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한반도가 분단된 이래 통일은 우리 민족의 가장 중요한 소망 이자 현안의 하나이며(Gong, 2006),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수단으로서 사회·경제·문화·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남북한 상 호 협력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경기연구원(2018)1)의 연구결 과에 따르면 환경 분야 중 남북협력이 가장 필요한 분야로 에너 지(52%), 산림녹지(25%), 물의 이용‧관리(12%) 순으로 필요 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북협력 기본방향으로 지속가 능한 협력(47%)을 최우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처럼 자연환 경 분야에서 지속가능한 남북협력을 위해서는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 체계와 현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효과적 인 협력추진을 위해 대북 제재 현황 등 협력 여건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자연환경 보전 협력을 통한 한반도 의 평화정착 이슈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아 왔으나, 북한의 자연생태계에 대한 우리의 정보와 지식은 단편적이고 제한적이 어서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Gong, 2006).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체계에 대한 이 해를 돕기 위해 북한의 헌법을 비롯한 자연환경 보전 관련 법제 의 근간을 살피고 그 발전단계를 고찰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자연환경 보전 관련 법률의 수립 시기, 제정 목적, 법조항의 구성, 보호․보전 관련 주요 내용, 법률간 상호 연관성 등을 분석 하고, 자연환경 보전 수단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보호지역 지정을 위한 근거 법령, 보호지역 유형, 지정대상 등의 분석을 통해 북한의 보호지역 체계에 대해 정리하였다. 또한 북한의 보호지역 기초자료 구축을 위해 국제사회에 알려진 북한의 보 호지역에 대한 현황자료를 분석하고, 자연환경 관련 북한의 국 제협력 네트워크 현황, UN 대북제재 현황 등 현재 상황에서의 자연환경 분야 남․북 협력 여건 분석을 통해 향후 자연환경 분 야 남북 협력 강화를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체계 특성을 전반적으로 이해할 수 있 는 기초 연구 자료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조선민주주의인 민공화국의 헌법부터, 환경 전반 관련 법률, 자연환경 관련 법 률의 수립 시기, 목적, 법 조항 구성, 보호․보전 관련 주요 내용, 법률간 상호 연관성 등의 분석을 통해 자연환경 보호․보전 관련 북한의 법체계를 정리하고 이의 시대적, 내용적 발전단계를 고찰 하였으며, 우리나라의 관련 내용과의 비교를 통해 북한 자연환경 법제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또한 북한 자연환경의 실질적인 현지 내 보전 현황 파악을 위해 보호지역과 관련된 법제 분석을 통해 보호지역 유형, 지정 대상, 보호․보전수단 등 법률적 근거를 살펴보고, 남․북한 보호 지역의 대표 법률이라 할 수 있는 자연보호구법(북한), 자연공 원법(남한)의 용도지구, 관리계획 등 관리수단의 비교․분석을 통해 남․북한 보호지역 관리체계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하였다. 북한의 보호지역에 대한 정보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신뢰 할 수 있는 정보구축을 위해 북한이 공식적으로 국제사회에 보고한 생물다양성협약(CBD) 국가보고서와 국가생물다양성 전략 및 이행계획 내용을 분석하고, 국제 보호지역과 국제기구 를 통해 공식 발간된 기초자료를 종합적으로 정리하여 보호지 역 유형과 그 지정 현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하였다.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체계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남북협력 여건을 분석하기 위해 자연환경 및 생물다양성 분야에 북한이 가입 활동하고 있는 국제기구와 국제협약을 정리하여 협력 가 능한 네트워크를 도출하고, UN 및 양자 대북 제재현황 파악을 통해 현 제재상황에서 예외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살펴 보고 그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체계
북한의 환경관은 환경의 오염과 자연 파괴는 자본주의 사회에 서 자본가들의 이윤 획득을 위한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자연적 인 재해가 아닌 사회적 재난으로 간주하여, 진정한 환경보호와 공해방지는 사회주의 사회에서 원만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 고 있다. 북한은 정권 수립기에서 1970년대 초까지는 환경 보호 와 관련된 법제가 마련되지 못하였으며, 1977년 토지법의 제정 을 통해 토지 보호, 보호구역, 산림조성 및 보호 등 환경 보호에 대한 개념을 도입2)하기 시작하였다.
1992년 헌법을 개정하면서 처음으로 환경에 관한 사항(조선 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 제57조)을 법조문에 포함하였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국가는 생산에 앞서 환경보호대책을 세우며 자 연환경을 보존, 조성하고 환경오염을 방지하여 인민들에게 문화위 생적인 생활환경과 로동조건을 마련하여 준다.” 로 환경보호에 관한 국가의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가 1980년 헌법 개정(헌법 제9호 33조)을 통해 “모든 국민은 깨끗한 환경에 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 하여야 한다.”고 환경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현행 헌 법(1987년 헌법 제10호 35조)에서 “모든 국민은 건강하고 쾌적 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가지며, 국가와 국민은 환경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북한의 헌법에서는 환경보호에 대한 국가의 책무만 을 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환경보전을 위한 국가와 국민의 노력 모두를 규정하고 있다는 차이가 존재한다.
북한 환경법제의 발전 단계는 환경보호법의 제정(1986년)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으며, 환경보호법 제정 이전에는 토지법이나 인민보건법 등에 환경보호 관련조항을 규정하거나 주석명령이나 내각 정령의 형식으로 환경보호에 대해 규율한 반면 환경보호법 제정 이후에는 최고인민회의의 법령 또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의 정령 등의 형식으로 개별 하위법 령들이 채택되어 환경보호법을 기본법으로 다양한 분야의 하위 법령들이 제정되어 분화해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법무부, 2015). 따라서 북한의 자연환경 관련 법령은 토지법과 환경보 호법(1986년 제정)이 그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밖의 환경관련 법률로 국토계획법(2002년)3), 환경영향평가 법(2005년)4), 국토환경보호단속법(1998년)5), 산림법(1992년)6), 대동강오염방지법(2008년)7), 바다오염방지법(1997년)8), 하천 법(2002년)9) 등이 있다(Table 1).
특히 국토계획법에서는 국토계획 작성에서 지켜야 할 원칙 으로 6가지10)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 중 6번째 원칙으로 환경을 파괴하지 말도록 하고 있다.
2. 북한의 자연환경 보호지역 관련 법제
북한의 보호지역 관련 주요 법률로는 환경보호법, 자연보호 구법, 명승지․ 천연기념물보호법, 원림법 등이 있으며, 이들 법 률이 제정되기 전의 초기 보호지역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결정이나 정무원 결정을11) 통해 지정․관리하였고 1986년 환경 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보호지역 유형이 구체화12) 되고 효과적 관리를 위한 근거 조항들이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환경보호법은 총 4장 58조로 구성되어 있는데 제1장에서 환경보호의 기본원칙을 정하고 제2장에서 보호지역과 직접 관 련이 있는 자연환경의 보존과 조성을 다루고 있으며 제3장에서 환경오염방지 제4장에서 환경보호사업에 대한 지도통제 내용 을 다루고 있다. 자연 보전과 관련된 항목으로 자연보호구와 특별보호구의 선정(제11조), 명승지와 천연기념물의 보호(제 14조), 자연생태계의 균형파괴행위금지(제16조), 문화휴식터 건 설과 원림, 록지조성(제17조), 환경보호기준의 준수(제19조) 등 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환경을 파괴하거나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을 경우 손해 보상과 같은 민사적 책임13)은 물론 행정적 책임14)과 형사적 책임15) 조항을 두고 있다. 특이 사항으로 2011 년 8월 구법(환경보호법)에서는 제7조에서 핵무기, 화학무기의 개발, 시험, 사용을 금지하고 환경의 파괴를 막는 것이 조선민 주주의인민공화국의 일관된 정책으로, 이들의 사용으로 인한 환경파괴되는 것을 반대하여 적극투쟁한다는 항목이 있었으나, 2013년 개정 법령에서 이 조항이 삭제되었다.
‘명승지, 천연기념물보호법(1995)’은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조사, 등록, 관리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이를 보호하고 인민들의 문화생활과 건강증진을 보장하는데 이바지함을 목적 으로 총 4장16) 44조로 구성되어 있다. 명승지와 천연기념물은 아름다운 경치로 이름이 났거나 희귀하고 독특하며 학술교양 적, 관상적가치가 큰 것으로 하여 국가가 특별히 지정하고 보호 하는 지역이나 자연물로 명승지에는 이름난 산과 호수, 폭포, 계곡, 동굴, 바다가, 섬 같은 지역이, 천연기념물에는 특이한 동식물, 화석, 자연바위, 광천 같은 자연물이 속한다(제2조).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조사와 관련하여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조 사, 등록원칙(제5조)하에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조사방법(제10 조)17),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조사내용(제11조)18), 명승지․천연 기념물에 대한 관찰(제24조)19)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명승지․ 천연기념물의 보호․관리를 위한 항목으로 관리원칙(제6조), 대 중적인 명승지․천연기념물보호(제7조), 명승지․천연기념물보호구 역(제23조)20), 명승지․천연기념물의 자연환경보존(제28조)21), 산림자원의 보호(제29조), 동식물자원의 보호(제30조), 명승 지․천연기념물 자료의 영구보존(제37조) 등을 두고 있다. 북한 (2002년 1월 현재)에는 447종류의 대상이 천연기념물로 지정․ 관리되고 있으며 이 중 식물이 214종류, 동물이 95종류22), 지 리 76종류, 지질 55종류로 알려져 있다(Gong, 2006).
‘자연보호구법’은 자연보호구의 설정과 조사, 관리에서 제도 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자연환경과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며 인 민들에게 보다 좋은 생활환경과 조건을 마련하여 주는데 이바 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9년 11월 25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원회 정력 제445호로 채택되었으며, 총 4개장23) 43조로 구성 되어 자연보호구의 정의에서 지정․조사․관리를 아우르고 있다. ‘자연보호구’는 자연의 모든 요소들을 자연상태 그대로 보호하 고 증식시키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설정한 구역으로 자연보호구 에는 생물권보호구, 원시림보호구, 동물보호구, 식물보호구, 명 승지보호구 같은 것이 속한다(제2조). ‘자연보호구법’은 “환경 보호법(11조)”의 보호구 유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으나, 자연보호구 유형에서 수산자원보호구를 제외하고 있 는데 이는 수산법(2015년 제정)에 의해 지정․관리24)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보호구의 지정은 원시림이 퍼져있는 지 역, 동식물종이 집중 분포되어 있는 지역, 특산종․위기종․희귀종 동식물이 있는 지역, 특출한 자연경관의 다양성으로 이름난 지 역을 대상으로 하며(법 제10조) 그 특성에 따라 중심구역, 완충 구역 같은 기능구역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중앙국토환경 보호지도기관의 승인을 받도록(제17조) 하고 있다. 자연보호구 의 특성에 맞게 관리규범을 바로 정하고 정연한 관리체계를 세우기 위해 ‘자연보호구관리계획’을 5~10년 주기로 작성하 여 중앙국토환경보호지도기관의 승인을 받도록(제25조, 제27 조) 하고 있으며, 자연보호구의 조사사항(제20조)으로 ①지질, 지형, 토양, 기후 같은 자연지리적 환경의 변화 상태, ②동식물 의 종류와 구조, 분포상태, 이동정형, ③특산종, 위기종, 희귀종 동식물의 마리수와 분포상태, ④자연보호구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내외부적인 요인들을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자연보호 구에서의 금지사항으로 ①나무를 베는 행위, ②동물을 사냥하 거나 식물을 채집하는 행위, ③약초를 채취하는 행위, ④탄광, 광산, 채석장 같은 것을 개발하는 행위, ⑤땅을 파거나 개간하 는 행위, ⑥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자연경관을 파괴할 수 있는 건물, 시설물을 건설하는 행위, ⑦산불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 ⑧그밖에 자연보호구의 환경을 파괴시키는 행위를 언급하고 있다(제32조). 특히 자연보호구 중심구역은 사람의 출입과 시 설물 설치를 금지하고 있어 출입하고자 하는 경우 신청서와 함께 활동계획을 내고 중앙국토환경보호지도기관의 승인을 받 아야 하며, 완충구역의 경우도 자연보호구관리기관의 승인을 받아 과학연구, 실습, 표본채집, 답사, 등산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환경보호법과 유사하게 환경을 파괴하였을 경우 원 상복구 및 손해배상(제41조), 행정적책임(제42조), 형사적책임 (제43조) 조항을 두어 자연보호구사업에 대한 지도통제를 강화 하고자 하였다. 특이사항으로 자연보호구의 지정기준(10조) 및 조사사항(20조)에서 언급되어있는 “특산종, 위기종, 희귀종” 의 개념과 이를 어떻게 지정하는지에 대해 유관 법률25)에서 직접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원림법’은 원림26)의 조성과 관리에서 제도와 질서를 엄격히 세워 도시와 마을을 아름답게 꾸리고 위생문화적인 생활환경을 마련하는데 이바지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총 4개장27) 37조로 구성되어 있다. 도시건설정책에 기초하여 원림계획을 작성하 고 계획에 따라 원림조성을 조성하도록 하고 있다(제8조, 제9 조). 원림의 관리를 위해 ①건물, 시설물을 건설하는 행위, ② 나무를 베거나 수종을 바꾸거나 나무가지, 꽃을 꺾는 행위, ③ 나무와 잔디를 뜨거나 열매, 종자를 따는 행위, ④판상용동식 물을 잡거나 채집하는 행위, ⑤록지를 못쓰게 만드는 행위, ⑥ 원림관리시설물에 손상을 주는 행위, ⑦농작물을 심는 행위 등은 승인 없이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제30조).
이상에서 살펴본바와 같이 북한은 1970년대 초까지는 자연 환경과 관련된 직접적인 법제가 마련되지 못하였고, 1977년 토지법 제정을 통해 토지 보호, 보호구역, 산림조성 및 보호 등 자연환경 보호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북한 환경법제 의 발전 단계는 환경보호법의 제정(1986년)과 함께 그 근간을 갖추었으며, 1990년 내에 들어서 헌법 개정(1992년)을 통해 “국가의 책무로서 자연환경의 보존·조성”을 규정하였고, 그 이 후 “환경보호법”을 기본법으로 다양한 분야의 하위법령을 제 정하여 분법화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보호지역 지정과 관련 하여 “환경보호법”을 통해 다양한 법정 보호지역을 지정하기 이전에는 위원회 결정 등으로 지정하였으며, “환경보호법” 제 정 이후에 “자연보호구법” 등 다양한 관련법들이 세분화되어 개별 보호지역을 지정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Figure 1).
3. 북한의 자연환경 보호지역 지정 현황
생물다양성협약(CBD)에 제출한 북한의 “제1차 국가생물다양 성전략 및 행동계획(NBSAP, 1998)28)”에서는 북한 최초의 자연 보호지역으로 1954년 4월에 지정된 묘향산 자연보호구(1954)를 소 개29)하고 있으며 전체 보호지역 면적이 24,286㎢(북한 국토면적의 19.78%)이고 이 중 자연보호구가 6,969.27㎢(국토면적의 5.68%) 에 이르는 것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보호지역 목록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총 10개 유형30) 127개소이다. 목록 에 제시된 보호지역의 유형별 지정현황을 살펴보면 생물권보호구 1개소, 자연공원 21개소, 자연보호구 8개소, 경관보호구 24개소, 식물보호구 14개소, 동물보호구 14개소, 바다새보호구 6개소, 철새 (습지) 보호구 12개소, 철새(번식지) 보호구 15개소, 수산자원보호 구 12개소이며, 이의 총 면적은 6,946.45㎢ 전술한 자연보호구 면적과 유사하나 다소 차이가 있다. 127개 보호지역을 기준으로 지정 시기를 분석해보면 북한이 생물다양성협약에 가입한 이듬해 인 1995년 가장 많은 57개소를 지정하였으며 그 다음으로 1976년 29개소34)를 지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7년에 제출된 “제2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에 서는 새롭게 지정된 보호지역으로 38개 지역의 목록과 함께 전체 보호지역을 IUCN 보호지역 카테고리 분류시스템에 맞춰 총 326 개소 8,792.75㎢(국토면적의 7.2%) 언급하고 있으며, 국가 보호지 역 확대 목표로 2010까지 국토면적의 8%까지 확대할 것을 제시하 고 있다. 북한의 생물다양성협약 제5차 국가보고서(2016)에서는 보호지역과 관련하여 “자연보호구법” 제정(2009년)과 안변지역에 두루미보호구(63ha) 지정(2010년)을 강조하고 있으며, 기존 보호 지역에 대한 지형도, 하천분포도, 식생도, 기후변화에 따른 식생변 화 추정도의 작성과 새로운 보호구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생태적 격차(ecological gaps) 분석을 수행하여 23개 지역35) 보호구 네트 워크(regional reserve networks)를 설계하였음을 기술하고 있다. 또한 연안․해양지역의 10% 보호지역 목표 성취를 위해 영해(12해 리 이내)에 15개 수산자원특별보호구를 중심으로 2,200㎢의 연안․ 해양 보호구 지정을 계획하고 논의 중임을 밝히고 있다.
북한의 보호지역 현황 정보 중 명칭, 면적, 위치(시․군 또는 리 단위의 주소), 지정시기가 알려져 있는 곳은 “제1차 국가생물 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에서 언급한 127개소의 보호지역이며, 공 식적인 보호지역 경계 즉 면 단위의 공간정보는 제공되고 있지 는 않다. 다만 국제적으로 인증된 보호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2018년 보호지역 UN-list(31개소),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재지 5개소, 람사르 습지 등재지 2개소의 위경도 좌표(점 단위의 공간정보)가 제공되고 있다(Table 3, Figure 2). 북한의 보호지역 정보는 보고시기에 따라 그 유형과 지정 면적이 다소 차이를 보이며, 제한적이나마 GIS 공간정보를 갖고 있는 보호 지역은 38개소로 북한의 보호지역 DB 정리와 국제사회에 알 리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4. 자연환경분야 남북협력 여건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체계 고찰에 이어 자연환경분야 남북협 력 여건을 이해하기 위해, 북한의 자연환경 분야 국제활동 현황 및 대북제제 현황을 살펴보고자 하였다. Table 4에서 볼 수 있 듯이 북한은 자연환경 및 생물다양성 관련 국제협력을 주도하는 다양한 국제협약 및 국제기구에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남․ 북한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국제기구(UNEP, UNESCO, UNESCAP, IUCN 등)와 국제협약(CBD, CCD, Ramsar 등) 네트워크의 효과적 활용은 향후 자연환경 분야 남북협력에 많 을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세계자연보전연맹 (IUCN)의 경우 1963년부터 비정부기구인 북한자연보전연맹 (NCUK)이 지속적으로 활동해오다가 2017년 국토환경성이 정 부기관회원으로 가입하여 그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최근 람 사르협약 170번째 당사국으로 가입(‘18.5.16. 공식 발효)하고 2 개 람사르 습지 지정(Mundok Migratory Bird Reserve, Rason Migratory Bird Reserve) 등 습지 관련 국제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북 경제 제재와 관련하여 ‘UN 안보리 결의안(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이 10여 차례 채택되었으며 UN SCR 2270(2016년)부터 경제 일반으로 제재 성격이 변화 되었는데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해외 운송 제재 강화, 해외노동 자 24개월내 송환, 대북 유류 공급 제한, 조업권 거래 중지 명확화, 북한의 식료품․농산품․기계류․전기기기․광물․토석류․목 재류․선박 수출 금지 등 제재가 강화되었다. 양자 제재의 경우 미국은 2008년 이후 북한을 특정한 행정명령을 6회 채택하였 으며,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2018년에 모든 행정명령 포괄․정리하여 대북제재규정을 개정․발표36)하였 다. 주된 내용이 모든 물자․용역․기술의 수출입금지, 모든 신규 대북투자 금지 등으로 제재가 강화되어 실질적인 협력활동이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지만, 제재 예외(면제) 대상으로 되어 있는 실종미군 발굴 활동, 정보유통증진․평화적 통일 기여 활 동37), NGO 활동38)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제재 예외 대상으로 되어있는 활동 중 지속가능 농업, 깨끗 한 물 등비영리적 개발, 멸종위기생물 보호와 환경오염회복 등 환경보호활동 등은 현 시점에서 자연환경분야 남북협력 사 업 발굴을 위한 실현 가능한 분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5. 결과 고찰 및 시사점
북한의 자연환경 보전 체계는 정권 수립 초기인 1970년대 초까지는 자연환경과 관련된 직접적인 법제가 마련되지 못하였 고, 1977년 토지법 제정을 통해 토지 보호, 보호구역, 산림조성 및 보호 등 자연환경 보호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북한 환경법제의 발전 단계는 환경보호법의 제정(1986년)과 함께 그 근간을 갖추었으며, 1990년 내에 들어서 헌법 개정 (1992년)을 통해 “국가의 책무로서 자연환경의 보존·조성”을 규정하였고, 그 이후 “환경보호법”을 기본법으로 다양한 분야 의 하위법령을 제정하여 분법화한 것을 알 수 있다(Figure 1).
자연환경 보호지역과 직접 관련된 법령으로는 “환경보호 법”, “자연보호구법”, “명승지·천연기념물보호법” 등이 있으 며, 이를 근거로 “생물권보호구”, “원시림보호구”, “동물보호 구”, “식물보호구”, “명승지보호구”, “천연기념물” 등 다양한 유형의 보호지역을 지정·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의 핵심 보호지역인 자연보호구 지정은 ①원시림이 퍼져있는 지역, ②동식물종이 집중 분포되어 있는 지역, ③특산종․위기 종․희귀종 동식물이 있는 지역, ④특출한 자연경관의 다양성으 로 이름난 지역을 대상으로 하며, 특성에 따라 중심구역, 완충 구역을 설정할 수 있다. ‘자연보호구 관리계획’은 5~10년 주기 로 작성하여 “중앙국토환경보호지도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 다. 자연보호구의 조사사항으로 특산종·위기종·희귀종의 분포 상태와 더불어 개체수(마리수)까지 조사하도록 하고 있으며, 자연자원 상태에 조사뿐만 아니라 관리 여건 조사라고 할 수 있는 내․외부적 부정적 영향요인도 조사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 로 나타났다.
북한의 자연보호구법과 우리나라 자연공원법의 주요내용을 비교해보면 용도지구 설정, 계획체계, 조사항목, 조사주기 등에 서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계획체계와 용도지구 설정이 우리나라에 비해 단순하고 조사 주기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에서 는 최근(2019년) 10년 주기에서 5년 주기로 변화되어 조사주 기를 명시하고 있으나 북한의 경우 조사주기를 명시하지 않고 있다(Table 5).
북한의 현지내 보전수단을 파악하기 위한 보호지역 지정현 황을 살펴보면 생물다양성협약(CBD) 등을 통해 국제사회에 알려진 보호지역의 유형은 IUCN 보호지역 카테고리 분류체계 를 따라 보고되고 있어서, 보호지역 유형이 북한 관련법제의 명칭과 다소 차이를 보이며 종합적인 정보를 파악하기에는 다 소 제한적이다. 예를 들어 북한에는 자연공원 제도가 없으나 생물다양성협약 국가전략에서는 자연공원이 21개소 있는 것으 로 보고하고 있다. 또한 보호지역 유형별 개소수와 면적 등이 작성 주체와 시기에 따라 상이한 부분이 있으며 동일 보고서 내에서도 차이를 보이는 항목이 있다.
북한의 보호지역별 명칭, 면적, 위치, 지정시기 등 기초적인 정보의 경우 “제1차 국가생물다양성전략 및 행동계획(1998 년)”에서 제시한 127개소가 가장 많은 목록이며, GIS 위치 공간정보의 경우는 위경도 좌표(점단위 공간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보호지역은 단지 38개소에 불과하다. 또한 생물다양성협 약에 보고하고(2007년) 있는 보호지역이 총 326개소인 반면 2018년 보호지역 UN-list에는 31개소만 등록되어 있어 북한 의 보호지역 기초정보 구축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는 현재 강력한 대북제재 상황에서도 멸종위기생물 보호와 환경오염회복 등 환경보호활동 등은 가능하기 때문에, 보호지역 의 기능과 현지내 보전 역할을 감안한다면 북한이 이미 가입 활동하고 있는 국제협약 네트워크를 활용하고나 국제기구를 통해서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본 연구에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구축을 위해 북한이 공식 적으로 국제사회에 보고․제출한 정보를 중심으로 자료를 살펴 보았으나, 북한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의 한계를 인식하고 결과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하지 만 본 연구 결과는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북한의 자연 보전체 계를 이해하는데 좋은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 되며,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한반도 생태공동체 구현을 위한 통합 적인 보전체계를 도모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이 다. 한반도 생태공동체 구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생 물다양성 및 보호지역 현황 파악이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보다 실증적인 정보 구축을 위한 남․북 공동 연구, 남북한 보호지역 자료의 세계보호지역데이터베이스(WDPA) 등재, 한반도 통합 생물다양성 자료집이나 한반도 보호지역 지 도책(Atlas) 제작 등이 자연환경 분야 남북협력을 위한 좋은 잠재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