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전라남도 서남해안 도서지역은 난온대 기후대에 속하여 상록활엽수림이 잠재자연식생이다(Oh and Kim, 1996;Choi, 2013;Park et al., 2018). 과거 연료 채취, 도벌 등의 인위적인 교란으로 인해 대부분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을 사라졌고 일부 지역에 당숲, 당산, 방풍림 등의 파편화된 상태로 협소하게 남아있다(Oh and Kim, 1996). 훼손된 이 곳에는 도서지역의 조풍 등의 열악한 환경에 적응력이 큰 곰솔림과 낙엽활엽수림 등의 퇴행천이된 식생이 폭넓게 우 점해 있다(e.g. Oh and Choi, 1993;Oh and Kim, 1996;Park et al., 2018). 과거보다 인위적인 교란이 드물어지는 동시에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상록활엽수림의 생육환경 급 변과 북방한계 상승이 예상된다(Park et. al., 2010;Yun et al., 2011). 그러나 서남해안 도서지역의 상록활엽수림은 지 리적으로 격리되고 파편화되어 종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Oh and Kim, 1996). 따라서 도서지역의 산림은 지금이 적극적인 산림복원사업을 통한 종 투입과 숲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이곳에서의 산림복원을 위한 제반 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다(Sung et al., 2021).
한편, 2019년 산림청은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산림자원법)을 개정·공포하여, 산림복원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여 본격적으로 산림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 다. 특히 전라남도는 산림청으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서 남해안 섬숲생태복원사업’을 2020년부터 2029년까지 64개 소에 4천억 원의 예산을 들여 15개 시군과 함께 조성하기로 계획을 수립했다(전라남도 보도자료, https://www.jeonnam. go.kr/). 2020년에는 전라남도 신안을 중심으로 영광, 함평 등에서 생태복원사업이 추진됐다. 산림자원법 제42조 5∼ 7(산림복원 대상지의 실태조사, 산림복원사업의 타당성 평 가, 사업계획·시행 등)에 따르면 산림복원 대상지의 실태조 사를 통해 복원사업의 타당성 평가를 시행한 후 산림복원사 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법제처, https://www.law.go.kr). 하지만, 지금까지 전라남도 도서지역에서 난온대 상록활엽 수림 복원사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다도해해상국립공 원에서 난온대림 훼손등급 평가 및 복원계획 수립(Park and Oh, 2002), 복원사업(Oh and Choi, 2007)이 추진됐을 뿐이 다. 전남 시군 지자체의 상록활엽수 조림 사례 대부분은 동 백나무와 후박나무 등의 특용수 조림사업이며, 이 사례에도 기존 관행의 조림 방식과 사후관리 미흡으로 실패한 곳이 많았다(Song et al., 2016). 전라남도의 섬숲생태복원사업 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도서지역의 복원사업에 대한 관련 담당자의 이해력 부족과 현장실무 매뉴얼 부재 등으로 복원 사업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섬숲복원 사업계획 수립과 사업을 원활하게 시행하기 위 해선 도서지역에 분포하는 잔존한 상록활엽수림, 퇴행천이 된 곰솔림·낙엽활엽수림 등의 식물군집구조 및 입지환경별 군락 특징, 난온대림 분포패턴, 출현종의 특징 등의 이해력 을 높이고, 이를 통한 난온대림 훼손등급별 복원방법을 모 색해야 한다(Oh and Choi, 1993;Park and Oh, 2002;Oh and Park, 2003).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임상도를 기초자료 로 남아있는 상록활엽수림이나 퇴행천이된 식생 등을 중심 으로 전남(진도·완도·강진·고흥·여수)의 여러 도서지역을 조사하여 식생을 유형화하고, 난온대림의 식생유형별 입지 환경과 상록활엽수림의 우점도·출현종수를 통해 합리적인 훼손등급 평가기준을 제안했다. 이를 향후 서남해안 도서지 역의 난온대림 복원계획을 수립하는 데 활용하고자 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선정 및 조사지 개황
서남해안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산림청 임상도와 기존 문 헌(현존식생도) 등을 토대로 파편화된 상태로 남아있는 상 록활엽수림 지역을 연구대상지로 골랐다. 이곳을 현지 조사 대상지로 하여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 우수하거나 극상단 계로 알려진 곳(천연기념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국립공 원 등)과 이곳의 외곽 경계부 그리고 곰솔 등이 우점하여 퇴행천이된 식생 중 하층에 난온대 수종이 출현하는 곳(이 하, 퇴행식생; Oh and Choi, 1993;Oh and Kim, 1996;Oh and Choi, 1993;Park et al., 2018) 3가지로 구분해 식생조 사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상록활엽수림, 외곽 경계부, 퇴행 식생 사이의 식생구조 특성과 하층의 상록활엽수종 유입 정도 등을 알아보고자 했다. 또 난온대 상록활엽수종 분포 는 최한월평균기온이 분포에 큰 영향을 미치므로(Park et al., 2018) 해발고도를 고려하여 식생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한 곳은 진도군 여귀산(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일대)·하조 도(국립공원)·쌍계사(천연기념물), 완도군 주도(천연기념 물, 국립공원)·맹선리·미라리·예송리(천연기념물, 국립공 원)·조약도·생일도, 고흥군 외나로도 봉래산(국립공원)과 봉래면(천연기념물), 강진군 까막섬(천연기념물), 여수시 금오도·거문도(국립공원) 등 15개 지역에서 307지점을 조 사했다(Figure 1).
진도 여귀산은 해발 55m의 저지대에서 사면부를 따라 해발 328m까지 주로 붉가시나무·참가시나무·참식나무 등 이 우점한 상록활엽수림과 곰솔·졸참나무 등이 상관에 우점 했다(Table 1). 또 해발 170∼250m 일대에 산림청이 지정 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상록활엽수림이 비교적 넓게 남아있었다. 진도 하조도(면적 10.89㎢)는 대부분 곰솔이 우점하는 가운데 해안가 저지대와 사면 중부·상부, 능선부 에 일부 구실잣밤나무 등이 우점한 상록활엽수림이 나타났 다. 진도 쌍계사(천연기념물 107호)의 상록활엽수림은 내륙 에 해발고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곳(해발 120∼365m)에 있 으며, 주로 구실잣밤나무·붉가시나무·참가시나무군락(천연 기념물 지역)과 그 외곽에 졸참나무 등의 낙엽활엽수림이 우점했다.
완도는 상록활엽수림이 넓게 남아있는 곳으로 주도(28 호)·맹선리(340호) ․ 미라리(339호) ․ 예송리(40호)는 천연기 념물로 지정된 곳(해발 7∼35m)이다. 이곳은 해안가에 구 실잣밤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육박나무 등의 난온대 대표 적인 상록활엽수종이 우점해 있었다. 완도 조약도와 생일도 는 주로 곰솔이나 낙엽성 참나무류가 우점하는 가운데 참가 시나무·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림이 파편 화된 상태로 분포했다.
고흥군의 거금도는 해안가 저지대(해발 30m, 거금도생 태공원)부터 적대봉으로 상록활엽수종이 출현하는 해발 293m까지를 조사했다. 이곳은 대부분의 식생이 곰솔과 낙 엽성 참나무류가 우점하는 가운데 협소하게 참식나무군락 이 출현했다. 외나로도 봉래산(국립공원)도 마찬가지로 해 안가 저지대부터 정상부로 이동하면서 조사했는데 대부분 곰솔과 낙엽활엽수림이 넓게 우점했고, 일부 지역에 구실잣 밤나무림이 비교적 넓게 분포했다. 일부 지역에 편백과 삼 나무 조림지가 분포했는데 하층식생에 상록활엽수종 출현 여부를 파악하고자 조사했다. 고흥 봉래면의 천연기념물 362호는 해안가(해발 29~36m)에 있는 구실잣밤나무군락 이었다. 강진군 까막섬(해발 2~11m)은 면적이 14,479㎡로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172호)로 지정되었고 후박나무순림 이었다.
여수시는 상록활엽수림이 희귀한 편인데 그중 일부 상록 활엽수림이 남아있는 금오도를 조사했다. 이곳도 저지대에 는 곰솔, 사면부는 낙엽성 참나무류와 낙엽활엽수림이 우점 하는 가운데 일부 사면부에 구실잣밤나무군락이 출현했다. 거문도(국립공원)는 조사지 중에 위도상 가장 낮은 곳에 있 었고 내륙(고흥 도화면에서 직선거리 약 42㎞)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이다. 이곳은 대부분 곰솔이 우점하는 가운데 구 실잣밤나무·참식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림이 남아있었고, 특 이하게 대경목 박달목서가 출현했다.
2. 조사 및 분석 방법
1) 식생 및 환경요인 조사
조사지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눠 현지에서 임상 내에 방형 구(크기 10m×10m)를 줄자로 설치하여, 수관 층위를 나눠 서 식생조사를 실시했다. 하늘과 맞닿은 상층 수관을 이루 는 수목을 교목층으로 했고 수고 2m 이하의 수목을 관목층 으로, 나머지 교목층과 관목층 사이를 아교목층으로 구분했 다. 방형구 내 교목층·아교목층의 수목은 흉고직경을 측정 했고, 관목층은 크기 5m×5m의 소방형구 1개소를 다시 설 치하여, 수목의 수관폭(장변×단변)을 조사하였다. 각 조사 지의 환경요인은 해발고, 사면방위, 경사도, 식피율, 종수 등을 조사했다(Park and Kang, 2016).
2) 식물군집구조 및 식생유형 분석
식생조사 자료에서 출현수종의 상대적 우세 정도를 비교 하기 위해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요치(Importance Value; IV)를 통합하여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우점치(Brower and Zar, 1977)를 층위별로 분석하였다. 상대우점치(Importace Percentage; IP)는 (상대밀도+상대피도)/2로 계산했고, 개체 들의 크기를 고려하여 수관층위별로 가중치를 부여한 (교목 층 IP×3+아교목층 IP×2+관목층 IP×1)/6으로 평균상대우점 치(Mean Importance Percentage; MIP)를 구했다(Park, 1985).
수많은 다변량 식생조사 데이터를 비슷한 그룹으로 정리해 분류하기 위해 평균상대우점치 분석 자료를 토대로 TWINSPAN 기법에 의한 분류분석(classification analysis) (Hill, 1979) 을 실시했다. 307개의 식생조사 데이터를 몇 개의 식물군락 으로 그룹화하여 식생 유형화를 시도했다. TWINSPAN기 법으로 그룹화된 식생조사 데이터를 통합하여 상대우점치 와 흉고직경급 분석을 통해 식생구조와 임분 동태를 파악했 다(Harcombe and Marks, 1978). 흉고직경급 분석에서 산 림청 임상도의 직경급을 참고하여 7㎝ 미만을 치수로 했고, 7~17㎝를 소경목, 17~32㎝를 중경목, 32㎝ 이상을 대경목 으로 구분했다.
3) 난온대 상록활엽수종의 분포역 및 종자확산 특성
TWINSPAN기법으로 그룹화된 식생유형별로 난온대 상 록활엽수종의 해발고도 분포 경향을 분석했다. 또 307개의 조사 데이터 중에 교목층에 상록활엽수종이 우점종인 조사 구 데이터만(204개)을 골라 식물군락 비율과 그 군락의 해 발고도 분포를 분석했다. 곰솔 등의 퇴행천이된 곳에서 조 사한 식물군락 데이터(49개, 교목성 상록활엽수종이 미출 현한 조사구 제외)를 골라, 이곳 하층에서 출현한 교목성 상록활엽수종(구실잣밤나무·가시나무류·생달나무·후박나 무·감탕나무·육박나무)의 개체수와 출현빈도를 조사해 수 종별 종자산포형을 조사해 확산력을 파악했다.
4) 난온대림의 훼손등급 평가기준 및 복원유형·기법
Park and Oh(2002)와 Oh and Park(2003)의 방법에 따라 난온대 수종의 상관 우점정도(교목층 상대우점치) 및 출현 종수를 기준으로 난온대림의 훼손등급 평가기준을 제시했 다. 이 연구에서는 완도, 진도, 홍도, 두륜산의 몇 곳에서 조사한 군집구조 자료를 근거로 훼손등급을 제시해 지역적 한계가 있었다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서남해안의 폭넓은 지역을 조사대상지로 해서 천연기념물 등의 우수한 상록활엽수림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조사한 다량(307개) 의 식물군집구조 데이터를 기반으로 훼손등급 평가기준을 제안하려고 했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난온대수종의 교목층 상대우점치 히스토그램(도수분포)을 그려 조사지별 분포 경향을 알아봤다. 또 조사구별 난온대 수종과 난온대 상록 활엽수종, 교목성 상록활엽수종 개수로 히스토그램을 그려 출현 종수의 경향을 파악했다. 이를 통해 도서지역 난온대 상록활엽수림 훼손등급 평가기준을 구분하여, 난온대림 복 원사업계획에 필요한 훼손등급별 복원유형 및 기법을 제안 했다.
난온대 수종은 난온대 기후대 지역에서만 출현하는 상록 활엽수종와 낙엽활엽수종을 말하며, 상록활엽수종은 대표 적으로 구실잣밤나무·붉가시나무·후박나무·참식나무·생달 나무 등이며, 낙엽활엽수종은 예덕나무·말오줌때나무·모감 주나무·멀구슬나무 등이다(Kim et al., 2010).
결과 및 고찰
1. 분류분석(classification analysis)에 의한 식생 유형화
307개의 식생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TWINSPAN기법으로 군락을 그룹한 결과, 8개 식생유형으로 나뉘었다(Figure 2).
1단계(Level 1)에서 감탕나무(Ii)·구실잣밤나무(Cs)·후박 나무(Mt)·생달나무(Cj)를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왼쪽)과 때 죽나무(Sj)·청미래덩굴(Sc)·졸참나무(Qs)를 식별종으로 하 는 그룹(오른쪽)으로 구분됐다. 왼쪽 그룹은 2단계(Level 2)에서 까마귀쪽나무(Lj)·송악(Hr)을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 과 구실잣밤나무(Cs)·마삭줄(Ta)을 식별종으로 하여 그룹 이 나눴고, 3단계(Level 3)에서 동백나무(Caj)·백화등(Tas)· 남오미자(Kj)·광나무(Lja)·멀꿀(Sh)을 식별종으로 하는 그 룹(군락Ⅰ)과 후박나무(Mt)·팽나무(Csi)를 식별종으로 하 는 그룹(군락Ⅱ)으로 구분됐다. 또 육박나무(Al)·후박나무 (Mt), 감탕나무(Ii), 다정큼나무(Ri)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 (군락Ⅲ)과 동백나무(Caj)·남오미자(Kj)를 식별종으로 하 는 그룹(군락Ⅳ)으로 나눴다.
1단계의 오른쪽 그룹은 2단계에서 곰솔(Pt)과 동백나무 (Caj)를 식별종으로 하여 구분됐고, 식별종이 곰솔인 그룹 은 다시 3단계에서 곰솔(Pt)과 참식나무(Ns)를 각각 식별종 으로 하여 두 그룹(군락Ⅴ·Ⅵ)이 나눴다. 동백나무를 식별 종으로 하는 그룹은 광나무(Lja)·참가시나무(Qsa)·청미래 덩굴(Sc)을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Ⅶ)과 때죽나무(Mm)· 졸참나무(Qs)·나도밤나무(Sj)를 식별종으로 하여 그룹(군 락Ⅷ)으로 최종 군락이 분리됐다.
TWINSPAN기법의 식별종은 식물군락의 입지환경 요인 을 간접적으로 대변한다(Sasaki et al., 2020). 1단계의 왼쪽 그룹은 식별종이 대표적인 상록활엽수종(감탕나무·구실잣 밤나무·후박나무·생달나무)이고, 이 그룹에 들어간 조사지 는 천연기념물, 국립공원의 상록활엽수림이 우수하게 보존 된 여수 거문도, 완도 예송리·미라리·맹선리·주도, 진도 쌍 계사 등이었다. 반면 1단계의 오른쪽 그룹의 식별종은 난온 대 지역에 퇴행식생에서 자주 출현하는 수종(청미래덩굴) 과 난온대 지역의 고지대에 흔히 나오는 수종(졸참나무·때 죽나무)이라서 대부분 진도 여귀산, 고흥 봉래산, 완도 조약 도 등의 퇴행식생이라고 추정된다.
군락Ⅰ·Ⅱ는 2단계에서 까마귀쪽나무와 송악을 식별종 으로 하여 군락Ⅲ·Ⅳ와 나눴다. 까마귀쪽나무는 난온대 지 역의 바닷가나 산기슭에 주로 자라고 내음성이 강해 아교목 층에 주로 생육하며, 송악은 습도가 다소 높은 지역의 하층 에 자라는 수종이다(Kim et al., 2010). 이런 식별종의 생육 특성을 미뤄 볼 때 군락Ⅰ·Ⅱ은 사면하부 또는 해안가에 난온대림이 상당히 발달한 식생유형이라고 판단된다. 군락 Ⅰ에는 여수 거문도의 조사구가 대부분 들어갔고, 이곳은 해발 86.6m(10∼166m)의 사면하부에 교목층 우점종은 참 식나무·구실잣밤나무·박달목서 등이었다. 군락Ⅱ의 식별종 은 후박나무·팽나무인데 이 수종은 내염성이 강해 해안가의 대표적인 수종이다(Kim et al., 2010). 이 군락에는 식생 발달이 우수한 천연기념물인 완도 예송리·미라리·맹선리가 포함됐고, 평균 해발고 10m(7∼25m)로 가장 낮은 해안가 였다. 2단계에서 구실잣밤나무와 마삭줄을 식별종으로 하 여 군락Ⅲ·Ⅳ가 떨어져나왔다. 구실잣밤나무는 해안가의 극상림(Park et al., 2018)이나 사면부·능선부의 척박지에 흔히 출현하는 수종(Oh and Kim, 1996)이라서 이 군락들은 군락Ⅰ·Ⅱ보다 해발고가 약간 높거나 극상단계의 난온대림 이라고 추정된다. 3단계 군락Ⅲ의 식별종을 보면, 육박나 무·후박나무·감탕나무·다정큼나무로서 난온대 지역의 조풍 이 강한 해안가나 양지바른 곳에 난온대림 식생이 발달한 대표적으로 출현하는 수종(Oh and Kim, 1996;Park et al., 2018)이었다. 이 군락에 들어간 조사구는 완도 주도와 강진 까막섬의 천연기념물이며, 이곳의 식생은 저지대(해발 22.5m)에 있는 극상단계의 난온대림이었다. 군락Ⅳ는 고흥 봉래면(천연기념물)과 봉래산, 여수 금오도, 진도 쌍계사 지 역에서 출현한 구실잣밤나무군락지로 평균 해발고가 71.9m 로 약간 높은 편이었다.
한편 앞서 1단계의 오른쪽 그룹(군락Ⅴ∼Ⅷ)은 식별종으 로 미뤄보아 이 군락들은 난온대 지역의 퇴행식생이라고 추정된다. 실제 군락Ⅴ는 난온대림이 훼손된 곳에 환경 적 응력이 뛰어난 퇴행식생에 우점하는 곰솔이 식별종이었고, 조사지는 진도 여귀산·하조도, 완도 생일도, 고흥 거금도·봉 래산으로 곰솔이 우점하는 곳이었다. 이 군락에 속한 조사 지는 해발고는 23∼335m(평균 153.4m)로 그 범위가 가장 넓었다. 군락Ⅵ(평균 해발고 166.9m)은 참식나무를 식별종 으로 하며, 조사지는 고흥 봉래산, 완도 조약도 등으로 편백 조림지와 참식나무군락이었다. 참식나무는 비교적 내한성 이 강하고(Oh and Jee, 1995) 조류 피식에 의해 종자 산포력 이 뛰어난 종으로 알려져 있다(Hattori, 1992;1993;Park et al., 2018). 이 군락들의 아교목층에는 참식나무가 우점했 고 해발고는 47∼219m(평균 166.9m)로 그 범위가 넓은 편 이었다. 군락Ⅶ·Ⅷ의 식별종은 동백나무인데 이 수종은 한 반도 남부와 일본 규슈 등에 가장 넓게 분포하고(Hattori and Minamiyama, 2005) 내한성과 내음성이 강해 생태적 지위가 넓다(Kim et al., 2010). 따라서 군락Ⅶ·Ⅷ은 해발고 등 내성의 범위가 넓은 군락으로 추정된다. 군락Ⅶ의 식별 종은 광나무·참가시나무·청미래덩굴인데 광나무와 참가시 나무는 내한성이 강한 종이고 청미래덩굴은 주연부나 숲틈 의 햇볕이 잘 드는 곳에 흔히 출현하는 종이다. 실제 이 군락은 해발고가 평균 187.8m(37∼328m)로 진도 여귀산· 쌍계사, 완도 조약도의 낙엽활엽수림과 곰솔림이 넓게 분포 하는 가운데 일부 파편화로 남아있는 붉가시나무·참가시나 무·구실잣밤나무군락의 조사구에 여기에 속했다. 마지막 군 락Ⅷ의 식별종인 때죽나무·졸참나무·나도밤나무는 온대림 의 대표적인 수종(Kim et al., 2010)이며, 이 조사지는 해발 고(평균 246.2m)가 가장 높은 곳에 나타났다. 이 군락의 조사지는 진도 쌍계사로 천연기념물 지역보다 높은 곳의 졸참나무·때죽나무군락이거나 그 외곽경계의 붉가시나무 가 우점하는 곳이었다.
2. 식생유형별 식물군집구조
군락Ⅰ(상록활엽수림)은 여수 거문도의 평균 해발 86.6m (10∼166m)의 사면하부에 나타난 식물군락이었다. 교목층 에 참식나무(IP 30.55%)와 구실잣밤나무(IP 13.25%), 박달 목서(IP 8.18%)의 상대우점치가 높았고, 아교목층에는 동 백나무(IP 47.71%)가 가장 우점했다(Table 2). 교목층의 우 점종인 참식나무·구실잣밤나무·박달목서가 대경목(D8∼ D12)뿐만 아니라 다른 흉고직경급에서 골고루 분포했다. 특히 교목성 참식나무와 구실잣밤나무의 치수(관목)가 하 층식생에 출현빈도가 높았는데 이 종은 상록활엽수림의 광 량이 적은 곳에서 발아, 생장 등 환경 적응력이 강해 보인다. 거문도의 퇴행식생에는 과거 녹화용으로 심었던 사방오리 (IP 7.78%)와 곰솔(IP 6.05%)이 교목층에 출현했지만, 아교 목층과 치수(관목)·소경목급에서는 나타나지 않아 점점 쇠 퇴할 것이다.
군락Ⅱ(후박-곰솔-생달나무군락)는 식생 발달이 우수한 천연기념물인 완도 예송리·미라리·맹선리에서 출현한 군락 이며, 평균 해발고 10m(7∼25m)로 가장 낮은 해안가였다. 교목층에는 후박나무(IP 46.40%)가 가장 우점했고 다음으 로 곰솔(IP 14.92%)과 생달나무(IP 13.50%), 잣밤나무류 (IP 10.84%) 등이었다. 여기서 곰솔의 상대우점치가 높은 편이었는데 이는 완도 예송리의 상록활엽수림에는 곰솔과 혼효된 식생구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아교목층은 까마귀쪽 나무(IP 32.10%)와 모밀잣밤나무(IP 27.70%), 생달나무(IP 9.43%)의 세력이 컸다. 흉고직경급 분포를 보면 후박나무 의 대경목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쟁관계에 있는 곰솔·모 밀잣밤나무·구실잣밤나무도 비슷한 흉고직경급을 보였다. 특히 생달나무의 분포는 모든 흉고직경급에서 골고루 분포 했고 치수가 압도적으로 많이 출현했다. 참식나무와 함께 생달나무는 하층에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종으로 보인다.
군락Ⅲ(구실잣밤나무-후박나무군락)에는 완도 주도와 강진 까막섬의 천연기념물이 들어갔는데 이곳은 저지대(해 발 22.5m) 극상단계의 난온대림(Oh and Kim, 1996)으로 알려져 있다. 난온대 대표 수종인 구실잣밤나무(IP 42.90%) 와 후박나무(IP 31.60%)·육박나무(IP 7.82%)·감탕나무(IP 7.27%) 등이 교목층에 우점했다. 아교목층에는 상대적으로 수고가 낮은 감탕나무(IP 37.09%)가 가장 우점했고 다음으 로 광나무(IP 18.02%)·구실잣밤나무(IP 6.71%)·후박나무 (IP 5.36%) 순이었다. 흉고직경급에서도 구실잣밤나무 대 경목이 많았고, 후박나무·육박나무·감탕나무의 대경목과 중경목이 고르게 출현했다. 또 치수와 소경목에서도 이 수 종의 개체수가 많아서 이 군락은 극상단계의 안정적인 식생 구조라고 판단된다.
군락Ⅳ(구실잣밤나무군락)는 고흥 봉래산·봉래면, 여수 금오도, 진도 쌍계사 지역에 출현한 군락으로 평균 해발고 가 71.9m로 약간 높은 편이었다. 교목층에는 구실잣밤나무 (IP 81.0%)가 가장 우점했고, 곰솔(IP 3.25%)·참가시나무 (IP 2.30%)·가시나무(IP 2.10%)가 함께 출현했다. 구실잣 밤나무는 대경목 등의 모든 흉고직경급에서 출현했고, 경쟁 수종이 없어 안정적인 식생구조를 보였다.
군락Ⅴ(곰솔군락)는 진도 여귀산·하조도, 완도 생일도, 고흥 거금도·봉래산에 조사됐는데 해발고는 23∼335m(평 균 153.4m)로 그 범위가 가장 넓었다. 곰솔(IP 45.8%)이 가장 우점하는 가운데 구실잣밤나무(IP 11.1%)·붉가시나무 (IP 3.02%)·후박나무(IP 2.78%) 등이 출현했다. 퇴행식생 하층에서 출현빈도가 높은 사스레피나무(IP 21.64%)와, 능 선부 양지바르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곳에 자주 출현하는 소사나무(IP 11.38%)가 우점했다. 교목층 우점종인 곰솔은 소·중·대경목의 흉고직경급에 분포했지만, 치수와 소경목 에서 난온대 교목성 구실잣밤나무·후박나무·붉가시나무의 개체수가 많이 나타나, 이 군락은 향후 난온대 상록활엽수 림으로 식생천이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군락Ⅵ(편백-참식나무군락)의 조사지는 고흥 봉래산, 완 도 조약도 등의 편백 조림지와 참식나무군락에서 조사됐고, 평균 해발고는 166.9m로 앞서 언급한 군락보다 높았다. 교 목층에 편백(IP 26.0%)와 참식나무(IP 21.7%), 삼나무(IP 10.3%)가 출현했고, 아교목층에선 참식나무가 우점했다. 인공조림지의 특성상 대경목(D12)인 편백과 삼나무가 나타 났고, 참식나무는 대경목의 일부 구간(D11, 12)을 제외하고 골고루 출현했다. 이런 식생구조에는 향후 참식나무군락으 로의 식생천이가 예상된다. 참식나무는 피식에 의한 종자산 포 능력이 뛰어나고 하층 적응력이 우수하여, 조림지나 난온 대림 훼손지의 하층에 가장 빨리 우점하는 종으로 보인다.
군락Ⅶ(붉가시나무-참가시나무군락)은 진도 여귀산·쌍 계사, 완도 조약도의 평균 해발고 187.8m 사면부에 낙엽활 엽수림과 곰솔림이 넓게 분포하는 곳에서 조사됐다. 교목층 에 붉가시나무(IP 31.6%)와 참가시나무(IP 29.4%), 구실잣 밤나무(IP 12.16%)가 우점했다. 아교목층에는 생태적 지위 가 넓은 동백나무(IP 53.7%)의 세력이 가장 컸다. 흉고직경 급 분포에는 붉가시나무와 참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가 개 체수는 다르지만 비슷한 흉고직경급을 보였다. 이것보다 흉 고직경급이 작지만, 참식나무는 치수와 소경목급에서 개체 수가 많았다. 교목성 가시나무류와 구실잣밤나무, 참식나무 는 서로 경쟁 관계가 형성될 수 있어 향후 식생 변화가 예상 된다. 일본, 중국 등의 문헌(Kamijo et al., 2002;Tang, 2010;Park et al., 2018)에서는 참식나무 등의 후박나무림 →가시나무류림→구실잣밤나무림으로 천이가 진행될 거라 주장했다. 상록활엽수림의 광량이 적은 하층에서 이 수종 간의 경쟁 관계는 차광실험을 통해 수종별 생리·생태적 반 응을 살펴보면 이해력이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 군락Ⅷ(졸참나무-때죽나무-붉가시나무군락)은 조 사지 중에 해발고(평균 246.2m)가 가장 높은 진도 쌍계사 일대에 출현한 군락이다. 교목층에 졸참나무(IP 18.36%)와 때죽나무(IP 17.84%), 붉가시나무(IP 14.20%) 등의 세력이 강했고, 아교목층에는 동백나무(IP 76.65%)가 가장 우점했 다. 졸참나무는 중경목과 소경목급이 주로 분포했고, 경쟁 관계에 있는 붉가시나무는 모든 흉고직경급에서 골고루 출 현했다. 동백나무는 치수와 소·중경급에 개체수가 많아서 관목층과 아교목층의 우점종이었다. 이와 같은 식생구조에 선 하층에 입사하는 광량이 절대적으로 적어 낙엽수종의 종자발아가 저해되고, 음수성 상록활엽수종이 더 유리해져 붉가시나무군락으로 천이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3. 난온대 상록활엽수종의 분포역 및 종자산포 특성
8개 군락별 상록활엽수종의 해발고도 분포 경향을 살펴 보면, 군락Ⅰ은 해발 86.6m의 사면하부에 위치했고 우점한 난온대 상록활엽수종은 참식나무(Ns)와 구실잣밤나무(Cs) 였다(Figure 3). 군락Ⅱ·Ⅲ은 해발 10.5∼22.5m 이하의 저 지대 해안가에 출현했고, 후박나무(Mt)·생달나무(Cj)·참식 나무(Ns)·구실잣밤나무(Cs) 등이 우점했다. 군락 Ⅳ·Ⅴ는 해발 71.9∼153.4m 사이의 사면 하부·중부에 분포한 군락 으로서 구실잣밤나무(Cs)가 우점하는 군락이었다. 군락Ⅵ 은 해발고 166.9m의 사면 하부·중부에 참식나무(Ns)가 우 점했고, 마지막 군락 Ⅶ·Ⅷ은 해발 246.2m의 사면중부에 붉가시나무(Qa)·참가시나무(Qs)가 우점했다. 종합하면, 후 박나무·생달나무·참식나무 등이 우점한 상록활엽수림은 주 로 해안가 저지대에 주로 출현하고, 구실잣밤나무림은 이 군락보다 더 높은 내륙지역에 분포했다. 이 두 군락보다 더 높은 곳에는 붉가시나무, 참가시나무 등의 가시나무류군락 이 출현했다.
Hattori(1992;1993)는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의 우점종을 중심으로 잣밤나무류림·가시나무류림·후박나무림으로 식 생 분포패턴을 유형화했다. 출현빈도가 가장 높은 후박나무 를 중심으로 한 생달나무·참식나무·육박나무·감탕나무·먼나 무 등은 조류 피식에 의한 산포형(Zoochory)이라서 종자 확산이 잘되고, 내염성이 강한 등 생태적 지위가 비슷하여 후박나무림 유형이라고 Hattori(1993)는 정의했다. 이 유형 에 속한 수종 중에 참식나무는 다른 수종보다 가장 저온역(최 한월 평균기온 1.3~5.3℃)에 분포했는데(Hattori, 1993) 본 연구에서도 구실잣밤나무 우점군락과 가시나무류군락 사이 의 해발고가 높은 곳의 하층에 우점했다. 상대적으로 조풍에 약하지만, 내한성이 강한 잣밤나무류림 유형은 2℃ 이상의 약간 내륙부에 출현하며, 내한성이 가장 강한 가시나무류림 유형은 0(또는 –1)~2℃ 이하의 내륙역에 분포한다고 결론내 렸다(Hattori, 1992;Hattori et al., 2008). 3가지 유형은 해안 선에서 내륙으로의 거리와 기온에 따라 분포역이 나눠지는데 (Hattori, 1992;Hattori et al., 2008;Park et al., 2018), 서남해 안 도서지역을 광범위하게 조사해 분석한 본 연구의 결과와 일맥상통한 결과를 보여줬다. 최근 Sung et al.(2021)은 딥러 닝(deeplearning) 알고리즘을 써서 위성영상의 식생유형을 분류했다. 이 결과에서 전남지역의 난온대 상록활엽수 생육 범위는 최한월 평균기온이 0.8°C인 지역까지 출현했으며, 대부분 생육지는 1.7°C 이상인 지역이었다. 또 상록활엽수림 이 분포하는 평균 해발고는 172.6±107.75m (최소 0m, 최대 568m)로 본 연구 결과와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Park et al. (2018)은 상록활엽수림 분포패턴 3가지 유형을 Oh and Choi (1993), Oh and Kim(1996), Kim(1991), Choi(2013) 등의 상록활엽수종별 입지환경과 비교해 보아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307개의 조사구 중 교목층에 상록활엽수종이 우점한 조 사구는 204개(66.4%)이었다. 이 조사구의 우점종 비율을 살펴보니 구실잣밤나무가 49%로 가장 높았고, 후박나무 (22%), 가시나무류(붉가시나무·참가시나무; 14%), 참식나 무(8%) 순이었다(Table 3a). 전남 도서지역의 난온대 상록 활엽수림은 파편화되어 있지만, 패치 형태로 자주 출현하는 상록활엽수군락은 구실잣밤나무림, 후박나무림, 가시나무 류림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Song and Da(2016), Park et al.(2018)이 동아시아의 난온대 기후대 보편적 우점군락은 잣밤나무류림, 가시나무류림, 후박나무림 유형이라고 고찰 했는데 이런 결과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이 수종의 우점 식물군락은 Tang(2010), Hattori et al.(2012), Park et al.(2018)이 논의했던 것처럼 이곳의 잠재자연식생이거나 천이후기종일 것이다.
이 군락의 해발고 분포를 보면, 가시나무류군락이 해발 190m, 참식나무군락이 140m, 생달나무군락이 74m로 다른 수종보다 해발고가 높았고 그 분포범위가 넓었다(Table 4b). Figure 3의 TWINSPAN기법으로 분리된 유형별 해발고도 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또 Hattori(1992), Kamijo and Okutomi(1993), Hattori et al.(2008), Park et al.(2018)이 논의한 난온대 산림유형 패턴과 일맥상통한 결과를 보였고, 후박나무림 유형에 속한 참식나무군락과 생달나무군락은 폭넓은 해발고 분포역을 보였다. 참식나무림 분포역은 최한 월평균 기온 1.3~5.3℃로 가장 저온역에 분포하고, 생달나 무림(1.0∼11.0℃)과 후박나무림(0.9∼11.0℃)은 거의 비 슷한 온도역을 가졌다고 Hattori(1992)는 보고했다. 참식나 무가 저온역(전남 불갑산 참식나무군락의 자생북한지, 최한 월평균기온 1.6℃; Oh and Jee, 1995)에 적응력이 뛰어나고 조류 피식에 의한 종자산포 확산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본 연구 결과를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후박나무림보다 생달 나무림의 해발 분포역이 높아서 저온역에 분포하여, Hattori (1992)의 결과와 상의했다. 이 결과에 대해선 분포 온도역 재검토 등의 향후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곰솔 등의 퇴행식생에서만 출현한 난온대 교목성 상록활 엽수종의 개체수와 출현빈도를 분석했다. 관목층에 출현한 참식나무는 ha당 개체수(치수) 1,363개, 생달나무는 617개 였다(Table 5a). 출현빈도를 보면 참식나무·생달나무·후박 나무는 높은 반면 잣밤나무류·가시나무류는 다음으로 낮고 감탕나무, 육박나무가 가장 낮았다(Table 5b). 참식나무와 생달나무는 앞서 언급했듯이 분포역이 넓고 조류 피식산포 형(Zoochory)이라서 중력산포형(Barochory)인 잣밤나무 류·가시나무류보다 곰솔 등의 퇴행식생에 침투력이 약할 것 이다. 감탕나무·육박나무는 같은 피식산포형인데 참식나 무·생달나무보다 관목층 개체수와 출현빈도가 낮았는데 이 수종의 성목이 현저하게 적어 조류에 의한 피식 기회가 확 률상 낮기 때문이라고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의 분포패턴과 종자산포 특성을 복원계획 및 복원사업에 활용할 수 있다. 난온대림 복원계획을 수립할 때 앞서 논의한 분포패턴을 대상지의 입지환경별 복원목표 식생으로 설정할 수 있다. 중장기 복 원사업 효과를 노리기 위해선 가시나무류와 구실잣밤나무 림의 분포적합지(내륙 사면 중부·상부)에 등고선을 따라 대 상(strip)으로 식생대를 조성하여, 이 종자들의 중력산포를 통한 난온대림으로의 천연갱신을 유도한다. 또 후박나무림 유형에 속한 수종들(후박나무·참식나무·생달나무·감탕나무 등)을 중심으로 한 상록활엽수림을 저지대에 조성하여, 조 류 피식에 의해 종자산포를 촉진한다. 이것과 함께 곰솔 등 의 퇴행식생에 이 종자들의 종자 유입과 발아, 생장을 촉진 하기 위해 입목밀도(솎아베기)를 조절해 숲틈을 만들어야 한다(Park and Oh, 2002;Oh and Park, 2003). 특히 물리적 거리로 종자산포가 어려운 먼 도서지역은 가시나무류와 구 실잣밤나무 위주로 복원사업 추진이 종다양성 증진에 유리 할 것이다.
4. 난온대림의 훼손등급 및 복원유형·기법
조사지별 난온대 수종의 교목층 상대우점치를 히스토그 램으로 그려 그 분포를 살펴보니 교목층에 100%의 경우와 0%의 경우가 극단적으로 나눴다(Figure 6). 100%의 경우 는 대부분 극상단계라고 알려진 완도 주도 등의 천연기념물 지역이며, 0%의 경우 대부분 진도 여귀산·쌍계사, 완도 조 약도에 출현한 곰솔, 낙엽성 참나무류 등의 퇴행식생이었 다. 그 사이는 상록활엽수림과 퇴행식생 사이의 외곽지역이 거나 퇴행식생에 난온대 수종이 침투하여 곰솔 등과 상록활 엽수가 섞여 있는 천이초기 또는 발달단계의 식생일 것이 다. 즉, 난온대 식생천이 단계상 100%의 경우는 성숙 또는 극상단계며, 10∼90%는 천이초기 또는 발달단계, 0%는 퇴 행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조사지별 난온대 수종(Figure 7a), 상록활엽수종(Figure 7b), 교목성 상록활엽수종(Figure 7c)의 개수를 히스토그램 으로 그려 그 분포를 살펴보았다. 앞선 교목층 상대우점치 히스토그램과 달리, 3개의 히스토그램 모두 정규분포의 형 태를 보여줬다. 이는 성숙/극상 단계뿐만 아니라 천이초기 또는 발달, 퇴행단계의 식생에도 난온대수종이 분포(또는 침투)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식생 상관을 우점 가능한 상록활 엽수종은 평균 4.05개였는데 이는 복원사업 시에 도입종 개 수나 훼손등급을 나누는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교목층 상록활엽수의 상대우점치와 교 목성 상록활엽수 종수의 기준으로 훼손등급을 Table 3과 같이 구분했고, 이에 대한 복원유형 및 기법을 제안했다. 극상/성숙단계는 상록활엽수종의 상대우점치가 90% 이상 으로 이곳은 훼손등급은 0, Ⅰ이며, 특별한 복원기법을 적 용하지 않고 보존대책 및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상대우점치 50∼90%인 경우에는 발달단계로 교목층 상록활엽수와 침 엽활엽수·낙엽활엽수가 교목층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구조 로 훼손등급은 Ⅱ에 해당한다. 이 경우에 복원유형은 유도 형으로 경쟁 수종을 모두 제거하여 상록활엽수의 세력(우점 도)을 확장한다. 상대우점치 0∼50%, 교목성 상록활엽수종 4종 이상이면 훼손등급은 Ⅲ이며, 경쟁 수종을 일부 제거하 여 상록활엽수의 생장을 촉진하여 향후 세력 확장을 유도한 다. 교목성 상록활엽수종이 4종 이하의 경우에는 훼손등급 은 Ⅳ이며, 복원유형은 개량형으로 교목층의 경쟁 수종을 일부 솎아베고, 하층의 일부 관목을 제거한 후에 교목성 상 록활엽수종을 수하식재(under planting, 樹下植栽)하여 향 후 교목층으로 상록활엽수의 생장을 촉진하여 식생구조 개 량을 도모한다. 마지막 초지, 산불지, 묵밭 등 수림이 발달하 지 않는 곳은 훼손등급 Ⅴ이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난온대 수종을 고밀도(1주/㎡)로 혼식하여 조기에 숲 조성을 꾀하 는 생태학적 식재기법을 적용한다.
이처럼 난온대림 훼손등급에 따라 복원유형 및 기법을 제안하는 데에는 2020년부터 산림청 예산지원을 받아 전라 남도가 신안·영광·함평·무안 등의 도서지역에서 ‘서남해안 섬숲 생태복원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때문이다(여수 MBC, https://ysmbc.co.kr/article/wDIrdKu10BSl). 지금까 지 전남 시군 지자체에서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등의 특용 수 조림사업을 상당히 추진했으나 상록활엽수 조림에 실패 한 사례가 많았다. 이는 상록활엽수종의 생리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기존 관행의 획일적인 조림 방법과 사후관리 미흡 때문이었다(Song et al., 2016). 현지 실태조사에 기초 한 난온대림 훼손등급 평가기준과 같은 객관적인 기준을 적용해 면밀한 복원계획을 수립하지 않으면 복원사업이 실 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초지, 산불지, 묵밭 등 도서지역의 산림 훼손지만이 복원사업 대상지가 아니라 퇴 행천이된 식생유형을 원식생으로 되돌리는 행위 또한 복원 사업 유형 중 하나로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