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바다로 둘러싸인 섬은, 오랜 기간 육지와 고립되어 섬 특유의 환경에 적응한 형질을 가진 종이 많이 서식하는 생 물다양성의 보고이다(Kim et al., 2016;Russell and Kueffer, 2019). 육지와의 유전적 고립은 섬을 진화의 자연 실험실로 만들어, Darwin을 비롯한 여러 생태학자에게 새 로운 이론에 대한 영감을 주었다(Graham et al., 2017). 하 지만, 오랫동안 인간과 공존해 온 육지 생태계와 달리, 인간 의 간섭 없는 환경에 적응해 온 섬 생태계는 인위적인 교란 에 취약하다(Russell and Kueffer, 2019). 인간이 유입한 고 양이 한 개체에 의해 멸종한 스테판섬굴뚝새(Traversia lyalli)의 예는 섬 생태계가 인간의 교란에 얼마나 취약한지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Nogales et al., 2004).
섬 생태계를 교란하는 인위적인 요인으로는, 낚시꾼에 의 한 훼손이나 탐방객의 비박, 무단 가축 방목 등 인간이 섬을 방문해 일으키는 직접 교란뿐 아니라[Ministry of Environment (MOE), 2019],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대기나 수질오염 물 질이 섬 내부로 침입하여 발생하는 간접 교란도 있는데, 생 태계에 영향을 주는 간접 교란 요인 중 하나로 빛공해를 들 수 있다. 빛공해는 야간에 인공조명에서 방사된 빛이 의 도하지 않은 곳으로 방사되어 불필요하게 밝게 만드는 현상 으로(Sanchez de Miguel et al., 2020), 인간이 장기간 빛공 해에 노출되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어 수면 장애(Min and Min, 2018), 우울증(Obayashi et al., 2013), 심혈관질환 (Obayashi et al., 2019), 유방암(Lai et al., 2021)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빛공해는 인간뿐 아니라 야생생물에게도 피해를 준다. 빛 공해가 심한 지역에 서식하는 주행성 동물은 하루 중 활동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수면에도 자주 깨어나 경계활동을 하는 등 일주기의 변화를 겪는다(Yorzinski et al., 2015;Sanders et al., 2021). 빛공해는 야생생물의 번식 시기를 앞당기는 등 계절주기도 교란하는데(Dominoni et al., 2013), 너무 이른 번식은 번식 성공률을 낮춰 장기적으로 야생생물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일종의 생태적 덫(ecological trap)으 로 기능하기도 한다. 빛공해는 야행성 동물에게 더 치명적 인 영향을 미친다. 야행성 동물은 대부분 어두움을 이용해 피식자에게 은밀하게 접근하거나 포식자로부터 자신을 보 호하는데, 빛공해가 심한 지역에서는 상대방에게 쉽게 노출 되기 때문이다(Haddock et al., 2019). 하지만 야행성 동물 중 일부는 빛에 이끌려 온 먹이를 쉽게 사냥하는 혜택을 받는 종도 있어, 종별 빛공해 적응도의 차이에 의해 야행성 군집의 종 구성이 변하기도 한다(Azam et al., 2018).
섬 지역의 빛공해를 일으키는 빛공해 유발원으로는,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사용하는 인공조명 외에도, 등대와 인 근 해상의 선박 등이 있다. 특히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해 높은 휘도의 조명을 사용하는 등대는 섬 지역에 심각한 빛 공해를 일으키는 원인이다. 예를 들어, 캐나다 Erie 호의 Long Point 등대에는 하룻밤 최대 2,000개체, 연평균 600여 개체에 이를 정도로 많은 조류가 부딪혀 폐사한다(Jones and Francis, 2003). 인근 해상을 운행하는 선박의 인공조 명, 특히 야간 조업하는 어선의 집어등 또한 섬 지역 빛공해 를 일으키는 오염원 중 하나이다(Elvidge et al., 2015).
섬 외부의 인공조명에서 방사된 빛은 섬 내부로 직접 침 입하기도 하지만, 하늘로 향한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되어 밤하늘을 밝게 만듦으로써 인근 지역에 빛공해를 유발하기 도 한다(Kyba and Hölker, 2013;Sanchez de Miguel et al., 2020;Sung and Kim, 2020). 이처럼 인공조명으로 밤하 늘이 밝아지는 현상을 skyglow 현상이라 하는데, 이 현상은 빛공해 유발원에서 300km까지 떨어진 곳에서도 관측될 정 도로 광범위한 지역에 영향을 미친다(Cinzano and Falchi, 2012).
이와 같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섬 지역 빛공해 관련 연구 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Davies et al., 2016;Peregrym et al., 2020). 관련 연구가 없는 이유는 생태학자들이 빛공해 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섬 지역 접근이 어려워 실태 조사가 쉽지 않은 것이 더 큰 이유이다. 빛공해는 조사 시점의 달의 위상이나 날씨 등에 크게 영향 을 받기 때문에, 환경 조건이 빛공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 하기 위해서는 천문 및 기상 조건이 같은 동일한 시점에 환경 조건이 다른 여러 지점을 조사하여야 하나[Korea National Park Research Institute(KNPRI), 2019], 섬 간 이 동이 쉽지 않은 섬 지역을 대상으로 이와 같은 방식의 조사 를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장조사 방법의 대안으로는 야간 위성영상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 원격센서 기술이 발전하면서 지상에서 수백 km 떨어진 위성 궤도에서도 인공조명에서 방사된 낮 은 강도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들이 개발·운영되 고 있다(Levin et al., 2020). 본 연구에서는 최신 야간 위성 영상인 Visual Infrared Imaging Radiometer Suite(VIIRS) Day and Night Band(DNB) 영상을 이용하여, 다도해해상 국립공원 내 섬 지역의 빛공해 현황과 섬의 빛공해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은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섬을 가장 많이 포함하고 있는 국립공원으로, 인구밀도가 높은 유인도에서부터 인공조명 이 전혀 없는 무인도까지, 그리고 대도시 인근에서부터 육 지에서 100여 km 떨어진 외딴 섬까지, 다양한 유형의 섬이 분포해 있어, 빛공해 영향 요인 분석에 적합한 조건을 가지 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와 같은 조건을 이용하여, 섬의 크기와 위치, 섬 내부와 인접 지역의 인공조명 분포 정도가 섬 내부 빛공해 수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 하였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본 연구의 대상지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섬 지역이다 (Figure 1). 지난 1981년 우리나라에서 14번째로 국립공원 으로 지정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전라남도 서북단의 흑 산도·홍도지구에서 동남단 거문도·백도지구까지 전라남도 해상 전역에 걸쳐 8개 지구으로 나눠 지정된 국내 최대 규모 의 국립공원이다. 공원 지정 면적은 총 2,266㎢로, 이 중 해상 면적은 1,975㎢로 87%에 이른다[Korea National Park Service(KNPS), 2021].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육상과 해상이 만나는 추이대 (ecotone)에 위치하여 생물다양성이 높다. 다도해해상국립 공원에는 1,440종의 식물과 39종의 포유류 등 총 9260종의 생물종이 서식하는,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지리산국립공원 다음으로 종다양성이 높은 국립공원이다(KNPS, 2021). 해 상형국립공원의 특성상 조류가 특히 많았는데, 멸종위기야 생생물 I급인 매(Falco peregrinus)를 포함 총 339종의 조류 가 서식하여, 우리나라 국립공원 중 조류다양성이 가장 높 았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는 총 400여 개의 섬이 있는데, 본 연구에서는 이 중 비금도와 도초도, 진도, 완도, 신지도, 돌 산도를 제외한 면적 10만㎡ 이상인 섬을 대상으로 빛공해 를 분석하였다. 비금도와 도초도, 진도, 완도, 신지도, 돌산 도는 공원 외곽 경계에 위치하여 해안을 따라 일부만 공원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분석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최종 선정된 분석 대상 섬은 총 101개소이고, 다도해해상국립공 원 중 내륙 지역에만 지정된 팔영산 지구를 제외한 7개 지구 에 분포하였다.
2. 야간 위성영상
연구 대상 101개 섬의 빛공해 수준은, 미국 Colorado University의 Earth Observation Group(EOG)이 Suomi NPP 위성에 탑재된 VIIRS 센서의 DNB 야간 영상을 월 단위로 평균한 VIIRS DNB monthly cloud-free composite Version 1(이하 DNB monthly 영상)을 이용하여 분석하였 다. DNB는 Suomi NPP 위성에 탑재된 VIIRS 센서의 22개 분광 밴드 중 하나로, DNB는 0.50μm~0.90μm의 대역폭 을 갖는 전정색 밴드이고 지상표본거리도 15 아크초(arcsecond) 로 분광해상도와 공간해상도 모두 높지 않으나, 대 신 낮은 강도의 에너지를 구분해 감지할 수 있어, 야간에 지구 표면을 관측하는데 활용된다(Levin et al., 2020). EOG의 DNB monthly 영상은 한달 동안 촬영된 DNB 영상 중 달빛이나 일출 전이나 일몰 후의 어스름, 화재, 번개 등의 영향을 받는 영상을 제외한 나머지 영상의 빛방사량을 평균 한 영상으로, 이 영상에는 순수하게 지표면 인공조명에서 방출된 에너지만 기록되었다고 할 수 있다(Elvidge et al., 2017). VIIRS DNB monthly 영상의 지상표본거리(ground sample distance)는 15 아크초(arc-second)로, 이를 본 연구 의 대상지인 북위 34° 지방에서의 지표거리로 환산하면 픽 셀 크기는 약 380m×460m가 된다. DNB monthly 영상의 측정 단위는 nW/㎡/sr로, 단위면적 당 지상에서 방출된 에 너지 중 센서가 관측하는 입체각(steradian) 방향으로 방출 된 에너지를 뜻한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지역은 어선의 조업철과 여름 휴가 철 등 계절에 따라 인공조명 사용량이 차이가 크므로, 본 연구에서는 지난 2019년에 촬영된 DNB monthly 영상 중 분기별로 하나씩의 영상을 이용하여 섬 내부 빛공해의 계절 별 차이를 분석하였다. 연구 설계 단계에서는 각 분기가 시 작하는 달인 2019년 1월과 4월, 7월, 10월 영상을 분석하려 하였으나, 장마철인 7월에는 구름 없는 영상을 찾을 수 없 어, 3분기는 8월 영상을 이용하였다(Table 1).
3. 섬 지역 빛공해 수준 영향 요인 분석
연구 대상 101개 섬의 빛공해 수준은 섬이 위치한 지역의 DNB monthly 영상 픽셀값, 즉 해당 지점의 야간 빛방사량 을 평균하여 산정하였다. 섬의 빛공해 수준에 영향을 미치 는 요인으로는 섬의 크기와 내륙까지의 거리, 섬 내부와 인 근 지역의 인공조명 강도를 선정하여 분석하였다. 섬의 크 기는 국토지리정보원[National Geographic Information Institute(NGII), 2020]의 연속수치지형도에서 추출한 해안 선 데이터를 기준으로 측정하였다. 내륙까지 거리는, 섬을 10m 격자로 나누고 격자별 내륙까지 거리를 계산한 다음, 이를 평균하여 산정하였다. 단, 내륙까지 거리는 섬이 주요 빛공해 유발원과 얼마나 떨어져 있냐의 척도이므로, 인공조 명이 많은 연육도는 내륙으로 간주하고 연육도 해안에서부 터 분석 대상 섬까지의 거리를 내륙까지 거리로 산정하였 다. 섬 내부와 인접 지역의 인공조명 강도는 건축물 연면적 과 등대의 개소수를 이용하여 측정하였다. 여기서 인근 지 역은 섬 경계에서 5km 이내 지역으로 정의하였다. 건축물 연면적은 국토교통부 국가공간정보포털(National Spatial Data Infrastructure Portal(NSDIP), 2022)의 건물통합정보 데이터를 이용하였고, 등대는 국토지리정보원(NGII, 2022) 의 연속수치지형도에서 추출하였다.
섬 지역 빛공해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섬의 빛공 해 수준을 종속변수로 하고, 앞서 언급한 6개 요인을 독립변 수로 하는 회귀분석을 통해 분석하였다. 회귀분석은 분석 대상 4개 월별 영상에 대해 각각 수행하여, 야간 빛방사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계절별 차이를 비교·분석하였다.
결과 및 고찰
1.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섬의 빛공해 현황
분석 대상 101개 섬의 빛공해 수준을 다도해국립공원의 7개 지구별로 비교한 결과, 여수시 외곽에 위치한 금오도지 구의 빛공해가 가장 심각했다(Figure 2). 금오도지구 내 섬 들의 4개 계절 평균 야간 빛방사량은 17,666nW/㎡/sr였는 데, 이는 대도시 시가지 내부에 국립공원이 지정되어 있는 경주국립공원의 야간 빛방사량과 비슷한 수준이다(KNPS Deogyusan Office, 2018). 금오도 지구의 야간 빛방사량이 높은 이유는 인근 여수 시가지와 여수산업단지를 드나드는 선박들에서 방사된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되어 생긴 skyglow 현상 때문으로 판단된다. 금오도지구 다음으로 빛 공해가 심각한 지구는 거문도-백도지구로, 이 구역 섬들의 4개 계절 평균 야간 빛방사량은 11,464nW/㎡/sr였다. 거문 도-백도지구는 내륙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빛공해 수준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이 지구의 경우 인근 해상에서 조업하는 어선에의 조명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거 문도·백도지구 해상은 갈치잡이 어장으로 유명한데, 갈치잡 이는 오징어잡이처럼 집어등을 사용하여 조업하여 해상에 빛공해를 유발한다. 거문도-백도지구 내 해상의 야간 빛방 사량은 최고 36,000nW/㎡/sr에 이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여 수시 시가지 지역의 빛방사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거문도- 백도지구 다음으로는 나로도지구와 소안도-청산도지구 순 으로 야간 빛방사량이 높았다. 빛공해가 낮은 지구로는 비 금도-도초도지구와 흑산도-홍도지구가 있었는데, 이 두 지 구는 인구 밀집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서해안에 위치한 지구 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분석 대상 101개 섬의 평균 야간 빛방사량을 계절별로 비교하면, 10월이 평균 9,509nW/㎡/sr로 가장 높았고, 다음 으로 8월, 1월, 4월 순이었으나(Figure 3), 국내 보호지역을 대상으로 한 선행 연구의 결과와 비교하면 계절별 차이는 크지 않았다. 타 보호지역에 비해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섬 지역 빛방사량의 계절별 차이가 크지 않은 이유는, 이 지역의 기후에서 찾을 수 있다. 선행 연구(예, Levin, 2017;Sung, 2022)에서는 보호지역의 경우 여름 대비 겨울철의 빛방사량이 상대적으로 낮았는데, Levin(2017)은 이와 같 은 현상을 지면의 알베도를 높이는 적설과 지상에서 방사된 빛을 차단하는 수관의 부재를 겨울철 빛방사량이 낮기 때문 이라 하였다. 하지만, 다도해 지역은 기온이 상대적으로 온 난하여 겨울에도 적설이 거의 없고, 식생도 곰솔 등 상록침 엽수와 난온대성 상록활엽수가 많아 겨울이라 하더라도 수 관 밀도가 크게 감소하지 않기 때문에, 1월의 야간 빛방사량 이 특별히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여름(8월)과 가을(10월)의 야간 빛방사량이 높은 원인으 로는 연안 어선의 인공조명, 특히 갈치잡이 어선의 집어등 을 들 수 있다. 갈치잡이는 8월에서 10월까지가 주요 조업 기간으로 이 계절에는 DMB monthly 영상에서 거문도·백 도지구 해상에 갈치잡이배들의 위치가 확연히 구분될 정도 로 갈치잡이 어선들이 많았다. 8월의 빛방사량이 높은 또 다른 원인으로는 휴가철 탐방객의 증가를 들 수 있다. 해상 형 국립공원인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은 여름 휴가철 탐방객 이 많아, 8월 한 달의 탐방객수가 연간 탐방객수의 15%에 이른다(KNPS, 2021). 여름철 탐방객의 증가는 호텔 등 숙 박시설의 야간 인공조명 사용량을 증가를 불러왔을 것이다.
2. 다도해해상국립공원 섬 빛공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다도해해상국립공원 내 섬의 야간 빛방사량에 영향을 미 치는 요인에 대한 회귀분석 결과, 모든 계절의 빛방사량에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인근 5km 내 건축물 연 면적과 인근 5km 내 등대 개소수였다(Table 2). 두 변수 모두 모든 계절의 빛방사량에 α=0.01에서 통계적으로 유의 미한 영향을 미쳤다. 두 변수는 섬 인근 지역의 인공조명의 강도를 측정한 변수로, 이 두 변수의 영향이 크다는 것은 섬 인근 지역의 인공조명이 섬 내부 빛방사량에 영향을 미 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단, 이 결과가 섬 인근 지역 의 빛이 섬 내부로 침입하는 침입광에 의한 영향을 의미하 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이 결과는 지구 표면을 수직으로 내 려다보는 위성센서에 도달한 빛방사량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결과로, 광원에서 수평 방향으로 진행하는 침입광은 센 서의 관측각을 벗어나 위성영상 데이터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이 결과는 인근 지역 인공조명에서 방사된 빛이 대기 중에서 산란되어 발생하는 skyglow 현상 때문으 로 해석되어야 한다. 특히 이 지역 대기는 바다에서 증발한 수증기 농도가 높아 빛의 산란도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섬 인근 지역 인공조명의 영향이 특히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고 판단된다. 국립공원 외부의 인공조명 강도가 공원 내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는 여러 선행 연구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Cho et al., 2014;Sung and Kim, 2020;Sung, 2022).
인근 5km 내 건축물 연면적이나 등대 개수소와 달리, 섬 내부의 건축물 연면적이나 등대 개소수는 대부분의 계절 에서 섬 내부 빛방사량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Table 2). 섬 내부의 등대 개소수나 건축물은 섬 내 부의 인공조명의 강도를 나타내는 변수인데, 이 두 변수의 영향이 없다는 결과는 일견 의외의 결과이다. 이와 같은 결 과가 도출된 이유로는 국립공원의 개발 규제를 들 수 있다. 본 연구의 대상 섬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지역이 대부분으 로, 「자연공원법」에 따라 공원관리청의 허가없이 건축행 위를 할 수 없는데, 이에 따라 섬 내에 건축물 등 인공조명이 필요한 시설이 거의 없어 섬 내부 인공조명의 영향 또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 8월의 경우 섬 내 건축물 연면적 이 빛방사량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비록 인공조명의 절대 수는 적더라도, 여름 휴가철 탐방객 들이 증가하면서 호텔이나 식당 등의 인공조명 사용량이 많아져, 야간 빛방사량이 증가하였기 때문이라 판단된다.
국립공원 개발 규제의 영향은 섬의 크기가 섬 내 빛방사 량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증명된 다. 회귀분석 결과, 섬의 크기는 섬 내 빛방사량에 음(-)의 영향을 미쳤는데, 이는 섬의 크기가 작을수록 내부 빛공해 가 심해진다는 의미이다. 앞서 섬 내부보다 외부의 인공조 명의 영향이 크다고 하였는데, 이로부터 섬 내부보다 경계 부가 인공조명의 영향에 상대적으로 더 많이 노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섬 크기가 넓으면 외부 인공조명의 영향 에 노출되지 않은 내부 지역의 비율이 증가하게 되어, 섬 크기가 클수록 섬 지역의 평균 빛방사량은 낮아진다. 이와 같은 결과는 섬 지역뿐 아니라 내륙 지역의 국립공원에서도 발견되는데, 이는 빛공해도 생태적 경계효과(edge effect)의 하나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이다(Sung, 2022).
내륙까지 거리는 섬 내부 빛방사량에 통계적으로 유의미 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결과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 7개 지구별 빛방사량만 비교해도 쉽게 알 수 있다. 즉, Figure 2에서 평균 야간 빛방사량이 최소와 최대인 지구는 각각 비금도·도초도지구와 금오도지구였는데, 이 두 지구 모두 내륙과 가장 인접한 지구라는 점을 보면, 단순히 내륙까지 거리가 섬 내부의 빛방사량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 거리보다는 가까운 내륙 지역에 빛공 해 유발원이 얼마나 많은지가 섬 지역 빛공해에 영향을 미 치는 것을 보이는데, 이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3.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을 비롯 한 해상형 국립공원 내 섬 지역의 빛공해 저감을 위한 시사 점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첫째, 국립공원 내 섬 지역의 빛공해 저감을 위해서는 섬 인근 지역의 인공조명을 관리하여야 한다. 앞서 언급했 듯이, 국립공원은 개발이 제한되어 공원 내부에 인공조명이 많지 않다는 점과 인근 지역으로 쉽게 전파되는 빛의 특성 을 고려하면, 공원 인근 지역의 인공조명 관리가 공원 내부 빛공해 저감에 주요한 요소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섬 지역 인근에는 대규모 산업단지나 항만 등 대규모 시설과, 이들 시설을 출입하는 대규모 선박, 그리고 선박의 안전을 위한 등대와 같은 고휘도 조명을 사용하는 빛공해 유발원이 많 다. 산업단지나 항만의 경우, 시설에서 사용하는 인공조명 을 저휘도·지향성 조명으로 교체하면 인근 섬의 빛공해를 저감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공원관리청은 공원 인근 지역 의 인공조명 교체에 드는 비용을 지원해 주는 등 저휘도·지 향성 조명으로 교체를 유도하는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KNPRI, 2019;Sung, 2022). 선박이나 등대의 경우는, 선박 안전 때문에 저휘도 조명을 도입하기 쉽지 않다. 등대 조명 을 육지 방향으로는 전파되지 않도록 하는 등, 선박 안전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등대 조명을 관리하는 방안을 마 련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섬 인근 해상의 야간 어업을 규제하여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내륙에서 멀리 떨어진 섬이라 하더라도 항상 빛공해 수준이 낮지 않다는 결과를 보이고,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조명을 그 원인으로 들었다. 현 「자연공 원법」은 허가없이 해중동물을 포함한 야생동물을 잡는 행 위를 금지하고 있으나, 해상에서는 이 규정이 사실상 유명 무실한 상황이다. 따라서 생계형 어업까지는 아니더라도 최 소한 여가형 낚시나 해루질 등 활동은 국립공원 내에서 강 력히 단속하여야 하고, 생계형 어업의 경우에는 어선의 조 명을 저휘도 지향성 조명으로 교체한 경우에만, 공원 내에 서 조업을 허용해 주는 등의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KNPRI, 2019). 갈치잡이와 같이 집어등을 사용할 때도 집어등 빛을 수중으로만 향하게 하는 등의 규제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섬 내 인공조명에 대한 관리 또한 필요하다. 섬 내 인공조명은 탐방객이 많은 여름철에만 영향을 준다는 결과로부터, 휴가철 탐방객들이 사용하는 인공조명도 섬의 빛공해의 주요 유발원 중 하나임을 알 수 있었다. 특히 호텔 이나 리조트 등은 관광 분위기 조성을 위해 과도한 야외 조명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경관 조명의 운영 시간을 제한하는 등 국립공원 내 관광 시설의 조명 관리가 요구된 다(KNPRI, 2019;Sung,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