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팔색조(Pitta nympha)는 Pitta속에 속하는 종으로 우리나 라 남부 도서지방 및 남부 내륙을 비롯하여 중국 남동부, 대만, 일본에서 드물게 번식하며, 보르네오, 인도네시아, 말 레이시아에서 월동하는 종이다(Collar, 2001;Park, 2014). Pitta속 중 5종이 IUCN 적색목록에서 멸종위기(Threatened) 범주에 속하며, 팔색조 역시 개체수가 1,500~7,000개체로 추정되어 취약종(VU)으로 지정되어 있다(Collar, 2001). 팔 색조의 멸종위기 주 원인은 서식지 감소이며 국내에서도 멸종위기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있다(Figure 1).
국내·외의 여러 범주에서 멸종위기에 해당되는 팔색조는 국제적으로 관심을 받으며 다양한 연구가 지속되어 왔다. Kim et al.(2012)은 제주도에서 번식하는 팔색조를 대상으 로 비디오 촬영 기술을 통해 육추과정에서 지렁이가 가장 많은 비중(82%)을 차지하는 먹이자원이고, 그 다음은 딱정 벌레목 유충이었음을 제시했다. 또한, Kim et al.(2014)은 외부 특징으로 팔색조의 암수 구별은 어렵기 때문에 DNA 분석을 통해 팔색조의 암수 구분을 하였고, 피해를 입은 팔 색조 역시 암수를 구별하여 암수별 피해원인, 피해시기 그 리고 크기를 파악하였다.
Johnson et al.(1981)은 조류의 음성 반응을 유도하기 위 해 playback을 사용하는 것은 파악하기 어려운 종의 존재를 확인하는 효과적인 기술이라 제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대 만 중서부 윈린현에서는 팔색조 연구에 있어서 playback의 효율성을 제시하였다(Lin et al., 2007). 팔색조의 서식지가 감소함에 따라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밝혀진 새로운 출현지역에 대한 연구 역시 왕성하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Java와 Riau Island에서 팔색조의 새로운 기록이 2019년에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의 팔색조 기록을 정리하 였다(Aminuddin et al., 2020).
국내 팔색조 연구는 대부분 제주도와 일부 남부 지역에 한정되어 진행됐지만 최근 기후변화 측면에서 연구대상지 를 광역적으로 설정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Park et al.(2018)은 팔색조, 긴꼬리딱새, 물꿩의 서식지는 일반적으 로 아열대 지역에 자리 잡고 있으며 여름철에 번식을 위해 북쪽으로 이동한다고 설명한다. 위 연구는 기관 자료와 논 문을 포함한 간행물의 자료를 이용하여 1997~2005년(기간 1)과 2006~2014년(기간 2)의 조류 분포를 비교하였다 (NIER, 2000;Kwon et al., 2007;Kim et al., 2010;Kim et al., 2014). 그중 팔색조는 기간 1과 기간 2 동안에 온도와 위도 사이에 통계적 유의성은 없으나 현장 조사로 확인된 분포 지점의 변화를 통해 출현 및 번식지 최북단 경계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였다. 팔색조 분포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가장 최근 한국에서의 팔색조 분포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Hong et al., 2021).
팔색조와 같은 철새 대상 해외 연구의 경우 장거리 이동 철새 연구는 번식지와 월동지를 함께 연구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구들이 다수 있었다. 철새에게 번식지와 월동지 에 도착하는 시기는 번식 성공, 생존 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이며, 월동지를 포함한 이동 중의 여러 환경 조건이 도 착 시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Cotton, 2003;Both, 2006). 특히, Cotton(2003)은 이동성 조류의 출발과 도착 시기가 사하라 사막 이남의 겨울 기온 상승, 옥스퍼드셔의 여름 기 온 상승 이후 모두 앞당겨졌음을 제시하며, 생물계절이 지 구 기후 변화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시사했 다. 본 연구는 전국에 보호지역을 대상으로 생물음향 모니 터링 기법을 이용하여 보다 정밀하게 팔색조의 도래시기를 확인했다는 점은 차별화된 점이며, 이에 더해 기상값 수집 을 통해 팔색조의 국내 도래 시기와 기상요인과의 관계를 파악한 점은 위의 해외 연구 사례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
그러나 팔색조의 연구는 번식 생태와 서식지에 대한 활발 한 연구에 비해 생물음향 측면에서의 연구 비중이 낮은 실 정이다. 생물음향 측정기술을 이용한 야생동물 탐지는 개체 수가 적거나 멸종위기종에 해당되는 종을 탐지하기에 효과 적이며, 연구 대상지가 광범위할 경우 활용 가치가 더 높다. Haiyuan et al.(2019)은 중국 취저우시의 Qianjiangyuan 국 립공원을 대상으로 조류의 종 다양성과 구성을 확인하였다. 연구 방법에는 음향 녹음 기술이 포함되었으며 확인된 252 종 중 40종이 음향 녹음 기술을 통해 확인되었다. 또한, 40 종 중 1종(Cyornis brunneatus)이 Red list에서 팔색조와 같 은 취약종(VU)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생물다 양성 평가는 보호지역의 관리 및 정책 결정을 지원하는 기 초라고 설명한다. 국내에 도래하는 팔색조 역시 생물음향 측정기술을 이용한 폭넓은 연구 대상지에서의 정밀 연구가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전국 보호지역을 대상으로 생물 음향 녹음기술을 이용하여 팔색조 번식울음을 탐지하고 생 물계절 특징을 파악하여 팔색조 서식지 보호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작성하는데 있다. 또한, 팔색조 는 산림 벌채와 같은 서식지 파괴로 인한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받는 종 중 하나로 번식지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 역시 높다. 우리나라도 팔색조의 대표적인 번식지로써 본 연구는 팔색조 연구를 수행하는 해외 연구자와의 교류를 통해 팔색조 보호를 위한 국제적 협력을 기대할 수 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연구대상지는 전국 보호지역 36개소이다. 이 중 국립공 원 26개소, 도립공원 1개소, 람사르습지 5개소, 기타 지역은 서울 남산, 국립생태원, 주남저수지, 부산 금정산 4개소이 며, 36개소 중에서 팔색조 울음이 확인된 지역을 대상으로 번식 울음 분석을 실시하였다(Figure 2).
2. 조사분석
생물음향 측정장비는 Songmeter SM4(Wildlife Acoustic Inc., USA)를 이용하였다. 녹음기 설치 위치는 팔색조의 출현 이 예상되고 녹음이 용이한 장소를 선정하여 나무 0.5~2m 높이에 설치하였다. 녹음 세팅은 시간당 1분씩 24시간(1분 on, 59분 off) 녹음되도록 하였고, 마이크는 녹음기 내장마이 크를 이용하였으며, stereo type으로 녹음하였다. 녹음파일 형식은 wav파일, 샘플링 레이트(sampling rate)는 44,100Hz 이었다(Kim and Ki, 2018;Jeon and Ki, 2018). 데이터 수집 기간은 2019년 1월~12월이며, 분석기간은 2019년 5월 1 일~2019년 8월 31일이었다. 단,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 (2019.6.30.~2019.8.31.), 경주국립공원(2019.5.1.~2019.7.2., 2019.8.5.~2019.8.31.), 가야산국립공원(2019.5.1.~2019.6.15.), 대암산 용늪(2019.5.10.~2019.6.14.)은 분석 날짜에 차이가 있었다(Table 1). 연구대상지별 팔색조의 출현 여부 및 번식 울음이 나타나는 기간을 확인하기 위해 대상지별로 탐지된 팔색조 번식울음 중 첫 번째 울음(초성)이 나타난 날과 마지 막 울음(종성)이 나타난 날짜를 확인하였다. Park(2014)은 팔색조의 번식 전체 기간을 6월 초~중순을 산란, 이후 13~14 일간 포란, 이후 13~14일간 육추를 한다고 하였고, 이를 고려하여 초성의 경우 5월 초부터 순차적으로, 종성의 경우 8월 31일부터 역순차적으로 모든 파일을 들으며 정밀하게 분석·확인하였다. 녹음파일 분석은 Adobe Audition CC 프로 그램을 이용해 소노그램(sonogram)을 통한 패턴 시각분석과 청음분석을 병행하였다(Figure 3). 분석 날짜와 시간은 매일, 매시간으로 설정하여 데이터 분석을 하였다. 종 출현 빈도에 따른 점수 부여는 1분 내에 한 번 이상 울면 1점, 울지 않으면 0점을 부여하는 방식을 택했다(Gim et al., 2017;Kim and Ki, 2018;Jeon and Ki, 2018).
환경 요인 자료 중 기온, 습도 경우 Songmeter SM4 설치 장소와 동일한 장소에 백엽상과 온습도계(Testo)를 설치하 여 1시간 단위로 기온값, 습도값을 수집하였고, 강수량은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data.kma.go.kr)에서 수집하였다. 온습도계 데이터가 없는 고창 운곡습지, 다도해해상국립공 원 완도 구계등,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 태백산국립공원 검룡소 계곡,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2019년 6월 29일 이후 공백)에 대한 분석은 제외하였다. 기상(강수량)관측 지 점은 연구대상지에서 인접한 지점의 자동기상관측시스템 (AWS)자료를 이용하였다(Bruni et al., 2014;Perez-Granados., 2021).
팔색조 번식울음 분포 특성은 울음이 탐지된 대상지 위에 분석기간 동안 탐지된 번식울음 총 빈도수를 원형으로 표시 하여 지도화하였다. 원의 크기는 팔색조 번식울음의 상대적 인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서 원의 크기 간격은 단계구분도 중 Natural breaks를 사용하였다. Natural breaks는 등간격 으로 나타냈을 때 발생하는 극단적인 표현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한다. 번식울음 계절주기 특성은 번식울음이 탐지된 대 상지별 번식울음 기간을 초성과 종성을 통해 막대 그래프로 나타내어 대상지별로 비교하였다. 번식울음 일주기는 22개 소의 시간대별 누적 빈도수를 통합하여 그래프를 작성한 뒤 전체적인 경향을 파악하였다. 울음 빈도는 번식울음 시 간대별 울음 여부의 누적 일수로 파악하였다.
탐지된 팔색조 번식울음과 수집된 기상값에 대한 통계분 석은 다음과 같이 진행하였다. 첫 번째, 번식울음과 기온, 강수량, 습도와의 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기술통계를 실시하 였다. 기술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두 가지 형태의 다중박스 플롯을 나타냈다. 대상지별로 번식울음이 나타난 기상요인 별 평균값을 포함한 다중박스플롯을 제시하여 팔색조가 번 식울음을 나타내는 기상요인별 범위를 도식화하였고, 또 한 가지는 탐지된 모든 팔색조 번식울음에 대하여 대상지를 통합하여 기상요인별 평균값과 범위를 도식화하였다. 두 번 째, 팔색조 번식울음과 기상요인(기온, 강수량, 습도)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파악하기 위해 상관분석을 실시하여 표로 나타내었다.
결과 및 고찰
1. 팔색조 번식울음 분포 특성
팔색조 번식울음은 연구대상지 36개소 중 22개소에서 확 인되었다. 팔색조 번식울음을 지도에 표시한 결과 번식울음 이 나타난 지역은 제주도를 포함한 남부 내륙에 집중되었 다. 그 중에서 빈도가 높게 나타난 대상지는 한려해상국립 공원 금산, 제주 동백동산, 무등산국립공원 평두메습지였 고, 그 다음으로 조계산 선암사 사찰림, 고창 운곡습지, 계룡 산국립공원 계룡대습지, 주남저수지, 부산 금정산습지 순으 로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를 시작으로 백두대간에 해당되는 속리산, 태백산, 설악산 그 리고 백두대간과 인접한 월악산, 소백산에서도 팔색조 번식 울음이 확인되었다(Figure 4).
2. 번식울음 계절주기 특성
팔색조 번식울음 계절주기 특성은 번식울음이 탐지된 대 상지별 번식울음 기간을 초성과 종성을 통해 막대 그래프로 나타내어 대상지별로 비교하였다. 이를 종합해본 결과는 다 음과 같다. 첫 번째, 초성은 2019년 5월 14일에 한려해상국 립공원 금산에서 나타났고, 종성은 2019년 8월 6일에 고창 운곡습지에서 나타났다. 두 번째, 한려해상국립공원 금산은 5/14~8/2, 고창 운곡습지는 5/16~8/7, 무등산국립공원 평두 메습지는 5/20~7/17, 제주 동백동산은 5/21~7/10, 계룡산국 립공원 계룡대습지는 5/28~8/2까지 울음이 나타나 22개소 중에서 번식울음이 길게 나타났다. 이 5개소는 7월에도 번 식울음이 확인됐고, 고창 운곡습지와 계룡대습지의 경우 8 월 초까지도 확인이 되어 다른 곳에 비해 번식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판단된다.
두 번째, 위의 5개소와 비교했을 때 다른 대상지는 번식 울음의 기간이 짧게 나타났다. 부산 금정산과 조계산 선암 사에서 약 한 달의 번식울음 기간이 확인되었고, 그 외 지역 은 한 달 미만으로 번식울음이 확인되었다. 특히, 태백산국 립공원 검룡소계곡, 월악산국립공원 지릅재, 제주 1100고 지 습지, 지리산국립공원 정령치에서는 번식울음이 하루 확 인되었다. 번식울음 기간이 짧게 나타난 곳은 팔색조의 체 류기간이 짧았고, 번식 가능성도 낮은 곳으로 판단된다.
세 번째, 그래프의 y축은 위도가 낮은 곳부터 높은 곳 순서로 대상지를 나열한 것이 아닌 초성이 나타난 날짜가 빠른 순서로 나열하였다. 즉, 초성이 나타난 날짜가 위도에 따라 순차적으로 북상하는 양상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는 식물이나 양서류와 달리 조류의 경우 이동성이 강하고, 도 래하는 개체마다 다른 이동경로를 이용하는 데에서 오는 차이로 판단된다(Figure 5).
3. 팔색조 번식울음 일주기 특성
22개소에서 탐지된 팔색조의 모든 번식울음을 시간대별 로 누적하여 일주기 그래프로 나타낸 결과, 05시에 울음빈 도가 상승하여 06시에 가장 높은 빈도의 울음을 나타내었 다. 꺾은선 그래프에 나타난 □, ◇, △, ■, ○은 시간대별 로 누적된 Song frequency(y축)를 나타낸 표식이다. 일출 시간이 변하는 것을 고려하여 월별로 그래프를 나누어 나타 낸 결과, 그래프의 양상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이를 통해 대부분의 주행성 조류와 마찬가지로 팔색조 또한 06시에 가장 높은 빈도로 울음을 나타낸다고 판단되었다. 06시 이 후로는 다시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시간대별로 울음 의 빈도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그래프 양상을 나타냈다 (Figure 6).
4. 팔색조 번식울음과 기상요인과의 관계
Table 2는 팔색조 번식울음이 탐지된 시간에 해당하는 Julian date(JD), 기온, 강수량, 습도 값에 대해 기술통계를 실시한 결과이다. 그 결과 팔색조 번식울음은 2019년 5월 14일(JD: 134)부터 8월 6일(JD: 218)까지 나타났고, 평균값 은 6월 7일(JD: 158)이었다. 번식울음을 일 누적했을 때, 실제 울음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날은 2019년 6월 3일(JD: 154)이었다. 기온은 4.5℃에서 28.7℃까지 나타났고, 평균 은 17.4℃(SE: 0.19)로 나타났다, 강수량은 0mm에서 5mm 까지 나타났고, 평균은 0.02mm(SE: 0.00939)으로 대부분 의 번식울음이 비가 오지 않을 때 나타난 것으로 판단된다, 습도는 22.1%에서 99.9%까지 나타났고, 82.6%(SE: 0.724) 로 나타났다.
Figure 7은 대상지별로 팔색조 번식울음이 나타난 기상 요인값에 대한 분포를 다중박스플롯으로 나타낸 결과이다. 세 가지 기상요인 중 기온과 습도의 경우 지역에 따라 또는 팔색조 번식울음의 빈도가 적음에 따라 값의 범위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하지만 가시적으로 기온의 경우 표본수가 적은 대상지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온 분포가 10~20℃초반 사이에 분포하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대상지 별 평균 역시 전체 평균값(17.4℃)에 가깝게 나타나는 것으 로 판단되었다. 강수량은 모든 대상지의 평균이 0에 가깝게 나타나면서 비가 내리지 않을 때 번식울음을 나타낸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습도는 대상지별 평균이 60~100% 사이 에 분포했지만 전체 평균값(82.6%)에 가깝게 나타나는 것 을 확인할 수 있었다. Figure 8은 위 기술통계 결과를 바탕 으로한 박스플롯으로 탐지된 모든 팔색조 번식울음에 대하 여 대상지를 통합하여 기상요인별 평균값과 범위를 도식화 하였다.
Table 3은 팔색조 번식울음과 기상요인(기온, 강수량, 습 도)과의 통계적 유의성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한 상관분석 결과이다. 온도는 p<0.001(r=-0.237)로 유의한 의미를 나타 내었고, 강수량과 습도는 각각 p=0.053(r=-0.089), p=0.077 (r=-0.081)으로 유의한 의미를 나타내지 않았다(df=471). 번식울음과 기온과의 관계가 음의 상관관계를 나타낸 것은 팔색조 번식울음이 하루 중 기온이 높은 낮 시간보다 기온 이 낮은 새벽 시간에 그 빈도가 높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5. 고찰
본 연구는 전국 보호지역을 대상으로 생물음향 녹음기술 을 이용하여 멸종위기종 팔색조 번식울음을 탐지하고 생물 계절 특징을 파악하여 팔색조 서식지 보호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기초자료를 작성하는데 목적이 있다. 생물음 향 녹음기술을 이용한 야생조류 탐지는 많은 연구에서 연구 방법으로 설정되고 있다. Alquezar et al.(2015)은 자율 음 향 녹음과 조사자에 의한 조사를 비교한 결과 개방 식생 지역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밝혔다. Yoo et al.(2015)는 산림 조류 군집 평가를 위한 방법으로 자동음향수집장비를 이용 하였고, 이처럼 국내 연구에서도 생물음향 녹음기술이 차지 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보호지역에 대한 소리 모니터링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전국 보 호지역 36개소를 대상으로 생물음향 녹음기술을 적용하여 팔색조 번식울음을 탐지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탐지된 번식울음을 통해 분포 특성, 생물계절 특성, 일주기 특성, 기상요인과의 관계를 파악한 것은 의미있는 결과로 판단된다.
팔색조는 국내에 도래하는 여름철새로 형태적으로 특이 하여 다른 종과 확연히 구분된다. 단, 팔색조와 같은 팔색조 과(Pittidae)에 속한 푸른날개팔색조(Pitta moluccensis)가 국내에 기록이 있으나 단 두 번의 기록만 있는 미조(迷鳥, Vagrant)이다. 두 종간에 소리 역시 xeno-canto.org를 통해 확인한 결과 차이가 명확하였고, 본 연구에서 녹음 데이터 를 청음분석하는 것에 어려움이 없었다.
본 연구에서 팔색조 번식울음 분석을 통해 번식울음 분포 특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팔색조는 국내에서는 남부 도서지 방 및 남부 내륙에서 드물게 번식하고, 매우 드물게 중부 내륙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다(Park, 2014). 최근 발표된 팔색조 분포에 대한 연구에서도 우리나라에 도래하는 팔색조 의 분포는 제주도와 남해안 지역이 중심이라 제시하고 있고, 내륙지역(26.8%)보다 해안지역(73.2%)에서 더 많이 출현한 다고 주장한다(Hong et al., 2021). 하지만 Hong et al.(2021) 의 연구는 Playback 방법을 본 연구에서는 Songmeter를 사용 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Hong et al.(2021)이 Playback 을 통해 팔색조의 서식을 확인한 결과 북한산, 지리산 등 내륙지역 7개소 국립공원에서는 팔색조가 확인되지 않았지 만, Songmeter를 사용해 장기 관측을 진행한 본 연구에서는 위 7개소 중 3개소(계룡산국립공원, 소백산국립공원,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팔색조 출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가 현장조사를 통한 연구와 비교했을 때 차별되는 점은 정밀함에 있다. 초성과 종성을 통해 국내 첫 도래시기 와 도래기간을 설명이 가능하고, 현장조사를 실시하기 어려 운 시간대까지 연구대상종의 울음을 탐지할 수가 있었다. Choi and Ki(2019)는 생물음향 모니터링 기법을 이용하여 야행성 조류를 탐지하고 생태적 특성을 분석한 바 있다. 이 를 바탕으로 야행성 조류의 출현 시기, 일주기 패턴을 확인 했고, 향후 현장조사를 통한 연구 계획 수립시 필요한 기초 자료를 마련했다고 판단된다. 그럼에도 본 연구 방법에 한 계점은 존재한다. Hong et al.(2021)은 팔색조가 확인된 남 해안과 인접한 12개 지역에 대해 개체수를 도출하였지만 본 연구 방법으로는 개체수 또는 개체군 분석에 한계가 있 다. Songmeter 분석을 통한 연구와 현장 조사를 통한 연구 는 각각 서술할 수 있는 결과가 다르고, 연구 주제에서부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연구대상종의 생태적 특징을 다양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는 두 연구 방법이 상호보완적이 어야 한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팔색조의 번식울음과 기상요인과의 관계를 설명할 수 있었다. Bruni et al.(2014)는 조류 발성에 대한 연구를 기상요인과 연관지었으며 그 요인으로는 대표 적으로 기온, 강수량, 운량, 달주기를 꼽았다. Thomas et al., (2002)는 많은 환경 요인 중 태양빛은 야생조류의 새벽 울음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 점에서 본 연구도 팔색조 번식울음을 생물계절 측면에서 정밀하게 분석한 것으로 기상요인 특징을 밝혔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보면 본 연구는 22개의 연구대상지 에서 탐지된 팔색조 번식울음을 대상으로 번식울음 분포 특성, 생물계절 특성, 일주기 특성을 확인했고, 기상요인(기 온·강수량·습도)과의 관계를 파악했다. 특히, 생물음향 녹음 기술을 이용하여 전국 팔색조 번식울음을 탐지하고 대상지 별 울음빈도를 통해 번식울음 분포를 지도화했다는 것은 국내 팔색조 도래 양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었다. 팔색조의 번식은 다른 종과 비교했을 때 발견하기 어려운 편에 속한다. 팔색조는 경계심이 강할 뿐만 아니라 수목이 울창한 산림에 서식하고 둥지는 인적이 없는 어두운 계곡의 바위틈에 나뭇가지와 이끼를 이용해 만든다(Park, 2014). 따라서 팔색조 출현은 번식울음을 통해 확인되는 경우가 대다수이고 번식 장소까지 확인하는 것에는 큰 시간과 에너 지가 소요된다.
본 연구는 전국을 대상으로 한 팔색조 분석 자료가 부족 한 상황에서 팔색조 번식 생태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했 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또한, 팔색조 출현 여부를 확인하 기 위한 연구 방법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그리고 기후변화 측면에서 연구를 수행할 시에는 도 래 시기의 변화 뿐만 아니라 번식지 분포 변화에 다년간의 자료와 분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팔색조가 도래 한 한 해에 대해서 연구를 진행했지만 향후 생물계절 측면에 서 더 구체적인 분석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본 연구가 지속되어 여러 해의 데이터를 축적해야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