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다양성과학기구(The Intergovernmental Science-Policy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 IPBES) 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는 지금의 사회・경제 시스템을 유지 할 경우 기후변화에 따라 전례가 없는 생물다양성 손실이 일어 날 것을 예측하였다(https://ipbes.net/global-assessment). 산 업화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의 증가로 인해 지속적이고 가속화 된 온난화가 보고되었으며,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겨울 기온 상승, 태풍의 빈도와 강도 증가 등 지구온난화에 따른 다양한 이상 기후 현상들도 함께 나타났다(IPCC, 2018). 이에 따라 많은 생물이 서식지를 잃고 있으며, 특히 고산・아고산 등 온난 화에 민감한 생태계에 서식하고 있는 생물의 경우 서식지 감소 와 개체수 감소에 따른 멸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IPCC, 2018). 이처럼 기후변화에 따른 심각한 생물다양성 감소가 예 측됨에 따라 기후변화에 민감한 종과 생태계를 관리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의 필요성이 강조되었다.
한국 고유종인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는 고산・ 아고산대에 자라는 수종으로서 2010년 국립생물자원관에서 지 정한 ‘국가 기후변화 생물지표 100종’에 포함되어 있으며,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기후변화 민감종으로(Kong et al. 2009;Lee et al. 2010), 국제자연보호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al Resources, IUCN)에 의해 멸종위기 종(EN, Endangered)으로 지정되었다(Kim et al. 2011). 구상 나무의 분포역은 매우 제한되어 일부 고산 및 아고산 지역에 한정되어 있으며, 수직적으로 해발고도 약 1,000m 이상에 주로 분포한다. 수평적으로는 현재 한라산, 지리산, 백운산, 영축산, 금원산, 덕유산, 가야산, 속리산에 분포하며, 속리산과 금원산, 영축산은 최근에 새롭게 발견된 자생 지역이다(KNA, 2015).
구상나무에 관한 생태학적 연구는 지난 40년간 진화생태연구 (Evolutionary Ecology), 생리생태연구(Physiological Ecology), 개체군생태연구(Population Ecology), 경관생태연구(Landscape Ecology)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행되었다. 많은 연구자가 각 분야에서 구상나무 서식지 및 개체 수 감소, 고사목 증가, 생육 쇠퇴에 대한 현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1990년 이후부터 다양한 통계적 기법과 분포 예측 모 델링, 지리정보시스템(Geographic Information System, GIS)/ 원격탐사(Remote Sensing, RS) 분석 등을 활용하여 구상나무 분포를 예측하고 서식지 환경 특성을 규명함으로써 서식지 감 소 및 감소 원인을 찾는 연구들이 활발히 수행되고 있다(Park, 1990;Koo et al. 2001;Kim and Lee. 2013;Cho et al. 2015;Park et al. 2015;Koo et al. 2016;Kim et al. 2017). 그러나 지난 40년간 수행된 다양한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식지 감소와 생육쇠퇴 및 고사를 유발한 원인에 대한 종합적 이고 명확한 연구결과는 도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구상나 무의 관리 및 보전을 위한 효과적인 대안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
본 연구는 지난 40년간 이루어진 구상나무에 관한 연구 중 생태학적 연구들에 초점을 맞추어 시대별・지역별・분야별 연 구 동향과 결과를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구상나무 보전 및 관리방안 도출을 위한 연구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1980년에서 2020년까지 국내・외 에서 출간된 구상나무 관련 생태학적 연구논문 약 73편을 시 대별, 지역별, 분야별로 분석하였다. 시대별 분석은 1980년도 부터 10년 단위로 나누어 수행되었다. 지역별로는 연구 대상 지에 따라 논문 편수를 분석하였다. 한 편의 논문에서 여러 지역을 대상으로 연구가 수행된 경우는 각 지역에 대해 논문 1편씩으로 계수하였다. 분야별 분석은 진화생태(Evolutionary Ecology)연구, 생리생태(Physiological Ecology)연구, 개체 군생태(Population Ecology, 개체군생태는 집단생태라고도 하나 본 연구에서는 개체군생태를 사용함)연구, 경관생태 (Landscape Ecology)연구 등 4개 분야로 나누어 수행되었다.
시대별 연구 동향
시대별 구상나무 연구 동향을 분석하기에 앞서 구상나무의 전체적인 연구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분야별 논문 편수를 검토 하였다(Figure 1). 생리생태연구가 36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경관생태연구가 14편, 개체군생태연구가 13편이었 으며, 진화생태연구가 10편으로 가장 적었다.
시대별 각 연구 분야의 출간 논문 편수를 검토한 결과 (Figure 2), 지난 40년간 73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최근 10년 동안 약 48편(65.8%)의 논문이 발표되었다. 1990년 이 전에 발표된 논문은 지리산 구상나무림의 이화학적 성질을 분 석한 Moon(1980)의 연구가 유일하다. 1991년부터 2000년에 는 총 10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개체군생태와 생리생태 관련한 연구가 가장 많았다. 10편 중 5편은 개체군생태연구로 1996년 이후에 발표되었으며, 4편은 생리생태연구로 1997년 이후에 발표되었다. 또한, 진화생태연구 1편은 1998년에 출간 되었다. 이는 1980년 이후 1990년대 중반까지 구상나무 연구 가 전반적으로 부족하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1년부터 2010 년까지 발표된 구상나무에 관한 연구는 총 14편이며, 생리생태 연구 분야가 주를 이루었다. 생리생태연구 중 대부분은 2000년 대 중반 이후부터 발표되었다; 11편의 논문 중 3편만이 2001년 에 발표되고 9편은 2006년 이후에 발표되었다. 이와 더불어 진화생태, 개체군생태, 경관생태에 관한 연구도 각각 2006, 2007, 2010에 한편씩 발표되었다.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총 48편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지난 30년에 비해 활발한 연 구가 수행되었다. 생리생태연구는 20편의 논문이 발표되어 2001년에서 2010년 기간에 이어 가장 많은 논문이 발표되었으 며, 2013년부터 2020년까지 꾸준히 논문이 발표되었다. 다음 으로는 개체군생태와 경관생태에 관한 연구가 각각 7편, 13편 발표되었다. 개체군생태 연구결과는 2012년부터 2019년 사이 에 발표되었으며, 특히 2018년 이후에 4편의 논문이 발표되었 다. 경관생태연구는 2013년에 출간된 한 편의 논문을 제외하고 는 모두 2015년 이후에 발표되었다. 진화생태연구는 2011년부 터 2019년까지 2012년과 2014년을 제외하고 매해 꾸준히 논 문이 발표되었다.
생리생태연구가 가장 많은 이유는 연륜생태연구, 기후변화 에 대한 생리적 반응 연구, 구상나무에서 생성되는 유용한 2차 대사물질의 추출 등 폭넓은 범주의 연구 분야를 포함하기 때문 으로 판단된다. 특히, 생리적 반응 등 실내 실험에 의존하는 연구의 경우 단기간에 연구결과 도출이 가능하며, 이와 더불어 2차대사물질 추출 등은 상용화 및 실용화를 목적으로 하는 연 구로 상대적으로 많은 연구비 지원이 이루어져 다수의 논문 출간이 가능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진화생태연구는 국 내의 전문가가 매우 적으며 이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2010년대 에 와서 주목을 받고 있어 출간된 논문의 편수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 경관생태연구도 상대적으로 연구된 논문의 수가 적은 데, 이는 GIS, RS 및 모델링 기술 등이 최근에 발달하기 시작 하였고, 전문가의 부족 등 연구 기반이 약하기 때문으로 판단된 다. 개체군생태연구의 경우도 생리생태연구에 비해 출간 논문 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개체군생태연 구의 경우 장기모니터링 등 장기간의 연구 기간이 필요하다는 연구 특성과 동시에 생태모형을 활용한 분석이 필요하나 이를 수행할 전문가의 부족이 그 원인일 것이다.
지역별 연구 동향
73편의 논문에서 구상나무의 연구가 수행된 지역은 10곳으 로 구상나무림 자생지 7곳(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소 백산, 백운산, 속리산)과 조림지 3곳(무등산 조림지, 춘천 육종 시험림, 산림청 임업연구원 제주임업시험장)이다(Figure 3(a)). 가장 많은 구상나무의 연구가 수행된 지역은 제주도 한라산 지역으로 총 41편이며, 다음으로 지리산이 24편, 덕유산이 8편, 가야산 3편, 백운산 2편, 속리산 2편, 소백산 1편이다. 인위적으 로 조성된 3곳(무등산, 춘천 육종시험림, 제주 힘업시험장)에선 각 1편씩 구상나무에 대한 자료수집과 연구가 확인되었다. 이 외에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수행된 논문은 6편이며, 자료수집 지역의 확인이 어려운 논문은 5편이다(Figure 3(b)).
구상나무에 관한 연구는 대표적인 자생지로 알려진 한라산 과 지리산에서 집중적으로 수행되었으며, 그 외의 지역에서는 매우 소수의 연구가 수행되거나 수행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 었다(Figure 3(b)). 이는 한라산과 지리산의 지리적 특성과 자 생지 규모 및 서식지 특성 때문으로 판단된다. 한라산과 지리산 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지리적으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자생 지 규모가 크고 다양한 서식 환경을 지닌 지역이다. 이 중 한라 산은 국내 자생지 중 기후변화에 가장 민감한 한반도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화산섬으로 내륙과는 다른 미기후 환경을 보 유하고 있다. 따라서 한라산은 구상나무 개체군의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 및 취약성 평가에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기후변화가 국내・외적으로 쟁점이 되면서 많은 연구가 수행된 것으로 판단 된다. 지리산 또한 내륙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아고산 생태계 로 구상나무림의 규모가 크며 다양한 물리적・생물적 서식 환경 을 지닌 지역이다. 이에 따라 서식지 환경 및 유전적 다양성 규명 연구와 환경변화 영향 연구를 수행하기에 적합하여 많은 연구가 이 지역에서 수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환경변화 에 따른 구상나무의 생태적 변화가 국내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나 고 있어 구상나무의 효과적인 관리・보전을 위해서는 한라산과 지리산 외에도 덕유산과 가야산, 백운산 등의 자생지와 구상나 무의 자생지로 새롭게 밝혀진 금원산, 속리산, 영축산에서 다양 한 생태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분야별 연구 동향
1. 진화생태연구
구상나무의 진화생태연구는 대부분 2011년 이후에 수행되 었다. 전국 규모(National scale)에서 집단 간 유전적 다양성 및 유연관계를 규명하는 연구와 지역 규모(Local scale)에서 기후 환경의 차이에 따른 아집단 간 유전적 다양성을 규명하는 것을 주요 주제로 하여 연구가 이루어졌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적응 대책의 하나로 기후변화(고온과 이산화탄소 증가 등)에 따른 유전자 발현 변화 등의 연구가 수행되기도 하였으나 아직 은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전국 규모에서 수행된 구상나무의 유전적 다양성 연구는 Random Amplified Polymorphic DNA(RAPD) 분석과 microsatellite 표지 분석,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등을 활용 하여 수행되었다(Hong et al. 2011;Hong et al. 2016;Kwak et al. 2017). 구상나무 집단 내 유전자 다양서은 RAPD 분석 과 microsatellite 표지 분석 모두에서 높은 편으로 확인되었으 나(Lee et al. 2006;Hong et al. 2011), 유전변이는 상대적으 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Lee et al. 2006). 다른 침엽수종과 비교했을 때, RAPD 분석에서 구상나무의 유전자 다양성은 높게(Lee et al. 2006), microsatellite 표지 분석에서 유전자 다양성은 낮게 나타났다(Hong et al. 2011).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통해 집단 간 유전적 유연관계를 분석한 결과, 구상나무 집단들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집단이 유전적으로도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으며, 한라산 구상나무 집단은 다른 집단 들로부터 유전적으로 가장 많이 분화되었고, 유전자 다양성도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Hong et al. 2011). 또한, 구상나무 자생지에서 채취한 19개 microsatellite 표지를 활용해 176개 체의 유전자형을 비교 분석한 결과, 구상나무 유전집단은 한라 산과 한반도의 2개 집단으로 구분되었다(Kwak et al. 2017). 이 두 유전집단의 특징은 군집의 파편화 및 소규모 군집 임에도 불구하고 유전적 다양성의 감소나 유전적 병목 현상의 징후가 없다는 것이었다. 특히 한반도 집단의 지리산 아집단은 다른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소규모 아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의 원천 으로 분석됐지만, 구상나무 조림지의 경우 다른 유전자 클러스 터에서 비롯된 것이 확인되었다(Kwak et al. 2017).
지역 규모의 유전적 다양성 연구는 microsatellite 표지를 활용하여 이루어졌으며, 지리산 내 반야봉, 벽소령, 천왕봉 등 3개 아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을 비교하였다(Ahn et al. 2017). 그 결과, 기존에 지리산 집단의 유전자 다양성 수준과 비슷했으 며 전나무속 타 수종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집 단 간 유전분화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었으나, 고사로 인해 집단 내 파편화가 이루어지게 되면 아집단 간 유전 자 분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제시되었다(Ahn et al. 2017). 한 라산 지역에서 수행된 기후조건에 따른 구상나무의 동종 천이 연구결과, 연구지역의 고도, 경사, 향에 따라 종구성의 차이가 컸으며, 저지대의 경우 그 차이는 적으나 고도와 경사, 향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Lim et al. 2018). 이러한 차이는 지형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microsatellite 표지에 의한 것으로 해석되었다. 최근 발표된 기후변화(이산화탄소 증가와 고온 스 트레스) 영향에 관한 연구는 구상나무 잎의 리보핵산 염기서열 (RNA sequence) 분석을 통해 이루어졌다(Hwang et al. 2019). 분석결과 많은 전사체의 발현이 고온 조건에서 바뀌었 으며, 고온 스트레스와 함께 이산화탄소를 증가시킨 환경에서 는 매우 적은 수의 전사체 발현이 바뀌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기후 온난화에 대한 구상나무의 유전적 적응기작을 이해할 수 있는 기초자료를 제공하였다.
2. 생리생태연구
구상나무의 생리생태연구는 지난 40년간 다양한 분야에 걸 쳐 가장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본 연구에서는 주제에 따라 구상나무의 생리생태연구를 3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검토하였 다. 3개 그룹은 1) 해부학적 특성과 환경과의 상관관계 규명 연구, 2) 광합성량 또는 과정과 환경요소와의 상관관계 규명 연구, 3) 생육, 생육쇠퇴, 고사의 분석 및 환경과의 상관관계 규명 연구이다. 이 중 생육, 생육쇠퇴, 고사의 분석 및 환경과의 상관관계 규명 연구는 성목의 직경생장 및 고사와 기후요소와 의 관계를 규명한 연륜생태연구와 구상나무의 생활사를 고려한 수령별 생물량 변화 및 생물・비생물 환경인자와의 관계를 규명 한 연구로 구분하여 검토하였다.
구상나무 해부학적 특징과 환경과의 상관관계 연구는 1990 년에서 2020년까지 소수의 연구만이 제한적으로 수행되었다. 이러한 연구들은 구상나무의 침엽, 구과, 종자, 침엽에 있는 수지구 등의 물리적인 형태의 지역적 차이를 비교함으로써 환 경과의 관계를 설명하였으며, 구상나무의 침엽, 구과, 종자 등 의 물리적 형태의 특징은 지역에 따른 환경의 영향이 없는 것으 로 밝혀졌다(Crawford, 1990;Lee et al. 1997;Song et al. 2007;Song et al. 2008). 그러나 침엽에 있는 수지구(resin duct)의 형태는 지역에 따라 다른 것으로 확인되었다(Eo and Hyun. 2013).
구상나무 광합성량 또는 과정과 환경요소와의 상관관계 규 명 연구는 2000년대 이후 한라산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루 어지고 있다. 한라산의 개체 간 광합성량 및 수분이용효율을 비교하였을 때, 쇠약개체는 건전개체에 비해 수분이용효율은 증대되나 광합성량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Lim et al. 2006). 쇠약개체의 경우 낮은 기공전도도를 보였으며, 낮은 기 공전도도는 증산량을 감소시켜 일시적인 수분 이용효율을 증가 시켰으나 광합성량은 감소시켰다(Lim et al. 2006). 이 연구결 과는 봄철 해빙기 무렵, 한라산 고산지역에 지상부와 토양의 온도 차이에 의한 건조 스트레스로 구상나무 생육쇠퇴가 발생 할 가능성을 뒷받침하였다(Lim et al. 2006). 또한, 한라산의 겨울철 온도, 광량, 상대습도의 증가는 구상나무의 광합성 효율 을 증대시킨 반면 여름철 고온과 많은 일사량은 광합성 효율을 감소시켰다(Oh et al. 2001). 이에 더하여, 온도에 따른 광합성 량 변화를 살펴본 결과 15, 20, 25℃의 기온 중 15℃가 광합성 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최적 온도(Optimal temperature) 인 것으로 확인되었다(Woo et al. 2008). 또한, 일사량이 적은 그늘진 곳에 서식하는 구상나무의 경우 수분스트레스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이 나대지의 구상나무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Je et al. 2018). 이는 봄철 나대지에 서식하는 구상나무의 경우 가뭄과 건조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구상나무 쇠퇴는 광합성의 주요 요소인 일사량, 이산화탄소, 수분과 광합성 과정의 조절 요소인 기온과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중 이른 봄에 발생하는 수분스 트레스는 증가한 일사량에 비해 부족한 수분 공급량이 수분수 지 불균형을 발생시킴으로써 발생하며, 여름의 광합성량 감소 는 일사량은 많으나 고온에 따른 광저해(Photoinhibition) 현 상과 증발산량의 증가에 따른 수분수지 불균형 때문으로 추정 할 수 있다.
구상나무의 생육, 생육쇠퇴 및 고사의 원인을 분석함에 있어 서 연륜생태연구는 수분수지 불균형이 주요 원인임을 제시하였 다. 연륜생태연구는 지리산과 한라산에서 주로 수행되었으며, 분석결과 구상나무의 생육 감소 및 고사는 수분수지 불균형에 의한 봄철 수분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하였다 (Park and Seo. 1999;Koo et al. 2001;Seo et al. 2019b). 온난화에 의한 기온상승은 봄 가뭄 기간 동안 증발산량을 증가 시키고 이로 인해 수분수지의 불균형을 일으켜 구상나무 생육 감소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았다(Park and Seo. 1999;Koo et al. 2001). 최근 수행된 연구에서도 58년간 제주도의 봄철 강수량 감소와 구상나무 수분 부족 현상 증가에 관한 양의 상관 관계를 보고함으로써 구상나무 쇠퇴에 봄철 수분스트레스가 중요한 요인임을 제시하였다(Seo et al. 2019a). 또한, 근래 수행된 연구는 수분수지 불균형이라는 생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강풍, 태풍과 같은 물리적 피해, 강수량 감소, 온도상승, 토양침 식 등 다양한 요인과 이들의 상호작용이 생육 및 고사의 원인일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Kim et al. 2019;Seo et al. 2019a;Seo et al. 2019b). 그러나 이러한 인자들이 구상나무 쇠퇴에 미치는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미소 규모의 임분 단위에서 조사가 필요함이 제기되었다(Seo et al. 2019b).
구상나무의 생활사를 고려한 수령별 생물량 변화 및 생물・ 비생물 환경인자와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다양한 관점에서 구상나무 쇠퇴 원인을 분석하였다. 먼저, 구상나무 물질생산에 대한 비생물적 인자의 영향 연구들을 살펴보았다. 구상나무 종 자의 발아율과 발아 속도, 발아 일수는 가야산, 지리산, 덕유산, 한라산 등 대부분의 자생지에서 종자의 무게와 양의 상관관계 를 보였으며(Song et al. 2010;Kang et al. 2017), 지역에 따라서는 덕유산 종자의 발아 및 활력도가 가장 낮았다(Kang et al. 2017). 실내외 실험에서는 습윤 조건이 잘 갖춰진 실내에 서 발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Kang et al. 2017), 이는 구상나 무 쇠퇴의 원인이 가뭄으로 인한 수분수지 불균형과 연관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종자 발아에 영향을 미치는 한라산 의 Racodium therryanum 토양균류(soil fungi)는 겨울철 강 설이 많을수록 구상나무 종자 발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Cho et al. 2007). 구상나무의 활착률은 한라산에서 수행된 묘목식재실험에서 여름철 식재의 활착률이 봄철 식재의 활착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봄철 수분스트레스 영향의 결과로 충분한 수분 조건이 구상나무 활 착 및 생장에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었다(Kim et al. 2001). 수분 조건과 더불어 태풍과 같은 자연적 교란도 구상나무 물질 생산의 감소를 초래하여 생육쇠퇴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Jang et al. 2014). 또한, 한라산 구상나무의 생장에 대한 토질의 영향을 분석한 결과 토양의 전기전도도, 유기물함 량, 전질소, 유효인산, 양이온치환용량, 양이온의 함량 등이 건 전개체 지역보다 쇠퇴개체 지역에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Lim et al. 2007).
구상나무 물질생산에 대한 생물적 인자들의 영향 연구는 2001년에 발표된 1편을 제외한 대부분의 연구가 근래에 수행 되었다. 2001년에 수행된 연구에서는 교란식물에 의해 감소 한 광도가 구상나무 생물량 생산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였다 (Cho et al. 2001). 상대광도와 구상나무 유묘의 생장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상대광도가 낮을수록 생장 시기, 신엽의 개수, 신초의 개수, 신초의 길이, 지상부와 지하부, 엽중량을 포함한 총 건물생산량이 감소하였다. 이를 통해 조릿대(Sasa quelpaertensis)나 신갈나무(Quercus mongolica), 산개벚지 나무(Prunus maximowiczii) 등의 관목류에 의한 상대광도 감 소를 구상나무의 쇠퇴 원인으로 제시하였다. 그 후 2010년대 중반 이후 수행된 연구에서는 한라산의 구상나무 개체군은 노 루의 섭식활동과 제주조릿대에 의한 교란이 있었던 것이 확인 되었으며, 약 20년 이상 이들의 교란에 의해 치수 발생이 감소 한 것으로 분석되었다(Kim and Oh. 2016;Kim et al. 2017). 또한, 한라산의 구상나무 개체군은 인시류 해충인 명나방과 (Pyralidae)의 솔알락명 나방(Dioryctria abietella)과 잎말이 나방과의 미소나방(Cydia kamijoi) 2종에 의해 구과에 피해를 입는 것이 확인되었다(Shin et al. 2018).
3. 개체군생태연구
구상나무의 개체군생태연구는 1999년과 2000년대 초반과 2010년대에 대부분의 연구가 수행되었으나 연구 성과가 다른 연구에 비해 적은 편이고 소수의 관련 전문가만이 해당 분야의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대부분의 연구는 식생구조, 흉고직 경, 근원경, 수고 등을 측정하여 구상나무림의 생육상태, 치수 발생과 분포구배 등 개체군의 특성 및 생물・비생물적 인자와의 관계를 조사 분석하였다. 일부 연구는 군집생태연구의 일부로 수행되기도 하였다.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등 자생지를 중심 으로 미소 규모(micro scale)에서 주로 수행되었으며, 이에 따 라 본 연구에서는 연구지역별로 나누어 구상나무 개체군생태연 구를 검토하였다.
덕유산은 다른 지역에 비해 2000년 초까지 매우 제한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중단된 지역이다. 덕유산의 경우 고사목의 비 율은 18.18%로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자생지 중 가장 높게 나타났을 뿐만 아니라 흉고직경 5cm 미만의 치수가 거의 분포 하지 않아 구상나무가 곧 자취를 감출 것으로 추정되었다(Kim et al. 1999;Kim and Choo. 2000). 또한, 덕유산 향적봉과 남덕유산 아고산지대의 종구성 특성은 신갈나무-주목-구상나 무군집이었으며, 구상나무가 쇠퇴하면서 신갈나무림으로 대체 되는 추세로 확인되었다(Kim et al. 1999). 그러나 이후 덕유 산 지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지 않아 정확한 구상나무림의 변화 양상 및 예측을 위한 후속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지리산 지역은 덕유산, 한라산과 비교할 때 치수의 분포 상 태가 가장 양호하며 총 개체수의 8.32%가 고사목으로 나타나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Kim et al. 2000). 지리산 지역에서는 지역 내 다양한 자생지에서 조사가 수행되었다. 지리산 명선봉과 덕평봉 구상나무림은 신갈나무- 구상나무군집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나, 흉고직경 7cm이하의 구상나무가 비교적 많이 출현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따라서 중층과 교목층에 많은 당단풍(Acer pseudosieboldianum)과 신갈나무를 잘 조절해준다면 구상나무림으로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Kim et al. 2000). 지리산 동부지역은 북사 면보다 남사면의 더 높은 고도(약 1,400~1,600m)에서 구상나 무 상대우점치가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온도 및 바람의 강도가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Oh et al. 2000). 지리산 거림 계곡에서는 상대밀도, 상대피도, 상대빈도로 분석한 구상나무 의 중요치(Importance value)가 해발고도 1,400~1,500m에서 가장 높았으나, 고도별 중요치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Kim et al. 2012). 또한, 2000년대 이후 연륜성장이 급감하는 생육 특성이 확인되었으며, 이러한 특성 은 수분수지에 영향을 주는 기후변화 및 환경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하였다(Kim et al. 2012). 지리산 반야봉, 천왕봉, 세석지역 구상나무 치수는 2015년에 비해 2017년에 전체적으 로 22.4% 감소하였으나, 조릿대와 미역줄나무(Tripterygium regelii)가 출현하지 않는 해발고도 1,600~1,700m에서는 구상 나무의 치수발생량이 높고 생존이 안정적이었다(Kim et al. 2018). 지리산 세석지역의 식생은 전체적으로 구상나무의 중 요도가 높게 나타났으며, 사면별로는 남사면에서의 구상나무 생육이 양호한 상태를 보였고, 고사목의 비율도 남사면이 북사 면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토양수분함량이 남사면에 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Noh et al. 2018). 지리산은 지 역에 따라 구상나무의 생육 현황이 다르게 나타나나 전체적으 로 양호한 상태를 보였다.
한라산은 1990년대부터 최근까지 가장 많은 구상나무 개체 군생태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한라산 에서의 고사목 비율은 덕유산 및 지리산과 비교할 때 가장 낮았 다(Kim and Choo. 2000). 한라산 지역에서는 윗세오름 지역 과 진달래밭 지역, 영실 지역, 백록담 일대 등에서 연구가 수행 되었으며, 특히 영실 지역을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윗세오름 지역 구상나무림의 평균상대우점치는 구상나무가 가 장 높았으나 구상나무 유묘나 치수의 수는 다른 수종에 비해 적은 편이었고, 고사율은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Kim et al. 2007). 한라산 정상부 서 사면의 Y계곡, 남사면 삼각봉 일대, 동사면 왕관능일대, 북사 면 방아오름일대, 백록담 일대 등 대부분 지역의 구상나무림 주연부는 수관선형 및 전진형의 주연부 식생을 보이기 때문에 구상나무림이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았다(Koh et al. 1996). 한라산 정상부의 북동사면인 진달래밭에서는 다른 지 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목층이 구상나무 순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관목층에서도 어린 개체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 어 오랫동안 구상나무림이 유지될 것으로 추정되었다(Song et al. 2014). 1996년 한라산 영실지역의 구상나무림은 구상나무- 제주조릿대 군집(Abies koreana – Sasa quelpaertensis association)으로 분석되었으며, 치수의 발생빈도는 낮고, 치수 확산이 상당히 느렸으며 수고가 4m 이하의 교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고하였다(Koh et al. 1996). 이처럼 영실지역은 구상 나무 고사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으로서(Song and Kim. 2018;Song et al. 2019), 교목층은 구상나무가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이고 있으나 산개벚지나무와 신갈나무의 중요 도도 비교적 높게 확인되었고, 관목층에서도 구상나무보다 주 목(Taxus cuspidata)의 중요도가 높게 나타나 향후 구상나무 림은 점차 다른 종으로 대체될 것으로 보았다(Song et al. 2014). 구상나무 치수 발생에 있어서도 제주조릿대의 피도가 가장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Song et al. 2014;Song and Kang. 2016;Song and Kim. 2018), 서있는 고사목 개체가 많아 강한 태풍과 같은 외부의 영향보다 는 수분 부족 등에 의한 수분수지 불균형 등 생리적 요인으로 인해 고사가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Song and Kang. 2016).
4. 경관생태연구
경관생태연구는 2010년대 이후 많은 연구 성과가 있었으며, 이는 GIS&RS 기술의 발달과 종분포모형(Species Distribution Modeling, SDM)의 R 페키지 제공 등 경관생태모형의 활용이 쉬워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관생태연구는 야외조사에 서 수집된 환경자료와 구상나무 분포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공간적 규모(Spatial scale)에서 적합서식지(Niche)를 분석하 고, 환경인자와의 관계를 기반으로 미래 적합서식지 변화를 예 측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공간 규모(Spatial scale), 전국 또는 한반도 규모(National scale)와 지역 규모(Local scale), 및 시간 규모(Temporal scale), 현재와 미래, 에 따라 구상나무 경관생태연구를 분류하여 연구 동향 및 결과를 검토하였다.
먼저 전국 규모에서 구상나무의 현재 적합서식지 환경조건 및 분포는 모형(model)을 통해 분석・추정하였다(Kim et al. 2015;Park et al. 2015;Koo et al. 2016;Park et al. 2018;Yun et al. 2018). 구상나무 분포에 영향이 가장 큰 환경 요소 로는 고도, 경사도, 최난기 총강수량, 연평균강수량, 겨울철 평 균기온, 최한기 최저기온 등이 확인되었으며(Kim et al. 2015;Park et al. 2015;Yun et al. 2018), 특히 연평균강수량은 여러 모형에서 높은 기여도가 확인되었다(Kim et al. 2015;Park et al. 2015). 또한, 분포에 영향을 미치는 치수의 발생률 은 초지 및 암석지에서 겨울철 강수량이 풍부한 곳에 높게 나타 나고, 기온상승, 가뭄, 다른 종과의 경쟁 등에 의해 방해를 받는 것으로 분석되었다(Park et al. 2018). 종분포 모형인 Maxent 를 활용하여 국내 구상나무의 잠재적인 적합서식지를 분석한 결과 해발 1,000m 이상의 산정을 중심으로 운문산, 천황산, 신불산, 영축산, 덕태산, 대봉산 장안산 등의 영남 알프스 지역 과 덕유산 남쪽 자락의 금원산과 무등산, 팔공산, 속리산 등이 예측되었다(Kim et al. 2015). 특히 영축산의 동쪽 능선의 암 봉 지역에서는 구상나무 자생이 현지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으 며, 우리나라 구상나무 서식지 중 가장 따뜻하고 건조한 저고도 지역으로서 구상나무의 분포 변화 시나리오의 재검토가 필요함 을 제시하였다.
전국 또는 한반도 규모에서 RCP(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 시나리오 기반 미래 구상나무 적합서식지 및 적합서 식지 분포 변화 예측은 활용한 모형에 따라 연구결과가 상이하 게 나타났다. Maxent 모형을 이용한 결과에서는 RCP 8.5를 적용한 2050년의 면적은 46.88㎢, 2070년의 면적은 41.97㎢ 로 면적의 감소를 예측하였다(Park et al. 2015). 또한, 종분포 모형을 통해 구상나무 보호구역 내외에서 모두 기후변화에 따 라 면적이 감소하였으며, 특히 제주도에서는 잠재서식지가 사 라지고 한반도에서 분포역이 극명하게 줄어들었다(Yun et al. 2018). 반면 Generalized Linear Models(GLM), Generalized Additive Models(GAM), Multivariate Adaptive Regression Splines(MARS), Generalized Boosted Model(GBM), Random Forest(RF) 등 총 5가지 모형을 통합한 앙상블 모형을 적용한 경우, RCP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우리나라 구상나무의 잠재 적합서식지 및 분포지는 증가하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Koo et al. 2016). 특히 미래 잠재분포지의 확대는 기존의 분포 축소를 예측했던 다수의 연구결과(Yun et al. 2018)와는 상반되는 것이었다. 이는 RCP 시나리오 상에 미래 강수량 증 가가 기존 연구에서 구상나무 쇠퇴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건조 로 인한 수분수지 불균형을 어느 정도 상쇄하였기 때문으로 분석하였다(Koo et al. 2016). 하지만 모형의 정확성을 높이고 정교한 예측을 위해서는 구상나무에 대한 환경・생태적 특성이 규명되어야 하며,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종과 교란종의 침입, 증가한 강수량과 집중호우에 따른 얕은 토심의 유실 등 다양한 생태계 요인들의 고려와 이들 인자가 반영된 미소 서식지 단위 의 과정기반 동적 서식지모형의 개발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Park et al. 2015;Koo et al. 2016).
지역 규모(Local scale)에서 한라산, 지리산, 속리산을 대상 으로 하여 현재 서식지 환경 특성 및 구상나무 분포에 관한 연구가 수행되었다. 먼저 한라산 구상나무는 정상을 중심으로 해발 1,500m부터 1,700m까지 수분 증발이 적으며 상대적으 로 평탄한 북동사면과 남사면보다 상대적으로 수분 증발량이 적어 충분한 수분이 공급되는 남서사면에서 양호한 생육을 보 였다(Song et al. 2010). 한편, 위성영상 및 항공사진을 시계열 적으로 분석한 결과 한라산 지역의 구상나무림 분포 면적은 지속해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Kim and Lee. 2013;Kim et al. 2017). 한라산 지역 해발고도 1,100m 이상의 영실, 진달 래밭, 방아오름 지역의 구상나무 분포 면적은 위성 영상 분석을 통해 확인한 결과 1988년에 비해 2002년에 34%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는 주로 1,200~1,900m 고산지역의 기온상승에 따른 토양환경의 유기물 및 토양 수분 감소와 같은 토양환경 변화와 이종 침입 등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Kim and Lee. 2013).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한라 산 구상나무림의 분포 면적은 15.2% 감소하였으며, 수관 밀도 가 중밀도 이상인 해발고도 1,510~1,600m의 동사면에서 면적 감소가 가장 두드러졌다(Kim et al. 2017). 이 외에도 근래에 토양 수분 과다에 의한 것이라는 기존의 많은 연구결과와 반대 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안한 연구결과도 보고되었다(Ahn et al. 2019;Ahn and Yun. 2020). 이러한 상반된 연구결과와 한라산 내 구상나무림의 식생 구조 등 개체군 간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을 고려할 때, 개체군별 생장 요인에 관한 연구와 장기모니터링 수행의 필요성이 제기되었다(Song et al. 2010).
지리산은 항공사진 분석결과 1981년부터 2007년까지 27년 간 262ha에서 216ha로 분포 면적이 18% 감소한 것으로 분석 되었으며, 해발고도 1,200m 이상의 전 사면에 걸쳐 분포 면적 감소와 신갈나무림으로의 대체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였다 (Kim and Lee. 2013). 그러나 지리산 세석평전 지역에 분포하 고 있는 구상나무림의 경우 구상나무의 지속적인 우점 가능성 이 제기되었다(Cho et al. 2015). 더불어 지리산과 속리산 구상 나무림의 입지환경을 분석한 결과 해발고도가 높고 북사면이며 특히 지형습윤지수가 높을수록 생장 구조 변수인 수고와 흉고 직경이 좋은 것으로 분석되었다(Kim and Oh. 2016).
한라산과 백운산의 구상나무 서식지를 대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미래 적합서식지 변화 및 분포 변화 연구가 최근 수행되었 다. 한라산의 경우 기온, 고도, 사면, 향 및 하천과의 거리 등을 미기후변수로 적용하여 현재의 기후적합서식지을 추정하고 기 후온난화에 따른 미래 기후적합서식지 변화를 예측하였다 (Koo et al. 2017). 기후적합서식지 분석결과 하천에 가까운 서식지와 북사면의 서식지 등이 적합서식지로 추정되었으며, 기후온난화에 따른 변화를 분석한 결과 서식지의 감소가 예측 되었다(Koo et al. 2017). 전라남도 광양시 백운산을 중심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구상나무 적합서식지의 지속 및 쇠퇴에 관하 여 분석한 결과, 기후변화에 따라 2050년에는 상봉 주변을 중 심으로 20ha의 면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며, 2080년에 는 적합서식지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되었다(Cho et al. 2015). 수행된 두 연구의 결과는 기후변화에 따라 구상나무가 저지대 에서 고지대로 이동함에 따라 서식지의 감소가 불가피함을 보 여주었다.
고찰 및 제언
지난 40년간 발표된 구상나무 관련 연구를 시대별, 지역별, 분야별로 검토한 결과 시대별로는 2011~2020년 기간 동안 전 분야에 걸쳐 가장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되었으며, 지역별로는 한라산과 지리산에서 가장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고, 분야별로 는 생리생태연구에서 가장 많은 연구논문이 발표되었다 (Figure 1&2). 2011~2020년 기간에는 모든 분야에서 연구논 문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며, 특히 경관생태와 개체군생태 연구는 대부분이 2015년 이후에 발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근래에 기후변화와 기후변화 멸종위기종인 구상나무에 관한 관심이 급증하고, GIS, RS, 생태모델링 등 관련 기술 및 연구 방법의 발달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 다른 분야에 비해 진화생 태연구는 가장 적은 수의 논문이 출판되었고, 개체군생태연구 와 경관생태연구가 차례로 그 뒤를 이었다. 개체군생태와 경관 생태연구가 진화생태연구에 비해 다소 연구논문이 많았으나 절대적인 연구의 양이나 연구자 집단, 연구주제의 다양성, 연구 지역의 범위 등을 고려할 때, 이 세 분야 모두 연구의 양이나 질 그리고 연구지역(한라산, 지리산 등)에서 매우 제한적이며 기초적인 수준이라 판단된다. 상대적으로 연구논문의 수가 많 은 생리생태연구의 경우도 생육쇠퇴와 고사의 원인 분석을 위 한 몇 개의 주제와 소수의 연구지역에 집중되어 있어서 생물적, 비생물적 교란에 관한 적응 과정에 관한 연구(이차대사물질 생산 등)와 이러한 현상에 대한 지역적 차이에 관한 다양한 연구의 수행이 필요하다.
구상나무 관련 진화생태연구를 국내 규모와 지역 규모로 나 누어 검토한 결과, 국내 규모의 연구들은 구상나무림의 집단 내, 집단 간 유전적 다양성을 분석하여 국내 집단을 한라산 집단과 한반도 집단으로 구분하였으며, 비슷한 생태적 특징을 가진 다른 침엽수보다 집단 내 유전적 다양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Lee et al. 2006;Hong et al. 2011;Hong et al. 2016;Ahn et al. 2017). 지역 규모의 연구는 대부분 지역별 유전적 다양성이 높고 아집단 간 유전적 분화가 거의 이루어지 지 않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그러나 최근 수행된 연구에서는 고온 스트레스 등 기후변화에 따른 구상나무 아집단의 파편화 와 아집단 간 유전분화의 가능성이 보고되어 집단별 유전정보 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확보가 중요함을 보여주었다(Lim et al. 2018;Hwang et al. 2019). 이에 더불어, 기후변화 등 특정 환경인자에 반응하여 발현되는 유전정보의 확보 등을 통해 구 상나무림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메커니즘을 밝히고 이에 따 라 적응 대책을 제시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또 한, 구상나무의 환경변화에 대한 적응 메커니즘을 이해하기 위 해서는 분비나무와 같은 연관종과의 유연관계와 기후변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른 종분화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구상나무의 경우 빙하기에 한반도로 남하한 분비나무 집단이 빙하기 이후 후퇴하면서 한반도의 고산과 아고산에 지리적으로 격리된 후 종분화가 발생하여 형성된 집단으로 추정하고 있다 (Hong et al. 2011). 그러나 이러한 연구의 수행은 매우 부진한 상태로 앞으로 이 분야에 관한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생리생태연구의 많은 부분이 구상나무 생육, 생육쇠퇴와 고 사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하여 수행되었다. 구상나무 종자의 발 아, 묘목의 활착 등은 수분 조건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 로 보고되었다(Kim et al. 2001;Song et al. 2010;Kang et al. 2017;Park et al. 2018). 구상나무 생육 또한 광합성량 및 수분이용효율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여, 봄철 일사량 증가와 기온상승 및 토양 수분 부족 등에 의한 수분수지 불균형이 구상 나무 생육쇠퇴를 초래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Park and Seo. 1999;Oh et al. 2000;Oh et al. 2001;Lim et al. 2006;Seo et al. 2019a). 이 외에도 교란생물, 강풍 및 태풍과 같은 물리적 피해, 토양환경변화 등 다양한 요인과 이들의 상호작용 이 생육쇠퇴 및 고사의 원인으로 추정되었으나 보다 충분한 연구가 요구된다(Kim et al. 2019;Seo et al. 2019a;Seo et al. 2019b). 구상나무 생육쇠퇴와 고사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관한 미래 예측을 위해서는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생물・ 비생물 환경변화 자료 및 미래 예측 자료와 그에 따른 구상나무 의 생리・생육 자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실내외 실험이 진행되어야 하며 각 실험 결과들을 종합 할 수 있는 생태모형기법의 개발 및 적용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현재와 미래의 변화한 환경을 조성하여 두 시점의 환경 아래서 수집된 구상나무 반응(이차대사물질 생산, 생육쇠퇴, 고사율 증가 등)으로부터 구상나무 생태계의 방향성을 예측하 고 이를 기반으로 미래 구상나무 생육쇠퇴와 고사 등을 예측해 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된 과거 자료가 부족하고 야외의 다양한 환경조건을 반영하는 실험의 어려움 때문에 매우 제한 된 자료만이 수집된 상황이다. 이러한 자료의 제한성으로 인해 구상나무 생리・생육 및 고사에 관한 원인 규명과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영향 예측 수준은 그 범위와 정확도가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한층 더 심도 있고 정확한 원인 규명과 예측을 위해서는 1) 실내・외 생리・생육 실험 자료를 충실하고 폭넓게 수집하고, 2) 이러한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모형 등의 도구를 개발・활용하여 광역적이며 장・단기적 예측 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개체군생태연구는 주로 덕유산, 지리산, 한라산 지역의 구상 나무 자생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지역적 특성이 비교되었 다. 구상나무림의 생육상태는 덕유산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확 인되었다(Kim et al. 1999;Kim and Choo. 2000;Kim et al. 2000). 반면 지리산의 생육 현황은 전체적으로 덕유산보다 양호하며 지리산 내에서는 지역별, 고도별로 다르게 나타났다 (Kim and Choo. 2000;Kim et al. 2000;Oh et al. 2000;Kim et al. 2012). 한라산의 구상나무림은 영실지역과 진달래 밭 등 지역에 따라 다른 생육상태를 보였다. 영실 지역의 경우 구상나무림이 쇠퇴하고 다른 종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매우 분 명하게 나타나지만, 진달래밭 지역은 개체군의 생육상태가 상 대적으로 양호하여 관리가 잘 이루어질 경우, 한동안 구상나무 림이 유지될 것으로 분석되었다(Song et al. 2010;Song et al. 2014;Song and Kang. 2016). 영실 지역은 한라산 내 구상나무림의 쇠퇴가 가장 극명하고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으로, 구상나무 쇠퇴 원인을 규명하고 보전대책을 수립하 기 위하여 이 지역에 대한 장기모니터링, 개체군동태 분석, 개 체군동태와 생물・비생물 환경인자와의 상관관계 분석이 지속 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현재 생육상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개체군도 유전적으로 격리된 아집단의 경우 미래 기후 변화 등에 의한 쇠퇴가 진행될 수 있으므로, 개체군 단위의 동태와 이 동태의 환경인자와의 상관관계를 규명하고 이에 따 라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개체군동태의 변화를 파악하 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최근까지 진행된 구상나무 개체군생태 연구는 생태모형 등을 활용한 개체군동태 분석 및 동태와 환경 인자와의 상관관계 분석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장기적으 로 구상나무 개체군 변화를 이해하는데 매우 제한적인 정보만 을 제공한다. 이와 더불어, 지나치게 지리산과 한라산에 집중된 연구 수행으로 다른 지역에 서식하는 구상나무 개체군생태에 관한 정보가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구상나무 개체군 동태의 지역별 차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며 궁극적으로 국내 구상나무 개체군 전체에 대한 동태 파악 및 미래 전망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므로 기후변화 등 환경변화에 따른 지역 및 전국 규모에서 구상나무림의 지속성을 평가・예측하기 위하 여, 국내 모든 구상나무 서식지에 대하여 개체군생태연구를 수 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개체군의 동태와 국내 구상나무 매타 개체군동태(Meta population dynamics)를 분석하여야 할 것 이다.
경관생태연구는 GIS, RS, 종분포모형을 활용하여 환경요인 과의 상관관계를 바탕으로 구상나무 적합서식지를 분석하고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분포 변화를 예측하였다. 대부 분의 연구는 구상나무의 적합서식지가 감소했으며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라, 특히 온난화에 따라, 서식지 감소가 가속화될 것 으로 보고하였다(Kim et al. 2015;Park et al. 2015;Koo et al. 2017;Yun et al. 2018). 그러나 일부 연구는 미래에 적합서식지의 확대 가능성도 제시하였는데, 이는 강수량 증가 에 따른 것으로 보았다(Koo et al. 2016). 이 연구들은 공통적 으로 구상나무 적합서식지를 설명하는데 강수량이 가장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하였으며, 건조한 기간의 강수량, 연강수량 등 강수량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보고하였다. 반면 구 상나무의 분포지 감소 및 쇠퇴의 원인을 수분과다로 보고한 연구결과도 근래에 발표되었다(Ahn et al. 2019;Ahn and Yun. 2020). 이 외에도 구상나무 쇠퇴의 원인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외래종과 교란종의 침입, 증가된 강수량과 집중호우에 따 른 얕은 표토 유실 등 토양환경 변화, 기온상승에 따른 질병의 발생과 같은 다양한 생태계 요인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이 원인 으로 제기되었다(Kim and Lee. 2013;Cho et al. 2015;Koo et al. 2016). 그러나 지금까지 이러한 다양한 원인이 구상나무 적합서식지 분석 및 환경변화에 따른 적합서식지 변화 연구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으며, 이것이 상반된 연구결과들의 원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다양한 인자들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인자들 간 상호작용에 관한 개별 연구가 각 서식지에서 수행되어야 하며, 그 결과가 서식지모형(Niche model)에 포함되어야 한 다. 이를 위하여 인자들 간 상호작용을 분석하는데 다양한 생태 모형들이 적용되어야 하며, 적용된 생태모형들을 결합한 경관 생태모형의 개발 및 활용이 필요하다.
지난 40년간의 연구결과들을 종합하여 볼 때, 진화생태, 생 리생태, 경관생태, 개체군생태에서 수행된 많은 연구에서 구상 나무의 쇠퇴 및 서식지 감소의 주된 요인은 기후변화에 따른 온도상승과 봄철 강수량 등 강수량 감소에 따른 수분수지 불균 형에 의한 수분 스트레스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러나 이외에 태풍, 수분 과다, 토양환경 변화 등 다른 요인들도 제기되고 있어서 구상나무의 쇠퇴와 고사에 대한 원인은 아직 분명하게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위에서 지적한 각 연구 분야에 나타난 한계점들과 각 분야의 연구들이 개별적으로 수행될 뿐 통합적으로 수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구 상나무 쇠퇴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각 연구 분야의 심화・ 발전된 지속적인 연구 수행과 각 분야의 연구를 통합하여 종합 적으로 분석하는 연구 수행이 필요하다. 종합적인 연구를 위해 서는 진화생태, 생리생태, 개체군생태, 경관생태연구들을 통합 할 수 있는 분야인 생태계생태연구(Ecosystem Ecology)와 시 스템생태연구(Systems Ecology) 등으로 연구 분야의 확장이 필요하다. 특히 시스템생태연구는 전체론적 관점에서 모든 생 태계 인자들의 복잡한 직・간접적 상호작용을 통합하여 하나의 현상을 설명하기 때문에 다양한 연구결과들을 통합하여 종합적 으로 분석하는 것에 유용하다(Jorgensen and Fath, 2011;Woo et al.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