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아고산대는 용재한계선에서 교목한계선에 이르는 생태 적 점이대(Kong, 2000b)이며, 고산을 포함한 면적은 매우 좁고 기후적 요인이 열악한 곳으로 기후변화에 민감한 생태 계이다(Kong, 2000a, b;Lim and Shin, 2005).
한국의 아고산대 식생은 아고산 상록침엽수림, 아고산 광 엽수림 및 초원, 아고산 암극식물군락 등의 3개 상관식생으 로 크게 구분되는데(Kim, 2012), 한반도의 중 · 남부지역에 서 가장 높은 산인 지리산(1,915m)에서 아고산 상록침엽수 림은 가문비나무와 구상나무에 의하여 구분되는 가문비나 무-구상나무군집(Song, 1991)으로 분류되어 있으며 구상나 무가 주요 수종으로서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구상나무(Abies koreana Wilson)는 신생대 제4기 한반도 주빙하기후 환경하에서 서식하던 고유종으로 현재 한라산 을 비롯하여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해발 1,000m 이상 의 일부 고산지역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기후변화 민감종이 며(Schweingruber, 1988;Kim and Choo, 2000;KNA, 2010;NIBR, 2010;Kim and Lee, 2013), 분비나무, 주목, 가문비나무 등과 함께 남한의 아고산대에 자라는 대표적인 상록침엽교목이다.
아고산대 식생의 주요 구성종으로서 구상나무에 대한 연 구는 아고산대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군락 및 군집의 분류, 구조, 동태, 분포, 그리고 서식지에 대한 내용(Kim, 1986;Song, 1991;Ihm et al., 2000;Cho et al., 2004;Kim, 2012;Kim and Lee, 2013)을 비롯하여, 지역적으로는 한라산 (Song and Nakanishi, 1985;Kang et al., 1997;Kim et al., 1998;Kim et al., 2007;Song et al., 2010, 2014, 2018; Lee, 2016), 덕유산(Moon, 1993;Kim and Choo, 1999;Kim et al., 2011), 가야산(Lee and Cho, 1993) 등에서 군집 구조를 중심으로 조사가 이루어진 바 있는데, 구상나무에 대한 생태학적인 연구는 지난 40년간(1980-2020년) 총 73 편이 수행된 것으로 파악되었다(Koo and Kim, 2020).
한편 지리산에서 구상나무에 대한 연구는 분포와 분포지 변화, 현존식생(Chung and Lee, 1965;Kim et al., 1991a;Yim and Kim, 1992;Yeon et al., 2006;Kim, 2011;Gwon, 2014) 등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군집구조와 개체군 동태를 중심으로 많은 조사가 진행되어 왔다(Rim and Kang, 1985;Park, 1990;Kim et al., 1991a;Kim et al., 1991b;Kim and Yoon, 1991;Cho, 1994;Lee and Hong, 1995;Chung et al., 1996;Kim et al., 1997;Lee et al., 1997;Chung et al., 1999;Kim et al., 2000;Kim and Choo, 2000;Park et al., 2000;Oh et al., 2000;Oh and Jee, 2000;Lee et al., 2000;Kim and Choo, 2003;Choo et al., 2009;Park, 2011;Kim et al., 2012;Gwon et al., 2013;Cho et al., 2015;Kim et al., 2018). 이 중 Kim et al.(1991a)과 Kim et al.(1997)은 지리산 반야봉과 천왕봉-덕평봉지역에서 구상나무의 활력, 유묘의 발생, 고사목 등에 대한 연구를 통해 구상나무의 생육 상태가 쇠퇴하고 있으며 자연적인 후계림 조성이 매우 힘들 것으로 보고한 바 있다. 또한 구상나무는 군락내 다른 수종들 과 경쟁관계에 놓여 있으며(Kim et al., 2018), 조릿대의 번성 으로 인한 치수의 발생율 저하 문제(Kim et al., 1998;Hong et al., 2008;Song et al., 2014), 곤충(NIE, 2017; Shin et al., 2018), 노루(Kim et al., 2017) 및 설치류(Park et al., 2020) 등 동물에 의한 가해 사례와 같이,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으로 최근 구상나무의 생육쇠퇴는 광 범위하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기존의 대다수 연구들은 주로 현상파악을 위한 단기간의 식생조사 위주로서 쇠퇴원인 분석을 위한 장기적 인 모니터링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본 연 구는 고정 조사구를 설치하여 지난 10년 동안 구상나무개체 군의 식생구조와 동태에 대한 변화 양상을 조사하였으며, 본 논문은 그 결과를 정리한 내용이다. 향후 지속적인 조사 를 통해 축적된 기초자료는 아고산 식생의 보존과 관리뿐만 아니라 아고산 생태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파악하는데 도움 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지리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1967.12.29.) 으로 경남 하동군, 함양군, 산청군, 전남 구례군, 전북 남원시의 3도 1시 4개군에 걸쳐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의 좌표는 북위 35° 12′45.23″∼35° 26′52.31″, 동경 127° 27′11.44″∼ 127° 49′32.01″의 범위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483.02km2 이다. 천왕봉에서 노고단에 이르는 동서방향의 주 능선 거리 는 25.5km, 둘레는 320km로서 주봉은 천왕봉(1,915m)이며 제석봉(1,806m), 반야봉(1,732m), 노고단(1,507m) 등을 포함 하여 1,500m 이상의 고봉이 20여개에 이른다(KNPS, 2020).
지리산은 대체로 동부가 높고 서부가 비교적 낮은 형세로서 지질은 변성암류의 지리산편마암복합체로 구성되어 있다 (Kim et al., 2009). 지리산에서 구상나무는 해발 1,100∼ 1,900m 범위에 분포하는 상록침엽수로서, 해발 1,350∼ 1,400m 이상으로 온량지수(Wl)가 55℃·month 이하인 아고 산림대에서는 군락단위로 분포하고 있으며, 온량지수 55∼8 0℃ · month 범위에 해당하는 냉온대 낙엽활엽수림대에서는 패치상 또는 개체단위로 분포한다(Yim and Kim, 1992).
조사지역 인근의 연평균 기온과 강수량(KMA, 2011)은 지리산의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남원관측소의 경우 12. 3℃와 1,380.4mm, 북동쪽에 자리하고 있는 산청관측소의 경우는 12.8℃와 1,556.6mm 이다(Figure 1).
2. 조사방법
조사방형구는 구상나무개체군이 비교적 균질하게 분포 하고 있는 지점을 대상으로 조사지의 입지환경을 고려하여 400∼1,600m2 범위내에서 각각 설치하였다. 조사방형구는 2009년 5월부터 2010년 9월에 걸쳐 지리산 능선부와 인접 산지에 위치하고 있는 제석봉∼벽소령구간(5개소)과 반야 봉 일원(2개소)에 설치하였으며(Figure 2), 흉고직경 5cm이 상의 수목을 대상으로 매목조사를 실시하였다. 한편 조사구 내에서 구상나무와 구상나무의 경쟁수종으로 판단되는 종 들에 대해서는 흉고직경 5cm 이하의 개체에 대해서도 조사 를 실시하였다.
식생조사는 Braun-Blanquet(1964)의 식물사회학적 방법 에 따라 2011년 8월과 9월에 수행하였다. 층상구조와 층위별 수고는 교목층(≥8 m), 아교목층(3∼8 m), 관목층(≤3 m), 초본층(≤1 m)으로 구분하였으며 조사지의 식생 환경에 따 라 적절하게 조정하였다. 각 조사지내에 분포하는 목본 수종 들의 중요치(Importance value, IV)는 상대밀도(개체수)와 상대피도(흉고단면적)를 평균한 값으로 구하였다(Brower et al., 1998). 조사지별 중 · 상층부의 수관 피도(Crown cover) 는 구형 수관밀도측정기(Spherical densiometer; FOREST DENSIOMETERS, USA)를 사용하였으며, 구상나무의 비 대생장 측정을 위한 대상목은 31기를 설치하여 모니터링 하였다. 수령은 7개 조사지에서 흉고직경 10cm 이상에 해당 하는 107개의 생장편(연륜시료)를 채취하여(2009∼2010) 산정하였으며, 수목 활력도(건강도)는 조사지별로 평균 35개 체(7∼63개체)를 대상으로 JunsMeter1((주)푸름바이오, 한 국)을 사용하여 측정, 평가하였다. 위의 조사내용들과 관련한 자세한 조사방법은 Chun et al.(2019)에 따랐다.
식물 동정은 원색대한식물도감(Lee, 2003a, b), Lee and Lee(2015), Cho et al.(2016) 등을 참고하였으며, 학명의 기 재는 KNA(2020)에 준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군락구조와 종조성 변화
Table 1은 조사지별로 구상나무개체군의 입지환경 및 층 상구조에 대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7개 조사지는 평균 해발고가 1,604m (1,345∼1,739m), 사면의 방위는 남사면 을 중심으로 북동∼남서사면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조사 구의 평균 경사도는 24.7° (13∼36°) 이다. 조사구의 층상구 조는 3층구조인 세석평전조사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조 사구에서 4층구조로 분포하고 있으며 조사방형구당 평균 출현종수는 35종(27∼49종) 이다. 금번 조사에서 출현한 종 수는 Gwon et al.(2013)의 지리산 구상나무군락에서 조사 된 25종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조사 목적에 따른 조사구의 크기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 다. 한편 Yeon et al.(2006)은 지리산 구상나무군락의 분포 양상을 지형적 요인으로 분석한 결과, 주된 분포역이 해발 1,300∼1,600m 범위, 사면은 남서방향, 경사는 26∼30° 에 분포하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는데, 대체로 본 조사지의 입 지환경 범위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는 조사구내에 출현한 목본식물들의 중요치 (Importance value, IV)를 나타낸 것이다. 7개 조사구 전체 를 대상으로 한 중요치의 경우, 구상나무는 2009년 55.7% 에서 2018년 39.8%로 주요 구성종들 중 중요치가 2009년 대비 28.5%라는 가장 큰 폭의 감소율을 보였다. 개개 조사 구들 중에서는 반야봉1과 2 조사구에서의 중요치가 2018년 에 8.8%와 22.1%로서 2009년의 37.4%, 54.5%와 비교하여 각각 76.5%와 59.4%의 매우 큰 폭의 감소율을 나타내었다. 반면 세석평전조사구의 경우는 2018년도 중요치가 78.7% 로서 2009년도의 77.1%에 비하여 다소간 증가하였는데, 이 는 조사기간 동안 고사개체가 많이 증가한 타 조사구들에 비하여 세석평전에서의 구상나무의 경우 생장 쇠퇴와 고사 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게 나타난데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 다(Table 3). 세석지역에서 구상나무개체군의 중요치 증가 에 대한 내용은 Cho(2014)에 의해서도 보고된 바 있는데, Cho(2014)는 세석지역이 쇠퇴기미를 보이며 중요치가 감 소하는 지역들(지리산 중봉, 하봉, 제석봉, 토끼봉, 반야봉, 임걸령)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계곡과 습지가 인접하여 수분 공급이 원활하고 우리나라 산림토양에 비해 비교적 양호한 토양 환경을 보인 입지의 영향 측면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한편 조사시기별 중요치의 변화와 감소폭이 높게 나타난 시기는 2013∼2015년 사이로 반야봉1과 2 조사구에서의 변동폭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2012년 태풍에 의한 피해의 영향이 주요한 요인으로 파악되었다(Figure 3).
구상나무를 제외한 기타 수종들의 경우 조사구 전체로 보면 주요 분포 수종들은 2009년에 비하여 2018년도에 중 요치의 증가를 보였으며, 잣나무를 포함한 사스래나무, 신 갈나무, 당단풍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경우 2009년 대비 19.4∼48.6% 범위의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이는 신갈나무 와 당단풍나무를 중심으로 가문비나무, 잣나무, 사스래나무 등과 같이 구상나무와 경쟁관계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고한 Kim et al.(2018)의 결과와 매우 유사한 내용으로 향후, 구 상나무개체군의 쇠퇴 이후 식생 구조의 변화 양상을 추정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Kim et al., 2011;Kim and Lee, 2013;KFRI, 2016;Song and Kim, 2018).
조사구별로 2018년도에 중요치가 높게 나타난 주요 수종 들로는 제석봉조사구에서 가문비나무, 사스래나무, 잣나무 등이, 장터목과 세석평전조사구에서 각각 사스래나무, 영신 봉조사구에서 당단풍나무, 벽소령조사구에서 신갈나무와 피나무, 반야봉1 조사구에서 잣나무, 주목, 시닥나무, 당단 풍나무, 그리고 반야봉 2 조사구에서 잣나무 등이 각각 분포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2. 개체군 동태
Table 3은 조사구내에 분포하는 흉고직경 5cm 이상의 목본식물들을 대상으로 평균 흉고직경, 흉고단면적, 개체 수, 고사율 등을 정리한 내용이다.
전체 조사구를 대상으로 한 구상나무 개체들의 변동내용으 로는 흉고직경, 흉고단면적, 개체수 등이 2009년에 비하여 2018년도에 전반적으로 감소를 보였으며, 이 중 흉고직경 5cm 이상에 해당하는 개체들의 누적 평균 고사율은 49.9%로 나타났다. 특히 반야봉1과 2 조사구의 경우, 타 조사구에 비하여 고사율이 74.4%와 72.0%로 높고 중대경목에 해당하 는 개체들의 고사비율이 높아 흉고단면적은 2009년 대비 각각 90.7%와 83.6%의 감소율을 보인 1.3m2/ha와 3.9m2/ha 의 분포를 나타내었다. 반면 세석평전조사구의 경우는 흉고 직경 5cm 이상에 해당하는 개체들의 고사가 없는 곳으로서 자연생장에 의한 흉고직경의 증가 결과, 흉고단면적이 2009 년 6.7m2/ha에서 2018년 13.4m2/ha로 2009년에 비하여 101.2%의 증가율을 보였다.
구상나무를 제외한 기타 목본수종들의 분포내용에서는 2009년과 2018년 자료에 있어서 변동폭의 차이가 크지 않 은 것으로 나타났다(Table 3). 전체 조사구의 평균 흉고직경 은 2009년과 2018년에 각각 11.7cm와 12.7cm로 다소 증가 한 상태이며 흉고단면적은 2018년도 값이 2009년 대비 2.9% 감소한 13.8m2/ha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조사기간 동안 흉고직경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흉고단면적이 감소하 는 결과를 보이고 있는 것은 자연 생장에 의해 분포 개체들 의 전반적인 흉고직경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장터목, 반 야봉1과 2조사구를 중심으로 중대경목에 해당하는 개체들 의 고사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남으로써 흉고단면적의 감 소를 초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흉고직경 5cm 이상의 개체 수에서는 조사구 전체 평균이 2018년 711개체/ha(355∼ 1,025개체/ha)이며 2009년부터 2018년까지의 누적 고사율 평균은 10.8%이다. 특히 경사도가 비교적 높은(35°∼37° 범위) 장터목, 벽소령, 반야봉1 조사구에서의 고사율은 14.9 ∼20.2%로서 타 조사구들에 비하여 고사개체들이 많은 것 으로 조사되었다.
Figure 4는 2012년부터 2018년까지 흉고직경 5cm 이상 의 구상나무개체들을 대상으로 조사된 각 조사구별 고사개 체들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고사개체가 없는 세석평전조사구를 제외한 나머지 조사 구들에서는 2014년과 2015년에 걸쳐 고사개체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는데, 나이테폭 연대기를 통한 반 야봉 일원에서의 연구에서는 고사가 이미 2013년 가을부터 시작하여 2014년 봄 사이에 조사목 전체 중 29.8%가 고사 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KNPRI, 2017). 이와 같이 2012 년 발생한 태풍 볼라벤(Bolaven)과 산바(Sanba)의 영향이 급격한 고사 증가에 크게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직접 적으로는 줄기의 절단과 식물체의 도복이, 간접적으로는 과 도한 지엽의 탈락과 뿌리의 강한 흔들림 등 강풍의 피해 정도 차이에 따라 고사 과정에서 차이를 보였다. 수목은 평 소에 바람에 노출됨으로써 일반적으로 직경생장이 촉진되 고 초살도(taperness)가 증가하나(Lee, 2001), 과도할 경우 천근성인 구상나무의 뿌리는 토양과 이격되거나 나출되는 뿌리들림 현상으로 원활하지 못한 수분공급에 직면할 시 수분스트레스의 상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다. 이로 인하여 한계에 다다른 개체들은 주로 선채로 고사하는 경향을 보이 고 있는데, 특히 영신봉과 노루목지역에서 높은 빈도로 관 찰되고 있다. 한편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제석봉, 영신봉, 반야봉1과 2, 장터목조사구 등에서의 고사율은 2016년에 2015년 대비 100.0%, 85.0%, 75.9%, 58.7%, 42.7%의 감소 율을 나타내어 고사개체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저하되면서 일부 조사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안정화 되는 추세를 보이 고 있다.
반면 구상나무를 제외한 기타수종들의 고사(Figure 5)는 장터목, 벽소령, 반야봉지역의 조사구들에서 주로 나타났으 며, 이들 조사구에서 연평균 고사율은 1.7%(0.3∼3.2%) 범위 로서 6개 구상나무조사구에서의 연평균 고사율 11.7%(5.6∼ 6.8%)와 비교하여 1/7 이하로 매우 낮은 상태이다.
3. 구상나무의 고사 유형
Figure 6은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고사한 개체들 중 흉고직경 5cm 이상되는 고사목을 대상으로 연도별 고사유 형을 정리한 그림이다.
조사지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연도별 고사유형에서는 DS 유형(Dead Standing, 서서 고사)가 평균 82.4%(42.9∼ 93.2%)로 가장 우세하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DF유형 (Dead Fallen/Prone, 쓰러져서 고사) 12.2%, DB유형(Dead Broken, 줄기가 부러져서 고사) 3.3%, 그리고 DL유형 (Dead Leaning, 기울어서 고사) 2.1% 순으로 분포하였다. 이들 중 DB유형은 2012년과 2013년을 중심으로 주로 분포 하고 있으며 2013년 최대 분포비를 보인 DF유형은 전 조사 기간에 걸쳐 주요한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조사 기간 중 특히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줄기가 부러지는 DB유형, 줄 기가 기울어지거나 쓰러져 고사하는 DL유형, DF유형의 고 사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진데는 2012년 전국적으로 큰 피해 를 준 볼라벤과 산바의 역대급 태풍의 영향에 기인한 바가 크다. 이러한 내용은 한라산에서 구상나무의 고사와 관련한 Song and Kim(2018)의 연구에서도 강한 태풍과 겨울철 북 서계절풍의 영향으로 인하여 부러져서 죽는 개체(DF)의 증 가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어 본 조사지의 내용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조사지별 고사유형에서는 고사개체가 없는 세석지역을 제외하고는 제석봉과 영신봉지역의 경우 DS유형이 100.0% 와 98.9%로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벽소령지역에서 는 DS유형, DL유형, DF유형, DB유형에 해당하는 고사개체 들이 비교적 고르게 혼효하여 나타났다. 그리고 장터목지역 과 반야봉지역의 조사구들에서는 DS유형이 주로 분포하는 가운데 DF유형, DL유형, DB유형 등이 조사지별로 23.2∼ 44.2% 범위로 분포하였다. 한편 조사지들 중 DS유형의 분포 비가 낮은 벽소령, 장터목, 반야봉지역 조사구들의 입지 경사 도는 32° (20∼37°)로서 DS유형이 고사유형의 98.9% 이상 을 차지하고 있는 제석봉과 영신봉지역 조사구들의 입지 경사도 16° (15∼17°)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매우 가파른 경사를 보이고 있어 입지의 경사도에 따라 고사유형이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사목의 입지환경 분석과 관련하 여 Park et al.(2020)은 반야봉, 영신봉, 천왕봉 일원에서 고사목이 주로 25∼35° 범위의 경사도에서 집중분포하는 것으로 보고한 바 있는데 이는 사면의 경사도가 고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4. 흉고직경급별 빈도 분포
각 조사구별 흉고직경급 분포(2018년)에서는 전반적으 로 흉고직경 30cm 이내의 중소경목이 조사 개체(≧2cm)의 88.2∼100% 범위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제석봉, 장 터목, 벽소령조사구의 경우는 흉고직경 30cm 이상의 대경 목 개체들이 5.0∼11.8% 범위로 부분 분포하고 있다. 특히 세석평전과 영신봉조사구의 경우는 분포 개체의 밀도가 각 각 1,376개체/ha와 1,002개체/ha로서 타 조사구들에 비하여 2.5∼5.3배 많은 개체 분포를 보이고 있다(Figure 7). 이 중 세석평전조사구의 구상나무개체군은 조사지들 가운데 군 락의 안정적 유지 가능성이 가장 높은 역 J자 유형에 가까운 분포를 나타내었다(Cho et. al., 2015).
Figure 8은 각 조사구에서 2009(2010)년부터 2018년에 걸쳐 변화된 구상나무의 흉고직경급별 분포를 정리한 내용 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흉고직경 2∼10cm 범위의 소경목에 서부터 40cm 이상의 대경목에 이르는 직경급 분포를 보이 고 있으며, 흉고직경 2∼20cm에 해당하는 중소경목의 직경 급이 분포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특히 세석평전과 영신봉 조사구는 타 조사구들에 비하여 수령이 낮고 개체의 밀도가 높은 상태로 흉고직경 20cm 이내의 개체들을 대상으로 한 분포비에서는 전체의 절반 이상이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났 다. 흉고직경 2cm 이상의 개체들을 대상으로 한 분포에서 소경목 group(흉고직경 2∼10cm 범위), 중경목 group(흉고 직경 10∼30cm 범위), 대경목 group(흉고직경 30cm 이상)에 해당하는 개체들의 분포비는 2009(2010)년 43.9%, 50.2%, 5.9%에서 2018년 51.5%, 45.8%, 2.7%로 각각 나타났다. 그리고 2009(2010)년 대비 2018년도의 각 직경급별로 개체 수 변동에서, 특히 대경목과 중경목 group의 감소폭이 각각 74.2%와 49.6%로서 소경목 group의 35.0%에 비하여 상대 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자연생장으로 인한 개체들의 유입 증가요인에도 불구하고 고사에 의한 증가폭이 상대적 으로 더 높게 발생한데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키가 크고 수관폭이 큰 중대경목의 개체일수록 태풍과 강 풍, 적설, 무빙(rime) 등과 같은 기상현상들과 천근성의 영 향으로 줄기의 절단과 도복에 의한 피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Figure 6, Foster, 1988;Lee, 2001;Jeon et al., 2015;Son et al., 2016;Chun et al., 2019). 한편 흉고직 경 2cm 이하에 해당하는 유묘와 치수의 분포는 조사 초기 에 확인된 개체들을 지속 관찰한 것인데, 주로 세석평전조 사구에서 높게 나타났으며 제석봉과 영신봉조사구의 경우 는 100개체/ha 이내로 비교적 저조한 분포를 보였다. 그러 나 2012년 이후 수관층을 형성하고 있던 구상나무의 빠른 고사와 쇠퇴로 야기된 군락의 층상구조 변화로 인하여 제석 봉과 영신봉조사구를 제외한 조사구들에서는 유묘와 치수 의 발생과 정착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에 대한 내용은 추가적인 보완 조사를 통하여 추후에 제시 할 예정이다.
기타 수종들의 흉고직경 분포(Figure 9)에서는 조사지들 간의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흉고직경 20cm 이내에 해당하 는 중소경목 개체들이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흉고직경 30cm 이상의 대경목에 해당하는 개체들은 제석봉, 장터목, 반야봉지역 조사구들에서 일부 분포하고 있다. 흉고직경 5cm 이상의 개체 밀도는 제석봉과 벽소령지역에서 각각 1,025개체/ha와 1,000개체/ha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5. 연륜생장 및 수령
Figure 10은 구상나무의 연간 비대생장 값을 나타낸 것으 로 세석평전, 벽소령, 반야봉2 조사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2012년 또는 2013년 이후부터 생육쇠퇴로 인한 비대생장의 감소 추세나 저조한 생장을 보이고 있다. 조사지들 중 생장이 가장 왕성한 곳은 세석평전지역으로서 연평균 2.67mm/year 였으며 2013년 큰 생장을 보인 이후 생장 감소 추세를 보이다 가 2017년 이후 다시 생장 증가를 보였다. 이는 비대생장기가 설치된 수목에 기기가 함몰되어 비대생장이 왜곡되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비대생장기의 위치를 이전하여 재설치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향후 이에 대한 평가는 모니터링 과정을 통하여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반야봉1 조사구 의 경우, 2012년 이후 0.5mm/year 이내의 매우 낮은 생장과 함께 생장 증가가 없는 시기(2015∼2017)를 볼 수 있는데, 이는 2012년 태풍에 의해 비대생장기가 설치된 구상나무의 도복과 고사, 그리고 쇠퇴에 따른 일련의 영향에 기인한다. 한편 조사구 전체를 대상으로 한 연도별 비대생장 값의 평균 은 1.09mm/year(0.84∼1.39mm/year)로 나타났다.
Kim and Yoon(1991) 그리고 Park(1993)은 반야봉지역에 서 비대생장기와 연륜폭의 자료를 토대로 각각 1.12mm/year 와 0.78mm/year의 연생장량을 보고한 바 있으며, 세석평전에 서 중경목을 대상으로 한 연륜생장은 1.56mm/year로 반야봉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생장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Cho et al., 2015). 한편 금번 반야봉2 조사구에서 모니터링 된 비대생장값의 평균은 0.82mm±0.35mm/year로 서 Kim and Yoon(1991)의 결과에 비하면 낮은 값이나 Park(1993)의 측정값과는 대체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한편 구상나무개체군의 연륜분석을 통한 생장은 기온보 다는 봄기간(3∼5월) 동안의 강수의 영향(Park and Seo, 1999;Seo et al., 2017;KNPRI, 2018), 봄과 여름 동안의 수분수지(Park et al., 1998), 그리고 동계 기온상승으로 인 한 수분공급 부족(Koo et al., 2001)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지리산과 한라산에서 각각 조사된 바 있다. 지리산 세석평전과 반야봉지역에 분포하는 구상나무의 경우, 2000 년 이후의 연륜생장량이 그 이전의 연륜생장량에 비하여 전 경급에서 생장량의 감소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Cho et al., 2015;Cho et al., 2016), 이는 기후변화에 따른 생육 쇠퇴의 영향과 상당부분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다.
Table 4는 각 조사지에 분포하고 있는 구상나무개체군의 수령을 파악하기 위하여 채취한 생장편의 연륜을 산정한 결과이다. 2009년(또는 2010년)에 채취한 생장편의 평균 나이테 수는 52.3개(24.6∼72.3개)로 나타났으며, 여기에 수고 1.2m 까지의 생장소요 기간(약 30년)을 포함하면 평균 수령은 82년으로 산정되었다. 조사지별로는 세석지역과 벽 소령지역에서 각각 약 55년과 102년으로 최저값과 최고값 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석지역은 타 조사지에 비하여 구상나무개체군의 수고와 흉고직경이 가장 낮은 곳 이나 중경목 중심의 중 · 장령 개체들이 주로 분포하고 있어 가장 활발한 생장을 보이고 있는데, Cho et al.(2015, 2016) 의 지리산 세석과 반야봉에서의 조사에서도 중경목의 연륜 생장이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6. 구상나무의 활력
구상나무림의 쇠퇴와 고사가 파악되면서 생육목의 활력 정도를 평가 하기위한 노력이 덕유산(Kim et al., 1994), 지리산(Kim et al., 1997), 한라산(Kim et al., 1998;Kim et al., 2007) 등지에서 시도되었으며, 잎과 줄기의 변색정 도, 생장, 그리고 고사와 관련한 외형적 지표를 대상으로 구상나무의 활력을 수치로 평가하여 보고한 바 있다. 금번 조사에서는 구상나무의 쇠퇴 정도를 보다 객관적이고 안정 적으로 파악하고자 하는 측면에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 안으로 형성층의 활력을 기반으로 하는 JunsMeter1을 사용 하여 측정, 평가하게 되었다.
Figure 11은 각 조사구내 구상나무개체들의 활력도 값을 정리한 것이며, 세석평전, 영신봉, 벽소령조사구 등에서 2014년 자료는 측정기기의 이상으로 자료가 누락된 것이 다. 대체로 2013년 최대 활력도 값을 보인 세석평전, 영신 봉, 반야봉1과 2 조사구 등에서는 2013년 이후 활력저하 추세가 이어져오고 있으며 장터목과 벽소령조사구는 증가 의 흐름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7개 조사구 전체를 대상 으로 한 활력도 평균값은 2013년 92.3에서 2014년 88.0, 2015년 85.4, 그리고 2016년 85.1로 완만한 감소 추세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2013년 이후부터 2015년까지 활력 도 값의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동안 연간 고사율이 크게 증가하고 중요치(IV)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임으로서 활력 도 값이 수목의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데 대체로 유용한 역 할을 하는 것으로 보여진다(Figures 2, 3;Chun et al., 2019). 다만 현재의 측정기기에 따른 활력도 평가 결과는 현장에서 의 활력 정도를 온전히 반영하는데 다소간의 차이가 있어, 대략적인 활력 현황을 가늠하는 측면에서 자료를 이해하는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지리산 주요 지역에 서 살아있는 가지 내 엽량을 토대로 한 수관 활력도의 조사 결과, 조사된 구상나무 중 90% 이상의 개체목 수관 활력도 가 3단계(엽량이 40∼60% 범위) 이하로서 수관활력이 대 체로 저조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KFRI, 2016).
7. 지리산 구상나무의 생육동태 고찰
지리산에서 구상나무의 분포를 소개한 초기의 역사적 자 료는 15∼19C에 걸쳐 조선시대 문신들이 지리산을 답사한 내용들을 기록한 “지리산 유람록”을 통해서 나타나고 있다 (Choi, 2010). 구상나무와 관련한 답사 내용은 천왕봉을 중 심으로 한 인근 봉우리(하봉, 제석봉, 연하봉, 촛대봉) 들에 서 주로 이루어졌으며, 상층부와 능선부에는 구상나무를 중 심으로 삼나무(衫, 가문비나무로 추정), 잣나무, 소나무, 철 쭉 등이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뼈대만 남아있는 고사목이 지역에 따라 1/2∼1/3범위로 많이 분포하고 있다고 기록하 고 있다. 위와 같이 약 200∼550년 전에 기록된 지리산 아 고산대 식생의 모습은 지금의 지리산 식생 모습과 대체로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20∼21C를 거치면서 전쟁, 도 벌, 그리고 방화와 같은 인위적인 영향으로 자연림이 훼손 되어 왔다.
현재 지리산에서 주요한 아고산 식생을 차지하고 있는 구상나무는 한라산과 덕유산 지역의 구상나무와 마찬가지 로 대부분의 조사지에서 생장쇠퇴와 고사로 분포 범위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실정에 있으며(Kim and Lee, 2013;KNPRI, 2018), 지리산지역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2009∼ 2018) 고정조사구를 설치하여 모니터링 된 구상나무개체들 중 49.9%의 개체(≥ DBH 5cm)들이 고사하였다(Table 3). 구상나무의 고사와 생육쇠퇴요인으로는 봄철 기온상승과 토양 수분 부족에 의한 수분수지 불균형(Park and Seo, 1999;Oh et al., 2000;Koo et al., 2001;Oh et al., 2001;Lim et al., 2006;Seo et al., 2019a)을 중심으로 강풍과 태풍(Kim et al., 2019;Seo et al., 2019a;Seo et al., 2019b) 에 의한 영향이 주로 보고되었다. 이 중 연륜생장 분석 결과 를 토대로 한 구상나무의 생육쇠퇴의 원인은 주로 춘계 및 하계의 수분수지 불균형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동계 및 춘 계 기온의 상승 영향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Park et al., 1998;Park and Seo, 1999;Koo et al., 2001;KNPRI, 2018). 그러나 최근 한라산에서 구상나무의 고사원인을 강 우량 증가와 증발량 감소 등으로 인한 토양 수분 과다라고 하는 기존의 연구 내용들과 다소 상반되는 새로운 결과가 제기되고 있어(Ahn et al., 2019), 구상나무의 생장쇠퇴와 고사에는 분포지와 입지환경에 따라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 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발생한 태풍 볼라벤과 산바는 풍속과 피해 규모 면에서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친 역대급의 태풍으로서 지리산에서 구상나무개체군의 고사, 생육 쇠퇴, 군락 내 종 조성의 변화, 활력도 등 전 방위적으로 군락의 구조와 동태 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결과를 나타내었다(Song and Kim, 2018). 특히 분포 개체군 중에서 수고가 높고 줄기의 직경에 비하여 수관폭이 큰 우세목, 수목의 수간 기울기가 높은 개 체, 내부가 부후되어 목재 강도가 손실된 중대경목의 개체 들은 폭우를 동반한 태풍에 수목이 뿌리째 도복되거나 줄기 가 절단되어 수 년 내에 고사하는 직접적인 피해를 입게 된다(Foster, 1988;Lee, 2001;Jeon et al., 2015;Son et al., 2016;Chun et al., 2019). 그 밖의 생존 개체들은 추가 적인 강풍(동계∼춘계)의 영향에 의해 토양의 기질로부터 격리된 뿌리가 수분 공급에 취약한 영향을 받거나, 잎과 가 지의 탈락이 높은 상태에서 생엽은 주로 수관 상층부에 원 형이나 타원형, 그리고 다양하게 변형된 모양으로 모여 수 관(crown)을 형성하고 있거나 또는 수간(trunk) 주변 가지 에 엉성하게 잔존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영신봉과 노루목 지역은 이러한 유형의 개체들이 주로 관찰되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고사목은 서서 고사하는(Standing dead, SD) 유 형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Figure 5). 이는 수분스트레 스에 취약한 상태에서 적은 잔존 엽량으로 원활한 광합성 활동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체내 에너지 공급의 영향뿐 만 아니라 내한성과 저항성에 필요한 체내 축적물질의 부족 을 야기하게 되며(Lee, 2001;Lim et al., 2006;Jang et al., 2014;KNPRI, 2018), 동계와 춘계의 기온상승으로 인한 수분수지 불균형(Park and Seo, 1999;Oh et al., 2000;Koo et al., 2001;Oh et al., 2001;Lim et al., 2006;Seo et al., 2019a;Seo et al., 2019b)에 따른 생육쇠퇴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세석평전의 구상나무는 수령이 평균 50년 내외로 타 조사지에 비하여 생장이 매우 활발한 중장년기에 해당하 는 곳으로 비대생장이 연평균 2.67mm/year로 왕성한 편이 며 2009년 대비 2018년도 구상나무의 중요치(IV)는 타 조 사지들에 비하여 유일하게 증가하였다. 그리고 30cm 이상 의 대경목이 없는 상태이긴 하지만 중소경목 위주의 역 J자 형의 유형을 보이고 있어 조사지들 중 군락의 지속적 유지 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조사구로 평가되고 있다(Table 2, Figures 6, 9, Cho et al., 2015). 현재 세석평 전조사구를 제외한 타 조사구들은 여러 요인에 의한 생육쇠 퇴와 고사로 군락 내 구상나무의 우점도가 하락한 반면, 신 갈나무, 잣나무, 사스래나무, 당단풍나무, 가문비나무 등의 주요 경쟁수종들의 우점도는 증가하고 있어 군락의 변화가 비교적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Kim et al., 2018;Song and Kim, 2018). 이에 구상나무개체군의 보존과 관리 를 위한 다각도의 준비가 고려되어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 서 세석평전지역에 대한 연구는 향후 구상나무개체군의 보 존과 복원을 위한 기초자료의 제공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