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낙동정맥은 강원도 태백시의 매봉산(1,303m)에서 백두대 간과 분리되어 남쪽으로 부산광역시 봉화산(203m)의 몰운대 에 이르는 총 길이 437km의 구간에 해당한다(Kang et al., 2016;Kim et al., 2020).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지리적인 특성에 따라 다양한 기후대가 포함된다(Kang et al., 2016;Kim et al., 2020). 따라서 각각의 기후대에 속하는 다양한 식생이 존재하고 각각의 식생을 구성하는 식물이 분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학술적인 연구는 국립공원인 주왕 산국립공원(Lee et al., 2011;Kang et al., 2012;You et al., 2013;Jang et al., 2019)과 산지습지가 위치하는 등 학술적인 연구의 대상이 된 가지산(Kim and Choi, 2004;Kim et al., 2010;Lee et al., 2014), 신불산(Kim and Han, 2005;Park et al., 2011), 영축산(Jeong, 2016), 정족산(Bae et al., 2003;Park et al., 2011), 천성산(Choi et al., 2005;Ryou and Kang, 2005;Shin and Lee, 2009)과 부산시의 금정산(Kim et al., 1993;Kim et al., 1997;Ahn, 2001;Kim et al., 2011;Lee et al., 2013) 일원에 대해서만 이루어진 바 있다. 또한 경상북 도 울진군의 소광리 일원 황장목 분포지(Kim and Cho, 2017;Kim et al., 2020;Bae et al., 2009A;Bae et al., 2009B)와 생태경관보전지역인 왕피천 일원(Choi and Kim, 2003;Byun, 2009;Lee et al., 2020;Byeon et al., 2020;Lim et al., 2020)에 대한 조사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경상북도 영양 군과 울진군, 영덕군의 경계에 해당하는 낙동정맥 일원에 대한 조사는 최근 마루금을 중심으로 식생(Kang et al., 2016;Park and Kang, 2016;Kang et al., 2020)과 식물상(Chung et al., 2007;You et al., 2017)을 보고한 것이 전부이다. 지역적인 수준에서의 조사결과를 종합하여 국가적인 수준에 서의 생물자원과 생태계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음에 따라 다양한 분야에서 체계적인 조사의 필요성은 매우 높다 (Elzinga et al., 1998;Ministry of Environment(MOE), 2019).
백암산은 낙동정맥의 경상북도 영양군과 울진군, 영덕군 의 경계에 위치한다(Park and Park, 2008). You et al.(2017) 은 낙동정맥에 위치한 백병산(1,259m), 칠보산(974m), 백 암산, 운주산(806m), 고헌산(1,032m) 및 구덕산(565m)에 분포하는 식물자원에 대해 조사하고 보고한 바 있다. 이 중 백암산 일원에서는 94과 276속 405종 4아종 51변종 9품종 등 469분류군을 보고하였다. 낙동정맥 상에 위치하고 백암 산에 인접한 검마산(1,017m) 일원에는 Chung et al.(2007) 이 91과 318속 424종 3아종 73변종 13품종으로 총 513분류 군을 보고한 바 있다. Chung et al.(2007)은 총 11회의 조사 를 수행한 반면, You et al.(2017)은 백암산 일원에서 4회의 조사를 수행하였다. 조사의 경로는 경상북도 영양군의 죽파 계곡, 장파계곡, 낙동정맥 능선 및 백암산 정상부 일원에 제한되었다(You et al., 2017). 남북으로 길게 이어지는 낙 동정맥의 지리적 특성에 따라 동쪽과 서쪽의 환경과 지형적 인 특성에서 차이가 존재하고 그에 따라 분포하는 식물에서 도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식물 종은 빛, 수분, 무기물과 같은 제한된 자원을 두고 끊임없이 경쟁한다(Hutchinson, 1957;Pearman et al., 2007). 경쟁의 결과는 필연적으로 경쟁에서 우위를 점유하지 못하는 종의 도태로 이어진다(Hardin, 1960;Walter, 1988). 경쟁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소유하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Hutchinson, 1957;Pearman et al., 2007). 또한 자연적으로 일부 종에 의한 자원의 독점을 제한하 는 기작의 존재에 따라 다양한 종의 공존이 가능하다(Grubb, 1977;Pickett, 1980;Walter, 1988;Wilkinson, 1999;Johnson and Bronstein, 2019). 서로 다른 환경을 나타내는 생육지 사이에 분포하는 종의 차이는 대단히 크다(Whittaker, 1960;1972;2001). 그러므로 특정지역의 식물다양성을 평가하기 위한 조사는 다양한 생육지와 서로 다른 천이단계의 식생을 포함할 필요가 있다(Pickett and Thompson, 1978;Kim et al., 2015;Chae et al., 2019). 따라서 본 연구도 다양한 생육지 가 조사경로에 포함되도록 설정하였다. 먼저 백암산 일원의 현존식생도를 (Environmental geographic information systems (EGIS), 2020) 다음으로 문헌자료를 검토하여 주요한 식물자 원의 현황을 평가하였다. 검토한 자료를 바탕으로 다양한 식생조각, 서로 다른 생육지가 조사경로에 포함되도록 계획 하였다. 마지막으로 식물다양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북사면 의 계곡지역 다수가 포함되도록 하였다. 조사결과를 종합하 여 지역적인 식물자원의 현황을 평가하고 보전이 필요한 식물에 대한 적절한 방안을 제안하고자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 대상지
백암산(1,004m)은 경상북도 영양군 수비면과 울진군 온 정면에 속해있다(Figure 1). 백암산의 남쪽으로는 영덕군 창수면이 접해 있다(Figure 1;Park and Park, 2008). 백암산 은 강원도 태백시 매봉산 일원에서 분지하여 남쪽으로 이어 지는 낙동정맥의 능선상에 위치한다(You et al., 2017). 백 암산의 북쪽으로는 검마산(1,017m)이 위치하고 있으며 남 쪽으로는 700m∼1,000m의 능선이 독경산(683.2m)으로 이어진다. 지리적으로 백암산은 한반도의 중남부에 위치하 고 있고 약 15km의 거리에서 동해안과 접한다(Figure 1). 백암산 일원의 동쪽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역암, 사암 으로 구성되어 있고 온정면 소재지 일원은 화강암대에 해당 한다(Kigam, 2021). 백암산의 서쪽에 해당하는 영양군 일 원은 중생대 백악기의 자색셰일 및 역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Kigam, 2021). 지형적으로 백암산의 서쪽은 비교적 완만 한 경사도를 나타내어 길고 완만한 계곡지형인 죽파계곡, 장파계곡이 형성되어 있다. 반면에 동쪽은 해발고도의 차이 가 700m에 이르는 급경사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선 구리의 신선계곡은 퇴적암의 조성에 따른 영향으로 암반이 노출된 협곡의 형태를 나타낸다(Bae et al., 2003;Kim et al., 2017). 백암산의 정상 남쪽으로는 현무암의 바위가 노 출된 지형이 위치하고 이 때문에 ‘흰바위’라는 지명이 유래 하였다. 또한 백암산의 남동쪽에는 백암산성이 위치한다. 백암산 서쪽의 영양군 죽파리와 기산리 일원 및 기산리에서 옹정면 조금리로 이어지는 임도가 길게 개설되어 있다.
2. 조사기간 및 경로
현지 조사는 2020년 4월 22일부터 10월 18일까지 9일간 총 9회에 걸쳐 진행하였다(Table 1).
3. 연구방법
사전 조사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계곡, 사면, 능선 및 정상부 바위지대가 포함되도록 경로를 설정하였다. 또한 문헌조사와 사전 조사를 통해 멸종위기야생식물과 희 귀식물의 분포지 정보를 바탕으로 조사경로를 추가하였다 (Kim et al., 2013). 추가로 지형적인 특성과 기후적인 특성을 함께 고려하여 조사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였다(Table 1).
계획된 조사 경로에서 도보로 이동하면서 출현식물을 관 찰하고 기록하였다. 관찰된 식물은 먼저 디지털 카메라(Cannon EOS 6D markⅡ)로 촬영하였다. 관찰된 식물 중 생식기관이 존재하는 경우는 증거표본으로 수집하였고 건조표본으로 제작하였다. 멸종위기야생식물과 분포범위가 제한적이고 개 체수가 소수에 불과한 식물은 표본으로 수집하지 않았고 디지털사진만을 촬영하였다. 멸종위기야생식물은 집단별로 분포지의 중심에서 GPS를 이용하여 좌표를 기록하였고 집단 의 수와 전체 개체수를 평가하였다. 본 조사를 통해 수집된 표본은 562점의 540분류군이었고 이 중 170분류군은 국립생 태원에 보관하였다(Appendix 1, Voucher No.). 나머지 표본 은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의 식물건조표본수장고(KB)에 보 관하였다. 또한 디지털카메라로 촬영된 557점의 원본사진은 국립생태원에서 관리하고 있다(Appendix 1, Voucher No.). 수집된 표본과 촬영된 사진은 전체 출현식물 목록(Appendix 1, Voucher No.)을 작성하는데 이용하였다.
식물의 동정은 Lee(1980), Lee(1996A;1996B), Lee(2003A;2003B), Lee(2006A;2006B)을 이용하였고 귀화식물은 Park (2009)을 이용하였다. 학명 및 국명은 국가생물종목록집(Kim et al., 2019)에 준하여 사용하였다. 멸종위기야생식물은 환경 부(MOE, 2015)를, 한반도 고유종은 국립생물자원관(National Institute of Biological Resources(NIBR), 2013)을, 식물구계 학적특정식물은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지침(MOE, 2019)과 국립생태원(National Institute of Ecology(NIE), 2018)을 이 용하였고 생태계교란외래식물은 환경부(MOE, 2019)를 참 고하였다. 적색목록에 따른 출현식물의 구분은 국립생물자원 관(NIBR, 2012;MOE, 2014)을 참고하였다. 출현식물의 목록 은 ‘The Genera of Vascular Plants of Korea(Park, 2007)'를 따라 정리하였고 속 이하는 알파벳순으로 배열하였다. 또한 위의 문헌으로 동정이 어려운 식물, 위의 문헌에 따라 통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는 분류군 및 분류학적인 재검토 가 필요한 분류군에 대해서는 Cho et al.(2016), 한국의 양치식 물(Korean Fern Society, 2005;Lee and Lee, 2018), 국립수목 원(Korea National Arboretum(KNA), 2008)을 참고하였다. 재배종은 기본적으로 조사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조사대상지 에 유입되어 자생하는 것만을 포함하였다(Appendix 1). 다만 산림에 조림된 수목은 목록에 포함하였다(Appendix 1).
결과 및 고찰
1. 관속식물
백암산(1,004m) 일원에 분포하는 관속식물은 108과 339 속 572종 12아종 49변종 5품종 638분류군으로 정리되었다 (Table 2). 백암산 일원만 조사한 자료는 국립생태원에서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일환으로 진행한 식물상의 조사 결과 가 유일하다(Park and Park, 2008). 그 이외에는 낙동정맥의 한 부분으로 백암산 일원을 포함하여 조사한 것이 있으며 이 조사에서 94과 276속 405종 4아종 51변종 9품종 등 469 분류군을 보고하였다(You et al., 2017). You et al.(2017)의 조사는 총 4회에 걸쳐 죽파리와 상파리 계곡, 백암산 능선 및 온정면의 일부 지역에 한정하여 조사한 결과에 해당하여 조사 범위가 보다 넓은 본 조사의 결과와는 출현 종수의 측면에서 차이가 있었다. 또한 백암산의 북쪽에 위치한 영 양군 검마산(1,017m) 일원에는 총 11회의 조사를 통해 91 과 318속 424종 3아종 73변종 13품종으로 총 513분류군을 보고한 바 있다(Chung et al., 2007). 특히 검마산 일원의 조사는 낙동정맥의 동쪽지역이 포함되지 않음에 따라 동쪽 을 포함한 본 조사결과와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본 조사가 이루어진 백암산 일원은 경기도의 명지산(Lee and Kim, 1997: 677 taxa), 강원도의 오대산(Kim et al., 2013: 818 taxa), 덕항산(Kim et al., 2005: 590 taxa) 및 함백산(Choi et al., 2015: 622 taxa)등 유사한 규모를 나타내 는 산지와 유사하거나 낮게 나타났다. 다만 조사된 분류군의 수는 연구자와 조사 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다. 본 조사에서 낙동정맥에 속하는 백암산의 동쪽에 비해 서쪽에 출현하는 식물의 다양성이 높게 관찰되었다. 멸종위기야생식 물 및 희귀식물은 대부분 영양군 지역 및 낙동정맥의 능선과 백암산 정상부에서 관찰되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리적인 요 인, 지형적인 요인 및 기후적인 요인이 결합한 결과로 판단되 었다. 즉, 본 연구가 이루어진 경상북도 백암산 일원은 겨울철 의 적설량이 월평균 240mm로 나타났다(Korea Meteorological Administration(KMA), 2021). 또한 백암산 일원의 낙동정맥 을 중심으로 동쪽은 급경사의 산지가 형성되어 있다(Bae et al., 2003;Kim et al., 2017).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계절적 인 요인에 따른 겨울철과 봄철의 건조한 기후는 식물의 분포 와 생육에 제한요인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본 조사 에서도 온정면에서 백암산의 정상으로 이어지는 조사경로 상에서 관찰되는 식물의 종수가 대단히 적게 나타났다. 건조한 조건에서 생장하는 능력이 강한 소나무(Pinus densiflora)와 굴참나무(Quercus variabilis)가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였고 관 목으로는 진달래(Rhododendron mucronulatum), 쇠물푸레(Fraxinus sieboldiana), 싸리(Lespedeza bicolor), 참싸리(Lespedeza cyrtobotrya), 털조록싸리(Lespedeza maximowiczii var. tomentella), 산조팝나무 (Spiraea blumei)가 분포하였다. 초본으로는 그늘사초(Carex lanceolata), 털대사초(Carex ciliatomarginata), 실새풀(Calamagrostis arundinacea) 이 주로 분포하였다. 반면에 온정면의 낮은 해발고도에서 다양한 식물이 분포하는 공간은 모두 계곡 주변에 한정되었다 (Author's observation). 겨울철과 봄철의 건조한 환경에 따른 영향은 백암산의 정상부와 능선부에도 유사하게 나타났고 이 때문에 강원도 북부 지역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봄철 개화 후 여름휴면 식물로 구성된 공간은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백암산 일원에서 식물의 확산과 분포는 생육가능한 공간의 존재와 지속에 연관되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백암산 일원에 분포하는 식물은 환경적 요인의 영향으로 비교적 다양하지 않더라도 식생의 발달을 지연시키는 자연적 인 요인에 따라 특정한 식물의 분포에 적합한 공간이 존재하 는 것으로 판단된다(Pickett and Thompson, 1978). 즉, 백암산의 정상 남쪽에 존재하는 바위지대는 백리향 (Thymus quinquecostatus; Figure 2, L), 돌마타리(Patrinia rupestris; Figure 2, F), 좀바위솔(Orostachys minuta; Figure 2, K), 금강가물고사리(Woodsia microsora; Figure 2, G), 정향나 무(Syringa patula var. kamibayashii; Figure 2, D)의 분포지로 조사되었다. 또한 백암산의 능선을 따라 나타나는 암반에 의해 식생이 발달하지 못한 공간에는 백두사초(Carex peiktusani; Figure 2, H), 사창분취(Saussurea calcicola; Figure 2, B), 속리기린초(Sedum zokuriense)가 분포하였다. 침식활동으로 생성된 신선계곡의 바위지대에는 참우드풀(Woodsia macrochlaena; Figure 2, E), 좀바위솔이 분포하였다. 마지막으로 산림내로 개설된 임도의 가장자리는 몽울토현삼(Scrophularia cephalantha; Figure 2, J), 덩굴꽃마리(Trigonotis icumae) 등의 주요한 분포 지로 기능하였다. 이러한 공간은 백암산의 정상부와 동쪽의 온정면 및 서쪽의 영양군에서 서로 다르게 관찰되었다. 본 조사의 경로에 이와 같은 다양한 공간이 대부분 포함됨에 따라 이전에 이루어진 조사의 결과에 비해 많은 식물을 관찰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었다(Park and Park, 2008; report as a total of 260 taxa composed of 77 families, 188 genera, 204 species, 1 subspecies, 48 varieties and 7 forms).
2. 법정보호종(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식물)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야생식물 Ⅱ급으로 지정한 애기송 이풀(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1종이 조사되 었다(Figure 3). 영양군 죽파리의 계곡을 따라 크고 작은 집단을 이루어 분포하였다. 본 조사 범위에서는 총 5개의 집단 15,150개체가 분포하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애기송이풀은 해발 1,000m 이상의 산지 사면과 완만한 경사를 나타내는 하천 주변의 퇴적지형 및 사면에 분포한다 (Byun et al., 2013). 주요한 분포지로는 경기도 연천군, 가평 군과 충청북도 제천시, 경상북도 문경시와 충청북도 괴산군, 경상북도 경주시, 경상남도 거제시 및 본 조사가 이루어진 경상북도 영양군이 있다(Byun et al., 2013;Kim et al., 2016;You and Kwon, 2020). 지리적으로 가장 남쪽의 분포지인 경상남도 거제시의 분포지에서 가장 이른 3월 중순에 개화하 며 경기도 가평의 국망봉 일원에서 가장 늦은 5월 중순에 개화한다. 개화 이후 곧바로 열매의 성숙이 진행되고 열매의 성숙이 완료될 무렵이면 지상부의 잎이 모두 고사하고 초여 름부터 이듬해 봄까지 휴면에 들어간다. 하나의 개체는 성장 함에 따라 여러 개의 눈을 생성하여 큰 포기로 성장하며 원거리의 확산은 종자에 의존한다(Author's observation). 짧 은 생장기간 때문에 생장기를 제외한 기간에는 조사가 불가 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으로 적절한 조사시기의 선택 은 매우 중요하다.
애기송이풀 분포지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위협요인은 다 수의 분포지가 완만한 경사의 계곡 가장자리 퇴적지형과 사면에 분포함에 따라 야영활동, 유원지 설치, 주거시설 건 설과 같은 활동으로 생육지 전체가 훼손되는 경우가 관찰된 다(Kim et al., 2016). 실제로 본 조사가 이루어진 2019년 5월에도 애기송이풀 분포지 일원에서 계곡지역의 수목정리 와 임도정비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러므로 분포 현 황을 바탕으로 인위적인 영향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이와 더불어 본 조사는 환경 부 국립생태원에서 실시하는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의 일 환으로 진행함에 따라 각각의 조사 도엽에서 대표산지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다. 영양군 죽파리 일원은 조사대상 도엽의 가장자리에 해당하고 애기송이풀 분포지 또한 해당 도엽의 가장자리에 분포지가 위치한다. 애기송이풀 분포지 는 인접한 도엽에도 큰 규모의 집단이 존재하지만 조사대상 산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을 가능 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생태자연도 를 평가하는데 있어서 주요한 정보가 누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Lee, 2003;Rho and Choung, 2006). 따라 서 향후 전국자연환경조사에서는 대표산지를 중심으로 하 지만 조사대상 도엽의 식물분포 특성과 문헌정보 검토를 바탕으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함을 제안한다.
3. 적색목록식물
적색목록평가 기준(NIBR, 2012)에 따라 평가가 이루어 진 분류군 중 본 연구대상지에 분포하는 식물을 목록으로 정리하였다(Table 3). 위급종(CR, Critically endangered)과 위기종(EN, Endangered)으로 평가된 분류군은 관찰되지 않았고 취약종(Vulnerable, VU)으로 평가되는 애기송이풀 이 분포하였다(Figure 3). 환경부에서는 애기송이풀을 취약 종(B2ab(iii), C2a(i))으로 평가하였다(MOE, 2014). 식물은 종에 따라서 서로 다른 생태적 지위를 소유하고 있다. 무엇 보다 재정착을 위해서 독특한 조건을 필요로 하는 경우 분 포 가능한 면적은 제한된다(Pearman et al., 2007). 한반도 고유종이며 경상남도 거제시, 경상북도 경주시, 영양군, 충 청북도 제천시, 괴산군, 경기도 가평군 및 연천군에 걸쳐 분포지가 위치한다고 하여 각각의 지점을 연결하는 범위가 모두 분포 가능한 공간이 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 므로 한반도 고유종인 점과 B2ab(ii)에 따라 위기종(Endangered, EN)으로 평가하는 것이 보다 타당하다고 판단된다.
특별하게 보전이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는(Least concern, LC) 식물로는 끈끈이장구채(Silene koreana), 노랑 무늬붓꽃(Iris odaesanensis), 덩굴꽃마리(T. icumae), 솔나리 (Lilium cernuum) 등 8분류군이 관찰되었다(Table 3). 노랑 무늬붓꽃, 솔나리는 2012년까지 멸종위기야생식물 Ⅱ급에 포함되어 법적인 관리의 대상이 되었지만 개체수와 분포지 역을 고려하여 해제된 바 있다(MOE, 2012). 멸종위기야생 식물에서 제외되었지만 관심이 필요하지 않은 종(LC)에 해 당하는 지에 대해서는 생육지의 특성과 생육지의 식생변화 및 종의 특성을 반영하여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Kim et al., 2016). 예를 들면, 솔나리의 경우는 비교적 높은 산지에 생성되는 초원, 관목지대 및 수목의 울폐도가 높지 않은 식생의 하부에 제한적으로 분포하는 점과 각각의 개체 군이 격리되어 분포하는 점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Jeong, 2011). 솔나리의 경우 백암산의 정상부 남쪽에 위치한 바위 지대의 가장자리를 따라 잔존하는 관목림의 하부에 소수의 개체가 분포하고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솔나리가 재정착할 수 있는 공간의 크기가 좁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특히 현재 와 같은 식생의 변화에 따라 개체수의 감소와 분포범위의 축소가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Connell and Slatyer, 1977).
4. 한국고유종
본 조사를 통해 분포가 확인된 한국고유종은 총 29분류 군이 정리되었다(Table 4). 조사된 한국고유종 중에서 특색 이 있는 분류군으로는 멸종위기야생식물이기도 한 애기송 이풀과 사창분취(S. calcicola), 몽울토현삼(S. cephalantha) 이 있었다(Figure 2, 3). 사창분취는 주로 강원도 영월, 정선 및 삼척으로 이어지는 석회암 지대에서 높은 출현 빈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Kim et al., 2005;Nam et al., 2012;Chae et al., 2019). 특히 석회암 지대의 비교적 높은 산지의 사면에 분포하는 특성을 반영할 때 백두대간에서 분지한 낙동정맥을 따라 확산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몽울토 현삼은 주요한 분포지가 남부지방으로 알려져 있다(Jang and Oh, 2013). 낙동정맥을 따라 경상북도 주왕산, 내연산 을 따라 확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북쪽으로는 경상 북도 봉화군 석포면과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의 경계에 위치 한 면산(1,245m)에서도 소수의 개체가 관찰된 바 있다 (Author‘s observation).
29분류군의 고유종 대부분은 전국적으로 넓은 분포범위 를 나타내는 종에 해당하였다. 또한 22분류군은 낙동정맥의 능선과 백암산 정상부 및 영양군 일원에서 관찰되었다 (Table 4). 따라서 낙동정맥은 식물의 확산과정에서 주요한 통로로 기능하였지만 백암산의 능선에서 동쪽으로의 확산 은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5. 식물구계학적 특정식물
환경부에서 지정한 식물구계학적특정식물은 Ⅴ등급이 1 분류군, Ⅳ등급이 13분류군, Ⅲ등급이 36분류군, Ⅱ등급이 29분류군 그리고 Ⅰ등급이 34분류군이 정리되었다(Table 5, Appendix 1). Ⅴ등급은 멸종위기야생식물인 애기송이풀 1 분류군이 조사되었다(Figure 3). Ⅳ등급에 해당하는 식물로 구분된 13분류군은 모두 조사대상지 내에서 낮은 출현빈도를 나타내었고 일부 지점에서만 관찰되었다. 뿐만 아니라 대부 분은 군락을 이루어 분포하지 않았다. 다만 돌마타리(P. rupestris)는 백암산의 남쪽에 위치한 바위지대와 온정면의 계곡을 따라 형성된 단애지역에 소규모 집단을 이루어 분포하 였다. 참우드풀(Woodsia macrochlaena)은 온정면 신선계곡 의 단애지역과 온정저수지 일원의 계곡에 형성된 단애지역에 서 바위틈에 소수의 개체가 산발적으로 관찰되었다. Ⅲ등급 에 해당하는 36분류군 중 맥문아재비(Ophiopogon jaburan), 참쌀새(Melica scabrosa), 낭아초(Indigofera pseudotinctoria), 애기며느리밥풀(Melampyrum setaceum), 가새잎꼬리풀 (Pseudolysimachion pyrethrina), 긴잎제비꽃(Viola ovato-oblonga), 큰족제비고사리(Dryopteris pacifica) 등을 제외한 나머지 분 류군은 분포의 중심이 본 조사대상지의 북쪽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다. Ⅳ등급에 해당하는 식물은 1개의 아구에만 분포 하고 Ⅲ등급은 2개 아구에 걸쳐 분포하는 식물로 구분되는데 (NIE, 2018) 대부분이 북방계의 식물에 해당하여 낙동정맥이 북방계식물의 확산에 있어서 통로의 역할을 했음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반면에 남방계식물로 평가되는 식물은 대부분 온정면의 낮은 해발고도에서 관찰되어 남방계의 식물 은 높은 산지가 확산의 통로로 기능하는데 있어서 제한이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6. 귀화식물 및 생태계교란외래식물
총 38분류군의 귀화식물이 관찰되었다(Table 6). 생태계 교란외래식물은 미국쑥부쟁이(Aster pilosus), 돼지풀(Ambrosia artemisiifolia), 애기수영(Rumex acetosella)이 조사되었다. 미국쑥부쟁이는 주로 백암산의 동쪽에 해당하는 온정면의 주거지와 경작지 주변의 나지에 분포하였다. 또한 온정면에 서 영양군으로 이어지는 임도 및 영양군의 죽파리 계곡을 따라 개설된 임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확산하는 것이 관찰되 었다. 돼지풀도 미국쑥부쟁이처럼 온정면의 주거지와 경작 지에서 관찰되는 나지에 분포하였다. 또한 온정면에서 영양 군으로 이어지는 임도 및 영양군의 죽파리 계곡을 따라 개 설된 임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확산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다만 관찰되는 돼지풀의 분포 밀도가 높지 않았고 출현 빈 도도 높지 않았다. 즉, 돼지풀의 생육에 적합한 공간이 좁기 때문으로 판단되었다. 애기수영은 온정면의 주거지 일원에 서 소집단이 관찰되었다. 대규모 군락으로 분포하지 않았지 만 인접한 경작지의 가장자리, 산림의 가장자리에 분포하는 묘지의 가장자리에 확산하는 과정으로 판단되었다.
총 38분류군의 귀화식물 모두는 온정면 일원에서 관찰되 었다. 즉, 온정면 일원은 주거지와 경작지가 넓게 형성되어 있지만 본 조사가 이루어진 영양군 일원은 산림지역과 산림 내에 형성된 임도 및 소규모의 산촌 마을에 불과하였다. 따 라서 귀화식물의 분포는 인위적인 요인이 밀접하게 영향을 미침을 반영한 결과로 판단되며 임도, 탐방로 등 도로 인근, 태양복사량이 많은 지역(숲 내부 보다 개활지 등), 인간에 의해 관리된 수계, 벌채지역 등에서 귀화식물이 주로 출현 한다는 연구 결과가 이것을 뒷받침한다고 판단된다(Lim et al., 2020)
본 조사지역과 인접한 울진군 평해읍과 영해면 일원의 하천에서는 생태계교란외래식물인 가시박(Sicyos angulatus), 가시상추(Lactuca scariola)의 분포가 관찰되었다(Author's observation). 특히 가시박은 대규모 군락을 형성하기도 하였 다. 따라서 백암산의 동쪽지역인 온정면 일원에 확산하여 분포할 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다. 그러므로 향후 조사에서는 이러한 점을 반영하여 생태계교란외래식물 의 확산현황을 조사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