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에 이르기까지 1,400㎞ 이상 에 걸쳐있는 중심적인 산줄기로 한반도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그 중, 남한지역은 약 684㎞로 향로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 로 보았으나, 2013년 휴전선 인근까지 추가 지정되어 총 701 ㎞의 산줄기를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구분하여 백두대간보 호지역으로 관리하고 있다. 또한,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전통지 리 인식체계의 산물로 우리 민족 고유의 사회·문화적 가치는 물론, 자연환경과 생태계의 근본을 이루는 주요 축으로서 생물 다양성의 유지 등 생태적으로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Kwon et al., 2004;Lee et al., 2007;Choi et al., 2015;Korea Forest Service, 2015;Shin et al., 2016).
이러한 백두대간의 보전가치를 인지한 산림청 등의 국가기 관들은 백두대간의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다년간 연구 지원 및 법제도화를 추진하였고(Kwon et al., 2004), 그 결과 2003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공포하였 으며, 2005년에는 2,634.27㎢에 이르는 백두대간보호지역을 지정하였다(Choi et al., 2015;Korea Forest Service, 2015). 이후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 제 4조의 규정에 따라 “백 두대간 보호 기본계획”이 10년 단위로 수립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시행계획 또한 수립 및 추진되어오고 있다.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은 백두대간의 보호에 관한 기본방향, 백두대간의 자 연환경 및 산림자원 등의 조사와 보호, 백두대간의 생태계 및 훼손지의 복원·복구 등에 대한 주요 과제 및 추진 계획이 포함 되어 있고, 이를 통해 백두대간의 장기적인 보전·관리 및 이용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Korea Forest Service, 2015;Shin et al., 2016).
하지만 백두대간이 지정된 법률에 의해 보호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지역으로 지정되기 이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훼손된 많은 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그에 따른 복원 계획수립 및 사업시행이 전무한 실정이며(Choi et al., 2015), 백두대간 의 입지적, 자원적 특성을 활용하기 위한 각종 개발과 그에 따른 방문객의 증가, 그리고 기후변화 등에 의한 훼손이 점차 가속화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Kong, 2008;You et al., 2009;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2010;Shin et al., 2016). 이에 따라 백두대간보호지역 내 훼손지에 대한 실태조 사를 통해 훼손 현황 파악과 진단평가에 기초하여 복원 및 관리 방안 제시가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백두대간의 훼손지를 대상으로 훼손실태를 파악하고, 훼손 유형별 복원방안을 제시 하는 다수의 연구가 수행되었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현장조사 를 바탕으로 백두대간의 산림훼손 실태만을 파악하여 정량적인 분석에 대한 결과가 미흡하고, 단편적인 복원이나 관리방안 제 시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Kwon et al., 2004;Lee et al., 2007;Song et al., 2007;Choi et al., 2015;Shin et al., 2016). 또한, 백두대간 지리산권역에 대한 훼손지 분류 및 SERI에서 제시한 생태적 복원의 절차에 따른 연구의 수행이 전무함에 따라 본 연구를 수행하고자 하였다.
SERI(2004)에서는 생태적 복원이란 “질이 떨어지고, 손상 되거나 파괴된 생태계의 회복을 돕는 과정”으로 정의하고 있으 며, 생태계의 건강성, 온전성 및 지속가능성의 회복을 돕고 가 속시키는 의도적 활동으로써 훼손의 정도에 따라 그 방법이 다양하다고 알려져 있다(National Research Council, 1991;Aronson et al., 1993;Berger, 1993;SERI, 2004). 또한, 온전한 자연의 체계와 기능을 모방하여 인간이 훼손시킨 자연 을 치유하고 다양한 생물들에게 서식공간을 제공함에 따라 인 류의 미래 환경을 확보하고자 하는 생태기술로 지속가능한 개 발과 보전의 기본적인 요소이며(Aronson et al., 1993;Berger, 1993;An et al., 2016b), 생태적 훼손에 대한 회복과 더불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Shackelford et al., 2013). 이러한 생태적 복원의 일반적 과정은 1) 훼손 생태계에 대한 진단평가, 2) 진단평가 결과에 대한 분석, 3) 참조생태계 정보 수집, 4) 진단평가 결과 및 참조생태계 정보에 기초한 복원계획 수립, 5) 복원사업 시행, 6) 정착과정 모니터링, 7)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순응관리 순서로 진행된다(SERI, 2004). 하지만 국내의 복원사업은 훼손 정도에 대한 실태조사가 생략되는 경 우가 많았으며, 선행되어야 하는 실태조사 결과에 기초한 복원 의 수준과 방법이 결정되기 보다는 훼손 정도에 관계없이 대부 분 기존에 선행되어 오던 동일한 방법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되 는 조림 수준에서의 녹화용 복구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또한, 참조생태계 정보도 거의 활용되지 않은 채 사업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한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결과 투자되는 비용 및 에너지 대비 복원효과가 크지 않고, 생태적 여건이 다르다고 판단되는 훼손지임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방법으로의 복원방향 이 설정되거나 다양성과 지역특이성이 반영된 복원이 이루어지 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Lee et al., 2005;Lee et al., 2007;An et al., 2016a;An et al., 2016b).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백두대간 지리산권역의 핵심 및 완충 구역 내 훼손지에 대한 현황을 정량화함과 동시에 개소별 훼손 유형 및 환경특성을 분석하고, 향후 복원 목표 및 복원 방향 설정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분류된 훼손지의 유형별 실 태조사를 통해 훼손 정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전통적인 개념에서는 백두대간 범위나 경계를 언급하지 않 고 있어(Lee et al., 2007), 본 연구에서는 제2차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2016~2025)에 따라 산림청에서 지정한 백두대간보 호지역을 기준으로 경계를 설정하였으며, 제2차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2016-2025)에 의 한 백두대간 5개 권역에 대해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2019 년도부터 2023년까지 권역별로 조사하고자 하며, 5개 권역 가 운데 가장 남단에 위치한 지리산권역(천왕봉~육십령)을 공간 적 범위로 우선 설정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공간적 범위로의 조사결과에는 반영하였지만 지리산권역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 는 지리산국립공원의 경우 연구에서 배재하였는데, 이는 국립 공원의 자연자원 보호 및 보전 등 국립공원공단의 직접 관리 구역으로 조사 및 관리가 철저히 이루어질 것으로 판단하였으 며, 다양한 훼손이 일어나고 있으나 실태조사 및 관리가 미흡하 다고 판단되는 핵심 및 완충구역을 대상으로 연구 및 조사를 수행하였다. 연구 대상지역인 지리산권역은 마루금의 길이 95 ㎞, 전체 면적 340㎢로 천왕봉부터 육십령 사이의 소구간은 천왕봉~벽소령, 벽소령~정령치 및 덕치~육십령으로 구분하였 다. 지리적으로는 동경 127° 28′~127° 49′, 북위 35°1 5′~35°46′에 위치해 있고, 평균 고도는 976m이다. 각 조사 지역에 인접한 장수군, 함양군 및 남원시 지역의 기상관측소에 서 지난 30년간 측정된 기상자료를 분석한 결과 연평균 기온과 연강수량은 각각 12.8℃ 및 1,556.6㎜ 였으며, 지질은 화강암 류가 주 모암을 이루고, 토양은 대부분 사양토와 사토인 것으로 나타났다.
2. 조사 및 분석
본 연구에서는 지리산권역의 유형별 훼손지 실태조사를 진 행하기 위해 우선 정사영상을 통한 훼손지를 추출하였으며, 현 장답사를 통해 추출된 훼손지 및 참조생태계(대조구)의 식생, 식물상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조사내용을 바탕으로 분석 을 진행하였다. 참조생태계란 생물군집과 무생물 요소들이 유 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건강한 생태계를 의미하며, 훼손 된 지역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지역적으로 유사한 인근의 온전 한 자연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곳을 대상으로 참조생태정보를 수집하여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다(An et al., 2016). 이에 따라 훼손지의 복원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 각 훼손 유형별 유사한 환경의 지소를 참조생태계로 설정하여 조사하였다.
사용된 위성영상은 국내에서 허용된 고해상도 영상인 Rapideye 위성영상과 Google Earth 시계열적 영상으로, 각 최 적 촬영 시기를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영상처리는 Rapideye-3 과 Rapideye-4 위성에 탑재된 센서에 의해 3번에 걸쳐 나뉘어 촬영되었고, 영상 모자이크를 사용하여 정사보정 하였다. 토지 피복현황은 감독분류법(supervised classification method)의 일종인 SVM(support vector machine)을 이용하여 Rapideye 영상을 분류하였고, Radial-based function 커널을 적용하여 비선형분류법 교차검증 하였다. 지형 및 기후요소 추출은 ASTER Global Digital Elevation Model(GDEM) version 2 데이터와 World Clim Version 2 데이터를 이용하였다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Jet Pulse Laboratory, 2017). 구축된 공간자료 정보는 ArcGIS 10.2 프 로그램을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영상분석을 통해 추출된 훼손지 중 지리산국립공원지역을 제외하고, 일정 면적 이상의 접근이 가능한 지역 총 14개소의 훼손지와 훼손지에 인접한 참조생태계 6개소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수행하였다(Figure 1, Table 1). 2019년 4월부터 10월 까지 현지조사를 통해 개소별 관속식물상 및 식생조사를 실시 하였다. 식생조사는 각 개소별 출현하는 모든 식물군락에서 균 질한 군락을 대상으로 식물사회학적 절차를 적용하여 수행하였 다(Braun-Blanquet, 1964; Muller-Dobis and Ellenberg, 1974). 식생조사에 사용한 방형구는 교목이 우점한 식생의 경 우 100㎡(10 m×10 m), 관목이 우점한 경우 25 ㎡(5 m × 5 m), 초본이 우점한 경우 4 ㎡(2 m × 2 m) 크기로 구획을 설치하였다. 정확한 식물 동정을 위해 Lee(2003), Ministry of Environment(2009), Lee et al.(2011b), Kim and Kim(2018) 등의 자료를 참고하였으며, 학명과 국명은 국가표 준식물목록(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and Korea National Arboretum, 2002)을 참고하여 작성하였다.
훼손지 내 출현한 귀화식물의 정량적 분석을 위해 도시화지 수(UI: Urbanized Index)와 교란율(DI: Disturbed Index)을 이용하였다. 먼저 도시화지수는 Yim and Jeon(1980)를 참고 하여 산정하였으며, 산출과정은 UI=(우리나라 귀화식물 총 종 수/단위지역의 귀화식물 출현 종수)×100%로 공식적으로 발표 된 우리나라 귀화식물 321분류군(Lee et al., 2011b) 대비 조 사지내 귀화식물 분류군에 대한 비율을 나타낸다. 교란율은 Oh et al.(2011)에 의한 방법으로 생태계교란야생식물에 대해 정 량적인 해석을 위한 것으로 산출과정은 교란율(DI)=(단위지역 의 생태계교란야생식물 종수/우리나라 전체 생태계교란야생식 물 15종)×100%와 같다(Oh et al., 2011).
또한, 훼손 유형별 종 조성을 비교하기 위하여 DCA (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 서열법을 적용하였다 (Hill and Gauch, 1980). 수집된 식생자료에서 각종의 피도계 급을 그 계급이 나타내는 식피율 범위의 중간 값으로 전환한 후, 전체 출현종의 합에 대한 각 종의 상대값으로 구한 중요치 (important value)로 삼았으며, 이 과정에서 출현빈도 5%이하 의 종은 제외하였다. 또한, 이를 토대로 각 유형별 훼손지 및 참조생태계간 식물 종조성의 유사정도를 비교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훼손지별 유형 분류
백두대간 지리산권역을 대상으로 훼손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훼손지의 패치(patch) 수는 57개이며 국립공원을 벗어난 덕치~육십령구간에서 전체의 53%가 출현하였다. 각 훼손지별 평균면적은 6.1㏊로 나타났고, 천왕봉~벽소령 구간(7.1㏊), 덕 치~육십령 구간(6.6㏊) 및 벽소령~정령치 구간(4.4㏊)의 순으 로 나타났다(Table 2).
각 소구간별 훼손지의 평균 해발고도 및 경사를 분석한 결과, 평균 해발고도의 경우 천왕봉~벽소령 구간(1,178m), 벽소령~ 정령치 구간(1,152m) 및 덕치~육십령 구간(598m)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고, 평균 경사의 경우 천왕봉~벽소령 구간(24°), 덕치~육십령 구간(18°) 및 벽소령~정령치 구간(17°)의 순으로 가파르게 나타났다. 이는 평균 고도가 낮고, 경사가 완만한 지 역일수록 훼손지의 패치 수 및 훼손지의 면적이 넓게 나타남에 따라 인간의 접근이 용이한 지역일수록 개발 압력이 높은 것으 로 판단된다.
각 소구간별 주요 훼손지 유형을 분석한 결과 천왕봉~벽소 령 및 벽소령~정령치 구간에서는 초지의 비율이 가장 높게 나 타났고, 덕치~육십령 구간에서는 초지와 경작지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모든 구간에서 경작지 및 경작 후 방치한 상태에서 시간이 경과된 초지(폐경지)의 비율이 높게 나타남에 따라, 이 는 농업적 토지이용이 백두대간 지리산권역의 주요한 훼손요인 임을 의미한다(Figure 2).
실태조사를 실시한 14개소 훼손지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대 부분 백두대간 보호지역의 핵심지역(79%)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훼손지 면적은 5㏊ 미만으로 나타났고, 그 중 남원시 아영면 일대리(No. 13, 14)의 경우 능선부부터 산정 까지 띠형태로 한쪽 사면이 대부분 훼손됨에 따라 그 면적이 넓게 나타났다. 능선부에서는 사면에 고사리를 재배하는 경작 지의 형태로 나타났고, 산정부는 쉼터, 기상장치 등 나지 형태 의 훼손지가 분포하였다. 훼손지의 해발고도는 410~893m로 주로 저지대에 분포하였고, 경사는 9~26°의 범위에 위치하였 다(Table 3).
백두대간 및 정맥의 산림, DMZ 및 민북지역의 산림, 해안 및 도서지역의 산림, 계류 및 산림습원, 산지전용지 및 채석․채 광지, 산사태 발생지, 산불 발생지, 생활권 산림훼손지, 산림 내 폐도, 산림 내 훼손서식지 등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산림복원사업의 시행이 요구되는 지 역 중 지리산권역은 백두대간 및 정맥의 산림과 생활권 산림훼 손지, 산림 내 폐도 등이 확인되어 산림복원사업이 필요한 것으 로 확인되었다. 또한, 훼손지별 토지이용 유형을 분석한 결과 훼손지의 유형은 복원지, 초지, 벌채지, 경작지 및 나지 5개로 분류되었으며, 초지, 경작지, 벌채지의 순으로 비율이 높게 나 타났는데 이는 농업적 토지이용이 주요 훼손요인임을 나타낸 다. 이에 따라 초지, 경작지와 같은 개인의 사유로 사용되고 있는 토지에 대한 복원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함으로써 백두대 간 생태축의 연결성을 회복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
2. 훼손지 유형별 실태
총 14개소의 훼손지 유형 분류 결과에 따라 초지, 경작지, 복원지, 벌채지 및 나지로 구분하여 확인된 관속식물, 일년초와 이년초의 비율, 귀화식물의 수, 도시화지수(UI), 교란율(DI), 층 구조, 피도 1%이상 관속식물의 수, 패치면적, 경사, 고도 및 핵 심 및 완충 구역에 대한 세부적인 결과를 도출하였다(Table 4).
초지는 훼손지 유형 중 가장 많이 조사가 이루어져 백두대간 지리산권역의 주요 훼손지 유형이 대부분 초지로 분석된 결과 를 뒷받침한다. 총 7개소의 초지 조사결과를 보면 개소수가 많았던 만큼 다수의 귀화식물이 조사되었고, 일년초와 이년초 의 비율이 25%로 나지에 이어 2번째로 높았으며, 도시화지수 가 4%, 교란율이 13%로 나타나 식물의 유출입과 초지의 교란 정도가 다른 훼손지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층 구조 또한 대부분 초본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다층구조로 식생이 안정화되 기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생태계교란식물 제거와 다층구조 조성을 통해 참조생태계와 유사한 자연식생으 로의 천이유도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작지는 총 3개소로 훼손지 유형 중 훼손 면적이 가장 넓게 나타났으며, 자생식물 뿐 아니라 귀화식물도 초지에 이어 2번 째로 많이 확인되었다. 일년초와 이년초의 비율은 토지이용 특 성상 잡초로 인식하여 제거가 이루어져 4%의 낮은 비율을 나 타냈으나 제초제로 완전 제거가 어려운 다년생 초본(밭 잡초) 의 비율은 높게 나타났고, 경작지의 대부분이 고사리 밭인 것으 로 확인되었다. 또한, 토지이용 특성상 외부의 출입이 잦고, 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하여 도시화지수가 2%, 교란율이 13% 로 특히 생태계교란식물의 비중이 컸으며, 넓은 면적에 동일한 종을 재배하여 단조로운 식생구조를 이루고 있어 토지이용에 대한 변경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원래의 자연식생으로 회복 되는데 가장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 벌채지, 복원지, 나지의 조사 결과 초지와 경작지에서 확인된 생태계교란야생식물은 전혀 조사되지 않았으며, 귀화식 물의 수도 적게 확인되어 도시화지수가 2.5% 이내로 낮은 것으 로 나타났다. 벌채와 복원 등으로 인위적 교란은 일어났지만 목본성 수종의 식재로 교란된 지역에서 흔히 출현하는 다양한 귀화식물들의 반입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나지의 경 우에도 접근 경로가 하나이며, 고도가 높아 귀화식물의 유입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일년초와 이년초의 비율이 28%로 다른 훼 손 유형에 비해 특히 높게 나타나 천이 초기단계로 판단하였다.
5개의 훼손지 유형 조사 결과 모두 천이 초기단계로 확인되 어 참조생태계를 모방한 다층구조를 조성함으로써 식생을 안정 화시키고, 조사된 생태계교란야생식물의 경우 확산방지 등의 적합한 조치 방안 마련을 통한 관리와 비유입 지역에 대한 유입 여부 확인 등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식물에 국한된 조사결과 뿐 아니라 야생동물의 흔적 및 곤충조사를 통해 생물다양성의 통합적 관점에서 훼손 실태를 진단할 수 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본래의 자연이 인위적 또는 자연적 교란에 의해 훼손 이 발생했다면, 그 대상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우선 점검하여 야 한하는데 이를 위해 훼손지 또는 복원지에 대한 실태조사가 우선되어야 하고 실태조사가 이루어지면 그 결과에 근거하여 문제의 정도를 인식하여 이를 참조생태계와 비교해 보면 복원 의 수준과 방법을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실태조사에 의거한 진단평가는 복원 과정의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An et al., 2014). 하지만 국내에서 수행된 대부분의 복원사업에서 진단평가는 생략되는 경우가 많고, 도입되어도 그 결과에 기초 하여 복원의 수준과 방법이 결정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비용과 에너지가 낭비되고, 그 효과도 크지 않다. 따라서 실태조사 결 과에 기초하여 훼손정도에 따라 복원의 방법을 달리한다면 비 용의 낭비를 막을 수 있고, 보다 나은 복원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Lee et al., 2005;Lee et al., 2007).
3. 참조생태계와 비교된 훼손지의 종 조성
참조생태계와 훼손지의 종조성 차이를 비교하고, DECORANA 를 수행한 결과를 토대로 이차원 공간에 각각의 훼손군락과 참조생태계군락을 배열하여 군락간 유연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DCA분석을 실시하였다.
각 훼손 유형별 식물군락을 서열화한 결과 그 배열은 Ⅰ축상 의 복원지, 경작지, 초지, 벌채지 및 나지 순으로 나타나 훼손 유형별로 구분되어 배열되는 경향이었다. Ⅰ축상의 왼쪽은 식 생이 어느 정도 정착한 복원지, 경작지, 초지의 식물군락들이 분포하였고, 오른쪽에는 식생이 빈약한 벌채지와 나지의 식물 군락들이 분포하였다. 또한, 경작지와 초지의 식물군락 배열은 지역적으로 유사한 식물군락들이 서로 가까이 위치하여 종조성 의 차이가 크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Figure 3).
각 훼손 유형별 조사지와 참조생태계에서 수집된 식생자료 를 바탕으로 식분을 서열화한 결과 훼손지의 식생분포는 Ⅰ축 상의 가운데에 집중되어 분포하였고, 참조생태계의 식생분포 는 Ⅰ축상의 오른쪽과 왼쪽에 나눠져서 분포함에 따라 훼손지 와 참조생태계간 종조성의 차이를 나타내었다. 이러한 결과는 훼손지의 경우 일년생 초본과 귀화식물이 우점하는 1층 구조의 단순한 구조인데 반해 참조생태계에서는 초본, 관목, 아교목, 교목 등 다양한 층위에서 다양한 종이 출현한데서 기인한 결과 로 판단된다(Figure 4).
인위적, 자연적 훼손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방안 마련 및 원래의 자연으로의 회복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참조생태계 정보 수집이 필수적이며, 참조생태계는 복원프로젝트를 계획하기 위한 모델을 제공하고, 추후 복원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지침을 제공한다고 언급한 내용도 이를 뒷받침 한다(SERI, 2004;An et al., 2016a;An et al., 2016b). 추후 복원방향 설정 시에는 수집된 참조생태계의 식생정보를 토대로 복원계획을 수립함으 로써 훼손된 지역이 적합한 생태적 복원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유도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4. 고찰
본 연구는 백두대간의 훼손지 현황파악 및 각 훼손지 유형별 참조생태계를 조사하여 훼손유형에 대한 복원방향을 제시하고 자 하였으며, 이를 위해 2019년 지리산권역을 대상으로 조사하 였고 연차별로 백두대간 5개 권역에 대한 훼손지 현황을 조사 하고, 유형 분류하여 복원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기존의 연구 에서 백두대간의 단순한 현황분석을 실시하고 지형 안정화나 토사유출 방지 등을 위한 복구사업 위주의 복원방안만을 제시 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조사방법과 결과를 이 논문에서는 제시 하고 있다.
특히 기존의 논문에서는 자생식물 군락을 복원의 모델로 삼 고 자생종 위주의 녹화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고 제시되었던 수종들이 주로 새, 쑥, 달맞이꽃, 족제비싸리, 비수리, 낭아초 등의 천이초기종과 귀화식물이 주를 이루어 실제 복원의 목표 종과 동떨어지는 결과를 제시하여 그간 이루어진 대다수의 복 원은 생태적 복원절차를 무시한 복구 개념의 복원이 수행되었 다고 생각한 An et al.(2016)의 의견과도 일치한다. 또한, 이러 한 복원방안은 Lee et al.(2011a)와 An et al.(2014)에 의해 제안된 투자된 비용과 에너지 대비 복원의 효과가 낮고, 다양성 과 지역특이성이 반영된 복원이 이루어지지 못해 복원 사업이 계속 진행되어도 발전이 이루이지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지지 한다.
반면 본 연구에서처럼 생태적 복원의 절차(SERI, 2004)에 따라 식생정보에 기초하여 훼손 유형별 실태를 진단하고, 이러 한 진단 결과를 토대로 참조생태계 정보에 기초하여 복원 목표 를 수립한다면 생태적 복원이 추구하는 본래의 목적에 더 부합 될 것으로 판단된다. 나아가 과거 지도를 통한 원지형 파악, 훼손지의 토양적 특성 분석, 참조생태계의 환경적 특성 정보 수집을 통해 복원 목표 및 방안을 구체화하여 백두대간보호 기본계획 수행을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됨으로써 보전과 이용 의 조화를 통한 백두대간의 가치 증진이라는 목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의 행해져오던 주먹구구식의 복원의 개념에서도 벗어나 야 하겠지만, 훼손지를 참조생태계에 기초한 자생식물 군락으 로 복원하기 위해서는 국가 및 지자체, 관련기관에서도 다양한 연구 및 시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에 본 연구를 시작으로 백두대간 훼손지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복원을 위해 다방면의 기초조사가 보다 많이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