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강화도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 큰 섬으로 동서 간의 거리 19 ㎞, 남북 간의 거리 27 ㎞이며, 총 면적은 411 ㎢에 달한다. 토지 지목별 면적은 임야 181 ㎢, 농경지 163 ㎢, 기타 67 ㎢이며, 전형적인 농경 사회 지역이다(Ganghwa-gun, 2019). 이 지역은 예로부터 군사적 핵심 요충지로 일부는 민통선을 포함하고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해안선, 갯벌, 해식애, 사 빈, 파식대와 구릉지 등이 발달하여 지형 경관이 우수하다 (Beom, 2004). 또한, 산성, 참성단, 사찰, 돈대, 릉(무덤), 고인 돌군 등이 분포하여 역사적 문화자원이 풍부할 뿐 아니라 인삼, 화문석, 순무, 약쑥, 해산물 등의 지역 특산물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Woo et al., 2007;Kim and Kim, 2013;Ganghwa-gun, 2019).
강화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 중부지역에 속하며, 경기만의 한강 하구에 위치한다(Kim and Kim, 2013). 북으로는 황해도 연백과 개풍군과 마주하고 남으로는 옹진군, 동으로는 염하강 을 사이에 두고 김포시와 연결된다. 본 섬을 비롯하여 교동도, 동검도, 볼음도, 석모도, 아차도, 주문도 등 25개의 유무인 도서 로 이루어져 있다(Ganghwa-gun, 2019). 한반도의 중앙부에 자리하여 대륙성 기후에 속하지만, 서해안지방의 섬 지역이라 는 지리적 특성으로 해양성 기후가 나타난다(Lee et al., 2005). 최근 5년(2014~2018년)간 연평균 기온은 11.7℃, 강 수량은 847.2 ㎜를 기록하였다(Ganghwa-gun, 2019).
본 섬의 산지는 인위적 교란으로 산림이 황폐된 후 2차 천이 가 진행되는 지역이 대부분이며, 주요 산림은 소나무류, 참나무 류가 군집을 이룬다(Cho, 1998).
고려산에는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고려사 등의 유서 깊은 고찰이 자리 잡고 있으며, 매년 4월 중순에 열리는 진달래 축제 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또한, 북사면의 부근리에는 해병대 주둔지가 위치하고 정상에는 군 시설물 및 헬기장이 들어서 물자이동과 보수를 위한 임도가 나 있다. 이러한 인위적 환경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산림의 피해가 발생하거나 외 래식물의 침입이 나타나는 등의 형태로 고려산 산림 내의 식물 다양성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된다.
고려산의 식물상에 대한 선행연구는 Jeon(1998), Kim(2012) 에 의해 수행된 바 있으나, 기존 문헌에서 자료를 취하고 이를 재검토 없이 목록에 반영했으며, 식물분포를 밝힐 수 있는 직접 적인 증거표본의 자료가 명시되지 않아 그 지역의 특성을 설명 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지 조사를 통해 수집된 증거표본에 기초하여 고려산의 관속식물 목록을 작성하 고 식물지리학적 분포 특성과 주요 식물들의 분포정보 등 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한 기초자료 제공의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강화도의 주요 산맥은 대간이나 정맥에서 갈라진 지맥이 아 닌 단순히 남북을 가르는 산줄기이다(Ganghwa-gun, 2019). 강화지맥으로 통칭한 산줄기는 강화도 최북단의 별악봉(130 m)에서 최남단의 길상산(336 m)에 이르는 약 34 ㎞ 구간이다. 이 가운데 고려산(436 m)은 강화도 북단에 위치하고 지리적으 로 북위 37°44'~37°46', 동경 126°23'~126°28'에 자리하며, 인천광역시 강화군 강화읍, 내가면, 송해면, 하점면에 걸쳐 있 다(Figure 1). 그 일대의 지질은 선캠브리아기의 화강암질 편마 암(granitic gneiss)이 널리 분포하며(Lee and Sunwoo, 2010), 토양은 편마암과 화강암이 풍화되어 형성된 기반암이 대부분이다(Kim, 2012).
2. 조사분석
관속식물상 조사는 2018년 3월부터 2019년 8월까지 총 14 회에 걸쳐 수행하였으며, 조사지역 내에 생육하는 모든 관속식 물을 채집하고 건조표본으로 제작하여 국립생물자원관 표본수 장고(KB)에 보관하였다. 조사경로는 등산로를 중심으로 산지, 능선, 평지, 계곡, 사면 등의 주요 생태학적 생육지를 포함하였 으며, 일부는 등산로를 벗어나 채집하였다(Figure 1, Table 1). 식물의 동정은(Lee, 1980;2003;Lee, 1996a;1996b;Park, 2009;Cho et al., 2016;Lee and Lee 2018;Kim and Kim 2018;Kim et al., 2018a) 등의 식물도감을 사용하였다. 관속 식물의 목록은 증거표본을 바탕으로 작성하고 속 이하의 계급 은 알파벳순으로 정리하였다(Appendix 1). 중복 채집품은 목 록 간소화를 위해 대표 번호를 부여하고, 식재된 분류군은 국명 뒤에 식재를 표기하였다. 식물목록의 학명과 배열은 국가생물 종목록집(Kim et al., 2019)을 따랐으며, 주요 식물의 선별은 한반도 특산식물(Chung et al., 2017), 적색목록(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식물구계학적 특정 식물(Kim et al., 2018b), 외래식물(Son et al., 2019)을 참조 하여 제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관속식물상
고려산에서 913점의 증거표본을 확보하고 분석한 결과, 관속 식물은 112과 371속 568종 10아종 45변종 2품종 4교잡종으로 총 629분류군이 확인되었다. 양치식물은 13과 20속 32종 1변종 2교잡종의 35분류군, 나자식물은 3과 4속 7종의 7분류군, 피자 식물 중 쌍자엽식물은 83과 266속 382종 10아종 33변종 1품종 2교잡종의 428분류군, 단자엽식물은 13과 81속 147종 11변종 1품종의 159분류군으로 구성되었다(Table 2, Appendix 1). 이는 한반도 관속식물 4,552분류군(Kim et al. 2019)의 13.8%, 인천시 관속식물 1,065분류군(National Institute of Ecology, 2017)의 59.1%에 해당하였다. 식물목록을 바탕으로 식물 다양 성이 높은 과 순으로는 국화과(73분류군), 벼과(70분류군), 사초 과(41분류군), 콩과(29분류군), 장미과(28분류군), 꿀풀과(26 분류군), 마디풀과(22분류군), 백합과(21분류군), 미나리아재비 과(15분류군), 십자화과(15분류군)로 전체 관속식물 629분류군 의 54.1%에 해당하였다.
기존 선행연구(Jeon, 1998;Kim, 2012)에 기록된 관속식물 을 종합하면 96과 492분류군으로 확인되었으나, 이 목록에는 분류학적 이명, 오동정, 분포 의심, 재배작물 등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문헌에 기록된 관속식물의 목록을 재검토하면, 전체 492분류군 가운데 본 조사에서 미확인된 종은 177분류 군, 재확인된 종은 315분류군으로 확인되었다.
문헌에서 미확인된 종 가운데 한반도 내 분포가 불확실한 분류군은 민들레(Taraxacum platycarpum Dahlst.), 덩굴사 초(Carex pseudocuraica F. Schmidt), 도꼬로마(Dioscorea tokoro Makino)이며, 이들의 세계적인 분포를 고려할 때, 오동 정 가능성이 있으므로 근연분류군과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Cho et al., 2016;Korea National Arboretum, 2016;Kim et al., 2018a;Kim et al., 2019). 국내 분포가 불확실한 분류 군으로 개쇠뜨기(Equisetum palustre L.), 눈괴불주머니 (Corydalis ochotensis Turcz.), 애기원추리(Hemerocallis minor Mill.)는 북한지역에서만 자생한다(Hwang and Kim, 2012;Yang, 2016;Lee and Lee, 2018). 또한, 강화도 내 분포가 불확실한 분류군은 가는잎개고사리(Athyrium iseanum Rosenst.), 왕고사리[Deparia pterorachis (H. Christ) M. Kato], 주목(Taxus cuspidata Siebold & Zucc.), 전나무(Abies holophylla Maxim.), 측백나무[Platycladus orientalis (L.) Franco], 참으아리(Clematis terniflora DC.), 떡버들(Salix hallaisanensis H. Lév.), 왜개싱아[Aconogonon divaricatum (L.) Nakai ex T. Mori], 왜현호색(Corydalis ambigua Cham. & Schltdl.), 숙은노루오줌[Astilbe koreana (Kom.) Nakai], 산벚나무(Prunus sargentii Rehder), 단풍나무(Acer palmatum Thunb.), 왜제비꽃(Viola japonica Langsd. ex Ging.), 기생 꽃[Trientalis europaea subsp. arctica (Fisch. ex Hook.) Hultén], 봄구슬붕이(Gentiana thunbergii Griseb.), 탑꽃 [Clinopodium multicaule (Maxim.) Kuntze], 누운주름잎 (Mazus miquelii Makino), 개쑥부쟁이[Aster meyendorffii (Regel & Maack) Voss], 쑥부쟁이[Aster yomena (Kitam.) Honda], 선사초(Carex alterniflora Franch.), 산사초(Carex canescens L.), 조아재비[Setaria chondrachne (Steud.) Honda], 큰원추리(Hemerocallis middendorffii Trautv. & C.A. Mey.), 중나리[Lilium leichtlinii var. maximowiczii (Regel) Baker], 맥문동(Liriope platyphylla F.T. Wang & T. Tang), 참마(Dioscorea japonica Thunb.) 등이다. 이 가운 데 가는잎개고사리, 참으아리, 단풍나무, 왜제비꽃, 탑꽃, 쑥부 쟁이, 조아재비, 맥문동, 참마 등은 주로 남부지방에 분포하는 남방계 식물이며(Kim and Kim, 2018;Kim et al., 2018a;Lee and Lee, 2018;Kim et al., 2019), 그 외 왕고사리, 주목, 전나무, 측백나무, 왜개싱아, 왜현호색, 숙은노루오줌, 산벚나 무, 기생꽃, 봄구슬붕이, 누운주름잎, 개쑥부쟁이, 선사초, 산사 초, 큰원추리, 중나리 등은 주로 중부지방의 해발고도가 높은 곳에 분포하는 북방계 식물이다(Cho et al., 2016;Korea National Arboretum, 2016;Yang, 2016;Kim and Kim, 2018;Kim et al., 2018a;Kim et al., 2019). 또한, 댓잎현호 색[Corydalis turtschaninovii for. linearis (Regel) Nakai], 가는잎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for. indivisa (Maxim.) H. Hara], 참억새[Miscanthus sinensis var. purpurascens (Andersson) Rendle], 좀닭의장풀(Commelina coreana H. Lév.)은 개체변이에 의한 형질로 각각 현호색(Corydalis remota Fisch. ex Maxim.), 왕고들빼기(Lactuca indica L.), 억새 (Miscanthus sinensis Andersson), 닭의장풀(Commelina communis L.)의 분류학적 이명으로 다루고 있다(Yang, 2016;Chang et al., 2017;Kim et al., 2018a;Kim et al., 2019).
흰꽃여뀌[Persicaria japonica (Meisn.) H. Gross ex Nakai], 애기수영(Rumex acetosella L.), 취명아주(Chenopodium glaucum L.), 개비름(Amaranthus lividus L.), 술패랭이꽃 (Dianthus longicalyx Miq.), 별꽃[Stellaria media (L.) Vill.], 큰꽃으아리(Clematis patens C. Morren & Decne.), 비목나무 (Lindera erythrocarpa Makino), 굴참나무(Quercus variabilis Blume), 콩배나무[Pyrus calleryana var. fauriei (C.K. Schneid.) Rehder], 자귀나무(Albizia julibrissin Durazz.), 땅비수리[Lespedeza juncea (L. f.) Pers.], 붉은토끼 풀(Trifolium pratense L.), 벌완두(Vicia amurensis Oett.), 괭이밥(Oxalis corniculata L.), 고추나무(Staphylea bumalda DC.), 새머루(Vitis flexuosa Thunb.), 수박풀(Hibiscus trionum L.), 산닥나무[Wikstroemia trichotoma (Thunb.) Makino], 두릅나무[Aralia elata (Miq.) Seem.], 층층나무 (Cornus controversa Hemsl.), 산딸나무(Cornus kousa F. Buerger ex Miq.), 사상자[Torilis japonica (Houtt.) DC.], 쪽동백나무(Styrax obassia Siebold & Zucc.), 구슬붕이 (Gentiana squarrosa Ledeb.), 큰조롱[Cynanchum wilfordii (Maxim.) Hemsl.], 실새삼(Cuscuta australis R. Br.), 분꽃나 무[Viburnum carlesii var. bitchiuense (Makino) Nakai], 더 덕[Codonopsis lanceolata (Siebold & Zucc.) Trautv.], 황해 쑥(Artemisia argyi H. Lév. & Vaniot), 삽주[Atractylodes ovata (Thunb.) DC.], 도깨비바늘(Bidens bipinnata L.), 가막 사리(Bidens tripartita L.), 봄망초(Erigeron philadelphicus L.), 금불초[Inula britannica var. japonica (Thunb.) Franch. & Sav.], 노랑선씀바귀[Ixeris chinensis (Thunb.) Kitag.], 개 쑥갓(Senecio vulgaris L.), 미국미역취(Solidago gigantea Aiton), 꼬리새[Bromus remotiflorus (Steud.) Ohwi], 털빕새 귀리(Bromus tectorum L.), 대새풀[Cleistogenes hackelii (Honda) Honda], 우산잔디[Cynodon dactylon (L.) Pers.], 쌀새(Melica onoei Franch. & Sav.), 나도겨이삭(Milium effusum L.), 수크령[Pennisetum alopecuroides (L.) Spreng.], 드렁방동사니(Cyperus flavidus Retz.), 꼴하늘지기[Fimbristylis tristachya var. subbispicata (Nees & Meyen) T. Koyama], 애기나리(Disporum smilacinum A. Gray), 타래붓꽃(Iris lactea Pall.), 금붓꽃(Iris minutoaurea Makino) 등은 한반도 내 분포로 볼 때, 고려산에서도 확인 가능한 분류군이다. 추후 선행 연구자의 채집표본 확인 및 재검토를 거쳐 시기와 경로를 달리한 보완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이번에 처음으로 분포가 확인된 종은 314분류군이며, 이들은 식물목록에 별도(#)로 표기하였다(Appendix 1).
2. 한반도 특산식물
고려산에서 생육이 확인된 한반도 특산식물은 서울제비꽃 (Viola seoulensis Nakai), 키버들(Salix koriyanagi Kimura ex Goerz), 백운산원추리(Hemerocallis hakuunensis Nakai), 붉노랑상사화(Lycoris flavescens M. Kim & S. Lee) 등의 총 6분류군이다(Table 3, Appendix 1). 이 가운데 은사시나무 (Populus × tomentiglandulosa T.B. Lee), 개나리(Forsythia koreana (Rehder) Nakai)는 식재종으로 확인되었다.
서울제비꽃은 전국의 길가, 농경지, 하천가 등에 자라는 식 물(Kim et al., 2018a)로 고려산 내 전역의 저지대에서 많은 개체군이 분포하며, 개체도 풍부하다. 키버들은 제주도를 제외 한 전국의 모든 하천 및 계곡 등 낮은 지대의 습지에서 자라는 식물(Kim and Kim, 2018)로 고려산 내 부근리 계곡 가장자리 에서 수 개체가 확인되었다. 백운산원추리는 한반도에서 분포 역이 가장 넓은 원추리속 식물(Hwang and Kim, 2012)로 저 지대 숲의 가장자리나 초지에 주로 분포한다. 고려산의 능선, 숲 가장자리에서 비교적 흔히 관찰되었다. 붉노랑상사화는 서 해안 해안가 인근 저지대에 자라는 식물(Kim, 2004)로 강화도 지역에는 마니산과 고려산 등지에서만 분포가 확인된다. 적석 사 남쪽 계곡의 사면부에서 소수 개체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 되었다.
3. 적색목록
적색목록 자료집(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의 범주에 따라 위기종(EN: Endangered)에 승마 (Cimicifuga heracleifolia Kom.) 1분류군, 준위협종(NT: Near Threatened)에 큰제비고깔(Delphinium maackianum Regel) 1분류군, 관심대상종(LC: Least Concern)에 개쓴풀 [Swertia diluta var. tosaensis (Makino) H. Hara], 범부채 [Iris domestica (L.) Goldblatt & Mabb.] 2분류군이 확인되 었다(Table 4, Appendix 1).
승마는 경기 및 충남의 서해안 도서에 주로 분포하며(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낙조봉 인근의 숲 속에서 10여 개체가 산발적으로 생육하였다. 큰제비고깔은 중 부 이북의 숲속과 임도 주변의 노출된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이 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고려 산 정상의 서쪽 사면부와 적석사 뒤쪽 계곡 남사면에서 확인되 었으며, 두 개의 개체군에 각각 10여 개체가 분포하였다. 정상 부의 개체군은 군 시설물 유지보수로 인한 인위적 훼손 가능성 이 크다. 개쓴풀은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충남 및 제주 등지의 습지에 분포하며, 습지 훼손에 따른 자생지 감소가 우려되는 식물이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고려산 부근리의 산지 습지에서 2개체만 확인되어, 정밀조사가 필요하다. 자생지 환경으로 보아 인위적 훼손보다는 습지 건조 화에 따른 자연도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범부채는 전국의 해안가와 인접한 산야에 분포하며, 관상 가치로 인해 남획되고 있는 식물이다(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 2012). 낙조봉에서 고려사 방향의 능선 바위틈에서 1개체가 확인되었다. 역시 정밀조사가 필요하며, 등산로와 인접한 바위 틈이라는 생육 환경으로 남획 또는 탐방객의 밟기(답압)에 인 한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4.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은 총 63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일부 지역에만 제한적으로 분포하여 식물지리학적 가치 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Ⅳ등급 이상은 6분류군으로 조사되었 다(Table 5, Appendix 1). Ⅴ등급은 승마 1분류군, Ⅳ등급은 큰제비고깔, 왜미나리아재비(Ranunculus franchetii H. Boissieu), 큰쐐기풀[Girardinia diversifolia subsp. suborbiculata (C.J. Chen) C.J. Chen & Friis] 등 5분류군이다.
왜미나리아재비는 강원도의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지역 에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Yeau, 2007), 인천시 강화 도, 덕적도, 경북 영천시, 의성군, 경남 거제도 등 저지대의 숲 속에서도 확인되었다(Park and Kim, 2017). 고려산 내 백련사 아래 계곡 사면부에 수십 개체가 산발적으로 생육하였다. 큰쐐 기풀은 중부 이북의 숲속이나 습한 곳에 자라는 식물(Kim, 2007)로 적석사 계곡 사면을 따라 큰 군락을 이루며 군생한다. 계곡 사면을 덮을 정도로 큰 군락이며, 수천 개체가 분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버들바늘꽃(Epilobium palustre L.)은 전국 의 습지에 분포하는 식물(Lee et al., 2013)로 고려사 아래 휴경지에서 100여 개체가 관찰되었다. 그 외에 Ⅲ등급은 털족 도리풀[Asarum mandshuricum (Maxim.) M. Kim & S. So], 물박달나무(Betula dahurica Pall.), 큰꿩의비름[Hylotelephium spectabile (Boreau) H. Ohba], 병아리꽃나무[Rhodotypos scandens (Thunb.) Makino], 애기중의무릇(Gagea hiensis Pascher) 등 11분류군, Ⅱ등급은 피나물(Hylomecon vernalis Maxim), 앵초(Primula sieboldii E. Morren), 꼬리조팝나무 (Spiraea salicifolia L.), 애기골무꽃(Scutellaria dependens Maxim.) 등 20분류군, Ⅰ등급은 야산고비(Onoclea sensibilis L.), 왜박주가리(Tylophora floribunda Miq.), 두루미천남성 (Arisaema heterophyllum Blume), 방울비짜루(Asparagus oligoclonos Maxim.) 등 26분류군이 확인되었다(Appendix 1).
5. 침입외래식물
본 조사에서 확인된 침입외래식물(Invasive Alien Plant)은 긴털비름(Amaranthus hybridus L.), 공단풀(Sida spinosa L.), 울산도깨비바늘(Bidens pilosa L.), 능수참새그령[Eragrostis curvula (Schrad.) Nees] 등의 총 58분류군이 확인되었으며, 이 가운데 생태계교란종은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L.), 가시상추(Lactuca scariola L.), 미국쑥부쟁이[Symphyotrichum pilosum (Willd.) G.L. Nesom] 3분류군이 조사되었다(Table 6, Appendix 1). 이전 연구(Jeon, 1998;Kim, 2012)에서 기록 된 외래식물 27분류군에 비해 많이 증가하였다.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침입외래식물 375분류군(Son et al. 2019)을 기준으로, 귀화율(NI: Naturalized Index, 외래식물 의 분류군 수/관속식물의 총 분류군 수 × 100)은 9.2%, 도시화 지수(UI: Urbanization Index, 외래식물의 분류군 수/한반도 외래식물의 총 분류군 수 × 100)는 15.5%로 계산되었다.
인근 강화도 산지와 비교했을 때, 길상산은 64분류군(Kim and Kim, 2013), 별립산은 46분류군(Kim et al., 2015), 진강 산은 44분류군(Kim et al., 2016), 혈구산은 31분류군(Park and Kim, 2017), 덕정산은 46분류군(Kim et al., 2018c), 마 니산은 49분류군(Kim and Park, 2018)으로 각각 조사되어 길상산에 분포하는 외래식물보다는 다소 적었으나 그 외 산지 보다는 비교적 많이 분포하였다. 이는 본 지역이 다른 산지에 비해 교란된 곳이 많아 외래종의 출현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고려산의 외래식물은 해병대 주둔지, 정상부 군사시설물 및 헬기장, 경작지, 임도 등의 교란된 곳에서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돼지풀은 저지대의 교란된 지역에서부터 산림 내 등산로 주변까지 확산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 하다.
한편, 잠재침입식물(Potentially Invasive Plant)은 일본잎 갈나무[Larix kaempferi (Lamb.) Carrière], 리기다소나무 (Pinus rigida Mill.), 이태리포풀라(Populus × canadensis Moench), 길다닥냉이(Lepidium densiflorum Schrad.), 앵도 나무(Prunus tomentosa Thunb.), 참오동나무[Paulownia tomentosa (Thunb.) Steud.], 카밀레(Matricaria chamomilla L.) 등 7분류군이 분포하였다(Appendix 1).
6. 종합고찰 및 제언
본 연구의 조사 결과, 고려산에서 확인된 관속식물은 112과 371속 568종 10아종 45변종 2품종 4교잡종으로 총 629분류 군이 확인되었다. 한반도 특산식물은 서울제비꽃, 커버들, 붉노 랑상사화 등 6분류군이며, IUCN 평가기준에 따른 적색목록은 총 4분류군으로 위기종(EN: Endangered)에 승마 1분류군, 준 위협종(NT: Near Threatened)에 큰제비고깔 1분류군, 관심대 상종(LC: Least Concern)에 개쓴풀, 범부채 2분류군이 관찰되 었다. 식물지리학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식물구계학 적 특정식물 Ⅳ-Ⅴ등급은 승마, 큰제비고깔, 왜미나리아재비, 큰쐐기풀 등 6분류군이며, 그 외 Ⅲ등급 11분류군, Ⅱ등급 20 분류군, Ⅰ등급 26분류군으로 총 63분류군이 조사되었다. 침 입외래식물은 긴털비름, 공단풀, 울산도깨비바늘, 능수참새그 령 등 58분류군이며, 그 가운데 생태계교란종은 돼지풀, 가시 상추, 미국쑥부쟁이 3분류군이 확인되었다.
고려산은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고려사 등의 유서 깊은 고찰이 자리하고, 매년 4월 중순에 열리는 진달래 축제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한 강화도 지역에 방문하는 연간 관광객은 202만 명 정도이며, 그 가운데 고려산 에 방문하는 연간 관광객은 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Ministry of Culture, Sports and Tourism, 2020). 이와 더불어 방문객을 위한 등산로 개설과 나무계단 설치, 인공 식재 (왜철쭉류)에 의한 인위적 생육 환경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러한 환경변화는 생물 다양성 감소라는 원인으로 작용하며 (Kang et al., 2020), 그 지역에 없었던 외래종의 유입과 같은 생태계 교란이 발생한다(Kim and Park, 2018).
고려산의 식물 다양성 보존과 관련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연간 방문객이 봄철 진달래 축제 시기에 집중되고 있어 방문객 일일 총량제 도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인공 식재(왜철쭉류)된 식물은 자생지 환경에 맞는 식물로 대체 및 이식이 필요하다. 셋째 지자체에서 마련하는 자연환경보전 실 천계획, 도시기본계획 등의 수립에 앞서 시민참여를 바탕으로 분야별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공동의 작업이 필요하다(Kwon and Park, 2014). 계획수립 후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이루 어져야 하며, 그 전략과 목표는 수정과 보완으로 연결되어야 한다(Kwon and Park, 2014). 나아가 체계적인 보호를 위해 생태계의 핵심, 완충 및 전이 지역을 지정하여 환경을 입체적으 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Kim and Park, 2018).
본 연구는 고려산에 분포하는 식물상적 조사를 수행한 결과 물로, 그 지역의 현황과 식물지리학적 중요성을 알리고 보전정 책 및 복원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기초자료 제공과 합리적인 관리방안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