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시작해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큰 산줄 기이자 우리나라 생물 다양성이 높은 핵심지역으로 한반도의 중요 생태축이다(Cho et al., 2012). 더불어 백두대간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인 정맥은 백두대간과 함께 생태 네트워크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Park and Kang, 2016). 금남호남정맥 은 백두대간의 영취산(해발고 1,075.6m)에서 분기해 장안산 (1,237m)・팔공산(1,154m)・마이산(667m)을 거쳐 호남정맥의 주화산(600m)까지 이어져(길이 72.4㎞) 호남정맥보다 짧은 산 줄기다(Korea Forest Service, 2016). 전라남북도 내륙을 관통 하는 호남정맥은 전북 진안군의 주화산(해발 600m)을 시작으로 칠보산(469m)・내장산(763m)・만덕산(762m)・추월산(731 m)・무등산(1,186.8m)・천운산(601m)・제암산(807m)・조계산 (884m)을 거쳐 광양 백운산(1,222m)까지 이어지는 447.8㎞의 긴 산줄기다. 특히 금남호남・호남정맥은 지리산・내장산・덕유 산・무등산국립공원을 통과하는 동시에 모악산・대둔산・조계 산・천관산도립공원과 강천산・장안산군립공원을 지나가고 있 다(Korea Forest Service, 2016). 이처럼 전라남북도의 생태축 및 생물다양성 보전 논의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금남호남・호남 정맥의 산줄기이다. 또 광양 백운산은 섬진강을 사이로 지리산과 맞붙어 있는데 2017년 7월에 지리산 반달가슴곰 KM-55가 백운산에서 올무에 걸려 죽어 언론에 화제가 됐다. 최근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서식지(행동권)가 백운산 등 인근 산지까지 확대 되고 있다(Song, 2020). 백두대간과 여기서 뻗어 나온 호남정맥 등은 한반도의 중요 생태축임을 방증하는 사례이다.
우리나라 13개 정맥 중 남한에 있는 9개 정맥을 산림청에서 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를 진행했다. 2010년에는 호남정맥 실태조사 및 보전방안 연구 (Korea Forest Service, 2010)를 진행했고, 다시 2016년에 호남정맥 자연실태변화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Korea Forest Service, 2016;National Institute of Forest Science, 2017) 를 추진하여 연구보고서가 출간됐다. 아직 호남정맥 전 구간을 대상으로 한 식생구조 및 그 특성을 논의한 연구가 없으며, 주요 봉우리를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e.g. Oh et al., 2006;Oh and Beon, 2007)만이 확인됐다. 금남호남정맥의 상황도 비슷해, 일부 구간을 대상으로 실시된 연구(Oh et al., 2013)나 주요 봉우리를 중심으로 한 연구(e.g. Oh et al., 2015)가 많은 편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정맥과 함께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중 요 생태축임을 고려할 때 각 지점이나 구간보다 금남호남・호남 정맥 전체의 식생 특성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특히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은 한 산줄기로 이어져 있지만, 금남 호남정맥은 온대 남부・중부 기후대에 속하며 해발고도가 상대 적으로 높고 길이가 72.4㎞로 짧은 편이다. 반면, 호남정맥은 남북 및 동서로 447.8㎞의 긴 산줄기가 뻗어 있어(Korea Forest Service, 2016) 기후대 변화와 다양한 입지환경 조건을 지녀 금남호남정맥의 식생과 차이를 보일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백두대간의 영취산에서 뻗어 나와 전남 광양 백운산까 지 이어지는 두 정맥을 비교해 산줄기 마루금 일대의 식생 구조 및 그 특성을 밝히고자 했다. 더불어 정량적 식생분석에서 흔히 쓰이는 분류분석인 TWINSPAN와 서열분석인 DCA 결과의 해석 문제점과 주의사항 등에 대해 논의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선정 및 개황
금남호남정맥은 전북 장수군 영취산에서 시작해 전북 진안군 주화산까지 이어지는 72.4㎞의 산줄기로 남한의 13개 정맥 중 100㎞가 되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호남정맥은 금남호남정맥 이 끝난 전북 진안군 주화산을 시작으로 전남 광양시 백운산(망 덕포구)까지 이어지는 447.8㎞의 산줄기로 영산강 유역과 섬진 강 유역을 가른다. 이 정맥들은 호남의 중요 생태축이자 생물다 양성 보존을 위한 중요지점(biodiversity hotspot)이다. 본 연구 에선 2곳의 정맥 마루금 일대의 전체 식생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정맥 마루금이 지나가는 산지 중 해발고의 차이에 따라 식생 변화가 예상되는 곳이나 환경 특성 변화가 예상되는 지역 및 기후대 변화 등의 조건을 고려해(Korea Forest Service, 2016;Park and Kang, 2016) 중점조사지 6곳(금남호남정맥: 장안산・팔공산, 호남정맥: 만덕산・추월산・천운산・제암산)을 선정해 식생조사를 했다(Figure 1).
각 중점조사지의 조사구간은 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해발고 가 하강하는 재 또는 고개까지로 했다. 이 구간의 마루금을 따라 이동하면서 능선부와 사면부를 중심으로 대표적인 식생에 조사구(크기 100㎡)를 설치했다. 또 조사구간에 등간격으로 조사구를 반복적으로 설치해 식생 변화와 주요 식생유형을 파 악하고자 했다(Park and Kang, 2016). 각 중점조사구의 조사 구간 길이는 5.0∼6.5㎞이고, 약 0.22㎞ 간격으로 조사구를 설치해 총 160개(금남호남: 58개, 호남: 102개)를 조사했다. 2016년 5월에서 6월 사이에 조사를 진행했다.
금남호남정맥 2개와 호남정맥 4개의 중점조사지별 식생 개 황을 살펴보았다(Table 1). 금남호남정맥에 속하는 장안산과 팔공산은 해발 1,000m가 넘는 곳으로 호남정맥 4곳보다 더 높았다. 장안산 구간은 온대 남부에서 중부 기후대에 속하는 지역(Korea Forest Service, 2016)으로 해발 880~1,158m의 사면부와 능선부, 계곡부에 신갈・개서어・떡갈・소나무・굴참나 무 등을 우점종으로 하는 다양한 군락이 출현했고, 저지대 일부 지역에는 리기다소나무와 일본잎갈나무 조림지가 나타났다. 팔공산 구간은 고지대에 우점종인 신갈나무가 분포했고, 능선 부와 계곡부를 중심으로는 낙엽성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 등의 낙엽활엽수가 출현했다.
호남정맥인 만덕산 구간은 토심이 얕고 노출 암반지가 많아 (Korea Forest Service, 2016) 정맥의 대표 식생인 신갈나무 보다 능선부나 건조토양에 흔히 나타나는 굴참나무(Kim et al., 2010)의 출현빈도가 높았고 인공조림지는 확인되지 않았 다. 추월산 구간은 신갈나무가 가장 많이 우점했으며, 조사구는 해발 392~698m로서 저지대 일부 지역에서 리기다소나무 조 림지가 나타났다. 천운산 구간은 백두대간과 정맥 마루금에서 흔히 출현하는 신갈나무와 소나무군락(Korea Forest Service, 2015)보다 굴참나무군락의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제암산 구 간은 난온대와 온대 남부 기후대의 전이지역(Korea Forest Service, 2016)으로서 온대 낙엽활엽수림과 난온대 해안지역 에 주로 나타나는 곰솔림이 함께 조림한 편백림 등이 출현했다.
2. 조사 및 분석 방법
1) 식생 및 환경요인 조사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은 하나로 이어져 있는 산줄기이 다. 하지만 금남호남정맥은 동서 방향으로, 호남정맥은 남북 및 동서로 길게 뻗어 기후대 변화에 따른 두 정맥별 식생 특성 이 다를 것이다. 이점을 고려해 따로 조사데이터 분석을 진행하 되 종합고찰에선 함께 논의했다. 각 정맥의 능선부와 사면부 임내에 크기 10m×10m의 방형구를 줄자로 설치했다. 설치한 방형구 안에 출현하는 모든 수목을 수관 층위별로 나눠 매목조 사법으로 조사했다. 교목층, 아교목층, 관목층으로 수관 층위를 구분했는데 상층 수관을 이루는 수목을 교목층으로 했다. 수고 2m이하 0.5m이상의 수목을 관목층으로 하여, 중간의 수목을 아교목층으로 구분했다. 교목・아교목층은 크기 10m×10m의 방형구에 출현한 수목의 흉고직경(높이 1.2m)을 측정했다. 관 목층은 방형구의 가장자리 좌우측에 크기 5m×5m의 소방형구 1개소를 설치해 출현한 수목의 수관폭(장변×단변)을 조사했다. 각 조사지의 환경요인은 해발고, 사면방향, 경사도, 식피율, 지 형조건, 종수 등을 조사했다(Oh et al, 2014;Park and Kang, 2016).
2) 데이터 분석
식생조사 자료를 토대로 출현한 수종별 상대적 생육 우세 정도를 비교하기 위해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요치 (Importance value)를 통합해 백분율로 나타낸 Brower and Zar(1977)의 상대우점치를 수관층위별로 분석했다. 상대우점 치(IP; Importace Percentage)는 (상대밀도 + 상대피도)/2로 계산했다. 상대우점치 분석 자료를 토대로 TWINSPAN(twoway indicator species analysis)에 의한 분류분석(classification analysis)(Hill, 1979a)과 DCA(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 서열분석(ordination analysis; Hill, 1979b)을 써서 금남호남정맥 58개, 호남정맥 102개 조사구의 수많은 조사 데 이터를 비슷한 식물군락끼리 한데 모아 정리해, 그룹별 입지환 경과 식생 특성을 밝혔다. 식생조사 자료로 흉고직경(DBH; Diameter at Breast Height) 분석과 주요 수종의 연령분석을 통해 식생의 임분 동태와 수령(樹齡)을 파악해 향후 식생변화 또는 식생천이 양상을 추정했다(Harcombe and Marks, 1978). 흉고직경 2㎝미만을 관목, 2~17㎝미만을 소경목, 17~32㎝를 중경목, 32㎝ 이상을 대경목으로 구분해 기술했다. 조사구별로 주요 수종의 대경목을 중심으로 생장추(Haglof, 스웨덴)로 목편을 채취해 나이테를 세어 수령을 파악했다.
결과 및 고찰
1. 분류분석
TWINSPAN기법을 써서 대량의 조사 데이터를 그룹화해 정리한 결과, 두 정맥은 각각 7개씩의 식물군락 유형으로 구분 됐다(Figure 2). 금남호남정맥의 경우, 첫 번째 단계에서 쪽동백 (So)・개서어(Ct)・굴참나무(Qv)를 식별종(differential species) 으로 한 그룹(왼쪽)과 노린재(Sc)・물푸레(Fr)・층층(Cc)・산뽕 나무(Mb)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오른쪽)으로 나뉘었다. 식별 종은 한 그룹의 종조성 변화를 일으키는 환경요인 등을 간접적 으로 표현하는데(Sasaki et al., 2020) 상기 두 그룹은 식별종의 특성상(Kim et al., 2010) 토양수분이라는 환경요인에 의해 분할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왼쪽 그룹은 건조토양에, 오른쪽 그룹은 습윤한 토양(Kim et al., 2010)이 생육 적지일 것이다. 왼쪽 그룹은 두 번째 단계에서 리기다소나무(Pr)를 식 별종으로 하는 그룹(Ⅰ)으로 떨어져 나갔다. 그룹Ⅰ은 실제 해 발 701~703m의 팔공산 구간 저지대의 사면부에 조림한 리기 다소나무와 함께 졸참나무가 교목층에 우점했다(Figure 2). 리 기다소나무를 식별종으로 하지 않는 그룹은 세 번째 단계에서 떡갈(Qd)・굴참(Qv)・졸참나무(Qs)(그룹Ⅱ)와 진달래(Rm)・ 개서어나무(Ct)(그룹Ⅲ)를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으로 분할됐 다. 그룹Ⅱ는 장안산 구간에서만 분포한 군락으로서 해발 880 ∼945m의 능선부에 굴참・떡갈・신갈나무 등 다양한 낙엽성 참나무류가 함께 출현했다. 이것에 비해 그룹Ⅲ은 장안산과 팔공산 구간의 해발 876~1,086m의 능선부와 계곡부, 사면부 에 개서어・신갈・소나무가 교목층에 우점했다. 개서어나무가 그 룹Ⅲ의 식별종이자 우점종이라서 그룹Ⅱ(식별종・우점종은 굴 참나무)보다 비옥한 습윤지(Kim et al., 2010)라고 판단된다.
한편, 1단계의 오른쪽 그룹은 두 번째 단계에서 조릿대(Sb)・ 신갈나무(Qm)를 식별종으로 하여 나눠, 세 번째 단계에서 상 수리나무(Qa)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Ⅳ)과 그렇지 않은 그 룹(Ⅴ)으로 분리됐다. 그룹Ⅳ는 상수리나무와 신갈나무가 우 점하는 군락으로 팔공산구간의 해발 823m 사면부에 위치하는 반면, 그룹Ⅴ는 신갈나무군락으로 해발 906~1,158m에 상대 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했다. 그룹Ⅴ의 식별종인 상수리나무는 낮은 산지에 주로 생육해(Kim and Kim, 2011) 이 그룹의 입지환경을 대변했다고 본다. 그룹Ⅳ와 그룹Ⅴ는 신갈나무가 전형적으로 우점하는 고지대거나 해발고도 변화에 따른 종조성 이 바뀌는 전이지대에 출현한 식물군락 유형일 것이다. 세 번째 단계의 오른쪽 그룹은 계곡부나 습윤한 토양에 출현하는 군락 으로서 세 번째 단계에서 산뽕(Mb)・피나무(Ta)・딱총나무(Sw) 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Ⅶ)이 분리됐는데 이 그룹은 그룹Ⅵ보 다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나타나는 식물군락(Kim et al., 2010) 으로 판단된다. 실제 그룹Ⅵ은 장안산과 팔공산구간에 해발 899~1,022m의 계곡부와 인근 사면부에 위치하는 반면, 군락 Ⅶ(낙엽활엽수혼효군락)은 해발 880~1,106m에 위치해 조금 더 높은 곳에 있었다. 이 입지환경과 함께 군락Ⅵ은 리기다소나 무가 우점하는 조림지로서 인위적 교란에 의한 종조성에서 큰 차이를 보였을 것이다. 그룹별 교목층 우점종을 중심으로 그룹 Ⅰ은 리기다소나무-졸참나무군락, 그룹Ⅱ는 낙엽성 참나무혼 효군락, 그룹Ⅲ은 개서어나무-신갈나무-소나무군락, 그룹Ⅳ는 상수리나무-신갈나무군락, 그룹Ⅴ는 신갈나무군락, 그룹Ⅵ은 리기다소나무-물푸레나무군락, 그룹Ⅶ은 낙엽활엽수혼효군락 으로 명명했다. 식물사회학(Z-M법)에선 식생분류체계를 통한 체계적인 군락의 분류와 명명이 중요하다(불연속체설). 반면, 정량적 식생 분석(서열기법)에선 식생의 연속체설에 기반해 (Kim, 2004) 환경기울기가 중요하지 식물군락 명명이라는 단 위성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하지만 정량적 식생 분석 연구에선 군락별 구조 및 천이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통상 상관 식생(교목층)의 우점종을 중심으로 한 군락명을 짓는다. 따라 서 연구자에 따라 우점종의 기준이 달라져 식물군락명도 달라 진다. 또 군락명만으론 생육지의 환경요인을 파악하기 힘들므 로 서열기법을 통한 연속적인 식생 변화(분포역)에 따른 환경 기울기에 대해 논의가 중요하다.
호남정맥의 경우, 첫 번째 단계에서 청미래덩굴(Sch)・수리 딸기(Rc)・감태(Lg)・때죽나무(Sj)와 신갈(Qm)・철쭉(Rs)・당단 풍나무(Ap)를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으로 나눴다(Figure 3). 전자의 식별종은 훼손지나 천이초기단계의 산림에 출현하는 양수성 수종(Kim et al., 2010;Jee and Oh, 2001)인 반면, 후자인 신갈・철쭉・당단풍나무는 전형적으로 고지대의 양호한 식생에서 출현하는 종(Kim et al., 2010)이다. 왼쪽 그룹은 두 번째 단계에서 상수리(Qa)・노린재(Sc)・떡갈(Qd)・쥐똥나 무(Lio)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Ⅰ・Ⅱ)과 소나무(Pd)・때죽나 무(Sj)・덜꿩나무(Ve)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Ⅲ・Ⅳ)으로 분할 됐다. 그룹Ⅰ의 식별종은 소나무(Pt)・때죽나무(Ry)・덜꿩나무 (Lm)이고, 그룹Ⅱ의 식별종은 노린재(Sc)・벚나무류(Ps)・밤 (Ccr)・떡갈나무(Qd)로서 최종적으로 나눴다. 그룹Ⅰ은 상수 리나무와 곰솔이 우점하는 군락(천운산, 제암산)으로 해발 544~756m의 중간지대(그룹Ⅲ・Ⅳ보다 상대적으로) 능선부와 사면부에 있었다. 그룹Ⅱ은 상수리・떡갈・굴참나무 등이 섞인 혼효상태로 만덕산・천운산・제암산 구간의 중간지대(해발 417~ 654m) 능선부와 사면부에 출현해, 그룹Ⅰ과 입지 조건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두 그룹은 이것보다 인위적 교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룹Ⅰ은 산림 훼손지에 곰솔을 심어 녹화한 지역으로 자생종이 들어와 곰솔과 경쟁하는 식생발달 단계에 있었다.
소나무(Pd)・때죽나무(Sj)・덜꿩나무(Ve)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은 다시 세 번째 단계에서 리기다소나무(Pr)・개옻나무(Rt) 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Ⅲ)과 그렇지 않은 그룹(Ⅳ)으로 분할 됐다. 그룹 Ⅲ은 리기다소나무와 곰솔이 교목층에 우점하는 군락으로 추월산과 제암산 구간의 평균 해발고가 가장 낮은 저지대(227~393m) 사면부에 분포했다. 그룹 Ⅳ는 상대적으로 더 높은 곳(해발 290~539m)에 능선부와 사면에 위치는 있는 소나무와 굴참나무가 우점한 군락이었다. 그룹 Ⅲ은 저지대의 조림지며 그룹Ⅳ는 저지대의 건조지로서 두 곳의 인위적 교란 과 입지환경 차이에 의해 나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단계의 오른쪽 그룹은 다시 신갈나무(Qm)와 느티 (Zs)・산딸나무(Ck)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으로 각각 분할됐다. 신갈나무(Qm)를 식별종으로 한 그룹(Ⅴ・Ⅵ)은 세 번째 단계 에서 그룹Ⅴ의 식별종인 철쭉(Rs)・쇠물푸레(Fs)・신갈나무(Qm) 와 그룹Ⅵ의 식별종인 비목(Le)・개서어나무(Ct)로 최종 분할 됐다. 그룹Ⅴ는 신갈나무-굴참나무군락으로서 만덕산・추월 산・천운산・제암산 모든 구간에서 출현한 군락으로서 해발 310~792m의 능선부와 사면부 등 폭넓은 입지환경 조건을 가 졌다. 그룹Ⅵ은 여러 가지 낙엽성 참나무류와 개서어나무가 우점하는 군락으로 만덕산・추월산・제암산 구간의 사면부와 능 선부, 계곡부 등 다양한 지형에서 출현했다. 철쭉(Rs)・쇠물푸 레(Fs)・신갈나무(Qm)는 고지대 사면부와 능선부의 건조지에 나오는 대표 출현종(Kim et al., 2010)이라서 그룹Ⅴ는 Ⅵ과 토양 또는 지형 조건에서 차이가 날 것이다. 마지막 그룹Ⅶ(식 별종 느티나무Zs・산딸나무Ck)은 해발 506~577m의 계곡부와 사면부에 비옥한 습윤지 등의 특정 입지환경에 소면적으로 느 티나무와 개서어나무가 우점하는 군락으로 보인다.
TWINSPAN과 상호보완적으로 조합해 써왔던 DCA(Sasaki et al., 2020) 서열분석을 통해 좌표축으로 군락분포를 통해 환경요인을 추정했다. Figure 4에서 금남호남정맥의 DCA 결과 를 보면, 1축(고윳값 eigenvalue 0.5109)을 기준으로 좌측은 토양수분이 적은 군락(Ⅱ, Ⅲ)이 위치했고, 우측은 상대적으로 토양수분이 높은 군락(Ⅳ∼Ⅶ)이 분포했다. 또 2축(고윳값 0.3294)은 해발고에 따라 군락이 좌표상에 연속적으로 펼쳐져 있어, 상기 TWINSPAN의 결과와 조화를 이루었다. 단, 군락Ⅰ 는 TWINSPAN에선 환경조건이 낮은 토양수분이라고 분석했 으나 DCA 결과와 상반됐다. 호남정맥은 1축(고윳값 0.5743)을 기준으로 좌측은 해발고 또는 교란정도에 따라 군락이 연속적으 로 분포했으나, 2축은 TWINSPAN과 일맥상통한 결과를 보여 주지 못해 환경요인을 추정이 쉽지 않았다(Figure 5).
2. 상대우점치 및 흉고직경급 분석
상대우점치 분석은 수종간의 생육 우세정도를 상대값으로 나타내 층위별 우점종 파악이 가능하다. 또한 흉고직경급 분석 은 수종별 흉고직경별 개체수를 나타낸 것으로서 두 분석을 조합하면 수종별 경쟁 관계와 향후 식생구조 변화를 예측하는 데 용이해진다. 리기다소나무-졸참나무군락(Ⅰ)은 교목층에서 리기다소나무(IP 41.97%)와 졸참나무(IP 24.69%)가 우점하 는 가운데 신갈나무(IP 12.14%)의 상대우점치가 높았고, 아교 목층에는 떡갈나무(IP 44.75%)가 우점하는 가운데 벚나무류 (IP 22.19%)와 졸참나무(IP 17.56%)가 뒤를 이었다. 관목 층에서는 산딸기(IP 27.85%)・비목(IP 18.97%)・졸참나무(IP 12.55%) 등이 우점종이었다. 흉고직경(DBH)별 분포를 보면 리기다소나무는 DBH 12~32㎝의 소・중경목 구간에 분포했 고, 졸참나무는 DBH 2~22㎝의 소경목 구간에 주로 있었다 (Table 2). 이 군락은 1970년대 팔공산 저지대에 조림된 리기 다소나무 조림지이다. 조림 이후에 숲가꾸기 등의 관리 미흡으 로 인근 천연림에서 유입된 참나무류가 리기다소나무와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리기다소나무는 타감효과로 후계목(치수) 발 생이 없고 참나무류와의 경쟁에서 도태되어 천연림으로 수종갱 신이 예상된다. 낙엽성 참나무혼효군락(Ⅱ)은 교목층에서 굴참 (IP 26.46%)・떡갈(IP 25.83%)・신갈나무(IP 21.59%)가 비 슷한 세력을 형성했다. 아교목층에서는 고지대 능선부 및 그 사면에 전형적으로 출현하는 철쭉(IP 25.59%)과 신갈나무(IP 24.30%)가, 관목층에서는 조릿대(IP 47.69%)가 우점했다. 굴 참・떡갈・신갈나무 등의 낙엽성 참나무류가 DBH 2~37㎝의 구간에 걸쳐 있는데 특히 소경목 구간에 몰려 있었다. 이 군락 은 장안산 구간의 능선부를 따라 굴참나무를 중심으로 한 떡 갈・신갈나무 등 다양한 낙엽성 참나무류가 함께 출현했다. 개 서어나무-신갈나무-소나무군락(Ⅲ)은 교목층에서 개서어(IP 31.24%)・신갈(IP 28.63%)・소나무(IP 24.04%)가 우점종이었 다. 아교목층에선 개서어나무(IP 31.58%)와 철쭉(IP 26.26%) 이 높고, 관목층에서는 조릿대(IP 33.96%)와 미역줄나무(IP 27.37%)가 우점했다. 소나무의 DBH가 12~52㎝의 구간에서 고르게 퍼져 있고, 개서어나무는 2~47㎝의 구간 중 소경목 구간에, 신갈나무는 2~37㎝의 구간 중 중경목 구간에 집중적 으로 분포했다. 이것으로 보아 음수성 개서어나무의 생장이 향 후 교목층까지 영향을 줄 것이다. 소나무와 개서어나무의 수령 이 최대 70년생이라서 군락Ⅰ・Ⅱ보다 오래전에 형성됐고, 장 안산과 팔공산 구간의 고지대(해발 876~1,086m)에 있어 인위 적 교란이 적어 양호하게 보전된 식물군락일 것이다. 상수리나 무-신갈나무군락(Ⅳ)의 교목층에서는 상수리나무(IP 52.65%) 가 우점하는 가운데 신갈나무(IP 26.38%)가 뒤를 이었다. 아 교목층에선 신갈나무(IP 31.53%)가, 관목층에서는 조릿대(IP 91.28%)에 세력이 가장 우세했다. 교목층에 우점한 상수리나 무는 DBH 12~52㎝의 구간에서 8개체, 신갈나무는 DBH 2~ 42㎝에 10개체로 큰 차이는 없었다. 18개 조사구가 포함된 신갈나무군락(Ⅴ)은 교목층에서 신갈나무(IP 84.63%)가 우점 했다. 아교목층에서는 노린재나무(IP 24.62%)가 우점하는 가운 데 신갈나무(IP 18.19%)・철쭉(IP 14.99%)・당단풍나무(IP 14.64%) 등이, 관목층에는 조릿대(IP 77.53%)의 세력이 높았 다. 군락Ⅳ와 군락Ⅴ는 TWINSPAN 결과에서 신갈나무・조릿 대를 식별종으로 묶인 그룹인데 군락Ⅳ는 저지대, 군락Ⅴ는 고지대의 입지환경 차이로 분할된 군락이다. 교목층 신갈나무 와 아교목층 철쭉이 우점하는 군락Ⅴ는 장안산과 팔공산에 가 장 넓게 분포하는 군락이자 백두대간과 정맥에 전형적으로 출 현하는 대표 군락이다(Park and Oh, 2015). 신갈나무는 DBH 2~42㎝의 소경목에서 대경목에 이르는 구간에 골고루 분포했 다. 신갈나무와 경쟁관계에 있는 수종도 없어 향후에도 안정된 식생구조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 군락의 신갈나무는 최대 83년생으로 군락Ⅲ과 함께 양호하게 보전된 군락으로 판단된다.
리기다소나무-물푸레나무군락(Ⅵ)은 교목층에서 리기다소 나무(IP 32.97%)와 물푸레나무(IP 21.32%)가 함께 우점했다. 아교목층에선 층층(IP 18.39%)・물푸레나무(IP 16.52%)를 비 롯하여 노린재(IP 9.41%) 등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출현했고, 관목층의 양상도 아교목층과 비슷했다. 군락Ⅶ 또한 교목층에 서 피나무(IP 19.82%)・산뽕(IP 19.52%)・ 팥배(IP 18.63%)・ 층층나무(IP 10.10%) 등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우점했고, 아교 목층과 관목층도 구조는 유사했다. 흉고직경급 분석에서 보더 라도 습윤성 낙엽활엽수종의 세력이 향후 강해져 능선부・상부 사면의 전형적인 신갈나무-철쭉군락이 아닌 낙엽활엽수혼효림 으로 천이가 진행될 것이다. 군락Ⅰ과 함께 군락Ⅵ은 1970년 대 비슷한 시기에 리기다소나무를 조림한 곳이지만, 입지환경 에 따라 종조성과 식생 발달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즉, 군락Ⅰ 은 향후 신갈나무 등의 낙엽성 참나무류군락으로, 군락Ⅵ은 물푸레나무 등의 낙엽활엽수혼효군락으로 입지환경에 따라 천 이 양상이 다를 것이다.
호남정맥의 상대우점치와 흉고직경급 분석을 살펴보자 (Table 3). 군락Ⅰ은 상수리나무-곰솔군락으로 교목층에서 상수 리나무(IP 57.75%)와 곰솔(IP 26.65%)이 우점했고, 아교목층에 서는 비목(IP 21.01%)・때죽(IP 15.91%)・상수리(IP 13.82%)・ 떡갈(IP 11.06%) 등 낙엽활엽수가 출현했다. TWINSPAN분 석 결과에서 군락Ⅰ과 인접한 군락Ⅱ은 교목층에 상수리(IP 28.67%)・떡갈(IP 26.39%)・굴참나무(IP 17.10%) 등이 우세 했고, 아교목층에서는 노린재나무(IP 17.87%)・벚나무류(IP 14.45%)가 우점했다. 두 군락 모두 저지대 능선부와 사면부에 나타났지만, 종조성과 식생구조에서 차이를 보였다. 입지환경 보다 인위적 교란의 영향에 따른 식생발달 정도 때문으로 판단 된다. 군락Ⅱ(낙엽성 참나무류혼효군락)는 신갈나무보다 상수 리나무가 우세했는데 이 군락은 온대 남부의 저지대에 출현했 기 때문이다(Kim and Kim, 2011). 리기다소나무-곰솔군락 (Ⅲ)은 교목층에서 리기다소나무(IP 56.19%)와 곰솔(IP 24.97%)의 세력이 우세했다. 아교목층에서는 졸참나무(IP 32.02%)가, 관목층에서는 청미래덩굴(IP 40.47%)이 우점했 다. 이 군락은 1970년대 리기다소나무와 곰솔을 천운산과 제암 산 저지대(해발 227~393m) 사면부에 조림한 것이다. 이는 호 남정맥뿐만 낙남・낙동정맥의 남부지역에 출현하는 식생유형 (Oh et al., 2014;Park and Kang, 2016)으로 낙엽성 자생 수종이 유입되어 서로 경쟁하는 식생구조 양상을 보였다. 23개 조사구가 포함된 소나무-굴참나무군락(Ⅳ)은 교목층에 소나무 (IP 51.31%)가 굴참나무(IP 24.94%)보다 우점했고, 아교목층 에서는 때죽(IP 20.18%)・졸참(IP 18.03%)・굴참나무(IP 9.18%) 등 다양한 낙엽활엽수가 출현했다. 소나무는 DBH 2~52㎝ 사이에, 굴참나무도 2㎝ 이하~42㎝의 구간에 퍼져 있어 경쟁 관계에 놓여 있었다. 소나무와 굴참나무는 척박지와 건조지의 대표적인 수종(Kim and Kim, 2011)이라서 저지대 정맥의 능선부에 흔히 출현한다(Park and Oh, 2015). 금남호 남정맥보다 해발고가 낮은 이곳에선 소나무우점군락(Ⅳ)이 신 갈나무우점군락(Ⅴ) 다음으로 넓게 분포했다. 소나무와 굴참나 무의 경쟁에서 소나무가 도태될 것으로 많은 연구에서 밝혔으 나, 정맥 능선부의 건조 척박지에선 토지극상으로 소나무-굴참 나무군락이 유지될 것인지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TWINSPAN분석 결과 1단계 함께 묶인 군락Ⅴ∼Ⅶ은 고지 대라는 입지환경을 반영하는 식생유형이다. 33개의 조사구가 포함된 군락Ⅴ는 신갈나무-굴참나무군락으로 교목층에서 신갈 나무(IP 58.72%)와 굴참나무(IP 24.88%)가 우점했고, 아교목 층에는 철쭉(IP 19.16%)・신갈(IP 14.64%)・쇠물푸레나무(IP 13.99%)의 세력이 우세했다. 신갈나무는 DBH 2~32㎝의 구간 에, 굴참나무는 DBH 7~42㎝의 구간에 폭넓게 분포해 향후에도 현 식생구조 유지가 예측된다. 이 군락은 만덕산・추월산・천운 산・제암산 모든 구간의 능선부와 사면부에 가장 넓게 출현했고, 정맥 마루금에 대표적으로 출현하는 신갈・굴참・철쭉・쇠물푸레 나무가 우세해 안정된 식생구조를 보였다. 한편, 낙엽성 참나무 혼효-개서어나무군락(Ⅵ)은 교목층에 신갈나무(IP 26.41%), 굴참나무(IP 22.42%), 떡갈나무(IP 17.33%)와 함께 개서어나 무(IP 22.70%)가 우점했다. 아교목층에서는 노린재나무(IP 23.33%)가 우점하는 가운데 뒤를 이어 신갈(IP 12.25%)・개서 어(IP 9.86%)・비목나무(IP 9.30%) 등이 출현했다. 낙엽성 참 나무류(신갈・굴참・떡갈나무)와 이것보다 천이후기종으로 알려 진 개서어나무(e.g. Kang and Oh, 1982)가 DBH 2~37㎝의 구간에서 골고루 분포해 향후 경쟁관계를 예상된다. 군락Ⅵ은 군락Ⅴ와 달리, 만덕산・추월산・제암산 구간의 계곡부와 사면부 등의 습윤지에 위치해 천이 양상이 다를 것이다. 마지막으로, 느티나무-개서어나무군락(Ⅶ)은 교목층에서 느티나무(IP 38.85%)와 개서어나무(IP 25.45%)가 우점하고, 아교목층에서 는 교목층의 우점종인 느티나무(IP 33.31%)와 함께 산딸(IP 21.25%)・개서어나무(IP 10.41%) 등이 출현했다. 느티나무는 DBH 2~52㎝의 소경목에서 대경목에 이르는 구간에, 개서어나 무는 2~37㎝의 소경목에서 중경목에 이르는 구간에 분포해 서로 교목층에서 경쟁관계를 형성했다. 이 군락의 식별종인 느티 나무와 산딸나무는 계곡부에 출현하는 수종(Kim and Kim, 2011)으로서, 이 군락은 군락Ⅵ보다 더 습윤지에 출현하는 식생 유형일 것이다. 그러나 느티나무가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는 경우 는 흔치 않아 음수성 개서어나무군락으로 수렴될 것이다.
3. 종합고찰
금남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식물군락은 TWINSPAN기법의 식별종이 대변하는 입지환경에 따라 7개 군락으로 유형화됐다. 리기다소나무-졸참나무군락(Ⅰ)과 리기다소나무-물푸레나무 군락(Ⅵ)은 리기다소나무 조림지로 과거 인위적 교란을 강하게 받아 다른 군락과 확연한 종조성 차이를 보여 나눴다. 군락Ⅰ은 저지대의 건조한 토양인데 비해 군락Ⅵ은 고지대의 습윤지로 입지환경 차이를 보였다. 리기다소나무는 정맥의 사면부에 가장 흔하게 출현하는 인공림(Korea Forest Service, 2014)인데 과거 사방녹화 등으로 조림된 후에 방치해 천연림으로 수종갱신이 진행 중이다. 리기다소나무는 소나무처럼 천이 과정에서 도태될 것(Jo and Lee, 1988)으로 예상하므로 정맥 마루금 일대의 자연성 회복 측면에서 그 상태로 관리해도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나머지 군락들은 토양수분 조건에 따라 상대적으로 건조지에 는 낙엽성 참나무혼효군락(Ⅱ), 개서어나무-신갈나무-소나무군 락(Ⅲ)이 출현했고, 습윤지에는 상수리나무-신갈나무군락(Ⅳ), 신갈나무군락(Ⅴ), 낙엽활엽수혼효군락(Ⅶ)이 분포했다. 낙엽 성 참나무혼효군락(Ⅱ)은 장안산에서만 출현한 군락으로 해발 880∼945m의 능선부에 굴참・떡갈・신갈나무 등의 낙엽성 참나 무류가 비슷한 세력을 유지했다. 이곳이 능선부 건조지라면 건조 토양에 강한 굴참나무가 생육(Kim et al., 2010)에 더 유리할 것이다. 정맥에서 굴참나무군락은 신갈나무・소나무・낙엽활엽 수군락과 함께 대표적인 식생유형이며, 낙엽성 참나무류군락 중에 신갈나무 다음으로 넓게 면적을 차지한다(Korea Forest Service, 2014). 개서어나무-신갈나무-소나무군락(Ⅲ)은 장안 산과 팔공산 구간의 해발 876~1,086m의 능선부와 계곡부, 사면 부에 나타났다. 신갈나무・소나무보다 개서어나무는 전 정맥에 서 출현빈도 및 그 면적은 넓지 않으며, 주로 계곡부와 그 사면부 에 소면적으로 분포했다(Korea Forest Service, 2014). 온대 기후대의 천이계열을 단순화하면 소나무군락→낙엽성 참나무 류군락→서어나무군락(또는 개서어나무)으로 수종갱신이 될 것 으로 예측한 연구자들이 많았다(e.g. Kang and Oh, 1982;Park et al., 1988). 소나무군락에서 낙엽성 참나무류군락으로의 천이 는 대부분 연구자가 동의한다고 본다. 하지만 고지대 능선부 등의 마루금에 신갈나무우점군락이 서어나무군락으로 수렴될지 는 아직 연구사례가 많지 않아 불분명하다고 본다. 군락Ⅲ에서 소나무 후계목(소경목)이 없어 신갈・개서어나무에 밀려 도태되 겠지만, 신갈나무와 서어나무의 세력 경합은 지켜볼 일이다.
군락Ⅴ・Ⅵ 모두 신갈나무가 우점하는 식생유형인데 상수리 나무-신갈나무군락(Ⅳ)보다 신갈나무군락(Ⅴ)이 상대적으로 높 은 지대에 출현하는 군락이다. 신갈나무군락(Ⅴ)은 백두대간 및 정맥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마루금 일대를 대표하는 식물군락이다(Park and Oh, 2015). 백두대간 및 정맥 마루금 일대의 천이계열상 후기종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하겠지만, 신갈 나무가 소경목부터 대경목까지 폭넓게 분포해 있어 당분간 안정 된 신갈나무군락이 유지될 것은 틀림이 없다. 낙엽활엽수혼효군 락(Ⅶ)은 해발 880~1,106m의 계곡부와 인근 사면부에 위치해 피나무・산뽕나무・팥배나무・신갈나무・층층나무 등 다양한 수종 이 혼재했다. 정맥의 고지대 습윤지에 출현하는 식생유형인데 그 면적은 넓지 않지만,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크다.
금남호남정맥보다 해발고가 낮은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는 7개 군락으로 유형화됐다. 교란 정도에 따라 크게 나눴는데 군락Ⅰ~Ⅳ는 인위적 교란이 강한 편이고, 군락Ⅴ~Ⅶ은 상대 적으로 양호하게 보전된 식생유형이었다. 전자에 속한 상수리 나무-곰솔군락(Ⅰ)과 리기다소나무-곰솔군락(군락Ⅲ)은 해안 인근 저지대의 주요 수종인 곰솔과 타 수종이 교목층에 우점했 다. 곰솔우점군락은 이곳과 함께 낙동정맥(Park and Kang, 2016), 금북정맥(Korea Forest Service, 2014)에도 분포했는 데 서남해안에 인접한 정맥의 산줄기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군 락이다. 리기다소나무와 함께 편백・일본잎갈나무・잣나무・사 방오리 등을 임목생산, 사방녹화의 목적으로 과거 정맥의 저지 대에 조림사업이 이루어져(Park and Oh, 2015) 자연성이 높다 고 할 수 없다. 이곳은 숲가꾸기 등의 육림사업 미흡으로 인해 천연림에서 들어온 자생종과 섞여 천이가 꽤 진행되어 오히려 자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조림사업보다 최근에는 산행인구 증 가로 대도시에 인접한 정맥 산줄기를 지자체에선 축제 장소로 서 또는 도시자연공원처럼 인식해 이곳에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원천이 불명확한 조경수를 심거나 과도한 시설물 설치 등으로 인해 정맥의 식생 교란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군락Ⅴ ∼Ⅶ은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출현했는데 신갈나무-굴참나무 군락(Ⅴ)은 정맥 마루금에 가장 넓고 전형적으로 분포한 식물 군락이다(Korea Forest Service, 2014;Park and Oh, 2015). 낙엽성 참나무혼효-개서어나무군락(Ⅵ)과 느티나무-개서어나 무군락(Ⅶ)은 앞서 언급했듯이 습윤지에서 협소하게 출현하는 군락이라서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보전 가치가 크다고 본다. TWINSPAN분석의 식별종에 의해 크게 나눴듯이 군락Ⅰ~Ⅳ 는 저지대로 조림지, 벌채 등의 인위적 교란으로 인해 퇴행 식생이 현재 발달과정이 있는 유형이다. 반면 군락Ⅴ~Ⅶ은 능 선부・상부사면・정상부에 출현한 군락으로 양호하게 보전된 유 형이라고 볼 수 있다.
금남호남정맥과 호남정맥을 함께 논의해 보면, 두 정맥 모두 저지대에선 리기다소나무, 곰솔 등의 과거 조림된 수종과 자생 종이 서로 경쟁 구조 속에서 식생발달이 진행 중이었다. 이처럼 접근성이 양호한 정맥의 저지대는 조림, 개발사업 등으로 인위 적인 식생 교란이 심한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고지대의 능선부・ 사면상부・정상부는 신갈・굴참・소나무가 우점하는 식생유형이 양호하게 보전됐다. 차이점으론 금남호남정맥은 호남정맥보다 해발고가 높아 신갈나무우점군락이 가장 넓게 분포했는데 호남 정맥은 신갈나무와 함께 소나무우점군락이었다. 또 남해안에 인접해 있어 곰솔우점군락이 출현했다는 점이 특징적이었다.
한편, 1950년대 커티스(Curtis, J.T.), 휘터커(Whittaker, R.H) 등이 종의 무리를 정량적으로 나눈 서열화 기법을 개발 한 이후 정량적 통계분석법이 고성능 개인용 컴퓨터 발전과 더불어 급속도로 개발됐다(Kang and Oh, 1982;Kim, 2004). 한국에선 1982년 강윤순과 오계칠(Kang and Oh, 1982)이 최초로 서열기법을 적용해 광릉의 식물군락과 환경요인의 관 계를 분석했다. 이후 40년 동안 상대우점치(IP) 분석, 분류분석 (classification analysis), 서열분석(ordination analysis) 등의 정량적 통계분석법을 적용한 수많은 식생 관련 논문이 발표됐 다. 그런데 정해진 틀에 데이터 분석 결과만 기술하거나 조사대 상지만 바꾼 논문, 결과를 잘못 해석한 논문이 양산되어 질적 저하를 비판한 연구자도 있다. 예를 들면, 정량적 식생분석에서 흔히 쓰이는 TWINSPAN과 DCA 등의 기법은 종조성 변화의 패턴과 그 변화를 일으키는 환경요인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무시한 채 결과만 기술한 논문이 많았다. 이는 연구자가 정량적 분석기법의 원리, 특성 및 주의점 등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것이다. 이 분야의 연구 방법론을 심도 있게 논의한 관련 국내도서가 부족한 탓일 수도 있다.
TWINSPAN기법을 사용할 때는 그 원리와 특징, 주의점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 기법은 대응분석(CA; correspondence analysis)을 응용한 분류형 다변량 해석기법이다. 상이도지수를 써서 비슷한 군집끼리 한데 모으는 집적법(clustering analysis) 과 달리, 비슷하지 않은 군집을 나누는 분할법 방식이다. CA기 법에서는 종마다 출현빈도(그룹내의 출현회수/그룹에 포함되는 조사구)를 계산해 그룹간의 출현빈도 차이에서 식별종을 추출 한다. 식별종은 한 그룹에서의 출현빈도가 다른 한 그룹보다 2배 이상이 되는 종으로 정의되며, 이 차이로 그룹이 분할된다 (Sasaki et al., 2020). CA기법과 달리 TWINSPAN기법에선 출현빈도의 양적 데이터를 질적 데이터로 변환한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예를 들어, 조사구에서 수종별 상대우점치를 1%, 11%, 26%, 51%, 76%의 임의 기준으로 양적 데이터값을 잘라서 수준별 출현 여부를 가상종(pseudospecies)의 출현 유 무라는 질적 데이터 형태로 바꿔 분석이 진행된다(Legendre and Legendre, 2012). 때문에 ① TWINSPAN기법은 계산과 정이 복잡하다는 점, ② 질적 데이터로 변환 과정에서 양적 데이터값이 사라지고, ③ 양적 데이터값을 자르는 임의 기준 설정이 부자연스럽다는 비판이 있다(Legendre and Legendre, 2012;Sasaki et al., 2020). 연구자들 사이에서 이 기법에 대한 평가가 극단적이다(Belbin and McDonald, 1993;Sasaki et al., 2020). 그러나 식별종을 통해 그룹화된 결과가 입지환경 등의 식생 특성을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 때문에 서열분석 기법 (DCA; 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 등)과 조합해 국내외 식물군집 해석에 폭넓게 계속 쓰이고 있다. 주의점으론 출현빈도 등의 양적 데이터값이 낮은 종(우연 출현종)이 분할과 정에서 영향을 받기 쉽다는 점이다(McCune and Mefford, 1999). 때문에 식별종과 그룹화가 환경요인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어 우연 출현종을 제거하는 것이 적절하다. 또 지나치게 세분되어 분할된 그룹은 식별종으로 환경요인을 찾기 어렵게 하므로 보통 2∼4수준까지 나눈다.
본 연구에선 출현빈도가 낮은 수종을 제거하지 않았는데도 식별종이 그룹별 입지환경 등의 식생 특성을 잘 반영했다고 판단된다. 이는 본 연구의 조사 데이터(금남호남정맥 58개, 호 남정맥 102개)가 상당히 많아 우연 출현종의 영향이 크지 않았 기 때문일 것이다. TWINSPAN과 DCA(서열분석)를 상호보 완적으로 조합해 써왔는데(Sasaki et al., 2020) DCA기법은 종조성 데이터를 요약해 좌표축상에 펼쳐놓아 군락의 종조성 변화를 일으키는 환경요인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 방법이다. 대응분석(CA; Correspondence Analysis )기법의 단점인 아 치효과(arch effect, 말굽효과)를 저감하기 위해 Hill(1976b) 이 개발한 기법이다. CA기법을 기반한 DCA기법에선 좌표상 2축을 아치효과를 강제적으로 제거하므로, 1축으로 특정 환경 요인을 추정할 수 있지만 2축은 힘들다(Pielou, 1975;Katoh, 1995). 또 폭넓은 환경기울기를 가진 데이터는 종조성이 극단 적으로 차이를 보여 유사도가 낮아지면 DCA분석 결과의 신뢰 도가 낮아진다(Katoh, 1995;Sasaki et al., 2020). 본 연구에선 금남호남정맥의 1축은 토양수분(고윳값, eigenvalue 0.5109), 2축은 해발고(고윳값 0.3294)라고 환경요인을 추정했다. 호남 정맥의 경우 1축은 해발고 또는 교란정도(고윳값 0.5743)이었 지만, 2축의 군락분포가 일관성이 없이 환경요인 추정이 어려 웠다. 두 정맥 모두 1축과 2축의 누적기여율이 높은 편(호남금 남 84.03%, 호남 104.42%)이라서(Sasaki et al., 2020) DCA 좌표축상 설명력이 높아 분석 데이터상 환경요인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본 결과에서도 1축의 환경요인 추정이 수월했지만, 아치효과와 복합적인 환경요인 작용 때문에 2축의 요인을 찾기 어려웠다. 본 연구처럼 지역의 폭넓은 조사 데이터나 환경요인 변화가 예상될 때는 DCA 제1 축의 환경요인 추정보다 TWINSPAN의 식별종을 통한 그룹 (식물군락)별 환경요인 추정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본 연구 결과처럼 TWINSPAN 그룹별의 환경요인을 과도 하게 작위적으로 추출했다고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종조성은 토양조건, 사면방위, 일사량, 교란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그중에 영향력이 큰 요인들에 의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이나 생태적 선호도가 분명한 종이 사라지거나 늘어나게 된 다(종조성 변화). TWINSPAN기법에선 이런 식물종이 식별종 (differential species)으로 추출되고, 특정 환경요인을 식별하 는데 이용될 수 있다(Hill and Šmilauer, 2005). 그러므로 TWINSPAN 등의 분류분석에선 식별종을 통해 그룹화된 식 물군락별 입지환경 등의 요인을 찾아 논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우연 출현종이 식별종이거나 예측하기 힘든 교란, 미묘한(알기 어려운) 환경조건 차이 등에 의해 분할된 그룹은 환경요인을 밝히기가 어려운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 하 더라도 정량적 식생분석의 취지는 환경요인을 찾는 것이므로 그룹간 환경요인의 상대적 차이 또는 단계별 그룹화의 환경변 화 경향을 찾아내야 한다. 환경요인을 식별하기 위해선 예상되 는 환경요인을 미리 상정해 환경요인에 따른 조사지를 명확하 게 구분해 조사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또 우연 출현종을 제거하거나 환경기울기 폭 및 환경변수 포함 여부를 고려해, 간접기울기분석(DCA, 주성분분석 PCA) 또는 직접기울기분 석(정준대응분석 CCA, 중복분석 RDA)을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 최근 일본 도서(Sasaki et al., 2020)를 번역해 출간된 ‘식물군집의 구조와 다양성의 해석’을 관련 연구자들이 참고하 면 좋겠고, 기존 연구 틀에서 벗어나 최근 통계분석기법을 활용 한 식물군집 연구의 질적 향상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