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제주도에서 9천 년 전의 상록활엽수 화분(花粉)이 발견됐 는데 이는 한반도에 쿠로시오(黒潮) 난류가 영향을 주면서 상록활엽수림이 형성되었기 때문이다(Park and Park, 2009). 6천 년 전에는 한반도 남해안에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 넓게 형성되었다(Choi et al., 2005). 약 1,500년 전후에는 기후변 화로 인해 약간 줄었지만, 점점 기온이 온화해져 해수면이 올라가 현재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 분포역이 발달하게 되었 다(Choi, 2013). 그러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은 16세기 전후 로 서남해안 섬으로의 이주 인구 증가와 조선 후기, 일제강점 기, 한국전쟁 등의 혼란한 시기에 틈타 남벌, 도벌 등의 훼손으 로 인해 난온대 원식생은 대부분 사라졌다(Oh and Kim, 1996;Korea Forest Research Institute, 2014;Yoo et al., 2016). 훼손이 심했던 시기를 지나 1960년 이후 훼손지 녹화 와 산림 관리로 도서지역의 산림이 상당히 울창해졌다. 난온 대 상록활엽수림이 회복된 것이 아니라, 도서지역의 훼손지 와 열악한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난 곰솔림, 낙엽활엽수림 등이 대부분 지역을 차지하게 되었다(Oh and Kim, 1996;Sung et al., 2021). 이런 연구 결과와 흐름에서 볼 때 인간의 교란이 없었던 과거에 난온대 도서지역의 고유 식생이 상록 활엽수림이라는 점은 명확하다. 이런 까닭으로 상록활엽수 림이 선조의 삶에 여러 방면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며, 이런 사례는 역사서에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황칠(黃漆) 을 원(元)나라에 진상했다는 기록이 고려사(高麗史, 편찬연 도 1449∼1451년)에 2번(1276년, 1282년)이나 나왔다. 조선 왕조실록 정조 18년(1794) 12월 31일 기록에서는 완도·강진· 해남·영암의 황칠 생산 상황과 진상 실태를 자세히 언급했다. 황칠을 국가의 귀한 자원으로 관리했음을 짐작할 수 있는 기록이다. 또 녹나무로 알려진 향장목(香樟木)은 원나라가 요구했다는 기록이 고려사에 남아있다. 고려, 조선시대에 난온대림 활용이 잘 드러난 사료이며, 조상들의 삶과 난온대 림이 밀접하게 이어졌음을 알 수 있다.
한반도 남부와 서일본, 중국 서남부 등에 분포한 상록활 엽수림대(일본에선 조엽수림이라고 함)에 기반해 생활했던 민족(또는 부족민)은 독특한 문화공동체를 형성할 가능성 이 크다. 이것에 기반해 나카오 사스케(中尾佐助), 사사키 코우메이(佐々木高明) 등은 1960년대부터 조엽수림문화 론(照葉樹林文化論)을 주장했다. 핵심 주장은 일본의 기층 (基層)문화를 이루는 요소의 대부분이 중국 윈난성(雲南 省)에서 네팔 부탄에 이르는 상록활엽수림이 공통의 자연 환경이 기반한다는 점이다. 이 주장을 발전시켜 정리한 타 바타 히사오(田畑 久夫)의 ‘조엽수림문화의 성립과 현재 (2003)’에서는 중국 서남부와 동남아시아 등에 남아있는 고 사리 등을 물로 데쳐 이용하는 기술, 밭벼재배, 떡, 발효식 품, 가마우지 고기잡이, 칠기, 비단, 차 음용, 문신 등은 조엽 수림 문화를 특징짓는 공통된 생업과 식생활이라고 보았다. 여러 가지 비판이 있지만, 비슷한 생태환경을 가진 상록활 엽수림대에서 기원한 특정 문화요소가 전파되어 공통문화 를 갖는다는 생물지리학적 관점은 설득력이 있다고 본다. 상록활엽수림대에 속한 우리나라 남부 도서지역에도 이런 문화요소가 스며들어 유사성이 있을 것이다.
이런 배경 속에서 전라남도는 난온대 도서지역의 고유 식생인 상록활엽수림 복원과 생물문화 다양성을 보전하기 위해 2020년부터 ‘서남해안 섬숲생태복원사업’을 적극적으 로 추진하고 있다(Park et al., 2021). 전라남도 보도자료 (https://www.jeonnam.go.kr/)에 의하면, 2029년까지 64개 소에 4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복원사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해안해상국립공원, 국유림관리소, 서남해안 지자체 등을 중심으로 상록활엽수림 복원사업이 이루어진 사례는 있지만, 그 면적은 넓지 않고 아직 경험도 축적되지 않은 상황이다(Park et al., 2021). 난온대림의 군집구조, 식생유 형별 입지환경 특징, 난온대림 분포패턴, 출현종 특징 등의 이해력을 높여, 복원사업계획을 수립해야 비로소 성공적인 섬숲생태복원사업이 될 것이다.
한편, 2014년에 신안 흑산면 631ha에 곰솔림이 대규모로 고사했고(전남일보, www.jnilbo.com), 도서지역에서 곰솔 등의 침엽수 고사목을 흔히 볼 수 있다. 식생천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도서 지역의 환경 급변과 대규모 병충해 발생 등이 원인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인 기상현상이 표출되는 가운 데 도서지역 산림에 넓게 분포한 곰솔림과 낙엽활엽수림이 한순간에 쇠퇴해, 산림의 생태계서비스가 악화하는 최악도 도래할 수 있다. 국제사회에서는 현재 생물다양성 증진과 탄소중립 실현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도 관련 정책을 세워 국제사회의 흐름에 따르고 있다. 이 측면에서 기후변화로 상록활엽수림의 북상과 분포역 확장(e.g., Yang and Shim, 2007)이 예상되어, 난온대 도서지역의 산림복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본 연구는 난온대림의 식생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동·서·남해안의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하게 조사했 고, 이를 토대로 식생을 유형화한 후에 분포환경과 식생구 조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난온대 림 복원계획을 수립하는데 식생유형별 복원전략 방향을 제 시하고자 했다.
연구방법
1. 연구대상지 선정 및 조사지 개황
동·서·남해안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위성영상과 산림공간 정보서비스(FGIS, 2020;2021)의 임상도, 현존식생도 등을 토대로 상록활엽수림이 남아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연구대 상지를 선정하였다. 연구대상지에서 조사 지점은 3가지 유 형으로 나눴다. 첫째 유형은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 온전하 게 남아있는 지역(천연기념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국립 공원 등)이다. 둘째는 첫 번째로 선정한 난온대 상록활엽수 림의 경계부로 난온대 수종이 곰솔 등과 경쟁하는 지역이 며, 마지막 유형은 난온대 지역에 곰솔, 낙엽활엽수림 등이 우점한 지역이었다. 그 까닭은 난온대 수종과 그 외 수종간 의 경쟁과 이에 따른 식생구조 변화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난온대림 복원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하기 위함이다.
조사지역은 진도군 여귀산(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일대)· 하조도(국립공원)·쌍계사(천연기념물), 완도군 생일도·조 약도·주도(천연기념물)·예송리(천연기념물)·미라리(천연기 념물)·맹선리(천연기념물), 고흥군 거금도·봉래산(국립공 원)·당묘산(천연기념물, 국립공원), 강진군 까막섬(천연기 념물), 여수시 금오도(국립공원)·거문도(국립공원), 군산시 어청도·고군산군도, 통영시 장사도(국립공원)·소매물도(국 립공원), 거제시 천장산(국립공원)·다포리(국립공원)·갈곶 리(국립공원), 울릉군 울릉도, 울산광역시 목도(천연기념 물), 부산광역시 영도·가덕도 총 26개 지역을 대상으로 519 개 조사구를 조사하였다.
2. 조사 및 분석 방법
1) 식생 및 환경요인 조사
식생조사는 방형구법(quadrat method)으로 숲 내부에 방 형구를 설치한 후 수관의 위치에 따라 층위를 나눠 실시하 였다. 상층 수관을 이루는 수목을 교목층, 수고 2m 미만의 수목을 관목층으로 구분한 후 교목층과 관목층 사이에 출현 하는 수목을 아교목층으로 구분하여 측정하였다. 방형구 설 정 시 교목층과 아교목층은 10m×10m를 기준으로 관목층 은 교목층과 아교목층 조사를 위해 설치한 방형구 내에 5m×5m의 소형 방형구 1개소를 기준으로 방형구 내에 출현 하는 전체 목본 수종을 중심으로 매목조사를 실시하였다. 교목층과 아교목층은 출현하는 수종의 수종명, 흉고직경을 기준으로 관목층은 수종명과 수관폭(장변×단변)을 기준으 로 측정하였다. 그 외 해발고, 사면방위, 경사도 등을 조사하 여 환경요인을 파악하였다.
2) 식물군집구조 분석
식생조사에서 출현한 수종의 상대적 우세를 비교하기 위 하여 Curtis and McIntosh(1951)의 중요치(Importance Value; IV)를 통합하여 백분율로 나타낸 상대우점치(Brower and Zar, 1977)를 수관층위별로 분석하였다. 상대우점치 (Importace Percentage; IP)는 (상대밀도+상대피도)/2로 계 산하였으며, 개체들의 크기를 고려하여 수관층위별로 가중 치를 부여한 (교목층 IP×3+아교목층 IP×2+관목층 IP×1)/6 으로 평균상대우점치(Mean Importance Percentage; MIP)를 구하였다(Park, 1985).
조사된 519개 조사구의 식생분석 자료를 바탕으로 PC-ORD 7.08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TWINSPAN에 의한 분류분석(classification analysis)(Hill, 1979b)을 통해 식물 군락을 그룹화하는 식생을 유형화하였으며, 그룹화된 군락 의 입지환경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DCA(detrended correspondence analysis) 서열분석(Hill, 1979a)을 함께 실 시했다. 출현빈도 등의 양적 데이터값이 낮은 종(우연 출현 종)이 TWINSPAN(two-way indicator species analysis) 분 할과정에서 영향을 받기 쉬워(McCune and Mefford, 1999), 식별종과 그룹화가 환경요인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 어 우연 출현종을 버리는 것(Sasaki et al., 2020)이 적절하 다고 판단해, 평균상대우점치 5% 이하의 수종 데이터는 삭 제했다.
식생유형에 따라 그룹화된 식물군락의 데이터를 모두 통 합하여, 상대우점치 및 평균상대우점치 분석, 흉고직경급 분 석을 시행하여 군집구조와 임분 동태를 파악했다(Harcombe and Marks, 1978). 흉고직경급 분석에서 7㎝ 미만을 치수로 구분했고, 7~17㎝를 소경목, 17~32㎝를 중경목, 32㎝ 이상 을 대경목으로 나눠 기술했다. 식물군락별로 출현종, 난온대 수종, 난온대 수관층, 수종의 출현종 수를 조사구 당(100㎡) 평균값을 산출했다. 또, 종구성의 다양한 정도를 나타내는 종다양도는 Shannon의 수식(Pielou, 1975)을 이용하여 종다 양도(Species Diversity, H′), 우점도(Dominance, D), 최대 종다양성지수(H′max)를 계산했다. 식생 변화(또는 산림천이) 는 수관층 수종의 변화가 중요하므로 교목성 및 아교목성 수종 사이의 상호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출현 유무(有無)의 2진 데이터로 상관관계분석(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 을 시행했다. 분석결과에서 수종간 유의확률이 낮거나 상관 계수가 낮은 값은 삭제하였다.
3) 교목성 상록활엽수의 출현빈도 및 분포역 분석
한반도 난온대 지역에 보편적으로 출현하는 교목성 상록 활엽수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구별 출현빈도를 파악했다. 또 이 수종들의 해발고별 분포를 조사하여 수직 분포역 특성을 알아보았다.
결과 및 고찰
1. 분류분석(TWINSPAN)과 서열분석(DCA)
TWINSPAN기법에 의한 군락 분리는 식별종을 기준으 로 식물군락을 그룹화하는 방법이다. 이 식별종은 식물군락 의 입지환경 요인을 간접적으로 대변(Sasaki et al., 2020;Park et al., 2021)하므로 그룹별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번에 조사된 519개 조사구는 8개 식생유형으로 그룹화되 었다. Figure 2의 덴드로그램 단계별 식별종을 중심으로 그 특성을 알아보면, 1단계(Level 1)에서 구실잣밤나무(Cs)·후 박나무(Mt)·동백나무(Cj)를 식별종으로 갖는 왼쪽 그룹 (Division 2)과 졸참나무(Qs)·때죽나무(Sj)를 식별종으로 하는 오른쪽 그룹(Division 3)으로 명료하게 나눴다. 왼쪽 그룹은 상록활엽수만을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으로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 우수한 조사구 그룹이라 할 수 있으며, 오 른쪽 그룹은 낙엽활엽수만을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으로 곰 솔림과 낙엽활엽수림이거나 이곳 하층에 난온대 수종이 출 현하는 조사구 그룹이라 판단된다. 왼쪽 그룹(Division 2)은 2단계(Level 2)에서 후박나무(Mt)·송악(Hr)·팽나무(Csi)· 사철나무(Ej)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Division 4)과 구실 잣밤나무(Cs)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Division 5)으로 분 리되었다. Division 4그룹은 후박나무(Choi, 2013), 송악 (Kim et al., 2010) 등이 식별종으로 토심이 깊고 토양이 습한 곳에 출현하는 그룹이라 추정된다. Division 5의 식별 종은 사면이나 능선부의 척박지에 흔히 분포하는 구실잣밤 나무(Oh and Kim, 1996)라서 그 차이가 명확하였다.
한편, 1단계의 오른쪽 그룹(Division 3)은 해안가나 인근 사면부에 넓게 분포한 곰솔(Pt)(Kim et al., 2010)과 곰솔림 등의 퇴행천이 식생에 흔히 출현하는 사스레피나무 (Eja)(Chang et al., 2011)를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Division 6)으로 분리되었다. 반면, 비교적 내한성이 강하고(Oh and Jee, 1995), 비옥한 토양에서 출현(Kim et al., 2013)하는 참식나무(Ns)와 산지의 계곡, 충적지 등 적윤지에서 자라는 느티나무(Zs)(Kim, 2013) 등을 식별종으로 갖는 그룹 (Division 7)으로 나눴다. 이 두 그룹은 토양수분 환경 차이 에 따라 분리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3단계(Level 3)에서 Division 4는 동백나무(Cj)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Ⅰ)과 생달나무(Cy)·광나무(Lj)· 까마귀쪽나무(Lja)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Ⅱ)으로 분리되었다. Division 5는 남오미자(Kj)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Ⅲ)과 구실잣밤나무(Cs)·감탕나무(Ii)를 식별종으 로 하는 그룹(군락Ⅳ)으로 분리되었다. Division 6은 사스 레피나무(Eja)·곰솔(Pt)을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Ⅴ)과 참식나무(Ns)·팽나무(Csi)·담쟁이덩굴(Ptr)을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Ⅵ)으로 나눴다. 마지막 Division 7은 사스 레피나무(Eja)·덜꿩나무(Ve)·졸참나무(Qs)를 식별종으로 하는 그룹(군락Ⅶ)과 참식나무(Ns)·팽나무(Csi)를 식별종 으로 하는 그룹(군락Ⅷ)으로 최종 군락이 분리되었다. 3단 계의 식별종으로 조사구 그룹별로 그 특성을 규정하기는 쉽지 않아, 다음에서 8개 군락별(그룹) 우점종과 입지환경 을 살펴보았다.
군락 Ⅰ은 천연기념물 지역인 목도(울산광역시 울주군) 와 울릉도(경북 울릉군) 전체 조사구, 다포리(경남 거제시) 1개 조사구를 포함한 군락으로 총 3개 지역 36개 조사구를 포함하였다. 층위별 우점종을 보면 후박나무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그 외 후박나무와 생태적 서식 환경이 유사한 참 식나무(Oh and Kim, 1996;Lee and Choi, 2010), 감탕나무 등이었다. 이 군락에 들어간 조사구 입지는 해안가·사면하 부·계곡부 등 해안가 저지대(평균 해발 38.5m)에 위치했다. 군락Ⅱ에는 거문도·예송리·까막섬·미라리·맹선리 등의 천 연기념물과 국립공원 지역으로 식생이 우수한 지역들의 조 사구가 대거 들어갔다. 조사구의 평균 해발고는 26.8m로 다른 군락에 비해 가장 낮았는데 특히 해안가 방풍림으로 조성된 완도의 예송리·미라리·맹선리 3곳과, 작은 면적 (14,480㎡)에 후박나무림이 우점한 강진 까막섬의 조사구 가 이 군락에 포함되었다. 종구성을 보면 내염성에 뛰어난 후박나무(Hong et al., 2016)가 수관층을 형성하고, 하층에 는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생달나무와 참식나무(Park et al., 2021) 등이 우세하게 출현하였다.
군락Ⅲ은 광범위한 지역의 조사구(14개 지역, 94개 조사 구)가 포함된 군락으로 해발고 역시 12~320m로 분포 범위 가 넓었고, 사면부(상부·중부·하부)·해안가·계곡부·능선부 등의 다양한 입지 조건에서 출현한 군락이었다. 군락Ⅳ 역 시 광범위한 지역(14개 지역, 141개 조사구)에 위치했고, 천연기념물인 당묘산(고흥군)·주도(완도군)와 국립공원인 봉래산(고흥군)·장사도(통영시)·소매물도(통영시), 당숲인 어청도(군산시) 지역이었다. 이 두 군락의 교목층의 우점종 은 구실잣밤나무·참가시나무·붉가시나무 등이었는데 Park et al.(2018)은 이 군락을 난온대 극상림으로 추정하였다. 우리나라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은 인위적인 교란으로 훼손 되어 남아있는 상록활엽수림은 서·남해안 도서지역에 파편 화되었다(Park et al., 2018). 군락 Ⅲ·Ⅳ는 대부분 외딴 섬 이나 산지의 능선부나 사면부 등에 위치하여, 해안가 저지 대에 분포했던 군락Ⅱ의 입지환경과 차이를 보였다.
군락Ⅴ·Ⅵ의 대부분 조사구는 식생조사 지점 설정 시에 난온대 지역에 곰솔, 낙엽활엽수림 등이 우점해 있는 곳이 었다. 두 군락 모두 교목층에 곰솔이 우점했지만, 식별종에 서 차이를 보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군락Ⅴ의 식별종은 사 스레피나무(Eja)·곰솔(Pt)인데 곰솔은 해안가나 인근 사면 부에 넓게 분포하는 수종이고, 사스레피나무는 곰솔림 등의 퇴행천이 식생에 흔히 출현하는 수종이다. 군락Ⅷ의 식별종 은 난온대 수종으로 내한성이 강하고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참식나무와 내염성이 강해 해안가에 나오는 팽나무였다. 식 별종으로 볼 때 입지환경 차이보다 식생 발달에 따른 종조 성 차이에 의해 두 군락이 분리될 것이다. 다시 말해 군락Ⅴ 와 달리, 군락Ⅵ은 곰솔, 졸참나무, 굴참나무 등이 우점하는 가운데 하층에 참식나무, 생달나무 등이 침투해 있었다. 군 락Ⅶ은 해발 38~365m 사이로 해발고에 따른 분포 범위가 가장 넓고, 평균 해발고도 206.2m로 가장 높았다. 사면부 (상부·중부·하부)·계곡부·해안가·능선부의 다양한 입지환 경에 졸참나무, 굴참나무 등이 출현한 낙엽활엽수림이었다. 군락Ⅷ에는 대부분의 조사구가 봉래산(고흥군) 편백·삼나 무가 조림지였다. 두 군락 모두 참식나무가 수관층 또는 하 층에 상당히 세력을 형성한 점이 특이점이었다.
TWINSPAN분석과 상호보완적으로 조합해 써왔던 DCA분석(Orloci, 1978, Sasaki et al., 2020)을 통해 좌표축 위에 조사구 분포로 간접적으로 환경요인을 추정하였다 (Figure 3). 환경기울기(gradient length)는 제1축은 5.103, 제2축은 5.045라서 DCA분석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통상 환경기울기가 4(또는 3) 이상일 때 DCA 서열분석이 최적 의 기법이라고 평가한다(Sasaki et al., 2020). 고윳값 (Eigenvalue)은 제1축 0.6273, 제2축 0.5229로 설명력이 높 은 편이었다. 이 결과로 볼 때 군락의 종조성 변화에 따른 환경요인을 간접적으로 추정하는데 본 DCA분석 결과가 상 당히 신뢰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생 변화와 종조성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을 파악하기 위해 제1축과 제2축을 기준으로 TWINSPAN 기법으로 분류한 8개 군락의 조사구 를 배치하였다.
제1축의 좌측을 기준으로 볼 때 군락Ⅰ, 군락Ⅱ, 군락Ⅳ· Ⅲ, 군락Ⅴ·Ⅵ·Ⅶ·Ⅷ 순으로 연속적으로 분포하였다. 앞서 TWINSPAN분석과 군락별 입지환경을 언급했듯이, 군락 Ⅰ(평균해발 38.5m)과 군락Ⅱ(26.8m)는 가장 낮은 저지대 해안가에 나타났는데 두 군락은 DCA분석 좌표상 최좌측에 분포했다. 가운데에는 구실잣밤나무, 곰솔 등이 우점하는 군락Ⅳ(66.3m)·군락Ⅲ(113.9m)이었고, 최우측에는 곰솔, 낙엽활엽수림, 편백 등이 우점한 군락Ⅴ(87.6m), 군락Ⅵ (141.1m), 군락Ⅶ(206.2m), 군락Ⅷ(160.3m)이 나타났다. 이것으로 보아 제1축의 환경요인은 해발고이며, 이것은 기 온(최한월 평균기온)과 관련성이 깊다.
제2축을 기준으로 볼 때 최하단에 곰솔림인 군락Ⅴ가 분 포했으나, 낙엽활엽수림인 군락Ⅶ이 최하단부터 연속적으 로 넓게 분포했다. 다음으로는 구실잣밤나무림이 우점한 군 락Ⅳ·Ⅲ, 군락Ⅰ(후박나무림), 군락Ⅱ(상록활엽수림) 순이 었다. 최상단에는 편백·삼나무 인공조림지인 군락Ⅷ이 넓 게 분포했다. 군락Ⅴ·Ⅶ은 난온대 도서지역에 조풍 등의 열 악한 환경에 적응력이 뛰어난 곰솔림이나 졸참나무, 굴참나 무 등의 낙엽활엽수림이었다(Park et al., 2018;Park et al., 2021). 군락Ⅳ·Ⅲ은 구실잣밤나무가 우점한 군락으로서 구 실잣밤나무는 해안가의 극상림(Park et al., 2018)이나 사면 부·능선부의 척박지에 흔히 출현하는 수종(Oh and Kim, 1996)이다. 군락Ⅰ·Ⅱ는 후박나무, 참식나무, 생달나무, 먼 나무 등이 우점한 상록활엽수림으로서 조풍과 내염성이 강 해 주로 해안가 저지대에 분포한다(Park et al., 2018;Park et al., 2021). 이와 같은 우점종의 분포 특성으로 볼 때 제2 축의 환경요인은 해안선에서 내륙까지의 거리라고 보며, 이 것은 내염성과 관련성이 깊다고 본다.
Hattori(1993)는 난온대 군락별 입지환경 특성을 분석했 는데 후박나무림은 최한월 평균기온 1~11℃ 내에서 연속적 으로 출현했고, 해안선에서 내륙으로 거리 0.3km 이내(조 풍의 영향권)에 조사구 70%가 분포했다고 밝혔다. 또 생달 나무, 참식나무, 감탕나무 등이 우점한 상록활엽수림은 해 안선에서 0.3km 이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Hattori, 1993). Park et al.(2018)의 난온대 식생유형 분포패턴에서 후박나무, 참식나무 등의 후박나무림 유형은 해안가 저지대 에 분포하고, 이것보다 내륙산지에는 구실잣밤나무림 유형 이 분포하였다고 밝혔다. 그런데 DCA의 제2축에서는 구실 잣밤나무림(군락Ⅳ)이 후박나무림(군락Ⅰ)보다 하단에 위 치하여, 해안가에 더 가까운 것처럼 보인다. 난온대 천이계 열은 곰솔림, 낙엽활엽수림→후박나무림→구실잣밤나무림 이며, 극상림은 구실잣밤나무림으로 알려져 있다(Hattori et al., 2012;Park et al., 2018). 이런 점에서 볼 때 군락Ⅳ는 당숲이거나 천연기념물, 국립공원 지역으로 과거부터 우수 하게 보존되어, 후박나무림에서 천이된 구실잣밤나무 극상 림 가능성이 있다. 구실잣밤나무가 우점한 군락Ⅳ·Ⅲ의 제2 축 분포 범위는 후박나무 등이 우점한 군락Ⅰ·Ⅱ가 더 넓었 다. 이는 구실잣밤나무는 저지대부터 구릉지, 내륙산지 등 에 광범위하게 분포하는 극상림이라서 그 분포 범위가 넓은 것으로 판단된다. DCA분석으로 도출된 환경요인은 해발고 (최한월 평균기온)와 해안선에서 거리(내염성)이며, 이는 Hattori et al.(2012)와 Park et al.(2018)이 제안한 난온대 식생유형 분포패턴의 환경요인과 같은 결과를 보여주었다.
2. 식생유형별 군집구조
군락Ⅰ은 교목층에 후박나무(IP 83.6%)가 가장 우점했 고, 곰솔(IP 4.2%)·참식나무(IP 3.9%)·감탕나무(IP 1.3%) 등이 함께 출현했다(Table 1). 아교목층에서는 후박나무(IP 49.4%)와 동백나무(IP 31.5%)가 우세하였으며, 관목층은 후박나무(IP 34.3%)·동백나무(IP 20.6%)·송악(IP 18.4%) 의 세력이 컸다. 후박나무는 흉고직경급 분석에서도 전 구 간에서 출현했고, 관목층의 출현빈도가 높았다. 이 군락의 조사구 대부분은 천연기념물인 목도(울산광역시 울주군)와 후박나무의 북한계지인 울릉도(Lee and Choi, 2010) 지역 이었다. 난온대 수종 중 비교적 내한성이 강하고 내염성이 강한 후박나무(Hong et al., 2016)는 야생조류에 의한 종자 산포력이 뛰어나 북한계(수평분포)에 흔히 출현하는 수종 이다(Park et al., 2018). 중력산포로 확산력이 약한 가시나 무류림이나 구실잣밤나무림보다 후박나무림이 동해안의 북한계에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강진 까막섬을 제외하고 서남해안의 해안가나 저지대에 후박나무 순림으로 남아있 는 곳은 없었다. 군락 Ⅱ와 같은 후박나무·참식나무·생달나 무·까마귀쪽나무 등의 교목층과 아교목층에 섞인 군집구조 를 통상 보였다. Hattori et al.(2012)는 종자 산포력이 뛰어 나고 강한 내염성 등으로 생태적 지위가 비슷한 후박나무· 참식나무·생달나무·까마귀쪽나무 등을 후박나무림 유형이 라고 정의하였다. 이러한 수종들이 북한계나 해안가, 저지 대 등에 상록활엽수 혼효림을 형성한다. 후박나무는 과거 한방 또는 민간에서 나무껍질을 약재(후박피)나 염료 등으 로 활용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다(Yang, 2008). 이런 용도 또는 다른 목적으로 울주군 목도와 울릉도(특히, 관음 도), 강진 까막섬 등의 후박나무 순림을 과거에 인위적으로 조성하거나 관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순림은 종다양성 이 낮아 병해충, 기후변화 등에 취약할 수 있어 솎아베기나 식재 등의 관리로 종 유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군락Ⅱ는 교목층에 후박나무(IP 57.3%)가 가장 우점했 고 다음으로 곰솔(IP 7.9%)·생달나무(IP 7.5%)·참식나무 (IP 6.1%)·팽나무(IP 5.8%) 등이 출현했다. 아교목층은 까 마귀쪽나무(IP 20.4%)와 함께 모밀잣밤나무(IP 19.6%)·동 백나무(IP 14.6%)·광나무(IP 8.4%) 등의 세력이 강했다. 관 목층에서는 송악(IP 21.1%)·자금우(IP 16.9%)·생달나무(IP 14.9%)·마삭줄(IP 13.3%)이 우점하였다. 후박나무림 유형 의 구성종인 후박나무, 생달나무, 감탕나무, 까마귀쪽나무 등이 전 구간에 골고루 분포했다. 이 수종과 생태적 지위가 다른 구실잣밤나무와 모밀잣밤나무는 전 구간에 분포하나 개체수가 적은 편이었고, 도서지역 환경 적응력이 우수한 곰솔은 관목이나 소경목에 출현 개체수가 적었다. 이 군락 은 해안가나 저지대에 발달하는 전형적인 후박나무림 유형 (Park et al., 2021)으로 교목층에 후박나무와 생달나무, 참 식나무, 감탕나무, 까마귀쪽나무 등이 수관층에서 우점치가 높았다. 하층에서 환경 적응력이 뛰어난 생달나무와 참식나 무(Park et al., 2021)의 개체수가 많아 이 군집구조를 유지 할 것이다.
군락Ⅲ은 교목층에서는 구실잣밤나무(IP 23.1%)와 곰솔 (IP 20.9%)이 우점했으며, 다음으로 참가시나무(IP 10.8%)· 붉가시나무(IP 8.4%)·참식나무(IP 8.3%)와 같은 상록활엽 수가 우세하였다. 아교목층은 동백나무(IP 48.5%)가 가장 우점했고, 광나무(IP 9.9%)·생달나무(IP 5.9%)·구실잣밤나 무(IP 5.3%)가 뒤를 이었다. 관목층은 생달나무(IP 14.9%)· 동백나무(IP 13.9%)·마삭줄(IP 13.3%)·백화등(IP 11.9%)· 참식나무(IP 8.0%)·구실잣밤나무(IP 7.8%) 등 다양한 상록 활엽수와 덩굴성 식물이 비슷한 세력을 형성했다. 구실잣밤 나무와 곰솔은 흉고직경급별 분포에서 소경목에서 대경목에 이르는 구간에 고루 분포했으며, 곰솔은 양수성이라서 관목 층에는 출현하지 않았다. 교목 성상의 생달나무와 참식나무 는 소경목 구간에서 출현빈도가 높았고, 관목층에서도 많은 개체가 출현했다. 곰솔과 구실잣밤나무·참가시나무·붉가시 나무·참식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종과 경쟁 관계를 형성해 교 목층 곰솔의 도태가 예상된다. 현재 이곳에서 곰솔의 쇠퇴 현상이 뚜렷하게 보여, 기후변화로 일시적인 쇠퇴로 인해 생태계서비스 저하 우려가 있어 고유의 난온대 상록활엽수림 으로 갱신하는 복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군락Ⅳ는 교목층에서 구실잣밤나무(IP 73.6%)가 우점했 고, 곰솔(IP 8.4%)·붉가시나무(IP 4.6%)·감탕나무(IP 3.7%)· 육박나무(IP 2.7%)·후박나무(IP 2.5%) 등이 함께 출현했다. 아교목층은 동백나무(IP 24.5%)와 함께 사스레피나무(IP 15.3%)·감탕나무(IP 12.5%)·광나무(IP 9.7%)·소사나무(IP 7.1%) 등 다양한 수종이 경쟁했다. 관목층에서는 마삭줄(IP 34.7%)이 우점했고, 다음으로 교목성 구실잣밤나무(IP 15.3%)가 높은 비율로 출현했다. 구실잣밤나무는 대경목 구간뿐 아니라 전 구간에서 출현했으며, 관목층의 치수를 보더라도 덩굴식물을 제외하면 가장 개체가 많았다. 그 외에 생달나무·후박나무 치수가 많이 나타났다. Hiroki(2016)는 저광도에서 후박나무보다 구실잣밤나무가 생존율이 높고 어두운 하층의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후박나무림에서 구실 잣밤나무림으로 천이되는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군락Ⅳ는 전 층위에서 구실잣밤나무의 개체가 골고루 나타나고, 난온대 지역의 극상림(e.g., Kamijo et al., 2002;Park et al., 2018)이라 서 이 식생구조가 지속될 것이다.
군락Ⅴ는 교목층에 곰솔(IP 67.6%)이 우점하고 뒤를 이 어 낙엽성 참나무류인 졸참나무(IP 12.2%)·굴참나무(IP 4.3%)가 출현했다. 아교목층은 사스레피나무(IP 45.2%), 관목층은 마삭줄(IP 36.8%)이 우점했다. 곰솔이 중경목과 대경목 구간에서 분포하는 반면 졸참나무·굴참나무는 소경 목과 중경목 구간에 주로 나타났다. 전남 도서지역에 침엽 수림(곰솔 등)은 넓게 분포하지만, 대부분의 곰솔림은 상록 활엽수종의 출현이 빈약한 군집구조였다. 이는 종공급원인 상록활엽수림이 협소하고 파편화되어 이곳으로 상록수종 의 종자 확산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군락Ⅴ와 다른 군집 구조를 보이는 군락 Ⅵ은 교목층에 곰솔(IP 35.8%)과 함께 굴참나무(IP 12.1%)·졸참나무(IP 11.0%)·소사나무(IP 8.7%)·상수리나무(IP 7.7%)·소나무(IP 5.7%)·사방오리(IP 5.5%)·붉가시나무(IP 4.2%)가 우점하는 점에서 비슷한 구 조를 보였다. 하지만, 아교목층에서는 생달나무(IP 19.5%)· 사스레피나무(IP 10.9%)·소사나무(IP 9.6%)·팽나무(IP 5.6%)·참식나무(IP 4.6%) 순으로 세력이 강했고, 관목층은 생달나무(IP 21.3%)가 우점하는 등 상록활엽수의 우점 정 도에서 차이를 보였다. 흉고직경급 분포에서도 곰솔이 중· 대경목 구간에 분포했고, 굴참나무와 졸참나무는 소경목와 대경목 구간에 출현했다. 교목성 붉가시나무가 개체수는 적 지만, 전 구간에 나타났다. 야생동물에 의한 종자 확산력이 강한 생달나무와 참식나무는 소경목과 관목층에서 많은 개 체가 출현했다. 퇴행천이된 곰솔·낙엽활엽수와 상록활엽수 가 경쟁하는 구조를 보여 군락Ⅴ와 비슷하였다. 하지만, 이 군락의 평균 해발고는 141.1m로 해발고 상승에 따라 기온 이 낮아져 내륙 고지대의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에 우점하는 붉가시나무가 출현했다는 것이 큰 차이점이다. 난 온대림의 식생 발달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두 군락 모두 상록활엽수종이 천이될 가능성이 큰 구조를 보였다.
군락 Ⅶ은 해발 38~365m로 분포 범위가 가장 넓고, 평균 해발고 206.2m로 가장 높았다. 교목층은 졸참나무(IP 23.1%)·굴참나무(IP 13.4%)·참식나무(IP 7.8%)·굴피나무 (IP 7.2%)·붉가시나무(IP 6.9%)·때죽나무(IP 6.0%) 등 다 양한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혼재한 구조였다. 아교목 층은 동백나무(IP 25.2%)가 우점하는 가운데 때죽나무(IP 9.4%)·소사나무(IP 9.1%)·참식나무(IP 6.4%) 등이 출현했 으며, 관목층은 마삭줄(IP 25.7%)이 우점하는 가운데 참식 나무(IP 11.0%)·동백나무(IP 9.9%) 등이 높은 비율로 출현 했다. 다수의 수종이 흉고직경급 분포에서 고르게 분포해 종간 경쟁이 심한 것으로 보인다. 관목의 경우, 덩굴성 식물 을 제외하면 참식나무·동백나무·생달나무의 개체수가 다른 종보다 많았다. 해발고가 높아서 내염성이 약하지만 내한성 이 강한 붉가시나무 등의 우점도가 높고 하층에 발생한 개 체가 많을 거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Sung et al.(2021)은 전남 상록활엽수림 생육지의 최한월 평균기온 이 0.8°C 이상, 평균 해발고는 172.6±107.75m(최소 0m, 최 대 568m)이라고 밝혔다. 가시나무류림의 분포역은 0(또는 –1)~2℃ 이하의 내륙역이라고 알려져 있다(Hattori et al., 2008;Park et al., 2018). 이런 점에서 본다면 해발 200m 내외는 후박나무림보다 내한성이 강한 붉가시나무가 우점 림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중력산포형인 붉가시나무·구실 잣밤나무보다 조류산포형인 참식나무·생달나무 등이 하층 개체수가 많았다. 북한계(위도 상승)와 상한계(고도 상승) 에는 야생조류 등에 의한 종자 확산력이 커서 먼저 정착하 고(Hattori, 1992;1993), 하층에서의 발아, 생육 등의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보였을 것이다. 이 군락의 천이계열은 낙엽활엽수림→참식나무·생달나무 등 의 후박나무림→붉가시나무림으로 식생이 발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마지막 군락 Ⅷ은 조림지가 포함된 군락으로 교목층은 참식나무(IP 20.4%)·편백(IP 20.4%)·곰솔(IP 17.7%)·삼나 무(IP 10.0%) 등 다양한 수종이 함께 우점했다. 아교목층에 는 참식나무의 상대우점치가 48.7%로 가장 높았고, 그 외 수종은 모두 5% 미만이었다. 관목층에도 참식나무(IP 46.4%)가 가장 우점했다. 편백·곰솔·삼나무는 중경목에서 대경목 구간에 주로 나타났고, 참식나무는 소경목에서 대경 목 구간에 고르게 분포하고 관목의 개체수가 월등히 많았 다. 조림지나 곰솔림처럼 교목층만이 발달한 구조에는 후박 나무림 유형의 수종 중 참식나무가 종자 확산력과 하층의 환경 적응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3. 종수 및 종다양도 분석
군락Ⅰ∼Ⅳ는 100㎡당 수종 수가 7.5∼13.8종이었고, Shannon의 종다양성지수는 1.3325∼1.6526이었다(Table 2). 이에 비해 군락Ⅴ∼Ⅷ은 종수와 종다양성지수가 높았다 (Table 2). TWINSPAN 결과에서 언급했듯이 군락Ⅰ∼Ⅳ 는 천연기념물 등의 보전된 난온대 상록활엽수림이었고, 나 머지 군락(Ⅴ∼Ⅷ)은 퇴행천이된 식물군락이었다. 이처럼 안정된 식물군락보다 식생 발달 단계(또는 천이초기)에서 수종 수와 종다양성지수가 높았는데 이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Kwak et al., 2013;Lee et al., 2021).
군락Ⅰ∼Ⅳ의 난온대 수종은 4.4∼11.0종(평균 8.9종), 그중에 수관층 수종은 2.4∼5.0(평균 4.2종)으로 군락Ⅴ∼ Ⅷ보다 많이 출현했다. 거의 순림 상태인 군락Ⅰ(후박나무 군락)의 난온대 수종은 낮은 수준이었다. Park et al.(2018) 은 난온대 지역의 식생 훼손등급 평가에 있어 수관층 출현 종을 기준으로 4종 이상은 Ⅲ등급 이상, 4종 미만은 Ⅳ등급 으로 평가 기준을 제안했는데 나름 타당해 보인다. 또한, 이 훼손등급에 따라 복원유형 및 기법을 제안하여, 식물군 집의 구조와 종조성 특성을 고려하여 산림복원의 방향성을 제시하였다고 본다.
4. 수종간 상관관계분석
식물군집 데이터는 519개라서 데이터의 양이 충분하지 만, 이 데이터는 0값(출현종 無)을 동반하여 비선형성이 강 할 수밖에 없다(Sasaki et al., 2020). 이런 까닭으로 상관관 계분석의 상관계수(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 r)가 전 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다(Table 3). 유의확률 5% 수준에서 유의하면서 r값이 0.1 이상인 경우에 관해서만 기술하되 천 이계열과 난온대림 분포패턴을 고려해 논의하려고 한다.
난온대 해안가 등에 넓게 분포한 퇴행천이 식생으로 알려 진 곰솔(림)과의 상관관계를 보면, 참가시·후박·감탕·황칠· 광나무가 부(-)의 상관관계로 분석됐다. 또 난온대 지역에 계곡부나 사면부에 출현하는 굴참·떡갈·갈참·신갈·졸참나 무의 낙엽성 참나무류와 후박·생달·감탕·황칠·동백·광나무 등이 부(-)의 상관관계였다. 온대림의 극상수종으로 알려진 개서어·까치박달과 감탕·동백·광나무는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또한, 습윤하고 비옥한 토양에 출현하는 느티·팽나 무와 후박·감탕·황칠·동백·광나무도 마찬가지였다. 이 결과 로 유추된 점은 난온대 지역의 곰솔림이나 낙엽활엽수림은 상록활엽수림으로 식생천이되므로(Park et al., 2018), 상록 활엽수종이 출현하면 침엽수와 낙엽활엽수는 도태되어, 상 록활엽수림에선 이 종이 출현하기 힘들다고 볼 수 있다. 반 면, 참식나무와 상수리·느티·팽나무는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참식나무가 다른 상록활엽수보다 종자 확산 력이 강하여, 퇴행천이 식생에 흔히 출현했기 때문일 것이 다. 난온대의 바람이 강한 능선부나 건조토양에 주로 출현 하는 소사나무는 상수리·떡갈·신갈나무와 정(+)의 관계지 만, 후박·감탕·동백·광나무와는 부(-)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소사나무 생육지는 후박나무 등의 상록활엽수림으로 식생 천이가 되기 힘든 난온대 지역의 토지극상인 것으로 보인 다. 단, 소사나무와 붉가시나무는 정(+)의 상관관계로 고지 대 사면부에 생태적 지위가 비슷하여, 붉가시나무림으로 갱 신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제 상록활엽수종의 친소관계를 살펴보면, 후박·생달· 참식·육박·붓순·새덕이·굴거리·감탕·황칠·광나무 사이의 친소관계는 부(-)의 상관보다 정(+)의 상관관계가 전반적으 로 많았다. 이는 해안가 저지대에 출현하는 후박나무림 유 형에 속하는 수종(Hattori, 1992;1993)으로, 생태적 지위가 비슷하기 때문이라 본다. 하지만, 참식나무는 육박·후박·감 탕·황칠·광나무와는 부(-)의 상관관계로 의외의 결과를 보 였다. 잣밤나무류 유형에 속하는 구실잣밤나무와 모밀잣밤 나무 사이는 정(+)의 상관관계이며, 가시나무류림 유형에 속하는 붉가시·가시나무·참가시나무 사이도 마찬가지였다. 잣밤나무류림과 후박나무림 유형의 수종은 대부분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잣밤나무류림이 저지대부터 내륙산 지까지 분포하면서, 이 수종의 생태적 지위가 비슷해 구실 잣밤·모밀잣밤나무가 후박나무림 유형의 하층에도 생육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구실잣밤나무와 종가시·가시나무는 정(+)의 상관관계였으나, 붉가시나무와는 통계적으로 유의 하지 않았다. 난온대림 분포패턴(Park et al., 2018)에서 잣 밤나무류림 유형과 가시나무류림 유형은 내륙산지에 인접 해 있어 생태적 지위가 겹쳐 동시에 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가시나무류림 유형과 후박나무림 유형은 분포패 턴이 상반되어 이 수종간의 상관관계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경우가 많지 않았다.
5. 교목성 상록활엽수의 출현빈도 및 분포역 특성
출현빈도가 15회 이상으로 높은 수종은 후박나무, 생달 나무, 참식나무, 육박나무, 구실잣밤나무, 붉가시나무, 참가 시나무, 감탕나무, 황칠나무, 새덕이였다(Figure 4a). 이 중 에 후박나무(59.3%)와 생달나무(58.0%)는 절반 이상의 전 체 조사구에서 나타나 가장 보편적으로 출현했다. 다음으로 구실잣밤나무(41.4%), 참식나무(37.0%), 감탕나무(28.1%), 굴거리나무(11.0%), 새덕이(8.1%), 붉가시나무(7.9%), 참 가시나무(5.0%) 순이었다. 그 외에 모밀잣밤나무, 종가시나 무, 가시나무, 센달나무, 녹나무, 조록나무, 먼나무 등은 출 현빈도가 15회 미만이라서 제외했다. 이 결과로 보아 후박· 생달·구실잣밤·참식나무는 난온대 지역에서 자주 출현하는 보편적인 수종이라서 수평분포역이 가장 넓은 것이다.
평균 해발고별 분포를 보면, 황칠나무(46.2m)와 감탕나무 (52.1m)가 가장 저지대에 분포했고, 다음으로 육박나무 (70.0m), 구실잣밤나무(73.1m), 후박나무(73.5m), 생달나무 (89.5m), 새덕이(97.2m)가 해발 100m 이하에 출현했다. 참 식나무(129.6m), 참가시나무(152.0m), 붉가시나무(187.3m) 는 내륙 고지대에 분포했다(Figure 4b). 출현빈도가 가장 높았던 후박나무의 분포 해발고는 Yang(2008)은 70~100m 가 생육적지로 파악했다. 후박나무와 입지환경이 비슷한 황 칠나무는 홍도에서는 해발 20~250m, 거문도지역 50~100m, 해남지역 100~400m, 완도·보길도지역 150~400m이었다. 남부 내륙이나 도서지역에서 대략 400m 이하 지역에 나타났 고, 위도가 낮은 제주도에서는 해발 500~700m에서 집중적으 로 분포했다(Kim et al., 2000). 출현빈도가 높았던 후박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의 출현 평균 해발고는 100m 내외(73.5 ∼129.6m)로 감탕나무, 육박나무, 굴거리나무, 새덕이보다 높았다. 이 수종들은 모두 조류 피식에 의한 산포형(Zoochory) 이라 종자 확산력이 강하고, 내염성이 강한 등 생태적 지위가 비슷하여 후박나무림 유형에 속한다(Hattori, 1993). 특히, 후박나무, 생달나무, 참식나무는 해발고의 분포 범위가 넓은 것으로 보아, 종자 확산력뿐만 아니라 군락의 하층에서 발아, 생장 등 환경 적응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
6. 종합고찰
군락Ⅰ은 후박나무 순림인데 해안가 저지대(평균 해발 38.5m)에 나타났다. 이와 비슷한 군락Ⅱ는 우점종인 후박 나무와 함께 생달·참식·감탕·동백·구실잣밤나무 등이 출현 했는데 가장 낮은 곳에 위치했다(평균 해발 26.8m). 입지환 경을 추정하는 DCA 분석에선 이 두 군락은 최좌측(제1축) 과 중간(제2축)에 자리한 것으로 보아, 해발고가 낮고 상록 활엽수 중에 내염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Hattori(1993) 는 난온대 군락별 입지환경 특성을 조사했는데 후박나무림 은 최한월 평균기온 1~11℃ 내와 해안선에서 내륙으로 0.3km 이내(조풍 영향권)에 연속적으로 분포했다고 밝혔 다. 또 생달나무, 참식나무, 감탕나무 등이 우점한 상록활엽 수림은 해안선에서 0.3km 이내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Hattori, 1993). Park et al.(2018)은 후박나무, 참식나무 등 이 우점하는 후박나무림 유형이 해안가 저지대에 나타나고, 내륙산지에는 구실잣밤나무림 유형이 출현하는 등 난온대 식생유형 분포패턴을 밝혔다. 이런 근거로 후박나무를 중심 으로 한 생달·참식·감탕·까마귀쪽나무 등은 조풍과 내염성 에 대한 내성이 강해, 해안가 저지대의 복원 수종으로 적합 할 것이다. 즉, 군락Ⅰ·Ⅱ가 출현한 해발고는 27.8∼38.5m 내외라서 해안가부터 해발 40m 이내 또는 최한월 평균기온 1~11℃ 내는 후박나무림 유형을 복원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해안가 최접점이나 사구에서 상록활엽수는 생리·생태적 특성상 식재 후의 초기적응력이 떨어진다. 이 곳에는 조풍과 내염성에 가장 강한 곰솔림 조성이 최적이 다. 곰솔림을 조성한 후에 하층에 상록활엽수가 자라나, 단 계적으로 이 수종으로 갱신되도록 하는 중장기 복원계획이 필요하다고 본다. 조경수 또는 조림용 후박·동백·황칠나무 를 제외하고, 생달·참식·감탕·까마귀쪽·육박·새덕이 등은 복원용 소재로 생산되지 않아 전남의 섬숲복원사업에 애로 사항이 크다. 이 수종의 우량 개체를 선발하여 복원용 소재 를 대량 생산해, 복원사업에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급선 무이다.
군락Ⅲ의 평균 해발고는 113.9m(12~320m)이고, 군락Ⅳ 는 66.3m(2~220m)라서 군락Ⅰ·Ⅱ보다 분포 범위가 훨씬 넓었다. 이 군락은 구실잣밤나무 우점림이며, DCA 분석상 이 군락은 군락Ⅰ·Ⅱ보다 해발고가 더 높고 내염성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난온대 극상림이기 때문이라고 본 다. 즉, 저지대 해안가에 환경 적응력이 강한 곰솔림과 후박 나무림은 궁극적으로 구실잣밤나무림으로 천이되었다고 본다. 그래서 과거부터 보전해온 당숲이거나 천연기념물, 국립공원 지역에 속한 군락Ⅳ는 구실잣밤나무가 압도적으 로 우점했다고 본다. Park et al.(2018)은 서일본, 중국 남부, 대만 등의 동아시아 식생천이 문헌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구실잣밤나무속(Castanopsis속)이 난온대 지역의 극상림이 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해안가 저지대부터 내한성이 강 한 붉가시나무 등이 출현하는 최한월 평균기온 2℃ 이상의 산지에는 구실잣밤나무가 극상림 지위를 갖고 있다고 본다. 한편, 국립공원연구원(2019)은 도서숲 복원사업 효과성을 평가했는데 생육환경이 양호한 사면부에서 구실잣밤나무 의 수고 생장량은 0.59∼0.71m/년, 비대 생장량은 5.5∼7.7 ㎜/년이었다. 구실잣밤나무의 생장량은 후박· 붉가시나무 보다 더 많다고 밝혔다. 구실잣밤나무는 사면이나 능선부의 토심이 얕고 척박지에서 적응력이 뛰어나다(Oh and Kim, 1996). 그러므로 해발 40∼114m 전후 또는 최한월 평균기 온 2℃ 이상의 내륙산지에선 구실잣밤나무림을 복원 목표 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DCA 분석과 식생유형별 해발고 분포를 보면, 후박나무림과 구실잣밤나무림은 생태적 지위 가 겹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해발 40m 이하의 저지대 해안가에는 내염성이 강하고 종자 확장력이 강한 후박나무 림 유형으로 복원한다면, 기후대 변화에 따른 난온대 상록 활엽수림의 분포역 확장성에 유리할 것이다. 또 내륙산지의 사면이나 능선부에서는 구실잣밤나무림을 조성하여, 향후 중력 산포에 의한 종자가 저지대 해안가에 공급되도록 하는 복원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후박나무림과 구실잣밤나무림 유형보다 고지대에 나타 나는 붉가시·참가시나무의 가시나무류림은 따로 유형화되 지 않았고, 군락Ⅲ·Ⅳ에 함께 출현했다. 이 두 수종의 평균 해발고는 187.3m와 152.0m로 다른 수종보다 높은 곳에 분 포했다. 서남해안 도서지역의 난온대를 유형화한 Park et al.(2021) 연구에선 붉가시-참가시나무군락은 평균 해발고 는 187.82m이었다. Sung et al.(2021)은 전남 섬지역의 상 록활엽수림이 분포하는 평균 해발고는 172.6±107.75m(최 소 0m, 최대 568m)로 밝혀, 두 수종의 분포 범위를 벗어나 지 않았다. 난온대 수종은 내한성이 생육의 제한인자라서 최한월 평균기온 2℃까지가 한계 분포역이며, 가시나무류 분포역은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로 알려져 있다 (Hattori et al., 2012;Park et al., 2018). 본 연구에는 가시나 무류의 분포 평균 해발고는 187m 내외였다. 따라서 114~187m의 고지대 내륙산지에는 내한성이 강한 붉가시 나무와 참가시나무를 복원목표 식생으로 설정하는 것이 적 합할 것이다. 동일 해발고라도 위도에 따라 최한월 평균기 온은 약간의 차이가 날 수 있다. 실제 복원대상지의 위도와 해발고에 따라 최한월 평균기온을 계산하여, 그 기온에 적 합한 복원목표 식생(Park et al., 2018 Figure 4. 참조)을 찾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군락Ⅴ∼Ⅷ은 곰솔림과 낙엽활엽수림, 인공조림지로 난 온대 지역의 퇴행천이 식생이다. 특히 군락Ⅴ는 곰솔림인데 해발고가 17∼300m(평균 87.6m)로 분포 범위가 넓었다. Sung et al.(2021)의 연구에서도 전남 도서지역에 침엽수림 (곰솔 등)은 557.3㎢(53.5%)로 넓게 분포했고, 해발 100m 이하 또는 해안선에서 1㎞ 이내에 집중했다. 군집구조에서 언급했듯이 군락Ⅴ·Ⅵ은 곰솔이 수관층에 우점했지만, 하 층에 후세목이 출현하지 않거나, 하층이나 수관층에 상록활 엽수종이 침투해 세력을 넓혀가는 단계였다. 섬 산지에서 곰솔 고사목을 흔히 관찰할 수 있고, 2014년도에 흑산도처 럼 대규모 곰솔이 죽기도 했다. 기후변화로 도서지역의 환 경 급변과 대규모 병충해 발생 등으로 인해 곰솔림이 한순 간에 쇠퇴해, 산림의 생태계서비스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 다. 또 생물다양성 증진과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국제적 흐 름에도 곰솔림보다 상록활엽수림이 유리하다고 본다. 기후 변화로 상록활엽수림의 북상과 분포역 확장(e.g., Yang and Shim, 2007)이 예상되는 가운데 곰솔림을 상록활엽수림으 로의 식생천이를 촉진하는 복원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 관층에 우점한 곰솔순림은 일부 곰솔을 제거해 숲틈을 만들 어 상록활엽수 유입 촉진과 생육환경을 개선하는 개량형 복원기법(Park et al., 2021)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군락Ⅴ 와 같이 수관층에서 곰솔과 상록활엽수가 경쟁하는 구조에 서는 경쟁목을 제거하는 유도형 복원기법(Park et al., 2021) 이 적절할 것이다. 한편, 현재 전라남도는 2020년부터 ‘서남 해안 섬숲생태복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사업대상지 발 굴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실제 전남 도서지역의 황폐 지·개발지는 57.5㎢(5.5%)로 그 면적이 넓지 않고, 대부분 사유지라서 복원사업지로 부적절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전남의 도서 산지 중에 침엽수림(곰솔 등)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곳을 상록활엽수림으로 복원한다면 탄소 중립과 생물다양성 증진 측면에서 복원사업 효과성이 클 것으로 본다.
군락Ⅶ은 평균 해발고 206.2m로 가장 높은 곳에 출현했 다. 수관층에 낙엽활엽수가 우점하는 가운데 일부 붉가시나 무, 참식나무 등이 함께 출현해 경쟁 관계를 형성했다. 전남 의 도서 산지 중 낙엽활엽수림이 230.8㎢로 22.1%에 해당 하며, 전체 복원 적합지 중에 낙엽활엽수림이 190.4㎢ (26.8%)로 상록침엽수림(437.8㎢, 61.6%) 다음으로 넓었 다(Sung et al., 2021). 낙엽활엽수림 분포지는 해발고가 상 대적으로 높거나 계곡부 등의 토양조건이 양호한 지역일 것이다. 해발고가 높은 산지는 내한성이 강한 붉가시나무가 생육에 적합하다. 그러나 군락Ⅶ에서 붉가시나무의 수관층 세력이 강하지 않고 하층의 발생 개체수가 많지 않았다. 도 리어 종자 확장력이 강한 참식·생달나무의 우점도가 높았 다. 가시나무류 유형의 생육적지는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로 해발고가 높지만, 완도 상왕봉 일대 붉가시나무 림을 제외하면 대규모 군락이 형성된 곳은 찾기 어렵다. 이 는 붉가시나무 등이 중력 산포형이라서 종자 확산력이 약해 낙엽활엽수림에 침투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의 가시나무류 복원적합지는 생육 범위가 넓고 종자 확산력이 큰 참식·생달나무보다 가시나무 류 위주로 복원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복원적합지 모든 곳 에서의 복원사업 추진은 예산상 어려우니 우선 해발 200m 일대 또는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 지역에 등고선 을 따라 폭 20∼40m의 선상으로 복원사업을 시행한다. 가 시나무류가 성숙림으로 발달하여 종자가 아래쪽으로 중력 산포되어, 퇴행천이된 산림이 장기적으로 천연갱신을 유도 하도록 하는 복원전략이 효과적이라고 본다. 마지막 군락 Ⅷ은 조림지가 포함된 군락으로 과거에 조림된 삼나무림과 편백림이 서남해안 지역에 종종 나타났다. 대부분은 사유지 로서 숲가꾸기 등의 관리 소홀로 임목 가치가 떨어진 곳이 보인다. 이런 곳에서 참식나무 등의 상록활엽수가 침입해 세력을 형성하기도 한다. 사유지라서 현실적으로 복원사업 에 제약이 크지만, 인공조림지로서의 가치가 사라졌다면 탄 소중립 실현과 생물다양성 증진 측면에서 난온대 상록활엽 수림으로 전환하는 과감한 복원전략도 필요할 거라 본다.
도서지역 복원전략을 정리하자면, 복원대상지는 황폐지 와 나지 등의 산림 훼손지가 우선 대상지이며, 곰솔림과 낙 엽활엽수림 등은 난온대 지역의 퇴행천이 식생이라서 복원 대상지에 포함한다. 입지환경 조건(해발고, 해안선에서의 거리)에 따라 복원목표 식생을 달리 설정한다. 해발 40m 이하 또는 최한월 평균기온 1~11℃의 저지대 해안가에는 후박·생달·참식·감탕·까마귀쪽·육박·새덕이 등을 이용하여, 후박나무가 우점하되 이 수종들이 혼효된 후박나무림 유형 으로 복원한다. 해발 40∼114m 전후의 내륙산지는 구실잣 밤나무림 유형으로, 해발 200m 일대 또는 최한월 평균기온 0(또는 –1)~2℃ 지역은 붉가시·참가시나무를 중심으로 한 가시나무류림으로 복원한다. 복원의 최종목표는 난온대 참 조생태계와 같은 종조성과 군집구조를 되살리는 것이다. 그 러나 현실적인 복원사업에서는 참조생태계에 출현하는 모 두 식물종을 도입할 수 없다. 우수하게 보전된 난온대림(군 락Ⅰ∼Ⅴ) 수관층에 출현한 수종 수는 2.4∼5.0종(평균 4.2 종)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복원사업에서는 난온대 교목성 수종 4종을 도입하여, 조기에 수관층이 형성된 후에 종자확 산 기능(조류산포, 중력산포 등)에 의해 다양한 식물종 유입 을 기대하는 것이 합리적 복원전략이다. 구실잣밤나무림과 가시나무류림 복원사업 시에 분포역이 넓은 후박나무림 유 형의 수종을 부수종으로 같이 쓸 수 있다. 예로 구실잣밤나 무림을 복원목표로 설정했다면, 이 수종의 식재비율을 40 ∼50% 수준으로 하며, 후박·참식·생달나무 등을 나머지 비 율로 심어 구실잣밤나무우점림을 복원하되 종다양성을 늘 리는 전략이다. 횃대세우기, 통나무쌓기 등의 야생동물 유 인책은 복원사업지에 종자 유입을 촉진해 종다양성을 증진 하는 데 효과적인 기법(Han and Park, 2022)이라서 적용을 고려한다.
복원대상지의 식생 상황에 따라 복원기법은 달리 적용한 다. 구체적으로 수관층에 상록활엽수가 우점하는 식생은 보 존한다(보존형). 수관층에 상록활엽수와 침엽수, 낙엽활엽 수가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식생은 경쟁 수종을 제거하여 상록활엽수림으로 유도한다(유도형). 퇴행천이된 침엽수림 과 낙엽활엽수림은 솎아베기와 하층 제거로 생육기반을 개 선한 후에 상록활엽수를 수하식재(樹下植栽)하여 식생구 조를 갱신한다(개량형). 마지막으로 초지, 산불지, 묵밭 등 수림이 형성되지 않는 곳은 상록활엽수와 난온대 속성수(낙 엽활엽수)를 고밀도로 혼식하여 조기에 숲 조성을 꾀하는 모듈군락식재기법(Han and Park, 2022)을 적용한다(Park et al., 2021).