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생물군계(biome)는 유사한 기후적 환경에 있는 극상군집 에 의해 특정지어진 대규모 생물군집의 최대 단위를 말한다 (Mucina, 2018). 우리나라 생물군계는 온대 낙엽활엽수림 대로 분류되며, 기후는 고온 다습한 여름과 한랭 건조한 겨 울로 동북아시아 온대몬순기후대에 속한다(Walter, 1979;Lee et al., 2010). 대개 온대림의 자연식생은 계층구조가 발달하고 다양한 식물종으로 구성되며 물질순환, 천이 등 매우 복잡한 생태구조와 기능을 지니고 있다(Son et al., 2016). 이러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는 온대림은 심각한 교 란 이후 일련의 천이 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성공적인 갱신 이후 안정화가 되면 숲의 임관은 울폐하고 수직 및 수평적 구조 모두에서 다양화된다(Hilmers et al., 2018). 천이의 전형적인 경향은 상층이 울폐되고 임목들이 충분히 발달하 여 생육 입지와 균형을 이루는 산림으로 성립하는 것이다 (van der Marrel, 2005). 따라서, 전체 천이 과정에 있는 복 잡한 산림생태계 구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발 생하는 임분구조, 장기생태, 다양성 및 종간 상호작용에 대 한 포괄적인 생태학적 정보가 필요하다(Chianucci et al., 2016).
큰 공간의 규모와 긴 시간의 척도에서 상층식생은 번식체 의 잠재적 자원으로써 천이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D' Orangeville et al., 2008;Chazdon, 2017;Bobiec et al., 2018). 일반적으로 상층식생의 다양성은 환경의 이질성을 높이게 되어 하층식생의 종다양성을 증가시키며(Beatty, 2003), 대부분 온대림의 종다양성은 교목성 식물보다는 하 층식생을 구성하는 초본, 관목 및 아교목성 종들에 의해 결 정된다(Raunkiaer, 1934;Halpern and Spies, 1995;Crawley, 1996). 따라서, 상층 입목의 공간적 이질성은 하층 식생다양성의 증감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목본식물의 흉고단면적, 밀도 등 생물적 요인과 광량, 암석노출도 등 무생물적요인과 같은 직·간접적 요인에 기인한다. 대부분의 산림천이는 여러 생물적 및 무생물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Peterken, 1996), 보전적인 관점에서는 산림 동태 변 화의 중요한 핵심 동인을 이해하는 것으로 환경요인을 파악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Tinya et al., 2019). 그러므로 산림에 서 환경요인을 이용한 임분구조의 층위별 연구는 목본식물 과 초본식물의 상호과정, 공생관계, 경쟁, 반응을 파악하는 데 있어 중요하며 환경요인과 종간 상호관계에 있어서 메커 니즘을 밝히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산림에 영향을 미치는 주기적 교란의 시간적 및 공간적 패턴에 대한 연구는 해당 산림 군집의 효과적인 관리를 구현 하는데 있어 중요하다(Seidl et al., 2016;Kulakowski et al., 2017). 군집의 구조적 패턴과 관련된 생물적 요인은 종 공존 에 사용할 수 있는 기능적 구성과 생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 며(Fortunel et al., 2018), 종과 기능적 다양성에 영향을 미치 는 환경 구배로 결합 될 수 있다(Yao et al., 2020). 또한, 환경 구배에 따른 종다양성의 구조적 패턴은 생물적 요인뿐 만 아니라 경쟁과 같은 공간적 규모의 다양한 무생물적 요인 의 상호작용에 의해서도 결정된다(Gaston, 2000;Roslin et al., 2017). 이렇듯 식물 군집의 종구성 패턴을 분석하는 것은 군집 메커니즘을 추론하려는 시도에서 유망한 수단으로 인 식되어 왔다(Leps et al., 2006;Mcgill et al., 2006;Herben and Goldberg, 2014;Chapman and McEwan, 2018). 따라서 군집의 구조적 패턴은 다양한 군집 과정의 지표 역할을 하며 식물 종 분포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Spasojevic and Suding, 2012;Mason et al., 2013). 최근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교란의 심각성으로 여러 가지 천이 및 비선형 효과의 가능성을 시사하는 산림의 역동적이고 복잡한 패턴이 밝혀 졌다(Donato et al., 2012;Tepley et al., 2013). 이전 연구들 의 이론적 기대와 결과는 군집 메커니즘의 강도가 환경 구배 와 공간 규모에 따라 다양하다는 것을 시사한다(Kermavnar and Kutnar, 2020).
산림생태계의 임분은 생물권 내에 종구조와 종조성에 의 하여 구성되며 교란과 같은 변화 과정에 대한 지속적 관찰 은 생태계 기능 변화를 이해하는 핵심 수단이다. 장기생태 연구는 산림생태계를 장기적으로 관찰함으로써 생태계 기 능과 환경변화, 시·공간적 생태학 정보를 처리할 수 있게 하고 산림 동태에 대한 주요 통찰력을 제공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한 생물다양성과 산림생산성, 생태계서비스를 보존하 기 위해 시행되었다(Park et al., 2018). 장기생태의 대표적 인 연구지 중 하나인 광릉 시험림은 산불과 같은 대규모 인위적 교란 없이 유지되고 있는 동북아시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500년 이상 된 노령림으로 최근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 지역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으로 숲 보전과 지속가능한 과학적 기술 및 공익적 가치를 제공할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태이다(Cho et al., 2012). 이러한 노령림에서의 장 기적인 하층식생 모니터링 결과는 임분 동태를 설명하는 근간이 될 수 있으나, 광릉 지역에서의 하층식생에 관련한 장기모니터링 연구는 제한적이다(Koo et al., 2013).
따라서, 본 연구는 광릉 장기생태연구지에서 조사된 자 료를 바탕으로 15년간 관목층과 초본층의 상대적 중요성 을 정량화하여 하층식생 구조와 분포양상을 밝히고자 한 다. 또한, 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상층의 생물적 요인이 하층식생에 미치는 영향을 구명하여 광릉 숲 생태 계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러한 연구는 식 물 군집의 동태 분석을 통하여 향후 광릉 시험림 및 이와 유사한 군집의 산림생태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체계적 보전과 효율적 관리를 위한 유용한 정보 가 될 것이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광릉 숲은 함경도와 강원도의 경계지인 철령으로부터 시작 된 광주산맥의 지맥 일부로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과 내촌면, 남양주시 진접읍과 별내면, 의정부시 민락동과 낙양동에 걸 쳐 동서 약 4km, 남북 약 8km 구간에 해당한다(Jung et al., 2017). 또한, 광릉 숲은 죽엽산, 소리봉, 물푸레봉, 운학산, 천참산 등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산악분지형 지대로써 서 어나무, 까치박달, 졸참나무 등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소리 봉을 중심으로 34ha는 극상에 가까운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Chun et al., 2007). 일반적으로 모암은 화강편마암(granite gneiss)이 모계로 토양형은 갈색산림토양(brown soil)에 속하 고, 평균토심은 52cm, 토성은 양토와 사양토로 토양 pH는 4.2~5.2로 약산성에 해당한다(Lim et al., 2003).
본 연구대상지는 대표적인 한국 장기생태연구지 중 하나 로서 군락 내 접근성이 떨어져 외부의 간섭을 적게 받아 임분 내 종조성과 계층구조가 건전하고 생태계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곳이다. 행정구역상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 직동리 에 위치하며 국립수목원이 관리하는 광릉 숲 내에 위치한다 (Figure 1), 지리적으로는 북위 37° 44′ 53″, 동경 127° 08′ 51″에 위치하며 평균 해발고는 약 259m이고 총 면적은 1ha이다. 지형적으로 비교적 완만한 지대에 위치하고 있으 며 두 개의 계곡을 포함하고 있다. 기후 특성으로 최근 20년 (1999~2018)간 기상청 기후자료에 따르면 연평균기온은 11.4℃이고 최난월인 8월의 일평균기온은 30.1℃, 최한월 인 1월의 일평균기온은 –9.3℃로 나타났다. 가을에는 서리 가 일찍 내리고 봄에는 서리가 늦게까지 내려 식물의 생육 기간은 전반적으로 짧다고 할 수 있다(Korean National Arboretum, 2020). 연평균강수량은 1,425.4㎜이고 7월에 446.0㎜, 8월에 337.6㎜로 7월과 8월에 강수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 2019).
2. 조사구설치 및 조사방법
광릉 숲 일대 해당 장기생태연구 조사지는 1998년에 최 초로 설치되었다. 연구조사구 내에 1ha(100×100m)의 정 방형 영구조사구를 설치하고, 그 안에 10×10m 크기의 부 조사구 100개를 세분화하여 설치하였다. 흉고직경 2cm이 상 개체목에 대해서는 종을 식별하고 흉고직경을 측정하였 으며, 라벨번호를 부착하였다. 식생조사는 Z.-M. 학파의 식물사회학적 방법(Braun-Blanquet, 1964)에 따랐으며, 각 종의 피도와 개체수를 조합시킨 우점도(Dominance) 계급 과 종 개체의 집합 혹은 이산의 정도에 따른 군도 (Sociality) 계급을 이용하여 각 조사구에 출현하는 관목층 과 초본층 식물을 대상으로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였다. 조 사기간은 2003년 6월부터 2018년 8월까지 5년 단위로 총 4회 조사하였다. 식물의 동정은 원색대한식물도감(Lee, 2003)을 이용하였으며, 국명 및 학명은 국가생물종지식정 보시스템(Korean National Arboretum, 2019a)과 국가표준 식물목록(Korean National Arboretum, 2019b)을 기준으로 작성하였다.
3. 분석방법
종-면적곡선은 조사구 수 또는 면적 증가에 따른 출현종의 누적 그래프로 야외조사시 조사구 수 또는 면적의 적절성을 평가하는 분석방법 중 하나이다(Park and Seo, 2002). 종-면적 곡선의 누적종수 추정을 위해 Jackknife 방법을 활용하였으며, 관목층과 초본층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Jackknife 방법은 재 표본법(resampling)의 일종으로(Palmer, 1991), 조사구 수를 이용하여 분산 등의 통계량을 추정할 때 사용되는 방법이다 (Kang, 2002). 중요치는 군집 내에서 구성 종들의 중요성 또는 영향력을 나타내는 척도이다.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 요도 값(Importance Value)을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우점도를 활용하였으며, 관목층과 초본층을 구분하여 분석하였다. 관목 층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종간 연관성 분석으로 비정규적 또는 불연속적인 생태학적 데이터 분석에 사용하기 적합한 NMS(Non-metric Multidimensional Scaling) 분석을 실시하였 다(Cut off environmental factors R2 = 0.3, Strong association line value > 0.3). 군집 간 거리는 쉐렌센(Sørensen) 거리측정 법을 사용하였고, 분석 방법의 설정으로는 자동조절모드 (autopilot)와 “slow and thorough”를 이용하였다. 또한, 초본 층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환경요인과의 상관관계가 정량적 으로 나타나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 적합한 CCA(Canonical Correspondence Analysis) 분석을 실시하였다(Cut off environmental factors R2 = 0.3). 분석 방법의 설정으로는 “Centering and normalizing”과 “LC scores”를 이용하였다. 관 목층과 초본층의 영향을 미치는 공통적인 환경요인으로는 상 층의 생체량인 흉고직경을 이용한 흉고단면적(m2/ha)과 무생 물적 요인의 광량을 대신 할 수 있는 임분밀도(trees/ha)를 사용 하였다. 또한 초본층 조사구 분석시 상위 15개 관목층 수종의 피도 값을 추가하여 사용하였으며, 상위 15개 관목층 수종은 관목 층위에서도 상대우점도가 높은 종만을 선택하였다. 관목 층 종의 NMS 배열에서는 Plexus diagram(Mueller-Dombois and Ellenberg, 2003)을 사용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정의 상관 관계를 나타내는 선을 그래프 내에 표시하였다. Plexus diagram은 각 종의 빈도 값을 바탕으로 카이제곱의 거리 값을 사용하였으며 1에 가까울수록 높은 수준의 연관성을 갖는다 (McCune and Mefford, 2006). 두 개 이상의 군집 간 차이를 검정하기 위해 관목층과 초본층을 구분지어 MRPP-test(Multi Response Permutation Procedures test)를 실시하였다. 유사도 지수(A)를 이용하여 군집 간 통계적 차이를 분석하였으며 (McCune and Grace, 2002), 분석의 거리 척도는 쉐렌센 거리 측정법을 사용하였다. 여기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면 각 군집 간 서로 다른 종조성의 차이를 가진다고 표현할 수 있다. 또한, A값으로 각각의 군집 간 조사구의 종조성 유사도를 나타낼 수 있는데 A값이 1에 가까울수록 집단 간 종조성이 동질하며 유사성이 높다는 뜻이고, A값이 0보다 작으면 집단 간 종조성 이 이질하며 유사성이 낮다는 것을 말한다(Peck, 2010). 종면 적곡선 및 NMS, CCA, MRPP-test 분석은 PCORD ver. 7.0(MjM software Design, 2016)을 이용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관속식물상 및 종-면적곡선
전체 조사구에서 초본층 및 관목층에서 출현한 관속식물 은 56과 128속 176종 18변종 4품종 1아종으로 총 199분류 군으로 구분되었다(Table 1). 이 중 양치식물은 4과 12속 17종(9.05%), 나자식물은 2과 2속 2종(1.01%), 피자식물의 쌍자엽식물은 44과 93속 123종 13변종 3품종 1아종 (70.35%), 단자엽식물은 6과 21속 34종 4변종 1품종 (19.60%)이 조사되었다. 이는 한반도 전체 식물 4,881종류 (Korea National Arboretum and The Plant Taxonomic Society of Korea, 2007)의 4.08%에 해당된다. 종-면적곡선 은 조사구 수가 늘어날수록 기울기는 0에 가까워지는 것으 로 나타났으며, 이는 이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종들을 파악 하는데 있어 적절한 조사구 수가 설치되었다고 판단되었다 (Figure 2). 관목층의 종수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감소하는 패턴을 보였으나, 2013년도의 종수는 2018년에 비해 훨씬 더 적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초본층의 종수 또한 시간이 경 과할수록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감소 패턴은 연도 별 순차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본층의 감소 폭 의 경우에는 관목층보다 훨씬 컸는데 2003년에서 2018년 사이 총 67종이 감소하였으며, 완전히 출현하지 않은 종으 로는 백미꽃, 비짜루, 오갈피나무, 잔털제비꽃, 참반디 등이 있었다. 5년 단위로 18종, 16종, 33종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 되어 그래프 상 기울기가 0에 더욱 빨리 수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간이 경과할수록 기울기가 0에 가까워지 며 종이 감소하는 패턴을 보이는 Cheon et al.(2014a)의 연 구 결과와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특별한 교란이 없는 한 하 층식생 군집은 종다양성이 단순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2. 층위별 중요치
관목층과 초본층의 중요치를 높은 값을 가지는 순서대로 표에 나타내었다(Table 2 and 3). 관목층의 경우 참회나무 (18.23%), 당단풍나무(16.48%), 작살나무(13.85%), 까치 박달(6.79%), 덜꿩나무(4.08%) 등의 순으로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참회나무와 당단풍나무, 작살나무의 평 균 중요치의 합은 48% 이상으로 세 수종은 광릉 장기생태 조사지의 관목층 우점종이라 할 수 있다. 당단풍나무는 한 반도 산림 내 식물사회학적으로 극상 수종과 함께하는 아교 목성 수종으로 주로 분포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Kim et al.(2018)의 연구 결과에서도 보고되었듯이 신갈나무-당단 풍나무 군단의 극상 수종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수종이다. 초본층의 경우에는 단풍취(23.41%), 애기나리(9.45%), 주 름조개풀(5.62%), 당단풍나무(2.55%), 작살나무(2.51%) 등의 순으로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단풍취의 평균 중요치는 23% 이상으로 다른 종의 합보다 높은 것으 로 분석되었다. 단풍취의 중요치는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 세로 이러한 우점 현상은 생활사 및 생존 전략과도 관계가 깊다. 단풍취는 기본적으로 휴면아가 땅 속에 있는 다년초 로써 근원경이 짧게 분지하고 주축이 분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종자는 가볍기 때문에 바람에 의해 여러 곳으로 운반이 잘 되며 음지 상태인 해당 임분에서 매년 종자 발아 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Nugroho et al., 2019). 이러한 단풍취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지위 폭이 넓은 식물로 빠르 게 피복하는데, 향후 장기적 관점의 천이 과정 및 산림생태 계에서 기능적 역할을 밝히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 다. 당단풍나무와 작살나무는 관목층과 초본층에서 모두 중 요치가 높은 값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속적으로 진계 생 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해당 개체들의 맹아 발생 이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이들은 천이 과정에 서 점차적으로 변하는데 결국 상층이 단순해짐에 따라 하층 이 단순해지는 군집을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Ma et al., 2019). 이렇듯 장기생태조사지의 식생 천이 결과를 나타내 기 위해서는 교란 체제가 장기간에 걸쳐 변화함에 따라 종 이 어떻게 변하고 지속되는 것인지를 명확히 구명해야 할 것이다(Yu et al., 2019).
3. NMS 배열의 시계열적 변화
광릉 장기생태조사지는 타 지역 장기생태조사지보다 흉고 단면적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고 임분밀도는 낮게 나타났는데, 이를 참고하여 해당 조사구와 차이가 있는 것을 나타내었다 (Yun and Chun, 2018). 해당 광릉 장기생태조사지에서는 5년 주기의 조사마다 흉고단면적이 2003년 31.29m2/ha, 2008년 28.33m2/ha, 2013년 26.57m2/ha, 2018년 24.20m2/ha로 지속 적으로 감소하였다. 임분밀도 또한 2003년 1,860trees/ha, 2008 년 1,594trees/ha, 2013년 1,505trees/ha, 2018년 1,408trees/ha 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관목층 종의 NMS 분석은 상층의 환경인자인 흉고단면적 과 임분밀도를 이용하였으며, 분석 결과를 2차원 상에 나타 내었다(Figure 3). 2003년(Axis 1 : 22.2%, Axis 2 : 21.9%, final stress = 22.70, final instability = 0.00345), 높은 종간 상관관계를 가지는 종은 개옻나무-잣나무, 잣나무-당단풍나 무로 분석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 도에서 생육하는 종은 상수리나무, 낮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 밀도에 생육하는 종은 좀작살나무, 풍게나무, 신갈나무로 나 타났다. 2008년(Axis 1 : 27.4%, Axis 2 : 24.6%, final stress = 18.39, final instability = 0.00441), 높은 종간 상관관계를 가지는 종은 고광나무-병꽃나무로 분석되었으며, 상대적으 로 높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도에서 생육하는 종은 청미래 덩굴, 청괴불나무, 풍게나무, 낮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도 에 생육하는 종은 당단풍나무, 조록싸리로 나타났다. 2013 년(Axis 1 : 34.5%, Axis 2 : 24.9%, final stress = 17.37, final instability = 0.00611)의 경우에는 다른 연도와 달리 종간 상관관계를 가지는 종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상대적으 로 높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도에서 생육하는 종은 조록싸 리, 낮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도에 생육하는 종은 물참대, 산뽕나무, 산딸나무로 나타났다. 2018년(Axis 1 : 46.6%, Axis 3 : 18.9%, final stress = 15.74, final instability = 0.00118), 높은 종간 상관관계를 가지는 종은 덜꿩나무-잣나 무로 분석되었으며, 상대적으로 높은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 도에서 생육하는 종은 고추나무, 물푸레나무, 낮은 흉고단면 적 및 임분밀도에 생육하는 종은 잣나무, 당단풍나무로 나타 났다. 상관관계를 가지는 고광나무-병꽃나무는 주로 임내투 광량이 높은 환경에서 공유하는 종들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주로 같은 서식처 내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Byeon et al., 2016). 잣나무와 상관관계를 가지는 개옻나 무, 당단풍나무, 덜꿩나무는 임내에서 적윤하고 비옥한 환경 이 갖추어져 나타나는 것처럼 보이나, 잣나무는 높은 흉고단 면적과 임분밀도에서 작은 숲 틈에 의해 1~2개체가 치수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었다. 높은 흉고단면적과 임분 밀도에서 주로 나타나는 종들인 청미래덩굴, 고추나무와 물 푸레나무는 수관에 의해 울폐된 공간 내에서 음지에 잘 적응 하는 내음성 종들로 나타났다(Ko et al., 2012;Byeon and Yun, 2018a). 함께 출현한 상수리나무는 내음성이 약한 종 으로 알려져 있는데(Kim et al., 2013), 이는 조사 초기에만 관측되고 이후에는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보아 2003년에 일시적으로 발아하였다가 피압되어 고사된 것으로 판단되 었다. 또한, 청괴불나무와 풍게나무, 조록싸리는 음지나 양 지에서 모두 잘 자라는 종으로 알려져 있는데(Chung et al., 2010;Park and Cho, 2011) 그 중, 풍게나무와 조록싸리는 음지의 환경에 적응하여 과거 상층 입목들이 성장함에 따라 함께 생장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낮은 흉고단면적과 임분 밀도에 주로 나타나는 종들인 좀작살나무, 신갈나무, 당단풍 나무, 물참대, 산뽕나무, 산딸나무들은 주로 적윤한 환경을 선호하는 종들이다. 조사구가 두 개의 계곡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미루어 보아, 계곡부 주변 상층 임분은 낮은 흉고단면 적과 임분밀도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흉고단면적 및 임분밀도에 따라 하층은 높은 상관성을 가지 며, 식생의 분포는 생물학적, 생태학적, 지리학적 요인에 의 해 좌우된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났다(Souze et al., 2010;Acharya et al., 2011). 이처럼 흉고단면적과 임분밀도 는 임내 환경을 나타내는 척도라고 말할 수 있으며, 환경요 인에 따라 생육하는 종들의 분포패턴은 생태조건의 차이를 반영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천이 과정에 해당하는 군락은 교란 및 환경 변화와 같은 비생물적 요인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상층과 하층 간의 상호관계는 상호적 산 재를 나타냄으로써 점차적으로 단순해지고 안정화된 천이 과정을 나타낼 것이다.
초본층 조사구의 CCA 분석의 경우 상층의 환경인자인 흉고단면적과 임분밀도 그리고 관목층에 주요수종 15종을 추가하였으며, 분석 결과를 2차원 상에 나타내었다(Figure 4). Fig. 4(Axis 2 : 24.0%, Axis 3 : 9.0%)의 그림에서와 같이 2003년에서 2018년까지의 조사구를 비교해보면 군집 의 천이 패턴은 3축상을 따라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산포된 형태의 패턴에서 밀집되어 가는 과정의 입단화가 명확하다. 또한 흉고단면적과 임분밀도, 관목층 수종의 피 도 값이 초본층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임 분밀도는 조사 초기 시점의 식생에서 영향을 미쳤다면 흉고 단면적은 중기 정도의 과정에서 시간이 경과할수록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목층 수종에서는 15개 중 10개 의 개체(잣나무, 개옻나무, 덜꿩나무, 고광나무, 당단풍나 무, 팥배나무, 때죽나무, 풍게나무, 참회나무, 작살나무)가 초본층 식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인자인 참회나무와 당단풍나무는 종간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 져 있는데(Cheon et al., 2014b), 이들은 상층의 임분이 단순 해지더라도 상호 경쟁을 통하여 아교목층 및 관목층 이하에 서 지속적으로 지위 경쟁이 진행될 것으로 판단된다(Byeon and Yun, 2018b). 특히, 정착성과 고유 성장률이 높은 당단 풍나무는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되었는데 초본층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관목층 종들보다 중요치가 다른 종에 비해 높은 편이고 우점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당단풍나무가 지속적으로 음지 내에서 생육하는 것 으로 보아 안정적으로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세력을 넓혀 나갈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식물의 기능적 특성은 성 장 및 생존에 기여하여 종의 공간적 및 시간적 분포를 결정 하는 형태학적, 생리학적 속성을 포함한다(Reich et al., 1997;Cingolani et al., 2007;Osnas et al., 2013). 특히 당단풍나무는 천이 단계의 정착종으로 판단하며, 번식력과 입지 점유에 따라 계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층위별 상호작 용, 타감작용, 경쟁관계 등을 구명해야 할 것이다.
4. 시계열에 따른 MRPP-test
시계열별 종조성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MRPP-test 결 과를 표로 제시하였다(Table 4). 관목층 종조성 변화는 2008vs2013을 제외한 모든 연도 간 유의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초본층의 경우 모든 연도 간 유의한 차 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목층과 초본층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타낸 연도 중 2003vs2018의 A값이 가장 큰 것으 로 분석되었는데, 이는 전체적인 종조성이 유의성 있게 변 화하고 있지만 전환되는 과정에서 식생의 조성 및 구성은 동질성이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초본층과 관목층 의 종조성 변화는 식물의 생활사 및 환경에 대한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목본류의 종들은 군락의 크기 를 키우기 위해 부피 및 수직생장을 하려고 하며, 초본류의 종들은 놓여있는 환경에 대해 적응하여 빠르게 피복하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식물 종들의 생존전략 및 상호 관계는 변하는 임분 내에 복합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하층과 상층 간의 관계는 천이에 따라 크게 변한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상층 입목이 생장함에 따라 하층은 흉고단면적과 밀도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aylor et al., 2020). 천이가 진행될수록 상층은 단순해지 기 때문에 하층의 종수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 때 미생물 군집의 변화, 토양의 변화 및 식물다양성의 변화를 가져오 게 된다(Liu et al., 2020). 이렇듯 상층식생은 천이 단계의 종다양성에 있어서 필수적이다. 또한, 입목의 임령에 따른 동적 변화와도 관련되어 있다. 임령이 다양한 천연림을 대 상으로 한 Dittrich et al.(2013)의 연구에서는 오래된 식생 군집일수록 식물 종은 다양하지 않았으며, 하층식생에서 종 의 회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흉고단면적이 큰 천연림에서의 하층식생은 오래된 군집일수록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되고 있다(Mo et al., 2011). 따라서 산림생태계의 천이 단계는 임령다양성에 따 라 변화한다고 말할 수 있으며, 입목에 의해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철저한 보전보다는 종다양성 을 증가시키기 위한 생태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근거가 될 수 있으며, 향후 천이 단계에 있는 산림에 대해서 임분구 조, 종조성 및 종다양성 보존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을 유지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고찰
본 연구는 작은 규모의 공간에서 진행된 것과 미기후 및 토양 유기물과 같은 천이 진행에 따른 주요 환경요인들의 미측정 등 여러 한계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20년에 이르는 기간의 장기생태연구는 중기 수준의 시간에 걸친 하층식생 의 구조 및 다양성에 관한 연속 측정자료를 제공하기 때문 에 상세한 생태적 과정을 해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기존 연구들이 보여준 시각들을 개선할 수 있었다.
해당 광릉 장기생태조사지의 연구 결과, 관목층과 초본층 종은 시간이 경과할수록 감소하는 경향으로 나타났는데, 이 는 상층 임분과 마찬가지로 식생의 군집 구조가 단순해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관목층에서 참회나무와 당단풍나 무, 작살나무의 평균 중요치의 합은 48% 이상으로 다른 종 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향후 초본류에 대 해 생물상과 물리적인 환경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상층과의 생지화학적 순환 등의 연구가 함께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초본층에서는 단풍취의 평균 중요치가 23% 이상 으로 초본층의 우점종으로 나타났는데 대부분의 조사구들 은 높은 흉고단면적 때문에 음지가 형성되어 있어 숲의 울 폐된 공간 안에 내음성의 단풍취가 환경에 적응하여 우점종 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지속적으로 장기적 관점의 천이 과정을 관찰하고, 기능적 역할을 밝혀야 될 것 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상층과 하층의 관계는 산림의 보전, 보존, 개발 등의 목표에서 이해 및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관목층의 NMS와 초본층의 CCA 배열에서는 상층의 흉고단면적과 임분밀도가 지속적 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목층에서 상층의 흉고단면적과 임분밀도가 높은 곳과 낮은 곳에서 나타나는 종들을 파악하였으며, 초본층에서는 나타난 관목층의 10개 수종 중 특히 당단풍나무가 지속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파악되었다. 또한, 군집의 패턴으로는 기준이 되는 축 을 따라 이동하였으며, 하층식생이 환경요인에 따라 방향성 을 가지는 것을 보여주었다. MRPP-test 결과 관목층의 2008vs2013을 제외한 관목층 및 초본층의 모든 연도 간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었으며, 그 중에서 유의한 차이를 나 타낸 2003vs2018의 A값이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러한 결과들은 관목층의 참회나무와 당단풍나무가 지속적 으로 우점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계속해서 단순한 구조를 보여줄 것으로 판단되나, 같은 식생형이라고 할지라도 기후 적‧환경적‧시간적인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얽혀서 독특한 생 태계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직적 층화에 의한 상층과의 관계에서 종들간의 상호 변화가 특정 교란에 의해 어떤 반응을 나타나는지에 대한 평형 상태의 천이 과정을 오랜 기간 관찰해야 할 것이다.
과거와 현재, 미래 사이의 교란에 의한 상호작용은 종조 성에 필연적이므로 하층식생 반응 분석에 대한 복수의 관점 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광릉 숲은 다양한 수 종의 동·식물들이 서식하여 보전 가치가 높고, 오래된 역사 를 바탕으로 타 지역과 비슷한 곳을 찾을 수 없을 만큼 굉장 히 특수한 임분이다. 현재 광릉 숲은 상층 입목에 의해 하층 식생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당단풍나무, 참회나무 와 같은 특정종이 우점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는 광릉 숲이 보전 및 유지 되어감에 따라 숲이 우거지고 울폐가 되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이다. 게다가, 임분구조를 살펴보면 노 령림으로 구성되어 다층의 구조를 형성하지 못하는 상태이 다. 이러한 울폐된 임내에서는 임내투광량이 적어 종다양성 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 점을 고려하여 광릉 장기생태조사지는 임내 하층식생의 회전 또는 이동의 천이 과정과 상층의 생장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지하고 이러한 장기생태연구 결과를 모사하여 타 지역 산림에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