 나타나고 있었다. 이러한 경향 또한 봄철 습도데이터와 다르지 않은 결과 로 통도사를 둘러싸는 숲이 미기후조절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 지는 못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소나무 장령림의 안정적 생육지로 알려진 합천 해인사, 부산 범어사, 양산 통도사 및 경주 불국사일대 소나무림의 경우 통도 사를 제외하면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소나무림의 면적비율이 월등히 높지는 않았고, 낙엽활엽수림이 소나무림을 대체하는 생태적 천이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통도사의 경우 지속적으로 소나무림 하층의 제 거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다른 지역의 경우 자연천이에 의존하는 경향이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 한 사찰과 사찰 주변 소나무림의 관리 차이는 해당 소나무림의 미기후 특성은 물론 사찰 경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봄철과 여름철의 미기상데이터 측정 결과 양산 통도사는 다 른 세 지역과 크게 다르게 미기후가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는 타 사찰과는 달리 소나무림의 적극적인 관리 를 통해 소나무 순림의 우점비율을 현저히 높게 유지하는 데에 서 기인한다 볼 수 있었다. 다른 세 지역은 모두 주변 시가지보 다 숲 내부의 온도가 현저히 낮은 특징을 보였는데, 특이하게도 통도사 경내지의 경우 봄철과 여름철 모두 한낮의 온도가 인근 시가지 AWS데이터보다도 높은 현상을 보였다. 또한 온도 및 습도의 낮시간대와 새벽시간대의 일교차는 다른 지역과 달리 주변 시가지보다도 더 큰 편차를 보여 미기후 완화라는 숲의 역할은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었다. von Arx et al.(2012)는 스위스 전역을 대상으로 14년간 진행한 연구에서 소나무림의 경우 덥고 건조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인근의 숲 바깥지역보다도 숲 내부가 온도가 높아지고 습도가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일어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는데, 본 연구 에서도 소나무림 우점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으며 지속적 하층식 생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통도사 일대에 나타나는 미기후가 이러한 기존 연구결과와 부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소나무림의 쇠퇴는 온도상승과 공중습도 감소에 의한 스트 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Takasu et al., 2000;Yoshimura et al., 1999). 양산 통도사의 경우 소나무림의 유 지를 위해 타 지역과는 달리 하층식생 관리를 집약적으로 진행 하고 있는데, 이러한 관리가 오히려 소나무림의 미기후조절 효 과를 낮추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특히, 사찰 내부로 미기후 변화 완화에 이롭게 작용하는 하천이 흐르고 있음에도 이러한 결과를 보이는 것은 전반적으로 숲관리의 방향성을 재고할 여 지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연구결과, 소나무림 유지를 위한 일환으로 진행하는 하층식 생 제거 및 경쟁수목 제거를 통한 소나무 순림으로의 유지는 역설적으로 사찰숲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미기후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여 온도상승과 공중습도 감소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온도상승과 공중습도 감소가 소나무 림 쇠퇴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바, 숲 내부 및 주변 의 미기후변화 완화, 즉 소나무림의 스트레스 저감을 위한 숲관 리의 새로운 전환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소나무를 제외한 전체 낙엽활엽수를 일괄적으로 제거하는 현재의 사찰숲 관리보다는 소나무 수관 상부를 위협하는 일부 낙엽활엽수만을 제거하는 등의 소극적 관리를 통한 사찰주변 숲 보전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판단된다. 이러한 관리는 소나무림 내부뿐만 아니라 인접 시가화지역의 미기후 조절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 하는데에도 효과적으로 사찰 및 주변의 에너지절약 및 수행환 경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의 사례대상지가 이미 미기후 측면에서 소나무림의 적정생육지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는 영남권 4개 지역에 국한되어 진행되었고 단기 연구에 그치고 있어, 향후 소나무림 의 적정 생육지로 유지되고 있는 경북 및 강원지역을 포함한 장기 미기후 연구가 진행될 경우 소나무림의 효과적 관리방향 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